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성봉은 차갑게 말했다. “잊지 마라! 그 아이는 늘 어둠에 가려진 사생아에 지나지 않는다는 걸 말이다!”소수도는 화를 내며 소리 쳤다. "사생아가 뭐 어떻습니까? 사생아도 내 소수도의 딸입니다!"소성봉은 함께 분노하며 물었다. “뭐가 어째? 내 결정에 의문을 제기하는 거야? 나랑 한 번 해보자는 거야?”소수도는 이를 갈며 말했다. "아버지가 한 일 때문에, 내 친딸이 사라지고 아내가 나와 이혼하려고 합니다!"소성봉은 차갑게 말했다. "이연이 마츠모토 그룹 일가를 전멸시키지 않았다면, 어떻게 일본 정부가 그녀를 이렇게까지 미워할 수 있겠어? 네 친딸이 네 명령을 수행했다는 이유 때문에 일본 제일의 흉악범이 되었다! 네가 저지른 범죄 때문에 이연이는 일본 법에 따라 죽어야 해! 그러니 기억해라, 이건 다 네 잘못이야! 네 잘못이라고! 내가 아니라!"소소도는 이 말을 듣고 마치 벼락을 맞은 듯한 표정을 지었고, 순식간에 부끄러워졌다. 아버지의 말이 맞다. 그가 마츠모토 그룹 전체를 몰살하겠다고 주장하지 않았다면, 이연이는 결코 이렇게 끝나지 않았을 것이다..! 그래서 이 말을 듣자마자 그는 부끄러움과 자책감으로 인해 마음속의 분노가 순식간에 사그라졌다.희망이 있는 것을 본 소성봉은 즉시 이 틈을 파고들어 날카롭게 말했다. "그러니, 내가 이런 일을 하지 않더라도 이연이는 결코 살아남지 못할 것이다! 그런데 내가 그 아이를 죽였다고 어떻게 그런 말을 할 수 있어? 내가 그녀를 죽였어? 그 아이가 결국 살아남지 못하더라도, 주된 책임은 내가 아니라 너야! 그리고 내가 이렇게 움직였기 때문에 이연이 살아남을 기회를 얻었다는 걸 알아야 해! 그리고 지금 이연이의 행방을 알 수 없다는 걸 잘 알아야 한다! 이건 그녀가 일본 경찰청의 손에도, 일본 자위대의 손에도 있지 않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지. 그러니 아마도 그 아이는 진정으로 살아남을 기회를 찾은 것일지도 모른다!"소수도는 극도로 우울했다. 그는 또한 소이연의 범죄에 대해 일본에서는 사형만이
아버지의 질책에 소수도는 괴로운 표정으로 말했다. “아버지.. 감정이라는 게 원래 그런 것 아니겠어요? 늘 한쪽에 비해서 더 헌신하는 쪽이 있기 마련이고, 아내와 저는 그래도 지난 시간 동안 현실적인 방법으로 함께 살아왔어요. 그런데, 그에 비해 저는 그녀를 실망시켰다고요..!”소성봉은 급하게 손을 저으며 말했다. "더 이상 혜정이에 대해 말하지 마라..! 지금은 너와 혜정이 간의 사랑을 말할 때가 아니라, 앞으로 우리에게 닥칠 문제를 어떻게 처리하느냐가 더 중요해 이 녀석아!”"맞아요, 형님!" 둘째 소수덕은 근심 가득한 얼굴로 말했다. “우리는 지금 엄청난 공격에 대응해야 할 지도 몰라요 형님. 일본 열도 전체가 우리 엘에이치 그룹에 대해 떠들고 있고, 심지어 국내 여론들도 우리를 무자비하고 배은망덕한 인간들이라고 욕하는 댓글들이 가득합니다.. 결국 내일 장이 열리면.. 우리 기업들의 주가는 곤두박질 칠 겁니다.. 그럼 우리 손실은 아주 막대하겠죠..!”그러자 막내 아들 소수인이 소리쳤다. “그런데.. 소이연의 사건으로 인해 분위기가 안 좋아지겠죠..? 우리 아이들은 또 어쩌고요..? 이 사실에 대해 들어본 적도 없는 우리 아이들이 만약 이 소식을 들으면.. 혹시라도 이상한 생각을 품으면 어떡합니까..”소성봉은 어두운 얼굴로 말했다. “돌아가서 아이들에게 네가 정확하게 말하면 될 거 아니야?! 내가 소이연 그 아이를 일본 자위대와 협력하기 위한 카드로 쓰려고 한 이유는 바로 소이연이라는 아이가 정당하게 인정된 엘에이치 그룹의 승계자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 아이는 그냥 사생아야! 세상의 빛을 볼 수 없게 태어난 운명이기 때문에 너무 깊게 생각할 필요 없다! 더 이상 이 문제를 가족 내부에서 논의하지 말도록 해! 그렇지 않으면 3년 동안 남미에 보내 버릴 거다!"소성봉의 말을 들은 가족들의 표정은 모두 겁에 질려 있었다. 아무래도 소성봉은 이 일에 대해 부끄러워하고 있으며, 배후의 조작자로서 일이 폭로되면 고개를 들기 어려울 것을 생각하고 있
소수도는 박혜정과 소이연의 문제를 일시적으로 제쳐 두고 물었다. "아버지.. 이 문제가 우리에게 얼마나 많은 손실을 가져올 지 예상은 하세요?”소성봉은 한숨을 쉬었다. "하아.. 아무래도 당분간 말하기 어렵겠지.. 일본은 중국을 제외하고 외에 아시아 전체에서 꽤 큰 시장이야.. 그리고 미국과 교류하는데도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지.. 그러니 아마 엘에이치 그룹의 현재와 미래에 아마도 헤아릴 수 없는 손실을 초래할 거다.. 또한 일본 기업은 가장 먼저 해외에서 이름을 날린 아시아 국가이기에 생각보다 큰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 미국이든 유럽 시장이든 관계가 깊지.. 그러니 해외에서 엘에이치 그룹을 공격하려고 마음만 먹는다면, 향후 우리 그룹의 모든 해외 확장 계획도 크게 영향을 받게 될 거다!"두 번째 아들 소수덕이 급히 물었다. "아버지, 그럼 우리가 일본 정부와 화해할 방법은 없습니까?”“해결책을 묻는 거냐?" 소성봉은 씁쓸하게 웃었다. “어떻게 해결하냐고? 소이연을 찾아서 일본 사법부에 넘기면 어느 정도 해결은 되겠지.. 하지만 우리는 이제 더 이상 소이연의 행방을 알 수가 없어! 지금 뭘 하고 있는지도 모르는데!”소수덕은 서둘러 말했다. “그렇다면.. 소이연을 찾을 방법을 생각하면 되겠네요! 어서 소이연을 넘기고 진심 어린 공개 사과를 첨부한 뒤 가능하다면 큰 금액이라도 지불하여 문제를 해결해야죠 아버지~”소성봉은 고개를 저었다. “돈은 얼마든지 줄 수 있다.. 하지만, 우리가 지불하고 싶더라도 이 돈을 줄 곳이 없어! 마츠모토 그룹은 모두 사망했다. 그러니 그들의 친척에게 돈을 보상하고 싶다고 해도 아무도 찾을 수 없지..! 괜히 들쑤셨다가는 일본인들의 기분만 더 나쁘게 만들 거다..!”모두가 이 말을 듣고 동의했다. 이 문제는 일반 형사 사건과는 확실히 결이 달랐다. 일반 형사사건에서는 유족들이 적극적으로 보상을 받고, 자발적으로 양해각서를 발급하도록 하는 방법이 있어서 여론으로부터 어느 정도 질타를 적게 받을 수 있는 장치가 마련
소수덕은 이미 형 소수도를 쓰러뜨릴 펀치를 세트로 준비했다. 그의 계획은 먼저, 첫 번째 펀치로 소수도를 공격하는 것이었는데 당시 자신의 감정을 제어하지 못해 아이가 생겼고 이렇게 머리 아픈 문제를 일으킨 것이라고 공격하는 것이었다. 그 직후 두 번째 펀치는 사람을 다루면서 너무 잔인하게 행동했다는 주장을 하여 소수도를 공격하는 것이었다. 이런 방법은 너무 과했고, 결과적으로 이와 같은 재앙을 초래했다고 주장하는 것이었다... 사실 첫 번째 펀치는 실패했지만, 두 번째 펀치는 소수도의 얼굴을 강타했다..! 엘에이치 그룹의 다른 자녀들 역시도 이 말을 듣자마자 즉시 동의했다. 일본에서 일어난 일련의 사건들은 사실상 자신들과는 관련이 없으나, 현재 그들도 연루되어 있으며 따져보면 큰 형 소수도 때문에 발생한 일이었기 때문이다.소수도의 표정이 갑자기 일그러졌다. 마츠모토 그룹을 파괴하라는 명령은 실제로 이연이에게만 내려진 분부였다. 그러나 그가 감히 말하지 못하는 사실이 하나 있었다. 그때 아버지가 자신에게 지시를 내렸는데, 살인자가 발각된 후에는 엄중한 처벌을 받게 될 것이라는 점이었다. 사실 아버지가 그런 분위기를 조성하지 않았다면, 자신은 감히 소이연에게 가족을 몰살시키라는 명령을 내리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소수도는 이것을 말할 수 없었고 감히 그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았다. 그는 또한 마츠모토 그룹 일가를 멸족시키는 문제에서는 그것이 실제로 자신이 명령한 것이었고, 다른 한편으로는 당시 그가 조금 충동적이었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사건이 일어났을 때, 소수도는 자신의 자녀들을 유괴한 것이 마츠모토 요시토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마츠모토 요시토는 소지빈과 소민지를 죽일 뻔했다. 소수도는 이 사실을 알고 난 뒤 너무 화가 나서 참을 수 없었다. 그래서 마츠모토 요시토의 자녀들을 죽이고 싶었던 것이다. 만약 자신이 마츠모토 요시토만 죽인다면 마음의 분노를 전혀 표현할 수 없었을 것이다..! 게다가 당시 마츠모토 요시토의 행동은 굉장히 사악했
그는 총명한 사람이라, 겉보기에 자신을 걱정해서 하는 것 같은 동생의 말에 얼마나 살의가 담겨 있는지 정확히 알고 있었다. 그래서 마음속으로 이를 악물고 그는 속으로 생각했다. ‘소수덕.. 이 자식..!! 이렇게 기회를 잡았다 이거지?? 나도 이 사건에 책임이 있지만, 엘에이치 그룹을 이 상황에 빠뜨린 것은 내가 아니라 네 아버지야! 하지만, 소수덕 이 자식은 모든 사람들 앞에서 나에게 모든 책임을 떠넘겼어...! 결과적으로 나에게 책임을 다 묻겠다는 거지..! 내가 이것에 대해 인정하면.. 이 모든 사건들에 대한 죄인이 될 테지.. 하지만 내가 인정하고 싶지 않다면.. 아버지는 분명히 속으로 나를 미워하게 되겠지..? 게다가 소수덕 이 자식은 아버지 앞에서 내가 그룹의 미래라고 반복해서 말했고, 자신이 나를 더 잘 도울 수 있을 거라고 말했다.. 이건 젠장.. 나를 끌어내리려고 마음먹은 거잖아?! 아버지는 아직 살아 계셔..! 그리고 아버지는 여전히 엘에이치 그룹 전체를 확고하게 통제하고 있다고! 그러나 소수덕은 아버지 앞에서 반복해서 내가 미래의 후계자라고 말했다.. 그는 아버지가 나를 미워하게 만들려고 진심으로 노력하고 있어.. 예전에 조선 임금들도 그렇고, 장수한 황제들도 그렇고.. 그들은 왕세자를 가장 경계했지..그의 관점에서 볼 때 왕세자는 항상 자신의 왕좌와 권력을 탐내므로, 왕세자는 항상 자신의 죽음을 고대하고 있을 테니까.. 결국 소수덕 저 자식은 아버지의 마음 속 깊은 곳에서, 나에 대해 경계를 가지고 있다는 걸 알고 있는 거야..! 이제 소수덕이 이렇게 말 하면 아버지는 확실히 나를 더 경계하게 되겠지.. 그 뿐만 아니라! 이렇게 함으로써 소수덕은 포위 공격에서 아버지를 몰래 돕는 것과 같다고..! 원래 아버지는 혈연 관계 없이, 손녀의 목숨을 이익과 맞바꾸는 사람이었어..! 하지만, 소수덕에게 이렇게 강타를 맞게 된 책임은 모두 내 머리 때문이야..! 아마도 이렇게 된다면.. 아버지는 소수덕 저 자식의 대처에 굉장히 만족하시겠지.!
아버지의 말을 듣고, 소수도는 칼을 맞은 것 같았다..! ‘이건 분명히 아버지가 엉망으로 만들어 놓은 판인데.. 결국 내가 호주로 몰려 나가게 되는 거야..? 이게 도대체 무슨 상황이야..?’ 이를 생각하며 그는 급히 말했다. “아버지.. 제가 잠시 대중의 눈에 띄지 않으면 되는 건데.. 굳이 호주까지 갈 필요는 없잖아요..? 그룹에는 여전히 많은 문제들이 쌓여 있고 저는 아내와의 일도 해결해야 합니다..!”소성봉은 차갑게 말했다. “여기 남아 있으면 파파라치 놈들과 기자 놈들이 계속해서 너를 따라다니며 글을 써 올릴 텐데?! 잊지 마라! 우리의 피와 살을 깎아 내리고 싶어서 저 놈들은 기다리고 있다!! 그래서 내 생각에 호주로 피신하는 게 아무래도 좋을 것 같다. 퀸즐랜드에 해변 별장이 있지 않았니? 가서 좀 쉬면서 머리도 좀 식히고 있거라. 내가 여기서 일은 잘 처리하고 있으마.”소수도는 거의 쓰러질 것 같았다. 그는 속으로 분개하며 생각했다. ‘내가 호주로 간다면.. 나를 표적으로 만들어 관심을 돌리려는 확실한 방법 아니겠어..? 내가 떠나지 않으면.. 분명 이 문제에 대한 외부의 인식은 손녀를 배신한 할아버지가 되겠지.. 그런데 내가 해외로 도망치듯 떠난다면.. 아버지와 동생들이 남은 일을 어떻게 처리하겠어..? 게다가 나는 그룹의 부회장이자 그룹의 2인자처럼 행동해왔어.. 그러니 내가 떠나면 누가 내 일을 맡아? 저 소수덕 저 자식이 내 일을 맡는다고..? 저 자식이 내 자리를 차지하면, 내가 돌아올 때까지 기다리고 있을까? 2인자의 자리는 이제 저 자식의 것이 되겠지..?’소수도가 아버지의 제안을 거절하려고 머리를 쥐어짜고 있을 때, 소성봉이 직접 입을 열었다. "수덕아, 형을 위해 비행기를 준비하고, 오늘 밤에 빨리 떠나게 해라.. 당분간 형의 일은 네가 책임지고 해결하고.”소수덕은 아버지의 말을 들었을 때 너무 흥분해서 거의 환호성을 지를 뻔했다. 그러나 그는 여전히 마음속의 흥분을 억누르며 정중하게 말했다. "아버지, 걱정 마세요
20대라면 어느 날 문득 아버지에게 사생아가 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이 현실을 바로 받아들이기 어려울지도 모른다. 특히 소민지는 더욱 그랬다. 그녀는 자신의 어머니 박혜정처럼 순결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편이었다. 그녀는 지금까지 한 번도 연애를 해 본 적은 없지만, 자신에게 그런 일이 생긴다면 아마도 자신의 어머니처럼 남편과도 주저 없이 이혼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따라서 그녀는 당분간 이러한 현실을 받아들이기 힘들겠지만, 어머니의 모든 결정을 무조건 지지할 것이라고 생각했다.이 점에서 소지빈은 다소 남성의 편에서 생각했다. 그는 아버지 같은 남자가 평생 결혼 생활에 충실하기란 거의 불가능하다고 느꼈다. 왜냐하면 사실 부유한 남성들은 이성 파트너 한 명에게만 만족하는 경우가 거의 없으며, 가끔씩 밖에서 다른 여성들과 몸을 섞는 것이 정상적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는 상류층의 서클에서 자랐고, 이 서클에서 그는 많은 남자들이 그 자리에서 여성들과 몸을 섞는 것을 보았다. 이 서클에는 많은 사생아들이 있으며, 이건 흔한 일이었다! 그가 본 사람 중에서는 억만 장자가 있었는데, 그는 늘 새로운 여성들과 하룻밤을 보내며 많은 자녀들을 낳고, 소셜 네트워크에 자신의 힘을 과시하기도 했다..! 그래서 그에 비해 아버지를 본다면, 개인 경호원과 하룻밤을 지내고 딸을 낳았으니.. 소지빈은 아버지가 상대적으로 낮고 가족 친화적인 사람이라고 느꼈다. 하지만 여성들은 실제로 그런 일에 익숙하지 않았다. 물론 그는 어머니와 여동생의 성격을 알기 때문에 어머니와 여동생에게는 말하지 않았다. 만약 자신이 아버지를 변호하게 된다면, 그들에게 욕을 들을 수도 있을 테니까..소민지는 이 사실을 알고 격분했다. 그녀는 지금 어머니의 심정에 너무나도 공감하고 있었다. 그녀는 그런 남편을 만나면 주저 없이 떠나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던 터라 전화로 박혜정에게 말했다. "엄마, 제가 엄마를 능 응원해요..!! 그런 실수를 저지르고도 이렇게 오랫동안 숨기고 있었다니.. 이 일은 절대
서울에서 새로운 삶을 살고자 하는 박혜정의 열망은, 거의 20년 동안 이어졌다. 은서준과 그의 아내가 세상을 떠난 후, 그녀는 서울에서 거처를 마련하고 싶었는데 은서준이 주로 지냈던 곳들과 가까운 곳이었기 때문이다. 평생 동안 그를 사랑한 여성으로서, 박혜정은 서울에서 지내며 은서준의 존재와 흔적을 찾고 싶었다. 그러나 기혼 여성으로서, 자신이 이런 행보를 걸어간다면 분명히 남편의 기분을 상하게 할 것이기 때문에 그녀는 충동적으로 서울에 가는 일은 없어야 한다는 것을 항상 마음 속으로 상기시켜 왔다. 그리고 그녀는 은서준의 묘지에 가서 경의를 표하고 싶었는데, 그러자면 LCS 그룹의 가족들이 세상을 떠나면 묻히는 곳으로 알려진 구름산을 조용히 방문해야 할 것이었다. 이 문제는 부적절한 행동이라고 생각되었기 때문에 그 동안 박혜정은 함부로 이곳을 방문하지 못했다. 하지만 이제, 그녀에게는 더 이상 이와 같은 도덕적 제약이 없었다. 남편 소수도의 육체적 탈선은, 먼저 그녀와 소수도 사이에서 약속한 항목을 먼저 깨뜨렸기 때문이다. 그러니 박혜정은 더 이상 어떤 이유로든 속박당할 필요가 없었다. 따라서 그녀는 지금껏 억눌려왔던 자신의 소원을 실현할 때가 되었다.소민지는 엄마가 서울로 갈 것이라는 말을 듣자마자 기뻐하며 말했다. "엄마! 안 그래도 지빈 오빠와 서울에 가려고 했는데~! 같이 가는 게 어때요!?”박혜정은 의아한 듯 말했다. "왜 서울에 가는 거야? 난 들은 내용이 없는데..?”소지빈은 서둘러 말했다. “아, 엄마~ 그냥 회사 일 때문에 가는 거예요. 민지는 그냥 제가 같이 가자고 해서 함께 하는 거고요.. 엄마도 서울에 가신다면 비행가와 호텔을 제가 미리 잡아 둘게요.”박혜정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아니야~ 호텔은 필요 없어. 외할아버지가 집이 있으니까.. 강북에 있는 큰 주택이고, 관리가 잘 되어 있어서 그곳에서 머물면 돼.”소민지는 놀라서 물었다. "엄마, 외할아버지께서도 서울에 저택을 가지고 계셨어요? 왜 들어 본 적이 없나
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맞습니다. 저도 제임스가 계속해서 페이셔스 그룹에 숨어있는 게 아닐까 의심이 들거든요.”이중열은 말했다. “이미 이 닌자들에게 배호영을 납치하라고 하셨으니, 닌자들을 통제하여 페이셔스 그룹에게 거액의 몸값을 요구하게 해보면 어떻습니까? 그리고 나서 그들을 사라지게 만들면, 페이셔스 그룹은 자연스레 납치극이 닌자들이 저지른 일로 여길 겁니다. 그렇게 되면 페이셔스 그룹은 일본으로 가서 이 닌자들의 정체를 추적하게 될 것이고, 닌자들의 친인척을 통해 제임스가 이들을 고용한 사실을 알아내겠지요. 이렇게 하면 페이셔스 그룹은 제임스가 이 닌자들을 고용해 배호영을 납치하게 했다고 생각할 겁니다. 결국 제임스가 진짜 배후라고 여기게 될 텐데, 그는 결국 어떻게 해도 해명할 길이 없겠지요. 저는 페이셔스 그룹이 일본 닌자들과의 연결점을 찾아내는 순간, 제임스가 당황할 수밖에 없다는 걸 확신합니다. 그때 그는 두 가지 선택을 해야 할 겁니다. 하나는 페이셔스 그룹에 모든 것을 자백하는 것이고, 또 하나는 이 모든 짐을 짊어지고 도망치는 것이지요. 어느 쪽을 선택하든 페이셔스 그룹은 그를 가만히 두지는 않을 겁니다!”시후는 잠시 고민하다 물었다. “삼촌, 만약 제임스가 페이셔스 그룹에 자백을 한다면, 페이셔스 그룹은 그를 어떻게 처리할까요?”이중열은 주저하지 않고 답했다. “제가 페이셔스 그룹의 수장이었다면, 제임스가 와서 이런 일을 자백할 때 가장 먼저 그를 즉시 죽일 겁니다. 소문이 퍼지는 걸 막아야 하니까요! 왜냐하면 이 사건이 외부에 공개되면 페이셔스 그룹은 엄청난 타격을 받을 겁니다! 설령 배호영을 다시 찾지 못하더라도, 그의 아버지는 다른 자식들이 있지요. 하지만 그룹의 명성이 무너지면, 그 피해는 단순히 자손 하나의 문제가 아니게 될 겁니다. 따라서 배호영의 아버지조차도 그의 행동으로 인해 집안이 위태로워지는 것을 허락하지 않을 겁니다. 이렇게 큰 재벌가가 오늘날까지 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도 필요한 순간엔 과감히 손실을
시후는 실수를 막기 위해 성도민이 보내온 배호영의 자료를 열어 배호영의 사진을 핫토리 카즈오 일행에게 보여주고는 주의를 주었다. "이 사람을 잘 기억해두도록. 잠시 후 그가 부하들을 데리고 함께 온다면, 그가 들어온 후 그의 부하들을 모두 처치해. 만약 그가 혼자 온다면, 바로 그를 묶어서 나에게 데리고 오면 된다. 알겠나?"핫토리 카즈오는 지체 없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은 선생님, 명심하겠습니다…”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다시 말했다. "만약 그가 다른 사람을 보내 상황을 살피라고 하면, 그냥 들어오게 두면 되고.""알겠습니다!" 핫토리 카즈오는 신중하게 대답하며 사진을 다시 한번 살피고는 이렇게 말했다. "은 선생님, 이제 배호영의 얼굴을 확실히 기억했습니다!"시후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며 손짓했다. "이미 기억했으면 이제 너희 할 일은 다 끝났다. 나가도록 해."핫토리 카즈오는 안도의 한숨을 쉬며 말했다. "은 선생님, 그럼 물러가겠습니다.."라고 말하고, 일행과 함께 서둘러 밖으로 나갔다.그들이 나가자마자, 고은서는 참을 수 없는 듯 물었다. "시후 오빠, 그 배호영이라는 사람은 왜 나를 납치하려고 한 거야?"시후는 냉정하게 말했다. "내가 캐나다에 있을 때 제임스라는 사람의 행방을 추적하고 있었는데, 이 녀석이 뉴욕에 온 뒤로 자취를 감췄어. 조금 전 나도 알게 된 사실인데, 그 배호영이 바로 제임스의 윗선이라고 하더라고. 그들은 젊은 여성들을 해치는 것을 즐기며, 그 수법이 매우 잔인해.. 아마도 넌 그들의 다음 목표였을 거야."고은서는 이를 악물며 말했다. "이 자식 정말 악마네?! 나를 속이려고 이런 큰 연극을 꾸며?! 정말 용서할 수 없어!"시후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걱정 마, 내가 그에게 반드시 뼈아픈 대가를 치르게 할 테니까."고은서는 참지 못하고 물었다. "시후 오빠, 이제 어떻게 할 거야? 그 배호영을 잡아두려는 거야?"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확고히 말했다. "당연히 그들을 그냥 두지는
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솔직히 말해주면, 오늘 이 일을 배후에서 주도한 사람 중 한 명은 바로 페이셔스 그룹의 배호영이라는 자다. 그가 지금 이곳에 있으니, 네가 그를 잡도록. 아까 네가 말한 계획대로 그를 밖으로 운반해. 단, 그를 제임스에게 넘기지 말고 내가 사람을 보내 너와 접선해서 데려갈 거야. 일이 끝난 뒤, 너희 8명은 내 사람과 함께 떠나면 되고, 그들이 너희들의 안전을 지켜줄 것이다.”핫토리 카즈오는 배호영을 만난 적은 없었지만, 뉴욕에서의 페이셔스 그룹의 명성과 그들의 능력은 잘 알고 있었다. 페이셔스 그룹의 영향력은 일본의 이토 그룹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막강한 것으로 보였는데, 시후가 그에게 페이셔스 그룹의 장남을 잡으라고 하니 그는 공포에 휩싸일 수밖에 없었다. 핫토리 카즈오는 겁에 질려 울먹이며 애원했다. “은 선생님.. 저희 이가 닌자들은 항상 위태로운 상황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애쓰며 살아왔습니다. 그러니 저희들이 만약 페이셔스 그룹과 얽히게 되면 가문의 사람들이 전멸할 수도 있습니다..”시후는 냉소를 지으며 차갑게 말했다. “핫토리 카즈오! 너희 이가 닌자들이 페이셔스 그룹과 얽히면 전멸할 가능성이 있을지도 모르지만, 나와 얽히게 되면 전멸은 확정이다!” 그는 몸을 일으키며 핫토리 카즈오를 내려다보았고, 냉정하게 말했다. “예전에 그저 그런 엘에이치 그룹도 마츠모토 그룹을 절멸 시켜, 개명하고 이름을 바꾼 아들마저 살아남지 못했다. 내가 그런 자들보다 약할 것 같나?! 만약 너희 이가 닌자들이 나와 대립하려고 한다면, 나는 이가 닌자들뿐 아니라 너희와 혈연 관계가 있는 모든 이들을 세상에서 사라지게 만들어 버릴 것이다!”핫토리 카즈오는 시후의 말을 듣고 마치 벼락을 맞은 듯 몸이 얼어붙었다. 그는 시후의 능력을 잘 알고 있었다. 시후는 자신을 가뿐히 처리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블랙 드래곤을 통솔하며 수백 명의 최정예 군인들을 거느리고 있었다. 만약 시후가 이가 닌자를 멸족 시키기로 결심한다면, 그들이 시후
이중열과 고은서는 어안이 벙벙했다. 고은서는 지금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전혀 알지 못했고, 이중열은 이들이 살기를 내뿜으며 들어왔다가 시후를 보자마자 그들이 무릎을 꿇은 이유를 이해할 수 없었다. 두 사람이 몰랐던 사실은, 바로 핫토리 카즈오가 현재 굉장히 두려움에 떨고 있다는 점이었다.핫토리 카즈오는 심장이 터질 듯 빠르게 뛰며 극심한 공포와 통증을 느꼈다. 그는 구름산에서 시후가 돌멩이 하나로 블랙 드래곤의 단원을 죽였던 장면을 떠올리며, 시후가 조금이라도 기분이 나빠지게 되면 8명 모두를 저 세상으로 보낼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는 계속해서 용서를 구하며 시후가 자신들을 살려줄 것을 기도했다.이때 시후는 흥미롭다는 듯 미소 지으며 말했다. “핫토리 카즈오, 가서 먼저 문을 닫아.” 핫토리 카즈오는 쭈뼛쭈뼛 떨리는 다리로 일어나 문을 닫은 후, 다시 제자리로 돌아와 무릎을 꿇고 시후를 바라보며 간절히 애원했다. “은 선생님.. 이번 한 번만 용서해 주십시오..”시후는 손을 저으며 담담하게 말했다. “다들 성인인데, 아직도 어린아이처럼 공상을 하면 재미가 없잖아.”핫토리 카즈오는 절망에 휩싸여 필사적으로 용서를 구했다. “은 선생님.. 저희에겐 선생님의 명성이 이미 전설적으로 내려오고 있습니다. 선생님의 실력은 저희가 볼 때는 신과 같은 존재입니다. 저희는 정말 의도적으로 선생님께 적대감을 품은 것이 아닙니다.. 이 모든 건 누군가의 지시에 따른 것이었습니다..”시후는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 “누가 너희를 고용했지?” 핫토리 카즈오는 서둘러 대답했다. “제임스라는 사람입니다. 자세한 내막은 모르고, 그냥 제임스라고만 들었습니다.” 시후는 제임스의 자료를 꺼내 사진을 보여주며 물었다. “이 사람인가?” 핫토리 카즈오는 무릎을 꿇은 채 앞으로 기어가 사진을 확인한 후, 다시 뒤로 물러나며 머리를 조아리며 답했다. “예 은 선생님, 맞습니다!”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다시 물었다. “그가 얼마를 줬지?” 핫
오직 시후만이 예리한 감각으로 문 밖에서 일어나는 모든 상황을 들을 수 있었다. 그는 과거 일본에서 덴바야시 가문의 닌자들과 맞섰던 경험을 떠올리며, 바깥에서 사용하는 무기가 덴바야시 가문의 닌자 덴바야시 아오타가 사용했던 수리검이라는 것을 감지했다.그러자 시후는 미간을 찌푸리며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하아.. 일본 닌자라니!” 이렇게 한 마디를 한 시후는 이미 손에 천혼인을 슬쩍 쥐고 있었다. 고은서가 이를 듣고 놀라서 물었다. “시후 오빠, 뭐라고? 일본 닌자..”고은서의 입에서 말이 끝나기도 전에 갑자기 문이 발길질로 쾅 열렸다..! 이어서 핫토리 카즈오와 7명의 이가 닌자들이 빠르게 방 안으로 들어왔다. 두 소녀는 놀라서 비명을 질렀고, 핫토리 카즈오는 차갑게 동료들에게 명령했다. “여자들은 놔두고 나머지는 전부 처리해, 한 놈도 살려..!”고은서와 마찬가지로 핫토리 카즈오 역시 마지막 말을 끝내기도 전에 고개를 들었는데, 시후가 자신의 쪽을 바라보고 앉아있는 것이 보였다. 그 순간 그는 머리부터 발끝까지 전율이 일며 온몸이 얼어붙었다. 핫토리 카즈오는 존경과 공포가 뒤섞인 목소리로 떨면서 말했다. “은.. 은 선생님?! 여.. 여기에 어떻게..?”다른 7명의 닌자들도 핫토리 카즈오의 시선을 따라 시후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그들은 모두 한순간에 무릎을 꿇고 머리를 숙이며 절을 했다! 이들은 모두 시후가 지휘하는 전투에서 그의 엄청난 실력을 직접 목격했던 인물들이었다. 특히, 시후가 손짓 하나로 블랙 드래곤의 핵심 멤버들 중 2명을 손쉽게 처치하는 모습을 봤기 때문에, 그들은 시후를 신과 같은 존재로 여겼다. 그렇기에 시후를 보자 그들은 자연스럽게 혼이 빠진 듯 무릎을 꿇었다. 핫토리 카즈오는 주변 부하들이 모두 무릎을 꿇는 것을 보고 정신을 차리며 그제야 자신도 무릎을 꿇고 공포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 “은.. 은 선생님.. 죄..죄송합니다.. 저는 핫토리 카즈오라고 합니다.. 이토 그룹 밑에서 일하는 이가 닌자입니다.
이중열은 자신이 사건의 위험성을 남김없이 시후에게 설명했음에도 불구하고, 시후가 전혀 동요하지 않는 모습을 보며 의아해했다. 그래서 그는 속으로 한숨을 내쉬며 생각했다. ‘하아.. 도련님이 정말 이 상황을 통제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건가..’ 그리고 그는 또 다른 생각이 들었다. ‘은서준 상무님과 비교했을 때, 도련님은 용감하시기는 하지만, 전반적인 상황을 보는 시야는 부족한 것 같아.. 오늘 여기서 빠져나가지 못하면, 은서준 상무님이 혈통을 잇지 못하는 것이 아닌가..?’이렇게 생각하자 이중열은 온몸에 소름이 돋는 것을 느꼈다. 그는 은서준에게 아들인 시후가 유일한 자식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고, 오늘에서야 시후가 살아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기 때문에, 무슨 일이 있어도 은인의 유일한 자식을 이곳에서 죽게 놔둘 수는 없었다. 이중열은 자신이 20여 년을 겨우 연명하며 살아왔으니 죽어도 아쉽지는 않겠지만, 시후는 아직 젊었고 은서준과 안예선이라는 비범한 두 사람의 피를 물려받았기에 그를 이렇게 허무하게 죽게 두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이중열은 급히 휴대폰을 꺼내어 911에 신고하려고 했다. 이제 그는 시후가 막든, 시후가 화를 내든 신경 쓰지 않았다. 지금은 시후의 목숨을 지키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일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는 휴대폰을 꺼내서 잠금 해제를 하려는 순간, 휴대폰 화면 오른쪽 상단에 ‘서비스 없음’이라는 글자가 떠 있는 것을 발견했다. 그는 속으로 놀라며 외쳤다. ‘이곳은 뉴욕의 중심지인데!? 어떻게 통신 신호가 없을 수 있지? 설마.. 설마.. 상대가 이미 신호를 차단한 건가?!’이중열의 추측은 맞았다.제임스는 닌자들이 행동을 개시할 때 만약의 상황에서 혜리가 신고할 기회를 주지 않으려 했다. 만약 작전 중에 혜리가 신고를 한다면 작전의 난이도가 굉장히 높아질 것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신고를 하기라도 하면 모든 계획은 물거품이 될 것이다. 따라서 제임스는 혜리가 쉬고 있는 곳의 반경 20m 내에 여러 개의 신호 차단기를
시후는 메시지를 보고 나서 이 배호영이 바로 배유현의 조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시후는 곧바로 고은서에게 말했다. "우연히도, 내가 이 배호영의 이모를 알고 있어.""정말?" 고은서가 놀란 표정으로 물었다. "그의 이모를 어떻게 알게 된 거야?"시후는 미소 지으며 말했다. "이야기하자면 길어."그때 시후의 휴대폰에 또 다른 메시지가 도착했다. ‘젠장!’ 시후는 속으로 욕을 퍼부었다. 하지만 이 메시지를 본 순간 머리는 맑아졌고 시후는 이렇게 생각했다. ‘이렇게 여기저기 제임스를 찾으려 해도 못 찾았던 이유가, 뉴욕으로 와서 배호영에게 의지하고 있었기 때문이었군..! 페이셔스 그룹은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고, 뉴욕은 그들의 텃밭과도 같을 거야. 이곳에서 그들이 가진 힘과 자원은 블랙 드래곤과는 비교가 되지 않아. 만약 제임스가 페이셔스 그룹에 계속 숨어 있었다면, 블랙 드래곤이 한 달을 더 찾아도 그의 행방을 찾기 어려웠을 거다..!’ 이렇게 생각하며 시후는 확신했다. 오늘의 자선 만찬은 바로 배호영이 고은서를 함정에 빠뜨리기 위해 준비한 것이고, 그 뒤에는 제임스가 뭔가 계획을 세웠을 가능성이 매우 컸다.이때 시후의 표정은 이미 굳어져 있었다. 그는 정말로 예상하지 못했다. 페이셔스 그룹의 도련님이라는 인간이 감히 은서에게 손을 대려할 줄은!그 때 이중열은 시후의 표정이 심상치 않다는 것을 눈치채고는 급히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도련님, 만약 상대가 정말로 나쁜 의도를 가지고 있다면, 바깥에 있는 몇 명의 경호원으로는 상대하기 어려울 겁니다. 제 예상으로는 상대는 자선 만찬이 본격적으로 시작될 때를 노릴 테니, 이제 우리에게 남은 시간은 겨우 5분밖에 없습니다." 그는 곧 덧붙였다. "제가 하나의 지연책을 생각해냈습니다. 지금 당장 911에 전화해서, 이
시후는 다소 놀라며 이중열을 바라보고는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 "중열 삼촌, 뭔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시나요?"자신의 능력이 계속 향상되면서 시후는 이미 어떤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대응을 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러므로 그는 위급 상황에 직면해도 쉽게 대처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기 때문에 늘 긴장할 필요는 없었다. 그러나 이중열은 달랐다. 미국에 온 이후로 이중열은 늘 신중하게 행동해왔다. 그는 한편으로 자신의 불법 체류 신분을 알아차릴까 걱정했고, 다른 한편으로는 홍콩에서 자신을 찾아올 가능성이 있는 조폭들을 경계해야 했다. 그래서 주변에 있는 모든 것에 대한 경계심이 강했고, 위험을 감지하는 감각도 자연스레 예민할 수밖에 없었다.이중열은 매우 진지한 표정으로 작게 말했다. "도련님, 이곳의 많은 세부 사항들이 뭔가 어긋나는 것 같은 기분입니다." 그는 자신이 느끼는 모든 의문점을 시후에게 털어놓았다. 시후는 그 이야기를 들으며 점점 표정이 차가워졌다. 이중열의 분석은 충분히 타당해 보였다. 한 두 가지 정도가 이상한 것이라면 우연일 수 있겠지만, 여러 요소들이 충돌하는 것은 더 이상 우연으로 설명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시후는 잠시 생각하다가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 "중열 삼촌, 혹시 배호영이 은서에게 나쁜 의도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시나요?""네." 이중열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배호영은 페이셔스 그룹의 도련님이고, 이 자선 만찬에 참석한 최고위층 인물입니다. 그래서 그가 남을 돕기 위한다는 건 불가능 해요. 그가 분명히 주인공이겠죠." 이어 이중열은 "그는 페이셔스 그룹의 도련님이니, 뭔가 결정했다면 철저하게 계획을 세웠을 것이고, 위험을 남기지 않도록 했을 겁니다. 우리를 이런 퇴로가 없는 방에 가둔 건 그 의도를 명확히 보여주죠. 분명한 살의가 느껴져요, 도련님!"이라고 덧붙였다.시후는 미간을 찌푸렸다. 그는 불현듯 실종 상태인 제임스가 떠올랐다. 그래서 시후의 마음속에 의문이 피어났다. 제임스와 배호영이 뭔가
VIP실은 비록 매우 고급스럽게 꾸며져 있고 가구도 세련되었지만, 이중열은 이곳이 전혀 안전하지 않다는 느낌을 떨칠 수 없었다. 이 VIP실은 외부와 오직 한 개의 큰 문 만으로 연결되어 있었고, 그 외에는 완전히 밀폐된 공간이었다. 일반적인 상황이라면 이러한 방은 사생활 보호에는 최적이겠지만, 위험한 상황이 발생했을 때는 탈출의 기회가 전혀 없을 것이다. 이중열은 불안한 마음이 들기 시작했고, 이 자선 만찬과 이 밀폐된 방이 뭔가 숨겨진 비밀을 품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그는 고은서에게 물었다. "은서 아가씨, 어떻게 이 자선 만찬에 초대받게 되셨죠?"고은서가 답했다. "저희 아빠의 지인이신 부회장님께서 부탁하셨어요. 이번 북미 공연 전 뉴욕 한인회와 여러 가지 협력을 했었는데, 며칠 전에 아저씨가 배호영 씨가 자선 만찬을 준비한다고 해서 참석해 주길 부탁하셨고요. 그리고 저는 만찬 주제가 의미 있다고 생각해서 오게 되었어요."이중열은 고개를 끄덕이며 물었다. "오늘 자선 만찬의 주제가 동양인 고아들을 위한 것이죠?""맞아요." 고은서는 고개를 끄덕이며, 슬쩍 시후를 바라보며 말했다. "시후 오빠도 어렸을 때 보육원에서 고생을 많이 했어요. 그래서 저는 고아들을 위해 자선을 많이 하고 있고, 저도 고아들을 위해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고 싶기도 하고요."옆에서 조용히 시후를 지켜보던 김지우는 시후가 이 이야기를 듣고 어떤 반응을 보일지 궁금해하며 조용히 시후를 바라보고 있었다. 둔감한 시후는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지만, 이중열은 더 큰 걱정이 들기 시작했다. 그는 이 자선 만찬이 마치 고은서를 위해 기획된 것처럼 느껴졌다. 그렇다면 상대방은 도대체 무슨 목적을 가지고 이런 일을 꾸민 걸까? 배호영이 고은서에게 호감을 가지고 그녀를 기쁘게 하려는 걸까, 아니면 다른 의도가 있는 걸까? 이 방이 밀폐되어 있지만 않았다면, 그는 아마 배호영이 고은서의 관심을 끌고 싶어하는 거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러나 이 방이 완전히 밀폐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