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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의 왕비의 모든 챕터: 챕터 1631 - 챕터 1640

3187 챕터

제 1631화

보친왕의 명단어두침침한 빛이 보친왕의 푸르뎅뎅한 얼굴에 비추고, 눈꺼풀은 무심하게 아래로 쳐진 채 쓴웃음을 지으며, “당시 첩자가 있을 거라고는 상상도 못 했어, 내 신분도 드러나지 않았는데 북막의 진씨 집안 말고 또 누가 있나?”“당신이 그렇게 신중하지 못한 사람으로는 안 보이는군요.” 우문호가 보친왕을 노려보면 말했다. 이번 계획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물 샐 틈 없이 주도 면밀하게 짜 놓고, 고작 무릎만한 도랑에 배가 뒤집혔다고? 그럴 가능성은 낮아도 너무 낮다.보친왕은 계속 쓴웃음을 지으며, “나쁜 일이 익숙하지 않아서 사건을 안배하는 것과 너희들을 방비하는 건 알아도 내 주변 사람을 방비해야 할 줄은 몰랐지. 본질적으로는 경험이 없었다고 할까.”“누가 의심스럽습니까? 어쨌든 당신 밀실에 접근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을 테니까요.” “내 밀실에 접근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지만 내 곁에 사람들은 복잡해. 대부분 떳떳하게 온 사람들도 아니고. 요 1~2년간 인력이 급하게 필요해서 하나하나 자세히 조사하지 못했거든. 이것도 병여도를 훔칠 때 내가 직접 나선 이유야. 중대한 일일 때는 그들을 믿을 수가 없어. 그런데 자네가 갑자기 의심 가는 사람이 없냐고 하는데, 있지. 전부 의심스러워. 떳떳하게 내 밀실에 접근할 수 있는 사람은 적지만 개인적으로는 다 가능하니까.”제왕이 한쪽에서 이 말을 듣고 화가 나서, “전부 의심스럽다니 그게 말이예요 방귀예요? 우릴 놀리는 겁니까?”보친왕이 아무렇지도 않게 제왕을 한번 훑어 보더니 냉정하게, “내 말이 방귀 같다고 생각하면 안 물어보면 그만이지. 판결이 코 앞인데 지금 내 입장에서는 죽는 게 차라리 나아. 난 이미 미련따위 없으니 숨길 필요가 뭐가 있나?”우문호는 피곤함과 욱하는 마음을 숨기기 힘들어, “당신도 우문씨인데, 이런 천벌을 받을 짓을 저지르고도 부끄럽지 않습니까? 허울좋은 소리는 집어 치우고 협조해 주셨으면 합니다. 잘 생각해 보시고 의심 가는 사람 몇 명의 명단을 주세요. 만약 병여도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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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632화

병여도와 안왕우문호는 이런 무림과 강호의 인사들이 어떤 특수성을 가지는지 잘 모르지만 무공을 수련하는 사람의 상당수는 지위가 높은 가족의 뒷바라지를 받고 그 중에는 정파 자제도 적지 않다고 알고 있다.우문호가 소홍천에게, “재물을 탐하는 건 인간의 본성이고 보친왕부의 문지방이 낮지 않으니 보친왕 문하에 의탁하는 것도 그렇게 부당한 것처럼 보이지는 않는데.”소홍천이 어이없는 표정으로 우문호에게 차근차근 설명하며, “맞아요. 재물을 탐하는 건 인간의 본성인데 방금 제가 말한 이 진대동 같은 경우, 집안 재산이 많은 사람이 보친왕의 문하에 의탁했다는 것은 재물 때문이 아님을 생각해보면 알 수 있습니다. 재물이 아닐 경우 대체로 세력을 얻기 위함 인데, 보친왕은 지금 조정에서 관직이 없으니 세력은 눈을 씻고 봐도 찾을 수 없습니다. 그렇다는 건 그들이 장래를 원한 거죠.”“보친왕이 처음에 역심을 품었으니 세력이 맞아떨어지는 거 아닌가?” 우문호가 갈 수록 아둔해 졌다.소홍천이 고개를 흔들며, “이런 큰 문파들은 안목이 상당히 독특해요. 특히 진수는 자기 아들을 보친왕부에 보낼 정도였어요. 문파의 고수를 대충 골라 보낸 게 아니라. 이토록 신중한 문파들이 왜 믿고 의탁할 만한 사람을 고르지 않고 보친왕을 택했을까요? 1년~2년전이면 기왕에게 의탁하는 편이 보친왕에게 하는 것보다 안정적이고 타당해요. 태자 전하나 안왕 전하는 말할 것도 없고요. 어쨌든 보친왕은 조촐한 병력조차 없는 데다 실권도 없고, 1년여 전이면 이 일도 계획 단계로 탁상공론에 지나지 않았을 텐데 진수가 자신의 아들을 보내는 것도 아끼지 않은 이유는 뭐였을 까요?”소홍천은 명단을 펼쳐 위에 이름을 가리키며, “그리고 이 세 분은 전부 무림의 거대 문파 수제자로 무공이 뛰어난 건 말할 필요도 없고, 지략과 명석함이 다들 일등이예요. 진수가 어쩌다 모험을 걸어본 거면 이렇게 많은 문파가 그런 모험을 따르지는 않았어요.”우문호는 소홍천의 설명을 듣고 비로소 이해가 되어, “그래서, 이 사람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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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633화

대담을 준비하며우문호가 의심스러운 눈초리로, “아니야, 만약 보친왕이 이미 박원에게 상처를 입혔으면 넷째가 나타나 병여도를 빼앗는다고 해도 박원을 다시 찌를 필요가 없이 바로 보친왕을 노리면 되는데.”“아마 그가 빼앗을 때 박원이 아직 쓰러지지 않았거나 그 사이 깨어나서 그를 본 게 아닐까요?”“하지만, 보친왕은 다른 사람과 싸웠다는 얘기가 없었어.” 우문호는 한참을 조용히 생각하더니, 머리를 치고, “아니, 보친왕은 싸웠어. 그리고 자신과 싸운 사람이 누구인지 알았어. 보친왕이 숨기는 게 있다고 일곱째가 말하더니 이 사람을 숨긴 거였군.”“안왕을 숨겼다고요? 뭐 때문에?” 소홍천은 이해할 수가 없었다.“이건 보친왕에게 물어봐 야지.” 우문호가 눈을 빛내며 소홍천과 명단을 넘기며, “내 대신 이 문파들을 조사해줘. 잡을 수 있는 놈들은 우선 잡고, 잡을 수 없는 놈들은 귀영위에게 넘겨.”“예!” 소홍천이 명을 받았다.우문호는 바로 말을 달려 경조부로 돌아가 이번엔 보친왕을 후원으로 부르고 주안상을 준비시켰다.제왕은 우문호가 왜 이러는지 이해가 되지 않아서, “형 또 정에 매여서 그래요? 보친왕은 대역무도하고 불효한 죄를 지은 사람이라고요, 저자에게 잘해주는 건 휘종제 폐하를 모욕하는 거예요.”우문호는 제왕의 어깨를 두드리며, “오늘밤 너는 먼저 가서 박원 곁에 있어줘도 좋고, 얼굴 동그란 계집애랑 있어도 좋고, 관아에 남지 마라.”제왕이 떨떠름한 표정으로, “박원이 깨어나서 주변에 사람들이 떼거리로 있어서 거기 안가요. 뚱땡이는…… 뚱땡이랑 박원이랑 같이 있으라 지 뭐.”우문호가 제왕을 째려보며, “차인 여자같이 굴긴, 좋으면 가서 쟁취해. 안 그러면 너 평생 후회한다.”“형이랑 얘기하면 재미 하나도 없네요. 걸핏하면 설교설교.” 제왕이 돌아서서 나갔다.우문호가 고개를 흔들며, 우유부단한 주제에 고집부리지 말아야할 때 고집부리는 녀석.만약 원 선생이 자기를 상대하지 않으면 고통스러워도 원 선생에게 매달려 돌아오게 할 거다. 체면 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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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634화

보친왕과의 술자리관청사람이 보친왕을 데리고 안으로 들어온 뒤 우문호는 그들을 내보내고 멀리서 지키라고 하며 문 앞에서 지킬 필요 없다고 했다.보친왕은 우문호의 이런 행동이 의외라 무신경한 눈으로 우문호를 보며, “할 말은 다 했네, 명단도 줬고. 더 얘기할 것도 없어. 쓸데없이 이러지 말고 조사에 박차를 가해 병여도를 되찾아 오는 게 중요하지.”우문호가 청하는 손짓을 취하며 온화한 말투로, “이미 사람을 시켜 조사하고 있습니다. 제가 나설 필요 없어요. 오늘밤 바람이 찬데 안풍친왕비께서 가신 후 제대로 된 식사를 못하셨을 텐데 오늘밤 저희 둘이 한잔 하지요. 다 잊고 아무 것도 신경 쓰지 맙시다.”보친왕이 우문호를 보고 반신반의하며, “뭘 묻고 싶어서 가 아니라?”“말씀 하시고 싶으시면 하세요, 말씀하고 싶지 않으면 먹고 마시면 되고요, 강요 안 해요.”보친왕이 아직 망설이자 우문호가 먼저 자리에 앉아 보친왕을 보고 미소를 지으며, “전에 제가 특히 작은 할아버지를 좋아했죠. 부귀하시고 여유로우신 모습이요. 작은 할아버지한테 제일 고민스러운 일이 기르던 새가 아픈 거나 좋아하는 골동품을 못 산 거 정도 아니었나요?”보친왕이 묵묵히 앉아서 눈가에 처량함이 은은하게 베어 나왔다.우문호가 술을 따르며, “이 술은 집에 술처럼 좋은 건 아니지만 한잔 하세요.”“우리집?” 보친왕 차가운 웃음을 웃으며, “내가 지금 저택이 어디 있어? 이미 수감자로 전락했는데 태자는 그런 식으로 비꼬지 말게.”“말이 헛나왔네요!” 우문호가 웃으며 잔을 들더니, “그럼 제가 벌주 한 잔 마십니다.”태자가 고개를 젖히고 술을 쭉 들이키더니 시정 잡배처럼 혀를 차며 개탄하는데, “안풍친왕비께서 가시던 때 눈물을 닦으시는데 마음이 아팠지요. 가고 싶지 않으셨지만 안 가실 수 없으니 어쩔 수 없으셨을 겁니다.”보친왕이 노려보며, “무슨 말을 하고 싶은데?”“아무 말이나 지껄이는 거니 마음에 두지 마세요,” 우문호가 자신의 술잔을 보고, “작은 할아버지 한 잔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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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635화

보친왕의 고백우문호가 깊숙이 들여다보더니, “조정에는 이렇게 추측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심지어 그들 부부를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고 이미 상소도 올라왔고요.”“말도 안돼는 소리, 얼토당토않은 헛소리야!” 보친왕이 발을 구르며 탁자를 치더니 화가 나서 몸을 떨며, “이건 모함이야, 물어뜯는 거라고!” 탁자가 뒤집히고 요리가 바닥에 흩어지며, 보친왕의 두 눈이 시뻘겋게 충혈되어 우문호를 노려봤다.우문호가 일어나 자기 의자를 옮긴 후 다시 앉아서 보친왕에게, “모함이든 물어뜯는 거든 어쨌든 당신이 한 어떤 일도 다 그들의 뜻을 대표한다고 할 수 있어요. 이런 유언비어가 일상을 소란하게 해서 큰 풍파를 일으킬 까봐 지금 경성을 떠난 거예요. 합당한 논리로 해명하지 못하는 한, 배나무 아래서 갓끈 고쳐 맨 혐의는 영원이 벗지 못할 겁니다. 두 분은 아마 영원히 경성으로 돌아오지 못하겠죠.”보친왕이 성난 얼굴로, “네가 가서 조사해, 설마 그들을 못 믿나?”우문호가 담담하게, “제가 믿는 게 무슨 의미가 있습니까? 아바마마께서 믿어도 의미 없어요. 누구도 이론을 재기하지 말라는 성지를 내린다고 사람의 마음을 막을 수 있습니까? 경성 백성의 입을 막을 수 있어요?”보친왕은 숨을 몰아 쉬며 상처입은 야수처럼 하옥된 이래 지금까지 이렇게 흥분한 모습을 본 적이 없다.우문호가, “그래서 박원을 공격한 사람이 넷째예요, 그렇죠?”보친왕의 눈썹이 꿈틀하며 순간 순을 피하며, “헛소리!”우문호가, “당신이 왜 넷째를 비호하는 지 정말 모르겠어요. 넷째와 무슨 협정이 있었습니까? 본인은 죄를 인정하고 벌을 받으면서 어째서 넷째를 감싸야 하는 거죠?”보친왕은 홀로 서서 마르고 긴 그림자를 벽에 드리운 채 아무 말이 없다.우문호는 이건 묵인하는 것과 마찬가지 임을 알았다. 넷째가 이 일에 말려들어 있는 건 확실하다.하지만 보친왕의 확답을 얻지 못했고 아는 건 소용이 없으며, 증거가 필요하다.“사실 병여도가 넷째 손에 있는 걸 알죠?” 우문호가 감정을 못 참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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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636화

도주하는 안왕안왕부!안왕은 저녁식사후 몸이 찌뿌둥하고 오한이 들더니 조금 있다가 열이 나고 얼굴이 빨개지더니 귀까지 빨개졌다.안왕이 안절부절 못하는 모습을 보고 안왕비가, “왜 그래요? 어디 안 좋아요?”“안 좋은 게 아니라…… 일이 터질 거 같은 느낌이야.” 안왕이 일어나 방을 한 바퀴 돌더니, 안왕비의 놀란 얼굴을 보고 얼른, “내가 아니라 공무 말이야. 실수가 생겼을 수도 있어.”“그래요? 그럼 당신이 나가 봐야 하는 거 아니예요?” 안왕비가 자상하게 물었다.안왕이 생각해 보더니, “내일 다시 얘기하지.”하지만 앉아 있기도 불안해서 다시 일어나, “역시 나가봐야 겠어.”“그래요, 얼른 다녀오세요!” 안왕비가 일어나 안왕의 외투를 가져와서 직접 입혀 주며, “밖은 날씨가 추우니 따듯하게 입고 가세요.”안왕비의 온화한 눈매를 보니 안왕의 마음도 따스해 져서 그녀의 얼굴에 입맞추고, “일찍은 못 올 거 같아, 먼저 쉬고 있어 나 기다리지 말고.”“네, 알았어요.” 안왕비 얼굴이 발그스름해 져서 안왕이 나가는 모습을 눈으로 배웅했다.막 밖으로 나가는데 마당에서 누군가 다급해 들어오며 목소리를 낮춰, “전하, 태자 전하께서 지금 안왕부 쪽으로 오십니다.”안왕의 안색이 어두워지며, “사람을 데리고?”“서일만 데리고 오시는 중입니다.”안왕이 대문을 흘끔 보고 밖으로 얼른 뛰어나가, “소리 내지 말고, 태자 전하를 편청으로 모시고 나는 목욕 중이라고 해서 일단 좀 기다리게 해.”안왕은 목소리를 낮춰, “그리고 빠른 말을 한 필 준비해라 이 밤에 경성을 떠나야겠다.”“왕야, 지금 경성을 떠나시는 건 적당하지 않습니다.”“꼭 가야해. 일단 이 비바람을 피해야 해, 우문호는 증거 없이 의심하는 것 뿐이고, 보친왕도 얼마가지 못할 테니, 그가 참수당하면 돌아올 거야. 내가 간 뒤에 왕비에게 내가 출장 갔다고 알려.”“예!” 시위가 명을 받들고, “전하를 따르도록 사람을 몇 준비시키겠습니다.”“얼른!” 안왕이 망토 옷깃을 세우고 빠른 걸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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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637화

배고픈 자의 최후집사가 ‘어머나’하더니, “전하 아직 수라를 못 드셨습니까? 어떻게 그럴 수가? 시장하시겠습니다. 어서 들어가 앉으세요. 바로 수라를 올리라고 분부하겠습니다.”“너무 신경 쓰지 마, 그냥 있는 대로 대충 주면 돼. 배만 채우면 돼지, 초왕부에 야식 남아 있어.” 우문호가 집사에게 말했다.“알겠습니다. 두분께서는 기다리세요, 바로 올 겁니다.” 집사는 둘을 안으로 안내하고 차를 준비시킨 후 주방에 갔다.대략 30분쯤 지난 후 안왕은 오지 않고 야채 절임과 고기 훈제가 곁들여진 김이 모락모락 나는 칼국수가 들어왔다.우문호는 배가 등가죽에 가서 찰싹 붙어 있던 지라 품위를 차릴 겨를 없이 서일과 게 눈 감추듯 먹어 치우고 야채 절임 두 접시까지 완전히 비웠다.야채 절임을 먹으며 집사가 차를 더 내오자 우문호가 차를 반쯤 마시고 그제서야 좀 개운해 지면서 고개를 돌려 문을 보고, “너희 왕야는 어째서 이렇게 오래도록……”“퍽”하는 소리가 나면서 우문호 곁에 서있던 서일이 갑자기 쓰러졌다. 엄청 큰 소리를 내며 쓰러지는 바람에 우문호가 놀라서 펄쩍 뛰었다.‘서일!” 우문호가 일어나자 눈 앞이 갑자기 깜깜해지며 어지러워졌다. 우문호가 놀라서 한손으로 집사의 목을 쥐고 이를 갈며, “간도 크구나 감히 나에게 약을 타……”3초도 못돼 우문호는 바닥으로 허물어졌다.집사가 물러가 사람을 시켜 술을 들여와 두 사람에게 들이붓고 옷에도 조금 뿌린 뒤 조용히 명령하길, “전하를 돌려보내고 두 사람이 안왕부에서 마시고 취했다고 전해.”시위가, “내일 깨어나시면 태자 전하께서 난리가 나실 텐데요.”“왕비마마께서 지키고 계시니 태자전하께서 소란을 피우셔도 기껏해야 화를 내시는 정도야. 어쨌든 왕야를 찾지 못하면 난리를 피워도 소용없지. 증거도 없으니 폐하께 이를 수도 없어.” 집사가 말했다.“그렇군요!” 시위가 두 사람을 수습해서 데리고 나가 마차에 태우고 직접 말을 몰고 초왕부로 갔다.시위는 초왕부 문지기에게 사람을 넘기고 갔다.문지기는 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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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638화

마취약에 당한 우문호우문호는 최근 바빠서 머리에서 김이 나고, 이번 사건 때문에 속이 시커멓게 타 들어 간다고 했는데 어떻게 이렇게 한가하게 술이나 마실 수가 있지? 그리고 서일이랑 같이 마시다니. 너무 수상하다.우문호를 안으로 들이고 원경릉이 가볍게 우문호의 볼을 때리며, “자기야, 일어나.”우문호는 아주 깊이 잠들어 혼수상태처럼 아무리 불러도 반응이 없다.“이런, 취한 게 아니야, 약에 당했어.” 탕양이 옆에서 다급히 말했다.“약에 당했다고?” 원경릉이 의아해하며, “마취약이야?”“그럴 겁니다. 기라야, 어서, 내 방에 가서 청록색 병에 든 약 찾아와.” 탕양이 분부했다.기라가 알겠다고 답하고 바로 달려가 곧 입구가 좁은 청록색 도자기 병을 들고 와서 탕양에게 건넸다.탕양이 바로 마개를 열자 지독한 냄새가 순간 방안으로 퍼지는데, 이 냄새는 단순히 역한 게 아니라 일종의 말로 설명하기 어려운 계란 썩는 냄새 같은 게 섞여서 아주 입체적으로 냄새가 밀려오고 사라질 만하면 또 밀려왔다. 기라는 곧장 밖으로 뛰쳐나가 구역질을 했고 원경릉도 참지 못하고 마른 구역질을 했다.탕양은 이미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어서 고개를 돌려 크게 숨을 들이마신 뒤 코를 막고 다른 손으로 병을 우문호 코에 가져다 댔다. 우문호는 기절한 상태지만 호흡은 순조로운 상태로 특히 숙면 중이라 이렇게 들이마시게 하니 아주 기분이 통쾌했다.그리고 ‘우욱’하는 소리와 함께 우문호가 벌떡 일어나 코를 잡고 밖으로 나가 복도에서 쭈그리고 앉아 토하고 있는 기라 맞은편 홰나무 아래서 미친듯이 토하기 시작했다.“빨리 뚜껑 닫아요!” 원경릉이 소매로 코와 입을 막고 탕양에게 말했다.탕양이 병을 막았지만 고약한 냄새는 아직 사라지지 않아 원경릉은 참지 못하고 밖으로 나와 신선한 공기를 마셨다.우문호가 다 토하더니, 냄새가 고약하다고 욕을 퍼부었다. 여전히 몽롱하지만 그나마 정신이 돌아오는지 눈을 크게 뜨고, “내가 왜 여기 있지? 안왕부에 있었는데?”“안왕부에서 취해서 누가 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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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639화

최고의 약은 아들“탕대인 꺼야.” 원경릉은 그 냄새는 진짜 지독하다고 생각하고 한동안 환기를 시켰는데도 방에는 여전히 매스꺼운 냄새가 났다.우문호가 순간 얼굴이 창백해 지며, “시체 썩은 물이었어. 내가……”우문호는 다시 뛰쳐나갔고 ‘우웩’하는 소리가 들려왔다.삼십분은 족히 지나고 원경릉은 향을 피우고 바람을 부치며 방안에 냄새를 몰아냈는데, 희상궁이 상황을 알고 와서 우문호를 위해 대엽차(大葉茶) 한 주전자와 소합향(蘇合香) 한 알을 태우고 나니 겨우 좀 견딜 만 해졌다.희상궁이 오늘밤 세 아이를 데리고 옆방에 사랑채에 있었는데 소리가 요란해 우리 떡들이 전부 놀라서 깨고 말았다. 세 쌍둥이는 각자 머리를 흔들며 똑같은 잠옷을 입고, 똑같은 작은 얼굴에 6개의 눈동자가 똑같이 우문호가 휘청거리는 것을 바라보더니, 6개의 검은 눈동자가 이리저리 굴러다닌다.“다들 들어가서 자!” 우문호가 손을 흔들며 눈을 감았다.우리 떡들은 가지 않고 침대에 기어올라 하나는 손을 쥐고, 하나는 어깨를 두드리고, 하나는 관자놀이를 주무르는데 조그만 손가락은 연해서 힘도 없지만 감촉이 편안하고 보드라웠다.우문호는 아이들이 이렇게 자상할 거라고 생각도 못하다가, 순간 당황해서 눈을 크게 뜨고 원경릉을 보더니 복에 겨운 사랑을 받아 어쩔 줄 모르는 표정이다.사실 너무 바빠서 아이들과 몇 마디 나눌 시간도 없었다. 밤에 돌아와도 피곤해서 쓰러지기 바쁘고 머리만 대면 잠이 들어서 그간 아이들의 상황을 묻지 조차 못했다.“아빠 아파,” 만두가 우문호의 관자놀이를 문지르며 어른스러운 척, “아프면 잘 쉬어야 돼요. 잘 자고 뜨거운 국물 마시고.”“아프면 국물 마실 수 없어!” 경단이가 고쳐주며, “할머니가 그러셨어, 국은 기름지니까 우유를 마셔야 한다고 하셨어.”“네가 뭘 알아? 국을 먹어야 해. 조어의가 그랬어. 아프면 국을 마셔서 몸을 보해야 한다고.” 만두가 경단이를 노려보고 큰형의 권위에 반박하지 못하게 했다.경단이는 어릴 때부터 무시당해서 더는 말하지 못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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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640화

안왕을 잡아라원경릉은 우문호 품에서 편안한 자세를 찾아 눕더니 부드러운 미소를 머금었다. 세상 참 신기하다. 막 세 아이를 임신했을 때는 전혀 원하지 않았고, 엄마가 될 준비도 되지 않았었다.전에 원경릉은 아이를 낳는 것은 중대한 사건으로 여러모로 치밀하게 계획 끝에 낳고, 젖을 먹이고, 옷을 입히고 교육하고 전부 하나같이 극도로 중요하다고 생각했다.하지만 모든 걸 갑작스레 맞닥뜨리고 보니 다 임기응변으로 할 수 있고, 어떨 때는 준비를 충분히 했다고 그게 꼭 맞는다고 할 수 없으며, 준비하지 않았지만 오히려 인간의 최대한의 잠재력을 발휘할 수도 있다는 걸 알게 됐다.이 집에서 사실 원경릉이 제일 행복한 사람이다.두 사람은 자질구레한 집안 일을 얘기하다가 갑자가 화제가 안왕 쪽으로 옮겨갔다. “안왕은 왜 도망갔어? 그게 더 문제가 있다고 드러내는 거 아냐?”“도망 안 갔어도 문제는 있어. 넷째를 찾아내서 내가 확신이 있다는 걸 증명 해야지. 넷째는 내 질문을 피할 수 없어서 줄행랑을 친 거라고.”“그럼 이렇게 도망가면 아바마마 쪽은 어떻게 대응하려고?” 원경릉은 안왕이 이런 경솔한 일을 할 것 같은 사람으로 보이지 않았다. 우문호가 냉소를 지으며, “내 말에 답할 수 있으면 왜 도망을 쳐? 최근 아바마마의 호감을 되돌리려고 안간힘을 쓰던데 전에 나쁜 일을 너무 많이 저질렀어. 일단 이 일에 가담한 사실만 증명되면 하나같이 다 폭로해서 넷째의 속셈을 까발릴 거야. 지금 핑계를 대고 도망갔는데 돌아오면 나와 아바마마의 분노도 어느 정도 가라앉고, 일이 얼추 끝난 뒤에는 구실을 붙여 흐지부지 하면 적어도 파헤쳐질 필요 없지. 이건 하수 중에서도 하수의 계책이야. 하지만 지금 다른 방법은 없고 이게 유일하게 자신을 지키는 방법이지.”원경릉이 한숨을 쉬며, “그러니까 썩 나와서 죄값을 치러야지.”“넷째는 원래 많은 일을 전부 아라에게 맡겼어. 아라가 죽기 전에 넷째가 대부분의 권한을 다시 찾아왔지만 모든 사람이 다 넷째에게 충성을 다하는 건 아니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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