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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861화

황후에게 간 보배이번엔 찰떡이조차 마음이 움직였다. 남동생은 있던 없던 상관없지만 여동생은 꼭 필요하니 엄마에게 여동생을 낳아야 한다고 강력하게 요구했다.원경릉은 아이를 안지도, 자리에 앉지도 못하고 서서 천천히 걸어 다니거나 아니면 누워있는데 누우면 숨쉬기가 힘들다.말도 못하게 고생스럽다.학창시절 새벽같이 일어나 공부하고 초등학교부터 쭉 1등을 도맡아 왔지만 지금 그게 아무런 쓸모도 없는 걸 생각하면 가끔 서글픈 생각이 들지만, 또 어떨 땐 축복받았다는 기분이 드는 게 어떻든지 간에 아직 살아서 서로 사랑하는 사람과 아이들과 같이 있기 때문이다.원용의는 몸조리를 잘 한 덕분에 깨끗하고 맑은 피부에 살도 오르고 사람이 훨씬 명랑해 졌다.동서들과 같이 수다를 떨다가 갑자기, “내일 보배를 데리고 입궁해서 어마마마를 뵙고 오려고요.”손왕비가 놀라며, “황후 마마를 만난다고? 가지 마.”원용의가 고개를 흔들며, “가야죠. 피는 물보다 진하잖아요. 전 제 할 도리 다 하면, 황후 마마께서 어떻게 보시던지 중요하지 않아요. 우리 할머니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도리는 분명히 해야죠. 저와 황후 마마는 절대로 좋은 고부관계가 될 수 없지만, 제가 보배를 데리고 황후 마마를 만나러 가면 제왕 전하는 조금 위로가 될 테니 전 제왕 전하를 위해 가는 거예요.”다들 고개를 끄덕였다. 싸웠든 어쨌든 황후와 제왕의 모자 사이는 갈라놓을 수 없다. 관계가 깨져 있는데 마음이 개운하겠어?다음 날 제왕부부는 보배를 데리고 황후를 만나러 방명전에 갔다.황후는 팔황자가 그림 그리는 옆에 있다가 제왕부부가 아이를 데리고 온다는 얘기에 약간 당황했다.그리고 이 순간 현비가 생각났다.황후는 어쩌면 현비보다 운이 좋은 걸지도 모른다.원용의가 예의를 차려 예를 올리고 비굴하지도 방자하지도 않게 자리에 앉았다. 모자가 얘기를 나누는데 어색한 분위기는 어쩔 수 없다.황후는 보배를 안지 않고 몇 번 쳐다보기만 하더니, 마지막에 부부가 돌아가려고 할 때 벌떡 일어나, “걔를 좀 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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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862화

뜻밖의 방문객출산휴가를 내려고 우문호는 최근 눈이 뱅뱅 돌아가게 바쁘게 지내며 미친듯이 일곱째를 재촉해 중요한 몇 가지 사건을 반드시 해결하라고 했다. 또 두세차례 대 소탕작전으로 경성은 한층 경계가 삼엄해 져서 치안은 자연스럽게 호전되었다.내년 봄에 과거가 있어서 전국에서 경성으로 오는 학생들이 점점 많아 지기 시작해, 경성의 각 대형 여관은 과거시험을 보러 온 학생들도 가득 찼다.우문호가 주루에 대한 정비에도 박차를 가하는 이유는 주루가 감시하고 통제하는데 이용당하기 가장 쉽기 때문이다. 그래서 모든 재직 관원들은 주루에서 향응을 즐기지 못하게 하고 명을 어긴 자는 파면하도록 성지를 내려줄 것을 요청했다.주재상은 감찰 관아를 만들어 각 부처 관원의 위반 여부 감찰을 전담했다. 주루에서 놀아서는 안 되지만 이미 뼈속까지 썩은 호색한들은 어떻게 든 방법을 찾아내서 아가씨를 집으로 불러들였는데, 감찰 관아가 있으니 호색한들도 재미보기는 글렀다.주재상이 우문호와 함께 하는 것은, 침투세력을 뿌리째 뽑으려면 우리 쪽도 다치기 마련이라 온 경성에 파란을 불러 일으키기 때문이다. 지금 사실 때가 무르익지 않아 다른 사람은 통제할 수 없으나 자기 사람은 그나마 가능하지 않겠어?최근 초왕부에 들락거리는 사람이 많아졌는데 대부분은 황실 친족들로 곧 출산을 앞두고 있으니 문병을 핑계로 원경릉에게 얼굴도장을 찍으러 오는 것이다.요부인과 미색이 요즘 거의 매일 오다시피 해서 초왕부에 같이 있는데 둘은 원경릉이 갑자기 산통이 올까 봐 그런다.동서 셋이 방에 앉아 얘기하는데 누군가 와서 기왕부부가 왔다는 것이다.이 보고를 듣고 미색이 무의식적으로 요부인을 보더니, “기왕 부부?”요부인이 태연하게, “기왕 전하와 주명양이야.”미색이 놀라서, “그 사람들이 왜 왔어요? 그리고 기왕 전하는 무슨? 첫째 황자가 되신 거 아닌 가요? 언제 왕야의 봉호를 받았죠?”“자칭이겠지. 뭘 하러 왔는지는 가서 물어보면 알지 않겠어?” 요부인이 담담하게 말했다.미색이 허허 웃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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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863화

십만냥 내놔“기왕 전하와……기왕비 마마께서 무슨 일로 오셨는지?” 자칭 기왕이라고 했으니 그렇게 불러주는 게 인지상정.요부인이 있기 때문인지 우문군은 잠시 우물쭈물 하며 제대로 말을 못한다.오히려 주명양이 눈썹을 치켜 뜨고, “말 못할 게 뭐가 있어요? 우린 은자를 가지러 왔어요.”원경릉이 놀라서, “은자? 무슨 은자를 가지러?”“배상금이요.” 주명양이 원경릉을 보고 콧방귀를 뀌더니, “다들 마음 속에 짚이는 일이 있을 거예요. 우문호가 나에게 잘못했으니 그냥 지나갈 생각 하지도 말아요. 당신이 배상하는 게 당연하지.”“그 사람이 당신에게 뭘 잘못했죠?” 원경릉은 정말 어리둥절했다. 그 일은 진작에 해결된 거 아닌가? 주명양이 자기도 기만하고 남도 속일 그런 바보는 아닌데, 자신과 좋아했던 사람이 우문호가 아닌 걸 누구보다 확실히 알 게 분명하다.우문군이 심호흡을 하더니 요부인이 자리에 있는 것에 신경 쓰지 않고 직접, “아내의 아이가 없어졌으니 다섯째는 아내에게 배상하는 게 도리입니다. 다섯째가 뿌린 재앙의 씨앗을 부인할 생각하지 마시죠. 원인이 있었으니 결과도 생긴 게 아닙니까. 나도 똑똑히 알고 있어요. 다섯째가 음흉한 짓을 했다는 걸.”원경릉과 요부인이 서로 마주보며 역시 만나지 말았어야 했다. 저들이 구석에 처박혀 지들끼리 썩어 문드러지든 말든 내버려 둬야했다.원경릉이 대놓고, “얼마를 원하세요?”“십만 냥!” 두 사람이 이구동성을 말했다.“십만 냥? 차라리 도둑질을 하지 그래요?” 원경릉이 냉소를 지었다.주명양이 증오에 찬 눈빛으로, “태자의 명성을 지키고 싶거든 어서 십만 냥을 가져와요. 안 그러면 골목골목에서 태자가 큰 형수를 욕보였다고 소문이 돌 테니까, 그땐 이미 우문호의 명성이 땅에 떨어져 백만 냥을 줘도 다시 살 수 없겠죠.”“큰 형수를 욕보여?” 원경릉이 실소를 터트렸다. “당신이 말한 큰 형수가 당신인가요? 좋아요, 나가서 맘대로 떠들어요. 누가 믿나 보죠.”“당신…… “ 주명양이 벌떡 일어나서 살벌한 눈빛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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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864화

힘없는 으름장만아가 ‘휘릭’ 초왕부 대문 간에서 내가보니 과연 골목 끄트머리에 머리 둘이 초왕부 문간을 살피고 있다. 거리가 꽤 있어서 똑똑히 보이지는 않지만 만아가 쳐다보는 걸 알고 두 사람이 얼른 머리를 쏙 집어 넣었다.만아가 탕양에게 보고하고 탕양이 사람을 시켜 몰래 두 사람을 감시시킨 후, 만아는 귓속말로 원경릉에게 이 사실을 알렸다.원경릉이 속으로 생각하는 게 있어 태도를 완전 바꿔 우문군에게, “은자 십만 냥을 갑자기 내 놓을 수는 없어요. 이렇게 하죠. 저에게 사흘의 시간을 주시고 사흘 후에 다시 오세요. 어떠세요?”“안돼, 반드시 지금 줘야 해!” 주명양의 태도가 상당히 강경했다.원경릉이 천천히 일어나, “지금은 은자 열 냥 밖에 없어요. 원하면 열 냥이라도 가져가는데 대신 밖에 나가서 태자 전하께서 당신을 모욕했다고 떠들고 다녔다가 가만 안 둘 줄 알아요.”우문군의 얼굴이 다급해 지더니 원경릉을 막아 서며, “사흘 후엔 반드시 있는 거요? 날 속이려 들면 안됩니다.”“있는지 없는지 사흘후에 와 보시면 알지 않습니까?” 원경릉은 앉아 있기도 불편하고 저들과 말을 섞고 싶지도 않아서 요부인과 천천히 걸어 나왔다.뒤에서 주명양이, “사흘 후에 만약 십만 냥이 없으면 가만 두지 않을 줄 알아. 원경릉.”요부인 같은 고단수가 신발 벗어도 못 쫓아올 주명양이, 협박이라고 해봤자 무서운 얼굴로 악다구니나 할 뿐이다.우문군 부부가 초왕부를 떠나자 누군가 슬금슬금 꼬리를 물고 따라갔다.요부인이 오는 내내 침묵하더니 편청에 도착하자 한마디, “뭐 하는 연놈이야?”“실망했어요?” 원경릉이 물었다.“저 인간한테 실망하고 말고 가 어디 있어요? 진작에 남남인데.” “요부인 올해 몇 살이죠?”“말띠요!” 요부인이 여유를 부리며 손으로 비녀를 누르더니, “늙어 보여요?”원경릉이 헤아려 보니 말띠면 30대 초반이다. 요 일년간 권모술수 없이 쭉 보양을 해서인지 피부가 희고 맑은데다 얼굴은 평화롭고 눈동자가 깨끗한 것이 원래보다 훨씬 예뻐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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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865화

우문군의 사정“세상에 황실 남자만 있는 건 아니죠. 눈을 크게 뜨고 주변을 좀 보면 좋은 사람 많아요.”“좋은 사람이 나처럼 버림받은 사람을 맘에 들어 할 리가 없죠.” 요부인은 이런 얘기 해봤 자 시간 낭비라고 느끼고 일어서 나갔다.원경릉이 뒤에 다 대고, “강아지 더 키울 래요? 한 마리 더 보내줘요?”‘”좋아요, 보내요!” 요부인의 목소리가 멀어지더니 곧 마당을 나갔다.탕양 쪽에서 살살 알아보니 우문군과 주명양이 와서 돈을 요구한 전모가 드러났다.우문군은 여전히 첫째 황자의 신분에 머물러 있지만, 처음엔 그래도 분수에 만족하고 매달 조정에서 내려오는 은자만 가지고 달리 생활비를 보내주는 사람 없어도 그럭저럭 생활할 만 했다.안타깝게도 사람이 등 따시고 배 부르면 욕구가 일기 마련이라, 기왕은 분수에 만족을 못하고 정치 쪽은 손을 댈 수 없으니 사람들을 따라 불법 투기로 생활을 영위해 나가기 시작했다. 처음엔 좋아서 한 밑천 벌자 주명양도 부유한 나날을 보내는 습관에 젖어 벼락부자가 되고 싶은 나머지 자신이 밑천을 전부 우문군에게 주고 다시 한탕 했다. 그러나 이번 물건은 수로를 통해 경성으로 운송하는 과정에서 물에 가라앉아 물건은 없어졌는데 우문군은 이미 중간 상인에게 선금을 받은 데다 물건을 실어오는 배 삯까지 전부 합쳐 손실이 십만 냥을 넘었다. 손해본 물건은 다른 사람과 동업한 것으로 그쪽에서 먼저 업자들에게 배상한 뒤 우문군에게 은자를 내놓으라고 한 것이다. 만약 내지 않으면 이 일을 공개하겠다고 하니 놀란 우문군도 체면을 따질 겨를 없이 초왕부에 와서 돈을 요구한 것이다.우문호가 듣고, “무슨 물건이야?”“소금 밀매요!” 탕양이 어이가 없다는 듯 말했다.우문호가 노기를 띠고, “아주 간이 배밖으로 나왔구나. 감히 소금 밀매에 가담 해? 조정에서 지금 소금 밀매 단속을 강력하게 확대하고 있는 마당에 오래 살고 싶지 않은가 봐?”“전하, 이 일을 폐하께 보고 드려야 할 지요?”“아바마마께 보고 드리면 큰형에겐 죽음밖에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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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866화

아기 호랑이우문군과 주명양 일을 우문호에게 맡기고 원경릉은 신경 쓰지 않았다.산달이 된 원경릉은 침대에 누워 쉬지 않고 바득바득 나가서 걸었다.매일 아침 밥을 먹고 마당에서 걷고, 점심에도 걷고, 저녁에는 우문호가 돌아오길 기다리며 아이들과 마당에서 한동안 논다.희상궁은 이미 산파와 유모 일을 정리해 놓았으나 할머니께서 계시니 산파도 크게 신경 쓸 일이 없고 조수 정도의 일만 담당할 정도다.희상궁은 사실 첫 임신때처럼 배를 열어야 할 까봐 걱정이 태산 같았다. 그때 얼마나 놀랐는지 모른다. 게다가 이번엔 집도할 의사도 없는데 어떻게 하지?다행히도 태자비에게 물어보니 순산할 수 있을 거라고 해서 상당히 안심하고 있지만, 태만할 수 없어서 틈만 나면 태자비 곁에 붙어 있다.원경릉이 무거운 몸을 끌고 입궁해서 태상황과 얘기를 나눴다.상선은 이제 몇 걸음 걸을 수 있게 되었다. 대부분의 시간은 휠체어야 앉아서 보내지만 가끔 태상황이 휠체어를 밀고 마당에서 산책을 한다. 주재상이 물러난 뒤엔 태상황과 함께 하는 날이 많아진 데다 소요공까지 더해져 건곤전의 나날은 신선 놀음이다.원경릉이 입궁해 늙은이들이 모여 내기 하는 걸 봤는데 신선했다.하지만 내용을 듣고 나니 울어야 할지 웃어야 할지, 그들은 원경릉의 배를 보고 내기를 걸었는데 소요공은 한 명, 태상황은 두 명, 주재상은 3명이라고 하고, 은자 천냥을 건 것이다. 부자들!소요공이 몰래 원경릉에게, “도대체 몇 명이야?”원경릉이 웃으며, “전 소요공께서 삼분의 일의 기회로 이기실 거란 말씀밖에 못 드려요.”“아무 말 안 하는 거랑 똑같네.” 소요공이 시무룩하다.원경릉이 건곤전에서 점심을 먹는데 태상황이 갑자기, “안풍친왕이 이틀전에 편지를 보내왔는데 네가 아이를 낳으면 새끼 호랑이를 보내준다고 하더라.”원경릉이 하하 웃으며, “초왕부에 동물원 열어야 겠네요.”태상황이 고개를 끄덕이며, “그것도 괜찮군, 대주에 용태후도 네가 셋째를 가지면 자기집 새끼 봉황을 떼 주겠다고 했으니까.”원경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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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867화

첫눈 오던 날“맞다, 우문군 일은 어떻게 됐어?” “일단 뭉개면서 감시하고 있어, 의심스런 곳은 없는지 살피면서, 나랑 아주 닮은 남자를 보고 싶은 게 도대체 얼마나 대단한 지도 알고 싶고 만약 이 일을 배후에서 누군가 움직이고 있다면 나타날 가능성이 있어.”저녁을 먹고 원경릉은 몸이 피곤해서 산책을 가지 않고 일찍 잠이 들었다.날씨가 점점 추워지면서 이날 드디어 첫눈이 내려 엷은 소금 꽃이 마당을 한층 덮었다. 순백의 눈이 대지를 온통 뒤덮은 것은 아니지만 각별히 운치가 있다.하지만 오시(낮11시~1시) 종이 울리자 궁에서 소식이 와서 태상황이 마당에서 상선과 함께 넘어져서 다리를 다쳤다고 했다. 원경릉은 바로 마차를 준비시켰다.배가 만삭이라 희상궁, 만아, 사식이 세사람이 같이 나갔다. 초왕부 문 앞에서 미색과 요부인을 마주쳤는데 태상황 폐하께 일이 생겼다는 말에 두 사람도 같이 입궁했다.다행히 태상황과 상선의 상처는 심하지 않고 상선은 머리를 다쳐 피부가 살짝 벗겨지고 피가 났으나 어의가 처리를 잘했다.태상황은 발을 삐었는데 복사뼈가 부어올라 원경릉이 검사해보니 뼈는 부서지지 않았으나 근육과 뼈를 다쳤다. 특히 노인은 넘어지는 걸 특히 주의해야 하므로 태상황은 며칠간 침대에서 내려와 걷지 못하게 엄금했다. 태상황이 요부인을 보고 자상한 표정으로, “잘 지내나?”요부인이 눈물을 머금고 바닥에 꿇어앉아, “태상황 폐하 덕분에 잘 지내고 있습니다.”“잘 지내면 됐어, 일어나게.” 태상황이 몇 마디 묻지도 않고 한숨을 쉬었다.요부인이 일어나며, “예, 태상황 폐하 옥체 보중 하세요!”태상황이 중얼거리듯, “이번 첫눈은 아주 상서로운 징조야.”“네, 폐하께서 조금 더 주의하셔야 첫눈의 상서로움이 계속 남아있을 거예요.” 원경릉이 웃으며 말했다.원경릉이 일어나 살살 허리를 폈다.“왜요? 불편해요?” 미색이 부축하며, “피곤한 거 아니예요?”“허리가 좀 쑤셔요!” 원경릉이 허리를 이리저리 뒤틀더니, “방금 허리를 너무 오래 구부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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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868화

설사가 아니야?미색이 손가락을 꼽아보더니, “그럴 리가요, 보름쯤 더 있어야 낳아요.”“가끔 당겨 지기도 해.” 요부인은 역시 경험이 풍부하다.미색이 고개를 흔들며, “아뇨, 물어봤는데 배가 둥그런 게 아마 딸일 거라고, 딸은 늦으면 늦었지 당겨서 나오지는 않는데요.”“많이 아네.”미색이 탄식하면, “아이 낳는 거에 파고든 지 오래 됐죠. 제가 구실을 못하는 건지 아님 그이가 변변치 않은 건지, 임신이 안되니 정말 돌아버리겠어요. 매달 달거리가 시작되면 살인 욕구가 치밀어 올라서 우리집 후원 담장은 제가 발로 차서 몇 번을 무너뜨렸 다니까요.”요부인이 웃으며, “조급해 하지 마, 인연이 닿으면 다 오게 되는 거야.” 미색이 목을 움츠리며, “저 이젠 멀리 내다 보려고요, 남편감도 그렇게 오래 기다렸는데 아이도 몇 년 기다릴 수 있죠. 일단 회왕 전하 건강관리부터 하고요.”여섯째 얘기를 꺼내니 미색의 얼굴에 자기도 모르게 웃음이 번지고 열기가 오른다.요부인도 전에 이렇게 ‘열띤 마음’으로 한 사람을 바라본 적이 있다. 안타깝게도 너무 오랜 옛날일로 그 사람은 몸을 의탁할 만한 사람이 못되는 쓰레기였다.원경릉이 화장실을 다녀와서 갈수록 허리 통증이 심해지는 것이 눕지도 못하고 허리가 끊어지는 것 같다.“어의를 오라고 할까요?” 희상궁이 걱정했다.“별 거 아닐 거예요. 방금 허리를 너무 굽혀서 그렇죠.”만아가, “그럼 뒤로 돌아보세요, 제가 주물러 드릴 게요.”원경릉이 걸상에 앉아 손으로 탁자를 잡고 몸을 앞으로 살짝 기울이자 만아가 살살 등을 주무르자 원경릉이 그만하라고 손짓하더니, “안되겠어, 화장실에 한 번 더 다녀와야지.”“또 가요?” 요부인이 놀라며, “방금 갔다 왔잖아요.”“뭘 잘못 먹었나 봐요, 쌀 거 같아요.” 원경릉이 일어나 두어 걸음 걷다가 뭔가 이상한 게 멈춰 서서 절망적인 얼굴로 요부인에게, “세상에 맙소사, 화장실까지 못 기다릴 거 같아요.”요부인이, “어떻게 된 거예요? 아침에 뭘 먹었는데?”요부인이 원경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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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869화

원경릉의 출산“아니, 가위!” 요부인이 덜덜 떨며 침대에 반쯤 엎드려 산파의 역할을 하고 있다.원경릉은 조금만 더 힘을 주면 알아서 나올 거 같아 아래로 밀어 내리려 힘을 주는데 이제서야 배가 아픈 게 느껴지며 허리도 갈 수록 더 심해져서 소리를 질렀다.아이의 머리가 보이자 바로 미끄러져 내려와 요부인이 얼른 받았다. 미색이 까무러칠 거 같이 부들부들 떨며 가위를 불에 달구는데, 자신의 모든 경험은 책으로 본 게 전부이고 실전은 처음이다.사식이는 아예 놀라 자빠졌다. 원경릉의 두번째 출산을 위해 희상궁이 몇 개월 전부터 준비를 시작해 초왕부는 완벽하게 다 준비되어 있는데, 하필이면 건곤전에서 낳는 거야?덕태감이 태자비가 출산하려 한다는 사실을 알고 허둥지둥 태상황을 찾아가서 문 앞에서 무릎을 꿇고 안으로 들어가며, “태상황 폐하, 태상황 폐하, 태자비 마마께서 출산을, 출산을 하신다고 합니다.”“낳는다고?” 태상황이 벌떡 일어나 휘청거리며 두 걸음 가더니 탁자에 기대 소리치길, “어의를 불렀나? 빨리, 태자에게 알려라, 황제에게 알려!” “예, 예!” 덕태감이 일어나 밖으로 달려갔다.명원제는 마침 어서방에서 대신들과 회의 중인데 태자비가 건곤전에서 아이를 낳는다는 얘기를 듣고 가득 들어차 있던 대신들을 버리고 나왔다.명원제는 건곤전에 도착해 황귀비와 만났는데 황귀비도 손을 떨고 있는게 태자비가 첫 아이를 너무 힘들게 낳았고 방금 보고한 자도 상황을 정확하게 알린 게 아니라 안색이 하얗게 질려 있다.우문호는 오늘 원경릉이 입궁한 사실을 알아 오늘 저녁에 조금이라도 일찍 경조부에서 퇴근하면 입궁하는 김에 그녀를 데려오려고 했다.오늘 사건 하나를 심리해야 하는데 남편을 살해한 범인은 오랫동안 궤변을 늘어놓으며 죄를 부인했다. 그런데 오늘 새로운 증인이 나타나 재판을 여는 것으로 이번에 바로 심리가 가능했다.이 안건 처리를 마치고 우문호는 원경릉의 출산 휴가를 시작할 예정이었다.범인이 마침내 죄를 인정했고 우문호가 판결을 내린 후 관아의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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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870화

아이가 태어나다다들 자기 눈을 의심했다. 어떻게 한 마디도 안 했는데 실신부터 하는 건데?시위가 손발이 꼬이는 가운데 태자를 부축해 안으로 들어가 장의자에 눕히고 인중을 한동안 누르고 문지르고 나서야 서서히 깨어났다.우문호의 눈동자가 산산이 부서진 것을 보고 사식이가 얼른 소리치며, “이미 한 명은 낳았어요, 모자는 평안해요, 지금 또 낳고 있어요.”“한 명은?” 우문호가 머리가 윙윙거리는 가운데 옆에 덕태감을 부여잡고, “전부 몇입니까?”덕태감이 거의 울듯이, “쇤네…… 쇤네도 모릅니다.”“낳은 지 얼마나 됐습니까? 아직 둘째가 나오는 게 안 보여요?” 우문호가 미치고 팔짝 뛰겠다.“아뇨, 아닙니다. 아마 낳으셨을 겁니다. 하지만 안에서 알려 오지를 않아서.” 덕태감이 우문호에게 멱살을 잡혀 숨 넘어갈 지경이다.우문호가 덕태감을 밀어버리고 빠른 걸음으로 달려들어가는데 막는 사람이 있지만 우문호는 미친 사자 같아 아무도 막을 수가 없다?가리개를 젖히자 피비린내가 진동한다. 요부인과 희상궁이 아이를 안고, 어의가 마침 약상자를 들고 병풍 뒤에서 나오다가 우문호를 보고 얼른 무릎을 꿇고, “경하 드립니다, 태자 전하 득남하셨습니다….쌍둥이 입니다!”우문호는 얼굴에 흐르는 땀인지 눈물인지 알 수 없는 것을 닦고 걸어 들어가는데 얼굴에 눈물 자국이 어지럽다.원경릉은 피곤해 보이는 얼굴이다. 다섯째가 30분이 지나도 내려오지 않아 결국 어의가 유도분만제를 먹여 다섯째를 뒤늦게 겨우 낳았기 때문이다.“전하, 어서 도련님 좀 보세요!” 희상궁이 아이를 안고 와서 쉰 목소리로 말했다. 자신은 아이를 받아본 적이 없고, 이 궁에는 산파도 없어서 어의가 병풍 뒤에서 지시하고 희상궁과 요부인이 아이를 받았다.사식이는 중간에 실신할 뻔 하는 바람에, 미색과 사식이는 밖으로 내보내 졌다.“보세요, 얼마나 신기한지.” 희상궁이 아이를 안고 다가오는데 우문호는 보지도 않고 희상궁을 뿌리친 채 원경릉에게 갔다.우문호는 두 다리에 힘이 풀려 솜 위를 걷는 것 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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