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바닥에 무릎을 꿇고 비통하게 눈물 흘리고 있는 소수도를 본 박혜정은, 무의식적으로 몇 걸음 뒤로 물러나 그의 손에서 몸을 빼내고는 진지하게 말했다. “소수도, 당신 내 성격 알지? 내가 당신과 결혼하기로 약속했을 때.. 당신과 세 가지 약속했던 것.. 기억해?”소수도는 붉어진 눈으로 약간 고개를 끄덕였다. "기억하지... 다 기억해! 그대로 기억하지~! 여보, 나 정말 한동안 정말 혼란스러워서 그런 것 뿐이야.. 그러니 너그럽게 용서해줘.. 이번 한 번만, 어때요..!?”박혜정은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 "소수도, 그럼 그 세 가지 계약이 무엇인지 먼저 말해 봐.”소수도의 마음은 갑자기 아파왔고 그는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일단.. 언제나 어디서나 어떤 상황에서도 그저.. 오직..”박혜정은 다시 한 번 물었다. "오직..?”소수도는 긴 한숨을 내쉬었다. “하아.. 오직 은서준이 당신과 결혼하겠다고 한다면.. 나는 당신과 무조건 이혼해야 할 것이고 결코 당신을 붙잡지 않는다..”박혜정은 고개를 끄덕이며 물었다. "두 번째는..?”"둘째, 결혼 후 은서준을 친구 사이로 만나는 것을 방해해서는 안 된다고 했었지.”"그럼, 세 번째는?”"세 번째는..." 소수도는 중얼거렸다. "세 번째는 바로 당신이 나와 결혼하는 것이 사랑 때문이 아니라, 그저 안정적인 가정을 갖기 위한 것이므로 우리 둘 다 도덕성을 지켜야 한다는 것.. 혼인 중에는 다른 이성과 모호한 관계를 가지지 않을 것이며 심지어 실제적인 바람을 피워서는 안되며, 마음이 바뀌면 미리 상대방에게 알리고 원만하게 이혼할 것..”박혜정은 짧게 응한 뒤 말했다. “그럼.. 이렇게 세 가지 항목을 다 기억하고 있으니? 내가 굳이 반복해서 이야기 하지 않아도 되겠네..? 난 그럼 오늘 친정으로 돌아 갈게. 내일 오전에 이혼 절차를 밟을 테니, 오늘 밤 이혼 관련 서류를 준비해줘. 우리 애들은 둘 다 성인이니 양육권 문제는 없을 거야. 그리고 난 그룹의 재산은 한 푼도 원하지 않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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