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혜정은 그에게 물었다. "소수도, 내가 왜 은서준 상무를 그렇게 사랑했는지 알아?"소수도는 잠시 당황했다. 그는 박혜정을 보고 쉰 목소리로 "왜..?"라고 물었다.박혜정은 쓰라린 미소를 지으며 연민과 고통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당시.. 서준 씨가 결혼식을 올린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하영수가 당신에게 고백 한 것처럼 나도 그에게 내 마음을 고백하기 위해 달려갔어.. 그에게 내 몸을 줄 생각까지 했고, 내 이유도 하영수와 똑같았지.. 당시 나는 그에게 이렇게 말했어. 그리고 난 또 이렇게 말했지.. ” 이 말을 하던 박혜정도 목이 메어 오는 것 같았다.. 그녀는 소수도를 바라보며 눈물을 흘렸다. “하지만 은서준 상무와 당신의 가장 큰 차이점이 뭔 지 알아?! 은서준 상무는 그 당시 나를 주저없이 거부했다는 거야..!! 그는 절대!!! 결코, 내 미래를 망칠 수 없다고 말했어..!! 그러니 이 한 마디 만으로도 당신은.. 영원히 그 사람보다 나은 사람이 될 수 없는 거야..!” 소수도는 이 말을 듣고 한 마디도 할 수 없었다. 그는 눈을 뜰 수 없을 정도로 얼굴이 화끈거리는 것을 느꼈다.그가 말을 하지 않는 것을 보고 박혜정은 한숨을 쉬며 말했다. “소수도.. 우리 두 사람.. 깔끔하게 그냥 이혼하자고.. 알아 들었어?”소수도는 눈물을 멈출 수 없었다. 그는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고 용서를 빌기 위해 몇 마디 더 하고 싶었고, 박혜정에게 자신을 용서해줄 것을 구걸하며 두 사람의 관계를 유지할 방법을 찾으려고 노력했다.
박혜정이 단 한 번도 자신을 돌아보지 않고 단호하게 등을 돌리는 것을 본 소수도는 너무 가슴이 아파서 숨이 막힐 지경이었다. 그는 사실 오래 전부터 박혜정이 실제로 그를 사랑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는 박혜정이 늘 마음 속으로 사랑했던 사람은 바로 은서준이었다는 것을 오래 전에 알고 있었다. 그리고 박혜정은 소수도의 능력을 과소평가했다. 겉으로는 박혜정의 사생활을 간섭한 적은 없지만, 그는 비밀리에 박혜정의 모든 일거수일투족을 이미 잘 알고 있었다.휴대폰에 Wi Fi 기능이 탑재되기 시작한 이후, 소수도는 내로라하는 해커에게 자신의 Wi Fi 네트워크를 면밀히 모니터링하도록 요청했다. 따라서 박혜정의 휴대폰이 와이파이에 연결되어 있을 때는 그녀가 쓰는 어플과 웹사이트 모두, 해커가 전면적으로 모니터링을 할 수 있었다. 그는 자신이 없을 때, 박혜정은 거의 매일 온라인 앨범 사이트를 몰래 방문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따라서 소수도는 박혜정이 온라인 앨범에 어떤 비밀을 숨기고 있는지 알기 위해, 주변 회사를 이용해 해당 온라인 앨범 운영사를 인수해 달라고 부탁하기도 했다. 이 회사를 인수하면 자연스럽게 모든 사용자 데이터를 갖게 될 것이고, 사용들이 업로드하고 검색한 내용을 데이터베이스에서 명확하게 볼 수 있기 때문이었다. 따라서 그는 결국 박혜정이 앨범에서 그녀와 은서준의 사진, 은서준만 찍은 사진들을 보기 위해 매일 온라인 앨범에 들어 갔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것은 늘 소수도에게 큰 고문이었다. 사랑하는 아내는 늘 자신을 진정한 사랑으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늘 다른 남자를 생각했다. 그 사내가 이미 세상을 떠났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자신의 모든 노력과 헌신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늘 죽은 그 사내보다 자신을 중요하게 여기지 않았다..? 이 때문에 그는 늘 은서준을 뼛속까지 미워했다. 은서준은 수년 전에 세상을 떠났지만 여전히 소수도는 은서준을 극도로 미워했으며, 수년 동안 조금도 그 생각이 줄어들지 않았다.그러나 소
소수도는 들어오자마자 서재 내에서 그를 기다리던 그의 아버지와 여섯 명의 동생들이 모두 패닉에 빠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 이는 그의 심장을 뛰게 만들었다..! 그의 인상에 따르면, 그의 아버지는 늘 침착했으며 큰 일이 닥쳐와도 항상 침착한 편이었다. 그런데 왜 이렇게 아버지의 얼굴도 패닉에 빠진 것처럼 어두울까..? 게다가 주변의 형제자매들이 자신을 꽤 이상한 눈빛으로 바라보고 있는 것도 느껴졌다. 그들의 눈빛에는 긴장과 두려움, 걱정, 심지어 연민까지 담겨 있었다. 그래서 그는 초조하게 물었다. "아버지, 무슨 일이에요?"소성봉은 그를 올려다보며 죄책감을 느꼈다. "너.. 뉴스를 못 봤어?"소수도는 대충 차려 입은 자신의 옷을 내려다보며 어색하게 말했다. “뉴스요? 저는 샤워를 하다가 달려 나와서.. 아무것도 못 봤는데..”소성봉은 복잡한 표정으로 한숨을 쉬며 말했다. “수도야.. 일이 좀 생겼다.. 그래도 나를 좀 이해해줬으면 해.. 내가 이 자리에 앉아서 전반적인 상황을 생각해야 하고, 아이들도 모두 신경 써야 하지 않겠냐..?”소수도는 조금 놀랐다. 그는 아버지가 갑자기 이런 말을 한 이유를 잘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아버지의 말투는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고 용서를 구하는 것 같았다. 알다시피, 그의 아버지는 항상 늘 자신의 자녀와 손자에게 극도로 엄격했다..! 이전에 가족 모임에서 소수신의 아들 소지원은 아버지 앞에서 말도 안 되는 말을 해서 그의 심기를 건드렸기 때문에, 아버지는 계속해서 두 사람을 꾸짖었다. 이런 것으로 미루어 보아 아버지가 자신의 실수를 자녀와 손자들 앞에서 인정하는 것은 절대 불가능한 일이었다. 그런데 오늘 왜 이런 말씀을 하셨을까..?!엘에이치 그룹의 회장 소성봉은 실제로 평생 동안 자녀와 손자에게 자신의 실수를 고백한 적이 없었다. 그의 권력은 늘 매우 강력했으며, 마치 황제와 같은 태도를 가지고 있었다. 고대 황제의 눈에는 국가와 권력이 가장 중요하며, 자신의 자녀들은 결코 1순위가 될 수 없
이때 소수도는 여전히 어떤 사건이 발생했는지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래서 그는 소성봉을 바라보며 "아버지, 대체 무슨 일이 생긴 거예요..?”라고 물었다.소성봉은 부드럽게 한숨을 쉬며 후회하는 듯 말했다. "그... 소이연이 말이다..."소수도는 서둘러 물었다. "소이연의 행방을 찾았습니까?!"소성봉은 고개를 저었다. "아직... 수도야.. 소이연과 관련된 일.. 이 아버지가 너에게 사과를 좀 하고 싶다... 너도 이 아버지를 용서할 수 있기를 바라고..”소수도는 아버지가 그에게 사과하는 것을 딱히 신경 쓰지 않고 서둘러 말했다. “아버지, 자꾸 무슨 말씀을 하시는 거예요? 하고 싶으신 말이 있으시면 편하게 이야기하세요. 소이연을 구하는 사건이 실패하더라도, 나는 아버지를 비난할 필요가 없잖아요..” 소수도는 아버지가 소이연을 구하기 위해 실제로 열심히 노력했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이 일 자체는 굉장히 까다로운 사건이었고, 사건은 일본에서 일어났으니, 엘에이치 그룹의 손이 쉽게 닿지 않는 곳이었다. 따라서 구조 과정에서 어떤 사고가 발생하여, 소이연을 구조하는데 실패하거나 심지어 그녀가 안타까운 죽음을 맞이하게 될 것도 사실 이해할 수 있었다.이때 소성봉은 한숨을 쉬며 말했다. “하아.. 이게 참.. 복잡해..! 소이연을 구하는 건 굉장히 까다로운 일이었고, 또 일본에서 큰 일을 저질렀잖냐..? 그래서 이게 돈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었다..” 이렇게 말하면서 눈시울이 조금 붉어진 그는 부끄러움에 숨을 헐떡이며 말했다. "수도야.. 소이연의 구출이 어렵다는 걸 알았기에, 내가 일본자위대 최고 간부들과 은밀한 협정을 맺었다..”소수도는 깜짝 놀라 소리쳤다. “협..정이요..?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자위대와 합의하게 된 계기가 뭔데요? 소이연과 우리 무술 고수들이 모두 자위대에 의해 체포되었잖아요?!”소성봉은 탄식하며 말했다. "하아.. 나도 이익을 극대화하려는 원칙에 입각해 자위대와 쇼를 좀 하려고 했던 거였다.. 한편으로는
소성봉은 차갑게 말했다. “잊지 마라! 그 아이는 늘 어둠에 가려진 사생아에 지나지 않는다는 걸 말이다!”소수도는 화를 내며 소리 쳤다. "사생아가 뭐 어떻습니까? 사생아도 내 소수도의 딸입니다!"소성봉은 함께 분노하며 물었다. “뭐가 어째? 내 결정에 의문을 제기하는 거야? 나랑 한 번 해보자는 거야?”소수도는 이를 갈며 말했다. "아버지가 한 일 때문에, 내 친딸이 사라지고 아내가 나와 이혼하려고 합니다!"소성봉은 차갑게 말했다. "이연이 마츠모토 그룹 일가를 전멸시키지 않았다면, 어떻게 일본 정부가 그녀를 이렇게까지 미워할 수 있겠어? 네 친딸이 네 명령을 수행했다는 이유 때문에 일본 제일의 흉악범이 되었다! 네가 저지른 범죄 때문에 이연이는 일본 법에 따라 죽어야 해! 그러니 기억해라, 이건 다 네 잘못이야! 네 잘못이라고! 내가 아니라!"소소도는 이 말을 듣고 마치 벼락을 맞은 듯한 표정을 지었고, 순식간에 부끄러워졌다. 아버지의 말이 맞다. 그가 마츠모토 그룹 전체를 몰살하겠다고 주장하지 않았다면, 이연이는 결코 이렇게 끝나지 않았을 것이다..! 그래서 이 말을 듣자마자 그는 부끄러움과 자책감으로 인해 마음속의 분노가 순식간에 사그라졌다.희망이 있는 것을 본 소성봉은 즉시 이 틈을 파고들어 날카롭게 말했다. "그러니, 내가 이런 일을 하지 않더라도 이연이는 결코 살아남지 못할 것이다! 그런데 내가 그 아이를 죽였다고 어떻게 그런 말을 할 수 있어? 내가 그녀를 죽였어? 그 아이가 결국 살아남지 못하더라도, 주된 책임은 내가 아니라 너야! 그리고 내가 이렇게 움직였기 때문에 이연이 살아남을 기회를 얻었다는 걸 알아야 해! 그리고 지금 이연이의 행방을 알 수 없다는 걸 잘 알아야 한다! 이건 그녀가 일본 경찰청의 손에도, 일본 자위대의 손에도 있지 않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지. 그러니 아마도 그 아이는 진정으로 살아남을 기회를 찾은 것일지도 모른다!"소수도는 극도로 우울했다. 그는 또한 소이연의 범죄에 대해 일본에서는 사형만이
아버지의 질책에 소수도는 괴로운 표정으로 말했다. “아버지.. 감정이라는 게 원래 그런 것 아니겠어요? 늘 한쪽에 비해서 더 헌신하는 쪽이 있기 마련이고, 아내와 저는 그래도 지난 시간 동안 현실적인 방법으로 함께 살아왔어요. 그런데, 그에 비해 저는 그녀를 실망시켰다고요..!”소성봉은 급하게 손을 저으며 말했다. "더 이상 혜정이에 대해 말하지 마라..! 지금은 너와 혜정이 간의 사랑을 말할 때가 아니라, 앞으로 우리에게 닥칠 문제를 어떻게 처리하느냐가 더 중요해 이 녀석아!”"맞아요, 형님!" 둘째 소수덕은 근심 가득한 얼굴로 말했다. “우리는 지금 엄청난 공격에 대응해야 할 지도 몰라요 형님. 일본 열도 전체가 우리 엘에이치 그룹에 대해 떠들고 있고, 심지어 국내 여론들도 우리를 무자비하고 배은망덕한 인간들이라고 욕하는 댓글들이 가득합니다.. 결국 내일 장이 열리면.. 우리 기업들의 주가는 곤두박질 칠 겁니다.. 그럼 우리 손실은 아주 막대하겠죠..!”그러자 막내 아들 소수인이 소리쳤다. “그런데.. 소이연의 사건으로 인해 분위기가 안 좋아지겠죠..? 우리 아이들은 또 어쩌고요..? 이 사실에 대해 들어본 적도 없는 우리 아이들이 만약 이 소식을 들으면.. 혹시라도 이상한 생각을 품으면 어떡합니까..”소성봉은 어두운 얼굴로 말했다. “돌아가서 아이들에게 네가 정확하게 말하면 될 거 아니야?! 내가 소이연 그 아이를 일본 자위대와 협력하기 위한 카드로 쓰려고 한 이유는 바로 소이연이라는 아이가 정당하게 인정된 엘에이치 그룹의 승계자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 아이는 그냥 사생아야! 세상의 빛을 볼 수 없게 태어난 운명이기 때문에 너무 깊게 생각할 필요 없다! 더 이상 이 문제를 가족 내부에서 논의하지 말도록 해! 그렇지 않으면 3년 동안 남미에 보내 버릴 거다!"소성봉의 말을 들은 가족들의 표정은 모두 겁에 질려 있었다. 아무래도 소성봉은 이 일에 대해 부끄러워하고 있으며, 배후의 조작자로서 일이 폭로되면 고개를 들기 어려울 것을 생각하고 있
소수도는 박혜정과 소이연의 문제를 일시적으로 제쳐 두고 물었다. "아버지.. 이 문제가 우리에게 얼마나 많은 손실을 가져올 지 예상은 하세요?”소성봉은 한숨을 쉬었다. "하아.. 아무래도 당분간 말하기 어렵겠지.. 일본은 중국을 제외하고 외에 아시아 전체에서 꽤 큰 시장이야.. 그리고 미국과 교류하는데도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지.. 그러니 아마 엘에이치 그룹의 현재와 미래에 아마도 헤아릴 수 없는 손실을 초래할 거다.. 또한 일본 기업은 가장 먼저 해외에서 이름을 날린 아시아 국가이기에 생각보다 큰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 미국이든 유럽 시장이든 관계가 깊지.. 그러니 해외에서 엘에이치 그룹을 공격하려고 마음만 먹는다면, 향후 우리 그룹의 모든 해외 확장 계획도 크게 영향을 받게 될 거다!"두 번째 아들 소수덕이 급히 물었다. "아버지, 그럼 우리가 일본 정부와 화해할 방법은 없습니까?”“해결책을 묻는 거냐?" 소성봉은 씁쓸하게 웃었다. “어떻게 해결하냐고? 소이연을 찾아서 일본 사법부에 넘기면 어느 정도 해결은 되겠지.. 하지만 우리는 이제 더 이상 소이연의 행방을 알 수가 없어! 지금 뭘 하고 있는지도 모르는데!”소수덕은 서둘러 말했다. “그렇다면.. 소이연을 찾을 방법을 생각하면 되겠네요! 어서 소이연을 넘기고 진심 어린 공개 사과를 첨부한 뒤 가능하다면 큰 금액이라도 지불하여 문제를 해결해야죠 아버지~”소성봉은 고개를 저었다. “돈은 얼마든지 줄 수 있다.. 하지만, 우리가 지불하고 싶더라도 이 돈을 줄 곳이 없어! 마츠모토 그룹은 모두 사망했다. 그러니 그들의 친척에게 돈을 보상하고 싶다고 해도 아무도 찾을 수 없지..! 괜히 들쑤셨다가는 일본인들의 기분만 더 나쁘게 만들 거다..!”모두가 이 말을 듣고 동의했다. 이 문제는 일반 형사 사건과는 확실히 결이 달랐다. 일반 형사사건에서는 유족들이 적극적으로 보상을 받고, 자발적으로 양해각서를 발급하도록 하는 방법이 있어서 여론으로부터 어느 정도 질타를 적게 받을 수 있는 장치가 마련
소수덕은 이미 형 소수도를 쓰러뜨릴 펀치를 세트로 준비했다. 그의 계획은 먼저, 첫 번째 펀치로 소수도를 공격하는 것이었는데 당시 자신의 감정을 제어하지 못해 아이가 생겼고 이렇게 머리 아픈 문제를 일으킨 것이라고 공격하는 것이었다. 그 직후 두 번째 펀치는 사람을 다루면서 너무 잔인하게 행동했다는 주장을 하여 소수도를 공격하는 것이었다. 이런 방법은 너무 과했고, 결과적으로 이와 같은 재앙을 초래했다고 주장하는 것이었다... 사실 첫 번째 펀치는 실패했지만, 두 번째 펀치는 소수도의 얼굴을 강타했다..! 엘에이치 그룹의 다른 자녀들 역시도 이 말을 듣자마자 즉시 동의했다. 일본에서 일어난 일련의 사건들은 사실상 자신들과는 관련이 없으나, 현재 그들도 연루되어 있으며 따져보면 큰 형 소수도 때문에 발생한 일이었기 때문이다.소수도의 표정이 갑자기 일그러졌다. 마츠모토 그룹을 파괴하라는 명령은 실제로 이연이에게만 내려진 분부였다. 그러나 그가 감히 말하지 못하는 사실이 하나 있었다. 그때 아버지가 자신에게 지시를 내렸는데, 살인자가 발각된 후에는 엄중한 처벌을 받게 될 것이라는 점이었다. 사실 아버지가 그런 분위기를 조성하지 않았다면, 자신은 감히 소이연에게 가족을 몰살시키라는 명령을 내리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소수도는 이것을 말할 수 없었고 감히 그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았다. 그는 또한 마츠모토 그룹 일가를 멸족시키는 문제에서는 그것이 실제로 자신이 명령한 것이었고, 다른 한편으로는 당시 그가 조금 충동적이었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사건이 일어났을 때, 소수도는 자신의 자녀들을 유괴한 것이 마츠모토 요시토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마츠모토 요시토는 소지빈과 소민지를 죽일 뻔했다. 소수도는 이 사실을 알고 난 뒤 너무 화가 나서 참을 수 없었다. 그래서 마츠모토 요시토의 자녀들을 죽이고 싶었던 것이다. 만약 자신이 마츠모토 요시토만 죽인다면 마음의 분노를 전혀 표현할 수 없었을 것이다..! 게다가 당시 마츠모토 요시토의 행동은 굉장히 사악했
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맞습니다. 저도 제임스가 계속해서 페이셔스 그룹에 숨어있는 게 아닐까 의심이 들거든요.”이중열은 말했다. “이미 이 닌자들에게 배호영을 납치하라고 하셨으니, 닌자들을 통제하여 페이셔스 그룹에게 거액의 몸값을 요구하게 해보면 어떻습니까? 그리고 나서 그들을 사라지게 만들면, 페이셔스 그룹은 자연스레 납치극이 닌자들이 저지른 일로 여길 겁니다. 그렇게 되면 페이셔스 그룹은 일본으로 가서 이 닌자들의 정체를 추적하게 될 것이고, 닌자들의 친인척을 통해 제임스가 이들을 고용한 사실을 알아내겠지요. 이렇게 하면 페이셔스 그룹은 제임스가 이 닌자들을 고용해 배호영을 납치하게 했다고 생각할 겁니다. 결국 제임스가 진짜 배후라고 여기게 될 텐데, 그는 결국 어떻게 해도 해명할 길이 없겠지요. 저는 페이셔스 그룹이 일본 닌자들과의 연결점을 찾아내는 순간, 제임스가 당황할 수밖에 없다는 걸 확신합니다. 그때 그는 두 가지 선택을 해야 할 겁니다. 하나는 페이셔스 그룹에 모든 것을 자백하는 것이고, 또 하나는 이 모든 짐을 짊어지고 도망치는 것이지요. 어느 쪽을 선택하든 페이셔스 그룹은 그를 가만히 두지는 않을 겁니다!”시후는 잠시 고민하다 물었다. “삼촌, 만약 제임스가 페이셔스 그룹에 자백을 한다면, 페이셔스 그룹은 그를 어떻게 처리할까요?”이중열은 주저하지 않고 답했다. “제가 페이셔스 그룹의 수장이었다면, 제임스가 와서 이런 일을 자백할 때 가장 먼저 그를 즉시 죽일 겁니다. 소문이 퍼지는 걸 막아야 하니까요! 왜냐하면 이 사건이 외부에 공개되면 페이셔스 그룹은 엄청난 타격을 받을 겁니다! 설령 배호영을 다시 찾지 못하더라도, 그의 아버지는 다른 자식들이 있지요. 하지만 그룹의 명성이 무너지면, 그 피해는 단순히 자손 하나의 문제가 아니게 될 겁니다. 따라서 배호영의 아버지조차도 그의 행동으로 인해 집안이 위태로워지는 것을 허락하지 않을 겁니다. 이렇게 큰 재벌가가 오늘날까지 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도 필요한 순간엔 과감히 손실을
시후는 실수를 막기 위해 성도민이 보내온 배호영의 자료를 열어 배호영의 사진을 핫토리 카즈오 일행에게 보여주고는 주의를 주었다. "이 사람을 잘 기억해두도록. 잠시 후 그가 부하들을 데리고 함께 온다면, 그가 들어온 후 그의 부하들을 모두 처치해. 만약 그가 혼자 온다면, 바로 그를 묶어서 나에게 데리고 오면 된다. 알겠나?"핫토리 카즈오는 지체 없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은 선생님, 명심하겠습니다…”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다시 말했다. "만약 그가 다른 사람을 보내 상황을 살피라고 하면, 그냥 들어오게 두면 되고.""알겠습니다!" 핫토리 카즈오는 신중하게 대답하며 사진을 다시 한번 살피고는 이렇게 말했다. "은 선생님, 이제 배호영의 얼굴을 확실히 기억했습니다!"시후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며 손짓했다. "이미 기억했으면 이제 너희 할 일은 다 끝났다. 나가도록 해."핫토리 카즈오는 안도의 한숨을 쉬며 말했다. "은 선생님, 그럼 물러가겠습니다.."라고 말하고, 일행과 함께 서둘러 밖으로 나갔다.그들이 나가자마자, 고은서는 참을 수 없는 듯 물었다. "시후 오빠, 그 배호영이라는 사람은 왜 나를 납치하려고 한 거야?"시후는 냉정하게 말했다. "내가 캐나다에 있을 때 제임스라는 사람의 행방을 추적하고 있었는데, 이 녀석이 뉴욕에 온 뒤로 자취를 감췄어. 조금 전 나도 알게 된 사실인데, 그 배호영이 바로 제임스의 윗선이라고 하더라고. 그들은 젊은 여성들을 해치는 것을 즐기며, 그 수법이 매우 잔인해.. 아마도 넌 그들의 다음 목표였을 거야."고은서는 이를 악물며 말했다. "이 자식 정말 악마네?! 나를 속이려고 이런 큰 연극을 꾸며?! 정말 용서할 수 없어!"시후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걱정 마, 내가 그에게 반드시 뼈아픈 대가를 치르게 할 테니까."고은서는 참지 못하고 물었다. "시후 오빠, 이제 어떻게 할 거야? 그 배호영을 잡아두려는 거야?"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확고히 말했다. "당연히 그들을 그냥 두지는
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솔직히 말해주면, 오늘 이 일을 배후에서 주도한 사람 중 한 명은 바로 페이셔스 그룹의 배호영이라는 자다. 그가 지금 이곳에 있으니, 네가 그를 잡도록. 아까 네가 말한 계획대로 그를 밖으로 운반해. 단, 그를 제임스에게 넘기지 말고 내가 사람을 보내 너와 접선해서 데려갈 거야. 일이 끝난 뒤, 너희 8명은 내 사람과 함께 떠나면 되고, 그들이 너희들의 안전을 지켜줄 것이다.”핫토리 카즈오는 배호영을 만난 적은 없었지만, 뉴욕에서의 페이셔스 그룹의 명성과 그들의 능력은 잘 알고 있었다. 페이셔스 그룹의 영향력은 일본의 이토 그룹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막강한 것으로 보였는데, 시후가 그에게 페이셔스 그룹의 장남을 잡으라고 하니 그는 공포에 휩싸일 수밖에 없었다. 핫토리 카즈오는 겁에 질려 울먹이며 애원했다. “은 선생님.. 저희 이가 닌자들은 항상 위태로운 상황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애쓰며 살아왔습니다. 그러니 저희들이 만약 페이셔스 그룹과 얽히게 되면 가문의 사람들이 전멸할 수도 있습니다..”시후는 냉소를 지으며 차갑게 말했다. “핫토리 카즈오! 너희 이가 닌자들이 페이셔스 그룹과 얽히면 전멸할 가능성이 있을지도 모르지만, 나와 얽히게 되면 전멸은 확정이다!” 그는 몸을 일으키며 핫토리 카즈오를 내려다보았고, 냉정하게 말했다. “예전에 그저 그런 엘에이치 그룹도 마츠모토 그룹을 절멸 시켜, 개명하고 이름을 바꾼 아들마저 살아남지 못했다. 내가 그런 자들보다 약할 것 같나?! 만약 너희 이가 닌자들이 나와 대립하려고 한다면, 나는 이가 닌자들뿐 아니라 너희와 혈연 관계가 있는 모든 이들을 세상에서 사라지게 만들어 버릴 것이다!”핫토리 카즈오는 시후의 말을 듣고 마치 벼락을 맞은 듯 몸이 얼어붙었다. 그는 시후의 능력을 잘 알고 있었다. 시후는 자신을 가뿐히 처리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블랙 드래곤을 통솔하며 수백 명의 최정예 군인들을 거느리고 있었다. 만약 시후가 이가 닌자를 멸족 시키기로 결심한다면, 그들이 시후
이중열과 고은서는 어안이 벙벙했다. 고은서는 지금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전혀 알지 못했고, 이중열은 이들이 살기를 내뿜으며 들어왔다가 시후를 보자마자 그들이 무릎을 꿇은 이유를 이해할 수 없었다. 두 사람이 몰랐던 사실은, 바로 핫토리 카즈오가 현재 굉장히 두려움에 떨고 있다는 점이었다.핫토리 카즈오는 심장이 터질 듯 빠르게 뛰며 극심한 공포와 통증을 느꼈다. 그는 구름산에서 시후가 돌멩이 하나로 블랙 드래곤의 단원을 죽였던 장면을 떠올리며, 시후가 조금이라도 기분이 나빠지게 되면 8명 모두를 저 세상으로 보낼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는 계속해서 용서를 구하며 시후가 자신들을 살려줄 것을 기도했다.이때 시후는 흥미롭다는 듯 미소 지으며 말했다. “핫토리 카즈오, 가서 먼저 문을 닫아.” 핫토리 카즈오는 쭈뼛쭈뼛 떨리는 다리로 일어나 문을 닫은 후, 다시 제자리로 돌아와 무릎을 꿇고 시후를 바라보며 간절히 애원했다. “은 선생님.. 이번 한 번만 용서해 주십시오..”시후는 손을 저으며 담담하게 말했다. “다들 성인인데, 아직도 어린아이처럼 공상을 하면 재미가 없잖아.”핫토리 카즈오는 절망에 휩싸여 필사적으로 용서를 구했다. “은 선생님.. 저희에겐 선생님의 명성이 이미 전설적으로 내려오고 있습니다. 선생님의 실력은 저희가 볼 때는 신과 같은 존재입니다. 저희는 정말 의도적으로 선생님께 적대감을 품은 것이 아닙니다.. 이 모든 건 누군가의 지시에 따른 것이었습니다..”시후는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 “누가 너희를 고용했지?” 핫토리 카즈오는 서둘러 대답했다. “제임스라는 사람입니다. 자세한 내막은 모르고, 그냥 제임스라고만 들었습니다.” 시후는 제임스의 자료를 꺼내 사진을 보여주며 물었다. “이 사람인가?” 핫토리 카즈오는 무릎을 꿇은 채 앞으로 기어가 사진을 확인한 후, 다시 뒤로 물러나며 머리를 조아리며 답했다. “예 은 선생님, 맞습니다!”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다시 물었다. “그가 얼마를 줬지?” 핫
오직 시후만이 예리한 감각으로 문 밖에서 일어나는 모든 상황을 들을 수 있었다. 그는 과거 일본에서 덴바야시 가문의 닌자들과 맞섰던 경험을 떠올리며, 바깥에서 사용하는 무기가 덴바야시 가문의 닌자 덴바야시 아오타가 사용했던 수리검이라는 것을 감지했다.그러자 시후는 미간을 찌푸리며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하아.. 일본 닌자라니!” 이렇게 한 마디를 한 시후는 이미 손에 천혼인을 슬쩍 쥐고 있었다. 고은서가 이를 듣고 놀라서 물었다. “시후 오빠, 뭐라고? 일본 닌자..”고은서의 입에서 말이 끝나기도 전에 갑자기 문이 발길질로 쾅 열렸다..! 이어서 핫토리 카즈오와 7명의 이가 닌자들이 빠르게 방 안으로 들어왔다. 두 소녀는 놀라서 비명을 질렀고, 핫토리 카즈오는 차갑게 동료들에게 명령했다. “여자들은 놔두고 나머지는 전부 처리해, 한 놈도 살려..!”고은서와 마찬가지로 핫토리 카즈오 역시 마지막 말을 끝내기도 전에 고개를 들었는데, 시후가 자신의 쪽을 바라보고 앉아있는 것이 보였다. 그 순간 그는 머리부터 발끝까지 전율이 일며 온몸이 얼어붙었다. 핫토리 카즈오는 존경과 공포가 뒤섞인 목소리로 떨면서 말했다. “은.. 은 선생님?! 여.. 여기에 어떻게..?”다른 7명의 닌자들도 핫토리 카즈오의 시선을 따라 시후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그들은 모두 한순간에 무릎을 꿇고 머리를 숙이며 절을 했다! 이들은 모두 시후가 지휘하는 전투에서 그의 엄청난 실력을 직접 목격했던 인물들이었다. 특히, 시후가 손짓 하나로 블랙 드래곤의 핵심 멤버들 중 2명을 손쉽게 처치하는 모습을 봤기 때문에, 그들은 시후를 신과 같은 존재로 여겼다. 그렇기에 시후를 보자 그들은 자연스럽게 혼이 빠진 듯 무릎을 꿇었다. 핫토리 카즈오는 주변 부하들이 모두 무릎을 꿇는 것을 보고 정신을 차리며 그제야 자신도 무릎을 꿇고 공포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 “은.. 은 선생님.. 죄..죄송합니다.. 저는 핫토리 카즈오라고 합니다.. 이토 그룹 밑에서 일하는 이가 닌자입니다.
이중열은 자신이 사건의 위험성을 남김없이 시후에게 설명했음에도 불구하고, 시후가 전혀 동요하지 않는 모습을 보며 의아해했다. 그래서 그는 속으로 한숨을 내쉬며 생각했다. ‘하아.. 도련님이 정말 이 상황을 통제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건가..’ 그리고 그는 또 다른 생각이 들었다. ‘은서준 상무님과 비교했을 때, 도련님은 용감하시기는 하지만, 전반적인 상황을 보는 시야는 부족한 것 같아.. 오늘 여기서 빠져나가지 못하면, 은서준 상무님이 혈통을 잇지 못하는 것이 아닌가..?’이렇게 생각하자 이중열은 온몸에 소름이 돋는 것을 느꼈다. 그는 은서준에게 아들인 시후가 유일한 자식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고, 오늘에서야 시후가 살아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기 때문에, 무슨 일이 있어도 은인의 유일한 자식을 이곳에서 죽게 놔둘 수는 없었다. 이중열은 자신이 20여 년을 겨우 연명하며 살아왔으니 죽어도 아쉽지는 않겠지만, 시후는 아직 젊었고 은서준과 안예선이라는 비범한 두 사람의 피를 물려받았기에 그를 이렇게 허무하게 죽게 두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이중열은 급히 휴대폰을 꺼내어 911에 신고하려고 했다. 이제 그는 시후가 막든, 시후가 화를 내든 신경 쓰지 않았다. 지금은 시후의 목숨을 지키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일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는 휴대폰을 꺼내서 잠금 해제를 하려는 순간, 휴대폰 화면 오른쪽 상단에 ‘서비스 없음’이라는 글자가 떠 있는 것을 발견했다. 그는 속으로 놀라며 외쳤다. ‘이곳은 뉴욕의 중심지인데!? 어떻게 통신 신호가 없을 수 있지? 설마.. 설마.. 상대가 이미 신호를 차단한 건가?!’이중열의 추측은 맞았다.제임스는 닌자들이 행동을 개시할 때 만약의 상황에서 혜리가 신고할 기회를 주지 않으려 했다. 만약 작전 중에 혜리가 신고를 한다면 작전의 난이도가 굉장히 높아질 것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신고를 하기라도 하면 모든 계획은 물거품이 될 것이다. 따라서 제임스는 혜리가 쉬고 있는 곳의 반경 20m 내에 여러 개의 신호 차단기를
시후는 메시지를 보고 나서 이 배호영이 바로 배유현의 조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시후는 곧바로 고은서에게 말했다. "우연히도, 내가 이 배호영의 이모를 알고 있어.""정말?" 고은서가 놀란 표정으로 물었다. "그의 이모를 어떻게 알게 된 거야?"시후는 미소 지으며 말했다. "이야기하자면 길어."그때 시후의 휴대폰에 또 다른 메시지가 도착했다. ‘젠장!’ 시후는 속으로 욕을 퍼부었다. 하지만 이 메시지를 본 순간 머리는 맑아졌고 시후는 이렇게 생각했다. ‘이렇게 여기저기 제임스를 찾으려 해도 못 찾았던 이유가, 뉴욕으로 와서 배호영에게 의지하고 있었기 때문이었군..! 페이셔스 그룹은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고, 뉴욕은 그들의 텃밭과도 같을 거야. 이곳에서 그들이 가진 힘과 자원은 블랙 드래곤과는 비교가 되지 않아. 만약 제임스가 페이셔스 그룹에 계속 숨어 있었다면, 블랙 드래곤이 한 달을 더 찾아도 그의 행방을 찾기 어려웠을 거다..!’ 이렇게 생각하며 시후는 확신했다. 오늘의 자선 만찬은 바로 배호영이 고은서를 함정에 빠뜨리기 위해 준비한 것이고, 그 뒤에는 제임스가 뭔가 계획을 세웠을 가능성이 매우 컸다.이때 시후의 표정은 이미 굳어져 있었다. 그는 정말로 예상하지 못했다. 페이셔스 그룹의 도련님이라는 인간이 감히 은서에게 손을 대려할 줄은!그 때 이중열은 시후의 표정이 심상치 않다는 것을 눈치채고는 급히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도련님, 만약 상대가 정말로 나쁜 의도를 가지고 있다면, 바깥에 있는 몇 명의 경호원으로는 상대하기 어려울 겁니다. 제 예상으로는 상대는 자선 만찬이 본격적으로 시작될 때를 노릴 테니, 이제 우리에게 남은 시간은 겨우 5분밖에 없습니다." 그는 곧 덧붙였다. "제가 하나의 지연책을 생각해냈습니다. 지금 당장 911에 전화해서, 이
시후는 다소 놀라며 이중열을 바라보고는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 "중열 삼촌, 뭔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시나요?"자신의 능력이 계속 향상되면서 시후는 이미 어떤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대응을 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러므로 그는 위급 상황에 직면해도 쉽게 대처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기 때문에 늘 긴장할 필요는 없었다. 그러나 이중열은 달랐다. 미국에 온 이후로 이중열은 늘 신중하게 행동해왔다. 그는 한편으로 자신의 불법 체류 신분을 알아차릴까 걱정했고, 다른 한편으로는 홍콩에서 자신을 찾아올 가능성이 있는 조폭들을 경계해야 했다. 그래서 주변에 있는 모든 것에 대한 경계심이 강했고, 위험을 감지하는 감각도 자연스레 예민할 수밖에 없었다.이중열은 매우 진지한 표정으로 작게 말했다. "도련님, 이곳의 많은 세부 사항들이 뭔가 어긋나는 것 같은 기분입니다." 그는 자신이 느끼는 모든 의문점을 시후에게 털어놓았다. 시후는 그 이야기를 들으며 점점 표정이 차가워졌다. 이중열의 분석은 충분히 타당해 보였다. 한 두 가지 정도가 이상한 것이라면 우연일 수 있겠지만, 여러 요소들이 충돌하는 것은 더 이상 우연으로 설명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시후는 잠시 생각하다가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 "중열 삼촌, 혹시 배호영이 은서에게 나쁜 의도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시나요?""네." 이중열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배호영은 페이셔스 그룹의 도련님이고, 이 자선 만찬에 참석한 최고위층 인물입니다. 그래서 그가 남을 돕기 위한다는 건 불가능 해요. 그가 분명히 주인공이겠죠." 이어 이중열은 "그는 페이셔스 그룹의 도련님이니, 뭔가 결정했다면 철저하게 계획을 세웠을 것이고, 위험을 남기지 않도록 했을 겁니다. 우리를 이런 퇴로가 없는 방에 가둔 건 그 의도를 명확히 보여주죠. 분명한 살의가 느껴져요, 도련님!"이라고 덧붙였다.시후는 미간을 찌푸렸다. 그는 불현듯 실종 상태인 제임스가 떠올랐다. 그래서 시후의 마음속에 의문이 피어났다. 제임스와 배호영이 뭔가
VIP실은 비록 매우 고급스럽게 꾸며져 있고 가구도 세련되었지만, 이중열은 이곳이 전혀 안전하지 않다는 느낌을 떨칠 수 없었다. 이 VIP실은 외부와 오직 한 개의 큰 문 만으로 연결되어 있었고, 그 외에는 완전히 밀폐된 공간이었다. 일반적인 상황이라면 이러한 방은 사생활 보호에는 최적이겠지만, 위험한 상황이 발생했을 때는 탈출의 기회가 전혀 없을 것이다. 이중열은 불안한 마음이 들기 시작했고, 이 자선 만찬과 이 밀폐된 방이 뭔가 숨겨진 비밀을 품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그는 고은서에게 물었다. "은서 아가씨, 어떻게 이 자선 만찬에 초대받게 되셨죠?"고은서가 답했다. "저희 아빠의 지인이신 부회장님께서 부탁하셨어요. 이번 북미 공연 전 뉴욕 한인회와 여러 가지 협력을 했었는데, 며칠 전에 아저씨가 배호영 씨가 자선 만찬을 준비한다고 해서 참석해 주길 부탁하셨고요. 그리고 저는 만찬 주제가 의미 있다고 생각해서 오게 되었어요."이중열은 고개를 끄덕이며 물었다. "오늘 자선 만찬의 주제가 동양인 고아들을 위한 것이죠?""맞아요." 고은서는 고개를 끄덕이며, 슬쩍 시후를 바라보며 말했다. "시후 오빠도 어렸을 때 보육원에서 고생을 많이 했어요. 그래서 저는 고아들을 위해 자선을 많이 하고 있고, 저도 고아들을 위해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고 싶기도 하고요."옆에서 조용히 시후를 지켜보던 김지우는 시후가 이 이야기를 듣고 어떤 반응을 보일지 궁금해하며 조용히 시후를 바라보고 있었다. 둔감한 시후는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지만, 이중열은 더 큰 걱정이 들기 시작했다. 그는 이 자선 만찬이 마치 고은서를 위해 기획된 것처럼 느껴졌다. 그렇다면 상대방은 도대체 무슨 목적을 가지고 이런 일을 꾸민 걸까? 배호영이 고은서에게 호감을 가지고 그녀를 기쁘게 하려는 걸까, 아니면 다른 의도가 있는 걸까? 이 방이 밀폐되어 있지만 않았다면, 그는 아마 배호영이 고은서의 관심을 끌고 싶어하는 거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러나 이 방이 완전히 밀폐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