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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의 왕비의 모든 챕터: 챕터 2201 - 챕터 2210

3137 챕터

제 2201화

아름다운 밤뱃사공 부부가 야식을 만들어 살금살금 오더니 두 사람에게 먹으라고 건넸다.뱃사공 아낙은 대략 서른 살이 넘었고 늘 물에서 생계를 꾸리다 보니 걸을 때도 휘청거리는 게 습관이 들어 몸이 약간 흔들렸다. 대부분은 밤에 호수를 유람하고 낮에는 자기 때문에 피부가 희다.뱃사공 아낙은 솜씨가 좋아서 요리를 몇 개 만들었는데 고기볶음, 생선구이, 죽순 볶음에 민물 고기 죽도 끓였다. 우문호도 식욕이 동했다. 오늘 내내 밥을 먹지 않아서 배가 고파 원경릉을 앉히고 뱃사공 아낙을 칭찬했다.“향이 좋은 게 분명 맛도 좋겠군.”뱃사공 아낙도 습관적으로 손님과 말을 주고받았으나 이 공자는 특히나 잘생겨서 그에게 칭찬을 받으니 순간 부끄러워 얼굴이 붉어져 얼른 손을 젓고 말했다. “조잡한 요리지만 공자와 부인께서 싫어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앉아서 같이 먹을까요?” 원경릉이 불렀다.뱃사공 아낙은 손을 내젓고말했다. “아뇨, 아뇨, 같이 안 먹습니다. 저희는 있어요.”말을 마치고 부끄러워서 물러났다.갑판 위에 풍등이 하나 켜지고 요리는 전부 낮은 탁자에 놓였는데 두 사람이 양반다리를 하고 보료에 앉았다. 호수가 출렁이고 별빛이 물에 비쳐 반짝이는 걸 보니 말할 수 없이 낭만적이다.요리는 꽤나 입에 맞았는데 죽순이 연해서 딱 먹기 좋게 신선하고 부드러웠다.우문호가 원경릉에게 잔뜩 집어주고 원경릉이 볼이 빵빵해지도록 먹는 걸 보니 즐거웠다. 원경릉이 먹으면서 뱃사공 부부와 점원이 유심히 살펴보니 배를 멈추고 저쪽에서 먹고 있다.그들은 가운데 냄비를 하나 걸어 놓고 반쯤 쪼그리고 둘러앉아서 각자 그릇을 하나씩 들고 아주 맛있게 먹고 있다. 뭘 먹는지는 안 보이지만 맛깔나게 먹는다. 뱃사공이 아낙에게 요리를 집어주는 동작이 아주 자연스러운 것이 오랜 시간 같이 있으면서 그녀가 뭘 좋아하고 싫어하는지 암묵적으로 몸에 배어 있는 것이 느껴졌다.세상이 다 고요한 이 느낌에 원경릉은 감동했다.강산이 무슨 소용 있고, 황제를 해서 뭐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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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202화

검 대신 술원경릉은 처음에 둘을 좋게 보지 않았는데 인생은 참 기묘한 것이라 그들이 뒤에 고난을 함께 할 줄 누가 알았을까? 그래서 위왕이 다시 정화를 구할 줄 말이다.“모르겠어, 인연에 달렸지. 그들도 반드시 같이 있어야 하는 건 아니니까.” 결국 정말 같이 있으려면 어떻게 서로를 대할 지 어려운 문제다.“헤어진다면 너무 안타깝다.” 우문호가 말했다.원경릉은 여인으로 어떤 잘못은 용서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모든 걸 반드시 되돌릴 수 있는 건 아니다. 정화는 겉으로는 유약해 보이지만 사실 자기 고집이 강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하지만 이건 두 사람 일로 주변인은 그저 개인적으로 안타깝다는 말 외에는 끼어들어 간섭할 수 없다.원경릉은 얘기하다 보니 졸려서 우문호의 어깨에 기대서 잠이 들었는데 우문호는 원경릉을 가슴에 품고 호수에 뜬 별 무리를 보자 마음이 한 번도 느껴본 적 없이 평안하다.두사람이 나간 뒤 소홍천은 임소를 만나러 경조부에 갔다.원래는 가지 않을 생각이었으나 어쩌면 이번에 보지 않으면 영원히 툭 털어버릴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소홍천은 임소를 죽이고 싶지 않다. 증오하지 않는 게 아니라 이렇게 오래 준비해서 겨우 잡았는데 임소가 죽지 않으면 쓰일 데가 있을 터다. 그래서 소홍천은 임소를 죽이지 않을 생각이었다.소홍천은 태자가 결정권을 자신에게 준 것에 감사했다. 우문호는 변한 적이 없고 그들의 우정은 여전히 중요하게 여김을 받고 있다.우문호의 형제 같고 때론 친구 같은 우정이 있는데 임소가 배신하고 자신을 속였다는 것에 집착할 필요가 뭐가 있어?그래서 소홍천은 술까지 한 병 들고 그와 얘기하며 임소에게 충분히 변명할 기회를 주기로 했다. 어쩌면 그러면서 얼핏 얘기가 새나올 수도 있으니까.심야가 되기 전 제왕은 아직 관아에 있는데 제왕 말고 박원도 있었다.“왔어?” 박원이 소홍천의 손을 보고 조금 실망했다.소홍천은 검대신 술을 가지고 온 것이다!소홍천이 박원에게 말했다. “당신도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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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203화

임소와 독대하는 소홍천박원은 정말 기분이 미묘한 게 그간 함께 지내면서 소홍천이 뭘 생각하는지 거의 짐작할 수 있다고 자부했다. 줄곧 임소에게 뼈 속 깊이 원한이 맺혀 죽여버리고 싶도록 미워한다고 생각했다.그런데 소홍천은 오히려 술을 가져오다니 다시 옛 꿈을 되살리려고 하는 걸까?박원은 바보 같은 자신을 위해 쓴 웃음을 지었다. 제왕이 꼬드겨서 술이 몇 순배나 돌았다.소홍천이 감옥에 들어가자 그녀를 발견한 임소는 그럴 줄 알았다는 표정이다.임소는 철창 앞에 서서 소홍천의 얼굴을 뚫어지게 보고 손에 든 술병을 보더니 비웃으며 말했다. “마지막 만찬인가? 그것도 좋지. 직접 날 저승에 보내주겠다는데, 당신을 배신했으니 이 목숨으로 갚으면 이제 앞으로 서로 빚진 건 없는 거야.”소홍천이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열쇠를 따고 감방 안 짚더미에 앉아 술병을 바닥에 던지더니 말했다. “앉아요, 한잔 하죠.”소홍천은 심지어 임소를 똑바로 보지도 않고 그가 와서 앉기를 기다렸다가 그제서야 고개를 들고 익숙하면서도 낯선 얼굴을 바라봤다.그렇게 한동안 노려봐도 마음에 미동도 일지 않고 심지어 예상했던 미음마저 들지 않는 것이 오히려 오기 전보다 잠잠해졌다.소홍천이 술병을 끌러 임소에게 따라주고 평화롭게 말했다. “안심해요, 태자 전하를 대신해서 심문하러 온 거 아니니까. 당신이 절 처음 떠났던 그날 정말 궁지에 몰려서 어쩔 수 없는 거였나요? 저에게 한번도 사랑을 느낀 적 없었죠?”“지금 그게 여전히 중요한가?” 임소가 냉소를 지으며 여전히 눈을 치켜뜨고 비웃었다.소홍천이 슬픈 눈으로 마치 여전히 원망과 미움의 복잡한 정서가 있다는 듯 말했다. “다른 사람들에겐 중요하지 않겠지만, 저에겐 중요해요.”임소가 소홍천을 한동안 보더니 마치 소홍천의 얼굴에서 그가 원하는 정보를 알아내려는 듯 보인다. 소홍천은 미움을 참고, 원망을 참고, 눈가의 눈물을 꾹 참으며 임소가 바라보게 놔뒀다.그리고 임소 얼굴에서 비웃음이 서서히 가시더니 말했다. “처음 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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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204화

소홍천과 임소의 마지막임소가 가볍게 한숨을 쉬며 말했다. “어쩌면 그럴 지도, 부정하지는 않아.”소홍천이 눈물을 닦으며 살구 같은 눈에 원한이 맺혀서 말했다. “도무지 모르겠어요, 무림맹의 맹주라는 귀한 신분으로 왜 독고에게 의탁해야 했던 거죠?”임소가 작게 말했다. “권세, 권력의 맛이지. 일단 한 번 맛보면 돌아갈 수 없어. 몇 년 전 무림맹에서 많은 사람들이 갑자기 어디론가 몰려간 일이 있어, 그들이 누구한테 귀순했는지 않아?”“누구죠?” 임소가 거의 이를 갈며 말했다. “안풍친왕 휘하의 섬전위였어. 문파의 수많은 중견인들이 전부 그에게 귀순해 버리고 우리 문파는 갈수록 텅 비어 갔지, 그게 오래 지속되면 무림맹은 유명무실해지고 말 거야. 이에 비해 독고는 내게 약속해 줬어. 무랭맹의 맹주는 사실 일고의 가치도 없다고.”“당신을 후작으로 삼았나요?”임소가 오만하게 말했다. “후작의 작위는 단순한 신분일 뿐이잖아, 나한테는 의미 없지. 내가 원한 건 실질적인 지위야. 독고는 내게 삼군을 총괄하는 대원수의 자리를 약속했어.”소홍천이 냉소를 지으며 말했다. “대원수? 선비의 대원수인가요? 지금 독고는 선비에 돌아가지도 못하는데 정말 그가 북당을 점령할 거라고 생각하는 거예요? 독고는 병마조차 없는데 북막에 의지하면 북막이 그에게 뭘 나눠줄 수 있을까요? 당신은 그렇게 순진한 사람이 아닌데 어떻게 이런 것도 자세히 생각해보지 않을 수가 있나요?”“당신은 독고에게 병마가 없다는 걸 어떻게 알아?” 임소가 바로 반박했다가 실언했다는 걸 알고 바로 말을 바꿔 말했다. “병마가 없어도 북당에 깔아 놓은 첩자가 있고 그의 지혜와 총명이 있으니 북막 사람도 그와 천하를 나눠야 할 거야.”소홍천이 임소를 노려보며 말했다. “독고에게 병마가 있어요?”임소가 담담하게 말했다. “그럴 거 같아?”소홍천은 술병을 들고 일어서서 나갔다. 한 마디도 더 섞고 싶지 않았다.임소는 소홍천의 뒷모습을 뚫어지게 바라보며 갑자기 분노가 일더니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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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205화

프로포즈소홍천은 옷을 펄럭이며 나가서 경조부 사람에게 말했다. “왕야와 박대인은 어디서 술을 드시는가?”“관아 후원 정자에 계십니다.”소홍천이 관아 후원으로 가는데 경조부에 올 때는 마음속에 별별 감정들이 가득했는데 지금은 오히려 평온하고 심지어 어떤 게 날아가고 떨어져서 몸이 훨훨 가벼워졌다.관아 후원으로 들어가니 정자 쪽에 사람 소리가 들리고 그림자가 보이는데 성큼성큼 그쪽으로 가자 박원이 막 고개를 들고 소홍천을 봤다. 그녀가 기쁘고 명랑한 표정으로 오는 걸 보고 박원의 마음속에 찌르는 듯한 고통이 느껴졌다. 임소를 만나고 나더니 이렇게 기분이 좋아진 거야?제왕도 보고 바로 박원을 위로하며 말했다. “못 본 척 해. 다시는 상대도 하지 말고.”제왕도 박원을 대신해 화를 내며 소홍천이 보는 눈이 없다며 박원이 좋아해 주는 게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모른다며 임소는 쓰레기라고 했다.그런데 소홍천이 바로 박원 앞으로 오는 기세에 박원이 놀라 얼른 뒤로 한 걸음 물러서서 가만히 소홍천을 바라봤다.소홍천은 마음먹은 건 뒤를 돌아보지 않는 결연한 마음으로 말했다. “박원, 전에 날 아내로 맞겠다는 말, 진짜예요 아니에요?”박원이 이 말을 듣고 눈이 커지고 입이 쩍 벌어지는데 제왕도 마찬가지라. 두 사람이 일제히 소홍천을 보고 자극받았나?“말해요!” 소홍천이 급하면서도 조심스럽고 민감한 눈빛이다. 혹시라도 자신을 배신할 까봐 대답에 마음을 졸이고 있었다.박원이 벌떡 일어나 말했다. “당신이 만약 혼인해 준다면 난 어떤 험한 일이 있어도 당신을 아내로 맞을 겁니다.”소홍천이 뒤로 돌아가면서 말했다. “중매인을 찾아 길일을 잡은 뒤 홍매문에 와서 청혼하세요.”얼굴에 우아한 분위기가 퍼지며 입꼬리에 꽃 같은 미소가 번지기 시작했다.박원이 멍하니 소홍천의 뒷모습을 보며 제왕에게 중얼중얼 말했다. “제가 잘못 들은 거 아니죠? 저한테 그녀를 아내로 맞으라고 했죠?”제왕이 가슴을 치더니 말했다. “얼른 쫓아가 정확하게 물어, 소홍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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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206화

습격원경릉이 돌아보더니 배에는 뱃사공과 아낙이 한쪽 구석으로 가는데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겠지만 말하면서 웃는다.고요하면서도 편안한 밤이다.원경릉이 고개를 돌리자 우문호의 눈에 순식간에 예리함이 번쩍하다가 바로 평정을 회복하는 게 오히려 원경릉의 불안을 가중시켰다.“자기야 오늘 밤 무슨 일 있어?” 우문호가 고개를 숙이고 말했다. “응? 무슨 일?”“오늘 밤…… 그냥 단순히 놀러 나온 거야?” 원경릉은 나올 때 우문호가 갑자기 그런 마음이 들어서 였던 게 생각났다. 원래는 내일 나가려고 했던 것으로 준비한 게 없다.단지 요즘 정국이 지나치게 긴장돼서 원경릉이 신경이 좀 예민하다.우문호가 원경릉의 머리카락을 쓸어주며 말했다. “딱히 준비한 거 없어.”“그럼 됐어!” 원경릉이 그제야 웃었다. 이런 밤 뭔가 의외의 일이 일어나는 게 싫다.우문호는 원경릉을 안고 마음 속으로 조용히 한숨을 쉬었다. 확실히 원 선생과 나가서 바람 쐬고자 한 거지만 그걸 원하지 않는 사람도 있겠지.집을 나설 때 누군가 미행하고 있다는 걸 느꼈다. 물론 나장군도 암암리에 수행하고 있고, 미행을 발견하지 마자 다시 돌아갈까도 싶었지만 원 선생의 들뜬 얼굴을 보고 차마 그럴 수 없었다.지금 우문호는 그들이 오늘 밤 사고 치지 않기만을 바랄 뿐으로 이 밤을, 자신과 원 선생의 약속을 깨지 말기를 바랐다.하지만 보기 좋게 그의 소원은 어그러졌다.놀잇배 몇 척이 순식간에 노를 저어오더니 호수의 고요함을 깨뜨리고 평온한 밤을 산산이 부서뜨리는 살기에 우문호는 얼른 원경릉을 일으키고 다가오는 놀잇배를 주시했다.원경릉은 우문호가 약속하자마자 위험이 닥쳐 놀라서 어쩔 줄 몰라 말했다. “자기가 계획한 거야?”“아니, 상대가 은밀하게 따라왔어.” 우문호가 미안해 하며 원경릉을 선실로 보내더니 말했다. “안에 숨어서 나오지 마. 위험하지 않을 거야. 귀영위가 보호하고 있으니까.”원경릉은 자신의 무공이 형편없어서 우문호 곁에 있으면 발목만 잡을 뿐이란 걸 알고 돌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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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207화

불화살화살이 날아들어 불바다를 이루니 우문호가 불화살이 배 선체에 떨어지는 걸 막을 수 없어 불길은 빠르게 타 들어갔다.아낙이 당황하며 소리치는데 말했다. “내 배, 아이고 내 배!”아낙이 달려나가려고 하자 원경릉이 얼른 잡더니 급하게 말했다. “나가면 안 돼요, 위험해요!”아낙은 원경릉에게 잡혀 두 눈 멀쩡히 뜨고 화살이 자신의 생명줄 같은 배에 떨어지는 걸 보며 가슴이 미어지는데 분노로 원경릉을 밀치고 넘어뜨린 뒤 욕하며 말했다. “전부 너 때문이야, 이 악마들, 어서 가, 가버리라고. 그럼 저 사람들이 우리를 놔줄 거야.”아낙은 손아귀 힘이 강해서 원경릉의 얼굴과 머리에 따귀를 때리자 원경릉은 피하지도 못하고 밀 수밖에 없었다.아낙이 바닥에 쓰러져서 대성통곡했다.뱃사공은 자신의 아내가 원경릉에게 떠밀려 바닥에 쓰러진 걸 보고 분노가 치밀어 노를 들고 와 때리는데 선실이 좁고 노는 큰 지라 원경릉은 피할 데가 없어 뱃사공이 머리를 때리는 대로 맞고 하늘이 뱅뱅 돌고 눈앞이 깜깜해졌다.뱃사공이 분노해서 원경릉을 때리고 다시 때리려고 노를 들어 올리는데 원경릉은 우문호가 자기때문에 정신을 뺏길까 봐 뱃사공에게 미안한 건 생각할 겨를도 없이 한 손으로 노를 잡고 힘껏 끌어당겼다. 원경릉은 내공이 없었지만 위급한 상황에 발휘되는 힘이 적지 않아서 바로 뱃사공은 바닥에 쓰러졌다.아낙이 똑바로 일어났다가 남편이 넘어진 걸 보고 화살에 맞은 줄 알고 소리치며 달려갔다.원경릉이 고개를 돌리자 불화살이 날아드는 게 보이고 놀라서 엎드리며 뱃사공 아낙을 바닥에 밀쳐 그 화살을 피하게 했다.하지만 아낙은 고개를 돌려 원경릉을 발로 차더니 죽을힘을 다해 뱃사공 곁으로 갔다. 휘청휘청 일어섰는데 원경릉이 보니 아직도 화살이 빗발치고 있는지라 간이 콩알만 해져서 소리쳐 부르는데 화살 한 대가 날아와서 아낙의 팔에 꽉 꽂혔다. 아낙은 바닥에 쓰러지고 뱃사공은 미친 듯이 울부짖는데 노를 들고 날아오는 화살을 막고 아내를 일으키려 했다.원경릉이 이미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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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208화

자객은 누구인가우문호는 뱃사공을 무섭게 노려봤으나 뱃사공은 온통 아내한테 정신이 팔려서 우문호가 노려보든 말든 신경 쓰일 리가 있나?비록 위급한 상황이었으나 두 사람이 서로 아끼고 보호하는 모습이 한결같다.원경릉이 약상자를 가지고 기어가자 뱃사공이 아내를 보호하며 우문호에게 적의를 드러내는데 우문호가 뱃사공을 밀치며 말했다. “야, 이놈아, 아내 상처를 치료해주려는 거야!”뱃사공은 우문호의 살벌함을 알고, 우문호의 몸에서 위엄이 뿜어져 나와 자신을 짓누르자 망설이더니 천천히 비켜 원경릉이 하는 걸 지켜봤다.원경릉은 아낙에게 마취주사를 놓아 고통을 멈췄다.우문호가 입구를 지키며 마음속으로 열불이 치밀었다. 이번 암살 기도는 우문호가 집을 나오며 미행을 발견했을 때 벌써 준비를 시작해 원 선생과 뱃사공은 선실 안에 있으면 아무 위험이 없었을 텐데, 선실에서 위험이 발생해 원 선생은 자객의 손이 아니라 하마터면 뱃사공의 노에 맞아 죽을 뻔했다.밖에 전황은 갈수록 분명해 지면서 나장군이 상황을 완전히 통제하고 암살기도는 종식되었다.호수에 그들이 고용했던 놀잇배와 상대의 배를 제외하고 기본적으로 다 가버렸고 호수에 떠다니는 잡다한 집기는 그들이 도망칠 때 배의 무게를 가볍게 하기 위해 던지고 도망간 것이다.“나리!” 나 장군이 검은 옷을 입은 사람 하나를 가리켰는데 그자는 팔과 가슴에 검을 맞고 나 장군에게 목을 잡힌 채로 꿇어 앉았다.“이번 시도를 계획한 자로 다른 자객들은 다 이자의 말을 들었습니다.”우문호가 바람을 맞으며 우뚝 서 있고 나장군이 꿇려 놓은 검은 옷을 입은 자를 내려다보며 천천히 검으로 얼굴을 가린 복면을 벗기자, 이자의 얼굴이 드러났는데 우문호는 안색이 확 변했다.“적중양(狄中良)?”적중양은 적위명의 서자로 적귀비의 이복동생이다. 그는 적씨 집안이 그런 풍파를 만났을 때 가장 가볍게 연루된 자로, 무공밖에 모르고 다른 일은 전혀 관여하지 않아 적씨 집안이 무너질 때 앞장선 자는 죽였으나 남은 자는 엄하게 꾸짖은 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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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209화

안왕부로 간 우문호밤중까지 정신없이 바빠서 휴가는 자연스럽게 없어지고 사건을 처리하고 초왕부로 돌아오니 이미 날이 밝았다.우문호는 속으로 너무 미안해서 원경릉에게 말했다. “나갈 때 대략 생각이 있었는데 요행을 바라는 마음이 있었나 봐. 그들이 덤비지 않으면 우리가 정말 이틀간 놀 수 있다고 생각했거든 결과적으로 이렇게 돼서 미안해.”원경릉이 우문호를 보고 창백한 얼굴로 억지로 웃으며 말했다. “바보, 뭐가 미안해? 한밤중의 고요함과 편안함이 살해 기도록 바뀐 거니 본전치기지 뭐.”우문호가 큰 손으로 원경릉의 얼굴을 쓰다듬으며 말했다. “놀랐지? 안색 좀 봐, 뱃사공이 널 때린데 아직 아프지?”“괜찮아, 안 놀랐어. 처음도 아니고 안 무서워.” 원경릉이 우문호의 손을 꼭 잡았다. 사실 아직도 심장이 벌렁거리는 건 그래도 괜찮은데 걱정되는 건 두 번 세 번 연거푸 암살시도를 당하니 막 북당에 왔을 때의 위험이 떠올랐다.우문호는 원경릉이 뭘 생각하는지 알고 다독거리며 말했다. “이런 날은 금방 끝날 거야. 걱정하지 마.”“응!” 원경릉이 최선을 다해 웃음을 지어 보였다. 사실 머리가 너무 아프고 뱃사공과 아낙의 손이 엄청 매워서 통증이 귀까지 이어져 윙윙 울렸다.“방에 가서 좀 쉬어.” “자기야!” 원경릉이 우문호의 옷자락을 잡고 말했다. “적중양은 적씨 집안사람인데 그자가 말한 사왕야는 안왕인데. 정말 안왕일까?”“꼭 안왕이라고 할 수 없지만 모든 건 다시 조사를 해야지.” 우문호는 생각이 있었지만 이런 일은 원경릉이 너무 많이 알지 않는 게 좋다고 결정했다. 사실 넷째가 전에 아내를 보호하던 방법이 맞다. 바깥 일은 본인이 어떻게든 짊어지면 되므로 집안의 여인에게 알려서 같이 걱정하게 만들어서는 안된다.더욱이 오늘밤 원 선생은 얼굴이 완전 창백해져서 영혼이 가출할 만큼 놀랐다. 우문호는 그동안 원경릉이 계속 자신을 걱정하느라 무서운 일을 겪고 편한 날이 없었다는 생각에, 지금 모든 걸 장악하고 있지는 않지만 충분한 힘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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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210화

안왕을 보러 간 우문호안왕이 나가서 문 앞에 도착하자 안색이 무거워졌다.본관에서 우문호를 보자 약간 망설이다가 안으로 들어가 담담한 표정으로 말했다. “이렇게 일찍?”우문호는 안왕의 표정이 피곤하고 정신이 살짝 없는듯 한 모습이라 말했다. “어젯밤 밤이슬 맞으러 갔다 왔어? 이 시간까지 안 일어나고.”안왕이 의자에 앉아 우문호를 노려보며 웃더니 말했다. “넌 애가 다섯인데 밤에 잠이 오냐?”우문호도 안왕을 노려보며 말했다. “왜 못 자?”“애들이 한밤중에 깨서 울고불고 난리 안쳐?”우문호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거의 그런 적 없는데.”안왕이 한숨을 쉬고 억울하다는 듯하지만 목소리에 사랑이 뚝뚝 떨어지며 말했다. “우리 딸은 왜 그렇게 울어대지? 밤새 몇 번을 우는지, 배고프다고 울고 쉬했다고 울고 거의 잠을 잘 수가 없어. 다섯째야, 무슨 비법 같은 거 없어? 하룻밤만이라도 편안히 잠 좀 잤으면 소원이 없겠다.”안왕은 한동안 이렇게 친근한 말투로 우문호에게 말한 적이 없고 이렇게 좋아서 어쩔 줄 모르는 표정을 보이다니 우문호를 보고 미소가 굳어지며 처량함이 흘러나왔다.안왕의 이 눈빛은 마치 해질녘 길거리에서 배고파 뻗어 있는 늙은 개 같아서 안왕이 애써 감추려고 해도 우문호는 한눈에 알아채고 마는 것이다.“애들이 울고불고 해도 결국 클 텐데 뭐.”우문호는 손에 찻잔을 쥐고 이 말을 마치더니 잔을 내려놓고 말했다. “넷째 형, 우리 사이에는 돌려서 말할 필요 없으니까, 어젯밤에 내가 습격을 당했는데 자객 중 한 명을 잡았어. 적중양이라고, 그 이름 낯설지 않을 거야.”안왕의 눈빛과 기분이 무거워졌지만 미소를 지으며 웃음의 의미를 알 수 없도록 말했다. “당연히 안 낯설지. 그래서 그자가 내가 지시했다고 해?”“아니 지시했다고는 안 했어, 하지만 한 마디, 언젠가 사왕야가 날 없애 버릴 거라고 했지.” 안왕이 소리 내 웃었으나 눈에는 분노를 감추었는데 그 분노는 결국 매서운 웃음으로 바뀌고, “믿어?”“어떨 거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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