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혼 첫날밤, 식물인간 남편이 갑자기 눈을 뜨다의 모든 챕터: 챕터 621 - 챕터 630

3173 챕터

제621장

한이는 바로 전화를 끊었고곁에서 듣고 있던 마이크는 웃고 싶어 미칠 지경이었지만 라엘의 어리둥절한 표정에 웃음을 꾹 참았다.집에 돌아온 후, 진아연은 라엘이의 손을 꼭 잡고 뭔가를 말하려 했지만, 라엘이 먼저 입을 열었다."엄마, 저 귀엽게 생기지 않았어요?""당연히 귀엽지! 우리 라엘이 세상에서 제일 귀여워.""그럼 저 나중에 스타 될래요. 그리고 번 돈을 모두 엄마한테 드릴게요! 오빠한테 절반 주겠다고 했는데 오빠가 싫대요." 라엘은 반짝이는 눈동자로 그녀를 바라보며 말했다.진아연은 딸의 말에 머릿속이 하얘졌다.아무래도 딸과 대화가 통하지 않을 듯해 김세연과 연락해 얘기하려 했다.그녀는 바로 김세연에게 라엘이의 연예계 진출 반대 의사를 알렸다.30분 후, 김세연은 그녀에게 답장했다. 라엘은 아직 어리지만 그래도 아이의 선택을 존중해 줘야 한다고 생각해요. 연예계는 아연 씨가 생각한 것처럼 무서운 세계가 아니에요. 제가 그 어떤 상처도 받지 않게 잘 지켜줄게요. 저를 믿어주세요.진아연은 협상 실패로 깊은 생각에 잠겼다.라엘의 선택을 존중하고 계속 연예계에 발을 딛게 한다면 박시준은 절대 가만있지 않을 거고진아연은 더는 그와 다투고 싶지 않지만, 그 사람 때문에 딸에게 강요하고 싶지 않았다.그녀는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 슬슬 잠을 이루었다.일주일 후.진명그룹의 고급 드론은 A국의 드론 영역에서 대체 불가의 위치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오늘 여러 서장의 시찰을 받게 되었다.진아연은 3일 전에 시찰 통지를 받았고배 속의 아이 때문에 움직이기 불편해 부대표에게 시찰의 동반을 부탁했다. 하지만 부대표가 너무 긴장한 탓인지 고열이 나어쩔 수 없이 그녀가 직접 나서야 했다.그녀는 간단하게 화장을 마치고 긴 머리를 틀어 올린 후 하늘색의 롱 스커트를 갖춰 입었다. 심플하면서도 절대 우아함을 잃지 않았다.아침 10시에 서장이 오기 때문에 9시 30분에 1층으로 내려와 대기하고 있었다.10분 후, 웬 빨간색 BMW가 회사 앞에 멈춰 서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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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22장

심윤이 박우진을 언급하지 않았다면 진아연은 그의 존재마저 잊고 있었을 거다!6년 전, 두 사람이 헤어진 후, 그녀는 박우진에게 완전히 실망했고박시준을 사랑하게 되면서 더는 다른 남자를 받아들일 수가 없었다.그런데 심윤이 갑자기 그녀가 박우진을 뺏으려고 했다니!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야!멀지 않은 곳에서 지켜보던 경호원들도 심윤의 행동에 바로 달려가 그녀의 허리를 걷어찼다!심윤은 너무 아픈 나머지 진아연을 잡고 있던 손을 놓고 뒤로 넘어졌다."나 임신했어! 감히 나를 발로 차! 아이한테 무슨 문제라도 생기면 너도 죽여버릴 거야!" 심윤은 바닥에 쓰러져 통곡했다.주위의 경비원들과 비서도 바로 달려왔고비서는 지저분해진 진아연의 머리를 보더니 바로 부축했다. "대표님, 괜찮으세요? 일단 안으로 들어가셔서 정리해 드릴게요."진아연은 점점 빨개진 눈동자로 바닥에 쓰러진 심윤을 노려봤다."대표님, 이 여자는 어떻게 처리할까요?" 이때 경비원이 물었다.이에 진아연은 이를 악물고 말했다. "일단 이 사람과 그녀의 차를 옮겨주세요. 그리고 어디 가지 못하게 지켜보시고요. 제가 일을 마치고 얘기해 볼게요!"경비원은 그녀의 말에 심윤을 일으켜 세웠고 다른 한 명은 그녀의 가방에서 차 키를 찾아냈다.곧 빨간 BMW와 심윤은 함께 눈앞에서 사라졌다.비서는 진아연의 머리를 조심스럽게 빗어줬지만 두피가 따가워 너무 아픈 나머지 눈시울이 붉어졌다.심윤이 얼마나 화났으면 이렇게 달려든 걸까?아무 이유 없이 일어나는 사고는 절대 없는 법이다. 심윤도 그녀가 박우진과 함께 있는 걸 봤기 때문에 그녀를 찾아 소란을 떨었겠지만그녀는 진짜 박우진과 만난 적이 없었다.진아연은 심윤이 뭔가 오해했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대표님, 두피를 다치셨는데 머리를 빗지 말고 차라리 푸세요!" 비서는 너무 아파 눈시울이 붉어진 그녀를 보고 급히 말렸다."제가 직접 빗을게요. 그리고 방금 전에 일어난 일은 누구한테도 말하지 마세요." 그녀는 말하면서 비서의 손에서 빗을 받고 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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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23장

"심윤 아가씨, 제가 박우진을 유혹했다고 하시는데 제가 그와 함께 있는 걸 보셨어요? 그럼 지금 박우진을 이곳에 불러 확인하면 되겠네요!" 진아연은 차 옆에 서서 그녀에게 물었다."안돼! 너를 찾아왔다는 걸 알게 되면 무조건 헤어지자고 할 거야! 난 너희들이 클럽에서 찍은 사진을 봤어! 그리고 박우진도 인정했는데 이제 와서 발뺌하는 거야?!" 심윤은 매우 괴로운 듯 말을 이었다."클럽이요? 전 그런 곳에 가본 적이 없어요! 그럼 박우진이 거짓말을 했거나, 사람을 잘못 봤겠죠! 저와 엄청 비슷하게 생긴 나나라는 여자가 있거든요. 믿기지 않으시면 그날 클럽에서 같이 사진 찍은 여자가 나나인지 조사해 보면 되겠네요!" 진아연은 진지하게 분석해 줬다."박우진이 너라고 말했단 말이야!" 진아연의 예상대로 심윤은 그녀의 말을 믿지 않았다.아무래도 두 사람은 전부터 사이가 좋지 않았으니 쉽게 믿을 리가 없었다."그럼 계속 저를 미워하시든지요! 다만 아가씨와 박우진의 일 때문에 저를 찾아오지 말았으면 하네요. 그렇지 않다면 다음에는 경호원에게 내쫓으라고 할 겁니다." 진아연은 냉랭하게 답했다.심윤은 점점 아파지는 허리를 붙잡고 쉰 목소리로 외쳤다. "혹시 배 속의 아이가 문제라도 생기면 네 아이도 가만 놔두지 않을 거야!"진아연: "그건 아가씨가 그런 능력이 있는지부터 먼저 생각하셔야죠."진아연은 더는 말하기 귀찮아 바로 자리를 떠났다.ST그룹. 회장실.컴퓨터 화면에는 모 서장이 진명그룹을 시찰했다는 주제의 뉴스가 떠올랐다.박시준은 제목 아래 작은 사진의 하늘색 옷차림의 모습에 시선이 끌려뉴스를 클릭해 사진을 확대했다.진아연은 하늘색 롱 스커트를 입고 우아한 미소를 보였고 배가 부풀어 올라왔지만 투박한 느낌이 전혀 보이지 않았다.이때 성빈이 문을 밀고 들어오면서 점심 식사를 함게 하자고 불렀다."저녁에 약속 있어?" 성빈은 대답없는 박시준을 보며 그의 책상을 두드렸다. "뭘 그렇게 집중해서 보는 거야!"이에 박시준은 페이지를 닫고 의자에서 일어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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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24장

진아연은 여소정과 담소를 나누고 있어 박시준이 다가오는 걸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아연아, 이제 곧 출산하는데 긴장되지 않아?" 여소정은 빨대로 주스를 저으면서 물었다."긴장은 무슨. 그냥 빨리 낳고 싶어. 배가 너무 커서 좀 힘들어. 넌 어때?" 진아연은 케이크를 한 조각 입에 넣고 물었다."난 시부모님한테 내년에 생각해 보자고 말했어. 일단 내년까지 미루려고! 아직 더 놀고 싶어!""아이를 낳는다고 해서 네가 놀지 않을 사람은 아니잖아.""그래도 영향이 있을걸. 아이가 좋긴 좋은데 혹시 낳으면 아이를 버리고 놀 수도 없는 일이잖아.""그럼 아이들과 함께 놀아. 아이가 있으면 즐거운 일도 많을 거야. 너무 걱정하지 마.""글쎄! 널 보면서 용기를 많이 얻긴 했어. 아이를 낳든 일을 하든 두려운 거 하나 없이 척척 잘 해내잖아. 내가 남자라도 너에게 빠져버릴걸." 여소정은 부러운 듯 그녀에게 말했다.이에 진아연은 웃었다. "네가 남자라면 난 너 같은 남자한테 시집 갈래! 하하!"여소정은 그녀와 희희낙락거리면서 다가오는 박시준을 보게 되었다.순간 얼굴의 미소는 온데간데없이 사라졌고 진아연에게 물었다. "저 사람이 왜 여기에 온 거지?"진아연은 그녀의 말에 고개를 돌렸고 눈앞에 나타난 박시준에 미소가 사라졌다."설마 네가 초대한 거 아니지?" 여소정은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초대하지 않았어." 진아연도 목소리를 낮춰 답했다."그래? 그럼 내가 자리를 피해줘?" 여소정은 불안한지 속삭이며 물었다.진아연: "괜찮아."이때, 그녀들의 곁으로 다가간 박시준은 이들의 대화를 똑똑히 들었다.그는 아무 말 없이 냉랭하고 그윽한 눈길로 진아연의 머리를 바라봤다.무엇 때문인지 짐작이 간 진아연은 바로 일어나 그를 끌고 나갔다."오늘 아침에 널 괴롭힌 사람 누구야? 내가 얼떨결에 듣지 않았다면 나한테 알려 줄 생각도 없었지?" 그는 연회장에서 나온 후 담담하게 물었다."괜찮아요. 사소한 일일뿐이에요." 진아연은 그를 바라보며 얼렁뚱땅 넘어가려 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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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25장

진아연은 팩이 담긴 봉투를 강제로 그에게 쥐여주며 말했다. "박시준 씨, 방금 아이가 뱃속에서 움직였는데 지금 하는 말들을 듣고 있을지도 몰라요."박시준은 그녀의 말에 마치 감전이라도 된 듯 멍하니 그녀의 배만 바라봤다."배를 잠깐 만져봐도 될까?" 그는 쉰 목소리로 물었다."지금은 움직이지 않아요. 아직 너무 어려서 자꾸 움직이지 않네요."두 번째 임신을 맞이한 진아연은 처음과 전혀 다른 느낌을 느꼈다.처음 임신했을 때 혹시라도 그가 알게 될까 봐 그 어떤 불편함도 그저 묵묵히 견뎌냈고엄마가 되는 기쁨보다 그가 알게 되면 어떡하지라는 두려움이 더욱 컸었다.그러나 지금은 임신의 모든 과정을 즐길 수 있었다.그는 손바닥으로 그녀의 부풀어 오른 배에 댔고 진아연은 손바닥에서 전해지는 온도에 순간 긴장했다.배 속의 아기도 엄마의 초조함을 느꼈는지 갑자기 작은 발로 배를 차기 시작했다!"방금 또 움직였어요!" 진아연은 아기의 갑작스러운 발차기에 놀라 소리를 높였다."나도 느꼈어!" 지금의 박시준은 처음 겪는 기분에 어찌할 바를 몰랐고 이는 마치 어두움이 사라지고 한 줄기의 빛에 비친 듯 따뜻했다. "아파?""아프지 않아요. 아직은 힘이 그렇게 세지 않아요.""그래. 배고프지? 같이 밥 먹으러 가자." 아기로 인해 점점 뜨거워지는 마음 때문에 그녀와의 모든 갈등을 제쳐버릴 수 있었고 이 순간만큼은 오로지 그녀한테 잘 대해주고 싶은 생각뿐이었다."전 배고프지 않아요. 배고프면 호텔로 돌아가죠!" 진아연은 부끄러운 듯 말을 이었다."그래." 박시준은 그녀를 부축하고 호텔로 돌아갔다.진아연은 생각도 못 했다. 두 사람이 아이의 태동 때문에 다툼을 멈출 줄이야.마치 이들의 다툼은 항상 이해할 수 없는 이유로 시작되는 것처럼 말이다.한편.박씨 본가.심윤은 박우진을 방으로 부르고 문을 닫았다."박우진, 진아연과의 사이가 좋아졌다고 말하면서, 설마 저를 바보로 생각하는 거예요? 삼촌이 그렇게 두렵다면서 진짜 그 여자와 만날 생각이에요? 그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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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26장

이렇게 독한 여자가 있나! 그녀의 눈을 뽑아 버리다니!그녀는 암흑 속에 갇힌 장님이 되었다! 더 이상 의사 일을 할 수 없게 되었고, 인생은 완전히 망가졌다!그녀는 절망했고 그저 죽고 싶었다.그러나 아무것도 볼 수 없어 죽는것 조차 사치였다!저녁 박시준은 이 일을 알게 되었다.박한이 그에게 전화를 걸어 설명했다. 진아연과 관련된 일이므로 그에게 알려야 했다."심윤의 상태가 매우 불안정해. 잠들었을 땐 괜찮지만, 깨고 나면 진아연이 자기 눈을 뽑았다고 소리를 지르고 있어..."박시준은 확신이 있는 듯 말했다. "심윤이 겪은 일은 참 안 됐지만, 진아연은 그런 일을 할 사람은 아니야.""그래, 나도 진아연이 이렇게 악랄한 짓을 할거라 생각하지 않아. 하지만 지금 심윤의 상태를 보니 너무 안쓰러워. 배 속에는 우진이의 아이까지 임신하고 있는데. 지금은 아이에게 큰 영향은 없지만, 계속 저런 정신 상태라면 아이에게도 영향을 미칠 수도 있어." 박한은 거듭 한숨을 쉬었다."지금 거기로 갈게." 박시준은 인상을 찌푸렸다.병원으로 가는 길에 그는 휴대폰을 꺼내 진아연의 번호를 찾아 전화를 걸어 물어보려다가 잠시 고민한 후 통화 버튼을 누르지 않았다.이 일은 그녀가 했을 리 없다.그리하여 이 일로 그녀를 귀찮게 할 필요가 없었다.그렇다면 누가 이런 짓을 한 것일까?심윤은 지금 박우진의 아이를 임신해서 일상을 거의 박우진을 중심으로 하다 보니 누구와 원한을 살 일도 없었을 것이다. 그렇다면 박우진과 원한이 있는 사람일까?차가 병원에 도착한 뒤 그는 입원 병동으로 갔다.심윤의 병실에 도착하기도 전에 그녀의 날카롭고 고통스러운 고함이 들렸다."진아연을 죽일 거야! 그년을 죽여버릴 거야! 내 눈을 뽑아갔어! 귀신이 되어도 그녀를 놓아주지 않을 거야!""엉엉... 내 눈이 멀었어... 복수할 수 없게 됐어! 그냥 죽게 놔둬요! 죽게 해줘요! 제발!""아빠... 우리 아빠는 어딨어요? 전화했어요? 왜 아직도 안 오는 거예요? 아빠도 날 버린 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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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27장

심윤은 고개를 저었다. "보지는 못했어요... 제가 반응했을 때 제 눈은 이미 뽑혀 갔으니까! 아파 죽는 줄 알았어요! 하지만 진아연이 이게 제 업보라고 말하는 것을 들었어요... 똑똑히 들었다고요... 시준 씨, 거짓말이 아니에요! 전 이제 아무것도 없어요. 당신에게 거짓말을 할 이유가 없잖아요!""진아연의 목소리요?" 박시준이 깜짝 놀라 물었다. "정말 제대로 들은 거 맞아요? 잘못 들은 건 아니고요?""그럴 리 없어요! 진아연의 목소리를 잘 못 듣는 건 불가능해요! 제가 그토록 증오하는 사람인데!" 심윤은 지푸라기 잡는 심정으로 박시준의 손을 꼭 잡았다, "시준 씨! 제가 어찌 감히 당신에게 거짓말을 할 수 있겠어요! 제가 한 말이 거짓이라면 시준 씨가 확인하면 바로 들통날 거잖아요! 부탁이에요... 제발 부탁인데, 우리가 전에 사귀었던 걸 봐서라도, 절 불쌍히 여겨줘요..."심윤의 떨리는 입술과 창백한 얼굴을 보니 박시준의 마음은 유난히 무거웠다.직감은 그에게 심윤이 거짓말을 하지 않았다고 말해주었다.그러나 머릿속의 또 다른 목소리는 진아연이 절대로 그런 일을 할 수 없다고 말해주었다!"심윤 씨, 내가 조사할게요." 그는 약속했다. "진실을 알아내기 전까지 조리 잘하고 있어요."심윤은 고개를 세차게 저었다. "아니요... 전 살고 싶지 않아요... 아빠가 오면 함께 B국으로 돌아갈 거예요. 친구에게 도움을 청해 안락사할려고요. 난 장님으로 사는 걸 받아들일 수 없어요... 허허..."심윤의 웃음은 점차 울음이 섞였다."당신이 알아낸 결과가 어떻든 저에겐 아무 의미가 없어요. 진아연의 목소리를 들은 게 분명하니까요! 범인은 그년이에요! 다른 결과가 있을 리 없어요!" 심윤은 울먹이며 말했다. "지옥에서 그년을 기다릴 거예요."박시준이 입원 병동에서 나왔을 때 날은 완전히 어두워졌다.하늘에서는 가랑비가 부슬부슬 내리고 있었다.경호원은 박시준에게 우산을 씌워주며 그를 따라갔다.차에 오른 뒤 경호원이 물었다. "대표님, 어디로 모실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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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28장

진아연은 무의식적으로 두 걸음 뒤로 물러났다.그녀의 눈은 한순간에 초점을 잃었다.그런 일이 일어났다는 게 믿기지 않았다! 그리고 누군가 그 죄를 그녀에게 덮어씌우려고 하는 게 더욱더 믿기지 않았다!그녀가 어제 심윤과 충돌이 있었기 때문에 그녀가 한 거라고? 말도 안 되는 소리였다!"진아연!" 그는 그녀가 뒤로 물러나는 것을 보고 마음이 갑자기 조여졌다. "내 질문에 대답해!""박시준, 난 당신이 싫어요! 당신이 또 미워지기 시작했다고요!" 진아연은 그보다 더 큰 소리로 외쳤다. "매번 당신이 좋게 보이기 시작하면 당신은 바로 그걸 깨버리네요!"박시준은 그녀의 감정이 폭발하는 걸 보고 얼이 빠진 듯 그 자리에서 서 있었다.밖에 내리는 비가 계속 그의 등을 때렸고 한기가 뼛속까지 스며들었다.그러나 그가 그녀를 바라보는 시선은 뜨겁게 타오르는 게 불 같았다.얼음과 불의 협공은 그로 하여금 이성의 속박을 뚫고 그녀를 향해 성큼성큼 다가가게 만들었다."네가 한 게 아니지?" 그는 그녀에게 다가가 그녀의 얇은 어깨를 꼭 잡고 쉰 듯한 목소리로 말했다. "진아연, 넌 그런 사람이 아니니까. 내가 물어보는 건, 네게서 직접 듣고 싶었던 거야. 네가 한 게 아니라고!""내가 한 게 아니에요!" 그녀는 빨개진 눈으로 억울해하며 말했다. "이런 질문은 나에게 하지도 말았어야 해요!"사람의 눈을 파버리는 것은 말만으로도 그녀가 소름이 돋게 했다!그렇게 끔찍한 일을 그녀가 할 리 없었다!"하지만 심윤이 너의 목소리를 들었다고 했어." 박시준은 이해가 되지 않았다. "눈이 뽑힐 때 네가 옆에서 얘기하는 걸 들었다고 해."이 터무니없는 거짓말은 그녀의 마음속에 냉소를 자아냈다.그러나 그의 말투에서 그녀는 자신에 대한 의심을 느낄 수 있었다.그녀는 그의 큰 손바닥을 세게 밀어냈다. "걔가 피해자니까 뭐라 하든 다 믿는 거겠죠! 내가 하지 않은 일은 걔가 뭐라 하든 하지 않은 거예요!""아연아, 네가 했다는 게 아니야..." 박시준은 울대를 굴리며 그녀를 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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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29장

그는 그녀가 나오는 것을 멍하니 보았고, 머리가 반응하기도 전에 몸은 이미 그녀를 향해 걸어갔다!그는 그녀를 안고 빠르게 실내로 들어갔다.몇 초 동안 비를 맞았을 뿐인데 그녀의 얼굴에는 빗물 범벅이었다... 어쩌면 눈물범벅이었을 수도 있다!"아연아, 난 널 의심한 적 없어. 네가 하지 않았다고 하면, 네가 하지 않은 거야." 그는 그녀를 소파에 눕히고 옆에 쪼그리고 앉아 참을성 있게 설명했다. "심윤이 계속 네가 한 거라고 주장하고 있어. 만약 경찰에 신고하면 경찰은 널 찾아올 게 분명해. 난 네가 용의자로 조사받는 걸 원하지 않아. 만약 사전에 알리바이를 증명할 수 있다면 경찰은 널 찾아올 필요가 없을 거야."진아연은 흠뻑 젖은 그의 낭패스러운 모습을 보며 화를 낼 수 없었다."오늘 위정 오빠를 찾아갔었어요." 그녀의 소리는 아무런 감정의 변화가 없었다. "그리고 하루 종일 오빠네 집에 있었어요.""위정의 집에서 하루 동안 있었다고?" 박시준 눈의 부드러움은 사라졌고 어조는 긴장한 게 분명했다."네. 내가 오빠네 집에서 뭘 하고 있었는지 묻고 싶은 거죠?" 그녀는 맑은 눈으로 박시준 얼굴의 변화를 바라보았고, 마음이 아팠다. "그건 나의 개인적인 일이라 말할 수 없어요."박시준은 누군가에게 습격받은 듯 마음속으로 고통스러운 신음을 내뱉었다.그에게도 말할 수 없는 비밀이 있다니.그의 몸은 추위로 떨리고 있었다.그가 일어나서 그녀를 바라보는 눈빛에는 낙심과 실망이 있었다. 그는 주먹을 꽉 움켜쥐고 그녀의 시야에서 빠르게 사라졌다.이번에 그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떠났다.새벽 1시, 마이크의 차가 앞마당에 들어왔다.마이크가 대리 기사에게 비용을 지불한 후, 비틀거리며 차에서 내렸다.별장 문을 향해 걸어가자, 그는 문이 활짝 열려 있고 거실에 불이 켜져 있는 걸 보았다. 집안에 들어서자 진아연이 시체처럼 꼼짝하지 않고 소파에 누워 있는 게 한눈에 들어왔다!"진아연!" 마이크는 술이 확 깨는 듯했다.그는 재빨리 소파로 달려가 손으로 그녀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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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0장

한 여자가 다른 남자의 집에 하루 종일 있었다. 게다가 여자는 사적인 일이라고 다른 사람에게 말할 수 없다고 했다. 그렇다면 그들의 관계는 과연 평범한 관계일까?박시준의 시점에서 그들의 관계는 단순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오해를 불러일으키게 만들었다!"알고 있습니다." 그의 목소리는 아무런 감정의 변화가 없었다.신경을 안 쓰는 것인가? 아니, 어쩔 수 없는 것이다.진아연이 하루 종일 다른 남자의 집에 있었으면서 그 이유를 말하지 않는데 그가 어쩔 수 있겠는가? 억지로 입을 벌리게 만들 수 있나?입을 벌리게 만들어도 그녀는 아무 말도 하지 않을 게 분명했다.병원.경찰은 진아연이 사건 당시 현장에 없었다는 증거를 심윤에게 공개했다.심윤은 전혀 믿지 않았다."저 지금 눈이 멀었어요. 아무것도 볼 수 없어서 당신들이 뭐라 하든 못 믿겠어요!" 심윤은 흥분하며 말했다."심윤 씨, 가족분에게 증거 확인을 부탁해도 됩니다." 경찰관이 박우진을 바라보며 물었다. "심윤 씨의 가족 되십니까?"박우진은 즉시 답했다. "형사님, 전 경찰의 조사 결과를 믿습니다."심윤이 소리쳤다: "이 사람은 내 가족이 아니에요! 형사님! 아니라고요!"심윤은 잘 알고 있었다. 그녀의 눈을 뽑아간 건 진아연뿐만 아니라 박우진도 있었다는걸!박우진의 도움이 없었다면 진아연이 그렇게 쉽게 성공할 리 없었다.단지 그녀는 박우진의 이름을 감히 밝히지 못했을 뿐이다.그녀는 스스로 목숨을 끊을 생각이지만, 아버지가 아직도 있었다. 박우진 그 비열한 인간이 그녀의 아버지까지 해치려 한다면 어떡할까?"형사님, 심윤의 아비 되는 사람입니다. 저한테 증거를 보여주세요." 심윤의 아버지는 수척한 얼굴로 형사에게 다가갔다."알겠습니다." 경찰이 말했다. "완전한 증거는 경찰서에 있습니다. 저와 함께 경찰서로 가시죠!""네, 그러죠." 심윤의 아버지는 당연히 딸의 말을 믿었지만, 경찰 측이 진아연이 한 게 아니라고 하니 직접 그 증거를 봐야 했다.스타팰리스 별장.진아연은 오전 내내 경찰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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