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의 모든 챕터: 챕터 81 - 챕터 90

1359 챕터

# 제81장

#진몽요는 털털한 성격을 지녔으나 결국은 그녀도 여자아이였다. 이런 상황을 어디서 겪어보았겠는가. 당황한 진몽요는 떨리는 손으로 전지에게 전화를 걸었다. 하필이면 전지의 전화는 꺼진 상태였다. 그녀의 아버지 진중에게도 전화를 했으나 회의중이니 끊는다는 말과 함께 통화가 끊겼다. 전화가 끊기자며 화가 치밀어 차오른 진몽요가 핸들을 내리쳤다. 길가에 언뜻 보이는 지하주차장 입구를 발견하고는 오랜 생각도 하지 못한 채 그 안으로 핸들을 돌렸다. 주차장은 어두웠으며, 낯선 지형에 그녀는 헤맬 수밖에 없었다.차의 속도가마저 느렸기에 진몽요는 차를 두고 가더라도 어서 이 상황에서 벗어나야 겠다고 생각했다. 곧 그녀는 엘리베이터를 찾아 차를 돌렸다. 그녀를 뒤따르던 차 역시 주차장에 들어섰고 그 차가 승합차인 것을 확인했다. 그 안에는 분명 한 사람만 있지 않을 것이다. 그녀는 이미 주차장에서 누군가를 만나 도움을 요청하기를 포기했다. 무리를 만난다면 모를까, 그것은 희망일 뿐 이였다.모퉁이를 돌아서는데 검은 벤틀리 한 대가 그녀의 바로 앞을 막아섰다. 그녀는 피할 겨를도 없이어세게 브레이크를 밟았으나 이내 처절한 비명과 함께 두 대의 차가 부딪혔다. 뒤 따라오던 승합차도 그 앞에서 이동을 멈추었다. 곧 승합차에서 네다섯명의 건장한 남성들이 내렸고 다. 손에는 연장을 들고 있었다무언가 공구를 든 채였다. 느낌이 좋지 않았다.진몽요는 차에서 재빨리 내려 그녀의 차와 부딪힌 벤틀리의 운전석에 몸을 실었다. 운전석의 남자를 무시한 채 허둥지둥 차에 잠금 장치를 걸었다. 승합차에서 내린 사내들이 차 바깥에서 소란을 일으켰다.“당장 내려!!”진몽요는 못들은 척하였으나 그들이 비싼 이 차를 부차를 부술 것만 같아수기라도 할까 두려웠다. 하지만 운전석의 남자는 웃는 듯 마는 듯 그녀를 쳐다보고 있었다.“아가씨, 이게 뭐하는 짓 이죠? 내 차를 들이받은 것도 모자라 지금 도와 달라는 겁니까?”진몽요는 진몽요가 듣기 좋은 목소리에 놀라 일순간 놀라반응했다.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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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82장

#경소경은 조금도 당황하지 않고 이내 거추장스러운 검은 코트를 벗었다어내었다. 잘 다듬어진 양복만을 걸친 그는 다리를 들어올려리더니 가장 가까이 다가온 사내를 정확히 찼다차내었다. 진몽요는 손에 땀이 찰 정도로 긴장이 되었다. 상대방은 여여러 명 러 사람이었고였고, 진몽요를 도와줄 사람은와 한 배를 탄 경소경 한 명 뿐이었다이였다. 배가 뒤집히면 끝장이었다.. 아무리 경소경이 길다란 다리와 또 그만의 그만한 싸움 솜씨를기술을 가지고 있다고 해도진 듯 보였지만 진몽요는 안심할 수가는 없었다.5분도 채 지나지 않아 사내 네다섯명이 쓰러졌다. 았다. 진몽요는 놀랄 수밖에 없었다. 그 사이에 사내 네다섯명이 쓰러졌다. 게다가 경소경은 손은 쓰지 않은 채 오로지 다리만으로 그들을 쓰러트렸다. 만약 이가 전지였다면……더 이상 위협이 없음을 확인 한 진몽요가 차창을 두드리며 경소경에게 잠금을 풀으라는 동작을 보였다. 경소경은 땅에 떨어진 코트를 주워 올리더니 이내 싫다는 듯 다시 내팽겨쳤다. 차에서 내린려온 진몽요가 그에게 말했다.“대단한데? 우리 아버지 경호원도 이만큼은 못할 거야, 혹시 무술가야?”경소경은 아랑곳 않았다.“1억. 낮게 부른거야. 보상해.”그녀의 경각심이 되돌아오기 시작했다.“내가 널 어떻게 하기라도 했나? 1억? 은행을 털지그래?!”경소경은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듯 그녀를 훑어보았다.“이 태도라면 백억은 받아야겠는데줘야 고민될 것 같은 걸.? 넌 고작 1억으로 네 목숨목숨 값이 고작 1억밖에 안된다고을 구해준 가치가 된다고 생각하는 거야해? 왜 너를 쫓는지 저놈들에게 묻지도 않을 작정인가?”그제야 정신이 돌아온 진몽요가 쇠파이프를 줍더니 바닥에 널부러진 사내를 향해 들이대며 물었다.“무슨 상황인지 말해. 왜 나를 쫓아온거야?”덩치가 큰 사내의 얼굴에 시퍼렇게 멍이 들어있었다. 그의 성질은 이미 죽은 지 오래였다.“우리는도 그저 돈을 받고 일을 이행했네… 그 쪽, 누구한테 밉보인 적 없었는지 생각해 보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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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83장

#진몽요가 떠나야할 시간이 다가왔으나 전지는 다시금 노트북을 열어젖히고는 그녀에게 눈길조차 주지 않았으며 당연히 현관까지 바래다주지도 않았다. 문을 닫고 나와 한숨을 푹 내쉬었다. 이랬던 것이 처음은첫번째는 아니었으나 이번에는 은 무언가 느낌이 달랐다.강렬하였다.그리고 목가네 저택, 온연은 진몽요에게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도 모른 채 사 온 재료를 들고는 화실로 향하였다. 저녁까지 몰입한 탓에 유씨 아주머니가 저녁 식사를 하라고 부를 때가 되어서야 뒷수습을 하고는 아래층으로 향하였다. 온연은 유씨 아주머니가 본인을 ‘사모님부인’이라고 칭하는 것을 듣고는 목정침이 돌아와 있음을 알아차렸다. 과연, 온연이 아래층에 다다랐고, 쇼파에 앉아 잡지를 보는 목정침이 눈에 들어왔다. 온연이 그에게 다시금 일렀다.“식사하세요.”목정침은 아무런 눈길도, 대꾸도 없이 잡지를 덮고는 곧장 식당으로 향하였다. 왜인지 그녀의 마음속에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분명 백수완 레스토랑에서 함께 식사할식사할 땐 때에는 괜찮았는데, 오늘 분위기는 왜 이리도 긴장감이 도는 것일까? 식사를 하던 중간, 온연이 낮은 목소리로 물어왔다.“제가 뭔가 또 실수한 게 있나요?’그녀의 눈에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갈망하듯 갈망하는 듯한 눈빛이 반짝였다. 어쨌든 오랫동안 함께해야 할 것 이기에, 그녀는 매일같이 칼을 빼 들고 싶지는 않았다. 목정침은 손에 들린 젓가락을 내려놓더니 냉담하게 그녀를 바라보았다.“심개, 다음 달 1일에 돌아오게 될 거야.”금방 그가 말했음에도 온연은 믿을 수가 없었다. 사실이라 여길 수 없었다. 어떻게 심개를 돌아오게 한 것인지도 온연은 알 수 없었다.“왜요?”목정침이 눈을 가늘게 떠 보이며 위험한 기운을 내비쳤다.“이유 같은 거 없어.”그 말을 들은 온연은 더 이상 묻지 않았다. 심개에 대한 그 어떤 것도 모든 것은 감히 그의 앞에서 말할 수가 없었다. 꺼내지도 못했다. 다음달까지, 일주일이었다. 며칠 후, 진몽요 역시 소식을 들은 듯 들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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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84장

#온연은 자신도 모르게 심장이 빠르게 뛰어오는 것을 느꼈다. 호흡을 할 때 마다 그의 향기가 훅 느껴졌다. 은은하게 올라오는 독특한 남성다운 향기와 술의 향이 뒤섞여. 그녀의 숨결마저 가빠지는 듯했다.목정침은 샤워 후 젖은 몸을 이끌고 다가오더니 손을 뻗어 그녀의 허리를 감싸 안아왔다. 온연의 호흡이 일순간 흐트러졌다. 그날 밤 고통스러웠던 순간들이 번뜩 떠올랐고, 그에게서 나는 알코올 냄새에 온연은 자신도 모르게 그의 가슴팍을 두손으로 밀어냈다.“취하셨어요……!”그가 그녀의 두 팔을 꽉 잡아오며 약간 잠긴 목소리로 말했다.“이건 아내로서 네 의무야!”온연은 더 이상 아무말도 할 수 없었다. 눈을 감기조차 무서웠다. 그녀의 몸 위에서 가혹하게 움직이는 그림자에 온연은 고통스러워 미간을 찌푸릴 수밖에 없었다. 이를 악물고 참았으나 이내 아랫배가 찢어지는 듯한 고통이 느껴져 그녀는 급히 소리를 낼 수밖에 없었다.“나, 그거 시작된 거 같아……!”그의 동작이 멈칫하는 틈을 타 그를 밀치고는 침대 밖으로 빠져나와 곧장 화장실로 향하였다. 얼굴의 홍조가 가시질 않았다. 밖에서 문을 닫는 소리가 들려온 후에야 그녀는 안심할 수가 있었다. 시간이 조금 흐르고 통증은 사라졌으나 그녀의 예상과 달리 ‘그것’은 시작되지 않았다. 공포감이 그녀를 엄습했다. 당분간 이틀정도는 그의 심기를 건드려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목정침의 차는 그의 저택에서 빠져나가지 않은 채였다. 그가 이곳을 떠나지 않았음을 의미했다. 다른 방에 있다는 뜻인데, 그는 아마 높은 확률로 서재에 있을 것이다. 온연은 며칠전에 유씨 아주머니가 서재에 구비된 이불을 세탁했다는 것을 기억했다. 한참을 망설이다 이불을 끌어안고는 걸음을 옮겼다.서재의 불은 꺼져 있었으나 그녀는 감히 손을 쓸 수가 없었다. 조심스럽게 걸으며 눈이 어둠에 익숙해 지기만을 기다렸다. “방으로 가서 주무세요, 전 객실에 가서…”“저리 꺼져!”그가 호통쳤다. 이전 같으면 정말 아무 소리 않고 떠났겠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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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85장

#온연은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가 식사할 때 조용한 것을 좋아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고 실없는 대화들은 그에게 그저 소음에 불과하였다.오전 10시가 되자 진락은 드레스와 하이힐, 갖가지 액세서리들을 가지고 왔다. 그에 온연이 분주히 위층으로 올라가 단장을 시작하였다. 처음으로 긴 머리카락들을 걷어 올려보았다. 다소 성숙한 느낌이 들었으나 그녀의 이목구비는 여전히 앳된 모습이었다.드레스는 그녀의 몸에 꼭 맞아 떨어졌다. 탱크탑이라는 점 하나만은 그녀의 맘에 들지 않았다. 흰색은 오히려 튀지 않아 보였고 긴 치맛자락으로 하이힐을 반쯤 가려내었다.목정침이 야외라는 것을 귀띔해준 것은, 외투를 챙기라고 일러주는 것이라 판단되었다. 최근 며칠 간 눈은 내리지 않았으나 날씨는 여전히 쌀쌀했다. 거울을 보니 목 언저리에 목정침이 남긴 자국이 선명히 보였다. 컨실러로 이를 가려보았지만 여전히 옅은 자국이 남은 채였다.그 때, 목정침이 옷을 갈아입으려는 듯 방으로 들어왔다. 온연은 치맛자락을 슬쩍 들어올리며 그를 향해 몸을 돌렸다.“이 정도면 괜찮나요?”그는 그녀의 기대하는 듯한 눈빛을 바라보았다. 그의 심경이 복잡해지는 듯하였다.“그래……”그의 인정까지 받아 낸 온연은 마음을 다잡고는 귀걸이까지 착용하였다.“전 다 됐어요.”그는 대답없이 옷을 갈아입으려 몸을 움직였다. 그가 옷을 채 벗기도 전이였으나 온연은 얼굴이 붉어짐을 느꼈고 이내 등을 돌려버렸다.곧 그들은 문을 나섰다. 온연은 그녀의 몸에 걸친 코트를 꼭 감쌌으나 얇은 옷감 사이로 찬 바람이 닿아왔다. 숨이 턱 막혀오더니 이내 얼굴 빛마저 변하였다. 목정침은 이를 알아채고는 갑자기 발걸음을 멈춰 세웠다.“…가지 않아도 돼.”온연은 고개를 가로저었다.“괜찮아요, 추위 따위 안 무서워요. 가요.”그녀가 그렇게 말하며 먼저 차에 올랐고, 잠시 가만히 서있던 목정침도 그녀를 뒤따랐다. 온연은 그에게 무언가 걱정거리가 있다고 어렴풋이 느꼈지만 그의 눈빛은 깊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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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86장

#진몽요가 온연의 손을 잡아 끌며 말했다.“가자, 우리 여기서 나가자.”“정확하게 설명해줘… 난 못 가, 내가 먼저 가버리면 목정침이 기분 나빠 할 거야……”“걘 네가 죽든 살든 상관도 않는데 넌 걔가 고작 화낼 까봐 두렵다고? 내가 알아차렸어, 걘 널 사랑하지 않아! 널 괴롭히고 있는 거라고, 네 목숨까지 앗아갈 걸?!”진몽요는 통제불능에 가까웠고 낯빛마저 극에 달했다.“몽요… 도대체 무슨 말을 하는 거야……?”진몽요는 다급해 죽을 지경이었다.“너 오늘 이게 누구 피로연인지 알아? 심개의 피로연이야! 나도 어제 되어서야 연락이 와서 알았어. 이것까지 너한테 알려줄 생각 없었는데, 너…… 목정침이 이 사실을 몰랐을 거라 생각해? 모든 걸 알고서는 널 여기 데려온 거야. 네가 괴로워하는 걸 보고싶어서? 그저 심개를 자극하려는 걸 수도 있겠지! 네가 심개를 사랑하는지 안 하는지는 모르겠는데, 심개는 널 사랑해! 너랑 조금이라도 가까워지기 위해 집안에서 계획한 결혼을 받아들인 거야, 그래야만 돌아올 수 있었거든! 어제까지 상대 얼굴이 어떻게 생겼는지도 몰랐다더라. 이거 역시 목정침이 건 조건이였어, 약혼해야만 귀국할 수 있게 만들었다고! 알아?!”온연은 어안이 벙벙했다. 저 멀리 사람들과 담소를 나누는 목정침을 보고 있자니 더욱 믿기지 않았다. 그가 어쩌다 이런 짓까지 벌이게 되었을까……그런 온연의 반응을 진몽요는 일찍부터 예상하고 있었다.“가자, 내가 데려다 줄 테니까. 무슨 일 생기면 내가 책임질게!”“뭘 책임진다는 거야? 겨우 피로연일 뿐인데... 너무 과장하는 거 아닌가?”경소경과 임립이 샴페인을 한잔 씩 든 채 그들에게 걸어왔다. 진몽요는 경소경을 보자마자 난감 할 수밖에 없었다. 진몽요는 그가 그녀에게 어떻게 그를 아빠라 부르라고 강요했는지 잊지 않고 있었다.“네 일도 아닌데 신경 꺼!”경소경은 온연에게 시선을 옮겼다.“네 일은 나랑 상관없는 거 맞는데… 이 분, 아니, 형수님은 들볶지 마. 소용없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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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87장

#온연은 끝까지 눈물을 흘리지는 않았다. 그녀의 눈물이 심개의 피로연에 해를 끼칠까 두려워 애써 웃어 보였다. 게다가 매우 아름다웠던 그의 약혼녀는 심가와 매우 잘 맞는 사람 같았다. 온연은 그저 그들의 행복을 바랬다.모종의 중력이라도 있는 것인지, 심개의 눈길이 온연에게로 와 꽂혔다. 그의 얼굴에 만개했던 웃음이 모두 사라지고, 그의 눈빛에 슬픔만이 빛나고 있었다. 시선을 마주한지 2초나 되었을까, 온연은 이내 시선을 거두었다. 더 이상 그를 바라볼 용기가 나지 않았다. 진몽요는 화가 나 이를 갈았다.“연아, 지금 내가 잘못 본 게 아니라면… 지금 저 약혼녀가 입은 드레스, 네가 디자인한 드레스 같아. 목정침 정말 지독하다!”온연은 그제서야 정신이 드는 듯했다. 목정침이 회사의 패션쇼에 데려간 것은 단순히 그녀의 작품이 출품되었기 때문이고, 백수완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함께 한 것은 결혼 기념일이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 자신이 너무 순진하게만 느껴졌다. 지금 와서 생각해보니…… 그저 자신이 디자인한 드레스가 어떤 모양인지 기억하게 하려는 것에 불과했다. 역시 목정침이였다. 이런 수단을 쓰다니, 놀라웠다. 심개의 약혼녀의 드레스를 제작하게 한 것도 모자라 이를 자신의 눈으로 직접 보게까지 만들었다. 하지만 온연은 목정침의 수단이 이 뿐만이 아니라는 것을 알지 못했다.. 그 해, 모든 사람들이 온연과 심개의 사건을 알고 있었다. 심개의 약혼녀도 이를 모를 리 없었고온연의 드레스를 거절하기는 커녕, 대범하게 디자이너인 그녀를 무대로 불러 축사까지 하게 할 셈이었다. 진몽요는 곧 터질 듯하였다.“온연, 나가지 마. 당장 여기 떠나자!”온연은 고개를 푹 떨구더니 숨을 크게 내쉬었다. 이내 다시 천천히 고개를 든 그녀의 얼굴에는 미소가 번져 있었다. 그녀를 바라보는 수많은 눈길에, 온연은 결국 가장 위선적인 가면을 쓸 수밖에 없었다. 그녀는 성큼성큼 앞으로 나아가 약혼녀, 고만만이 쥐고 있던 마이크를 건네 받았다. 일부러 심개를 쳐다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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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88장

#목정침은 의외로 냉정함을 유지했으나 오히려 경소경이 침착함을 잃고 진몽요를 확 잡아 끌었다.“이봐, 꼬마야. 입 닥치고 있어, 네가 상관할 일 아니니까! 따라와!”진몽요가 발버둥을 쳐 댔으나 경소경은 그녀를 강제로 데려가려 하였고, 이내 그 대가로 손목을 세게 물려 피를 보게 되었다.“너 개띠냐?!”진몽요가 그를 한껏 째려보았다.“아니! 나 개띠 아니거든? 근데 널 만나기만 하면 개가 돼 버리네! 너도 목정침이랑 똑같이 나쁜 놈이야!”경소경은 억울하였으나 변명할 도리가 없었다.“그래, 그래. 네가 신났으면 됐다. 네 맘대로 생각해.”목정침과 바로 마주한 온연은 조금의 불만이나 분노도 내비치지 않은 채 스스로 그의 팔을 잡아왔다.“집으로 돌아가고 싶어요. 같이 가실래요? 아님… 저 혼자 갈 테니 강연연이랑 같이 남으시겠어요?”목정침은 처음으로 그녀의 속내를 간파하기가 어려웠다.“그래, 돌아가자.”차를 타서도 그녀는 그와의 거리를 유지한 채, 차갑게 굳은 얼굴로 앉아 있었다. 진락은 백미러로 얼음과도 같은 두 사람을 바라보고 있자니 벌벌 떨려오는 것만 같았다.“도련님, 사모님… 돌아가시겠습니까?”온연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목정침이 덤덤하게 ‘응’소리로 대답하였다. 차안에서 둘은 그 아무런 교류도 없었다. 온연은 도착하자마자 샤워를 한 후 슬리퍼를 신고, 편한 옷으로 갈아입고는 곧장 화실로 향하였다. 화실의 문을 굳게 잠궜다. 마침내 눈물이 흘렀다.온연은 이 모든 오해가 시간이 지나며 무뎌 질 것이라 여겨왔으나 결국 지금까지도 목정침은 그녀에 대한 오해을 놓지 않았고, 온연 역시 그를 향한 미움이 광적으로 번져갔다. 그녀가 조심한다고 해서 평안과 평화가 영원히 유지될 일은 결코 없었다. 그녀는 처음부터 희망을 갖지 말았어야 했다.그리고 저녁, 목정침의 차가 목가네 저택을 벗어났다. 유씨 아주머니가 그녀가 있는 화실의 문을 두드렸다.“연아, 밥 먹자. 도련님은 출장 나가셨어. 며칠은 지나야 돌아오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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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89장

#진몽요에게 주소를 받은 온연이 위층에서 옷을 갈아입고 나가려는데 임집사가 그녀를 막아왔다.“사모님, 도련님께서 본인이 돌아오기 전까지는 함부로 외출하실 수 없다고 당부하셨습니다.”온연은 입술을 꾹 깨물었고, 고집스레 그 자리에 서있었다. 그녀는 목정침의 아내였다. 새장 속 카나리아가 아니었다. 어디를 가든, 누구를 만나든 어느 누구의 간섭도 받고 싶지 않았다. 모든 것은 온연의 자유였다.“임집사님, 저 동성 친구를 만나러 갈 뿐이에요. 목정침에게 알려주지 않으셔도 돼요, 목정침이 알게 되더라도 결과는 제가 책임져요.”간청하는 듯한 어투였다. 임집사는 동요하였다. 목정침과 온연 모두 어렸을 때부터 보았던지라 가끔은 엄하게 대할 수 없었다.“그럼… 제가 곤란하지 않도록 빨리 돌아오십시오. 저녁이면 도련님께서 전화하셔서 여쭤보실겁니다.”“네, 고마워요. 임집사님.”임집사는 평생을 목씨 집안에서 일해오며 목정침의 분부만을 따라왔다. 지금 에서야 겨우 그녀를 한번 도와주었을 뿐인 데도 그녀는 고마움을 느꼈다. 일순간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떠오르지 않았다.진몽요가 알려준 곳으로 곧바로 향했으나 온연은 마음이 썩 좋지 않았다. 그곳은 술집이었다. 귀가 찢어질 듯한 음악에 온몸이 불편했고 스테이지에서 몸을 뒤트는 이들은 그녀로 하여금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었다. 모든 것이 과장된 듯 느껴졌다. 술집의 불빛이 어두웠기에 온연은 진몽요의 인영을 선뜻 찾을 수 없었다. 몇 통의 발신 끝에 진몽요가 전화를 받았다.‘나 12번 테이블에 있어……”목소리를 들어보니 진몽요는 이미 취한 듯 보였다. 온연은 급히 그곳으로 향했다. 자리에는 진몽요 한 명 뿐이었다. 술병을 끌어안은 채 엉망인 모양새였다. 그녀의 품에서 술병을 빼앗았다.“몽요, 왜 이렇게 많이 마신 거야? 무슨 일 있으면 나한테 얘기하면 되잖아, 이런 식으로는 네 몸만 망가져!”진몽요는 취한 듯 몽롱한 눈빛으로 온연을 바라보더니 헛웃음을 지었다.“너 말하는 거 진짜 우리 아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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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90장

그는 온연이 몰래 나간 것도 모자라 늦게까지 돌아오지 않았다는 것을 알고는 급히 돌아온 것이다. 그녀는 옷깃을 추스리며 폭풍우를 맞닥뜨릴 준비를 마친 후 걸음을 옮겼다.문 안에 들어서니 휴식을 취하고 있어야 할 하인들이 모두 나와 있었고. 임집사와 유씨 아주머니는 옆에 나란히 서 있었다. 임집사는 그녀를 보자 한숨만 내쉴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온연은 깊게 심호흡을 한 후 말했다.“괜찮아요, 잘 해결해볼 게요…”유씨 아주머니가 그녀에게 일렀다.“도련님 술 드셨어, 기분도 안 좋으시고… 도련님과 이야기 잘해봐.”온연은 그녀에게 미소를 지어 보이며 위층으로 향하였다. 침실 문은 굳게 닫힌 채였다. 목정침은 의자에 앉아 방금 불을 붙인 듯한 담배를 손가락 사이에 끼우고 있었다. 방 안은 이미 담배연기로 자욱해 그의 모습이 희미하게 보일 지경이었다.그가 양복을 갈아입지 않은 걸로 보아 돌아온 지 얼마 안 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녀는 앞으로 나아가 빈 잔에 해장 차를 따라주었다.“진몽요가 취했었어요, 집에 바래다주고는 바로 온 거예요.”목정침은 그녀의 해명에도 아랑곳 않고 담배를 한 모금 빨더니 싸늘한 목소리로 물었다.“임집사가 나가지말라고 얘기 안 하던가?”온연이 침착하게 대꾸했다.“말해 주셨어요. 하지만 제가 어딜가든 관여할 권한은 없어요. 임집사님과는 상관없는 일이에요.”목정침이 담배를 눌러 꺼버렸다.“네 기억력이 안 좋은 건가? 임집사도 일 한지 오래되었으니, 그만 돌려 보내야겠어.”온연은 당황하였다. 임집사에게 이렇게 큰 영향이 끼칠 줄은 몰랐다. “제가 임집사님이랑은 상관없다고……”목정침은 말이 없었다. 눈 밑에는 피곤함이 서려 있었으며 표정은 매우 어두웠다. 상의할 여지가 없어 보였으나 온연은 단념할 수 없었다.“제가 어떻게 하면 임집사님을 그냥 두실 건가요?”목정침은 여전히 대답이 없었고, 의자 등받이에 몸을 기대더니 눈을 감고는 미간을 찌푸려 보였다. 온연은 급하게 행동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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