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혼 첫날밤, 식물인간 남편이 갑자기 눈을 뜨다의 모든 챕터: 챕터 2211 - 챕터 2220

3173 챕터

제2211장

지성이가 놀라 깰까 걱정된 이모님이 곧바로 지성이를 확인하러 방으로 돌아갔다.잠시 후, 이모님이 시끄러운 소리에 잠이 깬 지성이를 안고 방에서 나왔다.누나가 형을 안고 있는 모습을 본 지성이가 조그만 입술을 삐죽였다."라엘아, 방금 네 목소리가 별장 안에 살아있는 생명체란 생명체는 모두 깼웠을 거야." 마이크가 물컵을 찾아 물을 따라 마시며 말했다."엉엉엉... 돌아온다고 왜 진작 말해주지 않았어요? 제가 잠이 들기 전에도, 아무도 저한테 오늘 밤에 오빠와 마이크 아저씨가 돌아온다고 알려주지 않았다고요!" 라엘이가 오빠를 꼭 끌어안은 채 마이크에게 투덜거렸다."급하게 돌아오느라 얘기할 겨를이 없었어." 마이크가 물컵을 내려놓고는, 시간을 확인한 후 말했다. "벌써 곧 새벽 2시야. 내일 학교 가야 하지?""내일은 결석할래요! 오빠가 얼마나 어렵게 돌아왔는데, 오빠를 두고 학교에 가기 싫어요!" 라엘이가 고민도 하지 않고 혼자서 결정을 내렸다.마이크가 라엘이를 놀리며 말했다: "성적은 잘 받고 있고?""성적은 잘 받으려면 언제든 잘 받을 수 있어요!" 성질이 난 라엘이가 볼을 잔뜩 부풀리며 대답했다."라엘아, 가서 자. 내일 내가 학교에 데려다줄게." 한이가 라엘이를 떼어내며 말했다. "난 주말까지 있다가 갈 거야.""그래... 알았어! 내일 오빠가 학교에 데려다주면, 오빠한테 내 친구들을 소개해 줄게!" 내일 친구들에게 오빠를 자랑할 생각에, 라엘이는 순식간에 날아갈 듯 기분이 좋아졌다."오빠, 늦었어, 우리 같이 자러 가자!" 오빠를 자기 방으로 데려가려고 라엘이가 오빠를 끌어당겼다.한이가 라엘이의 손을 떼어내며 말했다: "라엘아, 우린 이제 어린아이가 아니야. 이제 같은 방에서 함께 잘 수 없어.""무슨 말이야? 오빠 여자 친구 생겼어?" 자신은 아직 어린아이라고 생각하는 라엘이는, 오빠와 한방에서 잠을 자는 게 무슨 문제가 되는지 이해되지 않았다."거울 봐, 라엘아, 넌 이제 더 이상 어린 소녀가 아니야." 옆에서 지켜보던 마이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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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12장

진아연이 한 손에는 지성이를 안고, 다른 한 손에는 라엘이의 손을 잡고서, 따뜻한 미소를 지으며 별장 안으로 들어갔다.마이크가 웃으며 말했다: "네 표정이 편안해 보이는 걸 보니, 박시준의 상태가 그렇게 심각하지 않은가 봐?""응, 괜찮아." 진아연이 대답했다. "가려고? 조심해서 가.""가지 말라고 한번 붙잡지도 않네?" 마이크가 이죽거렸다."시간이 많이 늦었어. 생떼 부리지 마." 이렇게 대답하고는, 진아연이 기분 좋게 지성이를 이모님에게 건넸다.그녀는 한이의 방을 정리할 생각이었다."아연 씨, 한이가 쓰던 방은 예전 그대로 두었어요. 격주로 청소했으니, 침구만 교체하면 바로 잘 수 있어요." 이모님이 지성이를 안은 채 말했다. "돌아오기 전에 제게 먼저 귀띔이라도 해 주시지 그러셨어요.""갑자기 돌아오게 되어서, 말씀드릴 겨를이 없었어요.""네, 괜찮아요. 한이랑 방에 가 계세요. 전 지성이를 재우러 갈게요." 말을 하던 이모님의 시선이 라엘이를 향했다. "라엘아...""저도 오빠 방을 보러 갈래요. 지금 하나도 안 졸려요!" 라엘이가 조금의 고민도 없이 껌딱지처럼 엄마와 오빠의 뒤를 따라 오빠 방으로 향했다."엄마. 저 오늘 밤은 엄마랑 같이 잘래요!" 라엘이가 엄마의 팔을 붙잡고 보챘다."좋지!" 너무나도 딸이 보고 싶었던 건 진아연도 마찬가지였다. "우선 오빠 침대의 시트랑 이불 커버부터 갈아주고 나서 방으로 갈게.""엄마, 제가 도와줄게요!""그럴래?" 진아연이 서랍에서 깨끗한 침구 커버 세트를 꺼낸 다음, 한이에게 말했다. "한이야, 넌 가서 씻고 오렴."한이가 책가방을 내려놓고는, 캐리어에서 잠옷과 생활용품들을 꺼낸 다음 욕실로 향했다.욕실 문이 닫히자, 라엘이가 곧바로 엄마에게 불평을 늘어놓았다. "엄마, 엄마가 보기에도 제가 정말로 많이 컸어요? 제 생각엔 전 아직 어린아이 같아요!""라엘아, 너 설마 지금도 오빠랑 같이 자고 싶어서 그러는 거야?" 진아연이 웃음을 터뜨리며 말했다. "엄마 눈엔 아직 어린아이 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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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13장

"한이야, 네가 그렇게 생각해 준다니 엄마는 정말 행복해. 이제 보니 우리 한이가 정말 많이 컸구나. 엄만 기쁘면서도 다른 한편으론 좀 아쉽기도 하네. 왜냐하면 엄만 알거든. 앞으로 엄만 다시는 널 감싸주지 못할 테고, 넌 엄마를 떠나 더 넓은 곳으로 떠나갈 거라는 걸.""엄마, 전 어디를 가던, 엄마가 절 필요로 하시면 언제든 엄마 곁으로 돌아올 거예요.""엄마 걱정은 하지 않아도 돼. 엄만 그저 네가 행복하게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마음 맞는 친구들을 만날 수 있길 바랄 뿐이야... 네가 엄마의 삶에 관여하지 않는 것처럼, 엄마도 앞으로 네 삶에 관여하지 않을 거야."한이에게 속마음을 털어놓은 후, 진아연은 홀가분한 기분으로 침실로 돌아왔다.침실에 들어서자, 침대에 누워 인형을 안은 채 게슴츠레한 눈으로 그녀를 향해 미소 짓는 라엘이가 눈에 들어왔다."엄마, 오빠랑 얘기 끝났어요?""응." 진아연이 침대로 걸어가, 다정한 표정으로 딸을 바라보며 말했다. "너희 오빠와 아빠는 오랜 시간 동안 화해하지 못했잖아. 엄만 두 사람이 다시는 낯선 사람처럼 지내지 않길 바라. 원수처럼 지내는 건 더욱더 바라지 않고.""오빠가 뭐래요?" 라엘이가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바라보았다."사실 너희 오빠가 아빠를 찾는 걸 돕던 순간부터 엄만 느낄 수 있었어. 아빠에 대한 너의 오빠의 앙금이 점차 사라지고 있단걸. 오빠가 겉으로 티를 내지 않아서 그렇지, 적어도 이제는 아빠를 원수처럼 생각하지는 않을 거야." 진아연이 딸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라엘아, 내일 학교 가야지? 어서 자렴! 엄만 샤워하고 올게. 기다리지 말고 먼저 자렴.""네, 알았어요."진아연은 잠옷과 휴대폰을 가지고 욕실에 들어갔다.비행기에서 내내 잠을 이루지 못한 그녀는 육체적으로 극도로 지친 상태였지만, 귀국해 박시준과 아이들을 만나자 정신적으로는 오히려 더욱 흥분된 상태였다.그녀는 지금 전혀 졸리지 않을 뿐만 아니라, 극도의 흥분 상태였다.심지어 와인을 조금 마시고 싶은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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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14장

진아연이 그에게 사진 한 장을 보냈다: 네 아버지는 더 이상 시준 씨와 나를 통제할 수 없어.강훈이 사진을 클릭했다. 사진을 보자마자 무슨 사진인지 알아챈 강훈이 물었다: 박시준 씨는 어떻게 됐어?진아연: 시준 씨는 죽지 않았어.강훈: 그럼, 기사회생술은 가짜인 거야?진아연: 응.강훈: 그럴 줄 알았어. 사실 아버지도 알고 계실 거야. 그렇지만 이걸 이용해 돈을 벌어들이고 싶으시니 알면서도 굳이 파헤치지 않으시는 거지.진아연: 나도 알아. 난 너희 아버지가 이걸 이용해 돈을 벌어들이도록 두지 않을 거야.강훈: 마음대로 해. 난 아무래도 상관없으니.진아연이 그에게 메시지를 보낸 건, 그에게 이 사실을 전하고 싶었기 때문이었다.그가 앞으로 어떤 결정을 하건 상관없는 건 그녀도 마찬가지였다.이제 둘 중 누구도 빚진 사람이 없었다.진아연이 샤워를 끝내고 나오자, 딸은 이미 잠들어 있었다.그녀가 침대로 걸어가 딸의 이마를 어루만졌다.그녀는 크게 걱정하지도 않았던 것 같은데, 딸은 이미 똑똑하고 철 든 아름다운 아가씨로 성장해 있었다.할 수만 있다면, 아이들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일시 정지 버튼을 눌러 시간을 멈추고 싶었다.어느새 날이 밝았다.이모님이 라엘이를 깨우러 왔다.일어나 눈을 비비던 라엘이가 갑자기 벌떡 일어났다.그러고는 침대에서 내려와, 재빨리 자기 방으로 달려가 씻고 옷을 갈아입었다.진아연은 그런 라엘이를 따라가 옷매무새를 다듬어 주고는, 빗을 들어 라엘이의 머리를 빗겨주었다."엄마, 오빠 좀 깨워주세요. 오빠가 오늘 아침에 저를 학교에 데려다주기로 했단 말이에요." 라엘이가 조르며 말했다. "오빤 분명 아직 자고 있을 거예요! 오빤 꼭 저를 학교에 데려다줘야 해요!""라엘아, 정말 오빠를 깨워도 괜찮겠어?" 진아연은 웃음을 참을 수 없었다."뭐 어때요! 오빤 저를 학교까지 데려다준 다음에 돌아와서 계속 자면 되잖아요!" 라엘이가 엄마의 손에서 빗을 가져오며 말했다. "엄마, 얼른 가서 오빠 좀 깨워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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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15장

진아연이 당황스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지성아, 엄마는 아프지 않아. 하지만 엄마한테도 화내지 말아줘. 엄만 지금 아빠를 치료할 방법을 찾고 있거든.""알았어요... 그럼 화는 조금만 낼게요.""그래! 역시 착한 우리 아들!" 진아연은 아들이 너무 귀여워, 지성이를 안아 올리고는 지성이의 이마에 입을 맞췄다.지성이가 다니는 유치원은 단지 내의 상업 지구에 있었다.차로 5분밖에 걸리지 않는 곳이다.아들을 학교에 보낸 후, 진아연은 운전 기사에게 병원으로 갈 것을 지시했다.박시준의 주치의는 박시준이 깨어나면 바로 그녀에게 알려주기로 했다.그녀는 내내 기다리고 있었다. 어서 휴대폰 벨 소리가 울리기를, 박시준이 깨어났다는 소식을 들을 수 있기를.…교외의 한건물의 2층 손님방. 침대 옆 탁자에 여러 병의 멜라토닌이 놓여있었다.강민은 거의 밤새도록 잠을 이루지 못했다.멜라토닌은 그녀에게 전혀 소용이 없었다.그녀가 창가에 기대어, 손가락 사이에 여성용 담배를 끼웠다.온 바닥이 담뱃재로 가득했다. 그녀의 잠옷 역시 온통 잿더미였다.박시준이 귀국했다는 걸 알게 된 이후로, 그녀는 박시준의 움직임을 더욱 주의 깊게 살폈다.박시준의 수술 소식을 알게 된 그녀는,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다음 소식을 기다리기 시작했다.하지만 아쉽게도 수술 후 박시준에 관한 소식은 더 이상 들려오지 않았다.그녀는 동시에 B국에 있는 강도평의 소식에도 주의를 기울이고 있었다.그녀는 지금 강도평이 그녀를 뼛속까지 미워하고 있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 만약 강도평에게 붙잡힌다면, 그녀는 분명 죽은 목숨일 것이다.그녀는 죽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그녀는 귀국하자마자 부모님을 해외로 보냈다.강도평이 그녀의 부모님을 찾아내지 못하는 이상, 그녀를 협박하지 못할 것이다.A국은 강도평의 구역이 아니다. 그러니 그녀가 조금만 종적을 감추면, 한동안은 숨어지낼 수 있을 것이다.그녀는 꿈속에서 조차 강도평이 사망하거나, 수술 후에 깨어난 박시준이 강도평을 죽여버리기를 바랐다.강도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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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16장

B국.강훈은 진아연이 한 말을 아버지에게 전했다.그는 아버지에게 좋은 감정이 없었다. 게다가 강민과 마찬가지로, 언젠가 아버지의 사망 소식과 함께 잠에서 깰 날을 고대하고 있었다.하지만 그런 개인적인 감정을 떠나, 그와 그의 아버지는 이익 공동체 관계였다.그는 강씨 가문에 문제가 생기는 걸 두고 볼 수 없었다.그 소식을 들은 강도평의 안색이 주먹으로 얻어맞은 것처럼 검푸르게 변했다.그는 박시준의 생사에는 관심이 없었다. 그의 관심은 오로지 자신의 새 프로젝트가 순조롭게 진행될 수 있는지에만 향해있었다.정말로 진아연이 그가 큰돈을 벌어들이는 걸 막겠다고 결심한 거라면, 그는 당해낼 방법이 없을 것 같았다.마치 의학상을 받은 적은 없지만, 진아연은 의학계에서 남다른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었다."아버지, 이만 손 떼시죠!" 강훈이 살기 가득한 아버지의 얼굴을 바라보며 말했다. "새로운 프로젝트가 아니더라도, 우린 예전처럼 자체 사업만으로도 생계를 유지할 수 있어요. 이 프로젝트를 계속 진행하다간, 좋은 결말을 맺기 어려울 거예요.""강훈아, 넌 도대체 진아연과 무슨 관계냐? 도대체 진아연은 왜 너에게 모든 걸 다 말해주는 거냐?" 강도평이 담배에 불을 붙여 한 모금 마시고는, 짙은 담배 연기를 내뿜으며 가느다란 눈으로 아들을 바라보았다. "진아연과 아무 사이도 아니라고 하지 않았더냐? 아무 사이도 아닌데, 진아연이 너한테 이런 얘기를 다 한다는 말이야? 진아연은 내가 대량의 자본금을 쏟아부을 때까지 기다렸다가 나를 칠 수도 있었어. 그렇게 되면 난 본전도 찾지 못했을 테지."강훈의 얼굴이 ‘확’하고 붉어졌다.그가 예전에 진아연과 여러 차례 내통한 사실을 절대 아버지에게 들켜서는 안 되었다."진아연이 예전에 자기와 함께 아버지께 맞서자며 저를 찾아왔었어요. 그런데 제가 거절했고요." 강훈이 차분한 표정으로 거짓말을 늘어놓았다. "아버지, 그 일을 말씀드리지 않았던 건, 그게 제 본분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에요. 진아연과 박시준은 이제야 아버지의 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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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17장

강훈은 고개를 푹 숙인 채 가만히 아버지의 욕설을 들었다: "아버지, 사실상 강민이 지금 A국에 있다는 건 확실해졌어요.""그 아이가 A국에 있다고 확신하면서, 왜 붙잡지 못하는 거냐? A국은 너무 크다느니 하는 말은 집어치워라... 만약 너와 강민이의 처지가 바뀌었으면, 강민이는 진작에 너를 붙잡아 왔을 거야!" 강도평이 짜증 내며 말했다. "강훈아, 정말로 내가 너를 중용하고, 내 사업을 네게 넘기길 원한다면, 너도 뭔가를 해야 해! 네 몸에 내 피가 흐른다는 이유로 내가 가진 모든 걸 네게 넘길 거로 생각한다면, 꿈 깨거라!"강도평의 호통에 강훈이 무거운 숨을 들이마셨다: "아버지, 그럼, 제가 A국에 다녀올게요. 강민을 찾아낼 수 있는지 보세요.""넌 아까 이 난리를 수습하겠다고 하지 않았느냐? 네가 A국에 가면, 이 난리는 누가 수습한단 말이야?!" 강도평은 이미 새 프로젝트를 중단하기로 했음에도, 여전히 마음이 내키지 않았다. "우선 기다려 보거라. 박시준이 아직 깨어나지 않았다면서? 만약 박시준이 영영 깨어나지 못하고 그대로 죽어버린다면? 박시준이 죽으면, 우린 박시준이 그 장치를 제거했기 때문에 사망한 거라고 할 수 있을 거다! 오히려 그 장치의 효과를 증명하는 셈이 될 거야!"여기까지 말하자, 강도평은 갑자기 흥분되었다."알았어요, 그럼 좀 더 기다려 볼게요." 강훈이 말했다. "제가 우선 A국에 가 있을게요. 그럼, 박시준에 대한 소식을 알아내기 더 편할 거예요.""좋아. 지금 바로 가거라. 강훈아, 이번에도 아무것도 해내지 못한다면, 내 모든 재산을 기부하는 한이 있어도 너같이 무능한 놈한테 내 재산을 주지는 않을 거란 거 명심해라!" 강도평이 아들에게 압력을 가했다.A국.저녁.한이가 여동생을 데리러 학교에 갔다.라엘이는 교문을 나서자마자, 키가 크고 마른 오빠를 발견했다."오빠!" 라엘이가 소리치자, 주변에 있던 학생들과 학부모들의 시선이 라엘이를 향했다.라엘이는 큰 목소리로 오빠를 부른 다음, 곧바로 오빠를 향해 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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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18장

정신을 차리자, 눈앞의 모든 것들이 점차 선명해졌다.여긴 어디지?그가 미간을 찌푸리며 가쁜 숨을 몰아쉬었다.그가 손가락을 움직여 보았다. 손가락은 정상적으로 움직일 수 있었다. 하지만 그가 팔을 들어 올리려 하자, 팔이 천근만근 무거워, 팔을 들기는커녕 침대에서 내려오는 것조차 힘들 것 같았다.그는 눈을 감을 수 없었다. 눈을 감으면 끊임없이 온갖 생각들이 떠올라, 그에게 예전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상기시켰다.그는 대뇌에 있던 장치를 제거하는 수술을 받았다. 그는 이미 죽었을 텐데, 이상하게도 지금 자신은 살아있는 것 같았다.머리의 통증이 계속해서 체내의 신경을 자극했기 때문이다.그의 눈에 보이는 장면과 그의 귀에 들리는 기계음, 그리고 그의 코에 진동하는 소독약 냄새가 지금 그가 살아있음을 알려주고 있었다.살아있는 기분은 정말 좋았다. 지금은 움직일 힘도 없지만, 살아있는 한 아직 희망은 있다.건강을 되찾을 수 있다는 희망, 진아연과 아이들, 그리고 친구들을 만날 수 있다는 희망...그가 깨어난 것을 본 간호사가 곧바로 진아연에게 이 사실을 알렸다.진아연이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비현실적인 듯한 희열마저 느껴졌다."진 아가씨, 박 대표님께서 깨어나셨어요. 어서 가보세요!" 간호사가 웃으며 그녀를 재촉했다.진아연은 그제야 정신을 차리고서, 빠른 걸음으로 간호사를 따라 중환자실로 향했다.박시준의 별장.한이가 라엘이를 데리고 집으로 돌아가자, 지성이가 곧바로 라엘이의 손을 잡아끌어, 형과 대립이라도 하는 듯한 모양새로 라엘이를 자기 곁으로 데리고 왔다. 지성이는 형에게 별다른 애정이 없었다. 게다가 형 역시 그에게 그다지 다정하게 대하지 않았다. 그래서 지성이는 누나를 형에게서 빼앗아 오려 했다."지성아, 오빠한테 형이라고 불렀어?" 라엘이가 동생을 안아 들고, 한이 앞으로 데려갔다. "어서 형이라고 불러 봐. 안 그럼 너 선물 없어."지성이는 선물이라는 말에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귀여운 목소리로 외쳤다: "형!"한이가 입꼬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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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19장

골치가 아프기 시작한 라엘이는 더 이상 이야기하고 싶지 않았다."오빠, 이따 밥 먹고 같이 나가서 선물 사줘." 라엘이가 가벼운 주제로 말문을 돌렸다."좋아. 어떤 선물이 갖고 싶은지 지성이랑 같이 잘 생각해 봐. 난 가서 밥 먹고 올 테니." 라엘이가 지성이를 떼어낸 것처럼 한이가 라엘이를 떼어놓았다.병원.진아연이 박시준을 만났다.박시준은 진아연을 보자마자 순간적으로 눈빛을 반짝였다.지금, 이 순간, 진아연의 눈을 보자, 그는 비로소 자신이 정말로 살아있음이 여실히 느껴졌다."시준 씨, 깨어나서 다행이에요, 깨어나서 정말 다행이에요!" 진아연이 흐느껴 울며 말했다. 눈가에 눈물이 가득했다. "이렇게 중요한 결정을 나 몰래 하다니, 내가 얼마나 마음고생이 심했는지 알기나 해요?"간호사가 옆에서 진아연에게 주의를 주었다: "진 아가씨, 박 대표님 가까스로 깨어나셨어요. 놀라게 하시면 안 돼요." 간호사의 말에 진아연이 억지로 다음 말을 삼켰다."박 대표님을 일반 병실로 옮길까요?" 간호사가 물었다.박시준의 현재 신체 징후를 확인한 다음, 진아연이 고개를 끄덕였다.박시준이 중환자실에 입원한 지 벌써 거의 일주일이 지났다. 그가 혼수상태에 빠진 지난 며칠 동안, 그의 수술 부위도 조금씩 아물었다.몸 상태가 조금 약해지기는 했지만, 목숨이 위태로운 상황은 이미 벗어났다.그를 일반 병실로 옮긴 후, 진아연은 주치의와 위정에게 각각 전화를 걸어 이 좋은 소식을 알렸다.이어서 그녀는 이모님에게도 소식을 전했다.이모님이 감격해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다: "역시 하늘이 도울 줄 알았어요! 박 대표님께서 깨어나실 줄 알았어요! 한이와 라엘 한테도 알리셨어요? 저녁 식사 후에 셋이 함께 놀러 나갔어요.""이 밤에 어딜 놀러 갔어요?" 진아연은 아이들이 집에 있을 거로 생각했다."한이가 이번에 돌아오면서 라엘이랑 지성이한테 선물을 사 오지 않았잖아요. 라엘이랑 지성이가 선물을 사달라고 조르는 통에, 한이가 선물을 사주러 데리고 나갔어요." 이모님이 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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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20장

"그래, 아연아. 이제 깨어났으니, 앞으로는 별문제 없을 거야." 위정이 주치의의 말을 거들었다.병상 위의 남자를 흘끗 보고는 진아연이 위정에게 나가서 할 이야기가 있다며 위정을 밖으로 불러냈다.위정은 그녀가 자기에게 책임을 물으려 한다는 걸 알았다."시은 씨는 괜찮아요?" 병실을 나온 진아연이 먼저 시은의 상황을 물었다."괜찮아. 시준 씨가 죽지 않았다고 했더니, 이틀 만에 겨우 잠을 잘 잤어." 위정은 말을 하는 내내 마음이 불안했다. "아연아, 이번 일은 다 내 잘못이야. 다 내 탓이야!""위정 선배, 선배 탓을 하지 않을 거라고 했잖아요. 지금 선배를 부른 건, 선배를 탓하려고 부른 게 아니에요. 다음에 또 이런 일이 생기면, 더 좋은 방법이 있는지 생각해 줬으면 해서 부른 거예요."위정이 콧등 위의 안경을 밀어 올리며 대답했다: "이번 일에 더 좋은 방법이 있다고 생각하는 거야? 난 아무리 생각해도 다른 방법이 떠오르지 않았어."진아연이 차분하게 말했다: "저한테는 말해도 돼요, 선배. 만약 시준 씨가 죽는 한이 있어도 수술을 꼭 받아야겠다고 했으면, 제가 어떻게 말릴 수 있었겠어요?"위정이 숨을 들이켰다: "아연아, 너 너무 너를 잘 모르는 거 아니야? 내가 생각하기에, 네가 이번 일을 알았다면, 넌 분명 시준 씨와 크게 싸우고서 시준 씨가 죽지 못 하게 말렸을 거야."진아연: "???"위정이 당황해 목을 가다듬었다: "내가 너에 대해 오해한 거라면, 시준 씨도 너에 대해 오해한 거로 생각해? 시준 씨가 네게 부탁했을 때, 네가 시준 씨의 말을 들어줄 것 같았다면, 시준 씨가 왜 너에게 이 일을 숨겼겠어? 시준 씨는 너에게 이 일을 알리면 계획을 실행하기 어려울 거로 생각했으니, 네게 숨기기로 한 거겠지."진아연: "위정 선배, 제가 그렇게 권위적이에요?""이건 권위적인 것과는 별개의 문제야. 네가 시준 씨를 많이 사랑하는 만큼 시준 씨와 관련된 일이라면 이성적으로 판단하기 어려운 게 당연해." 위정은 그녀가 이해해주길 바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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