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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명의 왕비: Chapter 1471 - Chapter 14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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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471화

현비를 죽음으로 몰아간 진범아침에 일어나 보니 등이 흠뻑 젖에 있고 머리카락도 한웅 큼 바닥에 떨어져 있는 것이 거울에 비친 모습도 확 늙었다.“아바마마께 어마마마를 뵈러 오시라고 할까요?” 제왕이 물었다.황후는 격하게 손을 휘젓더니 얼굴까지 순간 하얗게 되면서, “아니, 오시라고 하지 마. 전혀 필요 없어.”너무 격한 반응에 제왕은 의심이 들면서, “아바마마가 두려우신 겁니까? 아바마마께서 꾸짖기라도 하셨나요?” 황후도 자신의 반응이 지나치게 격했다는 것을 눈치채고 머쓱해 하며, “아냐, 네 아바마마께서 바쁘시니까 어떻게 내 몸때문에 걱정을 끼쳐 드릴 수가 있겠어? 괜히 귀찮게 하지 말아라. 그리 대단한 일도 아닌데.”“그럼 아마도 과로가 겹치신 듯 하니 궁 안에 일은 황귀비마마께 더 많이 분담하세요.”황후는 아무 말도 하지 않은 게 지금 황후가 관리하는 게 뭐가 있다고? 전부 황귀비가 관리하고 있다. 현비가 공주를 인질로 잡은 사건 이래 황제는 황후와 귀비의 권한을 박탈하고 덕비를 황귀비로 품계를 올린 데다 태자의 어마마마이기도 하니 신분 상으로 황귀비는 황후를 누르고도 남는다.“음, 그리고 제왕비를 고르는 일은……”제왕이, “지금은 거론하지 말고 나중에 다시 얘기하시지요.”황후는 제왕이 고집이 세다는 것을 안다. 제왕의 성격을 받아줘서 천천히 진행하면 10년이 지나도 진전이 없을 것이기에 아예, “더이상은 못 기다린다. 다음달 중으로 준비하마.”다음달 중이면 원용의가 무과 장원과 혼례를 치른 전후다.제왕은 작게 한숨을 쉬었다.“어서 네 혼사를 매듭지어야 어마마마의 마음도 좀 안정이 될 것 같구나.” 황후가 특히 절박한 것은 지금 경사가 있어야 황제가 황후에게 갖는 의심을 약화시킬 수 있다고 생각해서다.그래도 현비 일이 발생하기 전처럼 부부 사이가 화목하지는 못할 것이다.제왕이 여전히 대답을 안하니 화를 내며, “누구와도 혼인하지 않겠다는 거야? 도대체 누굴 생각하고 있는 거니 주명취야 원용의야? 어쨌든 둘 다 혼인할 수 없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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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472화

명원제의 속마음명원제가 냉소를 지으며, “경여궁 밖에 금군이 지키고 있었어, 현비가 미쳐서 날뛴다고 해도 금군이란 관문을 지나야 해. 구사에게 금군을 철저하게 조사하게 해라. 누가 황후에게 포섭됐었는지, 전부 하나하나 찾아내 엄중히 처벌하도록, 용서란 없다.”목여태감이 주저하며, “폐하, 당시 현비마마께서 달려 나오실 때 비녀로 자신의 목을 겨누셔서 금군도 감히 움직일 수가 없었습니다.”명원제가 탁자를 치며 날카로운 목소리로, “핑계에 불과해. 안에 결탁한 자가 없었으면 어떻게 쉽게 빠져나왔겠느냐? 그리고 경여궁 안에 날카로운 무기가 얼마나 많았어? 너희들 현비 장신구함을 검사해 봤어? 궁에 장인은 그런 걸 만들지 못하게 돼 있어. 현비는 궁 안에 사람이네. 명을 받고 외출을 하면 얼마나 나가 있는지 어디로 가는지 전부 보고해야 해. 찾아, 샅샅이 찾아내. 어느 놈이 현비와 소씨 집안을 연결해 소식을 전했는지, 현비에게 이런 예리한 무기를 준비해 줬는지.”목여태감은 황제가 대노한 것을 보고 감히 더는 금군을 감싸지 못했다.사실 다들 빤히 알고 있다. 경여궁에 교활한 계략이 어찌 없을 수가 있을까? 단지 목여태감 생각에 머리카락 한 올을 당기면 몸통이 딸려 나올 수 있으니 털어서 먼지 나오지 않는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각 궁의 인사는 복잡하게 얽혀 있다. 어느 궁이든 다른 궁과 내통하는 자가 있고, 목여태감 본인조차 태상황 시절부터 그랬다.정말 조사하기로 든다면 후궁은 아마 일대 지각변동이 있을 것이다.거기다 황귀비가 막 육궁을 관할하자마자 엄중한 조사가 시작되면, 일부 사람들의 미움을 받을 것으로 적을 만드는 계기가 되고 만다.하지만 목여태감도 이번에 황제가 분노한 의도를 안다. 황후를 처단할 마음은 없지만, 분노를 어딘 가에 쏟아내야 하겠기에 금군과 경여궁의 예전 궁인들에게 화풀이 하는 것이다.명원제가 천천히 냉정을 되찾고 일어나 뒷짐을 지고 나갔고, 어서방 안은 궁인들이 황제의 이전 습관대로 편전의 등불을 전부 환하게 밝혀 두었다.편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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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473화

쓰러진 명원제오늘은 어느 침소에 들지 고르지 않고, 자시(밤11시~새벽1시)가 되어서야 일을 끝냈다.목여태감이 곁에서 몇 번이나 쉬시라고 하자, 명원제가 닥치고 가만 있으라고 해서 목여태감은 서서 졸다가 명원제 소리를 듣고 얼른 다가와, “폐하, 침수에 드시지요!”명원제가 가슴을 누르며 피곤한 목소리로, “어째서 가슴이 아프지? 몇 시진인가?”“아마…… 막 자시를 지났을 겁니다. 괜찮으십니까?” 목여태감이 서둘러 물었다.명원제는 대충 손을 저으며 창백한 안색으로, “괜찮아, 너도 가서 좀 자.”“그럼…… 소인이 먼저 폐하를 모셔다 드리겠습니다!” 목여태감이 돌아서서 등을 불어 끄는데 한번에 다 꺼지지 않았다. 그때 뒤에서 ‘쾅’소리가 나서 얼른 뒤를 돌아보니 책상 곁에 서있던 명원제가 땅바닥에 엎어져서 미동도 없는 것이 기절한 모양이다.목여태감이 놀라서 두 다리가 허물어지며 그 자리에 주저앉았는데 떨리는 목소리로 고함치길, “이리 오너라, 계 아무도 없느냐, 어의를 불러라!”오밤중에 누가 초왕부 대문을 두드려 우문호 부부는 따스한 이불 속에 있다가 잠이 깼는데, 궁에서 사람이 온 듯하고, 황제에게 문제가 생겼다는 말에 두 사람은 순간 정신이 번쩍 들어 화장이고 나발이고 머리도 하나로 질끈 묶고 한 손에 신발을 들고 뛰었다.구사가 직접 와서 황제가 갑자기 쓰러지셨고 어의도 바로 달려왔지만, 무슨 일이 생길까 싶어 얼른 원경릉을 입궁하게 한 것이다.원경릉이 이 말을 듣고 바로 묻기를, “심장은 뛰세요?”이 말이 나오자 우문호의 가슴이 부들부들 떨리며 말에 오르다가 하마터면 떨어질 뻔 했다.구사가 모른다고 하고 어의가 침을 놓았고, 태상황께 심장약을 가져와서 혀 밑에 넣었다고 했다. 목여태감 말이 황제가 쓰러지기 전에 가슴 통증을 얘기하셨기 때문이다.원경릉은 구사의 이 말을 들으며 시간을 지체하지 않고 바로 궁으로 들어갔다.명원제는 어서방의 온돌방에 있는데 쓰러진 뒤 감히 멀리 옮기지 못하고 가까운 온돌방에 옮긴 뒤 눕혔다.안에는 원판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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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474화

명원제의 병원경릉이 청진기 소리를 들어보는데 심장박동이 그다지 정상이 아니고 폐에도 잡음이 나는데 이마를 만져보니 미열이 있어 체온계를 꺼내 명원제의 체온을 쟀다.고개를 돌려 목여태감에게, “폐하께서 최근 기침을 하셨습니까?”목여태감의 얼굴이 긴장으로 굳어서 아직 돌아오지 않았는데 태자비의 질문을 듣고 얼른 와서 대답하길, “예, 기침을 하셨습니다. 하지만 심하지는 않으셨고 오히려 가슴이 아프다고 두 세번 말씀하셨습니다.”원경릉이, “그럼 오늘밤 쓰러지시기 전에도 가슴이 아프다는 증상이 있으셨습니까?”“예, 폐하께서 가슴이 아프다는 말씀을 하시고 일어서셨다가 바로 쓰러지셔서, 너무 놀랐습니다. 분명 과로하신 겁니다. 폐하께서 새벽부터 밤까지 주무시는 시간도 많지 않으시고 오늘 밤에도 자시까지 밤을 세고서야 겨우 멈추셨습니다.” 목여태감이 목이 메여 말했다.우문호가 원경릉에게, “무슨 문제야? 심장병이셔?”원경릉이 고개를 흔들며, “심장병인지는 당분간 아직 확실하지 않고, 검사를 해 봐야 할 것 같아요. 하지만 폐에도 잡음이 있고, 가슴이 아프고, 미열에 기침, 증상으론 폐렴인데 심박도 정상이 아니라. 목여태감, 폐하께서 최근 많이 추우셨던 적이 있으신 가요?”목여태감이, “예, 추워하셨던 적이 있습니다. 현비마마께서 출관하시던 그날……” 얘기하며 우문호를 흘끔 보고 목소리를 낮추어, “폐하께서 통천각에 한 시진(2시간)을 서 계셨는데 내려오실 때 입술이 얼어서 자줏빛이셨습니다.”우문호가 약간 놀라서 명원제를 보고 마음속에서 부끄러움이 스멀스멀 올라왔다. 우문호는 어쩌자고 아바마마가 돌덩이나 무쇠 심장이라고 생각했을까? 20년이 넘는 세월을 한 이불을 덮고 지냈는데 어떻게 감정이 없을 수 있었을까?어마마마에게 사형을 내리고 가장 괴로웠던 건 아마도 그 자신이었을 것이다.명원제가 눈을 감고 손을 뻗어 산소호흡기를 떼 내려고 하자 원경릉이 명원제의 손을 누르며, “일단 떼는 건 급하지 않으니 아바마마, 가슴 통증 외에 어디 다른데 불편하신 데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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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475화

희열이의 혼사안에 있던 어의와 태감 둘도 멀뚱멀뚱한 얼굴인데, 황제를 뵙는 것 자체가 황공무지하고 성은이 망극하지 않은 후궁이 있을까? 호비는 정말 특이한 종족이다. 호비가 황제를 대하는 걸 보면 무려 황제를 혼내기도 한단 말이지.예친왕과 친왕들이 속속 입궁했다. 방금 황제가 쓰러지자 목여태감이 만약 무슨 일이 있을까 싶어 바로 사람을 보내 모든 친왕들을 입궁시켰다.명원제는 전에 병을 거의 앓지 않아 보위에 오른 뒤로 지금까지 7년간 정기 진맥 외에 약을 먹은 적이 거의 없고, 오랜 기간 사람들은 황제는 무쇠로 만들어졌다고 생각했다.다들 이렇게 약한 모습으로 병상에 누워서 사람들의 시중을 받는 모습을 본 적이 없어서 일순간 형제 간의 다툼도 잊고 한 마음으로 아바마마에게 효도하겠다는 생각 뿐이다.형제들이 아바마마를 도와 정무 분담을 상의하는데, 내내 정치에 관심이 없는 제왕과 손왕도 조정을 위해 힘을 다해 직무를 맡겠다고 했다.어서방에 형제들이 둘러 앉아 전대미문으로 사이좋게 의견을 나누는데 심지어 안왕조차 놀랐는지 말 할 때마다 몇 번씩 명원제의 얼굴을 바라보는 눈빛에 근심이 서려있다.명원제는 형제들이 머리를 맞대고 있는 모습을 보고 더할 나위 없이 위안을 얻은 표정이다.기왕은 이때 갑자기 희열이의 행복을 희생하고 싶다는 얘기를 꺼냈는데 희열이와 강남의 거상인 이초의 아들을 정혼 시켜 조정이 강남 발전에 더욱 속도를 낼 수 있게 하겠다는 것이다.우문호는 속 사정을 알기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예친왕을 포함한 다른 친왕들은 찬성했고 심지어 기왕이 철이 들었다며 칭찬하기까지 했다.우문호와 원경릉은 서로 마주보고 걱정의 눈빛을 교환했다.“다섯째, 넌 어떻게 생각해?” 우문호가 태도를 밝히지 않자 기왕은 대놓고 물어봤다.우문호가 정색하고, “이 일은 아바마마께서 저에게 말씀하신 적이 있는 일로 저도 서일을 강남으로 보내 이씨 집안의 상황을 알아보라고 했습니다. 만약 이공자(李公子)의 품행이 단정하면 좋은 일이 아닐까 합니다.”기왕이 고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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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476화

안왕부로원경릉은 이미 마차에 올라 우문호에게, “난 먼저 가 있을 테니 형제들끼리 얘기하고 와.”우문호는 원경릉에게 잠시 기다리라고 하고 안왕에게, “형, 무슨 얘기야?”형제가 한동안 이렇게 평화로운 기분으로 적어도 적대감이 전혀 없이 같이 얘기를 한 적이 한동안 없었다.안왕이, “오랫동안 안왕부에 안 와봤으니 너희 부부가 안왕부에 오는 건 어때? 마침 형수가 제수씨 보고 싶어 하더라.”비록 원경릉은 졸리고 피곤했지만 안왕이 이렇게까지 얘기하고 때가 때인만큼 분명하게 얘기하는 편이 좋을 것 같다.그래서 우문호에게, “기왕 이렇게 된 거 우리 가자, 어쨌든 설날에 우리 두 집이 서로 왕래도 못 했잖아.”새해에는 형제가 서로 각각 가정을 이루었어도 풍속에 따라 서로 찾아 뵙고 세배를 하고 형제들이 모이곤 한다.동이 트는 가운데 마차는 ‘다다다다’ 안왕부로 갔다.안왕비는 한밤중에 궁에서 사람이 와서 다시 잠을 들 수 없어 날이 아예 일어나 궁에서 오는 소식을 기다리고 있었다.왕야가 돌아오셨다는 말에 얼른 나가보니 우문호와 원경릉도 같이 오는 것을 보고 얼굴에 순간 미소가 번지며 얼른 와서 원경릉의 손을 잡고, “태자비 마마, 계속 찾아가야지 생각하고 있었는데 오늘 이렇게 와 주실 줄 몰랐어요.”원경릉이 안왕비의 안색을 보니 발그레하게 얼굴에서 광이 나고 눈가에 달콤함이 넘쳐흐르는 것이 안왕과 잘 지내는 것 같다.아라가 없으니 서로 더 많이 사랑하게 된 것이다.두 여자는 안으로 들어가서 얘기를 나누고 우문호와 안왕은 서재로 갔다.날은 이미 밝았지만 안왕은 여전히 서재에 초를 몇 개 켜 두어 약간의 어둠조차 완전히 쫓아냈다.우문호가 안왕의 모습을 보자 안왕이 부끄러운지, “난 음침한 게 싫어서, 너도 알잖아.”우문호가 조금도 봐주지 않고, “형은 어릴 때부터 어두운 걸 무서워 했죠, 압니다.”막상 말하고 보니 꽤나 웃긴 약점이라 안왕도 웃는데 안왕이 깨끗한 이를 드러내고 웃는 모습에 안구까지 정화되는 기분이다.서재에 차를 끓이는 화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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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477화

기왕을 조심해안왕이 한 모금하더니 자조적으로, “우리 형제 사이가 어쩌다가 이렇게 서먹서먹해 졌지? 너한테 차 한잔 따라줬을 뿐인데 고맙다는 말을 들어야 하고.”우문호가 마음에 없이, “그래요, 형제 사이가 이렇게 서먹서먹하면 안되죠.”안왕이 의자를 당겨오더니 간절하게, “호야, 오늘 문득 깨달은 건데 아바마마께서 늙으셨더라.”“늙으셨 다니요, 50도 아직 안되셨는데 늙으셨다고 할 수 없죠.” 우문호가 말했다.“너 아바마마께서 병상에 누우신 거 본 적 있어?” 안왕이 반문했다.“사람은 누구나 병이 나죠.” 우문호는 안왕의 생각이 짐작되지 않아 이렇게 말할 수밖에 없었다.안왕이 깊이 한숨을 내쉬며 찻잔을 바라보고, “내 생각을 넌 알 거야. 생각한 바로 그거, 내가 전에 태자의 위치에 뜻을 두고 있었고 지금도 포기한 적은 없어. 형이 너네 부부를 다치게 했는데도 태자비는 지난 미움을 따지지 않고 왕비를 치료해 줬지. 내가 일순간 정신이 어떻게 됐던 건데 여전히 너와 더 싸워야 할까?”우문호가 안왕을 보고, “그래서? 형은 오늘 태자의 위치를 포기한다고 선포하려는 거예요?”안왕이 생각해 보더니 천천히 고개를 흔들고, “아니, 난 여전히 태자가 되고 싶어. 속마음이 다 들켰으니 가려봤지 거짓일 거야. 그리고 내가 포기한다고 해서 네가 꼭 믿을 것 같지도 않고.”우문호가, “확실히 그렇죠. 못 믿어요.”“난 다시 네 잘못을 꼬집어서 널 격침시킬 거야,” 안왕이 찻잔을 내려놓으며 진지하고 엄숙하게, “하지만 당장은 아니야. 아바마마께서 쓰러지는 건 과로 탓이었어. 알겠지만 우리 아들들이 마음을 다하지 않아서야. 사실 북당이 네 수중에 들어가든 내 수중에 들어오든 반드시 강성하고 번영해야 해. 그래서 우리 싸우는 것을 그만두고 착실히 북당을 위해 실질적인 일을 하는 게 먼저가 아닐까? 난 믿어, 우리 중에 누가 황제가 되더라도 마음 속엔 나라와 천하를 생각하는 마음으로 가득하다는 거, 동생 생각은 어때?”안왕이 한시름 놓였는지 밝은 눈빛으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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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478화

사랑받는 명원제안왕이 태도를 달리한다고 우문호가 쉽게 믿을 리 없다.초왕부로 돌아와서 안왕의 말을 원경릉에게 전하고 분석하며, “넷째는 비교적 멀리 내다보는 것 같아. 아바마마께서 병환이시지만 큰 문제는 없으시다는 것을 알고 10년내에 내가 보위에 오를 가능성이 없다는 것을 짐작한 거지. 이런 때에 나와 싸우기 보다는 적극적으로 북당을 발전시켜 태평 성세를 이룬 뒤 아바마마께서 연로하고 약해지신 뒤에 손을 써도 늦지 않는다고 말이야. 그리고 그 동안 자신의 세력도 넓힐 수 있고.”원경릉이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다. “지금 아바마마께서 안왕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으시고 관직도 떨어져 나갔고 라 후궁이 죽은 마당이니 비록 본전이 아직 남았다고는 해도 자기랑 싸우기엔 밑천이 부족하지. 승산이 높지 않아. 안왕은 그런 위험한 수를 쓸 리가 없으니 둘 다 휴전하는 편이 낫다는 생각이 든 거구나. 안왕이 세력을 쌓아 때가 무르익으면 다시 거사를 도모하겠지.”맞아, 지금 약한 모습을 보이는 건 내가 넷째를 깨끗하게 쓸어버리지 말라는 거야. 그래서 아까 아바마마의 건강을 위해 우리 형제 두 사람이 힘을 합쳐 아바마마께서 북당을 다스리시는 것을 돕자, 넷째는 자신이 날 건드리지 않으면 나도 넷째를 건드리지 않을 거란 걸 알아. 그리고 넷째 입장에서 북당이 강성해지면 어쩌면 자기가 이익을 얻을 수도 있다고 말이야. 아직 황제가 되겠다는 생각을 못 버렸어.”우문호가 뜸을 들였다가, “넷째는 계획이 주도면밀하고 멀리 내다보는 사람이야. 하지만 큰형은 아니지 보라고, 만약 희열이와 이씨 집안의 혼사를 정해지게 하려면 날조해야 할 걸”원경릉이, “이 위기를 먼저 넘기자, 기왕비가 가만 앉아서 당할거라고 생각하지 않아. 이번은 기왕비에게 늦춰보라고 하자, 기왕을 대처할 방법을 생각해 낼 거야.”우문호가 이 말을 듣고 비꼬듯이, “한 집에 세 식구가 서로 덫을 놓다니, 집안 꼴 하고는.”원경릉도 기가 막히고 코가 막히지만 황권 다툼이란 것이 또 이렇게 잔혹하다.명원제 자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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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479화

명원제의 아들들“짐은 반드시 그럴……”호비가 명원제의 입술을 누르며 화난 듯, “거짓말 하면 안돼요, 꼭 대답해야 해요. 타협은 없어요. 만약 저보다 먼저 가면 저도 반드시 바로 따라갈 거니까. 전 말하면 그대로 해요. 안 지키는 일 없어요.”명원제가 이 말을 듣고 충격을 받았다.후궁의 비빈들은 조강지처를 포함해 지금 마음속으로 명원제가 죽었을 때 자신의 남은 반평생은 어떻게 하나 주판을 두드린다. 그래서 황후도 현비에게 계략을 쓴 것이다.황자일 때나 황제가 된 지금이나 명원제는 남녀사이의 사랑과는 거리가 너무 멀었고 더욱이 중년이 되고서야 그런 생각을 한 적조차 없는데 사람에겐 결국 진짜 사랑을 하는 순간이 오는가 보다. 명원제도 빠르던 늦던 그 순간이 왔다.아들들은 화목하고 자신의 마음을 알아주는 사람이 곁에서 함께 하니 명원제는 정말 행복하다.명원제는 3일간 휴양하고 정식으로 조정에 나왔다.봄갈이가 시작되어 나라엔 점점 일이 많아 지기 시작했고 각종 조치를 취해야 했다. 명원제는 여전히 새벽부터 밤까지 바빴다.신년이 되고 첫 인사발령이다.제왕이 출사해 우문호의 수하에서 주부를 맡았는데 관직은 낮지만 제왕은 경험이 없으므로 우문호는 제왕이 견문을 넓히고 경험을 더 많이 누적하자고 낮은 직급에서 시작할 것을 건의하자 흔쾌히 동의했다.손왕은 호부에 들어가 원외랑 직을 맡았는데 5품 관원으로 관위가 작지 않다.안왕은 전에 비해 직급이 낮아졌으나 이부 쪽에서 공부로 파견되어 원외랑을 맡았는데 원래는 거부했으나 지금은 동의하고 임직했다.회왕은 이제 몸에 이상이 없어 출사하고자 하니 국자감에 냉정언과 같이 섞여 태학에 배정을 받고 5품 박사로 임직했다.기왕은 병부로 가고 싶어 했으나 명원제가 이부가 상의 끝에 예부시랑으로 보내기로 결정했다.예부시랑은 낮지 않은 직급이나 기왕은 기쁘지 않은 것이 기왕 입장에서 예부는 조금도 쓸모 없기 때문으로 기왕은 병권에 접근하고 싶어 병부에 들어가고 싶었다.오히려 구황자는 스스로 주청하여 군영에 들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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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480화

원용의와 박원북당 황실은 명원제의 와병으로 화합이 이루어져 분위기가 좋고, 바깥 일도 많이 줄은 듯 했다.봄갈이를 시작으로 도처에서 백성들이 살기 좋고 생기가 충만한 느낌이다.대주의 정정대장군은 사람을 시켜 병여도(兵輿圖)를 초왕부로 보내왔는데 우문호가 궁에 있어 원경릉이 받았다. 탕양이 까마귀 날자 배 떨어질 수 있으니 병여도를 밀봉한 채로 일단 병부에 보내고 병부에서 황제에게 올리기로 했다.병부가 병여도를 비밀 창고에 넣어 잠근 뒤 입궁해서 명원제에게 보고하니, 명원제가 날을 정해 병기고 관원들을 청해 같이 보고 만들어낼 수 있는지 살피기로 했다.원씨 집안과 이씨 집안의 혼사는 이 달이다.제왕은 마치 이미 포기한 듯 우문호가 얘기해 봤는데 원용의만 행복하면 됐다고, 원용의가 무과 장원과 같이 즐거워하는 모습을 직접 보고 안심했다고 했다.제왕은 낙천적인 척 우문호에게 궤변을 늘어놓는데, “사실 한 사람을 사랑하는 건 반드시 그 사람을 가져야만 행복한 건 아니죠, 사랑하는 사람이 행복할 수 있다면 자신도 행복할 테니까.”우문호가 이 말을 듣고 한참 생각하고 한 대 때리며, “만약 원선생이 다른 남자랑 같이 있는데 엄청 행복해 하면 난 두 사람 다 확 죽여 버릴 거야.”자기가 사랑하는 사람과 다른 사람이 같이 있는 걸 축복하는 건 등신이지.제왕은 발끈하며 우문호에게, “형 그건 이기적이고, 편협한 거라고. 만약 정말 누군가를 사랑하면 더 큰 행복을 얻기를 축복해 줘야 하는 법이야.”“이 등신아, 그건 실패자들 말이고. 만약 정말 누군가를 사랑하면 스스로 노력해서 그 사람을 행복하게 해줘야지, 다른 사람한테 기대하지 말고. 쫓아가도 안되니까 이런 말 하는 거잖아. 너 또 기회가 있으면 그때도 이렇게 말 할 거야?” 제왕이 화가 나서, “형, 진짜 너무 한다. 차라리 욕을 해, 사람 아픈 데 들추지 말고!”‘잘난 척 대마왕’ 우문호는 우쭐거리며 등신과는 말을 섞지 않고 나가버렸다.제왕은 문서보관실에 들어가 안건 두루마리 문서를 정리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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