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극 로맨스 / 명의 왕비 / 챕터 1661 - 챕터 1670

명의 왕비의 모든 챕터: 챕터 1661 - 챕터 1670

3187 챕터

제 1661화

태상황을 찾아간 부부우문호는 무거운 마음으로 원경릉을 봤다. 원경릉은 긴 머리를 늘어뜨리고 뾰족한 턱을 치켜든 채 약하고 가련한 눈빛이다. 원경릉과 함께 하며 화난 모습, 분노한 모습, 슬픈 모습을 다 봤지만 이렇게 무기력하고 애처로운 모습은 본 적이 없다.우문호는 잔을 치우고 원경릉을 가슴에 안더니, “그럴 리 없어, 아니야, 전에 심장발작이 그러게 심했는데도 당신이 살렸잖아, 이번이 뭐라고? 치료 잘 할 거야.”원경릉의 머리속에 막 이 시대에 왔던 순간이 주마등처럼 지나갔다. 전부 이렇게 분명한 적이 없었다.그때 그녀는 상처투성이 몸을 이끌고 궁에 들어갔는데, 의사로서 사명감 때문인지 살고 싶었던 일념이었는지조차 이제 기억나지 않지만,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고 우문호를 마취시키고 태상황에게 약을 썼다.소위 원경릉의 역습은 사실 전부 태상황의 보호와 관심에 의지한 것으로, 초왕비의 지위를 공고히 한 것부터 어장과 비취 3개를 받았던 것, 귀영위와 나중에는 우리 떡들을 낳았을 때도 태상황이 황금을 하사해 원경릉이 평생 먹고사는 걱정이 없도록 빈틈없이 보살피고 보호해 주었다.원경릉은 생각하면 생각할 수록 괴로워 잠을 잘 수가 없었다, “우리 옷 갈아입고 나가자, 궁문에서 기다리다가 문이 열리면 바로 들어가게.”우문호는 원경릉의 마음이 침착해지지 않고, 자신도 걱정이 심하니 원경릉의 뜻대로 했다.옷을 갈아입고 화장도 대충 하고 만아와 서일을 데리고 나왔다.서일이 마차를 모는데 잠이 덜 깬 것을 만아가 옆에서 잔소리하자 겨우 정신을 차렸다.4경(새벽1시~3시)이니 사실 그렇게 이른 것도 아닌 게 궁문이 5경(새벽3시~5시)에는 열리고 오늘은 아침 조회가 있는 날이라 우문호 부부가 궁문에서 기다리고 있는데 대신들의 마차가 하나 둘 도착했다.원경릉과 우문호가 마차에 있어서 대신들은 내려서 문안하면서, 우문호가 조회에 간다고 생각하고 태자께서 정사에 열심이라 이렇게 일찍 나오셨다고 칭송했다.궁문이 열리자 마차가 들어갔다.북무문(北武門)에서 마차가
더 보기

제 1662화

막는자는 누구인가나장군의 얼굴에 검은 두건을 썼는데 형형한 눈빛이 드러나며 낮은 목소리로, “태자 전하, 태자비 마마, 두 분은 돌아가시지요. 태상황 폐하의 명으로 누구도 건곤전에 들어가지 못하십니다.”“나장군, 물러서게!” 우문호가 날카롭게 호령했다.“태자 전하 용서하십시오, 들어가시려 거든 소신의 시체를 밟고 가셔야 합니다!” 나장군은 상당히 강경한 태도이고 심지어 다른 귀영위들도 검에 손을 대고 우문호와 원경릉을 대하고 있다.이런 대치 모습에 우문호와 원경릉은 당황한 것이 입궁할 때 저지당할 것은 알았지만 이렇게 전부 무기를 들고 있을 줄 몰랐다.이때 구사도 사람들을 데리고 건곤전 밖으로 나와 우문호와 원경릉 앞으로 와서, “태자 전하, 태자비 마마, 일단 돌아가시지요, 태상황 폐하와 황제 폐하께서 명을 내리셔서 두 분은 들어가실 수 없으십니다.”구사가 오늘 관복을 입고 손에는 검을 들었으며 같이 들어온 금군도 정예로 상당히 거대한 전투태세다. 우문호는 이 모습에 어이가 없는 것이 그저 들어가서 진찰한번 해보겠다는 거 아냐? 태상황 쪽에서 귀영위를 보내서 막는데, 아바마마도 금군을 보내서 막아? 도대체 누가 이런 막대한 능력이 있어 원선생이 태상황 폐하 진찰하러 들어가는 것조차 막는 걸까?우문호가 들어가려면 일단 귀영위와 금군을 쓰러뜨려야 하는데 그건 황궁을 크게 어지럽히는 행위와 마찬가지다.구사가 우문호 앞으로 한걸음 나와 눈빛으로 슬쩍 암시했다.우문호는 한동안 구사를 뚫어지게 바라보더니 천천히 고개를 돌려 원경릉에게, “우리 가자.”원경릉은 원하지 않았지만 억지로 뚫고 들어갈 수 없다는 것을 알고 고개를 끄덕이며, “그래요!”구사가 두 사람 뒤에서, “소신이 전하께서 출궁하시는 길을 모시겠습니다.”구사를 제외하고 두명의 금군이 따라 나온 것이 황제의 명으로 둘을 감시하는 것임을 알 수 있었다.우문호는 화도 나도 애도 타서 바로 구사에게 알고 있는 걸 털어놓으라고 하고 싶어 뒤를 돌아보니 두명의 금이 따라 붙어서 구사가 살짝 고
더 보기

제 1663화

냉정언의 충격 발언원경릉도 의외인 게, 아니 우문호랑 무슨 상관이야?냉정언이 손을 휘젓더니, “내 말은 그런 뜻이 아닙니다, 태상황 폐하께서 치료를 원하지 않으시는 건 전하께서 한 일과 뗄 수 없는 관계가 있다는 거죠.”“역시 안풍친왕비 마마?” 우문호가 열이 받아서, “내가 보친왕을 죽였기 때문인가? 왕비마마께서 말씀하신 대의는 겉만 번지르르한 말 뿐인가?”“태자전하, 말씀을 삼가세요!” 구사가 수습하며, “제가 알기로, 이 일은 안풍친왕비 마마와 아무런 관계가 없습니다.”원경릉이 다급해서 냉정언에게, “냉대인, 어서 말씀하세요, 조바심 나게 하지 마시고. 어젯밤부터 오늘 종일, 저와 태자 전하는 애가 타서 죽을 지경입니다.”냉정언이 우문호를 보고, “보친왕을 죽인 건 황제폐하의 뜻이니 폐하도 그걸로 전하께 노하지 않으실 겁니다, 하지만 보친왕을 죽인 뒤에, 또 뭘 하셨죠?”우문호가 잠시 멍하게, “뭘 하다니? 당연히 병여도를 찾으려고 사람을 포진 시켰지.”“맞습니다, 하지만 전하께서 배치한 사람들을 폐하께서 다 알고 계십니까? 어떤 방식으로 어떻게 하셨는지 폐하께서 아십니까?”“배치한 사람의 신분은 절대 비밀을 보장해야 해. 이 일은 내가 아바마마께 보고 드렸었고, 별 말씀 없으셨어. 어떻게 배치하는지는 그때그때 상황을 봐서 처리했고, 상세하게 말씀드릴 수도 없었어, 뭔가 문제가 생기면 당연히 보고 드리지.”원경릉이, “그런데 이 일이 태상황 폐하의 병환과 무슨 상관이 있어요?”“크게 상관있죠,” 냉정언이 정색하고 얼굴이 달아오르는 것이 내심으로는 흥분됐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보친왕이 죽은 뒤 경성에 안왕이 무과장원 박원을 다치게 했으나 이 일을 안왕은 대충 넘어갔고, 황제 폐하도 혐의를 비호해 주셨다는 풍문이 돌았습니다. 그래서 나이든 신하들이 연명해서 황제 폐하를 질책하고 안왕을 봉토로 쫓아내라고 요구하는 상소를 올렸습니다. 황제 폐하는 나이든 신하들에게 질책을 당하자 몹시 체면이 상한 데다 안왕을 봉토로 보내는 건 더욱 원하
더 보기

재 1664화

태상황 폐하의 진실“아니,” 우문호가 즉시 부정하며, “아바마마는 줄곧 황조부를 존경하고 효를 다 하셨어. 누구보다 황조부를 염려하시는 데 어떻게 이런 작은 일로 대역무도한 일을 벌이신다는 말이야? 그리고 황조부께서 정치에 관여하신 게 처음도 아니고, 태자를 책봉할 때도 아바마마는 황조부 말씀을 들으셨다고. 그리고 아바마마께서 넷째를 쫓아 보내고 싶지 않으시면, 태상황 폐하도 억지로 내보내실 분이 아니야. 그런데 왜 이렇게 된 건데?”냉정언이, “일단 앉으시죠, 제 말을 잘 들으세요. 다 듣고 나면 왜 폐하께서 이렇게 하셨는지 아실 겁니다.”원경릉이 눈물을 훔치고 우문호를 끌어 앉혔다. 우문호는 여전히 믿고 싶지 않다는 표정이나, 당황한 눈빛에 속마음이 들키고 말았다.“그래, 말해봐, 어떻게 말하는지 듣고 반박해 주지.” 우문호의 목소리가 약간 떨렸다.냉정언이, “황제 폐하께서는 분명 효자시라는 걸 부인하지 않겠습니다. 보위에 오르시기 전에 그렇게 오랜 기간 태자로 있으면서 계속 태상황께 충효를 다하셨습니다. 태상황 폐하께서 퇴위하시고 지금까지 앞뒤까지 포함해 대략 8년 넘는 시간 동안, 조정에서 수많은 일이 있을 때마다 황제 폐하는 태상황의 의견을 물으셨고 태상황 폐하는 보통 거의 관여하지 않고 대부분 심지어 의견도 별로 많이 내지 않으셨지만……”“그럼 됐잖아? 자네 말 대로 그렇게 잘 어울리시는 데 어떻게 이 일이 아바마마의 뜻이 될 수가 있어?” 우문호의 마음속이 혼란해서 냉정언의 말을 자르고 반박했다.냉정언이 무겁게, “그래요, 폐하는 늘 그렇게 하셨습니다. 일종의 습관처럼. 하지만 재위 기간이 길어지고 경험한 일이 많아지시자, 큰 일에 대해 황제 폐한 본인 스스로 결단이 서 있는 상태로 태상황 폐하께 그다지 묻고 싶지 않은데, 방금 말했던 것처럼 일종의 습관이 돼서 가고 싶지 않아도 가야 했습니다. 이때 태상황 폐하께서 여전히 별다른 의견 없이 황제 폐하께서 잘 하고 계신다고 칭찬해 주시면 황제 폐하 마음에 불쾌한 마음이 남지 않았을 것
더 보기

제 1665화

냉정언은 알고 있다“주재상이 올린 상소를 기억하십니까? 우문군의 황자 신분을 회복해 달라는?” 냉정언이 말했다.우문호가 쓴 웃음을 지으며, “아바마마께서 그렇게 큰형을 총애하신다면, 주재상이 이렇게 하는 게 아바마마의 심기에 맞는 거 아닌가? 설마 이것도 연관이 있어?”“아주 상관있죠. 황제 폐하께서 우문군의 황자 신분을 회복하고 말고는 본인 스스로 결정하신 뒤 그 뜻을 받든 누군가가 상소를 올려 일을 진행 했어야 하는데, 주재상이 나서서 짐작하고 일을 진행했지요. 더 중요한 건 나중에 알아보니 주재상이 이 일을 하는데 고작 반나절밖에 안 들었다는 사실입니다. 다시 말해 주재상이 한 마디 하면 척척 알아듣고 심지어 다른 신하들을 설득시킬 필요도 없는 겁니다, 얼마나 대단한 위력인가요? 그리고 얼마나 큰 위협인지 모르시겠습니까? 그래도 주재상은 결국 신하니 황제 폐하께서 감당하실 수 있지만, 태상황폐하는 말이죠, 태상황께서 일단 성지를 내리시면 황제 폐하께서 감당하실 수 있으신 가요? 황제 폐하의 입장에서 전체를 보면 황제 폐하께서 통제가능한 사람을 태상황 폐하께서 전부 제어할 수 있고, 태상황 폐하께서 통제 가능한 사람을 황제 폐하는 제어하실 수 없습니다. 이건 대권이 아직 태상황 폐하 수중에 있다는 말과 같아요. 태자 전하는 태상황 폐하께서 고르신 강력한 세력인데, 하필 이 때 전하께서 안왕 전하가 박원을 다치게 했다는 소문을 퍼트리는 바람에 황제 폐하는 전하께서 안왕 전하를 봉토로 쫓아 보내려 한다는 오해를 하시게 된 거죠. 대신들이 안왕을 경성에서 내쫓으라고 상소를 올리고 태상황까지 동의 하셨으니 황제 폐하는 안왕 전하라는 잠재적인 적수를 쫓아내기 위해 전하와 태상황 폐하가 손을 잡았다고 오해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된 겁니다. 까놓고 말해 황제 폐하는 태자 전하께서 폐위되지 않도록 막으실 거예요, 본인이 그렇게 오랜 기간 태자로 있으셔서 태자의 마음을 아주 잘 아시니까요. 그래서 만약 태자비 마마께서 병을 치료하시면 태자 전하께서 연루될 것이라는
더 보기

제 1666화

냉정언의 해법냉정언의 이 말에 우문호는 반박하지 않았다. 우문호가 아무리 정치적 감각이 없어도 냉정언이 말한 건 사람들이 알아서는 안되는 어두운 비밀이란 걸 안다. 황조부께서 정말 붕어하시면 아바마마의 목적이 달성된 마당에 흑역사를 남길 수는 없는 노릇 아닌가? 냉정언은 죽여야 한다.우문호의 마음이 완전 차갑게 식어버리며 분노와 무력함이 벌레처럼 마음을 갉아 먹었다. 아프고 쓰리고 말할 수 없이 고통스러웠다.우문호는 바로 입궁해 아바마마께 따지고 싶었다. 왜 말끝마다 효도효도 하면서 황조부의 목숨조차 방치 하냐고.냉정언은 우문호의 낯빛이 바뀌는 것을 보고 찢어지는 아픔으로 다시 한숨을 쉬며, “사실 태자 전하는 이렇게 화를 내실 필요 없는 게 황제 폐하도 지금 고통스럽습니다. 폐하께서 하신 이 모든 것은 권력자로서 생각일 뿐 아들로서 폐하의 양심은 시시각각 자책하고 있을 테니 까요. 목여태감 말이 폐하께서 요즘 잠도 못 주무시고 밤에 악몽을 꾸시는데 아침에 일어나면 머리카락이 우수수 빠져 있다고 하더군요.”우문호는 눈가가 빨개지며, “그럴 거면 권력자로서 생각따위 집어치우실 수 없어?”“어떤 건 한번 금이 가면 막을 수 없는 기세로 앞으로 떠밀려 가게 됩니다. 폐하께서도 아마 통제하실 수 없으시겠지요. 왜냐면 지금 주장을 바꾸신다고 해도 이미 부자 사이에 균열이 존재하기 시작했고, 태상황께서 만약 괜찮아지시면 폐하는 더욱 큰 위협을 느끼고 또 무슨 일을 하실 지 모릅니다.”원경릉이 냉정언을 보고, “냉대인, 이 모든 걸 우리에게 알려주셨는데 대처할 방법이 있으신 가요?”우문호와 구사가 원경릉의 이 질문에 일제히 냉정언을 쳐다봤다.냉정언의 눈동자에 한줄기 은은한 빛이 스치며, “무슨 좋은 방법이 있는 건 아니고, 태상황 폐하를 구하기 위해 지금 가능한 유일한 방법이 황제 폐하의 위기감을 없애는 것 즉 태자의 권한을 포기하는 것입니다.”우문호가 차갑게, “스스로 폐위 시켜 달라고 하라고?”“아뇨, 폐하는 전하를 폐하고 싶을 리가 없어요. 하지
더 보기

제 1667화

우문호의 판단원경릉이 괴로워하며, “이럴 줄 몰랐어, 아바마마께서 아무리 심하게 의심을 하셨어도 그렇지 황조부 목숨을 가지고 위협하시면 안 돼지.”우문호가 천천히, “원 선생, 틀려.”원경릉이 눈물이 그렁그렁한 채로 우문호의 말을 듣고 얼른, “뭐가 틀린데?”“아바마마의 이런 사고방식, 전에 무슨 낌새를 느낀 적이 있어? 뭔가 조짐이 보였다든가?”원경릉이 당황해서, “그……전에는 없었어, 하지만 최근 아바마마를 거의 못 뵀고, 뵀다고 해도 나에게 이런 얘기 안 하셨을 게 분명해.”“말은 안 할 수 있지만, 눈빛이나 표정에서 알아볼 수 있잖아? 아바마마는 늘 나를 질책 하셨어, 이거 잘못했다, 저거 잘못했다, 하지만 아바마마 얼굴에서 뿌듯함과 위안을 느낄 수 있었다고.”“응?” 원경릉이 우문호에게, “그 말은 냉대인의 말이 전부 거짓이란 소리야? 하지만 냉대인의 분석이 하나같이 사리에 맞아, 권력자의 마음속에 존재하는 위기감, 왕위를 지키려는 치밀한 계획, 피붙이의 도리에 맞든 안 맞든 일단 합리적이야. 그리고 냉대인이 믿음이 안가는 거야? 둘이 원래 관계 좋잖아.”“사실 아바마마께서 나나 황조부를 이렇게 대비하는 건 정상이야. 하지만 이 일이 위화감이 느껴지는 건 냉정언의 말이 지나치게 조리 있어서야.”“아바마마께서 냉대인에게 말씀하신 거라며, 아바마마도 마음이 모순되니까 냉대인에게 털어놓는게 불가능한 일만은 아니지.”우문호가 손을 젓고 깊이 생각하더니, “아니, 아바마마는 지극히 내성적인 분으로 냉정언이란 일개 신하에게 모순된 마음을 털어놓은 건 말이 안돼. 게다가 냉정언이 아바마마의 양심의 가책을 눈치챘다고? 그리고 넷째가 박원을 다치게 하고 아바마마께서 넷째를 두둔했다는 걸 퍼트린 건 불과 얼마전이야. 하지만 태상황 폐하의 병환은 하루이틀전에 시작된 게 아니지. 병환이 심각해 져서 널 입궁 시키려 할 때까지 적어도 10여일은 걸렸을 거야. 그때는 마침 내가 선비에 사람을 배치할 때고.”원경릉이 얼굴을 찌푸리고, “자기가 의심하는 게
더 보기

제 1668화

목여태감을 다그치다우문호는 아무리 생각해도 모르겠길래 다음날 다시 입궁했지만 이번은 건곤전도 어서방도 아니고 황귀비께 가서, 황귀비께 목여태감을 속여서 오게 하도록 부탁했다.목여태감은 계속 명원제 곁에 있으므로 속여서 오게 하기 쉽지 않지만, 황귀비는 궁에서 존귀한 신분으로 조금 기다리니 손쉽게 목여태감을 부를 수 있었다.목여태감이 황귀비전에 들어오다가 우문호를 보고 얼굴색이 변하며 얼른 밖으로 나갔다.우문호가 막아 서며, “태감이 나를 보고 가다니, 뭔가 좋은 걸 나한테 들킬 까봐 숨기고 있는 게 분명하군?”목여태감이 숨지 못해 허탈하게 웃으며, “전하말씀하시는 것 좀 봐요, 제가 뭐가 좋은 게 있겠습니까? 오랫동안 황귀비 마마께 문안을 여쭙지 못해서 가는 길에 인사 여쭈러 왔을 뿐입니다.”“태감은 자상하기도 하지.” 우문호가 목여태감을 뚫어지게 쳐다보며, “기왕 왔으니 앉아서 나랑 수다나 떨까?”목여태감은 우문호가 계속 쳐다보자 켕기는 게 있는지 한사코 뒤로 물러서며, “그게…… 소인은 가서 폐하 시중을 들어야 해서 지금 전하와 말씀을 나눌 수가 없네요. 전하께서 어렵사리 입궁하셨으니 황귀비 마마와 시간 보내시지요.”황귀비가 이 말을 듣고 미소 지으며 일어나, “태감 마침 잘 왔네, 내가 내부무와 정산할 게 있는데 자네가 태자와 좀 있어줘, 금방 다녀올 테니.”말을 마치고 사람들을 데리고 나가서 아예 문까지 닫았다.목여태감은 살짝 한숨을 쉬더니 우문호에게, “전하, 소인은 아무것도 모릅니다.”“내가 물어볼 걸 어떻게 알았어? 하지만 태감과 얘기 좀 해야지, 걱정 말고 앉아!” 우문호가 억지로 태감을 데려다 앉히자 태감이 ‘아야야’ 하며 하는 수 없이 자리에 앉았다.우문호는 앉지 않고 태감을 내려다보며, “태감, 아바마마께서 요즘 누구를 비교적 자주 만나 시지?”목여태감이 무심코 자연스럽게, “늘 대신들과 회의하시거나 냉대인과 바둑을 두시지 특별한 사람이 폐하를 만나러 온 적이 없습니다.”“흠, 그럼 황조부께서 병에 걸리시고 아바마
더 보기

제 1669화

명원제와 냉정언“예!”“너한테 뭘 물었지?” 목여태감이 입술을 여전히 떨며, “소인 어찌 감히 숨기겠습니까, 태자 전하께서는 태상황 폐하의 일을 물으셨는데, 태상황 폐하께서 왜 태자비가 입궁해 병구완을 하는 것을 허락하지 않으시냐고 했습니다.”“짐이 왜 허락하지 않았냐고 물었겠지?” 명원제의 목소리가 공허하고 차가웠다.목여태감이 털썩 무릎을 꿇고, “아……아닙니다. 폐하 오해하지 마십시오, 전하께서 그렇게 묻지 않으셨습니다.”명원제의 눈빛이 얼음장처럼 차게 굳어, “태자가 물었고, 네 마음속에 의문이기도 해. 그렇지?”목여태감의 얼굴색이 갈수록 창백해 지면서, “아……아닙니다, 소인이 어찌 감히, 소인은 그런 의문을 가진 적이 없습니다. 폐하께서 하신 일은 현명하신 결단이셨습니다.”“짐은 성현이 아니야……” 명원제는 반쯤 말하고 말을 삼키더니 눈빛에서 예리함을 거두고, “일어나라, 앞으로 태자가 만약 널 찾아 묻거든 넌 한 마디도 더 말해서는 안된다.”“예!” 목여태감이 무거운 짐을 벗어 던진 듯 천천히 일어나 물러나가는데 명원제의 목소리가 들렸다. “냉정언에게 입궁하여 짐과 바둑을 두자고 전해라.”“예!” 바둑이란 전장은 피는 튀지 않지만 상당히 잔혹하다. 전에 바둑을 둘 때 명원제는 냉정언의 적수가 되지 못했는데 이번은 연속으로 몇 판이나 명원제가 냉정언을 살려 달라고 하게 만들었다. 명원제가 바둑알을 엎으며 차를 한 모금 하더니, “태자에게 전부 얘기했느냐?”냉정언이 표정 하나 바뀌지 낳고, “폐하께 아룁니다. 할 말은 이미 다 했습니다.”“태자는 어떤 반응이었지?”“화를 내셨습니다!”명원제가 ‘흠’하고, “화만 내는 건 아직 모자란데.”“소신이 태자 전하께서 사임하실 것과 대신들과 소원할 것, 그리고 선비에 잠입한 자의 명단을 올릴 것을 암시했습니다.”명원제의 눈이 살짝 반짝이더니, “뭐라고 하던가?”“상당히 흥분하셔서, 폐위를 자청 하시겠다고 하셨습니다.”명원제는 손에 백 돌을 하나 쥐고 있다가 튕겨내자, 바닥에서
더 보기

제 1670화

우문호의 결정냉정언이 물러나오다 다시 고개를 돌려, “폐하, 안왕 전하 쪽에 넌지시 암시 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요?”명원제가 이 말을 듣고 쓴 웃음을 지으며, “그럴 필요 없어, 권세에 유착하는 건 그 녀석 본능이야, 기회만 있으면 절대로 놓칠 리 없어. 네가 사람을 시켜 넌지시 암시를 주면 오히려 그 녀석의 경계심을 불러 일으키고 말아. 아들은 아는 건 아비만한 자가 없네. 이렇게 하도록 해.”냉정언이 예를 취하고 물러나왔다.태상황의 병이 위중한 가운데 구사가 큰 무리를 이끌고 황실별장으로 모셔다 드린 후, 바로 초왕부로 가서 이 일을 우문호에게 알렸다.우문호는 과연 벽력같이 화를 내고 바로 입궁해서 명원제를 만나고자 했으나 명원제는 대신들과 회의 중이라 우문호를 밖에서 기다리게 했는데, 반나절을 기다려도 명원제를 만날 수 없자 결국 화를 꾹 참고 돌아왔다. 초왕부로 돌아오니 냉정언이 이미 와서 기다리고 있는데 우문호가 반나절이나 바람을 맞아서 오히려 머리가 맑아진는 상태라 냉정언을 서재로 억지로 데리고 들어가, “자네가 한 그 말 안 믿어, 자네와 아바마마께서 도대체 뭘 숨기고 있는 거야.”냉정언이 마치 그가 이런 말을 할 줄 알았다는 듯, “믿어도 좋고 안 믿어도 상관없어. 이건 확실히 폐하 뜻이니까. 이번에 온 건 다시 한 번 말해주기 위해서야. 지금은 태상황 폐하시지만 다음은 누가 될지 몰라, 최대한 빨리 사직해, 오늘 폐하께서 태자비가 새벽에 나가 밤중에 귀가하니 세자들을 양육하는데 바람직하지 않다고, 세자 저하분들을 입궁시켜 황후와 황귀비가 함께 키우는 게 낫겠다고 하셨어.”우문호가 눈을 가늘게 뜨고, “냉정언, 사실대로 말 안 하냐, 이건 절대 불가능한 일이야, 아바마마는 그런 분 아니셔. 둘이 도대체 무슨 꿍꿍인 거야?”냉정언이 우문호에게 예를 취하고, “이로써 할 말은 끝입니다!”냉정언이 와서 고작 이따위 사이비 같은 소리나 지껄이니 우문호가 화가 안 나고 베기나?2~3일간 여기저기 알아봤지만 아무런 수확이 없다. 궁에서
더 보기
이전
1
...
165166167168169
...
319
앱에서 읽으려면 QR 코드를 스캔하세요.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