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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명의 왕비: Chapter 3061 - Chapter 30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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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3061화

냉 대인에게 요 몇 년간 혼담이 들어왔지만 결국 이상한 이유로 전부 흐지부지 되었다.첫 번째는, 집안의 담장이 아무 이유 없이 무너진 것으로, 이는 불길한 징조라며, 어쩌면 하늘의 경고일지도 모르니 학문을 아직 이루지 못했는데 혼인을 할 수는 없다고 했다.두 번째는, 냉 부인이 막 매파를 찾아내 아직 혼사 얘기를 꺼내기도 전에, 냉 대인이 고열이 나고 연속 사흘간 열이 나자, 아직 시기가 되지 않았다며 하늘을 거스를 수 없다고 했다.세 번째는, 집에 늙은 개가 죽었는데 냉 대인이 말이 삼년상을 치러야 하니 3년간은 혼인할 수 없다고 해서, 냉 부인이 완전 뚜껑이 열리는 바람에 몽둥이를 들고 냉 대인을 쫓아 온 마당을 뛰어다니며 잡히면 죽는다고 했다.네 번째는, 더욱 말도 안 되는 것으로, 아침에 일어났을 때 아무 이유도 없이 눈썹이 절반 깎여 있었는데, 눈썹은 운수를 대표하는 것이라고 했다. 두말할 필요도 없이 혼담을 꺼내지 못하게 하는 구실이었다.냉 부인은 마음을 접고 냉 대인을 재상 저택에서 살라고 내쫓으며 무섭게 쏘아붙였다.“평생 홀아비로 살거라!”냉 대인이 탄식했다.“보아하니… 그게 아들의 운명인가 봅니다.”냉정언이 재상 저택으로 이사한 뒤, 냉 부인은 아예 냉정언의 혼사로 속 끓이는 대신해서, 친척 중에 비교적 총명하고 영리한 대를 이를 만한 아이가 없나 찾았다.냉 부인이 직접 냉정언에게 가서 물어보자 냉정언이 원래는 싫다고 했으나, “싫으면 어미를 위해 가서 목을 매달아라!”라는 냉 부인의 한마디 말에 냉정언은 그저 한숨만 내쉬었다. “그럼, 모든 건 모친께 맡기겠습니다!”냉 부인은 친척 중에 다섯 살짜리의 남자아이를 하나 골라주었는데, 이 아이도 운명이 아주 기구했다. 위에 3명의 형이 있었는데, 아버지가 이 아이를 임신했을 때 돌아가신 탓에 할머니는 그 애가 재수가 없어서 집안에 불운을 가져왔다며 그 애에게 잘 대해주지 않았다.그 애 어머니가 작년에 병으로 죽자, 아이는 더욱 살기 힘들어져 세 살처럼 삐쩍 말라 피골이 상접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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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3062화

“이름은 뭐라고 지었어요?” 원경릉이 냉정언에게 물었다.“얘가 우리 집으로 오기 전에는 강자로 하려고 했으나, 집에 온 뒤로 이름을 바꾸려고 했는데, 아직 생각하지 못 했습니다!” 냉정언이 답했다.“아!” 냉정언은 예전에 국자감의 제주로, 학문이 뛰어났기에 아이에게 좋은 이름을 붙여 줄게 틀림없었다.냉정언이 원경릉에게 물었다.“황후마마께서 저 아이에게 이름을 하사하시는 것은 어떨지요? 황실의 복을 조금이라도 입었으면 해서요. 이 아이가 전에 고생이 많았거든요!”“제가요?” 원경릉은 당황스러웠다. 어제 냉정언이 옷 가지러 입궁했을 때 듣고 괴로웠던 것이, 아이의 얘기라 특히나 감정 이입이 됐다.“황후 마마께서는 많은 복이 있으시니 저 아이에게 이름을 지어주시면, 첫 번째 복은 받은 셈이 될 것 같습니다.” 냉정언이 말했다.원경릉은 순간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는데 마침 우문호가 소월전으로 돌아왔다가, 원경릉이 아이에게 이름을 붙여준다는 말을 듣고 마음 가는 대로 한마디 했다.“그럼, ‘냉명여’로 하지. 포부가 원대하고 ‘한 번 울면 세상을 놀라게 한다’라는 일명경인의 ‘명’, 임금이 내린다는 뜻의 ‘여’로. 짐이 이름은 좀 지을 줄 알아서 말이야.”냉정언은 평소처럼 아이를 흘끔 바라봤다.“어서 폐하께 성은이 망극하다고 인사드리지 않고 무엇하느냐?”아이는 털썩 꿇어앉았다. 황제가 이름을 지어 준 것이 얼마나 엄청난 복인지 알지 못한 채, 그저 냉정언이 무섭기만 했다.우문호가 손을 뻗어 아이를 일으켜주며 따스하게 말했다.“겁먹지 마, 네 아버지는 조금도 무서운 사람이 아니야, 사람들에게 아주 잘하셔.”아이는 뒤로 움츠러들며 원경릉 뒤에 서서 두려워했다.냉정언이 아이를 데리고 집으로 돌아가는데, 아이는 여전히 냉정언 뒤에서 쭈뼛거리며 냉정언을 화나게 했다.냉 부인은 원래 두 사람을 집으로 돌아와서 살게 하고 싶었지만, 얼마 전에 냉정언을 쫓아낸지라 지금 불러들이기엔 체면이 서지 않고, 또 바로 아이를 데려갈 수도 없었다. 이 아이는 기왕 이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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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3063화

계란이가 8살이 되자, 생일잔치를 하기 위해 집으로 돌아왔다.사부 기화와 사모 월아와 다섯 오빠도 함께 했다. 떡들은 7월에 대입을 치러야 하는데, 조금도 긴장하는 기색이 보이지 않았다. 어떤 명문 대학이든 십중팔구 합격 아니겠어? 2년 전에도 가능했지만, 엄마 체면을 살려주기 위해 어렸을 때보다 너무 잘하지 않도록 애쓴 것이었다.생일잔치는 비교적 조용히 치를 예정으로, 가까운 친척과 친구만 아이들과 함께 오라고 했다. 계란이가 현대에 가있긴 했지만, 동년배 아이들이랑 마음이 잘 맞는 것이, 1년에 2번씩은 같이 놀았기 때문이다.사식이는 둘째를 낳았는데 아들이 태어난 지 이제 두 달째라 장녀인 사탕이가 동생을 책임지고 데리고 있었으며, 계란이에게 남동생이 있다고 자랑하며 으쓱대기도 했다.구사 딸인 수아도 남동생이 있었는데, 원용의도 올 초에 막 회임을 해서 지금 배가 상당히 컸는데 보배도 곧 남동생이 태어날 것이라고 했다.계란이는 웃으며 조금도 부러운 내색을 보이진 않았지만, 내심 남동생이 가지고 싶었다.8살 계란이는 침착한 성격으로 예전 원경릉과 아주 닮았고 사모인 월아와도 매우 닮았다.그러나 이 침착한 겉모습 뒤에 어떤 마음이 감춰져 있는지 아는 사람은 별로 없었다.계란이가 처음 냉명여를 봤을 때, 그는 홍엽 뒤에서 원숭이를 안고 여전히 겁이 많았지만, 무공을 반년 정도 수련해 막 왔을 때보다 아주 좋아져 있었다.하지만 다른 사람들과 함께 있지 않고 원숭이랑만 놀고 있었다.계란이가 냉명여 앞에 서서 물었다. “홍엽 삼촌 원숭이를 어떻게 널 주신 거야?”냉명여가 계란이를 보더니 아무 말 없이 약간 경계하는 듯했다.“넌 이름이 뭐야?” 계란이가 물었다.“냉명여, 황제께서 이름을 하사해 줬어.” 그가 말했다.계란이가 엷은 미소를 띠었다.“우리 아빠가 붙여주셨다고?”냉명여가 놀란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봤다.“아빠라고? 아빠가 황제야?!”“응!” 계란이가 그의 뾰족한 턱을 들여다봤다.“넌 누구 동생이야?”“전 누나도 없고, 형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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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3064화

냉명여는 힘껏 고개를 끄덕였다.“예, 아버지!”냉정언에겐 그저 지나가는 농담에만 불과했지만, 냉명여는 마음에 꼭 새기며 앞으로 자신의 임무는 누나를 잘 보호하는 것이라고 다짐했다. 계란이의 8살 생일 잔칫날, 우문호가 성지를 내려 계란이를 조양진국의 공주로 책봉했다.계란이는 신조를 안고 붉은색 봉황 겉옷을 입은 채 복도에 미소를 띠고 서 있는데, 8살 아이인데도 경국지색의 미모에 기품이 풍기며, 방금의 장난기는 어디 가고 침착하고 의젓하게 변해 있었다.진국공주란 이름에 조금도 부끄럽지 않은 모습이었다! 생일잔치가 끝난 후, 우문호와 계란이는 어화원을 거닐며 소화를 시켰고, 원경릉은 떡들과 대입에 관해 얘기하며 경험을 전수했다.1년에 고작 2번 돌아오는 계란이가 이렇게 순식간에 커서 8살 꼬마 숙녀가 되었다. 딸 손을 잡고 차분하고 아리따운 옆 모습을 보고 있자니, 시간이 너무 빨리 간다는 생각과 함께 또 너무 느리게 간다는 생각이 들었다.그녀는 다 컸지만, 아직은 정식으로 우문호의 곁으로 돌아올 수 없었다.“사부님이 얼마나 더 있으면 돌아올 수 있겠다고 하셨니?” 우문호가 부드럽게 물었다.“후년이요!” 계란이가 아빠에게 기댄 채, 겉옷 자락을 바닥에 끌자, 금박이 둥실 떠오르는 느낌이었다.그녀의 목소리는 부드러우며 따스해서 오늘 냉명여와 얘기할 때와 전혀 달라 보였고, 다른 여자애들과 같이 있을 때와도 그랬다.그제서야 우문호는 안심할 수 있었다.“후년이라… 후년이면 넌 열 살이 되겠구나!” 우문호는 이번엔 2년이라는 시간이 느리게 간다는 생각이 들어, 자신의 딸이 곁에 오래 머물러 있기를 바랬다.하지만 딸이 돌아오면 10살이고 7~8년 후면 혼담이 오갈 거로 생각하니 견디기 힘들었다.천신만고 끝에 얻은 금지옥엽 같은 딸이, 곁에 얼마 있지도 못하고 벌써 이만큼 커버린 것이다.“공부는 어때?” 우문호가 물었다.“전부 만점이지요!” 계란이는 자랑스러운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그러자 우문호도 웃으며 뿌듯하기도 하고 자랑스럽기도 했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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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65화

계란의 생일 연회가 지난 지 3일이 되어서야 셋째 위왕이 도성에 도착했다.그는 궁으로 향해 황제를 만나 예를 올린 후 우문호를 원망하기 시작했다. 그러자 우문호는 편지를 늦게 보내는 바람에 다급히 달려왔지만 결국 계란이의 생일을 놓쳤다며 변명했다.우문호는 그가 형의 태세를 보이자 어쩔 수 없이 연회를 크게 할 생각도 없이 그저 편지로 생일을 알렸을 뿐, 귀경을 재촉한 것은 아니었다고 사죄 했다.위왕이 조금 화를 내며 말했다."조카딸을 못 본 지 얼마나 되었느냐? 귀경을 말라고 하면 분명 화를 냈을 것이다."세월이 흘러 위왕의 눈가에는 주름이 생겼고 검붉은 얼굴에 점점 더 의연해진 이목구비가 돋보였다. 마른 체형에 큰 눈은 밤낮으로 길을 재촉한 후 많이 붉어 있었다.걸치고 있던 검은색 망토를 툭 털고 나니, 먼지가 폴폴 새어 나왔다. 그는 예를 차리지 않고 다리 한쪽을 올린 채 의자에 앉아 있었는데, 변방에서 구속받지 않는 성격으로 변한 것을 알 수 있었다.우문호가 목여 태감에게 당부했다."셋째 큰아버지가 왔다고 공주에게 전하고 공주를 데리고 오게."목여 태감은 예를 올리고 자리를 떠난 후 얼마 지나지 않아 계란의 손을 잡고 돌아왔다.계란은 선하고 인자한 목여 태감을 아주 좋아했고 그에게 잘해주었다. 매번 돌아올 때마다 목여 태감의 선물을 빼놓지 않았고 목여 태감도 그녀를 예뻐했다.위왕을 본 계란이는 아주 기뻐 다급히 예를 올리자, 위왕이 그녀의 손을 잡고 흐뭇하게 훑어보았다.계란이가 장난스럽게 혀를 내둘렀다."셋째 큰아버지, 드디어 오셨습니까?""우리 계란이가 이렇게나 예쁘게 컸구나!"위왕이 흐뭇하게 그녀를 바라보았다. 고생하면서 오느라 쌓였던 피곤함도 그녀의 미소를 보자마자 완전히 사라져 버렸다."셋째 큰아버지!"계란이는 소매에서 상자 하나를 꺼내 위왕에게 건네주었다."제가 가져온 선물입니다. 마음에 드는지 보십시오!"위왕이 웃으며 말했다."아이고, 선물까지 준비한 것이냐? 무슨 물건인지 봐야겠구나."상자를 열어보자, 안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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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66화

"그건 선글라스를 썼기 때문입니다!"우문호가 다가가 그의 안경을 벗기고 말했다."쓰지 말고 잘 넣어두십시오!"위왕은 손을 뻗어 선글라스를 빼앗아 상자 안에 넣고 소매 주머니에 챙겨 넣은 후 그제야 등에 이고 있던 배낭을 풀어 안에서 소매에 넣는 작은 화살 기관을 꺼냈다. 그는 계란이의 손목에 기관을 채운 후 말했다."이것은 암기 기관이다. 기관을 누르면 작은 화살을 쏠 수 있어 쓰기 좋더구나.""여자아이한테 어찌 무기를 선물하는 것입니까?"우문호가 물었다.하지만 오히려 선물이 마음에 든 계란이는 기관을 열어 연구를 시작했다. 작은 상자에는 이쑤시개보다 작은 화살 수십 개가 들어있었는데, 검게 칠해진 기관은 아주 정교해 보였다."감사합니다. 정말 마음에 듭니다!"계란이가 위왕의 팔짱을 끼고 말했다."셋째 큰아버지, 맛있는 음식을 대접해드릴 테니 약도성에 대해 말씀해 주시겠습니까?""그래!"위왕은 단번에 승낙한 후 우문호를 버리고 계란이와 함께 갔다. 몇 걸음 걷다가 그는 멈춰 서서 선글라스를 끼고 으쓱대며 우문호를 힐긋 본 후 계란이와 자리를 떠났다.우문호는 화가 치밀어 올라 목여 태감을 힐긋 보았고 목여 태감은 다급히 예를 올렸다."저는 공주마마를 모시러 가겠습니다!"말을 마치자마자 목여 태감도 그를 두고 자리를 떠났다."너무 하는구먼!"우문호는 콧방귀를 뀌고 상소문을 보러 들어갔다.계란이는 위왕에게 술을 권해 위왕을 취하게 만든 후, 약도성의 일을 전부 알아냈다.약도성의 영주는 계란이고 저택도 이미 짓고 있었다.한편, 주 아가씨는 낭자군을 데리고 반란을 평정했다. 하지만 약도성은 다른 성보다 훨씬 복잡했다. 부근에 있는 도적 무리가 도성의 여인들을 괴롭히고 혼란을 일으킨 북막인들도 약도성에 몰려 들었기 때문이다. 비록 주 아가씨가 힘들긴 할 테지만, 그래도 2년 동안은 지원을 받아 잠시 상황을 통제할 수 있었다.다만 변수가 하나 더 있었다.약도성 북쪽에 가까이에 있는 금나라이다. 2년 동안 사람을 보냈는데, 약도성이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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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67화

위왕은 계란이와 한참 동안 말을 하고나서야 어서방으로 돌아와 우문호에게 변성의 상황을 이야기하면서 약도성을 언급했다.우문호는 금나라를 신경 쓰지 않았지만, 금나라가 약도성을 되찾으려 한다는 말을 듣고 중시하기 시작했다."병사가 필요한 것입니까?""아직은 필요 없다. 금나라도 그냥 얘기만 꺼낸 것이니, 아직 병사가 필요하진 않네. 금나라도 쉽게 병사를 움직이지 않을 것이다. 모래바람으로 인해 도성을 옮기는 것도 조만간 생길 일이다. 아직 북당의 상대가 되지 않으니, 그저 얘기나 꺼낼 뿐이다. 약도성 백성들을 우리와 맞서고 싸우게 하려면 30, 50년은 필요할 것이다.""예. 수고하십시오!"우문호도 성곽의 상황이 복잡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 약도성은 사실 그렇게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것은 다른 네 개의 성곽이다. 그것이야말로 북막을 막는 진정한 장벽이다.약도성은 외곽에 위치하였지만 광산 자원이 풍부하여 북당이 발전한 후 개발할 것이다. 지금은 그냥 가볍게 상대하면서 계란이를 위해 돈을 모을 생각이다. 결국 약도성은 계란이의 것이기 때문이다. 위왕이 귀경한 지 사흘쯤 될 때, 안왕 부부도 안지를 데리고 돌아왔다.안왕은 요 몇년 동안 몸이 좋지 않았다. 부러진 팔의 상처가 늘 짓무른 탓에 강북부에서 오랫동안 치료했지만 쉽게 낫지 않았다. 특히 최근 몇 달 동안 고열과 미열이 끊이지 않았다. 그래서 안왕비가 여러 번 돌아가 치료하라고 권고했지만, 그는 원하지 않았다.계란의 생일을 위해 돌아온 위왕을 구실로 조카딸을 만나자고 그를 설득했다. 게다가 돌아온 지 2~3년도 넘었으니, 무상황과 태상황에게 문안을 드릴 때도 되었다.안왕은 심사숙고한 후 살 수 있는 시일이 얼마 남지 않았으니 무상황과 아바마마, 어마마마를 보러 돌아가려 했다. 그제야 그는 짐을 챙기고 떠났다. 위왕과 비슷한 날짜에 떠났지만, 길에서 병세로 인해 지체되어 며칠 늦어졌다.그렇게 경성에 도착했지만, 안왕은 도착하자마자 다시 열이 나기 시작했다. 경중의 의원을 불러 병을 봤지만, 상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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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68화

"아이들이 부르고 있는데 어찌 대답하지 않습니까?"안왕비가 그를 살짝 밀었다.안왕은 얼른 정신을 차리고 다급히 대답했다."됐다. 먼저 나가 놀거라. 엄마가 곧 갈 테니!"원경릉이 아이들을 보내려 하자 계란이가 친절하게 한마디 되물었다."큰아버지, 편찮으십니까? 안색이 안 좋으니, 몸조심하십시오."안왕은 멍하니 계란의 다정하고 하얀 얼굴을 바라보았다. 아이의 눈빛에서 반짝이는 빛은 사람의 마음을 따뜻하게 만들었다. 안왕이 진지하게 말했다."꼭 조심하마."아이들이 물러난 후 원경릉은 안왕의 상처를 살폈다.상처는 빨갛게 곪아 살이 썩었고 목과 림프도 심하게 부어있었다. 원경릉도 그 모습에 냉기를 들이마셨다. 염증이 심각한 상황이었다.안왕의 체온을 확인해 보니, 역시 예상했던 대로 39도로, 심한 고열에 시달리고 있었다."이렇게 된 지 얼마나 되었습니까?"원경릉이 물었다."상처가 짓무른건2년이 채 되지 않았습니다. 때로는 좋아지고, 때로는 나빠지고 그랬습니다. 약을 계속 먹었지만 여전히 완쾌하지 않았습니다."안왕비가 답했다."2년이나 된 것입니까?"원경릉은 한숨을 쉬고 안왕을 바라보았다."그럼 지금까지 살아있다는 게 기적이오."안왕비가 말했다."약을 계속 먹긴 했지만, 귀경하는 동안 약을 쓰지 않았습니다. 어제 의원을 불러 약을 썼지만 어떻게 된 일인지 더 심각해졌습니다.""당연한 일입니다. 오는 길 내내 염증이 더 심해졌고 상처를 깨끗이 닦지도 않고 약을 썼잖습니까? 먼저 상처를 깨끗이 씻으십시오."원경릉은 약상자를 열고 작은 칼을 꺼내고 멈칫하다 물었다."좀 아프실 텐데 참으실 수 있지요?"안왕은 이미 아픔에 습관 되었다."참을 수 있소!"원경릉은 마약을 쓰지 않았다. 칼을 소독하고 솜과 생리식염수, 요오드까지 꺼냈다. 비록 이 물건을 안왕부부는 알아보지 못했지만, 왠지 마음이 놓였다.상처를 다 씻어내려면 꽤 아픈 일이다. 원경릉도 조금 허둥지둥했다. 안왕이 고통을 참을 수 있다고 했지만, 상처를 긁자 아픔에 몸을 떨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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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69화

원경릉이 떠난 후, 안왕은 침대에 누워 옆에서 바삐 움직이는 안왕비를 보며 나지막이 말했다."몇 년 동안 내가 한 일을 후회한 적 있는지 묻는다면, 바로 오늘이오."안왕비는 의아했다."왜 지금입니까? 예전에도 후회했다고 생각했습니다.""예전에 후회한다고 말했을 때, 상황이 신경 쓰이기도 했소. 하지만 지금은 정말 후회하고 있소. 아이들의 선의를 보니, 우리 세대의 원한이 지속되지 않은 것 같소. 다섯째네가 얼마나 넓은 마음을 가졌는지 모를 일이오. 나에 대한 원망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아이들이 그렇게 잘해주지 않았을 것이오."안왕비가 자리에 앉아 부드럽게 웃었다."알고 있으니 다행입니다."안왕이 그녀의 손을 잡고 쓴웃음을 지었다."계속 잘못을 저지르지 않아서 참 마음속으로 다행이라 생각하오. 아바마마와 다섯째가 기회를 준 것도 참 고맙소. 그렇지 않았다면 내가 어찌 지금까지 잘 지낼 수 있었겠소?"안왕비가 가볍게 한숨을 쉬었다."팔과 부상, 그리고 몇 년 동안 받은 고통까지. 어찌 잘 지냈다고 할 수 있겠습니까?""당연하오!"안왕이 그녀의 손을 세게 잡았다."이것이야말로 잘 지내는 것이오. 몸이 힘든 것이야 아무런 문제가 아니오."안왕비가 미소를 머금고 말했다."마음만 편하면 됩니다."원경릉은 아이들을 데리고 안왕부를 떠나 숙왕부로 향했다. 며칠 지나면 아이들이 돌아가니, 아이들을 데리고 태조부를 뵈러 가야 했다.숙왕부는 예전과 다름없이 떠들썩했다. 아이들이 오는 것을 보고 그들은 더욱 기뻐했다. 무상황은 계란을 끌고 여러 번 훑어보다 계란의 몸이 말랐다고 잔소리를 늘어놓았다.계란이는 어른을 공경하며 듣기 좋은 말로 그들을 기쁘게 했다.원경릉은 숙왕부에 온 김에 혈압을 측정하고 몸 상태를 여쭤보았다.그리고 아이들은 각자 놀러 자리를 떠났다.계란은 오빠들과 함께 가지 않고 불이 났던 곳으로 홀로 향했다.다섯째가 돈을 배상했고 다들 힘을 합쳐 무너진 정원을 건설했기에 그곳은 이미 새로 지어져 있었다. 정원의 벽과 목재는 저렴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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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70화

왕비가 매서운 표정으로 묻자, 안풍친왕은 잠시 멈칫했다."그건... 됐소. 아이라 철이 없으니, 없던 일로 하시오!"왕비는 그의 팔을 잡아당겨 밖으로 끌고 나갔다."당장 나와서 얘기하시오. 대체 어떻게 된 일이오? 대체 왜 눈치를 보는 것이오?"안풍친왕의 목소리가 멀리서 들려왔다."그런 적 없소. 이 손 놓으시오!""그런 적 없다고요? 그동안 부부로 지내면서, 당신의 눈빛만 봐도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있소. 몇 년 전 그 불, 계란이가 한 짓이 아니오?""계란이가 했다고 한 적 없소."안풍친왕이 반박했다."하지만 사람을 데리고 다섯째를 찾아가 배상하라고 하지 않았소?""나와 상관없는 일이오. 기화가 계란의 능력이 너무 강하여 시공간을 사이에 두고 억누를 수 없다고, 조금 일찍 보내야 한다고 했소. 다섯째한테 말하면 원치 않을 것이니, 나도 그저 계란이를 위해 그런 것이오...""아니오, 계란이가 간 후, 기화가 구운 양 몇 마리를 보내지 않았소?""그것도 그저 얘기가 나온 김에 준 것이오..."청우헌 사람들은 뒤에 대화를 더 이상 듣지 못했다. 3대 거두와 원경릉은 시선을 마주한 채 무슨 뜻인지 이해하지 못했다.그해의 불은 계란이가 저지른 것이 아니었나?다들 계란이를 바라보았는데, 계란이는 여전히 의자에 앉아 얌전하게 차를 마시고 있었다. 그녀의 입가에는 옅은 미소를 띠고 있었고 눈빛에도 티 나지 않는 득의양양한 기색이 있었다.군자가 원수를 갚는 데는 10년도 늦지 않았다.그 해의 불은 정말 그녀가 지른 것이 아니었지만 아무리 변명해도 소용없었다. 염력으로 불을 지를 수 있는 사람이 그리 많지 않아 모두 그녀를 겨냥할 수밖에 없었다. 원경릉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계란을 바라보았다."아버지가 널 억울하게 했구나."계란이가 가볍게 고개를 저었다."어마마마, 안 그래도 일찍 가고 싶었습니다."원경릉이 고개를 끄덕였다."알고 있다. 네 마음을 나도 느꼈다. 넌 오라버니와 함께 있고 싶었지?"계란이가 다시 고개를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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