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취로 만든 빗“빗이 이렇게 많이 뭐하게? 그리고 이렇게 좋은 옥으로 만든 빗을 아까워서 머리를 어떻게 빗어?” 우문호가 보낸 선물이니 기쁘다고 말은 하지만 이런 옥을 사려면 돈이 상당히 들었을 텐데 겉치레에 낭비다.사식이가 웃으며, “모르시네요, 태자 전하께서 빗을 선물하신 일이 밖에 전해져서 다들 모방하고 난리예요. 어쩌면 태자 전하께서 그걸 보시고 다시 귀한 빗을 보내신 거 같은데 왜 직접 안 주시죠? 괜히 뭔가 있는 척하시면서.”“그래?” 원경릉은 그런 줄 정말 몰랐다.“그럼요!” 만아도 다가와서 웃으며, “쌍둥이를 낳으시고 초왕부에서 버리는 휴지까지 사람들이 주워 가요. 좋은 운이 붙는다고. 마마와 태자 전하께서 사랑하는 것도 전부 얘기가 돼서 서로 앞다투어 따라하는 걸요.” 원경릉이 어이가 없어 웃음만 나오는데 자신과 우문호의 생활을 들여다보면 흥미 있는 구석이 어디 있어? 쇠털같이 허구한 날 지지부진한 일상 뿐이다.하지만 그게 또 생활의 본질 아니겠어?느지막하게 우문호가 돌아오자, 원경릉은 빗을 얼굴 앞에 들이밀었다.우문호가 옷을 벗으며 한쪽에 있는 비취 빗을 보더니 입을 삐죽거리며, “왜? 내가 준 그거는 싫어?”원경릉이 손을 들어올리며, “싫은 게 아니라, 난 자기가 처음 보내준 그게 좋아. 다시 하나 더 만드느라 돈 쓸 필요 없어. 이게 얼마짜리 옥이야? 싸지 않을 텐데.”우문호가 들고 보더니, “딱 봐도 싼 거 아냐, 이런 투명하게 빛나는 건 천 냥은 나가지?”원경릉이 가슴이 아픈데, “은자 천냥으로 고작 빗 하나 만든 거야? 아이고 세상에!”“내가?” 우문호가 어리둥절해 하며, “이거 내가 만든 거 아냐. 누가 당신한테 준 거야?”“자기가 준 거 아냐?” 원경릉이 당황했다.우문호가 답답하다는 듯, “내가 이런 돈이 어디 있어? 그 박달나무도 다른 사람에게 달라고 해서 한 건데 이런 옥을 내가 어디서 구해?”우문호는 비취 빗을 들여다 보니 위에 글자가 없고 오히려 빗살 하나에 정교한 조각이 하나 있는게 아주 작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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