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남왕부와 임소이 말을 듣고 이번에는 우문호가 어리둥절해졌다.평남왕이 임소를 모른다고? 그런데 그가 분명 서신을 보내와서 태상황에게 임소가 자신의 집에 출입하니 사람을 보내 쫓아갔다고 했는데, 어떻게 임소가 누군지 모르겠다고 하는 거지?우문호가 평남왕을 보니 정말 모르겠다는 모습으로 안색도 눈빛도 멍하다.원경릉이, “왕야, 최근 일이 잘 기억나지 않으십니까? 그럼 오래된 예전 일은 아직 기억하시는지요?”“기억하지.” 평남왕이 미소를 지으며 얼굴에 아취가 다시 돌아왔다. “아주 오래 전의 일도 다 기억하지.”원경릉이 속으로 노인성 치매가 아닐까 생각했다.“그럼 태상황 폐하와 서신을 왕래하신 가장 최근이 언제입니까?” 우문호가 물었다.“내가 편지를 쓴 건 내가 경성으로 가겠다고 쓴 이번이야.”바꿔 말해 역시 최근 발생한 일이지만 임소의 일로 서신이 온 것도 최근 일로 전후 시간을 해도 고작 보름 차이에 불과한데? 어떻게 이건 기억하고 저건 기억을 못 하지? 단지 이번에 온 건 아바마마의 병환 때문이 아니라 성지를 보내 경성으로 와서 만나자고 해서인가?원경릉이 평남왕을 한참 보더니, “그럼 저희 부부가 들어왔을 때 뭘 여쭤보셨는지 기억하십니까?”평남왕이 원경릉을 흘끔 보고, “그야 물론 기억하지, 태상황이 몇 년 전에 큰 병을 앓았냐고.”셋이 안에서 잠시 얘기를 나눴다. 평남왕은 확실히 임소를 몰랐고 두 사람은 이점이 이상했다. 방을 나와서 우문호가 평남왕 세자를 찾아갔다.세자는 약을 먹은 뒤 누워 있는데 우문호가 오는 것을 보고 얼른 앉았다. 하지만 아직 배가 많이 불편한지 가슴에 이불을 안고 배를 누르고 있었다.우문호는 세자의 창백한 모습에, “세자 황숙, 약을 드셔도 차도가 없으십니까?”세자가 억지로 웃으며, “좀 좋아졌어, 하지만 여전히 괴롭네.”“그럼 저도 쉬시는 걸 방해하지 않고 몇 마디만 여쭙겠습니다. 큰할아버지께서 최근 기억력이 그다지 좋지 않으셨나요?” 세자가 똑바로 앉아 고개를 끄덕이며, “사실 아바마마 기억력은 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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