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혜정은 그에게 물었다. "소수도, 내가 왜 은서준 상무를 그렇게 사랑했는지 알아?"소수도는 잠시 당황했다. 그는 박혜정을 보고 쉰 목소리로 "왜..?"라고 물었다.박혜정은 쓰라린 미소를 지으며 연민과 고통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당시.. 서준 씨가 결혼식을 올린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하영수가 당신에게 고백 한 것처럼 나도 그에게 내 마음을 고백하기 위해 달려갔어.. 그에게 내 몸을 줄 생각까지 했고, 내 이유도 하영수와 똑같았지.. 당시 나는 그에게 이렇게 말했어. 그리고 난 또 이렇게 말했지.. ” 이 말을 하던 박혜정도 목이 메어 오는 것 같았다.. 그녀는 소수도를 바라보며 눈물을 흘렸다. “하지만 은서준 상무와 당신의 가장 큰 차이점이 뭔 지 알아?! 은서준 상무는 그 당시 나를 주저없이 거부했다는 거야..!! 그는 절대!!! 결코, 내 미래를 망칠 수 없다고 말했어..!! 그러니 이 한 마디 만으로도 당신은.. 영원히 그 사람보다 나은 사람이 될 수 없는 거야..!” 소수도는 이 말을 듣고 한 마디도 할 수 없었다. 그는 눈을 뜰 수 없을 정도로 얼굴이 화끈거리는 것을 느꼈다.그가 말을 하지 않는 것을 보고 박혜정은 한숨을 쉬며 말했다. “소수도.. 우리 두 사람.. 깔끔하게 그냥 이혼하자고.. 알아 들었어?”소수도는 눈물을 멈출 수 없었다. 그는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고 용서를 빌기 위해 몇 마디 더 하고 싶었고, 박혜정에게 자신을 용서해줄 것을 구걸하며 두 사람의 관계를 유지할 방법을 찾으려고 노력했다.
박혜정이 단 한 번도 자신을 돌아보지 않고 단호하게 등을 돌리는 것을 본 소수도는 너무 가슴이 아파서 숨이 막힐 지경이었다. 그는 사실 오래 전부터 박혜정이 실제로 그를 사랑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는 박혜정이 늘 마음 속으로 사랑했던 사람은 바로 은서준이었다는 것을 오래 전에 알고 있었다. 그리고 박혜정은 소수도의 능력을 과소평가했다. 겉으로는 박혜정의 사생활을 간섭한 적은 없지만, 그는 비밀리에 박혜정의 모든 일거수일투족을 이미 잘 알고 있었다.휴대폰에 Wi Fi 기능이 탑재되기 시작한 이후, 소수도는 내로라하는 해커에게 자신의 Wi Fi 네트워크를 면밀히 모니터링하도록 요청했다. 따라서 박혜정의 휴대폰이 와이파이에 연결되어 있을 때는 그녀가 쓰는 어플과 웹사이트 모두, 해커가 전면적으로 모니터링을 할 수 있었다. 그는 자신이 없을 때, 박혜정은 거의 매일 온라인 앨범 사이트를 몰래 방문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따라서 소수도는 박혜정이 온라인 앨범에 어떤 비밀을 숨기고 있는지 알기 위해, 주변 회사를 이용해 해당 온라인 앨범 운영사를 인수해 달라고 부탁하기도 했다. 이 회사를 인수하면 자연스럽게 모든 사용자 데이터를 갖게 될 것이고, 사용들이 업로드하고 검색한 내용을 데이터베이스에서 명확하게 볼 수 있기 때문이었다. 따라서 그는 결국 박혜정이 앨범에서 그녀와 은서준의 사진, 은서준만 찍은 사진들을 보기 위해 매일 온라인 앨범에 들어 갔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것은 늘 소수도에게 큰 고문이었다. 사랑하는 아내는 늘 자신을 진정한 사랑으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늘 다른 남자를 생각했다. 그 사내가 이미 세상을 떠났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자신의 모든 노력과 헌신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늘 죽은 그 사내보다 자신을 중요하게 여기지 않았다..? 이 때문에 그는 늘 은서준을 뼛속까지 미워했다. 은서준은 수년 전에 세상을 떠났지만 여전히 소수도는 은서준을 극도로 미워했으며, 수년 동안 조금도 그 생각이 줄어들지 않았다.그러나 소
소수도는 들어오자마자 서재 내에서 그를 기다리던 그의 아버지와 여섯 명의 동생들이 모두 패닉에 빠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 이는 그의 심장을 뛰게 만들었다..! 그의 인상에 따르면, 그의 아버지는 늘 침착했으며 큰 일이 닥쳐와도 항상 침착한 편이었다. 그런데 왜 이렇게 아버지의 얼굴도 패닉에 빠진 것처럼 어두울까..? 게다가 주변의 형제자매들이 자신을 꽤 이상한 눈빛으로 바라보고 있는 것도 느껴졌다. 그들의 눈빛에는 긴장과 두려움, 걱정, 심지어 연민까지 담겨 있었다. 그래서 그는 초조하게 물었다. "아버지, 무슨 일이에요?"소성봉은 그를 올려다보며 죄책감을 느꼈다. "너.. 뉴스를 못 봤어?"소수도는 대충 차려 입은 자신의 옷을 내려다보며 어색하게 말했다. “뉴스요? 저는 샤워를 하다가 달려 나와서.. 아무것도 못 봤는데..”소성봉은 복잡한 표정으로 한숨을 쉬며 말했다. “수도야.. 일이 좀 생겼다.. 그래도 나를 좀 이해해줬으면 해.. 내가 이 자리에 앉아서 전반적인 상황을 생각해야 하고, 아이들도 모두 신경 써야 하지 않겠냐..?”소수도는 조금 놀랐다. 그는 아버지가 갑자기 이런 말을 한 이유를 잘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아버지의 말투는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고 용서를 구하는 것 같았다. 알다시피, 그의 아버지는 항상 늘 자신의 자녀와 손자에게 극도로 엄격했다..! 이전에 가족 모임에서 소수신의 아들 소지원은 아버지 앞에서 말도 안 되는 말을 해서 그의 심기를 건드렸기 때문에, 아버지는 계속해서 두 사람을 꾸짖었다. 이런 것으로 미루어 보아 아버지가 자신의 실수를 자녀와 손자들 앞에서 인정하는 것은 절대 불가능한 일이었다. 그런데 오늘 왜 이런 말씀을 하셨을까..?!엘에이치 그룹의 회장 소성봉은 실제로 평생 동안 자녀와 손자에게 자신의 실수를 고백한 적이 없었다. 그의 권력은 늘 매우 강력했으며, 마치 황제와 같은 태도를 가지고 있었다. 고대 황제의 눈에는 국가와 권력이 가장 중요하며, 자신의 자녀들은 결코 1순위가 될 수 없
이때 소수도는 여전히 어떤 사건이 발생했는지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래서 그는 소성봉을 바라보며 "아버지, 대체 무슨 일이 생긴 거예요..?”라고 물었다.소성봉은 부드럽게 한숨을 쉬며 후회하는 듯 말했다. "그... 소이연이 말이다..."소수도는 서둘러 물었다. "소이연의 행방을 찾았습니까?!"소성봉은 고개를 저었다. "아직... 수도야.. 소이연과 관련된 일.. 이 아버지가 너에게 사과를 좀 하고 싶다... 너도 이 아버지를 용서할 수 있기를 바라고..”소수도는 아버지가 그에게 사과하는 것을 딱히 신경 쓰지 않고 서둘러 말했다. “아버지, 자꾸 무슨 말씀을 하시는 거예요? 하고 싶으신 말이 있으시면 편하게 이야기하세요. 소이연을 구하는 사건이 실패하더라도, 나는 아버지를 비난할 필요가 없잖아요..” 소수도는 아버지가 소이연을 구하기 위해 실제로 열심히 노력했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이 일 자체는 굉장히 까다로운 사건이었고, 사건은 일본에서 일어났으니, 엘에이치 그룹의 손이 쉽게 닿지 않는 곳이었다. 따라서 구조 과정에서 어떤 사고가 발생하여, 소이연을 구조하는데 실패하거나 심지어 그녀가 안타까운 죽음을 맞이하게 될 것도 사실 이해할 수 있었다.이때 소성봉은 한숨을 쉬며 말했다. “하아.. 이게 참.. 복잡해..! 소이연을 구하는 건 굉장히 까다로운 일이었고, 또 일본에서 큰 일을 저질렀잖냐..? 그래서 이게 돈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었다..” 이렇게 말하면서 눈시울이 조금 붉어진 그는 부끄러움에 숨을 헐떡이며 말했다. "수도야.. 소이연의 구출이 어렵다는 걸 알았기에, 내가 일본자위대 최고 간부들과 은밀한 협정을 맺었다..”소수도는 깜짝 놀라 소리쳤다. “협..정이요..?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자위대와 합의하게 된 계기가 뭔데요? 소이연과 우리 무술 고수들이 모두 자위대에 의해 체포되었잖아요?!”소성봉은 탄식하며 말했다. "하아.. 나도 이익을 극대화하려는 원칙에 입각해 자위대와 쇼를 좀 하려고 했던 거였다.. 한편으로는
소성봉은 차갑게 말했다. “잊지 마라! 그 아이는 늘 어둠에 가려진 사생아에 지나지 않는다는 걸 말이다!”소수도는 화를 내며 소리 쳤다. "사생아가 뭐 어떻습니까? 사생아도 내 소수도의 딸입니다!"소성봉은 함께 분노하며 물었다. “뭐가 어째? 내 결정에 의문을 제기하는 거야? 나랑 한 번 해보자는 거야?”소수도는 이를 갈며 말했다. "아버지가 한 일 때문에, 내 친딸이 사라지고 아내가 나와 이혼하려고 합니다!"소성봉은 차갑게 말했다. "이연이 마츠모토 그룹 일가를 전멸시키지 않았다면, 어떻게 일본 정부가 그녀를 이렇게까지 미워할 수 있겠어? 네 친딸이 네 명령을 수행했다는 이유 때문에 일본 제일의 흉악범이 되었다! 네가 저지른 범죄 때문에 이연이는 일본 법에 따라 죽어야 해! 그러니 기억해라, 이건 다 네 잘못이야! 네 잘못이라고! 내가 아니라!"소소도는 이 말을 듣고 마치 벼락을 맞은 듯한 표정을 지었고, 순식간에 부끄러워졌다. 아버지의 말이 맞다. 그가 마츠모토 그룹 전체를 몰살하겠다고 주장하지 않았다면, 이연이는 결코 이렇게 끝나지 않았을 것이다..! 그래서 이 말을 듣자마자 그는 부끄러움과 자책감으로 인해 마음속의 분노가 순식간에 사그라졌다.희망이 있는 것을 본 소성봉은 즉시 이 틈을 파고들어 날카롭게 말했다. "그러니, 내가 이런 일을 하지 않더라도 이연이는 결코 살아남지 못할 것이다! 그런데 내가 그 아이를 죽였다고 어떻게 그런 말을 할 수 있어? 내가 그녀를 죽였어? 그 아이가 결국 살아남지 못하더라도, 주된 책임은 내가 아니라 너야! 그리고 내가 이렇게 움직였기 때문에 이연이 살아남을 기회를 얻었다는 걸 알아야 해! 그리고 지금 이연이의 행방을 알 수 없다는 걸 잘 알아야 한다! 이건 그녀가 일본 경찰청의 손에도, 일본 자위대의 손에도 있지 않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지. 그러니 아마도 그 아이는 진정으로 살아남을 기회를 찾은 것일지도 모른다!"소수도는 극도로 우울했다. 그는 또한 소이연의 범죄에 대해 일본에서는 사형만이
아버지의 질책에 소수도는 괴로운 표정으로 말했다. “아버지.. 감정이라는 게 원래 그런 것 아니겠어요? 늘 한쪽에 비해서 더 헌신하는 쪽이 있기 마련이고, 아내와 저는 그래도 지난 시간 동안 현실적인 방법으로 함께 살아왔어요. 그런데, 그에 비해 저는 그녀를 실망시켰다고요..!”소성봉은 급하게 손을 저으며 말했다. "더 이상 혜정이에 대해 말하지 마라..! 지금은 너와 혜정이 간의 사랑을 말할 때가 아니라, 앞으로 우리에게 닥칠 문제를 어떻게 처리하느냐가 더 중요해 이 녀석아!”"맞아요, 형님!" 둘째 소수덕은 근심 가득한 얼굴로 말했다. “우리는 지금 엄청난 공격에 대응해야 할 지도 몰라요 형님. 일본 열도 전체가 우리 엘에이치 그룹에 대해 떠들고 있고, 심지어 국내 여론들도 우리를 무자비하고 배은망덕한 인간들이라고 욕하는 댓글들이 가득합니다.. 결국 내일 장이 열리면.. 우리 기업들의 주가는 곤두박질 칠 겁니다.. 그럼 우리 손실은 아주 막대하겠죠..!”그러자 막내 아들 소수인이 소리쳤다. “그런데.. 소이연의 사건으로 인해 분위기가 안 좋아지겠죠..? 우리 아이들은 또 어쩌고요..? 이 사실에 대해 들어본 적도 없는 우리 아이들이 만약 이 소식을 들으면.. 혹시라도 이상한 생각을 품으면 어떡합니까..”소성봉은 어두운 얼굴로 말했다. “돌아가서 아이들에게 네가 정확하게 말하면 될 거 아니야?! 내가 소이연 그 아이를 일본 자위대와 협력하기 위한 카드로 쓰려고 한 이유는 바로 소이연이라는 아이가 정당하게 인정된 엘에이치 그룹의 승계자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 아이는 그냥 사생아야! 세상의 빛을 볼 수 없게 태어난 운명이기 때문에 너무 깊게 생각할 필요 없다! 더 이상 이 문제를 가족 내부에서 논의하지 말도록 해! 그렇지 않으면 3년 동안 남미에 보내 버릴 거다!"소성봉의 말을 들은 가족들의 표정은 모두 겁에 질려 있었다. 아무래도 소성봉은 이 일에 대해 부끄러워하고 있으며, 배후의 조작자로서 일이 폭로되면 고개를 들기 어려울 것을 생각하고 있
소수도는 박혜정과 소이연의 문제를 일시적으로 제쳐 두고 물었다. "아버지.. 이 문제가 우리에게 얼마나 많은 손실을 가져올 지 예상은 하세요?”소성봉은 한숨을 쉬었다. "하아.. 아무래도 당분간 말하기 어렵겠지.. 일본은 중국을 제외하고 외에 아시아 전체에서 꽤 큰 시장이야.. 그리고 미국과 교류하는데도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지.. 그러니 아마 엘에이치 그룹의 현재와 미래에 아마도 헤아릴 수 없는 손실을 초래할 거다.. 또한 일본 기업은 가장 먼저 해외에서 이름을 날린 아시아 국가이기에 생각보다 큰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 미국이든 유럽 시장이든 관계가 깊지.. 그러니 해외에서 엘에이치 그룹을 공격하려고 마음만 먹는다면, 향후 우리 그룹의 모든 해외 확장 계획도 크게 영향을 받게 될 거다!"두 번째 아들 소수덕이 급히 물었다. "아버지, 그럼 우리가 일본 정부와 화해할 방법은 없습니까?”“해결책을 묻는 거냐?" 소성봉은 씁쓸하게 웃었다. “어떻게 해결하냐고? 소이연을 찾아서 일본 사법부에 넘기면 어느 정도 해결은 되겠지.. 하지만 우리는 이제 더 이상 소이연의 행방을 알 수가 없어! 지금 뭘 하고 있는지도 모르는데!”소수덕은 서둘러 말했다. “그렇다면.. 소이연을 찾을 방법을 생각하면 되겠네요! 어서 소이연을 넘기고 진심 어린 공개 사과를 첨부한 뒤 가능하다면 큰 금액이라도 지불하여 문제를 해결해야죠 아버지~”소성봉은 고개를 저었다. “돈은 얼마든지 줄 수 있다.. 하지만, 우리가 지불하고 싶더라도 이 돈을 줄 곳이 없어! 마츠모토 그룹은 모두 사망했다. 그러니 그들의 친척에게 돈을 보상하고 싶다고 해도 아무도 찾을 수 없지..! 괜히 들쑤셨다가는 일본인들의 기분만 더 나쁘게 만들 거다..!”모두가 이 말을 듣고 동의했다. 이 문제는 일반 형사 사건과는 확실히 결이 달랐다. 일반 형사사건에서는 유족들이 적극적으로 보상을 받고, 자발적으로 양해각서를 발급하도록 하는 방법이 있어서 여론으로부터 어느 정도 질타를 적게 받을 수 있는 장치가 마련
소수덕은 이미 형 소수도를 쓰러뜨릴 펀치를 세트로 준비했다. 그의 계획은 먼저, 첫 번째 펀치로 소수도를 공격하는 것이었는데 당시 자신의 감정을 제어하지 못해 아이가 생겼고 이렇게 머리 아픈 문제를 일으킨 것이라고 공격하는 것이었다. 그 직후 두 번째 펀치는 사람을 다루면서 너무 잔인하게 행동했다는 주장을 하여 소수도를 공격하는 것이었다. 이런 방법은 너무 과했고, 결과적으로 이와 같은 재앙을 초래했다고 주장하는 것이었다... 사실 첫 번째 펀치는 실패했지만, 두 번째 펀치는 소수도의 얼굴을 강타했다..! 엘에이치 그룹의 다른 자녀들 역시도 이 말을 듣자마자 즉시 동의했다. 일본에서 일어난 일련의 사건들은 사실상 자신들과는 관련이 없으나, 현재 그들도 연루되어 있으며 따져보면 큰 형 소수도 때문에 발생한 일이었기 때문이다.소수도의 표정이 갑자기 일그러졌다. 마츠모토 그룹을 파괴하라는 명령은 실제로 이연이에게만 내려진 분부였다. 그러나 그가 감히 말하지 못하는 사실이 하나 있었다. 그때 아버지가 자신에게 지시를 내렸는데, 살인자가 발각된 후에는 엄중한 처벌을 받게 될 것이라는 점이었다. 사실 아버지가 그런 분위기를 조성하지 않았다면, 자신은 감히 소이연에게 가족을 몰살시키라는 명령을 내리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소수도는 이것을 말할 수 없었고 감히 그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았다. 그는 또한 마츠모토 그룹 일가를 멸족시키는 문제에서는 그것이 실제로 자신이 명령한 것이었고, 다른 한편으로는 당시 그가 조금 충동적이었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사건이 일어났을 때, 소수도는 자신의 자녀들을 유괴한 것이 마츠모토 요시토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마츠모토 요시토는 소지빈과 소민지를 죽일 뻔했다. 소수도는 이 사실을 알고 난 뒤 너무 화가 나서 참을 수 없었다. 그래서 마츠모토 요시토의 자녀들을 죽이고 싶었던 것이다. 만약 자신이 마츠모토 요시토만 죽인다면 마음의 분노를 전혀 표현할 수 없었을 것이다..! 게다가 당시 마츠모토 요시토의 행동은 굉장히 사악했
침사추이는 홍콩에서 가장 번화한 상업 중심지 중 하나로, 홍콩의 쇼핑 천국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유미경의 설명에 따르면, 그녀와 친구들은 최근 며칠 동안 침사추이 상업가의 중심에서 자선 바자회를 열고 있었다. 원래 일정에 따르면 유미경은 내일 방문할 예정이었지만, 점심에 유가휘가 학교에서 그녀를 불러냈고 오후에는 시후를 데리고 홍콩을 구경시켜 주라고 했기에 그녀는 바자회 물품을 가져와 전달하기로 했다.게다가 유미경은 지금 시후를 어디로 데려가야 할지 몰랐다. 그녀는 대부분의 시간을 집과 학교를 오가는 데만 쓰고, 평소에는 자선 활동 외에 특별히 여가 활동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시후의 가이드 역할을 하는 것이 익숙하지 않았다. 그래서 우선 자신의 일을 처리하면서 시후를 여기저기 데리고 다니기로 했다.시후는 어린 시절 부모님과 함께 홍콩에 몇 차례 온 적이 있었다. 홍콩은 면적이 작아서 사람과 차가 많고, 대부분의 도로가 좁고 답답하다는 인상을 받았기에, 시후는 딱히 큰 흥미가 없었다. 그래서 유미경과 함께 주변을 둘러보기로 했다.유미경은 차를 침사추이의 한 쇼핑몰 주차장에 주차하고 시후와 함께 차에서 내렸다. 시후는 신사적으로 차 뒤로 가서 트렁크를 열고 유미경의 물품을 꺼내 주었다.그때, 검은색 롤스로이스 컬리넌 한 대가 유미경의 테슬라 앞에 멈춰 섰다. 운전석 창문이 내려가고, 정장을 깔끔히 차려 입고 머리를 단정히 정리한 한 청년이 반가운 듯 말했다. "미경아, 내일 올 줄 알았는데, 오늘 왔네?"유미경은 살짝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 "여긴 왜 왔어?"청년은 웃으며 말했다. "너희 홍콩대학교에서 자선 바자회를 연다고 해서, 나도 와서 한 몫 하려고 왔지. 네가 내일 온다고 해서 너무 티 나게 보이고 싶진 않아서, 오늘 먼저 왔는데. 이렇게 마주치다니 정말 인연이다!"유미경은 다시 물었다. "내일 온다는 건 어떻게 알았어?"장소운이라고 불리는 이 청년은 웃으며 말했다. "오늘 점심에 우연히 여기 지나가다가
시후는 상자를 받아 들고 유미경과 함께 별장을 나섰다. 마당에 도착하자 유미경은 곧장 테슬라 모델 3 기본 차량 쪽으로 걸어갔다. 이 차량은 테슬라 중에서도 가장 저렴한 입문형 전기차로, 롤스로이스와 마이바흐가 가득한 이 마당 사이에서 상당히 어울리지 않는 것처럼 보였다.시후는 유미경이 이 정도 금액대의 전기차를 탈 줄은 몰랐기에 조금 놀랐다. 이를 눈치챈 유미경은 시후의 눈에서 놀라움을 알아차리고는 말했다. "은 비서님, 제 차가 좀 초라하지만 양해 부탁드려요."“아니요.” 시후는 손을 내저으며 웃음지었다. "괜찮습니다. 저는 차에 대해 별로 신경을 안 쓰는 편이라서요. 바퀴 4개인 전기차는 물론이고, 바퀴 2개인 전기차라도 상관없습니다."유미경은 고개를 끄덕이며 약간은 냉랭한 어조로 말했다. "그렇다면 다행이네요. 번거로우시겠지만, 상자를 트렁크에 넣어주시겠어요?""네 그러죠." 시후는 흔쾌히 대답하며 상자를 트렁크에 넣은 뒤 조수석 문을 열고 탑승했다.유미경은 이미 운전석에 앉아 기다리고 있었고, 시후가 타자마자 곧바로 테슬라를 몰고 별장을 나섰다. 그녀는 시훈도를 따라 산을 내려가며 시후에게 물었다. "은 비서님, 따로 가고 싶은 곳이 있으신가요?""저는 다 괜찮습니다." 시후는 웃으며 말했다. "손님이 따라가야죠. 미경 아가씨가 편하신 곳으로 정해 주세요."유미경은 고개를 끄덕이며 시후를 흘깃 보더니 말했다. "은 비서님, 사실 한 가지 여쭤보고 싶은 게 있었는데, 괜찮을까요?"시후는 웃으며 물었다. "혹시 제가 지금 솔로인지 묻고 싶으신 건가요?""아니요." 유미경은 약간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저는 단지 은 비서님이 조금 전 식사 자리에서 계속 ‘삼겹살’을 언급하시길래, 혹시 그 단어의 의미를 아시는 건지 궁금해서요."시후는 유미경이 무언가 눈치챈 듯한 느낌에,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그냥 아무 생각 없이 한 말입니다. 그 단어에 무슨 의미가 담겼는지는 잘 모르겠네요. 설명해 주시겠습니까?"유미경
유가휘는 시후가 딸에게 이미 호감을 느끼고 있는 듯한 모습에 한결 마음이 놓였다. 이제 물고기가 입을 벌렸으니, 언제 낚싯바늘을 물지만 기다리기면 되는 상황이 되었다. 식사를 마치고 유가휘는 입을 열었다. "은 비서님, 저는 오후에 그룹에서 처리할 일이 있어서 동행하지 못할 것 같습니다. 미경이가 홍콩을 잘 구경시켜 드릴 겁니다."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태연히 말했다. "회장님께서 바쁘시다면 안심하고 가십시오. 미경 아가씨와 함께면 충분합니다."유가휘는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이며 딸에게 당부했다. "미경아, 은 비서님을 잘 모셔야 한다."그러자 유미경은 거리낌 없이 물었다. "아빠, 저에게 약속하신 5천만 홍콩달러의 기부금은 언제 보내 주실 거예요?"유가휘는 태연히 대답했다. "네가 내 말을 잘 듣기만 하면, 3일 안에 재단 계좌로 송금하도록 재무팀에 지시하겠다."유미경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은 비서님이 증인이시니까, 꼭 약속 지키세요."유가휘는 단호한 표정으로 말했다. "그럼! 네 아빠가 언제 약속을 어긴 적 있냐?"시후는 이 말을 듣고 순간적으로 마음에 불쾌감이 스쳤다. 유가휘가 지금까지 얼마나 많은 약속을 어겼는지 시후는 잘 모르지만, 그가 자신의 아버지가 돌아가신 뒤 아버지와의 약속을 어겼다는 사실만은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하지만 유미경은 이 사실을 알지 못했기에, 아버지의 말을 믿고 안심한 듯했다. "그럼 됐어요!" 그녀는 이렇게 말하며 안도했다.시후는 유가휘를 바라보며 아직 은서준 상무를 기억하고 있는지? 그리고 그와 한 약속도 기억하고 있는지 묻고 싶었다. 하지만 그는 지금 이 순간에 이런 질문을 던지면 유가휘가 자신이 홍콩에 온 이유가 이중열 때문이라는 사실을 눈치챌 것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게다가, 그는 유가휘가 자신의 아버지를 떠올리고, 자신의 성이 '은'이라는 점과 아버지와 닮은 외모를 통해 자신의 정체를 추측해 낼 가능성도 있다고 생각했다. 이렇게 생각한 시후는 충동을 억누르기로 했다. 이렇게 멀
이 순간, 유가휘는 더 이상 이 문제로 시후와 논쟁을 벌이는 것을 피하기로 했다. 결국 그는 아직 TS Shipping이라는 큰 물고기를 낚아야 하기 때문에, 시후와의 관계를 망치지 않으려 애썼다. 따라서 시후가 대놓고 자신을 조롱하지 않는 한, 자신도 모르는 척 넘어가야 한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그는 곧 표정을 바꾸며 미소를 지었다. "아, 그렇군요. 은 비서님, 제가 오해했나 봅니다. 제가 술 한 잔 들고 사과하지요!" 그는 곧바로 술잔을 들어 고량주를 단숨에 비웠다.시후는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저는 정말 몰랐습니다. 고작 삼겹살이 회장님을 이렇게 불쾌하게 만들 줄은요. 그렇다면 오늘 저녁 식사에서 삼겹살은 빼도록 하죠."유가휘는 시후가 여전히 "삼겹살"라는 말을 입에 올리는 것을 보며 억지로 웃음을 지어 보이며 대답했다. "좋습니다, 좋습니다. 그럼 오늘 저녁엔 양식으로 준비하겠습니다."시후는 손을 내저으며 유미경을 바라보며 말했다. "미경 아가씨, 오후에 홍콩 시내를 구경시켜 주신다고 하지 않으셨습니까? 괜찮으시다면 저녁엔 밖에서 간단히 식사하는 게 어떨까요?"시후의 말에 유미경은 순간 당황했다. 그녀는 시후가 분명 삼겹살에 얽힌 사연을 알고 있으며 일부러 아버지가 인정하게 만들고 싶었던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시후는 아버지를 한바탕 조롱한 뒤 교묘하게 상황을 수습하며 대화를 이어갔다. 바로 그 순간, 유미경은 눈앞의 은시후라는 청년이 결코 평범한 사람이 아닐 것 같다고 느꼈다. 심지어 그녀는 그는 시후가 홍콩에 온 진짜 목적까지 의심하기 시작했다. 만약 그가 정말 협상을 위해 온 것이라면, 왜 아버지의 약점을 이렇게 집요하게 건드리겠는가? 마치 아버지를 일부러 불편하게 만들려는 듯 말이다. 이런 생각이 든 그녀는 시후의 진짜 의도를 알고 싶어 졌고, 그래서 즉각 밝은 태도로 대답했다. "은 비서님이 원하신다면, 제가 저녁에 홍콩 현지 맛집을 알려 드리겠습니다.""좋습니다!" 시후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약속하신 겁
시후가 갑자기 웃음을 터뜨리자, 유가휘와 방가흔은 충격과 동시에 분노를 느꼈다. 그제야 두 사람은 시후가 삼겹살과 관련된 이야기를 계속 꺼낸 이유가, 단순히 그 맛이 그리워서가 아니라, 처음부터 자신들을 조롱하기 위해 일부러 그랬다는 것을 알아차렸다!하지만 유미경은 전혀 놀라지 않았고, 오히려 시후의 갑작스러운 전환에 더 크게 웃음을 터뜨렸다. 마주 앉아 있던 두 사람은 서로 눈빛을 교환하며 웃음을 멈추지 못했다.두 사람의 웃음소리에 유가휘의 표정이 점점 더 굳어져 갔다. 잠시 후, 그는 탁자를 세게 내리치며 시후를 향해 소리쳤다. "은 비서! 우리가 처음 만난 순간부터 나는 당신을 예우하며 손님으로 모셨는데, 왜 이렇게까지 날 일부러 모욕하는 겁니까?!"시후는 전혀 긴장하지 않고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 "모욕이라뇨? 회장님, 무슨 말씀인지 모르겠군요. 여기가 당신 집이라 해도, 제가 웃는 것조차 허락하지 않는 건 아니지 않습니까?"유가휘는 얼굴이 붉어지며 말했다. "내가 당신을 집으로 초대한 건, 협력을 논의하기 위해서지, 당신이 나를 조롱하라고 한 게 아닙니다! 이건 너무 무례한 행동 아닙니까?"시후는 무척 억울하다는 표정으로 말했다. "회장님, 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제가 웃은 건 아가씨가 계속 나를 웃기려고 하셔서 그런 겁니다. 원래 사람들이 있으면, 맞은 편 사람이 웃으면 함께 웃고 싶어 지는 게 자연스러운 일 아닙니까?”유가휘는 화를 내며 말했다. "하지만 당신은 분명히 삼겹살이 무슨 뜻인지 알고 있었잖아요! 그리고 당신이 조금 전 한 말로 봐서는, 일부러 그러지 않았다고 말할 수 없을 텐데요?"시후는 순진한 얼굴로 대답했다. "삼겹살은 그냥 삼겹살일 뿐인데.. 먹는 것 외에 다른 의미가 있습니까? 그리고 방금 제가 한 말은, 미경 아가씨가 저를 일부러 웃기려고 해서, 제가 웃음을 참을 수 있는지 없는지 시험하려고 그런 줄 알고 장난처럼 받아들인 겁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서로를 더 잘 알 수 있는 계기가 되지 않나요?"
유가휘는 시후의 말을 듣고, 당장 자신을 때려 버리고 싶은 마음이 들었고, 속으로 스스로를 욕하며 생각했다. ‘젠장, 이놈의 입이 문제야! 괜히 가게 이름을 물어봐서 스스로 화를 자초하다니....’방가흔의 표정은 당혹감으로 가득 차 있었고 약간의 불안함까지 엿보였다. 시후가 삼겹살을 언급한 것만으로도 난감했는데, 하필 진기 삼겹살까지 언급하다니, 이건 마치 그와 유가휘의 뺨을 직접 내리 치는 것이나 다름없는 일이 아닌가?두 사람의 표정이 굳어 있는 모습을 본 유미경은 그 순간 도저히 참지 못하고 푸훗 웃음을 터뜨렸다. 유가휘는 즉시 고개를 돌려 유미경을 노려보며 화난 목소리로 물었다. "뭐가 그렇게 웃긴 거냐?!"유미경은 어깨를 으쓱하며 말했다. "원래는 안 웃겼는데, 두 분 반응이 너무 웃겨서요. 다른 것도 아니고 그냥 삼겹살을 먹고 싶다는 얘기를 하시는 건데, 왜 이렇게 과민반응을 하세요?"유가휘는 화가 난 목소리로 말했다. "은 비서님은 사정을 모르지만, 너는 알잖아?" "몰라요." 유미경은 태연하게 말했다. "저는 매일 밤 잠만 자러 집에 들어오는 정도라, 두 분과 얘기할 일도 없는데 삼겹살과 무슨 일이 있는지 제가 어떻게 알겠어요?"유가휘는 너무 화가 나서 말문이 막혔고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딸이 일부러 모르는 척한다는 걸 알았지만, 자신 역시 이 주제를 분명하게 말할 수 없었기 때문에 시후 쪽으로 화제를 돌리며 물었다. "아 참, 은 비서님. 다른 음식들은 입에 맞으셨습니까?""아주 좋습니다." 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젓가락을 내려놓고, 약간 아쉬운 듯 말했다. "삼겹살만 있었으면 완벽했을 텐데 말이죠."유미경은 이 말을 듣고 결국 웃음을 참지 못하고 또다시 웃음을 터뜨렸다. 그녀의 차가운 미모에 떠오른 웃음은 그녀의 얼굴에 두 개의 얕은 보조개를 남겼고, 그녀의 고전적인 미모와 어우러져, 그녀는 그야말로 절세미인이라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로 아름다웠다. 유가휘는 더 이상 어찌할 도리가 없어져 얼굴이 붉어졌고,
시후가 삼겹살을 언급하자, 유가휘와 방가흔의 표정이 갑자기 굳어졌다. 유가휘는 홍콩 태생이지만, 삼겹살을 굉장히 좋아했다. 하지만 사업계의 인재로 유명했던 이중열이 미국 한인 타운에서 20년 동안 삼겹살을 팔았다는 사실을 알게 된 후, 그는 삼겹살을 극도로 증오하게 되었다. 왜냐하면 삼겹살을 생각할 때마다 이중열을 떠오르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중열을 떠올릴 때마다 방가흔이 그와 함께 도망쳐 홍콩 전역에 스캔들을 일으킨 일이 함께 떠올랐다. 그리고 유가휘를 더욱 우울하게 만든 것은 방가흔처럼 손에 물 한 방울 묻히지 않았던 여자가 기꺼이 이중열을 따라가 한인 타운에서 몇 년 동안 삼겹살을 팔며 고생을 자처했다는 점은 유가휘의 마음에 깊은 상처를 남겼다.겉으로 아무리 강해 보여도 상처를 받은 사람은 마음속에 취약한 부분이 있기 마련이다. 유가휘는 홍콩에서 막강한 능력과 재력을 자랑하며 높은 지위를 가지고 있었지만, 그런 그일수록 바람을 피우는 문제에 대해서 더욱 의식하게 될 수밖에 없었다. 방가흔 또한 난감한 표정을 지을 수밖에 없었다. 사실 방가흔은 오랫동안 유가휘에게 상당히 많은 사랑을 받았으며, 아들을 낳은 후로는 그에게 더욱 귀한 존재가 되었다. 하지만 과거의 이중열과 관련된 사건만큼은 여전히 그녀에게 불안감을 남길 수밖에 없었다. 방가흔은 그 사건이 늘 유가휘에게 시한 폭탄이나 다름없고, 유가휘가 가지고 있는 재산과 자신을 철저히 분리한 이유 또한 그 일 때문이라는 걸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만약 그 사건이 없었더라면, 방가흔은 이미 유가휘에게 있어 가장 중요한 사람이자 가장 신뢰받는 사람이 되었을 것이고, 그의 재산 중 절반이 당연히 자신의 몫이 되었을 것이다. 결국 그녀가 저지른 단 한 번의 실수가 모든 것을 그르치고 말았다.시후는 두 사람의 미묘한 표정을 보고 속으로 웃음을 삼켰지만, 겉으로는 의아한 듯 물었다. “두 분 왜 그러시는 겁니까? 혹시 삼겹살에 무슨 문제가 있나요?”유가휘는 당황하며 대답했다. “아니요,
유미경이 평생 가장 증오한 사람은 바로 방가흔이었다. 그녀가 기억하는 어린 시절은 어머니가 매일 집에서 눈물로 하루를 보내는 모습이었고, 아버지는 거의 집에 돌아오지 않았다. 당시 어머니는 유미경에게 아버지가 여우 같은 여자에게 홀려서 자신들을 무시하고 있다고 이야기해주곤 했다. 어머니가 말한 그 여우 같은 여자는 바로 유가휘의 저택의 숨은 여주인 방가흔이었다.그 시절, 유미경의 어머니는 유미경의 동생을 임신 중이었고, 임신 기간 내내 정기 검진을 소홀히 하다 보니 암 초기 단계를 발견하지 못했고, 그로 인해 치료 시기를 놓치고 말았다. 열 달 동안 동생을 품고 난 뒤 어머니는 반 년 동안 모유를 먹였는데, 모유에 영향을 미치지 않기 위해 감기에 걸려도 약 한 알조차 먹지 않았다. 이로 인해 증상은 더욱 악화되고 말았다. 유미경의 어머니가 몸에 이상을 느껴 병원을 찾았을 때, 이미 그녀는 암 말기라는 진단을 받게 되었다. 의사는 병이 이렇게까지 급속도로 진행된 데에는 마음의 스트레스와 큰 우울함이 관련된 것이라고 말했다.이로 인해 유미경은 자신의 아버지인 유가휘를 절대 용서할 수 없었고, 눈앞에 있는 방가흔은 더더욱 용서할 수 없었다.방가흔은 자신의 잘못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유미경과 정면으로 부딪칠 생각이 없었다. 방가흔은 오히려 아들을 낳은 후, 아들의 지위를 통해 유가휘에게 입지를 넓히고자 했고, 그 지위를 이용하여 유미경을 집에서 내쫓으려는 방법을 찾았다. 하지만 여러 차례 시도 끝에, 그녀는 유가휘가 겉으로는 유미경에게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 것처럼 행동하지만, 속으로는 늘 딸에게 큰 빚을 지고 있다고 생각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래서 유가휘는 유미경에게 늘 관대한 태도를 유지했고 늘 그녀를 용서했다. 이 때문에 방가흔은 유미경을 내쫓을 적절한 기회를 끝내 찾지 못했다.결국, 각자의 속셈을 가진 세 사람은 묘한 교착 상태에 빠지고 말았다.이때 시후가 분위기를 풀기 위해 말했다. "회장님, 저는 외부인이니 가정사에 제가 끼어들
시후가 처음으로 유미경을 보았을 때, 시후는 그녀가 사진에서 본 것보다 훨씬 더 아름답다는 생각을 했다. 시후가 자료에서 본 유미경의 모습은 모두 증명 사진에서였는데, 사진에서의 유미경은 안경을 쓰고 무표정한 얼굴이었고 단정하고 예쁘다는 인상을 주긴 했지만 놀랄 만큼 아름답지는 않았다. 그러나 지금 눈앞에 있는 유미경은 몸매가 좋고 키도 크며, 피부는 하얗고 혈색이 좋아 보였다. 화장을 하지 않은 이목구비는 전형적인 동양의 고전미를 지니고 있었고, 길게 묶어 올린 포니테일은 마치 천사가 옆집에 내려온 듯한 느낌을 주었다. 그녀는 마치 완벽한 이웃집 소녀의 모습을 떠올리게 했다.유미경의 옷차림은 매우 소박했다. 평범한 원피스, 심플한 검은 단화, 그리고 브랜드가 전혀 드러나지 않는 숄더백 하나를 매고 있었다. 하지만 이런 소박한 차림새는 오히려 그녀의 뛰어난 기품을 한층 더 돋보이게 했다.시후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비대하고 둥글 넙적한 얼굴의 유가휘가 이렇게 신비로운 기운을 가진 딸을 낳을 줄은. 유미경의 이목구비만 보아도 유가휘의 유전자는 그녀에게 거의 영향을 주지 않은 것 같았다.이때 유미경은 다소 차가운 태도로 시후를 힐끔 보더니 무심하게 말했다. "은 비서님 맞으시죠? 안녕하세요." 그렇게 말한 뒤 그녀는 시후의 대답도 기다리지 않고 바로 유가휘에게 말했다. "아까 밥 먹으러 오라고 하셨죠? 서둘러 주세요. 오후에 일이 있어서 집에 오래 머물 수 없어서요."유가휘는 유미경의 태도에 화가 나서 버럭 소리쳤다. "이게 무슨 버릇없는 태도야? 은 비서님은 우리 집안의 귀한 손님이다. 홍콩에 처음 오셨고, 내가 너에게 손님을 잘 모시라고 했잖아! 오후에 비서님을 데리고 여기저기 구경 좀 시켜드려!" 유미경은 주저하지 않고 단호하게 거절했다. "안 돼요. 오후에 일이 있다고 했잖아요! 그리고 아버지 손님인데 왜 직접 모시지 않으시려는 거예요?"유가휘는 화를 내며 말했다. "너랑 은 비서님은 나이대도 비슷하고 또래니까 네가 모시는 게 더 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