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몽에서 깨어나원경릉은 아직도 꿈 속인 듯 중얼거리며, “무슨 일이야?”우문호는 원경릉을 안고 그녀의 머리를 가슴에 파묻은 채 살짝 떨리는 목소리로, “궁에서 돌아왔더니 당신이 계속 울고 있었어, 아프다면서, 반시진이나 아무리 불러도 깨지 않았다고. 꿈에서 뭘 본 거야? 놀라 죽을 뻔 했잖아.”“꿈에서 뭘 봤지?” 원경릉이 갑자기 몸서리를 치며 꿈속의 절망이 마음을 다시 휩쓸고 지나가는지, “꿈에 피 묻은 겉옷을 봤어. 겉옷 안에 엄청 예리한 바늘이 수도 없이 박혀 있어서, 그리고 꿈 속에 자기랑 내가 강에……”“말하지 마, 그냥 악몽일 뿐이야. 됐어 그만해.” 우문호가 손으로 원경릉의 입을 막는데 가슴이 쿵쿵 뛰었다.원경릉은 너무 피곤해서 도저히 안 되겠기에 서서히 눈을 감았다. 그녀는 오랫동안 이런 끔찍한 꿈을 꾼 적이 없다.“최근 너무 피곤했건 거 아냐? 영이 혼례 치르고 나면 우리 좀 나가자.” 우문호가 원경릉의 머리카락을 만지며 작은 소리로 말했다.원경릉이 번쩍 눈을 뜨고, “나……나간다고?”“응, 당신 데리고 바람 쐬게. 일년 동안 너무 많은 일이 있어서 당신 계속 그런 환경속에 갇혀 있었잖아. 정신적으로 무너질 만도 하지. 우리 나가서 바람 쐬자. 원용의 결혼 즈음에 다시 돌아 오지 뭐.”원경릉이 주저하며, “자기……갈 수 있겠어?”“너보다 중요한 건 없어.” 우문호는 작게 한숨을 내쉬며, “방금 내가 얼마나 놀랐는지 알아, 영이 혼례 마치면 우리 나가자, 가고 싶은 데 없어?”원경릉이 가만있다가 공허한 목소리로, “어디 가고 싶은 지 모르겠어, 그래도 어디든 가면 좋을 거 같아.”우문호가 원경릉에게 키스하며, “그래, 내가 계획을 세우지.”원경릉은 휘장에 늘어뜨린 술이 천천히 나부끼는 것을 보며, 눈앞에서 팔랑팔랑 하는 사이로 외부의 빛줄기가 비춰 들기 시작했다. 날이 이미 밝았다.“넌 더 자.” 우문호가 안타까워하며, “눈이 다 부었네.”“아냐, 나 일어나야 돼, 할머니가 떡국 끓여 주실 거야.” 원경릉의 신년 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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