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극 로맨스 / 명의 왕비 / 챕터 2171 - 챕터 2180

명의 왕비의 모든 챕터: 챕터 2171 - 챕터 2180

3137 챕터

제 2171화

은신처는 어디우문호가 자리에서 일어나며 말했다. “고맙네!”홍엽이 그윽하게 바라보며 말했다.“고마워하실 필요 없습니다. 만약 정말 그분이 죽지 않았다면 저도 얼마 못 살 게 뻔하고 그분이 여기에 있다면 전 아마 첫 번째 처리대상이 될 겁니다.”우문호가 홍엽을 바라보고 말했다.“공자는 왜 피할 길을 찾지 않는 거지?”“당신과 손을 잡는 거 말입니까?” 홍엽이 창백한 얼굴로 웃었다.“해 보지 않으면 모르는 거 아닌가!” 우문호가 말했다.홍엽이 옅은 미소를 띠며 말했다.“제가 아직 독고에게 충성하고 있거나, 그분을 위해 접근 중이라는 생각은 안 드십니까?”우문호가 아무렇지도 않게 말했다. “사람을 쓸 때는 의심하지 않는 법!”그는 말을 마치고 떠났다.우문호는 경조부로 돌아와 지도를 펼치고 이미 대략적인 방위를 정했다.경성에는 경성의 서쪽에 경운강하(京運江河)가 있었고 그 일대에 별장들이 자리 잡고 있었는데 별장과 별장 사이 거리가 상당히 떨어져 있어서 홍엽 말대로 그들은 어쩌면 진짜로 별장에 은닉하고 있을지도 모르는 일이었다.이 별장은 대부분 고관이 지은 것으로 일부 부유한 상인이 산 것도 있는데 경조부에 기록이 있어서 찾기도 쉬웠다.제왕이 사람을 시켜 서류 뭉치를 가져오도록 하고 하나씩 조사했다. 고관의 별장은 빌려줄 리가 없었기에 만약 팔렸다고 하면 경조부에 기록이 있을 것으로 요 몇 년간 재산권 변경이 있었던 집은 단 세 집밖에 없었다.두 명은 부유한 상인이고 나머지 하나는 진비의 친정 오빠가 산 집으로 몇 년 전에 팔렸다. 경조부 기록에 따라면 별장은 강남의 한 상인에게 팔렸으며 그 상인이 바로 손 전무였다.‘손 전무, 익숙한 이 이름을 어떻게 모를 수 있겠어?’모든 일이 신속하게 정해졌다.경조부 사람을 출동시키지 않고 우문호가 비밀리에 귀영위에 명령을 내려 재빠르게 목적지로 향했다.첩자에게 들키지 않기 위해 그들은 전부 성을 나가서 다시 물길을 따라서 돌아왔다. 이렇게 하면 경성의 첩자들의 이목을 피할 수 있었다
더 보기

제 2172화

구출, 진짜는 누구이 세상에 무의식적으로 마음이 통할 때가 있다고 하면 아무도 믿지 않을 것이다.훼천이 웬 마지막으로 현장에 도착했으나 그는 집으로 들어가지 않고 갈림길에서 망설이다가 왼쪽으로 달렸다.그 순간 자신이 왜 그랬는지 표현할 수는 없었지만 캄캄한 어둠 속에서 마치 무언가가 그를 왼쪽편으로 확 끌어당기는 느낌을 받았다.향 하나 탈 정도 못되는 시간을 쫓았는데 앞에서 가마 하나가 있는 것을 발견했다. 네 명의 가마꾼이 들고 가는 발걸음이 가볍고 발이 거의 땅에 닿지 않는 것으로 보아 그는 단번에 알아채고 소리를 질렀다.“거기 ‘멈춰!”가마꾼들은 멈추지 않고 오히려 발을 맞추어 경공으로 발돋움하며 재빠르게 도망쳤다.훼천이 날아올라 마치 기러기처럼 날렵하게 장검을 빼 들었다. 그러고는 싸늘하고 날카로운 빛으로 쏘아보자, 가마꾼들은 지상에 착지하자마자 빠르게 뒤로 돌아 검을 들더니 훼천을 향해 겨누고 들어왔다.다른 한 사람은 가마에서 요 부인을 끌어냈다.요 부인은 약을 먹고 오는 내내 출렁거려서 집 부근에 도착하기 전부터 이미 깼다. 하지만 이 약은 효과가 엄청나서 온몸에 힘이 풀리고 움직이기 힘들 뿐만 아니라 의식도 상당히 맑지 않기 때문에 자신이 위험에 빠졌다는 사실만 겨우 알 수 있었다.특히 이 사람들이 갑자기 방향을 틀 때, 가마꾼이 “뒤에 따라온다, 흩어져!” 하는 소리를 들었다.그제야 요 부인은 더욱 위험이 가까이 닥쳤다는 것을 느꼈다. 그들이 도주를 위해 자신을 다른 곳에 가둬 둔다면 그녀가 있는 곳을 다른 사람이 알아챌 보장이 없었다.요 부인은 그저 힘없는 여자일 뿐, 생명의 위협을 앞두고 두렵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그녀는 꼼짝도 못 하고 반항할 생각은 더더욱 못한 채 그저 운명에 맡기는 수밖에 없었다.훼천의 멈추라는 소리를 듣고 약에 취해 자기가 잘못 들은 게 아닌가 했는데 가마꾼이 갑자기 날아오르며 빠르게 도망가면서 가마가 심하게 흔들렸다. 안에 있던 요 부인이 멀미가 나서 토할 것 같은 느낌이 들면서 비로소 현실로
더 보기

제 2173화

두 명의 탕양‘탕양의 턱에 점이 없다는 건 혀를 잘린 사람이 진짜 탕양이란 뜻 아닐까?’하지만 우문호와 이리 나리의 마음속에 이건 분명 아직 다 준비되지 않은 계획이란 사실이다. 그들이 갑자기 들이닥쳐 알아차린 것으로 어느 쪽이 진짜 탕양인지 단지 턱에 점 하나로 결론 내려서는 안 되는 일이었다.미색이 안을 한 바퀴 돌아보더니 요 부인이 안 보이자, 얼굴이 하얘지면서 물었다.“나리, 요 부인은?”이리 나리가 담담하게 말했다.“내가 어떻게 알아? 네가 후방에서 요 부인을 담당하지 않았어?”“왜 제가 후방이에요? 나리께서 후방이죠, 저는 전방이에요. 반드시 후방에서 요 부인의 안전을 책임져야 해서, 제가 나리께 가서 부탁드린 거잖아요.” 미색이 몹시 허둥거렸다.이리 나기가 미간을 찌푸리더니 몇 마디 툭 내뱉었다. “절대 아냐, 누가 후방인지 똑똑히 안 했어? 난 먼저 들어왔어.”“전 또 나리께서 요 부인을 발견하신 건 줄 알았죠. 그리고 나리도 계속 요 부인 가마를 미행하고 계셨잖아요. 제가 거점을 찾아서 일망타진하는 걸 맡고……” 미색은 이리 나리가 생떼를 부리기 시작하면 천하무적이란 걸 알아서 포기하고 얼른 사람들을 데리고 찾으러 갔다.이리 나리는 불쾌한 듯 미색의 뒷모습을 보면서 말했다. “시집을 가더니 이젠 갈수록 남에게 책임을 전가한다니까.”우문호도 마음이 급한 게 요 부인 일을 몰랐다는 얘기를 듣고 안색이 변했다. “그럼, 요 부인에게 문제가 생긴 거 아닙니까?”이리 나리가 안정적으로 말했다.“무슨 일 안 생겨, 막 왔을 때 이미 훼천이 왔다고 누가 얘기했어, 훼천이 오면 요 부인에게는 무슨 일 안 생기지.”우문호가 화들짝 놀라면서 말했다.“그러면 왜 미색한테 얘기 안 하세요? 방금 얼마나 다급했는데.”“미색이 책임을 전가하다니 혼 좀 나야 하는 거 아닌가? 초조해지라고 해.” 이리 나리는 상쾌한 듯 말했다.우문호는 요 부인이 안전할 거라는 말에 마음이 놓였다. 이제 중요한 건 두 탕양으로, 두 사람을 각각 보
더 보기

제 2174화

귀면술서일이가 탕양의 두 손을 보니 손가락이 심하게 변형되어 똑바로 펼 수 없고 힘을 줄 수조차 없었다.서일이 괴로워 눈물을 흘리는데 진짜 탕양이 누구인지 모르지만, 마음속으로 만약 그가 진짜고 이런 고통을 당했다고 생각하니 가슴을 칼로 저미는 것 같았다.상처를 깨끗하게 닦는데 입 안의 혀는 칼로 잘려서 절개한 자리가 깨끗해 입을 벌리니 검은 구멍만 있는 게 가슴이 미어졌다.원경릉은 다른 탕양에게 할 수 있는 검사를 다 한 뒤 외상은 아니고 기본적으로 약을 썼든지 아니면 고독을 쓴 게 분명했다. 그렇지 않으면 이렇게 바보가 될 리 없기 때문이다.우문호는 탕 부인을 끌고 와서 구별하게 했다.탕 부인의 얼굴이 굳어지더니 누가 진짜인지 모르겠다고 했다. 우문호는 같이 가두고 나중에 그 사람들과 같이 심문하기로 했다.우문호는 홍엽에게 오라고 했는데, 이렇게 진정으로 성의를 다해 홍엽에게 집으로 오라고 한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홍엽이 두 명의 탕양을 보더니 우문호와 같이 걸어 나가며 물었다.“본인이 생각하시기에 어느 쪽이 진짜 같습니까?”우문호가 마음속으로 뭐라 말할 수 없이 괴로운데 복도에 앉아 두 손으로 마른 세수하더니 눈까지 붉어질 정도였다. “추론에 따르면 멍청한 사람이 탕양이야.”“어? 왜죠? 추론에 따르면 혀를 잘린 이 사람이 아닙니까? 어쨌든 심하게 맞고 혀를 잘리고 보아하니 아주 극형을 받은 거 같은데요!”“바로 혀를 잘렸기 때문에 그가 탕양일 리 없다고 추측한 거야. 이건 분명 음모로 내게 가짜 탕양을 구출해 내도록 하는 거였고 나중에 가짜 탕양이 초왕부에 잠복하는 거지. 일단 성공한 뒤 진짜 탕양은 죽이거나 옮겨버릴 셈이었겠지. 그런데 그들이 아직 계획을 완성하기 전에 우리가 그들이 있는 곳을 찾아냈고 그들의 계획을 깨 버렸지. 사람의 외모나 생김새는 역용술이 가능하고 약으로 바꾸는 것도 가능해. 하지만 소리는 완전히 똑같이 만들지 못하지. 그래서 그들은 이 자의 혀를 자른 거야. 말을 못 하도록. 발각될 수 있는 부분을 가장
더 보기

제 2175화

홍엽과 우문호우문호가 다시 물었다. “지금 우린 바보 쪽을 진짜 탕양이라고 거의 확정했는데, 왜 이렇게 됐는지 알겠어?”“약을 먹어서 그렇게 됐을 겁니다. 바보로 보이지만 만약 자신에 대한 일을 물으면 전부 대답할 수 있을걸요. 그것만 대답할 수 있죠. 저건 그자의 고문과 협박 수단의 일종으로 당신들의 자금탕과 비슷해요. 그걸로 만들어진 가짜 탕양은 몸에 있는 약간의 흉터나 상처까지 전부 최대한 모방하는데 만약 베낄 수 없으면 심하게 때린 상처로 가리는 겁니다. 그래서 온몸을 멍 자국으로 가득하게 만드는 거죠.”우문호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물었다.“너무도 잔혹한 수법이 아닌가, 해독약은 있을까?”홍엽이 고개를 흔들며 말했다. “필요 없어요. 며칠 쉬면 좋아지니까. 약효가 지나면 처음과 별 차이가 없어요. 단지 그동안 무슨 일이 있었는지 거의 기억을 못 할 뿐.”우문호는 마음 한편의 걱정을 그제야 내려놓았다. “기억 못 해도 그만이야, 무슨 아름다운 기억도 아니고.”홍엽이 고개를 옆으로 돌려 웃는 듯 마는 듯했다. “그의 수법치고는 너무 허술하다는 생각 안 들어요? 쉽게 당신들에게 구출되고.”우문호가 두 손으로 얼굴을 받치며 물었다. “독고를 만만하게 볼 리가 없잖아?”“그가 좀 상대해 볼 만하다고 느끼는 순간 당신이 진 겁니다.”하지만 홍엽은 즉시 고개를 돌려 우문호에게 말했다.“하지만 그가 당신을 만났으니, 그는 반드시 적을 가볍게 여길 게 틀림없어요. 그는 당신을 무시하니까. 그래서 그는 당신 손에 질 겁니다.”마당의 나뭇가지 사이 벌어진 틈으로 흐릿한 빛이 쏟아지며 홍엽의 눈을 반딧불이처럼 비추었다. 홍엽은 즐거운 것도 같고 또 분노한 것도 같기도 했다. 어쩌면 본인도 자신의 마음을 모를지도.“우리 친구가 될 수 있겠군요!” 홍엽이 다시 말했다.우문호가 피로한 표정으로 웃으며 말했다.“지금 친구는 더 많아지고 적은 더 적어지기를 바라고 있어. 당신이 원 선생을 넘보지만 않으면 아주 기꺼이 당신과 친구가 될 거야.
더 보기

제 2176화

탕양과 요 부인을 구하고우문호는 기가 막혔다. ‘아직도 장애물이 남았어? 이 길은 가는 동안 장애물과 재난이 얼마나 더 있는 거야?’“홍엽은 날 좋아할 리가 없어, 적어도, 남녀 사이의 그런 애정은 아니야.” 원경릉이 말했다.하지만 우문호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남자가 여자를 보는 눈은 사실 한쪽 측면만이 아니다. 홍엽이 원경릉을 볼 때의 눈빛은 상당히 복잡한데 어떤 감정이든 다 있어서 절대 간단하지 않았다.우문호도 집안에 왔다 갔다 하는 사람들을 신경 쓰지 않고 바로 원경릉을 품에 안았다. ‘언젠가 하루 날 잡아서 해가 떠서 질 때까지 아무것도 하지 않고 오직 그녀를 안고 있으리라. 부부가 사랑을 나누는 이런 평범한 시간조차 사치스러운 바람이 될 줄이야.’미색이 허둥거리며 돌아왔는데 훼천과 요 부인이 모두 집으로 돌아와 있는데 아무도 그녀에게 알려주지 않아서 미친년처럼 사람을 데리고 온 데를 찾아다녔다고 한다.“이리 나리 이번엔 너무 하셨습니다.” 우문호가 원경릉을 안고 있든 말든 상관하지 않고 미색이 열받아서 눈썹을 치켜뜬 채로, “늑대파 형제들 입을 통해 알았어요, 일찌감치 요부인이 안전한 걸 알았으면서 일부러 나한테 얘기 안 했다고.”우문호도 알고 있었지만, 미색이 완전히 열받아서 뚜껑이 열린 걸 보고 분명히 선을 그어야겠다 싶었다.“이리 나리께서 이번에 확실히 지나치셨습니다.”미색이 열도 받고 한편으로는 찡하기도 했다. “늑대파는 몰락했어요. 다시는 예전의 의기투합한 모습을 찾을 수 없다고요.”이 얘기에 갑자기 또 요 부인 일이 떠올라서 원경릉에게 말했다.“요 부인이 돌아가서 지낸다고 해요. 훼천이 구했다니 안심해요.”원경릉은 사식이에게 훼천을 찾아가라고 한 뒤 훼천이 반드시 요 부인을 구해낼 것을 확신했다. ‘미색이 전혀 눈치 못 챈 듯하니 얘기하는 건 좀 미뤄볼까?’서일이 심문을 맡았으나 탕 부인을 제외하고 다른 사람은 심문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전부 죽었다.조어의가 가서 검시해 보니 전부 독이 발작해서 죽었
더 보기

제 2177화

홍매문 해산그동안 홍매문은 각지를 돌아다니며 우문호에게 적지 않은 공을 세워주었다. 그녀들이 태자를 위해 일했기 때문에 경성과 강호에 빠르게 자리를 잡을 수 있었고 홍매문 사람이 나갈 때 홍매문의 요패를 지니고 있는 것이 더없는 영광으로 여겨졌다.이번에 내부의 간자로 인해 태자가 죽을 뻔한 일이 생겼다는 건 홍매문 사람이면 다 알고 있지만 다들 홍매문의 해산을 원하지 않아서 다 같이 꿇어앉아 울었다. 아침저녁으로 마주하다가 이렇게 해산하면 동서남북으로 흩어질 텐데 대부분 돌아갈 곳이 없고 있다고 해도 모두와 헤어지는 것이 아쉽기 때문이었다.소홍천은 가슴이 찡하고 눈가가 빨개지며 말했다. “난 이미 뜻을 굳혔어, 너희들에게 은자를 얼마씩 줄 테니 3~5년간 생활은 걱정하지 않아도 될 거야. 그 뒤는 나도 더 이상 신경 못 써.”말을 마치고 눈물을 참지 못해 나가버렸다.소홍천이 나가고 홍매문 사람들은 결국 초왕부에 와서 태자에게 홍매문을 해산시키지 말라고 문주를 설득해 줄 것을 청했다.이 일에 우문호는 나서지 않고, 원경릉이 나서서 처리하게 했는데 아무래도 여자끼리 얘기하는 게 좋기 때문이었다.원경릉도 소홍천이 홍매문을 해산하려 한다는 것과 내부 간자로 인해 소홍천의 마음이 식었기 때문이란 것도 알고 있었다. 소홍천을 이렇게 오랜 시간 따라온 자매들이 자신을 배반하고 홍매문의 이인자를 잔인하게 살해한 사실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그래서 원경릉도 나서서 모두에게 해산을 권하고 싶었다. 모두가 자리를 잡을 수 있도록 자신도 은자를 내려고 한 것이 그간 홍매문이 계속 우문호를 위해 일해 줬으니 말이다.하지만 그들은 은자는 필요 없고 오직 홍매문의 해산을 원하지 않을 뿐이었다. 그들 중 많은 사람이 일생을 함께하기로 했다며 생사를 함께 할 텐데 홍매문을 떠나고 싶지 않다고 죽기까지 문주에게 충성을 맹세하는 모습에 원경릉은 상당히 감동하였다.원경릉은 결국 소홍천에게 가서 얘기할 수밖에 없었다.소홍천 본인도 사실 아쉬워서 홍매문 사람들이 초왕부에 애원하
더 보기

제 2178화

평남왕 도착우문호는 소요공과 주재상이 계셨기에 망정이지 아니면 노신들의 기세에 피를 토했을 것이다.평남왕이 오는 길에 편지를 보내와서 여정을 짐작해 보니 초열흘 오전에 경성에 도착 예정이었다.우문호가 직접 성문으로 환영하러 갔더니 소요공과 주재상도 있었다. 점심까지 기다려도 마차가 오지 않아 사람을 시켜 조사해 보니, 오는 길에 문제가 생겨서 아마 해 질 무렵에나 도착할 것 같다는 것이었다.환영 인파는 하는 수 없이 해 질 녘에 다시 성문으로 가자, 해가 뉘엿뉘엿 기울 때쯤 평남왕의 마차가 오는 게 보였다.마차가 멈추자, 우문호는 사람들을 이끌고 다가가 가리개가 걷히기 전에 예를 취하고 존경을 표했다.마차의 휘장이 젖혀지고 바로 누군가 앞으로 나와 부축하는데 마차 안에서 나오는 사람은 하나는 노인이고 하나는 중년으로 노인을 푸른 옷을 입은 자태가 의젓하고 학자풍에 정신도 맑아 보이며 얼굴에도 피로한 기색이 하나도 안 보였다.반면 중년은 평남왕의 세자로 눈에 띄게 기운이 없고 얼굴은 병색에 누가 부축해야 겨우 걸을 수 있었다.푸른 옷을 입은 노인이 헌제 시절 황태손인 우문극으로 지금의 평남왕이었다.평남왕이 우문호를 기쁨이 가득한 눈으로 바라봤다.“큰할아버지, 황숙, 오시느라 고생이 많으셨습니다!” 우문호가 말했다.환영을 나온 인파가 일제히 앞으로 나와 평남왕에게 인사를 올렸다.평남왕은 그만하라고 손짓하며 사람들을 훑어보는데 인파들 속에서 뒤쪽 두 사람에 눈길이 머물렀다.소요공은 사람들을 제치고 큰 소리로 외쳤다. “극이 형!”목소리가 사라지기도 전에 소요공이 와서 평남왕을 안고 감격해서 어쩔 줄 몰라 했다.주재상도 다가와서 끌어안은 두 노인을 보고 눈물이 그렁그렁했다.우문호는 자연스럽게 비켜서서 세 사람이 옛정을 나누도록 했고 심지어 소요공은 울먹거리기까지 했다.“이게 몇 년 만입니까, 지난번 만났을 때가 제가 평남을 지나칠 때였지요? 형과 이틀간 술을 마셨는데 그 이틀 동안 몇 번을 토하셨는지 아세요. 이제 속은 좀 좋아지셨
더 보기

제 2179화

뜨거운 재회한동안 서로 말없이 바라보더니 평남왕이 세자를 오라고 해서 선배들에게 인사시켰다.평남왕의 세자는 얼굴이 창백하고 억지로 앞으로 왔지만 거의 제대로 일어서지 못했다.주재상이 물었다.“어떻게 된 겁니까? 아프십니까?”세자가 허약하게 말했다.“세숙(世叔, 아버지의 친구)께 아룁니다. 제가 별로 외출하지 않는데, 요 며칠 분주히 오느라 몸이 지탱 못하는 모양입니다. 이틀 전에 토하고 설사가 시작돼서 지금도 차도가 없고 그 때문에 여정이 지체되었습니다.”“세자께서 아버지보다 더 약해 보이십니다.” 소요공은 무예를 연마한 사람이라 젊은 사람이 이렇게 약한 걸 못 보고 한마디 했다.세자가 말했다.“아버지도 좀 불편하셨는데 약 드시고 좋아지셨습니다.”주재상과 소요공이 이 말을 듣고 얼른 평남왕에게 물었다. “어디 불편하십니까? 좋아지신 건가요?”“아주 좋아졌어. 괜찮아. 오는 길에 먹은 게 깨끗하지 못한 모양이야. 약 먹고 좋아졌어.” 평남왕이 웃으며 말했다.주재상이 의심스러운 눈빛으로 걱정했다.“그럼, 일단 우리 집으로 가서 쉬시다가 내일 입궁하시죠.”평남왕 세자가 말했다. \“마침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세숙께 폐를 좀 끼치겠습니다.”우문호는 원래 그들을 맞아서 궁으로 가려고 했으나 몸이 편치 않은 걸 보고 재상의 집에서 하룻밤 묵는 것도 좋다고 생각하고 환송했다.주재상과 소요공이 먼저 가서 묵으실 준비를 하고 평남왕 부자의 병을 살필 의원을 부르려고 하는데 우문호가 입을 열었다. “다른 의원을 부를 필요 없이, 태자비에게 오라고 하겠습니다. 태자비가 줄곧 왕야를 뵙고 싶어 했습니다.”주재상이 말했다.“그것도 좋지, 틀림없이 극이 형도 태자비를 얼른 보고 싶으실걸, 우리가 서신을 왕래하면서 태자비에 대해 여러 차례 언급한 관계로 극이 형도 경성에 갈 기회가 되면 태자비를 만나보고 싶다고 하셨지.”주재상과 소요공이 평남왕에 대한 호칭을 극이 형이라고 부르는데 그 나이에 그렇게 부르는 게 전혀 어색하지 않고 오히려
더 보기

제 2180화

평남왕과 우문호 부부주재상이 껄껄 웃는데 조금은 젊은 시절의 풍채였다.곁에 중년이 한 명 서 있는데 원경릉에게 예를 취하면서 말했다. “태자비를 뵙습니다!”원경릉이 보니 이 사람은 마흔 남짓으로 키와 몸집이 크고 미간에 내 천(川)자 주름이 있는 게 평남왕처럼 평온하지 못한 사람으로 억압받고 원한이 깊어 보이는 모습이었다. 게다가 얼굴이 창백하고 눈 밑에 피로한 기색이 가득한 게 기운이 없어 보였다.평남왕의 양자인 것을 알고 얼른 인사를 올렸다. “황숙을 뵙습니다!”주재상이 말했다.“태자비 마마, 왕야 부자께서 여정 중에 깨끗하지 못한 음식을 섭취하셨는지 토사곽란이 이틀째라고 하니 두 분을 진맥하고 약을 처방해 드리시지요.”원경릉이 예하고 물러나 먼저 평남왕을 진찰했다.주로 문진을 통해 봤을 때 평남왕의 상태는 비교적 가벼웠으나 평남왕의 세자는 진찰하는 동안도 화장실을 참지 못할 정도로 상황이 비교적 심각했다.원경릉이 약을 처방하고 바로 복용하도록 했다.원경릉은 주재상과 소요공이 굉장히 긴장해서 평남왕 곁에서 계속 지키고 있다는 것을 알아챘다. 차와 탕 시중을 들 때도 소요공이 직접 하겠다고 하고 아주 싸고도는 느낌이었다.원경릉과 우문호가 서로 마주 보며 우문호도 삼대 거두와 평남왕이 함께 있는 상황을 본 적이 없어서 평남왕이 저들의 마음속에 어떤 위치를 차지하는 존재인지 몰랐다.하지만 원경릉과 우문호가 동시에 느낀 건 만약 평남왕 쪽에 무슨 문제가 생기거나 노신들의 추측한 그런 일이 벌어지면 삼대 거두 입장에서는 심각한 타격을 입을 것이란 사실이었다.평남왕이 약을 먹은 뒤 우문호 부부만 남긴 뒤 얘기했다.평남왕의 세자는 더 이상 견디기가 힘들어서 먼저 물러가서 쉬었다.실내에 막 등을 밝히고 유리 등잔 아래 은은하게 비치는 평남왕의 안색은 한층 더 온화했고 우문호를 바라보는 눈빛에 마음에 들어 어쩔 줄 몰라 했다. “네가 태자로 책봉되었다고 했을 때 오려고 했었는데 실수로 넘어지는 바람에 다리를 다쳐서 올 기회를 놓쳤던 거니
더 보기
이전
1
...
216217218219220
...
314
앱에서 읽으려면 QR 코드를 스캔하세요.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