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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명의 왕비: Chapter 1671 - Chapter 16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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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671화

우문호가 생각하는 원경릉저녁 수라를 들고 우문호는 원경릉과 마당을 산책했다. 이렇게 추운 날은 보통 잘 나오지 않지만 속이 시끄러워서 가만 앉아있을 수가 없었다.원경릉은 초왕부에서 꽃이 피고 꽃이 지는 계절의 순환을 3번 봤다. 요즘 너무 바빠서 집에 머무는 시간이 별로 없었던 관계로 가만히 앉아 정원의 아름다운 풍경을 보지 못했다.부부는 서로 손을 잡고 함께 걷는데 바람이 갑자기 멎더니 마당 풍등에 불이 들어오면서 나무를 어렴풋이 비추었다. 두 사람은 천천히 작은 징검다리를 걸으며 연애하는 기분을 느꼈다.둘이 결혼할 때를 원경릉은 겪어보지 못했다. 비록 몸의 원래 주인에게 인상이 남아있다고 하지만 그건 다른 사람의 기억이고 그 뒤에 서로 사랑해서 같이 있고 아이를 낳았다. 결혼 후의 생활은 이렇게 일상이 되어 허겁지겁 달려오다 보니, 이렇게 멈춰 서서 소곤소곤 얘기할 일이 거의 없었다.호숫가에 서자 호수 표면은 이미 얼어서 풍등이 걸리지 않았고, 호수 표면에 반딧불이가 어른거리는 데 우문호는 원경릉을 품에 안더니 바람에 차가워진 볼에 키스하고, “만약 우리가 요부인이 전에 살던 그런 집에 살고, 보통의 음식을 먹고, 더이상 잘 만든 간식이나 귀한 요리 없이, 주변에 잔뜩 있던 하인 없이도 당신은 계속 나를 따라올 수 있어?”원경릉이 이 말을 듣고 ‘풉’하고 웃으며, “뭐? 우리가 지금 호화롭고 사치스런 생활을 하는 줄 아나 봐? 귀한 요리는 설날이나 되야 맛볼 수 있고, 비단은 모자라지 않지만 거의 다 궁에서 내려 주시는 거에, 금은 보석도 스스로 산 적 없고, 하인들? 난 사실 누가 시중들어줄 필요 없어, 원래 그런 공주과 아니야. 병을 치료하고 사람을 구하는 일, 밥하고 빨래하는 거, 아이들 교육, 어수선하고 정신 사납겠지만, 뒤죽박죽한 집안꼴이 사람사는 맛이고 생활이지 안 그래?”우문호가 웃으며, “보통의 힘든 날이 꽤나 기대되는 것처럼 말하네.”“그런 날이 싫어?”우문호가 생각해 보더니, “모르겠어, 그런 적이 없으니까. 좋을지 어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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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672화

비장한 아침 조례두 사람이 해가 뜰때까지 여러 화제로 얘기하고 여러 일을 토론했는데 거의 원경릉이 얘기하고 우문호는 들으며 말다툼 한마디 없었다.5경(새벽3시~5시)이 되자 멀리서 닭이 울고 개가 짖는데 하늘은 아직 밝아오지 않았지만 오늘 할 일이 이미 갈 길을 재촉하고 있었다.원경릉이 직접 우문호의 조복을 챙겨주며 막 자란 수염을 깎아 주고, 관을 묶고 금과 옥으로 만든 허리띠를 둘렀다. 태자 조복에 수 놓인 승천하는 용그림이 한층 더 늠름하고 고귀해 보인다.우문호가 원경릉의 손을 잡으며 가볍게, “됐어, 이렇게 예쁘게 할 필요 없어, 오늘이 마지막으로 조복을 입은 건데 뭐.”“그럼 한층 더 위풍당당해야지.” 원경릉이 훤칠한 우문호의 모습을 보고 이렇게 자태가 멋진 남자가 자신의 남편이라는 게 상당히 으쓱했다.우문호가 웃으며 한탄하는데, “뭐가 이렇게 비장해? 괜찮아, 아바마마께 노여움을 산 게 한두 번이야. 전에 미움을 산 적이 얼마나 많은데.”“그래. 걱정 마, 만약 아바마마께서 진짜 벌을 내리셔도 우리 가족 다섯식구가 도망가면 그 뿐이야.” 원경릉이 우문호에게 가장 큰 위로를 선사했다.우문호가 원경릉을 뚫어지게 쳐다보며 코끝이 시큰하기도 하고 감동이 되기도 해서, “이생에 당신을 아내로 맞은 게 내 최고의 행복이야.”“나도 그래!” 원경릉이 따스하게 웃었다.우문호가 원경릉을 안고 키스하며 제 딴에는 유머라고, “날 아내로 맞으면 안되지, 당신은 나한테 시집온 거야.”원경릉이 다리를 걷어차며 허리를 굽히고 웃더니, “쪼잔한 녀석, 어서 가, 시간 다 됐어.”우문호가 웃으며 나가고 입구에 다다르자 원경릉을 한참 바라보고 뒤를 돌더니 미소를 거두고 엄숙하고 장중한 표정이 되었다.원경릉은 그가 가는 모습을 보고 얼굴에 미소를 거두고 살짝 한숨을 쉬었다.여기서 나간다 해도 어찌될지 몰라 마음속으로 사실 걱정이 되는 것이, 만약 정말 무슨 일이 생기면 온 가족이 달아나는 건 거의 불가능한 게, 금군이 성을 봉쇄할 텐데 어디로 도망갈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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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673화

태자에게 내린 벌“전하 그 입 다무십시오!” 주재상이 앞으로 나와 태자의 입을 막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다. 최근 황제의 비정상적인 태도를 조사중에 있는데 태자가 이렇게 충동적일 줄 몰랐다.명원제의 얼굴이 완전히 어두워져 눈에서 분노가 움찔거리는데 손을 들어 조당에 비난을 진정시키고 차갑게, “세 번째는?”우문호가 고개를 들고 명원제를 똑바로 보더니 어금니를 악물고, “세번째는 청이 아니라 죄를 묻는 것입니다. 폐하께 감히 여쭙건 데 선조께서 북당 왕조를 여신 이래 지금까지 계속 인과 효를 치국의 이념으로 삼아왔고, 헌제께서는 더욱 효의 모범이 되셨습니다. 지금 태상황 폐하께서 중병을 앓으시는데 왜 태자비가 가서 진찰하는 것을 허락하지 않으십니까? 폐하께서 태상황 폐하의 치료를 질질 끌어 시기를 놓친다는 의혹을 받고 있습니다. 폐하께서는 문부백관 앞에서 해명해 주셨으면 합니다.”이 말을 듣고 그 자리에 있던 일부 나이든 신하들이 흥분해서 줄 밖으로 나와 무릎을 꿇고, “폐하, 태자 전하의 말이 사실입니까? 태상황 폐하의 병이 위중하신 지요?”여론이 밀물처럼 명원제에게 들이닥치고 명원제의 얼굴에 분노와 음침한 기운이 교차했다.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살기가 느껴졌다.우문호가 단숨에 말하고 나니 아바마마의 분노와 신하들의 비방을 앞에 두고 있지만 마음은 오히려 편안했다.주재상이 이미 돌이킬 수 없음을 알고 같이 꿇어앉아, “폐하, 태자비 마마께서 태상황 폐하를 치료하실 수 있도록 윤허하여 주시옵소서.”재상이 이렇게 말하자 많은 신하들이 덩달아 꿇어 앉아 같이 주청을 드렸다.조정 신하들의 목소리가 명원제를 뒤덮으니, 높은 자리에 올라 지극한 위세를 가졌음에도 한없이 약하게 보였다.그리고 모두가 주시하는 가운데 명원제가 일어나 자리를 뜨자, 목여태감이 ‘퇴청하라’고 급하게 말하고는 얼른 따라 나갔다.명원제가 가고 한 무리의 신하들이 우문호를 둘러싸고 태상황의 상태를 물었는데, 우문호는 자세한 말을 하지 않고 무리가 둘러싼 가운데 대전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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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674화

긍정적인 눈우문호가 막 궁을 떠나는데 주재상 마차가 궁밖에서 기다리고 있다가 주재상이 사람을 시켜 우문호를 가로막더니 마차에 오르게 했다.마차 가리개를 내리고 주재상이 약간 화가 난 목소리로, “너무 충동적이셨어요. 이렇게 하시면 폐하의 체면을 상하게 하십니다. 그리고 아들 된 자가 대전에서 아버지께 불효의 죄를 묻다니 이 무슨 어이없는 경우입니까?”우문호가, “재상, 경솔한 건 알지만 며칠간 미치고 팔짝 뛸 뻔했습니다. 황조부의 병세가 낙관적이지 않아요, 반드시 빨리 치료를 받으셔야 합니다.”재상이 한숨을 쉬며, “이제 전하께서 원하시는 대로 관직을 잃고 금족령에 처해지셨으니 그동안의 고생이 다 헛수고가 되었습니다.”우문호가 웃으며, “긍정적으로 생각하죠, 적어도 이 태자라는 지위는 남아있지 않습니까.”“이렇게 가다가는 조만간 입니다.” 주재상이 걱정하며 말했다.우문호가, “재상도 너무 흥분하지 말아요, 이 일은 재상이 생각하는 것처럼 그렇게 비관적이지 않으니까. 오늘 내가 조당에서 이렇게 아바마마께 대들었는데 보기엔 진노하신 것 같지만 엄벌에 처하지 않으시고 삭탈관직에 불과하잖아요. 생각해 보세요, 아바마마께서 정말 벽력같이 크게 노하셔서 저에게 완전 실망하셨으면 이정도로 그칠 수 있겠어요?”“뭘 어떻게 더해요? 삭탈관직입니다.” 주재상은 도무지 긍정적인 생각이 들지 않았다.“삭탈관직이라지만 경조부 부윤으로 누구를 앉힌 게 아니고 일곱째에게 경조부를 이어받게 하셨어요, 다들 알다시피 일곱째는 제 사람이니 대권은 아직 남의 손에 들어가지 않았습니다.”재상이 놀라며, “전하의 말씀은?”“이건 어쩌면 다른 속내가 있는 거죠!” 우문호가 갈수록 확신이 섰다.주재상이 의심스럽다는 듯, “속내가 뭐라고 생각하십니까?”“재상은 아바마마께서 황조부에 대한 태도가 왜 이렇게 돌변했는지 의심한 적이 없습니까?”“의심했었지요……” 재상이 잠시 망설이더니, “하지만 전체를 관망해 보면 폐하께서 이렇게 크게 연극을 하실 필요가 없어요. 당장 어떤 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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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675화

태상황을 찾아 별장으로“당신이랑 같이 못 가, 난 금족령이라. 하지만 안심 해, 며칠 있다가 몰래 당신을 찾아갈 방법을 생각해 낼 테니까.” 우문호가 말했다.“괜찮아, 집에서 애들 잘 봐, 느긋한 나날도 즐기고, 곧 연말이잖아? 집 안팎으로 일이 얼마나 많은데, 탕대인 도와서 일 좀 분담해.”“그래!” 집안일이야 식은 죽 먹기지.원경릉이 밤새 만아와 희상궁을 데리고 별장으로 갔다. 별장에 도착하지 눈이 내리기 시작했다.태상황은 별장의 동난각에 모셔졌는데 온돌이 있어 아주 따듯하게 군불이 들어와 있었다.상선이 직접 나와서 맞으며, “태자비 마마께서 오시길 고대하고 있었습니다.”“태상황 폐하는 어떠세요?” 원경릉이 발을 구르며 몸에 눈을 떨어냈다.“어젯밤 밤새 기침을 하시고 여전히 숨을 잘 못 쉬세요.” 상선이 얘기하며 원경릉을 데리고 들어갔다.푸바오가 안에서 달려 나와 원경릉의 발을 맴돌며 계속 따라오는데 원경릉이 허리를 숙여 안고, “푸바오 착하네, 주인을 모실 줄도 알고.”“푸바오가 어찌나 착한지, 태상황 폐하께서 아프신 요즘 계속 곁을 지키며 저녁에도 밖에 나가서 자지 않아요.” 상선이 말했다.상선이 가리개를 젖히고 작은 목소리로, “태자비 마마, 들어오세요, 태상황 폐하께서 막 잠 드셨습니다.”원경릉이 푸바오를 내려놓고 살금살금 들어갔다.안은 따듯했고 용연향(龍涎香)을 피워 놓았는데, 향이 차고 맑아서 답답할 때 맡으면 상쾌해 진다.태상황은 침대에 누워 두꺼운 솜이불을 덮고 있었다. 얼굴은 푸르뎅뎅하며 졸음에 겨운 게슴츠레한 눈으로 보기엔 막 일어난 것 같다.원경릉이 온 것을 보고 정신을 차리고는 천천히 일어나 쉰 목소리로, “왔느냐!”호흡은 여전히 가빠서 숨을 들이쉬고 내쉬는데 힘이 들었다.원경릉이 약상자를 들고 가서 침대 곁에 반쯤 무릎을 꿇고, “왔어요!”침대에 누워 있는 이토록 연약한 노인이라니, 원경릉은 명원제가 도대체 무슨 계획을 가지고 있는지 모르지만 태상황의 병을 이용한 점은 용서할 수 없다.마음이 아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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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676화

호흡기 치료원경릉이, “기관지를 확장해 주는 거예요. 금방 좋은 거라는 걸 아실 거예요. 일단 누우세요. 검사 좀 하게요.”태상황이 투덜투덜거리며, “뭐 다 좋은 거래.”하지만 역시 시키는 대로 눕자 원경릉이 청진기를 꺼내는 것을 보고 상선이 와서 태상황 이불을 걷어주며, “심장소리 들으시게요?”“심장소리도 듣고, 폐소리도 듣게요!” 원경릉이 청진기를 귀에 걸고 가슴 쪽에 붙이고 소리를 듣더니, “돌아누우세요, 등을 저한테 향하시고.”태상황이 말 대로 몸을 돌려 등쪽 소리를 듣게 하면서도 입으로 구시렁구시렁, “하여간 전보다 좋아졌어, 숨이 어찌나 차던지, 넌 이거만 듣고 알 수 있어? 의원 일지는 안 봐도 되고……”“숨 쉬세요, 크게 숨 들이쉬세요.” 원경릉이 말을 잘랐다.태상황이 얼른 원경릉이 시키는 대로 깊이 숨을 들이쉬고 멈췄다.“숨 쉬세요!”“힘껏 숨을 들이쉬시고……좋아요, 내쉬세요……”“상선, 종이 두 장만 가져다 줘요!” 원경릉이 청진기를 넣고 상선에게 말했다.상선이 바로 화선지 두 장을 가져와서 원경릉에게 전하며, “먹을 갈고 붓을 준비할까요?”“아뇨, 태상황 폐하를 일으켜 주세요!” 태상황이 기분 나쁘다는 듯, “언제는 누우라고 했다가 언제는 또 일어나라고 하고, 좀 그만 하면 안돼?”“어르신 조용!” 원경릉이 청진기를 놓고 체온계를 꺼내 상선에게 주며, “어떻게 넣는지 아시나요?”“압니다!” 상선은 원경릉의 진료 방식을 정확하게 알아서 바로 태상황 폐하의 겨드랑이에 끼워 넣고, “태상황 폐하 잘 넣고 계세요. 떨어뜨리지 마시고, 떨어뜨리면 다시 하셔야 됩니다. 태자비 마마께서 엄격하세요.”“이거 너무 차.” 태상황이 구시렁거리며 불만이 가득하다.“조금 있다가 전력을 다해서 힘껏 이 종이를 부세요.”“무슨 놀이야?” 태상황이 영 떨떠름하다.“시키는 대로 하시면 돼요!” 원경릉이 앉아서 태상황의 팔을 누르고 종이 한 장을 원통으로 말아서, “방금 약을 들이마신 것처럼 그렇게 입술을 이 통에 대시고 최대한의 힘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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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677화

금연 금주일련의 검사가 귀찮았지만 태상황은 그래도 버텨주었다.미열, 37.3도, 폐에 숨이 잘 안 통함, 두번의 약 흡입 후 연습, 하지만 결과는 이상적이지 않음.원경릉이 어의의 치료일지를 본 뒤, 별장에 어의가 따라와 있으므로 불러서 자세히 물어봤다.천식을 무시할 수 없는 것이 실제로 천식이 비교적 심하고, 경미한 호흡쇠약도 있으며 폐기종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었다. 폐기종의 합병증으로 심장질환이 올 수 있어 상당히 까다로운 병이다.기도에 약을 쓴 뒤 상황이 개선되었으나, 아주 이상적이지는 못해서 원경릉은 항염과 천식 완화를 위해 아미노필린을 투여했다. 적어도 태상황이 숙면을 취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다.“상선, 몇 가지 설명할 게요, 잘 기억해 주세요.” 원경릉이 투약을 마치고 상선에게 말했다.“태자비 마마 말씀하세요!” 상선은 태상황이 이제 그토록 심하게 기침하지 않자 기쁜 나머지 얼른 말했다.“맵고 자극적인 음식은 드시면 안됩니다. 푸바오는 정기적으로 목욕을 시키고 털을 빗겨 줘야 해요, 그리고 태상황 폐하를 노하게 하면 안됩니다. 또 제일 중요한 건 술과 담배는 반드시 끊어야 해요. 반드시!”“웃겨!” 상선이 아직 말도 하기 전에 태상황이 흥분해서 일어나, “이 나이 먹도록 좋아하는 게 딱 두가지인데 금지하면 사는 게 사는 거야? 이 나이에 올해 안 죽으면 내년에 죽는 거지.”원경릉이 눈을 흘기며 상대하지 않고 여전히 상선에게, “제 말 대로 하면 됩니다. 지금 가셔서 폐하의 담뱃대를 태우시고 술은 따라버리거나 시위에게 내려주세요. 한방울도 안됩니다. 한 모금도 피우시면 안되고요.”“감히? 네가 모반을 꾀해?” 태상황이 사랑하는 담뱃대를 건드린다는 소리에 바로 이불을 걷고 베개를 집고 흥분해서, “감히 과인을 건드리면 머리를 날려버릴 줄 알아.”상선이 난감해 하며 원경릉에게, “그……그게 사실 어려운데요?”원경릉이 얼굴을 굳히고 차갑게 태상황을 바라봤다.태상황도 마음속으로 움찔해서, “피우지 말라고 해도 부수면 쓰나,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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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678화

상선의 힌트태상황이 그윽한 눈빛으로, “생사이별은 인간이면 다 겪는 일이니 너무 마음 쓸 필요 없어.”“상관없는 사람은 당연히 마음 쓸 일 없죠. 제가 만약 죽으면 폐하는 마음 쓰이세요?”“흥, 무슨 말이야?” 태상황이 순간 움찔하며 호통을 쳤다.“그렇지 않나요? 누군가의 생사에 신경을 쓴다는 건, 우리가 그 사람과 상관이 있기 때문이예요.”태상황은 부자유하게 이불이 덮인 채 아이처럼 이불 속에 숨어서, “이런 말은 익숙하지 않네.”원경릉이 웃으며, “네, 말 안 할 게요. 하지만 치료상으로는 제 말 들으셔야 돼요.”투약 후 태상황은 눈에 띄게 증상이 줄어들었고, 적어도 원경릉이 바라는 대로 단잠을 잘 수 있었다.상선은 한시름 놓은 게 그동안 태상황의 병세가 위중해 같이 마음을 졸였다. 오랜 시간 편안한 잠을 자본 적이 없고 아예 침대와 이불을 밖에 가져다 놓고 하루 종일 24시간 태상황을 지켰다.태상황이 코고는 소리가 들리자 상선은 목소리를 낮춰 원경릉에게, “일찍 치료하실 수 있었으면 병세가 이렇게 중하지 않으셨을 텐데.”원경릉이 의문이 가득해서 상선을 끌고 나와 물었다.“태상황 폐하는 황제 폐하의 그 말 때문에 태자비 마마께서 입궁하는 것을 원하지 않으셨고, 그때 태상황 폐하는 피까지 토하셨어요.” 상선이 탄식하며 말했다.“그 전에는요? 폐하의 이 말씀 전에 왜 저를 부르지 않으셨어요?” 상선이, “당시에 천식 초기 기침으로 환절기라 천식이 있으신 후로 매년 입동 무렵엔 천식 기침이 있으셨어요. 어의도 이미 경험이 있어서 약을 드시고 바로 상태가 좋아지시곤 했는데, 이번에 어의가 같은 약을 썼는 대도 낫지 않더군요. 결국 한번 기침이 나면 수습이 안돼서 나중엔 감당할 수 없을 것 같아 마마를 오시게 하자고 청할 때, 황제 폐하께서 지금 병세가 이렇게 위중하신 데 만약 태자비가 치료를 맡았다가 나중에 무슨 일이 터지면 태자비가 연루된다고 하시니, 태상황 폐하는 첫째로 황제폐하의 이 말에 상처를 받으셨고, 둘째로 황제 폐하의 말에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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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679화

적위명과 안왕의 꿍꿍이원경릉이 한숨을 쉬며, “보아하니 저랑 태자는 알면 안되는 일인가 봅니다.”태상황이 아무렇지도 않게 원경릉을 째려보며, “모르면 모르는 거지, 천하에 일이 한 두가지야, 다 알아야 돼?”“자신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데 당연히 알고 싶지요.”“안 알려 주는 거는 너희랑 별로 관계 없다는 의미야. 다섯째가 서신을 보내거든 답 잘 보내, 착실하게 매일 반성하는 자세로 있고 딴 생각 품지 말라고.”그리고 곧 투덜거리며, “황제는 이 일을 제대로 처리 못하고 말이야.”그리고 그날 조정에서 나온 뒤에 적위명은 서둘러 황궁을 떠나 한바탕 조사를 한 뒤 다음날 안왕부로 갔다.금족령 중인 안왕은 이미 어떻게 집에서 시간을 보내야 하는지 깨닫고, 개를 한 마리 키우고 꽃을 많이 심고, 거기에 보친왕부에 있던 새들을 전부 옮겨서 자기가 키워서 바깥 소식에 조금도 관심이 없는 듯한 모습을 했다.위왕에게 맞은 상처는 이미 좋아져서 개를 키우고 꽃을 심고 새를 돌보는 것 외에 무공을 열심히 수련해서 며칠만에 이미 상당한 진보를 이루었다.적위명의 말을 듣고 안왕이 처음 한 생각은 이건 별로 가능성이 없다는 것이다.“다섯째는 비록 경솔해서 늘 아바마마의 노여움을 사지만, 대전에서 태자 지위를 폐해 달라고 청하고 감히 아바마마의 불효죄를 묻다니 간이 배 밖으로 나왔나? 못 믿겠어요.” 안왕이 고개를 흔들었다.“분명 사실입니다.” 적위명이 차를 한 모금 마시고, “사람을 시켜 조사해 보니 폐하께서는 일찍부터 태자 전하께 경계심이 있어, 태자 전하께서 선비에 배치한 인력을 황제 폐하께 전혀 알리지 않은 사실과, 조정의 일부 나이든 관리들이 안왕 전하를 경성에서 내쫓아 봉토로 보내야 한다고 상소를 올린 일에 황제 폐하께서 노발대발 하셨답니다.”“그 일은 저도 압니다, 그 나이든 신하는 전부 황조부 사람이죠. 아바마마도 그들을 어쩌지 못하고 그저 훈계만 할 뿐입니다.”“안왕 전하, 생각해 보셨습니까? 폐하께서 왜 전하를 경성에서 떠나 보내는 것을 원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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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680화

금족령 왕야안왕은 적위명의 분석을 듣고,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아바마마께서 정말 넷째를 파면하셨습니까?”“맞아요, 잠시 제왕이 경조부를 장악했다가.”“하지만 일곱째는 넷째 사람이잖아요. 이건 파면하나 마나 예요. 결국 태자는 폐위된 것도 아니고.”“제왕이 뭘 하겠습니까? 우리가 손을 쓰면 열흘이 안돼서 제왕을 낙마 시키는 건 일도 아닙니다.” 적위명은 제왕을 하찮게 여겼다. 주씨 집안은 대단해서 황후를 배출해 냈지만, 그 황후가 낳은 아들 제왕은 별 볼일 없는 인간이라는 것이다.안왕이 손을 저으며, “아뇨 외조부, 경솔하게 덤비시면 안됩니다. 우선 정확히 보고 다시 얘기하죠.”적위명은 안왕이 주저주저하는 것을 보고 마음이 급해서, “보긴 뭘 봅니까? 우리 적씨 집안은 이미 너무 오래 기다렸어요. 일이 터지고 지금까지 떨치고 일어난 적이 없고, 다시 이렇게 가다 가는 사람들 마음이 흩어질 게 분명합니다, 어떻게 모은 사람들인데, 이건 절호의 기회예요.”“외조부 말에 따르면 아바마마께서 절 기용하실 테니, 일단 기다리세요.”적위명이 발을 동동 구르며, “어떻게 더 기다립니까? 황제 폐하께서 전하를 기용하려면 이유가 있어야 하는 거 아닙니까? 감나무 밑에서 감 떨어지길 기다릴 수는 없어요. 왕야께서 직접 쟁취하세요.”“제가 어떻게 쟁취합니까? 전 금족령이잖아요?” 안왕은 적위명에게 이런 얘기를 듣고 마음이 사나운 게 마치 이번 기회를 잃으면 다시는 기회가 없을 것 같다.“궁에 사람을 심어 두지 않으셨습니까? 그 사람들에게 물어보세요, 만약 황제 폐하께서 정말 안왕 전하를 기용하게 하려면 무슨 수를 써서 든 대문 밖을 나가셔야 합니다. 금족령 정도 어기더라도 황제 폐하께서 안왕 전하의 효심을 볼 수 있도록 말이죠.”안왕이 생각해 보더니,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봐도 아직 때가 아니예요. 지금 정세가 혼란해서 발톱을 감추고 숨어있는 게 최고입니다.”적위명이 열이 받아서, “왕야는 겁 먹으신 겁니까? 아니면 매사에 아라에게 의존하기만 하신 겁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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