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사극 로맨스 / 명의 왕비 / Chapter 1451 - Chapter 1460

All Chapters of 명의 왕비: Chapter 1451 - Chapter 1460

3191 Chapters

제 1451화

희비가 엇갈리는 여씨와 소씨덕비를 배출한 여씨 집안(汝家)사람들이 서둘러 무릎을 꿇고 성은에 감읍했다. 그들이 얼른 성은에 감사하기면 하면 누가 비난을 하던 황제의 결정을 바꿀 수 없음을 알고 있었다.여씨 집안은 무장 출신의 무인들로 한동안 그래도 괜찮았던 것이 국경지대에 항상 작은 소요들이 있었기 때문인데 지난 2년간 물밑 충돌은 있었으나 표면적으론 평온해서 무장이 나설 일이 없는 지라 무능하게 이삼 년을 지내온 고로, 조정에서의 위치도 난감했는데 이제 덕비가 황귀비가 되었으니 태자도 자기 사람이 되었다. 기뻐서 웃다가 턱이 빠질 지경이다.기왕은 그 자리에서 바로 바보취급을 당했는데 아바마마께서 우문호를 덕비의 자식으로 삼으실 거라고 상상조차 해본 적이 없어 그야 말로 청천벽력이었다.이런 편법이 과거에도 있긴 있었지만 서열이 낮은 황자들에게나 하는 것으로 예를 들어 총애하는 비빈이 아이가 없을 때 상대적으로 품계가 낮은 빈첩의 아이 중에 황자를 데려와 족보에서 비의 이름 아래 써서 황자의 신분을 높이고 비의 지위를 공고히 했다.하지만 우문호는 일개 황자가 아닌 태자로 태자가 다른 비빈을 어머니로 삼다니 역시 역사상 유래가 없다.기왕은 어찌할 바를 몰라 당황하며 무의식적으로 안왕을 보니, 한가한 표정으로 잇몸까지 드러내고 웃고 있다. 어쩐지 안왕부에 아무런 움직임이 없더라니. 그는 이미 이 일을 알고 있었던 게 분명하다.아바마마의 냉정한 눈빛을 마주하고 기왕은 여전히 최후의 발악을 하는데, “현비 마마께서 아직 살아 계신데 태자가 어찌 다른 사람을 어머니로 모실 수가 있습니까?”아무도 기왕의 말을 받아 이어가지 않는 게 족보와 성지에 이미 다 기록이 되어 이 일은 이미 사실이지 상의할 문제가 아님을 알았기 때문이다. 가시화 된 것은 수정을 용납하지 않는 것으로 떠들어봤 자 속마음만 들킬 뿐이다.기왕은 당황해서 어쩔 줄 모르는데 특히 아바마마의 그 냉정한 눈빛을 대하니 자신의 미래가 캄캄하게 느껴졌다.제일 즐거운 건 덕비의 아버지와 오빠들로
Read more

제 1452화

우문령을 위로하라전에 두 소씨 집안이 경성에서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었는데, 각각 절반 씩 차지하고 있었다.지금 다른 소씨는 은거하여 물러나 한적하고 유유한 세월을 보내고 있는 반면, 현비의 소씨 집안은 끊임없이 과거의 영광을 되찾기 위해 분투했으나 쓸 만한 인재는 없고, 뒷문으로 들어가는 편법만 알아서 일순간은 부귀했으나 복이 재앙으로 바뀌고 말았다. 기초 없는 고대광실이 어찌 태풍과 비바람을 이길 수 있을까?우문호는 슬픔과 무력함으로 잠잠하기만 했다.소씨 집안은 어쨌든 우문호의 외가가 아닌가.그리고 더욱 가슴 아픈 것은 어마마마는 그들을 위해 반평생을 수고 했건만 지금 그들은 자기 앞날에 급급해 누구 하나 어마마마를 위해 말 한마디 하는 사람이 없다는 사실이다.‘어마마마, 돌아가시기 전에 똑바로 보셨습니까?’우문호는 눈을 부릅뜨고 날이 밝기까지 잠이 들지 못했다.아침 일찍 원경릉이 일어나기 전에 우문호는 일어나서 옷을 입고 나갔다.우문호가 나간 뒤 원경릉은 바로 눈을 떴다.연기로 따지면 원경릉도 빠지는 능력은 아니라, 우문호가 한숨도 못 잘 때 자기는 깊이 잠든 척 했지만 우문호와 같이 아침이 오도록 잠을 이루지 못했다.문을 걸어 잠그고 손님을 거절한지 사흘째 되던 날 초왕부는 드디어 대문을 열었다. 왜냐면 공주의 혼사가 닥쳐서 기쁘지 않아도 할 일은 해야 하기 때문이다.궁에서도 사람이 와서 태자비가 공주와 함께 해달라고 했는데 초이레 저녁 그 일이 있은 뒤로 공주는 계속 눈물을 흘리며 괴로워하는 통에 몰골이 말이 아니라는 것이다.현비가 우문령에게 입힌 타격이 너무 컸다.16년간 자기를 지켜주던 보금자리가 붕괴되고 말았다. 우문령이 전에 비록 황궁이 새장 같아서 얼른 벗어나고 싶다고 했지만 그건 자유를 원한 것이지 가족을 싫어 해서가 아니었다.현비는 우문령의 16년 인생에 중요한 역할을 했었다.우문령은 단지 어머니를 잃은 게 아니었다. 현비가 죽기 전에 우문령을 다치게 한 건 죽었다가 깨도 상상조차 못할 일이었다.우문령은 어
Read more

제 1453화

우문령의 풍경“이 득도한 고승이 사부님은 아닐 거예요?” 원경릉이 물었다.이리 나리가 냉담한 얼굴로, “그런 내가 부끄럽냐?”말을 마치고 뒷짐을 지고 갔다.원경릉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이 ‘망작’을 전달해 말아?하지만 이리 나리는 마음을 다해 누군가의 기분을 맞춰주는 일이 거의 없는 사람으로, 우문령을 얼마나 아끼는지 알 수 있다. 사람의 성의니까 일단 가지고 가는 걸로 할까.원경릉은 사식이와 만아, 그리고 우리 떡들을 데리고 갔다.원경릉은 입궁해서 자연스럽게 황귀비와 황태후께 인사를 갔다.황태후는 마음이 힘들고 몸이 아파서 아예 일어나지 않으셨는데 원경릉이 아이들을 데리고 입궁한 것은 바로 그런 태후를 위로하기 위해서 였다.그래서 인사를 드리고 우리 떡들이 침대에 올라가 황태조모에게 달라붙었다.태후는 세 아가를 보고 얼굴에 수심이 비로소 가시며 상궁의 말을 듣고 일어나 아이들과 얘기하며 놀아주었다.황귀비는 지금 봉기궁(鳳起宮)에 있는데 우문령도 여기 같이 있다가 시집을 간다.황귀비는 덕비에서 일약 품계가 올라서 후궁들은 떠들썩하기는 커녕 호시탐탐 약점을 잡으려는 사람들이 요 며칠 각각 예물을 보내며 인사했다.귀비는 억울한 것이 원래 덕비 위인데 지금 덕비에게 눌리게 되어 사람을 시켜 아무거나 팔찌를 한 쌍 보내고 체면이 상할 수 없기 때문에 본인은 와서 인사하지 않았다.하지만 가장 분한 건 황후로 정말 놀랍고 당황한 것이, 덕비는 온갖 위험을 무릅쓰고 황귀비의 꿈을 이뤘고, 게다가 내무부 장 태감이 황제에게 불려갔었다고 하니 황후 짐작에 현비가 죽기 전에 장 태감에 대한 얘기를 한 것 같다.그래서 며칠간 황후는 마치 외줄타기를 하고 있는 것처럼 바람이 불어 풀만 움직여도 심장이 벌렁거리고 손에 땀을 쥐었다.원경릉이 뵙기를 청했으나 황후는 병이라고 핑계를 대자 원경릉은 봉기궁으로 갔다.황귀비가 원경릉을 보더니 손을 잡아 끌며 걱정스럽게, “어서 가서 좀 봐 줘, 며칠 동안 울기만 하고 계속 이렇게 울다 가는 눈이 다 문드
Read more

제 1454화

오누이우문령이 풍경을 보더니 일말의 의아함과 깊은 신뢰의 눈망울로, “정말요? 정말? 정말요?”우문령은 3번이나 물어보고 공손하고 두손으로 풍경을 받아 자신의 손바닥에 놓는데 태도가 경건하기 그지 없다.원경릉은 우문령의 공손한 태도로 미루어 보아 이 풍경은 그녀에게 칠흑 같은 망망대해에 한 줄기 빛인 듯 싶다.원경릉도 갑자기 이해가 되었다. 사실 인간은 절망 속에서 신앙을 필요로 한다. 그리고 이리 나리는 그 점을 알고 우문령에게 풍경을 보낸 것이다.우문령까지 갈 필요도 없이 원경릉 본인조차 자신이 과학을 연구하는 지식인이었다는 사실을 잠시 잊고 허망한 부처에게 구원을 바랬던 적이 있다.원경릉은 주지 후배가 생각났다. 주지 후배는 과학의 끝은 신학일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이건 어쩌면 진리일지도, 아무도 모르는 거니까. 하지만 아마 후배 본인이 내심으로 바라는 것일 것이다.사람은 신앙을 필요로 한다. 특히 절망의 때엔.정신적으로 무장을 해제 시키다니 이리 나리는 우문령에게 이 점에 있어서는 지고지순의 최고봉이다.우문령은 풍경을 창가에 걸고 창문을 열자 북풍이 불며 풍경에서 ‘딸랑 딸랑’소리가 났다. 동에서 나는 소리는 영원과 맞닿은 듯, 심리적인 작용이 더해 정말 복음이 마음에 스며드는 느낌이다.우문령은 고개를 돌려 원경릉을 보고 여전히 빨갛게 부은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하지만 슬픔 속에서도 한 줄기 감동을 드러냈다.원경릉도 웃는데 눈가가 흐려지는 것만은 어쩔 수 없다.궁인들이 음식을 가져왔다. 원경릉이 권하는 가운데 우문령은 마침내 음식을 먹기 시작했다.비록 아직 슬픈 모습이지만, 다행히 다독여졌다.원경릉은 우문령이 죽을 먹는 것을 보고 마음에 한숨이 나오는 것이 우문령은 위로가 되었지만 우문호는 쉽지 않다.우문령이 죽을 다 먹자 원경릉은 우문령을 재웠다. 너무 피로가 쌓인 데다 풍경 소리가 위로를 주니 그대로 잠이 들어 버렸다.원경릉은 우문령 곁을 한동안 지키다가 나왔다.황귀비가 휘장 밖에서 우문령이 잠든 것을 보고 마음에 놓
Read more

제 1455화

두 소씨 집안우문호는 이런 부정적인 감정에서 벗어나고 싶었다.하지만 너무 빨리 그러는 것도 두렵다.원경릉이 봉기궁을 나와 태상황의 건곤전으로 갔다.태상황의 건곤전은 전체 궁중에서 가장 현비의 죽음의 영향을 받지 않은 곳일 것이다.원경릉은 인사를 드리고, “안풍친왕께서는 안 계신가요?”상선이 웃으며, “그분들은 소씨 집안으로 돌아가셨습니다. 공주마마의 혼례를 치른 뒤 경성을 떠나실 것입니다.”태상황이 담담하게, “세속을 떠난 사람들이 돈 냄새 풀풀 풍기는 데서 어떻게 살겠어?”원경릉은 그들 부부가 한곳에 오래 머물지 않을 것이며 즐겁기론 신선보다 한 수 위라는 걸 안다.잘됐네, 만약 언젠가 원경릉과 우문호가 안풍친왕 부부처럼 매일 오늘 저녁에 뭐 먹을 까만 생각하며 산다면 얼마나 행복할까!“그분들은 이일 때문에 오신 건가요?” 안풍친왕비와 상현정에서 얘기할 때가 떠올랐다. 만약 전부 안풍친왕비 말 대로 그렇게 됐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안타깝게도 하필 이렇게 한참 곁가지로 흘러버렸구나.태상황은 느긋하게 의자에 몸을 기대고 두 발은 발등상에 올린 채 눈을 가늘게 뜨고 밖에서 비쳐 드는 햇살을 보며, “꼭 그것만은 아니고, 안왕비 일도 있고, 겸사겸사 돌아와서 보려고.”원경릉은 소씨 집안이라고 해서 현비의 소씨 집안인 줄 알고 놀랐는데 안풍친왕비의 친정이란 게 생각났다.상선이, “모레가 소국후(蘇國侯) 어르신 기일이라 겸사겸사 제사에 참석하실 겁니다.”“그렇군요. 제가 듣기로 전에 소국후께서도 한때 권력의 중심으로 소씨 집안이 지금의 주씨 집안과 같았다고 들었는데 어떻게 지금은 연달아 조정에서 물러나는 겁니까?”“이것도 소국후 어르신이 살아 계실 때 엄명을 내리신 것으로 소씨 집안 자손들은 반드시 서서히 적어도 3대 내에 조정을 떠나야만 하고, 만약 조정에 출사하고 싶어도 할 수 없으면 직책을 요구하나 3대가 지나면 시험을 봐서 공명을 얻어 조정에 출사할 것으로 성취는 각자의 능력에 달려 있다고 하셨지요.” 상선이 말했다.소국후 어르신
Read more

제 1456화

주명양의 패악주명양은 기왕비의 코에 삿대질을 하고 막돼먹은 여자처럼 발악을 하며, “왕야를 도울 능력이 있으면서 어떻게 쏙 빠져서 있을 수가 있어? 왕야께서 득세하시면 널 막 대하시기라도 하신데? 팔이 바깥쪽으로 굽었나, 출가외인은 지아비를 따라야 하는 거 알아 몰라?”군주 희열(喜悅)은 올해 12살로 이미 지혜가 다 자란 아이로 주명양이 자기 어마마마를 비난하는 것을 듣고 굳은 표정으로, “후궁, 자중하십시오!”주명양은 이렇게 작은 꼬맹이에게 지적질을 당할 거라고 생각도 못했다가 완전 뚜껑이 열려서 바로 따귀를 때리며 독살스럽게, “닥치지 못해? 어디서 나서?”희열이 얼굴에 따귀를 때리기 전에 기왕비가 주명양의 손목을 잡고 반대편 손으로 주명양의 얼굴에 따귀를 날린 뒤, 순식간에 차갑고 음침한 눈빛으로 내뱉는데, “감히 군주의 털 끝 하나라도 건드렸다 가는 갈기갈기 찢어 죽여 버릴 줄 알아!”주명양은 머리가 한쪽으로 나가 떨어졌다가 화를 내며 뒤를 돌았는데 기왕비의 얼음처럼 냉정하고 준엄한 눈빛을 마주하자 주명양의 마음에 한기가 밀어닥치는 기분이었다.주명양이 기왕부에 시집온 뒤로 기왕비는 늘 온유하고 담담한 성격으로 누구에게도 마음에 없는 좋은 말을 하는 사람으로 당하기 쉬운 사람이란 인상이었다.그런데 기왕비는 전혀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았다. 이 사람은 우아하고 선한 외피를 쓰고 그 아래 숨어 있는 무시무시한 사자 같은 사람이다.주명양은 교만한 게 습관이 돼서 기왕비는 건드리면 안되는 사람이란 걸 알아도 잠시 어리둥절했다가 다시 기왕비의 얼굴에 따귀를 때리며 싸늘하게, “주명양이 네가 괴롭히고 싶으면 괴롭혀도 되는 존재인 줄 알아? 날 때린 거 갚아준 거야. 하지만 이건 시작에 불과해. 원금에 이자까지 쳐서……”주명양의 말이 아직 끝나지도 않았는데 기왕비가 명령을 내리는 소리가 들렸다. “이리 오너라, 후궁을 아각(雅閣) 접객실로 데려가라, 일단 이틀간 가둬 두고 내 명령 없이는 물 한방울도 줘서는 안된다.”주명양이 하하 웃으며, “누가
Read more

제 1457화

희열군주와 기왕비희열군주가, “어마마마, 알아요, 절대로 저렇게 하지 않을 거예요.”기왕비는 비로소 웃음을 지으며, “희열이는 철이 들었네.”희열군주가 작은 소리로, “앞으로 어마마마를 반드시 보호할 거예요, 아무도 괴롭히지 못하게, 아바마마도 안돼요.”희열군주의 부드러운 얼굴에 결연한 의지가 느껴졌다.기왕비가 위로를 받고 행복한 미소를 지으며, “이렇게 말 잘 듣는 착한 아이가 있으니 어마마마는 아무리 큰 괴로움을 당해도 괜찮아. 너는 가서 쉬렴. 내일 널 데리고 찾아갈 데가 있어.”“어디 가는데요?” 희열군주가 물었다.“초왕부. 네 숙모를 만나게, 어마마마가 부탁할 게 있어서.” 기왕비가 바로 결심한 것 같다.“좋아요, 숙모 만나보고 싶었어요.” 희열군주는 원경릉에게 깊은 감사의 마음을 가지고 있는 것이 어마마마가 병에 걸렸을 때 거의 죽어가는 상황에 숙모가 어마마마를 구해주었기 때문이다.기왕비는, “희열아, 어마마마는 널 데리고 세배하러 가는 게 아니라, 널 숙모에게 맡기러 가는 거야.”희열이 놀란 눈으로, “네?”기왕비가 웃으며 안심시키길, “이상한 생각하지 말고. 숙모가 의대를 열 건데 어마마마는 숙모가 너에게 의학을 가르쳐 줬으면 해.”“의학이요?” 희열이 조금 당황해서, “하지만 아바마마께서 여자아이는 여자로서 지식에 통달하고 바느질을 배우거나 거문고, 바둑, 서화 같은 취미를 익히거나, 어마마마께 집안을 다스리는 것을 배우면 나중에 시집가서 집안을 잘 꾸릴 수 있다고 하셨습니다.”기왕비는 진지하게, “아니, 희열아, 아바마마께서 말씀하신 건 배워야 해. 하지만 여자아이가 갈 길이 오직 혼인 하나밖에 없는 것은 아니란다. 넌 더 많은 걸 배워야 해. 어마마마는 능력이 부족해서 여지껏 친정에서 자금을 원조받아 겨우 일정한 인맥을 유지하고 있지만 전에 그런 생각을 했어. 네 앞길이 평탄하고 행복할 수 있게 할 수 있는게 뭐가 없을까 하고. 그런데 사람이 일생동안 경험할 일을 미리 다 예측할 수는 없어. 오늘의 영화가 내일의 낭
Read more

제 1458화

희열이를 제자로 받아줘다음날 아침 일찍 기왕비는 희열 군주를 데리고 초왕부로 갔다.원경릉은 마침 할머니와 약을 달이고 있었는데 문둥산에 약처방은 나갔지만 병이 나은 뒤 기혈을 보강해야 해서 할머니는 여러 체질에 맞는 적합한 약을 몇 종류로 배합하고 있는 중이다.기왕비가 희열 군주를 데리고 왔다는 얘기를 듣고 할머니는 원경릉에게 손님을 접대하라고 하고 할머니 혼자 약을 배합했다.원경릉이 손을 씻고 나가니 희열이 원경릉을 보고 얼른 예를 취하며, “희열 숙모님을 뵙습니다!”원경릉은 희열을 본 게 두세 번 뿐이지만 착하고 조신한 아이로 원경릉이 매우 좋아해서 함빡 웃으며, “해가 서쪽에서 떴나, 오늘은 어마마마께서 널 데리고 오셨네. 내가 널 데려갈까 걱정도 안되시나?”기왕비가 웃으며 나무라길, “무슨 말이에요, 태자비 마마가 희열이를 좋아하는 건 희열이 복인데 여기 남겨두면 되는 것을. 있다가 이불 보내 드릴 게요.”원경릉이 웃으며, “그럼 제 목숨은 기왕비 마마 손에 끽!”원경릉은 두 사람에게 앉으라고 하고 희열이 먹게 간단한 군것질을 내오라고 했다.기왕비가, “다섯째는 요즘 어때요?”현비 일은 비공개지만 기왕비는 촉이 좋아서 알고 있었다.원경릉이 눈을 내리 깔고 아이 앞에서 많이 얘기하고 싶지 않아 담담하게, “이겨 나갈 거예요.”“그럼 됐네요!” 기왕비가 고개를 끄덕이며 약간 슬퍼했다.기왕비가 희열이에게, “넌 후원에 가서 동생들이랑 놀아 주렴.”희열이는 우리 떡들을 좋아해서 즐거운 듯, “좋아요!”희열군주가 일어나 원경릉에게 예를 취하고, “숙모님, 희열이는 먼저 물러나겠습니다.”원경릉이 미소를 머금고, “가 보렴.”희열군주는 기뻐 깡총깡총 뛰어서 후원으로 갔다.원경릉이 기왕비에게, “군주가 말도 잘 듣고 철도 들었네요. 잘 키우셨어요.”기왕비가 미소를 거두고 정색하며, “방금 그 말 농담 아니에요. 전 희열이를 태자비 마마에게 맡기고 싶어요. 원하든 원하지 않든 반드시 들어줘야 해요.”원경릉이 놀라서, “저한테 맡긴다
Read more

제 1459화

공주와 군주의 혼인“아뇨, 희열이를 정식으로 태자비 앞에 무릎을 끓고 머리를 조아려 스승으로 모시게 할 거예요.” 기왕비가 엄숙하게 말했다.원경릉이 하는 수 없다는 듯, “무슨 자극을 받은 거예요? 제가 군주를 보호하기를 원한다는 거 알겠어요. 하지만 희열이를 제자로 받지 않아도 보호할 거예요. 희열이는 누가 뭐라고 해도 태자의 조카이니까요, 또 기왕비 같은 총명한 엄마가 있으니 억울한 일을 당할 경우는 없을 게 분명해요.”기왕비는 마침내 일어나서 원경릉에게 예를 취하며, “반드시 승낙을 해 주셔야 합니다. 오늘 희열이 아버지가 희열이의 혼사로 세력을 확장 시킬 거라고 하더군요. 기왕은 절대로 빈말을 할 사람이 아닙니다. 아마 일찍부터 그런 생각을 하고 있었겠지요. 앞으로 군주의 혼사는 제가 지나치게 관여할 수 없어요. 하지만 태자비가 희열이의 사부가 되면 희열이를 위해 맞서 싸울 수 있죠.”“혼사요? 군주가 올해 아직 몇 살인데? 어떻게 혼사 얘기가 나와요? 아직 만15살 안됐죠?” 원경릉이 어이없어 했다.기왕비가 흥분해서, “ 올해 12살이예요. 3년 뒤면 15이 되죠. 그리고 지금도 정혼은 할 수 있어요. 그 사람이 그렇게 나올 까봐 두려워요. 태자비, 희열이는 나한테 목숨인 걸 알잖아요. 정혼이라니. 가능성조차 싫어요.”원경릉은 기왕이라는 눈 앞의 이익에만 급급한 사람을 떠올렸다. 특히 지금 번번히 좌절 당하는 마당에 돈도 떨어졌을 것이고 정말 세력을 끌어들이기 위해 군주를 마음대로 세도가에게 줘버릴 경우 그야말로 큰일이다.원경릉이, “좋아요, 기왕 이렇게 하고 싶다면 기왕비 뜻대로 하죠.”기왕비는 눈물을 머금고, “고마워요!”원경릉이 뾰로통하게, “고맙긴 뭐가 고마워요? 2년간 날 얼마나 도와줬는데. 진짜 기왕비랑 저랑 사이좋은 동서사이가 될 줄 상상도 못했네요.”기왕비는 눈물을 훔치고 지난 일을 떠올리는 웃음이 나서, “그러게요, 인생 진짜 아무도 모른 다니까요.”원경릉이 희열 군주를 제자로 받았다는 사실을 기왕비는 여기저기 알
Read more

제 1460화

우문령의 혼례날친왕들은 같이 여동생을 시집까지 보내기 위해 궁문에서 기다리고 있다.우문호는 붉은 색 태자 조복을 입고, 보석관을 쓰고 얼굴색은 좀 피곤하고 초췌했으며 복잡한 눈빛이다.여자 가솔들은 환송을 하지 않고 친왕들이 꽃가마가 나가는 것을 환송하는데 몇몇 친왕은 멋진 말을 타고 의장대가 길을 여는 가운데 위풍당당하게 이리 저택으로 갔다.우문호가 말을 몰아 10m쯤 나갔다가 갑자기 뒤를 돌아 처연한 눈빛으로 층층이 쌓인 황궁 전각의 기와지붕을 보고, 마지막으로 원경릉의 얼굴을 보더니 마치 뭐라고 말하려고 했으나 결국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고개를 돌려 다시 말을 몰고 갔다.날씨가 좋다. 햇살이 빛나고, 바람도 따스하게 불며 봄 느낌이 물씬 피어 오르는 것이 찬 기운이 천지에서 물러난 것 같은 느낌이다.해 그림자는 높다란 홰나무 사이에서 떨어져 얼룩얼룩한 궁의 붉은 담장을 비추었다. 궁의 담장은 사람의 마음이 산산이 흩어져도 여전히 우뚝 솟아 있다.원경릉 혼자 궁 안으로 돌아가는데 방금 우문호가 이별 앞에서 얼핏 보인 행동이 무슨 말을 하고 싶었는지 부부는 일심동체라 알 수 있었다.오늘 우문령이 혼인하니 제일 기쁜 사람은 사실 경여궁의 현비라야 했다.하지만 그녀는 죽고, 다시는 이 장면을 볼 수 없다.원경릉은 경여궁으로 갔다.구사가 사람을 시켜 지키고 있고, 안에는 향도 태우지 않고 지전도 사르지 않고 아무도 안에서 지키고 있지 않은 가운데 현비의 유체는 고요히 침대에 놓여있었다.날이 차서 시체를 7~8일간 방치했으나 큰 면적의 부패는 일어나지 않았지만 냄새가 나서 원경릉이 들어올 때 사방의 창문을 활짝 열고 환기를 시키니 나아졌다.손등에 담녹색의 시반이 나타나고 상태를 보니 며칠 지나면 부풀어오르면서 부패가 일어날 것이다.전에 여기엔 난로가 놓여 있었고, 나중에 난로를 가져간 뒤에도 문과 창문을 닫아 두어서 바람이 통하지 않았는데 만약 날이 이렇게 춥지 않았으면 시체는 썩어서 부풀었을 것이다.시체의 외관을 아무도 수습하지 않아 현
Read more
PREV
1
...
144145146147148
...
320
Scan code to read on App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