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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의 왕비의 모든 챕터: 챕터 1851 - 챕터 1860

3181 챕터

제 1851화

아들과 딸일부러 원용의 들으라고 큰 소리로 말했다. 이번 아이가 만약 아들이었으면 황제의 적손으로 신분이 더없이 존귀할 텐데 딸을 낳을 줄 상상도 못했다. 심지어 오만가지 방법을 동원했는데 전부 수포로 돌아간 것에 황후가 실망한 것이다.“어마마마!” 제왕이 이 말을 듣고 크게 화가 나서, “어찌 그런 말씀을 하십니까? 너무 지나치셨습니다.”“지나쳐?” 황후는 땅으로 곤두박질 치는 기분이 들며 제왕이 이렇게 많은 공주들 앞에서 자신을 비난하다니 불 난데 부채질 한 꼴로 제왕 얼굴에 따귀를 날리고, “무엄하다, 감히 어마마마에게 그 따위 말을 해? 딸을 누가 못 낳아? 딸을 낳는 게 무슨 소용인데? 밥이나 축내는 게 아니고 뭐야? 쟤가 만약 널 위해 아들을 낳았으면 적어도 황실의 정당한 적손이 되었겠지만, 딸을 낳았으니 황실에 딸이 모자라던?”“전 모자랍니다!” 제왕이 화가 나서 소리를 지르고 돌아서서 들어갔다.원용의가 안에서 이 말을 듣고 화가 나서 몸이 부들부들 떨리고 눈물이 그렁그렁 맺혔다. 원용의자신은 어떤 설움도 받아들일 수 있고 자신을 욕해도 상관없지만 아이를 모욕하는 건 참을 수가 없다. 자신의 딸이 이제 막 세상에 나왔는데 자기 할머니에게 이렇게 미움을 받다니 가슴이 답답해서 제왕이 들어오는 것을 보고 그만 울음이 터져버렸다.제왕이 원용의를 안고 쓰라린 가슴으로, “미안해. 어마마마께서 뭐라고 하시든 신경 쓰지 마. 후궁이고 나발이고 안 들이니까. 첩도 들일 리 없어. 딸도 좋아. 아들도 좋고. 난 다 똑같이 예뻐 할 거야.”“제왕 전하, 우리는 구박받아도 되지만 아이는 안돼요!” 원용의가 심호흡을 하고 침대에 아이를 안더니 제왕에게, “마차 준비해서 절 원씨 집안에 보내주세요.”“왜?” 제왕이 놀라서, “당신이 지금 어떻게 간다고 그래?”“마음 먹었어요. 당신이 보내주시지 않으면 제 스스로 아이를 안고 갈 거예요. 만약 오늘 안가면 오늘같은 이런 일이 끊임없이 있을 거예요. 전 아이가 요만큼의 설움도 받게 하지 않을 거예요. 당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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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852화

명원제와 호비의 반응원씨 집안 쪽이 이 사실을 알고 화가 나서 펄펄 뛰었으나 원용의가 아이를 안고 돌아온 것을 보니 또 기쁜 지라 원래 처녀 때 지내던 방에 짐을 풀고 몸조리를 시작했다.내일은 사식이의 결혼이라 이 일은 일단 조용히 하고 원용의가 돌아왔으니 설움 당할 일도 없어 서두르지 않았다. 즉 난리 치지 않고 사람을 궁으로 보내 한 마디, 또 주재상에 면전에 보내 한 마디하고, 원씨 집안은 피해자로 가만 있으면 누군가 나서서 해결할 것이다.그리고 꼬물꼬물한 아가를 본 사람들은 모두 흐물흐물 다 녹아 내려서 만약 황후가 일을 만들지 않았으면 친정에서 몸조리 하는 것도 불가능했지 뭐. 원씨 집안은 금기를 따지는 사람이 별로 없는 것이 그들이 오늘 가진 모든 것은 다 선혈을 뿌린 댓가로, 노력하지 않고 얻은 것이 아니며 노력없이 공으로 얻을 생각도 하지 않았다. 그래서 늘 당당하게 살고 두려울 게 없었다.제왕비가 포동포동 귀여운 딸을 낳은 일이 명원제의 귀에도 금방 들어갔는데 명원제가 막 호비전에서 십황자를 데리고 놀고 있는데 손녀를 얻었다는 말에 기뻐서 목여태감에게 제왕부로 상을 내리라고 했다.목여태감이 고민하며, “폐하, 만 한달이 지나고 상을 내리시는 것은 어떠신 지요?”“만 한달은 만 한달이고 지금은 제왕비가 황실의 자손을 잇느라 고생한 것을 위무하는 거야.” 명원제가 꼬마돼지를 안고 턱을 만지작거리며, “이제 네가 제일 어리지 않고, 떳떳한 작은 아버지가 된 거야. 네 일곱째 형이 조카딸을 낳았다는 구나. 너보다 어려.”십황자가 손발을 활짝 펴고 춤을 추며 활짝 웃는데 턱이 삼중이다.호비가 뭔가 느낌이 쌔 해서, “태감, 어째서 지금 상을 내리면 안된다고 하지? 얼굴이 왜 그렇게 고민스러운 거야?”목여태감이 몰래 명원제를 흘끔 보고 말을 하려 다가 만다.명원제가 째려보며, “언제부터 이렇게 뒤에서 몰래 몰래 하는 초식을 배웠어? 할 말이 있으면 바로 해.”목여태감이 겸연쩍어 하며, “폐하, 이렇게 된 것입니다. 제왕비 마마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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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853화

폭발한 아버지명원제가 호비를 완전히 공감할 수 없지만 그런 상황은 상상이 되는 것이 확실히 잔혹하다.“남자가 어떻게 이해할 수 있겠습니까?”호비가 말을 마치고 아이를 안고 가며 화가 난 뒷모습만 덩그러니 남겨두었다.이게 바로 연상연하 결혼의 장점으로 연하는 늘 연상에게 성질을 부릴 수 있다.명원제는 탁자를 치며, “어서방에 가게 가마를 대령하라, 재상을 불러라!”이 늦은 밤 당연히 재상을 부를 수 없으나 성지를 내려, 다음날 아침 일찍 재상 집에서 가마가 한대 황궁 내로 들어왔다.재상이 어서방에 들어온 후 얼굴이 새파래져서 바로 황후궁으로 갔다.황후는 답답해서 속이 상해 있는데 아버지가 온다는 말에 얼른 맞으러 갔다.주재상은 전에 늘 신중하게 군신의 예를 다했으나 오늘은 신하가 아니라 노기등등한 아버지였다.황후를 보더니 사람들이 있는 것도 신경 쓰지 않고 바로 따귀를 때리며, “네가 무슨 짓을 했는지 알아? 갈수록 국모의 도량이 없어진 주제에 황후랍시고 세도를 부려? 내일 아침 조례에서 폐하께 황후에게 성지를 내려 달라고 할 거다!”황후가 이를 듣고 화들짝 놀라서 얼굴이 하얗게 질리더니, “아버지……”“알아서 잘도 했어!” 재상은 황후가 변명조차 하게 두지 않고 바로 고개를 돌려 나갔다.황후는 전신에 힘이 풀리는 게 아버지가 벽력같이 노하니 황제가 화내는 것보다 무서웠다. 그리고 특히 무서운 건 재상은 자신이 뱉은 말은 반드시 지킨다는 점이다.황후가 부들부들 떨며 그동안 뭘 하든 어떤 소란을 피우든 전부 베짱을 부릴 수 있었던 건 황제는 결코 아버지를 함부로 하지 못하고 주씨 집안이 독보적이므로 이 나라의 절반을 아버지 한 사람의 어깨 위에 걸쳐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자기가 궁에서 난리를 쳐도 황제는 주씨 집안의 체면을 봐서 절대로 황후를 폐할 리 없다고 말이다.그런데 만약 아버지께서 황후를 폐하라고 주청하시다니. 황제의 심정을 대변하는 게 황제는 전부터 그 재수없는 호비 년을 승격시킬 마음이 있었다.황후는 당황해서 어찌할 바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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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854화

뜻밖의 손님명원제가 바둑을 치워버리며 차를 한 모금 한 후 담담하게, “황후를 폐하는 일은 주재상이 머릿속으로 수천수만 번 생각했겠지, 현비 일이 있은 뒤로 아마 황후를 폐하는 일을 생각해 왔을 텐데 어쨌든 자기 딸이다 보니 기회를 주고 싶었겠지. 하지만 안타깝게도 황후는 기회를 소중히 여길 줄 몰랐어. 짐의 강산이 여전히 주씨 집안에 기대고 있다고 생각한 거야. 주씨 집안은 어쩌면 이 강산을 우문씨 집안의 강산이라고 생각한 적이 없었던 거야. 나이든 신하들 마음속에 강산은 그들이 싸워서 쟁취한 강산이야. 모든 건 이 강산에 길을 비켜야 하지. 그들은 심지어 짐보다 더 신경 쓰고 있어. 짐이 조정일을 그만 살핀다고 해볼까? 재상과 태부가 득달같이 달려와서 짐의 귀에 피가 나게 설교를 해 댈 걸.”냉정언이 미소를 지었으나 명원제는 아직 황후를 폐할 것인지 언급하지 않았다.이야기 후 냉정언이 일어나 물러나며, “신은 이만 잔칫집에 다녀오겠습니다. 요즘 초왕부가 갈수록 사람사는 냄새가 납니다.”명원제 눈초리가 축 처졌다. 강산을 끌어 안고 있지만 인간세상의 번화함은 언제나 자신과 무관했기에 호비가 시골 고향마을 얘기를 해주는 게 좋았다.전에는 침착을 되찾곤 했던 마음이 오늘은 특히나 붕 뜨는지 모르겠다.차를 마시더니 상소문을 한쪽으로 치워 두고 낮은 목소리로, “가마를 대령해라 초왕부로 가자.”서일은 관직에 오르고 돈을 벌기 전에 아내를 맞으려 하지 않았다.서일은 처음엔 사식이를 별로 좋아하지 않은 게 사식이는 진짜 늘 서일의 체면을 살려주지 않았다.하지만 나중에 사식이가 생활력 있고 여자들 중에서 무공이 괜찮은 편이며 장군 집안 아가씨라고 뻐기는 것도 없다는 것을 알았다.당연히 사식이를 아내로 맞을 수 있다고 생각한 적이 없고, 자기 혼례를 초왕부에서 치르게 될 거라고 생각도 못했다. 태자전하의 체면이 있는지라 이렇게 많은 하객이 온 것이다.그리고 자신의 혼례에 이토록 어마어마한 존재가 올 거라고 더군다나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막 아내를 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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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855화

신부 사식이“서씨 집안 쪽은 미치고 팔짝 뛰겠군.” 손왕비가 앉아서 예식을 보며 몰래 옆에 앉은 미색에게 말했다.미색이 바쁜 가운데도 여유만만하게, “괜찮아요, 아들을 데려가도 되죠. 대신 집 짓는 거 책임지고, 그 땅값도 물어주면.”“그거 좋겠네! 사식이가 섭섭하지 않게!” 손왕비가 만족스러운 듯 말했다.사식이는 봉황관에 예복을 입었는데 15살이 될 때 지은 것으로 잘 간직해 새것 같고 금빛 찬란한데다 곱게 수놓아진 화려한 원앙 도안, 보석과 비단 자수가 사치스럽기가 이를 데 없다.붉은 면사포 아래 사식이는 상당히 긴장해서 서일의 큰 손에 잡혀 있으면서도 여전히 바들바들 떨고 있다.황제 폐하께서 자신의 혼례에 오다니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다.절을 마치고 신방에 들어가 붉은 면사포를 벗기고 아름답게 빛나는 사식이를 보더니 서일은 그만 눈을 떼지 못하고 심장이 벌렁벌렁 거리는 게 할 말을 잊고 말았다. 그동안 사식이가 이렇게 아름다운 줄 몰랐다.신부가 쿡 찌르니 그때서야 사식이의 손을 잡고 같이 앉아 합환주를 마셨다. “사식아, 우리 혼인했다.” 서일이 진중하게 선포했다.전에 세상 겁나는 게 없던 사식이가 얼굴을 붉히며 오늘만큼은 모든 다른 신부처럼 미래에 대한 희망이 충만하고 결혼생활에 대한 동경으로 가득했다.합환주를 마시고 서일은 나가서 손님들을 접대해야 했고 여자 손님들은 신방에 들어와 신부와 얘기하며 긴장을 풀어주었다.원경릉이 동서들을 데리고 같이 들어오고 만아와 기라, 녹주도 따라 들어오는데 다들 눈시울이 붉다. 분명 오늘은 기쁜 날인데 자꾸 눈시울이 붉어지고 가슴에 감격의 정서가 밀려왔다.만아가 자신의 예물을 주는데 자신이 직접 조각한 한 쌍의 목각 인형으로 서일과 사식이가 손을 잡고 있는 모습을 조각했다.사식이가 좋아하며 보물을 보듯이 일어나 만아를 끌어안고, “진짜 만아도 얼른 시집갔으면 좋겠어.”만아가 어색하게 웃으며, “전 시집 안가요, 전 평생 태자비 마마를 모실 거예요.”원경릉이 감동해서 만아의 귀하고 아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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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856화

신방에 온 서일원경릉은 손왕비가 사람들 앞에서 이런 얘기를 하는 바람에 눈알이 튀어나오는 줄 알았다. 다들 옛날 사람들은 보수적이라고 하는데 말짱 거짓말이다. 전에 같이 마차를 탔을 때 아바마마조차 자신을 놀려 먹었던 게 기억나서, “이 수다쟁이 같으니 여기 아직 어린 아가씨들이 얼마나 많은데.”“우리 다 알아요!” 녹주와 기라가 일제히 말했다.원경릉이 쓴웃음을 지으며 손을 내젓더니, “너희들은 알아도 난 잘 몰라, 이 얘기 하지 말자, 사식이 놀라 자빠져.”사식이가 원래 부끄러움이 많다. 일부러 부끄러운 척 하는 거든 진짜 긴장과 기대가 교차하는 거든 쉬쉬하는 얘기에, “안 놀래요. 집에서 일찌감치 저에게 그 일을 얘기해 줬어요.”원경릉은 이런 건 좀 얘기 하기 싫은 게 이건 특히 프라이빗한 일로 남들 앞에 꺼내서 얘기하고 싶지 않다. 원경릉은 입술에 경련을 일으키며 광분한 여인들을 바라봤다. 다른 사람 신방에서 이런 얘기를 하는게 적당한 거야? 결국 고리타분한 사람은 자기인 걸까?원경릉은 난감함을 참고, “전 역시 신방이 어떻게 생겼나 좀 볼 게요.”신방은 새로 지어 인테리어는 간단하게 하고 전체 집은 아직 완성되지 않았지만 사식이를 맞이하기 위해 서둘러 급한 곳부터 완성했다.담벼락을 보고 원경릉의 마음이 안정되는 것이 사식이가 비록 출가하지만 데릴사위를 데리고 집으로 돌아오는 거나 마찬가지다.저녁 연회가 아직 끝나지 않았는데 서일은 잔뜩 취해 사람들에게 업혀서 돌아왔다. 명원제가 있으니 다들 신랑에게 축하주를 권하는데 옆에서 막아도 소용이 없고, 10잔 중에 2잔 꼴은 마셔야 했다. 밖에서 타구통을 안고 두번이나 토하고 나서야 겨우 방으로 들려 들어갔다.사식이 쪽은 친정에서 데려온 몸종 몇이 와서 새 집에서 시중을 드는데 나리께서 이 모양으로 취한 걸 보고 서둘러 해장국을 준비했다.해장국 두 그릇을 들이 부은 것도 소용 없이 한쪽으로 부어 넣으면 한쪽으로 줄줄 흘렸다. 서일 평생에 이렇게 취한 적이 없다. 오늘 밤은 가장 중요한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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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857화

혼례 소감우문령이 당황하며 반짝이는 눈을 들어, “재미 없다고요? 아니예요. 그이는 재밌어요.”우문령 성격은 원용의와 좀 비슷해서 직설적이고 솔직하지만 현비의 죽음 이후로 이리나리에게 시집가고 오히려 얌전해 졌다.하지만 분명 늑대파에 보호를 받고 있어 전에 그녀를 만나본 적 없는 사람은 약간의 우수에 어린 것으로 보인다.“정말로 이리 나리가 재밌다고 생각해요?” 미색이 우문령의 말을 도저히 믿을 수 없었다. 저 냉정한 얼굴에 동물과 놀고 있는 남자가 재미있다고? 재미있는 사람이 어떻게 이렇게 아름다운 여인을 방치해두고 같이 놀지 않고 동물이랑 논단 말이야?우문령이 미색을 보고 입가에 꽃이 피어나며, “그래요, 그이는 정말 재미있어요. 특히 웃을 때.”“웃을 때 재미있는 게 아니라 잔혹하죠. 사람을 죽이겠다는 뜻이라고요!” 미색이 눈썹을 꿈틀하며, “당연하죠, 이리 나리는 미소로 사람을 죽일 수도 있어요. 공주님은 이리 나리의 외모에 완전 빠지셔서 영혼을 강탈당하셨네요.”우문령이 웃으며, “영혼이 잃었던 말았던 그이를 볼 수만 있으면 돼요. 전 그이 곁에 있는게 좋아요.”구중궁궐에서 자라 막 성욕이 꽃피기 시작한 로리타와 잘 생긴 냉혈한의 연애가 굉장히 기대가 되는 것도 사실이다.하지만 이리나리란 이 냉혈한은 훈남이나 카리스마 CEO류가 아닌 한 마리 고독한 늑대라 누구의 접근도 용납하지 않는다.이게 사랑이나 결혼을 상당히 곤란하게 만드는 것도 사실이다.하지만 소녀는 항상 어려움에 용감하게 도전한다.우문령은 앉아 있지 못하고 쪼르르 이리나리 쪽으로 달려가는데 이리나리가 우문령이 오는 걸 보고 고개만 돌려 힐끔 쳐다보더니 아무렇지도 않게, “고기 좀 내와, 늑대 먹이게.”이리나리는 인생에 있어 자신의 생명보다 중요한 것들이 있는데, 우문령은 자신의 그 감정을 지켜줘야 하고, 그가 사랑하는 것을 지켜줘야 한다. 우문령은 구중궁궐에서 자랐지만 사리가 밝고 확실해서 이 점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장기심리전을 목표로 착하게 고기를 가져다 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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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858화

방명전의 황후4경(새벽1시~3시)이 되자 목여태감이 금군을 데리고 초왕부에 와서 명원제는 용포를 입고 깨끗하게 단장을 마치고 궁궐로 돌아가 아침 조례를 준비했다.우문호는 오늘 일어날 수가 없어서 일이 있어 갈 수 없다고 휴가를 낼 생각으로 탕양을 시켜 사람을 궁문에 보내 상황을 알아보는데, 탕양이 이제 궁에서도 통해서 구사가 사람을 보내 소식을 전했다.잠시 후 한 가지 소식이 날아들었는데, 주재상이 황후를 폐하는 성지를 청하고, 황제는 동의하지 않았다는 것이다.얼마 되지 않아 또 소식이 왔는데 신하들은 재상에게 동의하고 다시 한번 황후를 폐할 것을 주청했으며 황제는 여전히 동의하지 않았다고 했다.또 잠시 후 소식이 와서 재상이 사람을 데리고 어서방 밖에 꿇어 앉아 황후를 폐할 것을 구하는데 황제는 동의하는지 아닌지 말이 없다고 했다.점심이 되어 구사가 출궁해 바로 초왕부로 와서 황후를 폐하지 않고 황후의 책봉 성지를 몰수하고 황후로서 모든 존영을 박탈하나 황후의 위치는 남겨두어 관례와 대우하는 규정은 여전히 그대로 두지만 방명전(芳明殿)으로 옮기게 했다.방명전은 역대로 사랑받지 못한 비빈이 사는 곳으로 한번 방명전에 들어가면 명원제는 들어갈 수 없다.그리고 황후 주변의 모든 사람을 전부 교체해서 내보내고 하나도 남기지 않았는데 황귀비와 내무부에서 다시 사람을 배치해 시중을 들게 했다.구사가 고개를 흔들며 쓴웃음을 짓더니, “이런 일이 벌어졌는데 용서를 구하는 자가 하나도 없더라.”“누가 감히 용서를 구하겠어? 재상이 황후를 폐하라고 청을 올린 건데.”우문호도 황후를 폐할 리 없으며 이런 결과는 예상했던 것으로 수십년간 부부였으니 정이 없더라도 체면이 있다. 동시에 주재상의 체면도 차려줘야 하니 황후의 권리는 빼앗아 사람을 싹 새로 들이면 황후도 일을 꾸밀 수 없을 테니 주씨 집안에 큰 위협이 되지는 않을 것으로 대략 해결된 셈이다.구사는 약간 마음이 쓸쓸한 것이 궁에서 보낸 기간이 길었던 만큼 황후가 그렇게 나쁜 사람이 아닌 게 현비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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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859화

원경병과 수아“그럼 왜 그렇게 고민하셨어요?” 문영공주가 물었다.“이렇게 많은 황자들 속에서 아직 젖을 먹고 있는 십황자를 빼고 나머지는 전부 왕으로 봉해져 나갔는데 네 여덟째 동생만 아직도 궁에 황자의 신분으로 남아 있어. 군왕으로 봉해지지조차 못하고 말이야. 나도 안다. 이렇게 괴로워해 봤 자 여덟째에게 도움이 안되는 거. 하지만 뭐라도 하지 않으면 마음이 안정이 안 되는 걸 어쩌니.”“어마마마 쓸데없이 괴로워하신 거예요.”잠시 자기가 맞았는지 틀렸는지 차치하고, 자신은 존귀한 황후로 자기 아들은 사람들 중에서도 빼어난 용과 같은 존재여야 하는데 하나같이 다 못난 것이 자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황후는 아들들을 돕지 않고 운명을 인정했으나 나중이 되고 보니 왜 꼭 이렇게 죽음을 기다려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자기가 뭔가 해서 바꿀 수 있는 가능성도 있지 않을까 하고.하지만 황후는 아버지가 황후를 폐하라고 청할 줄 생각 못했다. 만약 다른 사람이 주청을 했거나 심지어 황제가 성지를 내려 황후를 폐하려 해도 그녀는 울고불고 난리를 치며 죽자고 피했을 테지만 아버지 결정은 반박할 수 없다. 그저 받아들일 수밖에.사식이가 근친하는 날 원경병이 딸 수아(秀兒)를 데리고 왔다. 수아는 구사를 닮아 쿨한 게 눈썹이 진하고 눈이 큰 전형적인 남자 같은 여자였다. 우문호가 특히 좋아하며 얘는 나중에 대성할 거라고 했다.한동안 동생을 보지 못했지만 걱정되는 정도는 아닌 게 가끔 사람을 보내 동생 상황을 물어봐 왔기 때문에 구씨 집안에 그 짜증나는 일이 있던 것도 알았다.“이제 집은 좋아졌지?” 원경릉이 물었다.원경병이 상당히 성숙해서 옷 입는 것도 바뀌어 대담하고 귀티가 나는 게 안주인 같아서 유치한 눈빛이 없어지고 세상 물정을 아는 지혜와 침착함이 대신했다.“정리된 셈이죠.” 원경병이 수아를 안고 뽀뽀하며 살짝 안도했다. 진짜 최근 일 이 년 참 힘들었다.“그럼 됐어, 수아야, 이모한테 와.” 원경릉이 웃으며 말했다.수아가 걸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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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860화

수아와 보배원경병이 약간 감개무량해서, “정후부 때를 생각하면 매일 정말 자유로웠는데, 아빠 엄마가 변변치 않고, 신경 쓰이지만 진짜 우리가 근심 걱정할 게 없는 곳이었어요.”“잘 못 지내는 거야? 구사는 너한테 어때?”“저한테 잘 해줘요, 집안도 지금은 괜찮고. 단지 좀 감개무량해서 그래요.” 원경병이 웃으며 행복한 눈빛을 숨기지 못하고, “구사에게 시집간 건 제 평생에 최고의 행운이었어요. 더는 서러움 당할 걱정 없는 게 뭐든 달게 받아들일 수 있어요.”잠시 후 정색하더니, “아니, 서러움을 당하는 건 역시 싫네요, 싸울래요.”원경릉이 웃기 시작했다. 이래야 원경릉이 아는 원경병이지.사식이와 서일이 오늘 근친을 마치고 오는 날로 서씨 집에서 누가 찾아왔는데 기상궁이 문에서 막고 꾸짖어 서씨 집안 사람은 아주 거나하게 욕을 먹었다.이제 그들에게 혼담을 넣어 달라고 부탁하는 입장이 아니니 기상궁이 그런 수모를 당하고 참을 리 없다. 그래서 욕을 진탕 한 뒤에 서씨 새어머니에게 손가락질을 하며 만약 다시 서일을 찾아오면 다리 몽둥이를 부러뜨려 버리겠다고 했다.기상궁이 꾸짖고 욕 하는게 장난이 아닌 게 쓰는 단어가 완곡한 표현이 아니다. 하여간 기상궁 본인이 아는 가장 악독한 말을 다 사용해 서일의 새어머니는 완전 찌그러져 욕만 잔뜩 먹고 풀이 죽은 채로 도망갔다.그들도 새아들의 황실 인척한테 비빌 수 없다는 걸 알아서 감히 다시 오지 못했다.서일과 사식이는 초왕부로 돌아와 살고 새집은 계속 짓는 중이다.원경릉은 요즘 시간차를 계산하느라 바쁜데 이게 가장 어려운 부분으로, 급하지 않다는 건 거짓말이지만 이 일은 서두를 수가 없는 것이 정확한 시간이 없기 때문에 계산은 추측과 추산에 의지해서 시작할 수밖에 없다.경성은 지금 상당히 태평해서 마치 모든 것이 원경릉이 아이를 낳는 것을 위해 길을 비켜주는 것 같은 게 당연히 경성이 태평을 유지하는 건 우문호가 오랫동안 고생했기 때문이다.주재상이 황후의 폐위를 주청한 뒤로 실무에서 퇴임한 상태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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