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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명의 왕비: Chapter 1641 - Chapter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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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641화

위왕과 안왕의 격전다음날 해질 무렵 사수(泗水)부근에서 마침내 안왕을 따라잡았다.안왕은 분명 누군가 쫓아올 것을 알고 내내 멈추지 않고 달려와서 말도 자신도 완전 녹초가 되었고 실제로 움직일 수 없는 상태라 사수에서 쉬지 않을 수 없었다.그런데 아직 사수 마을에 도착하기도 전에 뒤에서 분노의 일갈을 듣게 될 줄이야, “우문안, 거기 서!”안왕은 순간 가슴이 덜컥 내려 앉아 고개를 돌리지 못하고 맹렬하게 말에 뛰어올라 살기 위해 달리고자 했다.하지만 말은 너무 지친 나머지 안왕이 올라 탄 뒤에도 막무가내로 제자리를 맴돌며 콧김을 내뿜더니 아예 움직이질 않았다.“쓸모 없는 놈!” 안왕이 소리쳤다.“왕야 어서 가세요, 제가 막겠습니다!” 시위가 이 모습을 보고 안왕을 막아 서더니 장검을 칼집에서 뽑았다.쉴 새 없이 쫓아와서 마침내 안왕을 발견했는데 그렇게 쉽게 놔줄 거 같아? 위왕은 말에서 뛰어 올라 공중제비를 돌더니 안왕에게 날아들어 그대로 안왕의 목을 졸랐다.두 사람은 바닥을 굴렀고, 안왕이 아직 정신을 차리기도 전에 주먹이 얼굴을 강타하며, “기다……” 위왕은 기다리지 않고 정확히 코를 겨냥해 주먹을 날렸는데 그대로 코에 맞아서 코가 삐뚤어졌다.두 사람의 무공 실력은 원래 큰 차이가 없었으나 위왕은 북군영에 있으면서 매일 군사훈련 아니면 무공수련을 해서 상당히 진보한데다 지금 상대가 안왕이라 젖 먹던 힘까지 다해 처음엔 안왕이 받아 치지 못하고 그냥 얻어맞기만 했다.다행히 안왕도 만만한 사람이 아니라 한동안 두들겨 맞더니 기회를 잡아 반격하는데 둘이 잔인하게 싸워서, 양쪽의 시위와 준장도 돕지 못하고 초조한 마음으로 한쪽에서 바라볼 뿐이다. 그러다 상대방이 눈에 거슬리게 일격을 가하는 것을 보고 결국 쌍방 사람도 역시 서로 멱살을 잡고 싸우기 시작했다.위왕이 마침내 우위를 점했다. 위왕은 목숨을 아끼지 않고 싸웠는데, 오랜 시간 울분이 쌓인 데다, 정정당당하게 때릴 수 있는 기회가 생겼는데 사정 봐줄 이유가 있나? 주먹질이 계속 되고 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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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642화

죽을만큼 맞은 안왕안왕은 인생에서 가장 굴욕적인 하루를 맞았다. 자기 형제에게 맞아서 반쯤 죽게 된 데다 말 등에 묶여 경성으로 돌아왔다.경성으로 들어올 때 성을 지키는 군사 모두 저 사람이 누구인지 알아보지 못하고 위왕이 엄청난 대도를 잡아와서 잘 보이려고 하는 건가보다 생각했다.위왕이 안왕을 데리고 바로 경조부로 가서 그를 말에서 내린 후 안으로 밀어 넣더니 낭랑한 목소리로, “태자 전하께 아룁니다. 말씀하신 사람을 데리고 왔습니다.”제왕이 먼저 나와 한참 후에야 바닥에 누워 끊어질 듯 숨을 쉬는 자가 안왕 임을 겨우 알아보고, 깜짝 놀라, “아이고머니나, 이게 사람 꼴입니까?”“사람이죠, 눈 귀 입 코 다 있으니까, 좀 크긴 하지만.” 위왕이 숨을 크게 내쉬었다. 마음이 많이 편안해 져서 말하는 것도 예전처럼 그렇게 우울하지 않다.제왕은 그들 사이의 원한을 알고 있어서 넷째가 셋째에게 한 일을 생각하고 이 정도 맞은 건 하나도 억울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제왕은 안왕을 관아 뒤뜰로 옮기도록 분부하고 우문호도 마침 도착했다.우문호가 안왕을 보더니 사람을 시켜 뜨거운 물을 가져오게 해서 다른 사람을 다 물리고 혼자 안에서 안왕의 상처를 돌봤다.안왕은 고통으로 이를 갈며 눈은 거의 뜨지 못한 채 우문호라는 것을 알고 이를 악물고, “호야, 너 이건 형 목숨을 빼앗은 거야.”우문호는 손에 뜨거운 물수건을 들고 얼굴에 핏자국을 닦으며 담담하게, “어차피 언젠가 맞을 일이었어. 빨리 맞으면 빨리 끝나고, 아니면 평생 셋째형한테 빚지고 사는 거지.”안왕은 억지로 겨우 실낱만큼 눈을 뜨는데 고통스럽게, “맞았으니 이제 끝인가? 아닐 걸, 앞으로…… 살살해, 날 죽일 셈이야……”우문호는 안왕의 이런 모습에 화도 나도 웃기기도 했다. 전에 안왕에게 당했을 때는 잡아오면 가만 안 두겠다고 생각했는데 이런 꼴을 보니 그럴 기분도 들지 않고 어쨌든 나중에 또 협력해야 하니 만약 협조를 안 하면 그때 두들겨 패도 늦지 않겠다 싶다.“셋째형도 이만하면 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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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643화

안왕의 변명“그래? 예를 들면 어떤 일을 종 잡을 수가 없는데? 얘기해 봐 분석 좀 해 보게.”안왕이 약간 눈을 피하며, “네가 믿던 안 믿던 난 지금 야심 없어, 이 사건은 내가 관여한 적이 있는 셈쳐도 벌써 지난간 일이고 지금은 맡은 일 잘해서 아바마마의 시름을 덜어드리고 싶을 뿐이야. 우리 형제가 전에도 얘기했듯이 일단 서로 간의 악감정을 버리고 대외적으로 일치 단결 해야지. 집안싸움이 되서는 안돼, 아바마마 옥체가 좋지 않으시니까.”우문호가, “넷째 형, 우리가 아직 형제라고 하니까 형제의 정에 따라 얘기할 게. 난 아바마마 앞에서 형을 지켜주고 싶지만, 알고 있는 건 반드시 나에게 얘기 해야 해. 지금은 병여도를 다시 가져오는 게 제일 중요한 임무로 나머지는 전부 괜찮아.”안왕이 우문호를 보고 아무 말이 없다.우문호가 계속, “뭘 걱정하는지 알아, 말 안 하면 형이 전에 한 일을 내가 못 찾아낼 것 같아? 만약 정말 조사하고 들면 사흘을 못 가서 안왕부 구석구석을 싹 다 뒤져내면 남에게 보여서는 안 되는 일이 꼽을 수도 없이 많겠지? 나는 아주 구체적으로 형제의 정을 생각해서, 셋째형이 체포해 와서 개인적으로 묻는 거야. 진짜 대대적으로 일을 벌이기로 들면 형은 경조부 법정에 서야만 할 걸.”안왕이 우문호를 보고 한숨을 쉬며, “진짜 한 끝차이로 쟁반에 가득한 걸 다 쏟았네. 대부분 내가 한 게 아니고 아라가 한 거야. 보친왕부에 있던 첩자도 아라가 심어 놓은 거고, 아라 생각에 일이 간단하지 않으니 몰래 알아보고 몇 사람을 보친왕부에 잠입시켜 놨어. 이 사람들이 누구인지 나중에 아라가 죽은 후에 명단을 받아 들고 비로소 알았어. 그들은 아라에 충성을 다하는 자들로 나에게 충성을 바치는 자가 아니야. 아라가 죽었으니 그들은 비록 내 관리 하에 들어왔지만 아라의 죽음이 그들의 마음을 냉담하게 만든 나머지 나에게 겉으로는 복종하는 척 하면서 속으로는 배신하고 있어. 진짜야. 아라가 이렇게 깊숙하게 포진해 놓았을 줄 몰랐어. 게다가 아라가 꽂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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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644화

안왕과 우문호의 딜우문호가 계속, “이 얘긴 잠시 접어두고, 박씨 집안 쪽엔 형이 해명해. 지켜볼 거야, 만약 박씨 집안에 가서 똑바로 해명하지 않으면 형에 대해 다 불어버릴 줄 알아. 그리고 보친왕부에 있는 양대 세력 중에 나머지 한 세력은 홍엽공자 아냐?”안왕은 화가 나서 우문호의 말을 듣고 아예 얼굴도 돌리지 않고 답이 없다.우문호는 서두르지 않고 느긋하게, “좋은 말로 할 때 알고 있는 걸 남김없이 다 말해. 형도 알겠지만 형 주변에 전부 목숨 걸고 충성하는 사람만 있는 게 아니거든. 형한테서 원하는 걸 얻지 못하면 형 주변의 사람을 찾아갈 거야. 어쩌면 형수에게 물어볼 수도 있고, 형수는 좀 알고 계시겠지?”“우문호,” 안왕이 갑자기 고개를 돌리더니 입술이 찢어지던 말던 상관하지 않고 분노해서, “형수는 아무것도 몰라, 형수를 찾아가는 날엔 널 가만두지 않을 줄 알아.”“안 가도 된다니까. 형이 협조하면 돼.” 우문호는 스스로 차를 끓여 마시며 일어나 안왕보다 높이 앉아 굽어보며 말했다.안왕이 차갑게, “네가 무슨 생각인지 내가 모를 줄 같아? 홍엽이 북당에서 무슨 일을 하는지 알고 있다고 말하기만 하면 넌 나를 훼방할 게 분명해. 내가 속을 줄 알고. 홍엽 일은 난 일체 몰라, 네가 누구한테 가서 물어보던 내 대답은 하나야. 호야, 네 형을 바보라고 생각하지 마라. 네가 맡은 일에 공을 세우는 건 네 일이니, 말할 수 있는 건 나도 협조하지만 홍엽 일은 모른다면 모르는 거야. 만약 네가 형수를 귀찮게 하러 갈 생각이라면 나중에 내가 너한테 따질 테니까.”우문호가 콧방귀를 뀌며, “형, 천하에 실속은 형 혼자 다 차리고. 난 셋째 형에게 형을 체포해 오라고 했는데, 형은 나한테 박원 사건만 불고 계산 끝내려고 했어? 형 입에서 홍엽 일을 듣지 못하면 쉽게 형을 놔줄 수 없지. 어디 나랑 한번 시간을 끌어봐, 일단 안왕부 사람을 하나씩 데려와서 취조를 하지, 그들이 전부 형에게 충성해야 할 텐데 말이야. 아니면 그들 입에서 나오는 거랑 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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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645화

안왕과 아라의 비밀명단을 가져와서 귀영위에게 전해주고 조사하게 했다.곧 소홍천 쪽에서 한방에 7~8명을 잡아와서 귀영위 쪽과 전부 더하니 20명이 넘었다.사람을 잡아 들인 후 바로 취조를 시작해 이날 하룻밤에 우문호는 경조부 사람을 데리고 이 사람들과 두뇌싸움과 배짱을 겨루며 조금씩 파 들어가기 시작했다. 알아 낸 건 기록한 뒤 다시 다른 진술과 대조했다. 삼일 밤낮을 써서 이들의 심문을 마치고 모둔 정보를 대조해보고 이틀 간의 시간 동안 다시 완전한 정보와 증거 사슬로 정리해 냈다.우문호는 5일간 초왕부로 돌아가지 않다가 이 날 새벽 드디어 피곤에 지친 몸을 이끌고 초왕부로 돌아갔는데 전신에서 시큼한 냄새가 나고 수염까지 덥수룩한 모습이 영락없는 떠돌이다.서일이 먼저 돌아와 초왕부에서는 야식을 만들고 원경릉도 기다리고 있었다.우문호는 들어오자 마자 얼른 한 그릇 후딱 먹어 치우고 목욕을 하고 옷을 갈아입었다. 원경릉이 수염을 깎아주자 그제서야 원래의 잘생긴 얼굴이 되살아 났다.“살짝 졸고 5경(새벽3시~5시)에 조정에 가서 아침조회를 하고 어서방에서 보고 해야 해.” 우문호가 나한상에 널브러졌다. 일에 찌든 얼굴엔 다크 서클이 콧구멍까지 내려왔다.“말끔하게 조사한 거야?” 원경릉이 가슴 아파하며 물었다.“병여도는 아직 못 찾아왔지만 희망이 있어.” 우문호가 눈을 감고 중얼거리듯, “나중에 얘기 해. 너무 졸려, 내일 얘기할 게.”원경릉이 우문호에게 이불을 덮어주며, “그래, 일단 자. 오경에 깨워줄 게.” 우문호는 답도 없이 벌써 잠에 빠졌다. 우문호는 사실 피곤이 너무 쌓이고 며칠 간의 심문으로 목소리까지 갈라졌다.우문호는 5경이 되도록 자다가 일어나서 대충 입을 씻고 조복을 입고 찬바람을 맞으며 문을 나섰다.아침 조회 때 우문호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있다가 어서방에서 공무를 논의할 때 독대를 청했다.명원제는 우문호의 보고를 듣고 눈살을 찌푸리며, “그 말은 병여도가 진짜 선비족의 수중에 들어갔다는 거냐?”우문호가, “맞습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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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646화

새로운 계획명원제의 마음은 분노와 슬픔으로 가득 했다. 제왕의 자식들은 왕위를 놓고 다투는 것이 역대 왕조 대대로 피할 수 없는 일이었지만, 누구나 마음 속에 요행을 바라듯이 명원제도 자기가 낳은 아들은 예외일 거란 천진한 생각을 가졌었다.하지만 2년 연달아 계속 발생한 일들을 보고 아주 똑똑히 현실을 인식하고 큰 아들을 폐위하기에 이르렀다. 분노로 결정했던 일이지만 심사숙고해서 결정했다고 해도 결과는 마찬가지였을 것이다.그런데 큰 아들 일이 정리된 지 며칠 됐다고 넷째가 또 분란을 일으켰다.명원제는 넷째의 아심을 알고 있어 권한을 뺏고 군영으로 쫓아 보내며 경고 했다.하지만 소위 경고라는 것은 그저 방임에 지나지 않았음을 이제 깨달았다.“아바마마 고정 하소서, 지금 제일 중요한 건 병여도를 되찾아 오는 일입니다.” 우문호가 말했다.명원제가 싸늘하게, “선비에서 우리 북당에 두 갈래로 첩자를 포석해 두었다는 건 국경을 아무렇지도 않게 들어왔다는 게 아니냐, 네가 반성해야는 거 아냐?”우문호가 잘못을 시인하며, “제 감찰이 부족해서 선비족이 기회를 틈탔습니다.”“그럼 어떻게 병여도를 되찾겠다는 거지?” 명원제는 원래 화가 잔뜩 났으나 아들 얼굴에 피로가 가득하고 요 며칠간 얼마나 힘들었을 지 생각하니 마음이 짠한 것이 화를 꾹 참고 물었다.“소자에게 이미 계획이 있습니다.”“얘기해 봐!”우문호의 계획을 다 듣고 명원제는 우문호를 한동안 바라보며 아무 말이 없었다.우문호는 명원제가 찬성하지 않는 줄 알고, “아바마마, 저희가 지금 선비에 사람을 보내 잠입시키면 사전 포석을 하지 못해 병여도를 되찾기 어렵습니다. 그럼 홍엽에게 알려서 홍엽이 빼앗도록 하는 수밖에 없는데 홍엽 수중에서 빼앗아 오는 것도 어렵습니다. 그래서 기회를 봐서 못 쓰게 만드는 수밖에 없습니다. 못 쓰게 만드는 건 너무 아깝지만 제가 계속 대주 쪽과 연락을 유지하고 있으니 대주의 섭정왕 수중에서 병여도를 다시 얻어내겠습니다.”병여도를 못 쓰게 만드는 건 명원제 입장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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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647화

홍엽공자의 편지그 편지는 우문호가 압수해 다 읽은 뒤 완전 뚜껑이 열려서 구겨버린 다음 구석에 던져버리고 사람을 시켜 원경릉에게 가져다 주게 했다.서신을 받아 든 원경릉은 도저히 알아보기 힘들어서 서신을 펼쳐 다린 후에야 겨우 안에 문제를 읽을 수 있었다.이 편지엔 수백개의 글자가 써 있는데 그야말로 한편의 서정문으로 헤어진 뒤 얼마나 절절하게 마음을 놓지 못하고 걱정했는지 토로하고 있었다. 원경릉은 다 읽은 후 사랑에 빠진 소년의 모습이 눈 앞에 그려졌는데 이 사람이 아무리 생각해도 홍엽공자와 매칭이 되지 않았다.홍엽은 문장의 마지막에 우리의 인연은 이미 10년전에 정해졌으니 이 생엔 당신이 있는 곳이 내가 돌아갈 곳이라는 말이 적혀 있었다.원경릉은 이 말에 닭살이 쫙 돋았다.그렇게 심오한 모략을 짜는 사람이, 이런 병신 돋는 문장도 쓰다니 정말 난해한 사람이다.“태자비 마마, 전하께서 밖에서 보고 계십니다.” 만아가 작은 소리로 알려줬다.원경릉이 창문을 힐끔 보니 과연 사람 그림자가 쌩하고 지나간다.원경릉이 어이없이 웃으며 아직도 안심이 안돼? 몰래 내 반응을 지켜봐야 할 만큼?“문을 활짝 열어서 태자 전하께 들어오시라고 해.” 원경릉이 웃으며 말했다.만아가 가서 문을 열자 우문호가 아직 분이 사그라지지 않는지, 훤칠한 얼굴에 싸늘한 표정으로 뒷짐을 지고 들어왔다. 그리고 원경릉 곁에서 한바퀴 휙 도는 게 적의 침입을 방어하는 큰 늑대 개 같다.“다 본 감상이 어때?” 우문호가 앉아서 물었다.원경릉이 편지를 찢어서 탁자에 쌓아 두고, “응, 글씨 잘 쓰네, 필력도 좋고.”“글자도 보통이고 필력은 완전 괴발개발이야!” 우문호가 코웃음을 치더니 화가 나서, “그 밖에는? 서신에 쓰여진 말에 무슨 감흥 없어? 그런 걸 사랑에 빠졌다고 하지.”“그거 말고는……”원경릉이 미간을 찌푸리며 근심에 쌓여, “홍엽 공자란 사람의 인품이 안 좋은 걸 알아볼 수 있겠어.”“인품이 안 좋은 걸 알아보다니? 어느 구절에서?” 우문호가 당황해서 찢어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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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648화

병여도 사건 이후이틀 후 경조부에서 판결이 내려져, 보친왕은 독주를 받아 사사되었고 시체는 온전하게 보전되었다.홍엽은 경성을 떠났고, 보친왕은 벌을 받았으며, 안왕은 감금되어 이 사건은 일견 수습된 것처럼 보였다.하지만 다들 알고 있었다. 이건 두 나라가 대전하기 위한 폭풍 전야에 불과함을, 북당이 패배해서 귀퉁이가 찢어졌다는 것을 말이다.이 안정돼 보이는 솥은 아래로 물이 이미 부글부글 끓어올라 언제 넘쳐서 평온한 솥을 발칵 뒤집을지 알 수 없었다.우문호는 아직 경조부 부윤으로 있지만 이미 내각에 들어갔고 관아의 많은 사안은 제왕에게 맡겨 관리하도록 했다. 우문호는 종일 주재상, 냉정언 등과 회의를 하고 가끔 출궁해 주씨 집에 갔다가 한밤중이 되어서야 집에 돌아왔다.원경릉도 의대 일로 바빠서 부부 두사람은 서로 다른 시간대를 살았는데, 우문호가 집에 돌아올 때 원경릉은 이미 잠들어 있고, 원경릉이 나갈 때 우문호는 막 잠든 지 얼마 되지 않아 두 사람이 유일하게 교류할 때가 우문호가 돌아와서 원경릉에게 뽀뽀할 때와 원경릉이 학교 가며 우문호에게 뽀뽀할 때다.원경릉은 우문호가 선비에 역간첩 작전을 펼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사람을 선정하고 전체적인 배치를 하는데 상당히 치밀해야 하는 것이 행로에 약간의 착오만 있어도 공을 거둘 수 없음은 물론이고 간첩의 목숨이 걸려 있기 때문이다.북당과 대주의 무역은 맹렬한 기세로 진행되고 있다.이리 나리는 대주로부터 수많은 주문을 받고 시장의 절반을 잠식해 본부도 수도권 직례에서 경성으로 옮겨, 전열을 가다듬고 자리를 잡았다.천자의 사위로 이리 나리는 충분한 영향력이 있어, 경성 상인들의 신임을 순식간에 얻을 수 있었고 이리 나리 성격이 후해서 다들 그와 장사하기를 좋아했다.하지만 이리 나리와 공주가 결혼한지도 꽤 되었는데 공주의 배가 불러 오지 않는다고 암암리에 수근대는 사람도 있었다.이 유언비어는 우문령을 곤란하게 만들었는데 원경릉이 가서 다독여 주었다. 이 시대는 혼인하고 3개월이 지났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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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649화

박원과 제왕여러차례 고민 끝에 제왕은 역시 가기로 했다.박원은 미리 원용의를 따돌렸는데, 그러니까 이 얘기는 두 남자들끼리 나눈 것으로 다른 사람은 없었다.날이 이미 추워져 큰 일을 겪은 후라 박원은 원래보다 몸이 많이 약해져서 안색이 아직 예전의 붉고 윤기나는 모습으로 회복하지 못하고 눈가가 아직 창백하다.박원이 직접 술을 데워 제왕에게 자리에 앉으라고 불렀다.박원은 시원시원한데 반해 제왕은 쭈뼛쭈뼛, 제왕은 말도 신중하고 깍듯하게, “평안후 작위를 받으신 걸 미쳐 축하 드리지 못했습니다.” “고마워요!” 박원이 씨익 웃자, 비로서 예전의 빛나는 기백이 느껴졌다. “평안이란 두 글자가 각별하게 느껴지네요.”“예.” 제왕이 딱히 할 말도 없고 앉아서 술만 마셨다.박원은 제왕의 이런 모습을 보고 웃으며, “왕야께서 제 귀에 주절주절 쉬지 않고 얘기해 주시는 것도 좋았는데.”제왕이 얼굴이 벌겋게 달아올라 눈을 동그랗게 뜨고, “다…..다 들었습니까?”“정말 신기하죠, 다 들렸어요.” 박원이 웃으며 갈수록 명랑해 지더니, “그리고 왕야의 한 마디 한 마디가 마음 속에 남았죠, 하지만 안심하세요. 동생한테 말한 적 없으니까요.”제왕은 부끄러운 나머지 얼굴을 들 수 없는 게 그때 한 말은 누구에게도 하지 못하고 박원이 듣지 못하는 줄 알고 반응할 리 없어서 편하게 말한 건데, 그걸 전부 듣고 있었고 심지어 기억하고 있을 줄 상상도 못했다.“왕야께서 동생을 깊이 연모하는 마음에 저도 감탄했습니다. 하지만 왕야는 행동이 유약해서 얕잡아 보기도 했어요.” 제왕은 단숨에 술을 털어 넣더니, 술을 마셔서 얼굴이 빨갛게 된 것처럼 속으로 깜짝 놀란 걸 숨기며, “그……그러니까 정말 남녀로서 감정이 없는 겁니까?”박원이 고개를 갸웃거리며 생각하더니, “처음엔 확실히 가슴 떨림이 있어서 그런 생각을 한 적이 있죠. 만약 내가 이생에 아내를 맞아야 한다면 그녀 같은 여자를 맞겠다고. 그리고 우리 두 집이 정혼을 하고 우리 관계가 확정되자 전 오히려 좀 망설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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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650화

박원의 점괘박원이 만족스럽게 제왕을 향해 웃으며, “왕야, 그러시다면 왜 지금 누워서 감이 떨어지길 기다리십니까? 좋은 여자는 점 찍어 둔 사람이 많은 법이죠, 이 마을을 지나면 이 가게는 다시 없습니다. 잃어버린 뒤에 후회하지 마세요.”박원이 갑자기 제왕에게 다가가더니 비밀스런 미소를 지으며, “왕야, 아가씨를 대할 때는 줄곧 학구적이고 예의 바른 태도만 취하시면 곤란합니다. 어쩌면 말입니다. 다른 방법도 시험해 보세요.”제왕이 또 다시 눈이 커지며 얼굴이 붉어지더니 살짝 역정을 내며, “생각이……생각이 너무 발칙하군요, 어찌 여자에게 강경한 수단을 쓴다는 말입니까?”박원이 똑바로 앉아 눈을 가늘게 뜨고 웃으며, “왕야 지금 무슨 엉뚱한 생각을 하세요? 제가 건의 드린 건 열 번 찍어 안 넘어가는 나무 없고, 가진 게 없는 사람은 잃을 것도 없다는 건데. 왕야께서 몸을 사리지 않으시면 세상에 못 가질 미인이 없습니다.”“그……그럴까요?” 제왕은 잠시 생각하더니 박원이 방금 한 말은 일리가 있고, 남녀관계에 대해서는 어느정도 아는게 있어 보인다. 어디 한 번 믿어봐?박원이 경성을 떠나기 전 절에 부처님께 인사 드리러 갔다.불당은 세밑을 맞아 사람이 아주 많았고, 박원은 운세를 하나 뽑아 해석해 주는 곳에 가져가서 해석을 부탁했다.해석하는 사람이 운세를 받아 들고 보더니, “잃어버린 가족은 북쪽에 있고, 찬찬히 조사하되 서두를 필요 없으며, 가을 겨울에 이를 차지하면 찾기 어렵고 봄여름이 다가오면 반드시 고향으로 돌아오네. 공자께서는 뭘 구하셨습니까?”박원이 앉으며 작은 소리로, “출행을 할까 해서요.”해석하는 사람이 살짝 고개를 끄덕이며, “이것은 대길로 안정 속에서 승리를 구할 운입니다. 공자께서 출행하시면 반드시 큰 이익이 있을 것입니다. 공자님께 한말씀만 드리자면 밖에서는 매사에 조심하셔야 합니다.”박원이 미소를 지으며, “만약 무슨 변고가 생길지 알 수 없는데 그럴 때 선생은 곤경에서 나올 비방이 있습니까?”그 선생이 의미심장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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