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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381화

혼인의 계절결국 이리 나리는 술기운이 올라 우문호의 손을 잡아 끌어 손등을 툭툭 치더니, “내 못난 제자가 말이야, 비록 야박하긴 해도 사람은 괜찮아, 태자가 잘 보살펴 주게, 제자를 일반적인 상식으로 판단하면 안되지만, 같은 말을 또 반복하는데, 남자는 말이야, 기개를 잃으면 끝이라고. 강하게 나갈 땐 밀고 나가야 해. 덮어놓고 여자한테 당하면 못 써, 약자 앞에 강하고 강자 앞에 약한 사람을 상대하는 법은 제자보다 더 세게 나가는 거야. 내일 내가 남편의 위세를 어떻게 부리는지 알려주지, 따끔하게 혼 내주면 고분고분해 진다고.”“원 선생 진짜 잘해요.” 우문호는 이미 거진 취했지만 생존욕구가 강해서 이리 나리가 원 선생의 사부라는 것을 잊지 않고, 속으론 구시렁거려도 겉으론 말하지 않았다. 우문호 기회주의자 거든? 우문호가 이리 나리에게 털어놓은 걸 바로 원 선생에게 일러바치면 우문호만 손해 아냐, 그런 수법엔 당할 우문호가 아니지.“잘한다고? 다 잘한다고?” 이리 나리는 믿을 수가 없다.“잘…….해요 다 잘하죠!” 우문호가 여러 번 고개를 끄덕였다.나리는 턱을 쥐고, 흑요석 같은 눈동자에 당혹감을 드러낸 채, “혼인한 남자가 설마 전부 정박아인 건 아니겠지?”이상하다. 이리 나리의 못난 제자는 의술 빼고 뭐하나 좋은 점을 찾으려 해야 찾을 수가 없는데.“혼인한 남자는 전부 행복합니다.” 우문호에게 행복한 미소가 번지며, “이리 나리, 혼인하시죠.”이리 나리는 생각에 잠겼다.혼인?우문호는 콧노래를 부르며 집으로 갔다. 원 선생이 전신에 술냄새가 난다고 할까봐 일단 이상한 온천에 가서 몸을 담갔다.아니 몇 번을 얘기했는데 또 취해서 목욕을 해? 원경릉은 잔뜩 열이 받았다.한동안 어장을 안 써서 거미줄 앉았던데 잘됐네.정신 쏙 빠지게 난리 브루스를 추던 시절은 그래도 행복했었다.눈 깜짝 할 새 날이 추워졌지만, 그나마 좋은 소식도 있다. 원경병이 회임을 한 것이다.우리 떡들은 걸을 수 있게 되었다.원용의는 정혼을 했다.미색은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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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382화

이리 나리의 혼사원경릉이 급기야 눈물이 맺히며, “사부님께서 드디어 철이 드시는 건가? 사모님을 맞이할 생각을 다 하시고?”“누가 마음에 든데?” 우문호가 아무렇지도 않게 웃으며, “내가 이리 나리를 단정적으로 말하는 게 아니라 결점을 들추기로 하면 이리 나리 눈에 찰 여자가 천하에 어디 있겠어. 갑자기 왜 혼인을 하고 싶으신 거지?”냉정언이 어깨를 으쓱하며, “모르지? 그날 갑자기 날 찾아와서 요즘 날이 추운 게 솜이불을 덮어도 냉기가 가시질 않고, 잠이 안 오는 게 따스한 잠자리를 만들어줄 사람이 필요하다며 혼사 얘기를 꺼내는데, 태자 전하가 꽤 잘 지내 보여서 혼인이 꼭 나쁜 것만은 아니라는 생각도 들고, 만약 아이가 생기면 이리 나리의 사부님이 그 아이에게 아기 늑대를 선물할 거고 말이야.”우문호가 비웃으며, “따스한 잠자리 만드는 건 간단하잖아? 얼마나 많은 초두취의 미녀들이 이리 나리와 한 침대를 쓰고 싶어 안달인데? 내 생각에는 말이야, 혼인을 하고 싶다는 말은 거짓말이고, 아이를 낳아서 아기 늑대를 받고 싶은 게 본심 같은데.”“그건 알 수 없지, 어쨌든 마침 나한테 명단이 있어서 이리 나리께 드렸어.” 냉정언의 맑은 얼굴에 엷은 미소가 번지며, “아마, 선보느라고 바쁘실 걸.”“본인이 선을 본다고요? 매파를 두거나, 관의 중매인을 찾아도 되는데.” 원경릉이 말했다.“직접 봐야 된 데요, 말로는 어떤 점은 초상화로는 알아볼 수 없다면서.” 냉정언이 말했다.원경릉이 고개를 끄덕이며, “확실히 그러네요. 말투나 태도, 기질은 본인과 직접 만나봐야 알아볼 수 있으니까요.”냉정언이 ‘푸흡’하고 웃음을 터트리며, “제 생각엔 이리 나리가 태도나 기질을 보러 간 것 같지는 않습니다.”“그럼 뭘 보죠? 외모인가요? 그건 볼 필요 없는 거 아닌가요? 어느 집 아가씨도 사부님보다 요사스러울 순 없으니까요!” 원경릉의 사부의 외모는 천하에 따라올 사람이 없으니까, 원경릉이 웃었다.“아이를 낳을 수 있나 없나 보는 거죠.” 냉정언이 이 추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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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383화

눈늑대를 향한 일편단심가업 중 하나로 비단을 만드는 게 있는데, 사람을 시켜 좋은 비단을 골라 직접 초왕부로 갔다.이리 나리는 이런 한가한 사람이 아니지만, 가서 우리 떡들의 사랑스런 늑대를 한 번 볼 겸 해서다.우리 떡들이 걸을 수 있어서 이렇게 추운 날 눈늑대들과 눈밭을 구르는데 어찌 즐겁지 않을 소냐, 비만 아동들이 걷는 건 뒤뚱거리는 주제에 또 뛰는 건 빨라서, 비틀비틀 작은 몸이 흔들거리더니 고만 ‘꽈당’하고 엎어져도 울지 않고 눈늑대를 안고 깔깔 웃는다. 작은 얼굴이 추위로 빨갛게 얼었는데 눈늑대와 얼굴을 대고 찰싹 붙어있는 게 정답고 보기 좋다.이리 나리는 넋을 놓고 지켜보며 감동하더니 언젠가 눈늑대가 아이들과 찰싹 붙어있는 것처럼 자기에게도 붙어있을 지도 몰라!“할아버지!” 만두가 이리 나리가 오는 것을 보고 눈늑대를 놔 주고 이리 나리에게 달려왔다. 비만 아동이 뒤뚱뒤뚱 뛰어서 바로 할아버지의 다리에 폭 돌진했다.고개를 들고 입안에서 눈송이를 뱉아냈다.이리 나리는 만두를 안아 올리며 엄숙한 목소리로, “다시 말해 봐, 할아버지라고 부르면 안돼!”“엄마가 사부 하라버지랬어요!” 만두 발음이 정확하지 않지만 뜻은 이런데, 하여튼 좋다고 힘껏 이리 나리 품을 파고 들었다.너무 추워서 이리 나리는 이빨이 덜덜 떨릴 지경인데 이 꼬맹이는 춥지도 않나? 별로 껴 입지도 않았는데 젊음은 좋은 거구나.이리 나리는 우리 떡들의 머리를 한 번 해부해 보고 싶은 게, 대체 안에 뭐가 들었길래 만 한 살도 채 되지 않은 아이들이 이렇게 총명할 수 있는 건지 들여다 보고 싶다.우리 떡들은 1달 전에 말을 할 수 있게 되었고, 말을 할 수 있게 되자 엄청 떠들더니 막 걷기 시작해서 이제 뛸 수 있게까지 되었다.어느 집 아이들이 이렇게 대단할까?“가자, 탕후루(糖葫蘆) 먹으러 가자!” 이리 나리가 손짓하자 뒤에 있던 시종이 번개같이 탕후루 10개를 꺼냈다.꼬맹이들이 좋아서 가지고 갔다.이리 나리가 주변을 살피고 얼른 시종에게 고기 한 냄비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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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384화

소녀와 이리 나리이리 나리는 ‘아저씨’란 말에 무의식적으로 고개를 돌려 째려보는데 소녀가 ‘아저씨’라고 부른 사람은 분명 자신이다. 이럴수가 저 인간 봉사인 게 분명하다.아니면 이건 이 세상에서 가장 극악무도한 저주 아닐까?이리 나리는 서른이 되도 세상의 풍파에 실오라기만큼도 영향을 받지 않은 완벽하다 못해 거의 경악할 수준으로 완벽한 외모가 가장 큰 자랑이었다.그래서 순간 화를 내야 한다는 것도 잊고 충격이 너무 큰 나머지 ‘아저씨’가 마음속에서 계속 메아리 치고 있었다.“야 꼬맹이, 꼬맹이 놈이!” 이리 나리는 정신을 차리고 심오한 눈빛을 일렁거리며 자기가 아는 가장 강렬한 욕을 퍼부어 주었다. 소녀는 크게 화가 나서, “전 꼬맹이 아니거든요, 올해 열 여섯, 시집갈 수 있는 나이라고요!”소녀가 화가 나자 품에 눈늑대도 이리 나리에게 어금니를 드러내고 당장이라도 물어뜯을 기세다.이리 나리는 맥이 탁 풀리는 게, 이 소녀는 눈늑대에게 아무것도 안 줬는데도 이렇게 말을 잘 듣는데, 자기는 이번에 이렇게 많은 비단을 갖다 바치고 고기까지 한 냄비 사줬는데 ‘양의 탈을 쓴 늑대’라 더니 진짜 늑대 이놈들.“너……” 이리 나리는 분을 꾹 참고 소녀의 빨간 사과처럼 잔뜩 화가 난 얼굴을 바라보며, “눈늑대가 왜 네 말을 듣는 거야?”소녀가 별처럼 초롱초롱한 눈으로 코웃음을 치며, “눈늑대는 아무하고나 잘 지내요, 나쁜 사람만 빼고요, 쟤들이 당신을 좋아하지 않는 걸 보니 당신은 분명 나쁜 사람이에요.”이리 나리는 허탈해 졌다. 경단이 늑대에게 이리 나리는 당연히 좋은 사람이 아니다.이리 나리가 침울하게 돌아가려 는데 소녀가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기다려요.”이리 나리가 돌아서서 소녀를 봤다.소녀의 눈은 이리 나리의 허리춤에 있는 옥피리에 가 있다, “옥피리가 예쁘네요, 저한테 파시면 안돼요?”이리 나리는 원래 관대한 사람이고 옥피리가 딱히 진귀한 것도 아니라, 기껏해야 재물일 뿐 별로 귀한 것도 아니니 빼서 소녀에게 주며, “너 가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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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385화

초두취에 간 오누이만아가 비웃듯, “누가 아니래요? 이리 나리께서 늑대를 노린 게 하루이틀도 아니고, 공주님이 늑대를 부리실 수 있으니 이리 나리께서는 좋다고 기꺼이 앞장을 서신 거죠.”오늘이 우문령 생일이라 꼭두새벽부터 특별히 출궁해 여럿이 그녀의 생일을 축하해 준 뒤 안 그래도 어디를 데려가야 되나 고민하고 있었는데 이리 나리가 이렇게 고민을 대신해 주니 원경릉은 이게 웬 떡인가 싶다.게다가 그렇게 많은 사람들을 데리고 가니 순결이나 명성에 흠이 갈 걱정도 없다.그런데 땅거미가 질 무렵인 데도 우문령과 이리 나리가 돌아오지 않자 원경릉은 조금 초조해 져서 사람을 시켜 찾았다.얼마 지나지 않아 희상궁이 하얗게 질려서는 원경릉에게 얘기하길, 이리 나리가 공주를 데리고 초두취에 갔는데 공주는 술을 마시고 만취한 바람에 돌아오기 싫다고 했다는 것이다.원경릉이 듣고 머리가 지끈지끈 한 것이, “아이고, 어떻게 걔를 데리고 그런 데를 가? 이걸 궁에서 알기라도 하면 어쩌려고?”“분명 알 겁니다. 공주 마마께서 데리고 간 사람은 전부 궁인들로 태후 마마와 현비 마마께 보고 드릴 게 틀림없습니다.” 희상궁이 말했다.“희상궁,” 원경릉이 다급하게, “얼른 사람을 경조부로 보내 직접 초두취에 가서 공주를 데려오라고 해주세요.” 희상궁이, “서두르지 마세요, 이미 만아를 시켜 태자 전하께 부탁드렸으니 잠시 후면 모시고 데리고 돌아오실 겁니다. 아이고, 태자비 마마 역시 궁에 어떻게 변명을 할지 생각 해 두셔야 할 것 같습니다.”원경릉은 태후와 현비 두 시어머니를 생각하니 머리가 터질 것 같다.둘 다 만만한 상대들이 아니다.한편, 우문호는 서슬이 퍼렇게 초두취에 가서 바로 후원으로 달려갔다. 궁인들과 하녀들이 전부 밖에 서 있고, 이리 나리만 마당에서 눈늑대와 좋아 죽는 게 보이는데 어째 우문령은 보이지 않는다.“이리 나리, 우리 영이는?” 우문호가 급히 물었다.이리 나리는 한 손으로 눈 늑대 한 마리를 안고 마당을 비추는 어슴푸레한 풍등 아래 달빛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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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386화

막 나가는 이리 나리이리 나리는 일을 아주 계획적으로 한다.팔 수 없는 물건은 없다고 생각하는 주의로 전에 경단이 늑대가 달아난 건 당시 미처 친해지지 못해서 였다고 생각했다.그러나 지금 이리 나리는 늑대들과 하룻밤을 놀았고, 몇 번을 더 먹이를 주다가 한밤중에 쟤들을 데려가면 이번엔 다시 돌아올 리가 없다.그래서 해시(밤9시~11시)경이 되길 기다렸다가 또 눈늑대에게 먹이를 주고 마차를 준비시키게 한 뒤 수도권으로 돌아갈 계획이다.이렇게 오밤중에 성을 나가는 것은 골치 아픈 일이라 이리 나리는 안으로 들어가 땅바닥의 우문호를 발로 툭툭 차며, “태자, 자네 영패 좀 빌립시다.”우문호의 이마엔 크게 혹이 나 있고 가볍지만 약간의 출혈도 있는데 날이 추워 출혈은 다행히 심하지 않았다.발로 차도 깨지 않자, 이리 나리는 한 손으로 우문호의 몸에서 영패를 낚아채며, “자네가 반대하지 않으니 그럼 내가 가지고 가겠네.”이리 나리가 나가면서 궁인들에게, “태자 전하와 공주 마마께서 안에서 말씀 중이시니 자네들은 먼저 가서 뭘 좀 먹고 다시 와서 시중을 들도록 하게.”궁인들은 이 말을 믿고 이리 나리와 함께 나갔다. 이리 나리는 초두취 사람에게 저들에게 식사를 대접하게 한 뒤 신바람이 나서 어쩔 줄 몰라 하며 눈늑대와 마차에 올랐다.원경릉이 초왕부에서 아무리 기다려도 우문호가 공주를 데려오지 않자, 다시 사람을 초두취로 보냈더니 땅바닥에 쓰러져서 나뒹굴고 있는 우문호가 발견된 것이다. ‘형제는 용감했다.’서일은 당연히 조용조용 두 사람을 들어서 후문에 있는 마차에 태운 뒤 쏜살같이 초왕부로 돌아왔다.우문호는 마차에서 깨어났는데, 이마를 무심결에 만졌다가 아파 죽을 뻔 하고 이를 갈며, “이리 네이 놈, 110만냥으로 배상하지 않으면 내가 네 놈의 늑대파를 아주 싹 쓸어버리겠어.”우문호는 뒤를 돌아 여전히 취해서 죽은 듯이 자고 있는 우문령을 때려서 깨우며, “야, 일어나, 일어나라고!”우문령은 코딱지만큼의 반응도 보이지 않고 그대로 깊은 잠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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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387화

발칵 뒤집힌 궁원경릉이 우문령의 이마를 짚어주며, “아가씨 취했어, 지금은 초왕부고. 머리 많이 아파?”“새언니!” 우문령은 힘든 지 다시 눈을 감는데 위가 또 울렁거리며, “엄청 괴로워요.”“괴로운 줄 알면서 너 또 술 마실 거야?” 우문호가 옆에서 소리를 친다.“천둥 친다!” 우문령이 또 투덜거리더니 미간을 찡그렸다.우문호가 씩씩거리며, “너 있다가 궁에 가서 봐.”원경릉이 우문호의 손을 잡아 끌며, “됐어, 그만 해, 아가씨 좀 자게 내버려 둬. 숙취가 얼마나 괴로운데. 내일 술이 깨면 머리가 깨질 듯이 아플 거라고.”“아파도 싸!” 우문호는 화도 나지만 마음이 아파서, “이리 나리는 인성이 없는 사람이라고 쳐도, 동생은 분수도 몰라? 남자를 따라가 가서 기루에서 놀다니. 그것도 곤죽이 되도록 술을 마시고, 아바마마께서 널 어떻게 처분하실 지 두고 보자.”원경릉이 깊은 한숨을 내쉬고 슬픔과 원망의 눈빛으로, “자기가 가서 얘기 좀 해. 궁에 돌아가서 함부로 말하지 말라고.”우문호가 눈살을 찌푸리며, “말해도 소용없어, 동생이 데리고 온 사람들은 전부 어마마마와 태후 마마께서 보내서 시중을 들던 사람들인데 어쩌다 한 둘이 심복이라고 해도 이 일은 못 감춰. 궁에서 책망하면 너도 나도 전부 끝장이지. 생각하고 싶지도 않다.”우문호가 여기까지 말하고 무의식적으로 엉덩이를 만지는데, 우문호가 또 곤장을 맞을 가능성이 제일 크다.우문호는 지난 번 곤장 맞을 때 맹세 한 게 절대로 다시는 곤장을 맞지 않겠다는 것으로 만약 아바마마께서 이번에 또 때리시면 우문호는 자신을 보호해줄 만한 사람을 찾아야 한다.다음날 우문령은 궁으로 돌아가고 얼마 되지 않아 과연 궁에서 성지가 와서 태자와 태자비에게 입궁하도록 했다.우문호는 일찌감치 마음의 준비를 하고 오늘 아침 일찍 위태부에게 국책 중에 자문할 일이 좀 있으니 오시라고 했다.그런데 갑자기 성지가 도달했다며 우문호는 위태부에게, “오늘 제가 일이 많아서 아무래도 바쁠 것 같습니다. 태부의 가르침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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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388화

현비 뜻대로 될까?따귀를 때린 손이 아직 내려오기도 전에 그림자 하나가 뛰어들어와서 현비의 다른 쪽 손을 물고 늘어졌다.현비는 너무 아파서 제대로 보지도 않고 따귀를 때리느라 들어올린 손 그대로 그 작은 몸을 때렸다.원경릉이 보니 찰떡이로 원래 외전에 유모와 놀고 있다가 달려온 것이다.한 대 맞고 ‘으앙’하는 울음소리가 들리더니 찰떡이가 바닥에 털썩 주저앉아 순식간에 얼굴이 보랏빛이 되도록 울어 제치는데 울다가 숨이 넘어갈 것 같은 모습이다.태후가 이 상황을 보고 화가 나서 벌떡 일어나 찰떡이를 안고 현비에게 역정을 내며, “얘는 왜 때리는 거냐? 미쳤어? 얘를 왜 때려? 그것도 이렇게 세게 때리다니 네가 죽고 싶은 게야!”현비도 순간 찰떡이 인줄 모르고 이제서야 똑바로 보였는데 태후에게 한 소리를 들으니 기분이 상해서 뾰로통하게, “살짝 한대 때린 거 가지고 뭘 이렇게까지 울어요? 그렇게 심각한 것도 아니었는데 애가 약해 빠져서 그렇죠. 그리고 얘가 사람을 물었다고요. 못 보셨어요? 누가 가르쳤어 어 이 녀석!”현비는 마음으로 세 손자가 기쁠 수가 없는 게, 아이들이 자기와 친하지 않기 때문으로 자기를 보면 울고 얼굴을 찡그리기 때문이다. 이 아이들이 사람을 가리고 까탈을 부리는 게 다 제 어미를 닮아서 라고 생각했다.태후는 현비의 이 말을 듣고 화가 나서, “뭐 이 녀석? 지금 뭐라고 했어? 네가 지 엄마를 때리려고 하는데 쟤가 물면 안돼? 쟤가 이렇게 철이 들었어, 이 조그만 아가가 이렇게 철이 들다니, 넌 기뻐해야 마땅하지. 참으로 갈수록 상식에서 어긋나는 구나. 오늘 만약 우문령의 일이 아니었으면 너를 나오라고 해서는 안되는 거였어.”태후는 찰떡이를 어르며 토닥토닥 등을 두드리며, “그래 그래, 착하지, 울지 마라, 이제 안 혼내, 이리 와 사탕 먹자.”말을 마치고 상궁을 불러 사탕을 가져오게 해서 찰떡이 입에 물려주니 그제서야 울음을 멈추고 비틀비틀 뒤뚱뒤뚱 사탕 하나를 꼭 쥐고 원경릉에게 오더니, 원경릉의 품에 폭 안겨 가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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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389화

이리 나리를 노려라돈이 중요하지만 권세나 작위는 더 중요한 게, 작위야 말로 죽을 때까지 누릴 수 있는 것이며, 돈은 언제 없어질지 모른다.공주가 혼인하는데 어찌 가문을 보지 않을 수 있겠어?태후가 냉랭하게, “네가 동의하지 않아도 허락해야 할 것이다. 이번에 너를 나오라고 한 것은 와서 혼을 내라는 게 아니라 태자비에게 진맥을 받게 하려는 거다. 네가 갑작스레 병을 앓는다고 해서, 병이 악화되어 공주가 혼례를 치르는 것을 보지 못할 까봐, 혼사를 조금 서둘러 정했다.”현비는 안색이 돌변하며, “아뇨, 동의 못해요. 이 혼사는 절대 동의 못해요. 더군다나 절 병자로 꾸며서 혼사를 서두르시려고 하다니, 돈 몇 푼에 우문령의 일생의 행복을 희생시키시는 군요, 정말 너무 하십니다.”원경릉이 비록 현비를 좋아하지 않지만 이 말은 맞다고 생각했다.황제의 마음을 원경릉도 이해한다. 그러나 우문령의 마음을 황제가 이해하기는 할까? 우문령은 시집가고 싶을까?만약 가고 싶다면, 우문령이 이리 나리에게…… 원경릉도 차마 말할 수 없는 미묘한 느낌이지만 ‘아저씨와 로리타’라…… 어쩌면 어울릴 지도 모른다.그러나 태후는 이미 마음을 굳힌 듯 쌀쌀맞게, “네가 동의하든 말든 상관 안 한다. 이 일은 네가 나설 자리도 아니고, 넌 그저 태자비에게 진맥을 받고 외부에는 네 병세가 더해져 공주의 혼례를 보고자 혼기를 조금 서둘러 정한 것으로 하거라.”현비는 원한이 가득한 눈빛으로 원경릉에게 이를 갈며, “이거 전부 네 계획이지? 그 장사꾼을 끌어들여서 돈 벌려고 넌 네 시누이까지 희생시키는구나.”원경릉은 한 손으로 현비의 손을 잡고 손가락으로 손목을 누르며, “쉬, 어마마마는 병이 중하시니 말씀을 많이 하시면 안됩니다!”현비는 하마터면 뒷목 잡고 쓰러질 뻔!어서방에서는 명원제가 어떻게든 목여 태감을 시켜 위태부를 속여 내보내는데, 태상황 폐하께서 태부에게 장기를 두러 오라고 하셨다고 했다. 환장할 노릇으로 위태부는 그만 우문호를 떨구고 희희낙락 가버렸다.태부가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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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390화

이리 나리와 우문령을?우문호는 내용을 한참을 보고 생각하더니, “소신 생각에, 이리 나리는 장사치로 야심은 없고 위협이라고 까지 할 건 없을 것 같습니다.”“사람은 죄가 없지만, 돈을 가진 게 죄지!” 명원제의 눈에 어두운 빛이 떠오르며, “이리 나리는 야심이 없으나 다른 사람의 야심을 이뤄줄 수는 있지 않느냐.”우문호가 속으로 당황했다. 아바마마의 이 말은 이걸 빌미로 이리 나리를 모함해 죽일수도 있다는 뜻인데 이거?우문호가 바로, “아바마마, 이리 나리의 충성심이 지극한 것이 전에 조정에 은자를 헌납했었습니다. 잊으셨습니까?”명원제가 두루마리를 쥐고는 안에 글자 하나하나를 눈 앞에 떠올리고 담담하게 웃으며, “이게 바로 그게 아니냐? 그 사람 은자로 심지어 조정의 급한 불을 끌 수 있었지. 다섯째야, 안심해라. 짐은 그를 죽이려는 게 아니라 오히려 그를 사위로 삼으려고 하는 거니까. 영이를 그에게 시집 보내려고 한다.”“엑?” 우문호는 하마터면 놀라서 턱이 빠질 뻔 했다.“이 일의 진행을 너한테 맡기마, 가서 그 사람을 설득해 기쁜 마음으로 영이를 맞이하도록 말이다. 짐이 이렇게 하는 건 깊이 생각하고 또 특별히 마음을 써서 내린 결론이다. 너도 앞으로 알게 되겠지.” 명원제가 온화하게 말했다.우문호가 고개를 흔들며, “아닙니다, 아바마마, 소신 이 혼사에 찬성할 수 없……”명원제가 싸늘한 눈빛으로, “뭐 찬성할 수 없어? 짐이 네 의견을 물었느냐? 당장 가서 일이나 제대로 진행해. 안 그러면 짐이 널 따끔하게 다스리는 방법도 있으니까.”우문호는 명을 받들고 물러나는 수밖에 없었다.한 집안에 두 사람이 초왕부로 돌아오고 세 쌍둥이는 다시 궁에 ‘인질’로 압송되었다. 현비가 찰떡이를 때린 것 때문에 태후가 마음이 아파서 안되겠기로 세 쌍둥이를 궁에서 오냐오냐 거둬 먹이며 예뻐 해준 뒤 출궁시키겠다는 것이다.부부가 출궁한 뒤 현비는 경여궁으로 돌려 보내졌으며 뒤에 태후가 육궁(六宫, 비빈 들을 비유하여 이르는 말)에 현비가 갑작스레 병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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