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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화

"도망간거 아니라면 어젯밤에 왜 안 들어왔어? 내가 밤새도록 널 기다린거 알아?" 그는 잠시 멈추었다가 이어서 계속 말했다. "어제 일은 무슨 오해가 있었다고 믿어, 너를 탓하지 않는다. 들어와. 우리가 모든 걸 해명하면 다 괜찮을 거야. 응?"

잠시 생각에 잠겨 있다가 한소은은 가볍게 웃으며 "좋아. 이따 회사에서 봐."라고 말했다.

전화를 끊고 식탁으로 돌아오자, 김서진은 그녀를 쳐다보면서 물었다. “가는거야?”

"급할게 없어." 그녀는 웃으며 다시 앉아서 의자를 앞으로 끌어당겼다.

기분도 좋고 식욕도 좋아져 그녀는 천천히 계속 음식을 먹었다. "내가 찾는 것도 아닌데 뭐가 그리 급해?"

몇 번이나 될까? 항상 노형원을 기다려왔는데 이제 드디어 그가 자신을 기다릴 차례인가?

"그는 어제 일을 가만두지 않을 거야."

그 남자의 소심한 성격에 사소한 이익도 따지려고 들고, 하물며 어제 그렇게 망신 당했는데.

게다가 한소은의 이탈은 그의 파탄 난 회사에 치명타가 될 거야.

"나도 못해." 그를 보며 한소은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김서진도 방긋 웃었다.

——

노형원은 하루 종일 기다렸다.

그는 점심도 안 먹고 오후 3시가 넘도록 소원의 그림자도 보지 못했다.

그녀에게 전화를 걸었더니 아무도 받지 않는 상태였고, 욱해서 그는 화가 나서 휴대폰을 떨어뜨릴 뻔했다.

"형원씨, 내가 애초에 한소은은 믿을 수 없다고 했잖아. 당신은 그녀를 너무 믿는거야!"

강시유는 넓은 가죽 의자에 반쯤 기대어 과도로 사과를 깎고 있었다. “어젯밤 일은 이미 오래 전부터 준비된 거고 우리가 당하기만을 기다리고 있었어. 어제 좀 이상하다고 얘기했는데 당신은 문제가 없을 거라고 했잖아. 봐봐…"

"그만해!" 노형원은 매우 짜증이 나서 전화를 하고 싶었지만, 한편으로는 소용이 없을거라고 생각했고, 말투가 거칠었다.

거친 말투에 강시유는 입술을 오므리고 눈을 내리깔고 기분이 별로 좋지 않았다. “왜 나한테 화를 내는거야? 내가 당신과 당신 회사를 배신한 것도 아닌데…나는 항상 당신 옆에 있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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