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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명의 왕비: Chapter 2191 - Chapter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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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191화

주명양의 마지막 기회제왕이 이 말을 듣고도 여전히 화내지 않고 오히려 생각이 잠기더니 말했다. “그래서 당신은 범인이 평남왕 전하시리라고 생각하는 겁니까? 하지만 평남왕 전하께서 어째서 외조부를 살해해야 했을까요?”“할아버지는 애국자시고 지금 태자 전하를 돕고 계시니까요, 다른 사람에게 말할 수 없는 목적 즉 조정의 충신을 없애고자 했던 거예요.” 주명양이 이번엔 제왕을 대신해 분석까지 하고 심지어 방금까지의 비웃는 듯한 태도도 없어졌다.제왕이 말했다. “당신 말은 평남왕 전하께서 역심을 품고 있다?”“맞아요!” 주명양이 단번에 답했다.이때 제왕이 갑자기 정색하며 말했다. “당신 말이 맞아요, 외조부를 해친 자는 분명 그런 의도를 가진 자입니다. 외조부께서 지금 비록 반쯤 물러나셨으나 여전히 한 마디만 하셔도 다들 응할 만큼 힘이 있으시죠, 그분께 문제가 생기면 조정은 일시에 혼란에 빠지고 아바마마께서도 옥체가 불민하시니 곧 정국이 어지러워 질 겁니다. 하지만 이건 평남왕 전하께서 하신 일이 아닙니다. 전하께서는 오히려 이런 소용돌이에 휘말려 이용당하시는 것이죠. 이 혼탁한 정국은 갈수록 앞을 내다볼 수 없네요. 안 그렇습니까?”주명양은 냉담한 표정으로 제왕을 보며 말했다. “그건 단지 전하의 추측 아닌가요. 다른 사람에게 믿음을 줄 수 없군요. 평남왕 전하께서 피해자라고 하시는데 그럼 독을 넣은 사람은 누구죠? 온 집에서 뒤져서 누구를 찾아냈죠? 하지만 평남왕 전하께서 범인이라면 다 설명이 돼요. 그리고 전하도 사건을 해결했다는 큰 공을 세우실 수 있고요, 경조부 부윤 자리는 따 놓은 당상인데 더 생각할 필요가 뭐가 있죠?”제왕이 손을 뻗어 주명양을 가리키며 얼음장 같은 눈빛으로 말했다. “범인을 찾는 건 어렵지 않습니다. 당신이 바로 독을 탄 범인이니까요.”주명양이 제왕을 노려보고 눈도 깜박이지 않고 억지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그래서 당신은 감히 평남왕 전하의 노여움을 살 수도 없으니 범인은 차마 못 잡겠고 나에게 무고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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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192화

주명양을 포박하라제왕은 주명양이 여전히 완강하게 부인하는 것을 보고 일갈하며 말했다. “너와 임소의 일을 속일 수 있을 것 같으냐? 전부터 너희가 감시해 와서 너희들이 몇 번 불륜을 저질렀는지 샅샅이 다 알고 있어. 손전무도 임소 사람으로 처음엔 너에게 달콤한 미끼로 유혹해 일부러 은자를 빌리게 했어. 네가 그들이 반역을 꾀하는 데 쓸 수백만 냥의 은자를 모아줄지 누가 알았을까. 임소는 이것으로 널 더욱 협박했지. 큰형도 그쪽 사람이 죽였어. 그들의 목적은 네가 친정으로 돌아가게 만들어 외조부를 살해하도록 하는 거야. 그런데 넌 언제까지 잘못을 뉘우치지 않을 작정이냐? 정말 죄를 물을 때는 아무도 널 못 지켜줘.”주명양은 정신이 너무 혼미해져서 제왕을 노려보고 별별 생각을 다 했다. ‘그건 절대로 불가능해. 그이가 손전무와 같은 패일 리 없어. 계속 날 위해 손전무를 찾았다고. 날 위해 은자를 돌려받으려 했단 말이야.’‘태산같이 변함없는 약속이 귓가에 쟁쟁한데 어떻게 거짓일 리가 있어? 분명 제왕 이 멍청한 놈이 감히 평남왕을 범인으로 못 잡으니까 이런 구실을 대서 날 위협하는 거겠지, 분명 그런 거야.’이렇게 생각하고 주명양은 눈을 동그랗게 부릅뜨고 말했다. “걸핏하면 네 죄가 어쩌고 하면 내가 무서워 할 거라고 착각하지 마, 난 추호도 당신따위 무섭지 않으니까. 내가 할아버지를 해쳤다고 하는데 증거를 대. 증거를 못 대면 날 모함하는 거야. 그리고 날 동생 어쩌고 하고 부르지 마. 난 당신의 형수님이야. 비록 우문군이 죽었지만 그가 죽기 전에 나와 부부의 정을 끊지 않았으니 당신 나한테 무례하게 굴면 안되지. 멋대로 사람을 물어뜯고 모함할 생각은 하지도 마.”제왕은 주명양에게 아주 실망하고 말았다. 주명양의 이런 모습을 보니 주명취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는 게, 주명취도 죽을 때까지 잘못을 시인하지 않았을 것이다.“보아하니 자백하고 싶지 않은 모양이군!” 제왕 얼굴에 오히려 노기가 사라졌다.주명양은 제왕이 이제 포기한 줄 알고 기고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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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193화

평남왕과 안풍친왕 소문주명양이 갇히고 밖에는 비밀에 부쳐졌다.원용의는 당연히 알았는데, 제왕이 그녀에겐 비밀이 없기 때문이다.원용의가 다음날 어린 군주를 데리고 초왕부로 가서 원경릉과 이 일을 얘기하며 말했다. “일곱째 생각은 주명양은 살 수 없는 게 확실하다고 해요. 주명양이 할아버지를 독살할 만큼 몹쓸 짓을 할 줄 누가 알았나요. 자매들이 똑같네요. 가엾은 주씨 집안은 지금 가문의 주인도 없는 상태로, 일곱째 말이 틀림없이 뭘 물어도 서로 미루기만 할 뿐 아무도 나서려고 하지 않을 거라네요.”원경릉은 이미 우문호에게 들어서 원용의가 얘기해 주는 게 의외는 아니었지만 주씨 집안의 사람들을 떠올리니 재상이 쓰러진 뒤로 아무도 전체 상황을 지탱하고 나가지 못하는 게 슬퍼졌다.원용의가 말했다. “듣자 하니 주씨 집안 가장이 어머니께 돌아와서 상황을 주관해 달라고 했다는데, 수보부인이 이미 불가에 귀의했으니 집안일은 관여하고 싶지 않다고 했다니 희 상궁에게 주부에 가보라고 해야 할까요?”원경릉이 고개를 흔들며 말했다. “그럴 필요 없어. 희 상궁에게 가서 재상 곁에 있으라고 하는 건 가능하지만 주씨 집안의 일을 처리하는 입장에서는 명분이 없으니 희 상궁을 곤란하게 만들 거야.”“그것도 그러네요!” 원용의는 원경릉 생각에 일리가 있다고 생각하고 비록 희 상궁과 주재상이 서로 잘 지내지만 어쨌든 부부의 명분이 없으므로 함부로 남의 집에 가면 뒷말을 들을 게 분명하다.원용의는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기 때문에 주재상이 정말 쓰러졌다고 믿고 애석해 했다.동서지간에 잠시 다른 일을 나누고 다시 안왕의 딸 얘기를 하는데 원용의가 말했다. “며칠전에 황달이었다면서요, 지금은 좋아졌나요?”“이제 괜찮을 거예요. 절 찾으러 안 오는 걸 보면.”“괜찮다니 다행이네요. 안왕이 딸을 어찌나 사랑하는지 어쩌면 딸을 위해 마음을 가다듬고 개과천선할 지도요.”원경릉은 안왕의 호국사 일을 떠올리고 거기에 뭔가 비밀이 담겨 있는 것 같은데 우문호의 조사 결과가 어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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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194화

태상황과 평남왕평남왕이 손짓으로 말리며 말했다. “여섯째야, 그럴 필요 없어. 저들 중에 몇몇은 진심으로 나라를 위하는 자들로 주변에서 부추겨서 그래. 초심은 좋은 거니 됐어.”태상황이 기분이 상해서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 “반평생을 조정에서 굴러먹었으면서 아직도 사람들한테 부추김이나 당하는게 과인을 화나게 하는 겁니다.”평남왕이 웃으며 말없이 푸바오를 응시하더니 잠시 후 말했다. “눈 늑대를 오래 못 봤군.”“눈 늑대?” 태상황이 순간 평남왕이 어느 눈늑대를 얘기하는지 알 수 없었다. “초왕부에 있지요, 눈 늑대를 보고 싶으시면 초왕부에 가서 보면 됩니다.”평남왕이 고개를 흔들며 먼 곳을 향한 눈빛으로 말했다. “적성루의 눈 늑대 말이야.”태상황이 웃으며 말했다. “아직 살아있나 모르겠네요?”“살아있지!”평남왕이 말했다.태상황이 이상하게 생각하며 말했다. “아직 살아있어요? 이렇게 세월이 지났는데, 늑대가 이렇게 오래 사나요?”평남왕이 응하고 대답하더니 고개를 돌리고 한참을 생각하는데 얼굴에서 침착한 분위기가 천천히 사라지고 약간 멍하게 변하며 말했다.“형수님이 눈 늑대는 오래 산다고 하셨어, 죽지 않을 수도 있데.”평남왕의 목소리가 약간 바뀌며 아이같이 들리는 게 조금 전과 다르다.평남왕은 쭈그리고 앉아서 손을 뻗어 푸바오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푸바오의 털을 빗겨주더니 말했다. “착하지, 오늘 밤은 내가 널 데리고 산책할 거야.”평남왕이 고개를 들어 태상황을 보고 말했다. “여섯째야, 어때?”태상황의 눈빛이 순간 부드럽게 변하면서 작은 소리로 말했다. “좋아요, 있다가 저녁 먹고 우리 푸바오를 데리고 산책 나가요.”평남왕이 즐겁게 아이처럼 깡총거리는 게 방금 성숙하고 신중한 모습과 사뭇 딴판이다.태상황이 평남왕을 보며 작게 탄식했다.“여섯째야, 나 졸려!” 평남왕이 하품을 하며 말했다.태상황이 사람을 시켜 평남왕을 쉬시게 하자 평남왕이 고개를 돌려 태상황에게 미소 짓고 말했다. “나 깨면 우리 또 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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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195화

격변하는 소문바깥 동정이 어떤지 원경릉은 신경 쓰지도 묻지도 않고, 우문호는 일찍 나가서 늦게 귀가해 부부는 대화도 거의 나누지 못했다. 우문호는 기본적으로 돌아와 베개에 머리를 대는 순간 잠이 들었고 다음날 해가 뜨기 전에 나가서 원경릉과 말 할 여유가 없었다.탕양은 상태가 좋아져서 원경릉을 알아봤지만 반응이 느리고 둔해 홍엽공자가 약을 보내왔는데 탕양이 빨리 깨어날 수 있을 거라고 했다.약을 쓰고 나자 다음날 정신이 훨씬 또렷하고 뭘 물으면 전처럼 그렇게 굼뜨게 대답하지 않고 생각을 할 수 있게 됐다.이대로 며칠 더 쉬면 괜찮을 것 같은 게 원래 생각했던 것보다 더 순조로운 편이다.주재상 일로 대신들과 민간에는 안풍친왕과 평남왕을 성토하는 목소리가 점점 과열됐으나, 우문호는 이를 억제하기 위한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 안풍친왕과 평남왕을 위해 변명하지도 않고 평남왕을 객잔에 묵도록 하지도 않았으며 오히려 평남왕이 매일 주부에 드나들게 놔뒀다. 우문호는 주재상의 집에 병문안 뒤에 내각으로 돌아와 의정을 하고 밤이 늦어서야 궁에서 떠났다.본래 주재상의 문하생은 여전히 우문호가 주도해 주기를 기다리며 노신들의 간언과 참소에 동참하지 않았으나, 우문호가 아무런 행동도 취하지 않자 다급해져서 우문호에게 중독 건을 철저히 조사하라고 상소문을 올리기 시작했다.우문호는 여전히 거들떠보지 않고 심지어 그들이 일을 크게 만들도록 방임하기까지 했다.이들은 문관과 무관이 다 있고 숫자가 비교적 많아서 일단 소란이 일어날 경우 수습이 불가능할 게 틀림없다.위태부가 그 사실을 우문호에게 일깨워주었으나 우문호는 한사코 신경 쓰지 않고 연못 물이 점점 혼탁해지도록 내버려 두었다.그리고 정국이 한창 혼란스러워졌을 때 민간에 소문이 돌기 시작했는데, 드디어 사실 주재상 독살은 안풍친왕이 한 게 아니라 숙나라의 주인이었던 독고가 죽지 않고 몰래 북당에 잠입해서 북당의 일부 조정 대신과 결탁해 북당 정권의 전복을 획책하기 위해 한 짓이라는 것이다. 게다가 독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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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196화

우문호와 임소3개의 성지가 거의 동시에 하달되어 감정을 전혀 드러내지 않던 지난 날 모습과 완전히 달라졌다.임소가 잡혀온 뒤 우문호가 직접 밤에 심문했다.임소는 경조부 감옥에 갇혔고, 구사에게 잡힐 거라고 꿈에도 상상을 못했었다.그래서 감옥에서 우문호를 보고 냉소를 지으며 대놓고 말했다. “당당한 북당의 태자가 뜻밖에도 약을 쓰다니 얼마나 비굴하고 수치스러운 일인가?”우문호가 의자에 앉아 감옥에 앉아 있는 임소를 눈을 치켜 뜨고 차갑게 바라보며 말했다. “보아하니 이미 알아챈 모양이군.”임소의 소굴에 관해서는 진작에 꼬리를 잡고 있었지만 병사들을 움직이지 않고 외부의 소문이 점점 심해지도록 내버려뒀다가 소란한 정국을 틈타 임소의 본거지에 돌입하도록 했다. 임소가 이렇게 믿는 구석이 있는 건 데리고 온 사람은 전부 무림의 고수들로 일단 손을 쓰면 8~90%는 도망칠 수 있고, 자신도 무공이 강해 일단 일이 터지면 쉽게 빠져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그래서 그들을 일망타진하기 위해서는 치밀한 방법을 써야만 했다.평남왕과 안풍친왕을 직접 가리키는 여론을 무르익게 한 것은 그들이 원하던 것으로 기뻐하며 다음 단계 포석을 배치할 것이다. 곧 수많은 그들 사람이 경성으로 들어 올 상황이었다. 그런데 독고가 죽지 않았다는 소문이 도는 바람에 다음 수에 차질이 생기려는 것이다. 가장 득의양양한 순간에 갑자기 이런 정보가 전해지자 산꼭대기에서 벼랑 끝으로 추락하는 것처럼 혼란을 야기할 게 틀림없다. 반격할 방법도 첩자를 소집해 각처에서 침투 행동을 개시하는 것이다.그리고 이때 우물물에 약을 타서 그들을 일망타진할 수 있었다.적어도 이번에 붙잡은 건 분명 각지 첩자의 우두머리로 임소 이 교활한 미꾸라지 같은 놈은 전에는 잡기가 절대 쉽지 않다. 그는 무공이 매우 뛰어나고 신중해서 예전이었으면 독을 타도 통한다는 보장이 없었는데 이번은 득의양양한 상황과 혼란스럽고 황망한 상황이 손발을 꼬이게 해서 스스로 걸려 넘어진 것이다.임소가 냉랭하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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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197화

임소를 어떻게 처리하나임소가 우문호를 한참 노려보더니 정말 이해가 안 되는지 마지못해 말했다. “어째서 당신은 평남왕이 역심을 품지 않았다고 단언하지? 누구든 평남왕과 안풍친왕을 의심할 수 밖에 없잖아.”우문호가 의자에 앉아 극도로 긴장했다가 풀어지듯 고요한 눈으로 말했다. “너희들은 평남왕 전하 탓으로 돌려 정치를 혼란하게 하려했지만 평남왕 전하에 대해 이해가 부족했어. 평남왕 전하는 정상적이실 때가 적지. 대부분은 아이와 같은 상태셔. 어린 아이가 어떻게 황위를 노릴 수가 있지?”“그럼 안풍친왕은?” 임소도 이점은 아는 듯 했다. 하지만 여전히 이해하지 못하고 말했다. “평남왕이 제일 신경 쓰는 건 안풍친왕 부부야. 맑은 정신일 때 그들을 위해 계획을 세우는 게 불가능 한 일도 아니지. 안풍친왕이 야심이 없다고 하면 북당 사람들은 안 믿을 걸?”우문호가 냉소를 지으며 말했다. “북당 사람들은 다 안 믿지만 난 믿어.”임소가 우문호를 노려보며 말했다. “당신이 믿는다면 너무 유치한 거야. 큰 일 못하지. 조만간 떨어져 죽겠군.”우문호가 의자에 기대서 평소처럼 말했다. “그건 네가 신경 쓸 거 없고, 네 꼴이나 봐, 독고가 어디 있는지 넌 얘기 못하겠지.”임소가 고개를 돌리더니 얼음장 같은 표정으로 말했다. “능력 있으면 어디 한번 찾아 보시든가. 날 잡았다고 내 입에서 뭘 찾아낼 생각 버리고. 경조부의 어떤 가혹한 형벌을 가해도 난 무서운 적이 없어. 마음껏 어디 한번 해봐.”우문호가 임소를 한참 노려보는데 눈빛이 갈수록 날카로워지며 말했다. “네 입에서 무슨 말을 꺼낼 생각 없어. 네 본거지를 소탕한 건 단지 널 잡기 위해서야. 난 그 인간 찾는 게 하나도 급하지 않거든.”임소가 양반다리를 하고 앉아 천천히 눈을 감으며 말했다. “그래? 목적도 달성했는데 딱히 할 말이 없군, 구워 먹든 삶아 먹든 마음대로 해!”“난 널 안 죽일 거야. 널 홍천이에게 주고 처리하게 할 거니까.” 우문호가 일어나 감방 앞에 다리가 쭉 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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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198화

독고가 올까“이미 심문했나요?”“심문 했어, 아무 것도 얘기하려 하지 않더군. 그자 같은 자는 형을 가해도 소용없고 남겨둔다고 해도 그자가 입을 연다는 보장도 없어서 죽이고 싶으면 죽여. 다른 건 고려할 필요 없어.” 소홍천의 마음 속에 분노가 북받쳐 올랐다. 처음의 증오와 달리 다시 그가 미워졌다. 오히려 처음에는 어느 날 그가 체포되거나 혹은 잘못을 알지도 모른다는 기대라도 있었다.하지만 우문호의 얘기를 들어보니 줄곧 그녀 혼자만의 일방적인 연민에 불과했다는 걸 문득 깨달았다.“언제 가서 볼 생각이야? 결정되면 사람 보내서 알려줘. 일곱째한테 준비하라고 할게.” 우문호는 아무것도 권하지 않고 갔다.소홍천은 멍하니 앉아 있었다. 가서 만나야 할지, 만나고 안 만나고 무슨 차이가 있는지 고민했다. 이 남자는 한때 그녀의 마음 속에 긴 시간 자리잡고 있던 사람이다. 그녀가 길고 긴 꿈을 꾸게 만들었으며, 또한 심하게 두 번 차이고 상처투성이가 되게 만들었다.소홍천은 자신이 적군과 아군이 분명히 구분한다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망설이고 번거롭게 굴고 있는 자신이 한심하게 느껴졌다.우문호는 집으로 돌아가 원경릉을 안더니 한동안 놔주지 않았다.파란만장한 며칠 사이 우문호는 사실 엄청 큰 압력을 견디고 있었던 것이다.임소 말이 조금도 틀리지 않았다. 만약 정도를 조금만 벗어나도 태자를 폐하자는 목소리가 사방에서 일어나 수습하기 어려웠을 것이다.하지만 다행히 우문호는 잘 버텼다.원경릉이 우문호의 등을 살살 토닥여주고 꼭 쓸어주었다. 비록 요 며칠간 물어보지 않았고 오늘 긴급작전으로 임소를 체포했다는 것도 전혀 몰랐지만, 한밤중에 깰 때마다 우문호가 눈을 뜨고 휘장 꼭대기를 바라보고 있는 걸 봤다. 차마 아는척하지 못했을 뿐이다.우문호가 천천히 원경릉을 놔주고 피곤한 얼굴에 일말의 미소를 띠며 말했다. “임소가 체포됐어. 첩자 하나를 가려낸 거야. 주명양도 죽일 수 있고.”“그럼 이어서……”우문호가 원경릉을 끌어 앉히더니 여전히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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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199화

놀잇배원경릉은 태평성대에서 자랐으나 북당에 와서 이미 수년간 몇몇 일을 알게 되었고 특히 국가적 단위와 관계되는 것은 고상한 척 나 몰라라 할 수 없었다.‘국가의 흥망은 필부의 책임’이란 말은 입에 발린 구호가 아닌 것이 나라의 평화는 선혈을 흘리고 목숨을 바친 대가이기 때문이다.내일 주명양을 처단한다고 해서 우문호가 말했다. “집안에 며칠 가만히 있었으니 내일 당신을 데리고 가서 바람 쐬려고 하는데 우리 둘이 가자 괜찮지?”“어디 가는데?” 원경릉은 사실 오매불망 경호에 가고 싶었지만 경호에 가려면 만두를 데리고 가야 한다.“어디로 갈지 안 정했어. 그냥 바람 쐬러 나가게. 하룻밤 뿐이지만. 모레는 돌아와야 하거든. 그래서 경호는 못 가.” 우문호도 원경릉의 마음을 알고 있다. 마음속에 늘 경호가 걸리는 게 그곳이 집으로 돌아갈 통로이기 때문이다.사실 그가 모르는 건 경호가 원경릉에게 있어 단지 집으로 돌아가는 길 일뿐 아니라 살아남는 길이기도 하다. 주진의 말이 계속 원경릉의 마음에 남아 있다. 주진이 그렇게 MRI를 찍고 싶어 했던 걸로 봐서 분명 이상한 점을 발견했을 것이다.경호에 가지 못하니 원경릉이 말했다. “어차피 하루뿐인데 우리 경성 근교를 다니는 건 어때, 아니면 농촌으로 가던지, 어때?”“농촌?”“응, 북당의 농촌, 그러고보니 내가 여기 이렇게 오래 있었는데 진짜 농촌을 접해본 적은 없는 것 같아서.” 원경릉은 원래 그냥 되는 대로 한 말이지만 이렇게 말하고 보니 상당히 기대가 됐다.우문호가 웃으며 말했다. “농촌에 가는 게 뭐가 어려워? 경성에도 농촌이 있는데 경성을 떠날 필요 없어.”“그거 잘 됐다. 우리 내일 바로 출발하자.” 여기 모든 걸 떨쳐 버리고 우문호와 둘이 나가다니 기대된다.원경릉의 눈에서 기쁨을 읽고 우문호는 많이 미안해 져서 그녀를 꼭 끌어안고 머리에 입을 맞췄다.5년을 함께 하며 출정했던 시간을 빼고 거의 매일 같이 있어왔다. 우문호는 인생에서 갑자기 원경릉이 사라지면 어떻게 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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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200화

사랑의 속삭임사공과 점원이 노를 젓자 배는 점점 기슭을 떠나고, 우문호는 흥이 올라 가장자리에 엎드려 아래를 보며 말했다. “고기가 있나?”원경릉이 곁에 앉아 역시 칠흑 같은 수면을 보는데 별과 등불이 비치는 거 말고는 수면 아래는 사실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우문호가 호수 표면을 손으로 젓자 낙엽이 말려들어 손끝을 맴돌다가 빠져버렸다. 우문호가 고개를 들고 원경릉에게 미소를 지었다.원경릉은 우문호의 기쁜 눈빛에 설렘을 느끼며 우문호 곁에 엎드리자 우문호가 그 여세를 몰아 안더니 얼른 원경릉의 입술에 키스했다. 미소가 입가에 피어나며 눈은 말할 수 없이 들떴다.좋을 때다.원경릉은 가슴이 조금 시큰했다. 오늘 밤 왠지 모르겠지만 오직 그만 바라보며 곁에 있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우문호의 미소 하나 키스 하나까지 전부 그녀의 마음을 흔들었고 또 시큰하게 만들었다.원경릉은 한동안 우문호를 이렇게 본 적이 없었다.두 사람이 갑판에 누워 고개를 들고 밤하늘의 별을 보는데 마치 꿈처럼 아름답고 집에서 슬쩍 빠져나와 배를 타는 건 계획해 본 적도 없어서 죄책감 같은 쾌감이 느껴졌다.원경릉이 연한 미소를 지으며 우문호에게 기대자, 남자다운 입술이 원경릉의 입술에 포개졌고 원경릉이 밀치며 말했다. “누가 있잖아.”우문호가 고개를 돌려 보는데 사공과 점원은 배를 젓는 데만 신경 쓰고 아예 그들을 보지도 않았다. 호수에서 벌어먹고 사는 사람들은 나름의 규칙이 있는데 어떻게 손님을 몰래 훔쳐볼 수가 있어?하지만 우문호도 더는 키스하지 않고 조용히 원경릉을 안고 고개를 들어 하늘을 봤다. 원 선생은 물론이고 우문호도 이렇게 긴장을 푼 것도 오랜만이다.여전히 걸음걸음 긴장과 압박의 연속이지만 우문호는 전보다 상당히 가뿐했다. 적어도 주도권이 완전히 다른 사람의 손에 있는 건 아니기 때문이다.약속대로 머리를 비우고 고민되는 일은 생각하지 않기로 했다.“원 선생, 벌에 쏘일 뻔했던 그때 기억나?” 머릿속에 몇 년 전 처음으로 같이 있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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