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재가 없다“원래 폐를 깨끗하게 해서 기침을 멎게 하는 약을 지으러 갔는데 한약방 사람이 나한테 그러는 거야. 상엽(桑葉), 연교(連翹), 금은화(金銀花), 판람근(板藍根) 같은 평범한 한약이 물건이 없다고. 자기들도 며칠째 물건을 못 받고 있다는 거야. 약방을 몇 곳이나 다니면서 물어봐도 전부 같은 상황이라 아무래도 좀 이상해. 얼른 돌아가서 태자비에게 알려서 어떻게 된 일인지 조사해 보라고 해.”“저 약들은 늘 쓰이는 건데 어떻게 없을 수가 있죠? 혜민서 의원들에게는 들어본 적이 없는데.”요 부인이 기침을 하는데 얼굴이 빨갛게 되도록 하다가 한참 후, 겨우 진정돼서, “혜민서는 조정에서 운영하는 거라 자기만의 공급책을 가지고 있을 것이지만 틀림없이 구입 가격이 턱없이 올라갔을 거야. 민간에서는 지금 이 약을 구하지 못하니까. 지금 환절기라 전염병이 돌기 쉬운데 이 약들이 없으면 큰일이야.”“좋아요, 바로 가서 원 언니에게 알리겠어요. 사람을 시켜서 조사해 보라고. 어서 앉아서 죽 좀 드세요. 반찬도 2개 했어요.”“내가 먹을 게, 먼저 가봐.”“예, 그럼 전 갈게요.”사식이가 나가는데 훼천이 이미 빗자루를 복도 끝에 세워 뒀다. 사식이가 손을 흔들며 말했다. “잠시 부인을 좀 살펴 드리세요.”“응!” 훼천이 아무렇지도 않게 대답했다.사식이는 훼천과 얘기하는 게 약간 기운 빠진다 싶어서 더는 말을 섞지 않고 집으로 돌아갔다.초왕부로 돌아오니 원경릉이 보이지 않아 만아에게 물어보니 말했다. “네가 가자마자 안왕부에서 사람이 와서 태자비 마마를 청했어. 안 왕비 마마 아이가 갑자기 젖을 심하게 토한다고. 태자비 마마께 와 달라고 하셨어.”사식이가 놀라서 말했다. “그런데 넌 왜 안 따라갔어? 안왕부가 얼마나 위험한데.”“회 왕비 마마께서 마침 오셔서 같이 가셨어, 난 따라올 필요 없다고.” “그나마 다행이네, 회 왕비 마마는 원 언니를 보호할 수 있으니까. 난 먼저 목욕하고 옷 좀 갈아입고 올 게, 방금 요부인 집에서 밥을 했더니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