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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명의 왕비: Chapter 2161 - Chapter 21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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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161화

도발하는 탕 부인기 상궁이 이미 야식을 준비해 두었다가 서일에게 일 인분을 따로 덜어 주었다.우문호는 굶는 게 습관이 돼 있는 데다 식욕도 딱히 없어 대충 몇 입만 먹고 원경릉과 같이 앉아 얘기를 나눴다. 탕 대인이 실종되기 전에 했던 추측을 우문호에게 하자 둘이 서로 짠 적도 없는데 생각이 정확히 들어맞는 게 소름이 쫙 끼쳤다.“보아하니 정말 독고가 죽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어. 얼른 정정에게 서신을 써서 전력을 기울여 대비하라고 해야겠어.”우문호가 서재로 가서 바로 대주 진정정에게 편지를 쓰며 날밤을 보냈다.우문호가 편지를 보내고 나자 자시(밤11시~1시) 끝 무렵으로 원경릉을 안고 잠시 눈을 붙였다가 날도 밝기 전에 나갔다. 원경릉은 조복이 보이지 않는 게 오늘 조정 회의 날인 것이 생각났다. 우문호는 정무 회의에 빠져서는 안 된다.원경릉이 단장을 마치고 다바오를 데리고 나가 탕 대인의 행방을 살펴보기로 했다.탕 대인의 소식을 찾아내기 전까지는 탕 부인 쪽은 건드리지 않는 대신 엄밀하게 감시했는데 탕 부인 본인도 스스로 알아서 매일 집 복도에 앉아 밖을 내다보며 웃는 듯 마는 듯하고 있었다.사식이는 다른 사람이 감시하는 게 마음이 놓이지 않아서 가끔 와서 쓱 보는데 가면이 벗겨진 적은 없어도 다들 마음속으로 짚이는 구석이 있었다.이날 오후 사식이는 복도에서 살구씨를 까는 탕 부인을 봤는데 하나하씩 깐 다음, 옆에 계집종에게 건네주었다.“볶아 두렴, 나리께서 돌아오시면 물 끓여 드리게.”계집종이 받아서 예를 취하고 들어갔다.사식이가 이 말을 듣고 참지 못하고 차가운 말투로 물었다. “남편이 며칠씩 돌아오지 않는데 걱정되지 않으세요?”탕 부인이 웃으며 말했다. “늘 출장 가서 일하는걸요. 한번 가면 며칠씩인데 제가 왜 걱정해야 하죠? 태자 전하를 위해 일하며 태자 전하의 칭찬을 듣는 자의 부인으로서 기뻐해야 하는 것이 마땅하죠.”“참 독한 아내네.” 사식이가 콧방귀를 뀌며 문 앞에 주저앉았다.탕 부인 물었다. “사식 아가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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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162화

관건은 요 부인사식이가 싸늘하게 탕 부인의 뒷모습을 노려보는데 진짜 한대 패서 당장 탕 대인의 행방을 대라고 하고 싶었다.하지만 원언니의 신신당부 때문에 두 눈 멀쩡하게 뜨고 탕 부인이 돌아가는 걸 지켜보기만 해야 했다.사식이는 앉아서 금방 한 얘기를 곱씹어 봤다. 탕 부인한테는 요 부인을 믿는다고 떵떵거렸지만, 마음속으로 여전히 투덜거릴 때가 있는 게 요 부인은 원래 원 언니와 적이 아닌가. 지금 곁에 있는 사람 중에 누가 첩자인지 알 수 없으니 역시 조심하는 편이 낫다.사식이는 사람들에게 탕 부인을 감시하게 하고 회왕부로 미색을 찾아갔다. 원 언니는 요 부인에 대한 믿음이 강해서 탕 부인의 말을 분명 믿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원 언니에게는 얘기하지 않기로 했다.하지만 미색은 늑대파 사람으로 사람의 속셈을 들여다보는데 일가견이 있어서 어쩌면 가짜를 알아낼 수 있을지도 몰랐다.미색은 희왕부에서 쑥을 배에 대고 자궁을 따뜻하게 하다가 사식이의 말을 듣고 미간을 찌푸렸다.“요 부인이 의심스러운지는 일단 둘째치고 탕 부인은 요 부인을 주시한 게 분명해.”“왜 그렇게 얘기하죠?” 사식이는 생각이 단순해서 미색이 이렇게 행간의 의미를 파악할 줄 몰랐다.“탕 부인이 아무 이유 없이 요 부인을 왜 언급했을까? 요 부인은 진작에 기왕부에서 나와서 요 부인과 이해관계가 걸리는 일이 하나도 없는데, 탕 부인은 굳이 상관없는 요 부인을 들먹이는 걸 보면 무슨 꿍꿍이가 있는 거야.”“자세한 내용을 알고 싶어요!” 사식이가 서둘러 앉았다.미색이 쑥을 가지러 가서 스스로 천천히 배를 쓰다듬으며 말을 이어갔다. “아마 탕 부인에게는 2가지 목적이 있을 거야. 요 부인과 태자비를 반목하게 해서 요 부인을 혼자로 만드는 거지, 아니면 요 부인을 끌어들여 자신과 말다툼하게 한 뒤 요 부인에게 손을 쓰는 거야. 하지만 요 부인을 죽일 리는 없어. 왜냐면 요 부인을 죽여도 자신에게 이득이 전혀 없으니까, 아마 요 부인을 잡아가서 방패를 하나 더 늘리겠지. 이 방법이 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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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163화

사식이와 요부인의 말싸움사식이가 바로 초왕부로 돌아와 요 부인을 찾아갔다. 원 언니가 이 일을 알면 안되는 게 원 언니는 승낙하지 않을 게 틀림없기 때문이다. 요 부인은 무공을 모르기 때문에 원 언니는 요 부인이 모험하게 내버려 두지 않을 것이다.사식이가 탕 부인의 말을 요 부인에게 알리자, 요 부인이 깊이 생각하더니 탕 부인의 뜻을 알고 사식이의 생각도 알아챘다.“나보고 일부러 탕 부인에게 잡혀가라는 거지?” “요 부인이 원하시면요, 요 부인이 원하시면 회왕비 마마께서 최선을 다해 보호하실 거예요.”요 부인은 좀 난감했다. 이번 일은 위험하다는 걸 안다. 목숨이 아까워서가 아니라, 구하고자 하는 사람이 누구인지 재 보게 되는데 자신과 탕양 사이 관계가 깊지 않기 때문이었다.사식이가 요 부인의 안색을 살피고 독려했다.“걱정하실 거 없어요. 회왕비 마마께서 요 부인이 움직이지 않으면 그것으로 됐다고, 하지만 일단 움직임이 있으면 반드시 따라갈 거라고 했습니다. 아마 그들의 본진을 공격할 수 있을지도 몰라요.”마지막 말에 요 부인은 약간 마음이 움직였다.지금 여기서 꼼짝도 못 하고 대치하고 있어봤자 상대에 대해 아는 것도 적으므로 대국적인 측면에서 봤을 때는 요 부인이 가는 게 맞다. 요 부인이 곰곰이 생각해 보더니 이게 어쩌면 돌파구가 될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다.하지만 이건 자신의 목숨을 걸고 하는 도박으로 사람은 누구나 이기적이고 특히 목숨이 걸린 일이라면 당연히 더 그랬다.“태자비 마마께서 널 보내신 거야?”사식이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말했다. “아뇨, 탕 부인과 미색이 한 말을 태자비 마마께 전하지 못하겠어요. 분명히 요 부인께서 위험을 감수하는 걸 허락하지 않으실 테니까요.”요 부인이 담담하게 말했다. “태자비 마마께 얘기해 보지도 않고 어떻게 허락하지 않을 거라는 걸 알아? 탕양은 태자비 마마께 중요한 사람이야, 왜냐면 탕양이 다섯째를 도울 수 있기 때문이지.”사식이가 놀라며 물었다.“태자 전하를 도울 수 있다고 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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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164화

눈치없는 사식이하지만 사식이는 직접 원경릉을 데리러 가지 않고 사람을 보냈는데, 본인이 가면 원 언니에게 슬쩍 귀띔한다고 오해하지 않게 하기 위해서였다.다바오가 종일 나가 있는데도 아무런 단서가 없어서 땅거미가 질 무렵 원경릉은 다바오 밥을 남겨주고 더 먼 곳으로 가보려고 했다. 그런데 요 부인이 오라는 말을 듣고 요 부인에게로 향했다.요 부인 거처에 가니 사식이도 보이는데 두 사람의 눈빛이 꽤 굳어 있었다. “무슨 일 있었어요?”사식이가 원경릉을 자리에 앉히고 탕 부인의 말을 들려주었다. 원경릉은 다 듣기도 전에 성을 내며 꾸짖었다.“어이가 없네! 도발해서 이간질하겠다고? 탕 부인 말은 믿을 거 없어!”사식이가 말했다.“우리 다 안 믿어요. 하지만 회 왕비 마마께서 계책이 하나 있는데 어쩌면 탕 대인을 구할 수도 있다고.”계책이 있다는 말에 원경릉이 얼른 물었다.“무슨 계책? 빨리 얘기해 봐.”사식이가 머리는 나쁘지만 기억력은 또 좋아서 미색의 말을 한 자도 빠뜨리지 않고 전했다.원경릉이 얼굴이 새까매지더니 역시 말이 다 끝나기도 전에 고개를 흔들며 준엄한 목소리로 말했다. “안돼, 그건 완전 손해야. 그리고 목숨으로 목숨을 바꾸자는 거잖아, 이런 계책을 쓴다면 두 사람 다 탕 부인 손아귀에서 고통받을 거고, 요 부인은 무공도 할 줄 모르는데 탕 부인이 고문하고 협박하면 그 고통을 견딜 수 있을 것 같아? 고통이 심해서 그 인간이 하자는 대로 할 거야. 갖다 바치는 게 아니고 뭐야? 안돼, 절대 안 돼!”“하지만 회 왕비 마마 말씀이 탕 부인이 요 부인을 납치해 가면 뒤를 쫓아갈 수 있고 만약 그들이 정말 요 부인께 불리한 행동을 하면 적어도 바로 요 부인을 구해낼 거라고 했어요.”원경릉이 기가 막혀서 웃음이 실실 나왔다. “사식아, 적의 주의를 끌지 않으면 미행은 멀리서 할 수밖에 없지? 살인은 눈 깜짝할 사이에 일어나는 일이야. 어떻게 구할 건데? 날아가도 시체밖에 못 건져. 이 일은 할 수 없어. 당장 접어.”원경릉이 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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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165화

요 부인 그리워하다요 부인이 처음 왔을 때, 가져온 옷과 물건을 다 정리해서 돌아갈 짐을 싸는 걸 사식이가 보더니 물었다. “잠깐 다녀오려고 하는 거 아니었어요? 왜 물건을 싹 다 정리하죠?”요부인이 작은 소리로 말했다. “내가 무탈하면 돌아와서 살겠지만, 돌아오지 못하면 거기가 내가 임종을 맞게 될 곳이 아니겠어요?”사식이가 서둘러 바닥에 침을 ‘퉤퉤퉤’ 뱉었다. “무슨 소리 하는 거예요? 어떻게 돌아오지 못한다고 생각할 수 있어요? 회 왕비 마마께서 반드시 요 부인의 안전을 지키겠다고 약속하셨다고요.”요 부인이 웃으며 말했다.“믿지, 그래서 무사히 돌아온다면 그 집에 가서 살려고, 난 그래도 그 집이 제일 좋은 거 같아.”사식이가 요 부인을 데리고 요 부인 집에 잠깐 들렀다 가려는데 서일이 마침 없는 바람에 직접 마차를 끌고 초왕부를 떠났다.요 부인 집까지 대략 반 시진 좀 넘게 걸리는 거리였다. 도착하자마자 요 부인은 양쪽 문이 다 잠겨 있다는 걸 확인할 수 있었다.문이 잠긴 것을 보고 요 부인이 잠시 당황했지만, 훼천이 잠깐 떠난다는 말이 기억났고, 떠나서 뭘 하려고 했는지는 몰랐다.요 부인은 속으로 약간 낙심하면서 천천히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복도는 이미 먼지가 잔뜩 쌓여 있었고 전에 시중을 들던 계집종은 내보내서 안은 텅 비어 있었다.훼천이 정말 한동안 돌아오지 않은 것이 틀림없는 게 그가 있었으면 이렇게 먼지 구덩이로 두지 않았을 것이다.물건을 거실로 가져와서 잘 보관해 두고 앉아서 고개를 들어 지붕에 밝은 기와가 몇 개가 더해진 것을 보았다. 아마도 훼천이가 새것으로 간 모양이었다.“요 부인, 왜 그러세요?” 사식이는 요 부인이 돌아온 뒤로 안색이 이상한 것을 느꼈다. 뭔가 슬픔에 가득 찬 듯한 슬픔이랄까, 아니면 일종의 쓸쓸한 감각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요 부인이 물었다.“넌 이 집 어떻게 생각해?”사식이가 주변을 둘러보더니 대답했다. “괜찮은데요, 크지는 않지만 정교하고 세밀한 것이 제가 사는 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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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166화

이간계요 부인이 승낙한 뒤 사식이는 먼저 회왕부에 가서 회 왕비의 확답을 받아야 했다.원 언니가 반대하니 회 왕비가 지금 약간 주저하고 있기 때문이었다.미색이 말했다. “태자비 마마께서 반대하는 건 정상이야. 마마는 포석을 짜는데 능하지 않고 목숨으로 모험하는 걸 찬성하실 리가 없어. 이 일을 만약 태자 전하께서 아신다면 태자 전하는 아마 찬성하실 거야, 하지만…… 말하기 거북한 게 분명 위험한 수단이기 때문에 태자 전하의 신분상 이 일을 하기 힘들어할 거야. 정말 무슨 일이 생기면 두 군주 마마를 무슨 낯으로 보겠어.”“그럼, 마마는 만에 하나도 확실히 보장할 수 있나요?” 사식이도 당황스럽기는 마찬가지였다.“사식아, 솔직히 그저 하나의 기회일 수 있다고 밖에 말하지 못하겠어. 절대 안전하다고 할 수 없지. 하지만 만약 이 끈을 더듬어 가면 적어도 일부 첩자들은 끌어낼 수 있고 탕 대인을 구할 기회가 상당히 커. 내가 이렇게 하는 데 찬성하는 건 요 부인의 목숨이 안중에 없어서가 아니야. 우리 쪽은 지금 고비를 맞았고 태자 부부라는 신분이 있어서 거리낄 게 많아. 그러니 이 일은 오직 우리끼리 해야 해. 사식아, 마음에 부담 갖지 마. 실패하면 나 혼자 책임질게. 너랑은 상관없어.”사식이는 자기한테 아무 대안이 없다는 걸 알고 회 왕비의 말을 들을 수밖에 없었다.“그럼, 좋아요,! 우리 단단히 준비해요.”“난 잠시 다녀올 테니까 일단 준비는 비밀로 하고 최정예 고수들만 출동시킬게.”“최정예 고수요? 누구?”미색이 사식이에게 말해주었다.“이리 나리!”“이리 나리요? 그분이 하실까요?”“반드시 하실걸. 아니면 내가 죽도록 귀찮게 할 거니까. 소식 기다리고 있어.” 미색은 말을 마치고 지체 없이 바로 준비하러 갔다.미색은 원래 큰일을 하던 사람이라 이런 중차대한 시점에서 머뭇거리고 있으면 안 된다는 걸 잘 알았다. 평소 이리 나리에게 좀처럼 부탁하는 일이 없었지만, 태자비를 봐서라도 도와줄 게 확실했다.이리 저택에 도착해 이리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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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167화

탕양을 죽이고 싶지 않거든하지만 그것도 잠시 갑자기 뭔가를 깨닫고 벌떡 일어나 외쳤다. “소월(小越)아!”계집종이 부랴부랴 달려와서 답했다. “부인!”“얼른!” 탕 부인 얼굴이 새하얗게 질리며 말했다. “분부해라, 요 부인을 다시 데려오라고! 가서는 안 돼. 이건 함정이야!”“함정이요? 어떻게 그럴 수가?” 계집종이 얼떨떨해했다.탕 부인이 날카로운 목소리로 말했다. “얼른 가봐, 요 부인이 이렇게 경솔한 사람이 아니야. 우리가 속은 거야.”탕 부인이 얘기하는 순간, 손으로 눈에서 한층 얇은 막을 떼어냈는데 자세히 보지 않으면 그냥 눈을 문지르는 것으로 알 것이다. 탕 부인은 뒤를 돌아 칼을 쥐고 담을 넘는데 느닷없이 사식이가 공중제비를 돌며 내려와 가는 길을 막고 냉랭하게 웃었다. “부인 어디를 가십니까? 초왕부 사람들이 전부 부인을 주목하고 있는 걸 모르시는 건 아니죠? 못 나가십니다.”탕 부인이 사식이를 노려보고 냉랭하게 웃으며 말했다. “너희들이 똑똑한 줄 알지? 너희들이 요 부인을 죽이게 될 거야.”“요 부인께서 원하시던 일이야!” 사식이가 탕 부인의 눈을 노려보며 쯧쯧 비아냥거렸다.“정말 예쁜 눈이네요. 눈알을 파내서 가지고 놀고 싶네.”탕 부인이 얼음장 같은 목소리로 말했다. “언제가 그럴지도, 확실한 건 지금은 아니야. 너희들이 어설픈 재주를 부렸다가 요 부인을 죽이고 탕양도 죽게 될 거야. 미행하는 게 발각되면 반드시 탕양을 죽여버릴 테니까.”“괜찮아요, 어차피 당신들 수중에 떨어져서 탕 대인도 힘든 순간을 버티고 있을 테니 죽느니만 못할지도요.” 사식이가 담담하게 말했다.탕 부인이 극도로 화를 내며 외쳤다.“진짜야! 누군가가 미행하면 그자들은 반드시 탕양을 죽일 거야. 너희들이 탕양을 죽이려는 짓이라고, 어서 가서 막아.”“탕 대인을 생각하는 척하지 마요. 토할 거 같으니까. 만약 정말 탕 대인의 안위에 신경을 썼다면 탕 대인 곁에 잠복해서 탕 대인을 이용해 마르고 닳도록 줄줄이 독고에게 정보를 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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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168화

탕양과 요부인의 목숨사식이가 좀처럼 움직이려 하지 않고 말했다. “탕양이 죽는 게 당신 바라던 바 아닌가요? 당신이 탕양을 납치했으면서 언제부터 탕양 생사에 관심을 가졌다고.”사식이는 사람을 시켜 시녀를 잡아가고 직접 탕 부인을 감시했다.탕 부인은 마음이 급해서 번갯불에 튀는 콩처럼 사식이에게 막말을 쏟아붓는데 사식이가 전혀 거들떠 보지도 않자, 결국 못 참고 칼을 뽑아 들었다. 7~8명의 귀영위가 하늘에서 내려와서 탕 부인을 둘러싸고 몰아붙이자 하는 수 없이 뒤로 물러섰다.탕양의 집이 이렇게 싸움터로 바뀌자 자연히 원경릉의 눈에 띌 수밖에 없었다.원경릉은 소식을 듣자마자 직접 이곳으로 행차했다.나 장군이 뜻밖에도 그 자리에 있기에 화를 버럭버럭 내며 말했다. “태자 전하의 뜻입니까?”나 장군이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말했다. “태자 전하는 모르십니다. 그들이 준비를 끝낸 뒤 사식 아가씨가 저에게 알린 겁니다. 제가 직접 와서 지키는 건 다른 누군가가 와서 구하는 것을 막고자 함입니다.”사식이가 사고를 쳤다는 걸 알고 얼른 원경릉을 잡더니 말했다. “원 언니, 화내지 마요. 태자 전하는 모르세요. 저랑 미색이 같이 한 일이고 요부인도 자원해서 하신 거고요.”탕 부인이 문 앞에 서서 말했다. “태자비 마마, 저들이 이렇게 하면 탕양을 죽일 게 틀림없어요. 탕양이 죽는 걸 바라지 않는다면 얼른 저들의 행동을 멈추게 하세요.”이 말을 듣고 원경릉은 초조한 빛을 감추고 뚫어지게 탕 부인을 보며 천천히 다가갔다.“당신이 정말 탕양을 걱정한다면 그를 협박하지 말았어야지. 탕양에게 무슨 예상치 못한 일이 생기면 탕양을 죽인 건 당신이야.”탕 부인이 굳은 말투로 말했다. “입장이 달라서 이번 행동은 어쩔 수 없었어요.”“당신 탕양이 돌아와서 짐을 꾸릴 때 손을 썼지. 그때 탕양도 당신이 첩자인 걸 알아서 당신을 죽일 수도 있었지만 그러지 않았는데 어쩔 수 없는 행동이 어쩌고 어째? 그런 가식은 떨지도 마. 살인하려는 생각 앞에서 연민 따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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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169화

쌍둥이와 훼천원경릉이 안약을 꺼내 아이들 눈에 넣어줬다.쌍둥이는 아직 잠들지 않아 장의자 보료에 반쯤 기대서 가만히 원경릉을 바라보는데 두 아이의 토끼 같은 눈을 보니 원경릉은 가슴이 아팠다.호랑이 두 마리도 원경릉 발아래 엎드려 있고 작은 머리를 원경릉의 발에 비비는 게 위로하려는 것 같았다.호랑이가 새끼 때, 보내올 때도 이 정도였는데 지금도 별로 크지 않은 것이 이상했다. ‘몇 달이나 지났고 먹는 양도 적지 않은데 어째서 안 크지?’특히 엎드려 있을 때는 고양이 같은 게 고양이보다 약간 큰 정도였다.원경릉이 두 호랑이를 안아 올리자, 호랑이들은 원경릉 가슴에서 잠이 들었고, 쌍둥이들을 보니 쌍둥이들도 눈을 감고 잠이 들었다. 쌍둥이와 호랑이는 정신이 동기화되어 있었다.원경릉이 낮은 소리로 탄식하며 호랑이를 내려놓고 쌍둥이를 안아다가 똑바로 눕혀주었다. 칠성이가 눈을 뜨고 조그만 손으로 원경릉의 옷자락을 꼭 잡더니 검은 눈동자로 고요하게 원경릉을 바라보았다.원경릉이 칠성이의 손을 잡고 말했다. “착하지! 우리 보물이, 좀 더 잘까요.”칠성이가 다시 눈을 감고 원경릉의 손가락 하나를 잡고는 아무 데도 못 가게 했다.쌍둥이는 누군가에게 집착하는 행동을 보인 적이 없는데 이번이 처음이었다. 원경릉은 하마터면 눈물이 왈칵 쏟아질 뻔했다.아이들 곁을 지키며 아무것도 안 하고 고요히 아이들을 바라봤다.지난날 우리 떡들과 보낸 시간은 그나마 많았는데 쌍둥이와 함께한 시간은 적었다. 쌍둥이는 태어날 때부터 사람에게 집착하지 않고 안아주는 것도 좋아하지 않는 독립적인 아이들로 마치 아무도 필요 없는 것처럼 보였다.원경릉이 결심하고 앞으로 바깥일은 자신이 신경 쓰지 않을 수 있으면 최대한 관여하지 않고 온 마음을 다해 아이들과 할머니와 함께 있으면서 의대에 좀 더 신경을 쓰거나 경호를 연구하는 게 자신이 할 일이란 생각이 들었다.쌍둥이 몸에 기대서 원경릉도 눈을 감았다. 애당초 졸리지도 않고 머리가 복잡했는데 쌍둥이의 고른 숨소리와 호랑이의 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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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170화

훼천은 요부인을, 홍엽은 탕양을다음 순간, 사식이는 병아리처럼 훼천 손에 들린 채, 귓가에 천둥 같은 고함이 울렸다, “핵심을 정확하게!”훼천의 그런 무시무시한 얼굴을 본 적이 없는지라 사식이가 화들짝 놀라 무의식적으로 물었다. “누가 요 부인을 납치했어요!”“누구? 어디?” 훼천이 사식이를 급하게 내려놓으며 얼굴이 벌게져 가지고 외쳤다. “어서 말해!”사식이는 때려죽여도 자기와 미색이 꾸민 일이라고 말 못 한다. 그랬다간 훼천이 여기서 자기를 던져버릴 게 분명했다.“말해!” 훼천이 다시 한번 고함을 질렀다.사식이는 훼천의 무서운 모습에 놀라서 거의 울먹이다시피 말했다.“어디 있는지는 몰라요. 늑대파 사람을 찾아가면 그 사람들이 미행을……”사식이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눈앞 허공에 사람 그림자가 나르듯 빠르게 스치고 지나가더니 곧 흔적도 보이지 않았다.사식이가 눈을 비비고 혀를 내두르며 말했다. “맙소사, 훼천의 경공 진짜 엄청나잖아. 그런데 왜 이렇게 요 부인이란 말에 긴장하지? 내가 뭘 잘 못했나?”사식이가 눈밭에서 녹초가 되었다. 바람은 쌩쌩 불어 뼛속까지 한기가 스며들어 잠깐만 있어도 추워 죽을 지경이었다. ‘아니 훼천은 여기서 무술을 연마한다고? 하여간 난 놈이네 난 놈이야.’사식이가 산을 내려와 마음속으로 몰래 신이란 신에게 죄다 요 부인에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기를 그렇지 않으면 이 생을 안심하고 지낼 수 없을 거라고 빌고 빌었다.그리고 늑대파에서 요 부인의 가마를 미행하는데 이리 나리는 늑대파의 많은 사람들이 이미 상대의 감시를 받고 있을 거라고 예상했다. 그래서 이번에 출동하는 사람은 전부 얼굴이 드러난 적이 없는 늑대파의 첩자들로 역용술이나 변장에 능해 평소 얼굴을 드러내지 않았으므로 정보를 캐내도 서로 다른 신분으로 나타나서 기본적으로 감시가 불가능한 사람들이다.늑대파 첩자는 쉽게 출동하지 않는다. 늑대파 자객은 많지만 첩자는 드물어서 아주 잘 보호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리 나리는 이번에 그들을 아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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