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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명의 왕비: Chapter 3071 - Chapter 30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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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71화

저녁 무렵에 소월궁으로 돌아온 우문호는 원경릉이 탁자 앞에서 일기를 쓰면서 눈물을 흘리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그는 오늘 원경릉이 넷째를 치료하러 궁을 나간 것을 알고 있었기 혹시나 그는 혹시 넷째가 그녀를 억울하게 한 줄 알고 성큼성큼 다가가 그녀를 안고 화를 냈다."그가 또 무슨 사고를 친 것이요? 또 듣기 싫은 말로 상처를 준 것이오?"원경릉이 고개를 가로저으며 몸을 돌려 그를 안았다."급해 마시오. 그게 아니오. 그런 말 한 적 없소."다섯째가 그녀의 눈물을 닦아주고 눈시울이 붉어진 그녀를 보며 안쓰러운 듯 물었다."어떻게 된 일이오? 오랫동안 울지 않았는데, 왜 갑자기 궁에서 울고 있는 것이오?"원경릉은 그를 끌고 자리에 앉아 오늘 계란이가 한 말을 한 글자도 빠짐없이 그에게 전해주었고, 말을 마치고 그녀는 다시 눈물을 흘렸다."계란이가 너무 철이 들었소. 나를 대신해 아쉬움을 보상해 줄 줄도 알고 있소."다섯째는 마음이 아파서 한숨을 내쉬었다."계란이를 제일 크게 혼낸 것이 숙왕부에서 불이 났을 때였소. 계란이가 지른 줄 알고 혼냈소. 사실 계란이를 보내고 생각할 때마다 항상 그때 세게 혼낸 것을 후회했소. 내가 어찌... 아이고. 억울하게 혼난 것이라니."그는 생각할수록 마음이 아파왔다."그렇게 어렸는데 어른에게 효도할 줄 알고 있소. 원 선생, 아이가 참 철이 들었소. 심지어 그때, 잘못했다고 하면서 변명도 하지 않았소."원경릉이 말했다."계란이는 그때 오라버니들과 함께 가려고 했소. 아이가 참 고집이 있소."다섯째는 눈살을 찌푸리고 생각에 잠겼다. 그러고는 천천히 눈을 뜨고 원경릉의 손을 잡고 말했다."원 선생, 나는 줄곧 아이들을 걱정했소. 기쁜지, 건강한지, 앞으로 어떤 사람이 될지 늘 걱정했소. 하지만 지금 생각해 보니 쓸데없다고 느꼈소. 만두든 계란이든 우리가 걱정할 필요 없소. 아이들은 각자 갈 길이 있을 것이오."오래된 부부가 아이들을 생각하니, 기쁘기도 하고 짠하기도 했다.황실 종부는 계란의 봉호를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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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72화

위왕은 밥을 먹으면서 애매한 답을 했다."빨리 먹어야 하오. 먹다가 자네가 나를 쫓아내면 어떡하오?"정화가 담담하게 말했다. "그럴 정도는 아닙니다!"그러자 순간 웃음을 터트린 위왕의 입에서 밥알이 튀어나왔다. 그는 다급히 손으로 막고 밥을 삼킨 후 말했다."고맙소!"그는 밥을 게 눈 감추듯 먹어버렸다.정화는 깜짝 놀랐다. 비록 그녀도 식량을 아끼는 것을 제창하지만 집안 음식을 한 끼도 깨끗이 먹어 치운 적이 없었다.정화는 식탁을 정리한 후, 위왕에게 차 한 잔을 올렸다.위왕은 맑은 차를 보면서 한참동안 마시지 않고 가만히 바라보기만 했다."방금 너무 많이 드셨으니, 차 한 잔 마시고 느끼함을 푸십시오!"정화가 말했다.위왕이 차를 들고 웃으며 말했다."오랫동안 차를 마시지 않아, 차의 맛을 모르겠소.""그래요? 예전에 차 마시는 것을 즐기지 않았습니까?"한 모금 마시자, 감미로운 차의 맛이 퍼지며 말할 수 없는 편안함이 느껴졌다. "맞소. 과거 위왕부에서 평온하게 지내니, 차를 마시며 여유를 즐겼소. 하지만 변방에서 바삐 지내다 보니 여유롭게 차를 마실 시간이 거의 없었소."그는 정화를 보지 않고 말을 이었다. 그는 정화의 맑은 눈동자를 직시할 수 없었다.그만 그냥 이렇게 얘기만 나누어도 좋았다.정화가 말했다."그래도 차는 마셔야 합니다. 평생 좋아하는 일이 별로 없으니 하나라도 견지해야지요.""좋소. 당신 말을 듣겠소!"위왕은 차를 마시고 그제야 고개를 들어 그녀를 바라보며 말했다."당신과 상의해야 할 일이 있소.""말하십시오!"정화가 그에게 차를 따라주고 다시 자리에 앉아 그를 바라보았다.위왕이 말했다."아이들과 이곳에서 지내면 서원에 가는 것이 멀지는 않소? 일찍 집을 나서도 날이 어두워지고 나서야 돌아오지 않소? 위왕부에서 지내는 것은 어떻소? 서원과 매우 가깝소."하지만 정화가 계속 아무 말도 하지 않자 위왕이 눈치를 채고 말했다."걱정할 필요 없소. 돌아가서 지내지 않을 것이오. 귀경해도 다섯째네가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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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73화

정화가 위왕부로 이사하자 다들 축하하러 왔다.셋째 제왕은 특별히 위왕에게 계속 초왕부에서 지내며 돌아가지 않을 것인지 물었다.하지만 위왕은 꾹 참고 아무 말도 하지 않고는 그를 한 대 때렸다. 그도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았지만, 며칠 가서 더 묵고 싶다고 입을 열 면목이 없었다.나긋나긋하게 나가라는 소리가 아직도 그의 마음속에서 맴돌 뿐이었다.그는 그저 정화를 몇 번 더 보기 위해 매일 아침 위왕부로 갔다. 그렇게 뻔뻔스럽게 경성에서 한 달 반 동안 머물다가 안왕의 부상이 거의 나은 후에야 함께 강북부로 돌아갔다.안왕은 이번에 귀경한 후 사람이 완전히 바뀌었다.그는 몇 년 동안 반란의 뜻도, 다섯째에 대한 질투도 품지 않았다. 친하지 않았으니, 고마운 마음도 당연히 없었다.그러나 이번에 구사일생으로 살아난 후 원경릉의 도움을 받게 된 것이다. 한 달 반 동안 황후의 신분으로 궁 밖으로 나와 그의 상처를 치료하고 약을 처방하며 치료 상황을 살폈다. 상처에 변고가 생기면 그녀가 조급해하고 걱정하고 있다는 것도 느낄 수 있었다.혈육의 정은 볼 수도, 느낄 수도 있었고 조금의 가식도 없었기에 황후가 정말 그를 가족으로 대하는 것을 알 수 있었다.하지만 원경릉은 아무 생각 없이 그를 환자로 대하는 것을 그는 알지 못했다. 그녀의 환자가 문제가 생긴다면 그녀는 늘 관심을 가질 것이기에 그가 생각하는 가족의 정이란 중요하지 않았다. 기껏해야 그는 변방을 지키는 병사일 뿐이라 열심히 상처를 치료해 줬을 뿐이었다.강북부로 돌아간 후, 그는 셋째와 함께 조카딸의 약도성으로 다녀오려고 했다. 계란이가 돌아오면 약도성으로 갈 것이라고 다섯째가 말한 적 있었기에 2년 동안 약도성의 문제를 서둘러 평정하려 했다.예전에 그는 병사를 쓰려하지 않았다. 오랫동안 안정을 취하려면 병사는 최선의 방법이 아니었기에, 그저 천천히 교육을 통해 백성들의 생각을 바꾸고, 북당인과의 혼사를 통해 북당인의 피를 얻을 생각이었다. 그렇게 수십 년이 지나면 그 문제들도 점점 사라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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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74화

위왕은 그 어린아이가 계란이였다는 것을 알고 눈이 휘둥그레진 채 다급히 말했다."왜 온 것이냐? 누가 너를 데리고 온 것이냐? 스승님과 산으로 돌아가 공부한다고 하지 않았느냐? 네 아버지는 네가 온 것을 알고 있느냐?"연달아 이어진 물음과 동시에 그는 계란이의 손을 잡고 안쓰럽다는 얼굴로 말을 이었다."어서 들어오거라. 햇빛이 하도 쎄서 그런지 얼굴도 다 빨개졌구나."안왕이 고개를 돌려 물었다."다과가 준비되었느냐? 어서 다과를 갖고 오거라."안왕비와 안지도 걸어 나왔다. 여동생을 본 안지는 기뻐서 어쩔 줄 몰라 하며 덥석 계란의 손을 잡았다."계란아, 왜 온 것이냐? 오숙도 오신 것이냐?""아버지께서는 함께 안 오셨습니다. 스승님께서 데려다주셨습니다."계란이가 웃으며 위왕이 묻는 말에 친절히 답했다."어서 들어가자. 요즘 날씨가 정말 덥구나!"안지는 그녀의 손을 잡고 빠르게 안으로 들어갔고, 안왕비는 바로 하인에게 다과와 군것질을 대접하라고 명했다. 강북부에는 맛있는 것이 별로 없었다. 다행히 경성에서 데리고 온 부엌 나인이 다과를 만들 줄 알았다.강북부에서 다과는 최고의 음식이었다.계란이가 자리에 앉자마자 위왕과 안왕이 연달아 ‘고문’을 시작했다."택란아, 네 아버지가 정말 네가 오는 것을 알고 있었느냐?"위왕이 의아해하며 묻자 우문택란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믿지 못하시면 어르신에게 서신을 보내 물으십시오."안왕과 위왕은 시선을 마주했다. 어르신이라는 세 글자가 괜히 속 시원하게 느껴졌다.위왕이 말했다."서신을 보내 물으마. 진국공주로서 절대 문제가 생겨선 안 된다. 네 아버지가 왜 보낸 것이냐? 산에서 스승과 무예를 익혀야 하지 않느냐?"우문택란은 차를 한 모금 마시고 성숙한 표정으로 말했다."스승님께서 산에서 배운 지 몇 년이 되었지만, 도에 통달하려면 경험해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저는 지금도 공부하고 있습니다. 다만 강북부나 약도성에서 인턴 생활을 할 뿐이지요.""인턴?"안왕은 믿을 수 없었지만, 진지한 계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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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75화

위왕은 편지를 쓰고 비둘기의 다리에 맸다. 비둘기는 쏜살같이 하늘을 가르며 빠르게 사라졌고, 그 모습을 보고 나서야 그는 몸을 돌렸다.하지만 그가 몸을 돌리자마자 꼬마 봉황이 비둘기를 뒤쫓았다.비둘기도 말할 수 있다면 아마도 소리를 질렀을 것이다.정면에서 날개를 펼친 꼬마 봉황 때문에 비둘기는 어쩔 수 없이 공중에서 다급히 멈춰 섰다. 봉황은 사나운 눈빛으로 커다란 날개를 펼쳤고 비둘기는 반응할 새도 없이 봉황의 날개 사이에 갇혔다.비둘기는 소리도 지르지 못했다.우문택란이 강북부에 온 지 4일이 되었다. 그동안 위왕은 줄곧 우문택란과 안지를 데리고 강북부 곳곳을 구경하며 그곳의 민속을 이해하고 백성들의 삶과 변방 병사들의 노고를 느끼게 해줬다.그들은 강북부의 산과 풍경도 구경했다.안지는 첫 두날은 따라다닐 수 있었지만, 다니는 곳이 너무 많아 더 이상 버틸 수 없어 나머지날엔 그들을 따라가지 않았다.안왕비도 우문택란의 뛰어난 체력에 탄복했다. 그녀는 하루 종일 산을 오르내리고 돌아와도 조금도 피곤해 보이지 않았고, 오히려 그녀와 함께 다니던 위왕이 피곤한 기색을 띠었다.나흘째 저녁 날, 우문호로부터 서신을 받았다.안왕이 먼저 서신을 본 후 위왕에게 전했다."다섯째는 알고 있습니다."위왕은 편지를 열어 읽기도 전부터 무척 놀라했다."이렇게나 길게 쓴 것이냐?"편지에는 다섯째가 기화가 계란을 데리고 강북부에 가서 견문을 넓히는 것을 승낙했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그리고 기회를 빌려 약도성에도 다녀가고, 몇 달 지내도 된다고 했다. 아무래도 그녀의 봉지이니, 귀속감을 가지게 해야 한다면서, 특별히 그녀가 원하는 일에 간섭할 필요 없이 하게 하라고 당부했다. 경험을 많이 쌓게 하고 애지중지할 필요도 없다고 했다.위왕은 편지를 읽으면서 무언가 이상하다고 느꼈다. 다섯째의 성격으로 어찌 딸이 위험을 무릅써도 괜찮으니, 애지중지할 필요 없다고 할 수 있을까? 다섯째는 계란이에 대한 정성이 지극하여 고생은 말할 것도 없고 심한 말도 하려 하지 않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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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76화

안왕비는 새벽부터 일어나 그들이 길에서 먹을 다과를 바삐 준비했다. 이곳은 경성과 달리 맛있는 것을 편히 사 먹을 수 없었다.날이 밝자마자 다들 길을 재촉하기 시작했다.위왕은 마차를 준비했지만, 기마술이 뛰어나 말을 타고 갈 수 있다는 우문택란의 말에 말을 준비했다.약도성으로 가는 길은 산지가 많고 관도가 적어 말을 타는 것이 마차를 타는 것보다 편리하기에 위왕도 그녀의 뜻에 동의하였다.안왕과 위왕, 그리고 공주 한 명에 봉황 한 마리, 하인 몇 명이 약도성으로 출발했다.약도성은 강북부에서 그저 200리가 떨어진 거리였다. 말을 타고 순조롭게 간다면 반나절이면 도착할 수 있었다.길에서 반 시진 쉬며 다과를 먹고 위왕은 꼬마 봉황을 데리고 놀았다. 꼬마 봉황도 주인을 똑 닮은 듯 아주 침착했다.하지만 하늘에서 오르락내리락거리며 급선회하는 모습을 보면, 성질이 있는 봉황이라 느껴졌다.그것도 계란이와 똑 닮았다. 계란이가 조용하고 똑똑하다고 느껴지지만 그녀의 몸속에 숨겨진 힘을 느낄 수 있다.그들은 얼마 지나지 않아 약도성에 도착했다.약도성은 삼면이 산으로 둘러싸여 있어 지형이 숟가락과도 같았다. 서쪽은 끊임없이 이어진 산봉우리였고, 가장 높은 봉우리는 2천 미터 정도의 약도봉 이었다.남쪽도 산이 있었지만, 산세가 낮아 식물을 심기에 적합했고, 동쪽은 지세가 평탄하여 초원이 많아 목축하기에 적합했다.북쪽에 있는 약도산은 산세가 가파른 편이었다. 약도산은 조용히 누워 있는 맹호와도 같이 금나라와의 왕래를 차단했다.이곳에는 풍부한 광산 자원이 있었다. 이것이 바로 금나라가 수도를 옮기려는 이유였다. 아마도 이곳의 광산을 노리고 있는 것 같았다.약도성에는 30여만 명의 백성들이 지내고 있었다. 백성의 태반이 목축과 쌀보리를 심는 것으로 생계를 유지하고 있었다. 약도성은 과거 북막의 양마장이었다. 북막의 전투마들은 대부분 약도성에서 옮겨진 것이었다.경제가 뒤처진 터라, 북막에 심하게 착취를 당했다. 전마를 팔 수 없었고 조정을 대신하여 키울 뿐이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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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77화

위왕은 그녀의 뜻을 알아차리지 못했는지, 아니면 전혀 개의치 않는지 바로 답했다."주 아가씨한테 주인이 왔다고 전하거라."여인은 시선을 우문택란에게 돌렸다. 그녀의 눈빛에 놀라움이 묻어있었다.‘참 예쁘게 생겼구나. 저 아가씨가 바로 공주인가?’그녀가 한쪽 무릎을 꿇고 인사를 하려던 순간, 우문택란이 미소를 지었다."사람도 많고 상황이 복잡하니, 예를 올릴 필요 없소."여인은 웃으며 그녀를 지그시 바라보며 답했다."예. 바로 주 아가씨께 보고하러 가겠습니다!"그녀는 몸을 돌려 말 한 마리를 끌고 재빨리 자리를 떠났다.위왕과 안왕은 조카딸을 데리고 빨리 떠나려 했다. 골목 곳곳에서 욕설과 싸움으로 가득했고 평화롭지 않았다. 그들은 조카딸의 눈을 더럽힐까 봐 걱정되었다.하지만 그들은 어린 조카딸의 수용력을 과소평가했다. 그녀는 흥미진진하게 상황을 살피고 있었고, 골목에서 패싸움하는 것도 멈춰서서 재밌게 구경할 정도였다.그녀는 갓 산에서 내려온 토끼처럼 귀엽고 무해했고 세상만사에 흥미가 가득해 보였다.패싸움과 닭싸움을 보고, 도박에 기생들이 손님을 부르는 것도 보았다. 그리고 도둑질에 거지가 물건을 빼앗고 가게 주인장이 손님을 속이는 것도 구경했다. 그렇게 구경하며 한참을 걷다 보니 두 시진이 지나서야 저택에 도착했다.비록 저택은 아주 컸지만 조금도 화려하지 않았다. 돌사자도 없었고 정교한 조각이 새겨진 대문도 없었다. 그저 저렴한 나무로 지어진 소박한 대문 하나뿐이었고 문패의 글도 검으로 ‘성주부’라고 적혀있었다. 게다가 성주부의 ‘부’ 자도 틀리게 적혀 있었다.그녀의 부하들이 얼마나 무식한 지 알 수 있었다.누군가 문 앞에서 그들이 오는 것을 보고 다급히 안으로 들어가 통보하러 갔다. 그들이 말에서 내리자, 주 아가씨가 사람을 데리고 뛰어나왔다. 그녀는 오랫동안 기다리다 마음이 조급해져서 나오자마자 상전에게 예를 올리기 전, 먼저 위왕을 질책했다."두 시진 전에 성문에 도착했는데, 어찌 이제야 성주부로 도착한 것입니까?"그녀는 성문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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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78화

주 아가씨가 퉁명스럽게 말했다."진작에 병사를 쓰고 싶었지만 허락하지 않으셨잖습니까?""병사를 투입하면 조정의 대계를 망칠까 봐 걱정되었다. 그리고 병사를 쓰면 조정의 부담도 커질 것이다. 약도성은 원래 세금을 납부하지 않고 있기에 호부에서 비용을 지출해야 한다. 아마 3, 5개월 안에는 이 돈을 쓰지 못할 것이다."내부 모순에 병사를 쓰려한다면 조정에서 얼마나 많은 돈이 들까? 그리고 갈등을 자극할 수도 있으니, 그는 그동안 병사를 쓰려하지 않았다.주 아가씨는 화가 나서 웃음이 새어 나올 지경이었다."그럼, 왜 물으신 겁니까? 묻기만 하면 병사를 쓸 수 있는 것입니까?"위왕이 손을 저으며 침착하게 말했다."너는 모른다. 형식상으로 말은 물어야지 않겠느냐?"주 아가씨가 눈을 흘겼다.주 아가씨는 안왕에 대한 태도가 그나마 좋았다. 안왕이 도성의 생산, 경제, 목축과 농사를 묻자, 주 아가씨는 다시 인내심을 잃었다.그녀는 이미 인내심의 끝에 달했다. 그녀가 얼마나 병사를 이끌고 산을 점거하고 있는 유민들을 처리하고 싶은지는 아무도 모를 것이다. 유민 도둑무리들은 한 달에 한 번 사에서 내려와 백성들을 약탈하였다. 백성들은 힘들어하며 조정이 그들을 위해 어려움을 해결하지 못했다고 원망했다.하지만 낭산은 지키기 쉽고 공격하기 어려운 산세였다. 도적들이 얼마나 있는지 아직도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다. 다른 성에서 도망쳐 온 유민들이 약도성에 어울리지 못하면 도적떼에 몰려들어 도적들의 수는 계속 증가되었다.예전에는 오합지졸이었지만, 지금은 누군가 그들을 통제하고 있는 것 같았다. 매번 산에서 내려와 약탈할 때마다 조직적으로 안배된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그녀가 위왕을 경고했다."약도성을 계속 관리하지 않으면 몇년후 북당의 큰 골칫거리가 될 것입니다."위왕은 약도성의 상황에 익숙하지 않지만 그래도 그녀가 과장하지 않았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보아하니 형세가 심각한 듯했다. 안왕과 몇 마디 나눈 후, 그가 주 아가씨한테 말했다."좋다. 2천 명이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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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79화

위왕의 계획은 여유로웠다. 계란이를 데리고 이틀 묵은 후 경성으로 돌아가도 약도성을 보러 온 셈이 되었기 때문이다. 우문택란도 순순히 그의 말을 따랐다. 이틀 동안 위왕은 계란을 데리고 약도성을 살펴보았다. 나쁜 상황에 부딪히면 위왕은 이 사람이 왜 이렇게 해야 하는지 아름답게 포장하고 완벽하게 설명해 주었다.누군가 도둑질을 해도 위왕은 이렇게 해석했다."이 사람을 나는 알고 있다. 집안이 가난한 데다 여든살이 된 늙은 어머니와 어린아이 여덟명을 키우고 있어서 어쩔 수 없이 도둑질하는 것이다."안왕은 도둑질을 한 사람을 뒤쫓아 돈을 되찾는 일을 맡고 있었다.싸우는 사람을 만나면 위왕은 다음과 같이 해석했다."약도성은 무술을 즐기는 곳이다. 다들 무예를 익히기 좋아하고 골목에서 무예를 겨루곤 한다. 음... 머리에 피를 흘리고 있는 자들은 아마 무예가 부족한 것을 알아차리고 부지런히 연마할 것이다.""절름발이 거지가 어찌 달릴 수 있겠느냐? 정말 기적이구나. 약도성은 기적이 나타나는 곳이다.""약방의 약이 비싸다고? 그래. 멀리서 운반해 온 약재들이니, 운송비가 비싸다. 그래서 약들도 비싼 것이다.""이 여인들은 날이 너무 더워서 저렇게 적게 입은 것이다. 넌 보면 안 되니, 어서 고개를 돌리거라."우문택란은 멍하니 순진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며 위왕의 설명을 받아들였다. 어제 도성에 왔을 때 이미 봤던 상황인데, 큰아버지는 그녀의 기억까지 지우려는 셈인가?큰어머니를 여태껏 달래지 못한 것으로 보아, 분명 똑똑하지 못했다.그는 우문택란을 이틀 동안 얼버무리고 다시 경성으로 데리고 가겠다고 했고 우문택란도 반대하지 않았다.위왕은 주 아가씨에게 식사를 준비하라 명했고 다들 함께 식사한 후 길을 떠나려 했다.그러자 주 아가씨는 바로 승낙했다. 성주는 비록 쓸모가 없었지만 그래도 이번 기회에 2천 명이 되는 병사를 얻었으니, 의미가 있는 일이었다.그녀는 아이가 즐겨 먹을 것 같은 정교한 음식을 만들라고 부엌에 시켰다. 평소 그들은 이렇게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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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80화

두 사람은 사람들을 이끌고 순찰을 나갔다가, 밤이 되어서야 돌아왔다.문에 들어서자마자 아목이 걸어 나와 주 아가씨를 붙잡고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공주마마께서 다시 돌아오셨소. 이번엔 위왕과 안왕 없이 혼자 돌아오셨소.”주 아가씨는 불안해졌다.“예? 혼자 오시다니요? 위왕도 정말 무심하십니다. 어찌 공주를 혼자 보내신 것입니까? 지금 어디 계십니까? 마마 괜찮으신 것입니까?”“괜찮소. 방금 식사를 마치시고 지금은 정원을 거닐고 계실걸세.”아목이 말했다.주 아가씨는 다급히 안으로 걸어 들어갔다. 구불구불한 길을 따라 뒷마당을 지나 택란을 찾아갔다. 택란은 작은 봉황과 함께 놀고 있었고 주 아가씨가 다가오자, 손을 뻗었다. 작은 봉황은 그녀의 팔에 올라타 천천히 손을 따라 어깨에 앉았다.택란의 갸름한 얼굴에는 연한 분홍빛이 감돌았고, 이마에는 맑고 투명한 땀방울이 맺혀 있었다. 그녀는 입꼬리를 살짝 올리고 미소를 지었다.“오셨소?”주 아가씨가 물었다.“마마, 왜 다시 돌아오신 것입니까? 왕야는요?”"그들은 돌아갔소. 중요한 일이 있다고 하더구먼."택란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사실 그녀는 돌아가던 중, 사부가 오셔서 그녀를 데려갈 테니 사부를 따라 떠날 것이라고 말했다. 위왕과 안왕은 처음엔 믿지 않았지만, 어디서 온 건지 모를 돌이 떨어지는 걸 보고서 비로소 그녀의 사부가 실제로 어딘가에 숨어 있다는 걸 믿게 되었다.그들은 술을 너무 많이 마셨기 때문에 그녀의 말을 너무 쉽게 믿고 말았다. 그 술에는 무언가가 섞여 있었고, 그로 인해 그들은 이 일이 사실인지 아닌지 제대로 구분할 수 없었다."어떻게 공주를 이렇게 놔두고 갈 수 있습니까? 너무 무책임하지 않습니까?"주 아가씨는 화가 나서 큰 소리로 소리쳤다. 위왕이 공주의 안전을 신경 쓰지 않았다는 점도 화가 났지만, 그보다 그가 공주를 여기 남겨두어서 민폐를 끼치고 있다는 것으로 인해 더욱 화가 났다.그녀가 아이를 돌볼 시간이 어디 있을까? 그렇게 시간이 많았다면 그녀는 진작에 사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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