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몽요가 온연의 손을 잡아 끌며 말했다.“가자, 우리 여기서 나가자.”“정확하게 설명해줘… 난 못 가, 내가 먼저 가버리면 목정침이 기분 나빠 할 거야……”“걘 네가 죽든 살든 상관도 않는데 넌 걔가 고작 화낼 까봐 두렵다고? 내가 알아차렸어, 걘 널 사랑하지 않아! 널 괴롭히고 있는 거라고, 네 목숨까지 앗아갈 걸?!”진몽요는 통제불능에 가까웠고 낯빛마저 극에 달했다.“몽요… 도대체 무슨 말을 하는 거야……?”진몽요는 다급해 죽을 지경이었다.“너 오늘 이게 누구 피로연인지 알아? 심개의 피로연이야! 나도 어제 되어서야 연락이 와서 알았어. 이것까지 너한테 알려줄 생각 없었는데, 너…… 목정침이 이 사실을 몰랐을 거라 생각해? 모든 걸 알고서는 널 여기 데려온 거야. 네가 괴로워하는 걸 보고싶어서? 그저 심개를 자극하려는 걸 수도 있겠지! 네가 심개를 사랑하는지 안 하는지는 모르겠는데, 심개는 널 사랑해! 너랑 조금이라도 가까워지기 위해 집안에서 계획한 결혼을 받아들인 거야, 그래야만 돌아올 수 있었거든! 어제까지 상대 얼굴이 어떻게 생겼는지도 몰랐다더라. 이거 역시 목정침이 건 조건이였어, 약혼해야만 귀국할 수 있게 만들었다고! 알아?!”온연은 어안이 벙벙했다. 저 멀리 사람들과 담소를 나누는 목정침을 보고 있자니 더욱 믿기지 않았다. 그가 어쩌다 이런 짓까지 벌이게 되었을까……그런 온연의 반응을 진몽요는 일찍부터 예상하고 있었다.“가자, 내가 데려다 줄 테니까. 무슨 일 생기면 내가 책임질게!”“뭘 책임진다는 거야? 겨우 피로연일 뿐인데... 너무 과장하는 거 아닌가?”경소경과 임립이 샴페인을 한잔 씩 든 채 그들에게 걸어왔다. 진몽요는 경소경을 보자마자 난감 할 수밖에 없었다. 진몽요는 그가 그녀에게 어떻게 그를 아빠라 부르라고 강요했는지 잊지 않고 있었다.“네 일도 아닌데 신경 꺼!”경소경은 온연에게 시선을 옮겼다.“네 일은 나랑 상관없는 거 맞는데… 이 분, 아니, 형수님은 들볶지 마. 소용없으니
#온연은 끝까지 눈물을 흘리지는 않았다. 그녀의 눈물이 심개의 피로연에 해를 끼칠까 두려워 애써 웃어 보였다. 게다가 매우 아름다웠던 그의 약혼녀는 심가와 매우 잘 맞는 사람 같았다. 온연은 그저 그들의 행복을 바랬다.모종의 중력이라도 있는 것인지, 심개의 눈길이 온연에게로 와 꽂혔다. 그의 얼굴에 만개했던 웃음이 모두 사라지고, 그의 눈빛에 슬픔만이 빛나고 있었다. 시선을 마주한지 2초나 되었을까, 온연은 이내 시선을 거두었다. 더 이상 그를 바라볼 용기가 나지 않았다. 진몽요는 화가 나 이를 갈았다.“연아, 지금 내가 잘못 본 게 아니라면… 지금 저 약혼녀가 입은 드레스, 네가 디자인한 드레스 같아. 목정침 정말 지독하다!”온연은 그제서야 정신이 드는 듯했다. 목정침이 회사의 패션쇼에 데려간 것은 단순히 그녀의 작품이 출품되었기 때문이고, 백수완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함께 한 것은 결혼 기념일이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 자신이 너무 순진하게만 느껴졌다. 지금 와서 생각해보니…… 그저 자신이 디자인한 드레스가 어떤 모양인지 기억하게 하려는 것에 불과했다. 역시 목정침이였다. 이런 수단을 쓰다니, 놀라웠다. 심개의 약혼녀의 드레스를 제작하게 한 것도 모자라 이를 자신의 눈으로 직접 보게까지 만들었다. 하지만 온연은 목정침의 수단이 이 뿐만이 아니라는 것을 알지 못했다.. 그 해, 모든 사람들이 온연과 심개의 사건을 알고 있었다. 심개의 약혼녀도 이를 모를 리 없었고온연의 드레스를 거절하기는 커녕, 대범하게 디자이너인 그녀를 무대로 불러 축사까지 하게 할 셈이었다. 진몽요는 곧 터질 듯하였다.“온연, 나가지 마. 당장 여기 떠나자!”온연은 고개를 푹 떨구더니 숨을 크게 내쉬었다. 이내 다시 천천히 고개를 든 그녀의 얼굴에는 미소가 번져 있었다. 그녀를 바라보는 수많은 눈길에, 온연은 결국 가장 위선적인 가면을 쓸 수밖에 없었다. 그녀는 성큼성큼 앞으로 나아가 약혼녀, 고만만이 쥐고 있던 마이크를 건네 받았다. 일부러 심개를 쳐다보지 않았다.
#목정침은 의외로 냉정함을 유지했으나 오히려 경소경이 침착함을 잃고 진몽요를 확 잡아 끌었다.“이봐, 꼬마야. 입 닥치고 있어, 네가 상관할 일 아니니까! 따라와!”진몽요가 발버둥을 쳐 댔으나 경소경은 그녀를 강제로 데려가려 하였고, 이내 그 대가로 손목을 세게 물려 피를 보게 되었다.“너 개띠냐?!”진몽요가 그를 한껏 째려보았다.“아니! 나 개띠 아니거든? 근데 널 만나기만 하면 개가 돼 버리네! 너도 목정침이랑 똑같이 나쁜 놈이야!”경소경은 억울하였으나 변명할 도리가 없었다.“그래, 그래. 네가 신났으면 됐다. 네 맘대로 생각해.”목정침과 바로 마주한 온연은 조금의 불만이나 분노도 내비치지 않은 채 스스로 그의 팔을 잡아왔다.“집으로 돌아가고 싶어요. 같이 가실래요? 아님… 저 혼자 갈 테니 강연연이랑 같이 남으시겠어요?”목정침은 처음으로 그녀의 속내를 간파하기가 어려웠다.“그래, 돌아가자.”차를 타서도 그녀는 그와의 거리를 유지한 채, 차갑게 굳은 얼굴로 앉아 있었다. 진락은 백미러로 얼음과도 같은 두 사람을 바라보고 있자니 벌벌 떨려오는 것만 같았다.“도련님, 사모님… 돌아가시겠습니까?”온연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목정침이 덤덤하게 ‘응’소리로 대답하였다. 차안에서 둘은 그 아무런 교류도 없었다. 온연은 도착하자마자 샤워를 한 후 슬리퍼를 신고, 편한 옷으로 갈아입고는 곧장 화실로 향하였다. 화실의 문을 굳게 잠궜다. 마침내 눈물이 흘렀다.온연은 이 모든 오해가 시간이 지나며 무뎌 질 것이라 여겨왔으나 결국 지금까지도 목정침은 그녀에 대한 오해을 놓지 않았고, 온연 역시 그를 향한 미움이 광적으로 번져갔다. 그녀가 조심한다고 해서 평안과 평화가 영원히 유지될 일은 결코 없었다. 그녀는 처음부터 희망을 갖지 말았어야 했다.그리고 저녁, 목정침의 차가 목가네 저택을 벗어났다. 유씨 아주머니가 그녀가 있는 화실의 문을 두드렸다.“연아, 밥 먹자. 도련님은 출장 나가셨어. 며칠은 지나야 돌아오실
#진몽요에게 주소를 받은 온연이 위층에서 옷을 갈아입고 나가려는데 임집사가 그녀를 막아왔다.“사모님, 도련님께서 본인이 돌아오기 전까지는 함부로 외출하실 수 없다고 당부하셨습니다.”온연은 입술을 꾹 깨물었고, 고집스레 그 자리에 서있었다. 그녀는 목정침의 아내였다. 새장 속 카나리아가 아니었다. 어디를 가든, 누구를 만나든 어느 누구의 간섭도 받고 싶지 않았다. 모든 것은 온연의 자유였다.“임집사님, 저 동성 친구를 만나러 갈 뿐이에요. 목정침에게 알려주지 않으셔도 돼요, 목정침이 알게 되더라도 결과는 제가 책임져요.”간청하는 듯한 어투였다. 임집사는 동요하였다. 목정침과 온연 모두 어렸을 때부터 보았던지라 가끔은 엄하게 대할 수 없었다.“그럼… 제가 곤란하지 않도록 빨리 돌아오십시오. 저녁이면 도련님께서 전화하셔서 여쭤보실겁니다.”“네, 고마워요. 임집사님.”임집사는 평생을 목씨 집안에서 일해오며 목정침의 분부만을 따라왔다. 지금 에서야 겨우 그녀를 한번 도와주었을 뿐인 데도 그녀는 고마움을 느꼈다. 일순간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떠오르지 않았다.진몽요가 알려준 곳으로 곧바로 향했으나 온연은 마음이 썩 좋지 않았다. 그곳은 술집이었다. 귀가 찢어질 듯한 음악에 온몸이 불편했고 스테이지에서 몸을 뒤트는 이들은 그녀로 하여금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었다. 모든 것이 과장된 듯 느껴졌다. 술집의 불빛이 어두웠기에 온연은 진몽요의 인영을 선뜻 찾을 수 없었다. 몇 통의 발신 끝에 진몽요가 전화를 받았다.‘나 12번 테이블에 있어……”목소리를 들어보니 진몽요는 이미 취한 듯 보였다. 온연은 급히 그곳으로 향했다. 자리에는 진몽요 한 명 뿐이었다. 술병을 끌어안은 채 엉망인 모양새였다. 그녀의 품에서 술병을 빼앗았다.“몽요, 왜 이렇게 많이 마신 거야? 무슨 일 있으면 나한테 얘기하면 되잖아, 이런 식으로는 네 몸만 망가져!”진몽요는 취한 듯 몽롱한 눈빛으로 온연을 바라보더니 헛웃음을 지었다.“너 말하는 거 진짜 우리 아빠
그는 온연이 몰래 나간 것도 모자라 늦게까지 돌아오지 않았다는 것을 알고는 급히 돌아온 것이다. 그녀는 옷깃을 추스리며 폭풍우를 맞닥뜨릴 준비를 마친 후 걸음을 옮겼다.문 안에 들어서니 휴식을 취하고 있어야 할 하인들이 모두 나와 있었고. 임집사와 유씨 아주머니는 옆에 나란히 서 있었다. 임집사는 그녀를 보자 한숨만 내쉴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온연은 깊게 심호흡을 한 후 말했다.“괜찮아요, 잘 해결해볼 게요…”유씨 아주머니가 그녀에게 일렀다.“도련님 술 드셨어, 기분도 안 좋으시고… 도련님과 이야기 잘해봐.”온연은 그녀에게 미소를 지어 보이며 위층으로 향하였다. 침실 문은 굳게 닫힌 채였다. 목정침은 의자에 앉아 방금 불을 붙인 듯한 담배를 손가락 사이에 끼우고 있었다. 방 안은 이미 담배연기로 자욱해 그의 모습이 희미하게 보일 지경이었다.그가 양복을 갈아입지 않은 걸로 보아 돌아온 지 얼마 안 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녀는 앞으로 나아가 빈 잔에 해장 차를 따라주었다.“진몽요가 취했었어요, 집에 바래다주고는 바로 온 거예요.”목정침은 그녀의 해명에도 아랑곳 않고 담배를 한 모금 빨더니 싸늘한 목소리로 물었다.“임집사가 나가지말라고 얘기 안 하던가?”온연이 침착하게 대꾸했다.“말해 주셨어요. 하지만 제가 어딜가든 관여할 권한은 없어요. 임집사님과는 상관없는 일이에요.”목정침이 담배를 눌러 꺼버렸다.“네 기억력이 안 좋은 건가? 임집사도 일 한지 오래되었으니, 그만 돌려 보내야겠어.”온연은 당황하였다. 임집사에게 이렇게 큰 영향이 끼칠 줄은 몰랐다. “제가 임집사님이랑은 상관없다고……”목정침은 말이 없었다. 눈 밑에는 피곤함이 서려 있었으며 표정은 매우 어두웠다. 상의할 여지가 없어 보였으나 온연은 단념할 수 없었다.“제가 어떻게 하면 임집사님을 그냥 두실 건가요?”목정침은 여전히 대답이 없었고, 의자 등받이에 몸을 기대더니 눈을 감고는 미간을 찌푸려 보였다. 온연은 급하게 행동해서
#온연이 따뜻한 죽을 그의 앞에 내밀었다.“죽 드시고 속 달래세요.”“나가.”목정침은 그녀를 쳐다보지도 않은 채 대꾸했다. 온연은 제자리에 선 채 조금도 움직이지 않았다.“임집사님 지금 짐 싸고 계세요. 임집사님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주세요?”목정침은 미간을 문지르더니 참을 수 없다는 어조로 말했다.“반복하게 하지 마.”온연은 입을 꾹 다물었으나 자리에서 벗어나지는 않았다. 목정침은 그런 그녀를 무시 한 채 옷을 갈아입으려 몸을 일으켰고 온연은 다급해졌다.“진몽요네 보석 재료를 훔쳐간 사람이 결국은 죽은 채로 발견됐고, 속상한 친구를 달래주러 갔을 뿐이에요, 모든 건 제 스스로 한 행동이에요! 임집사님과는 상관없으니 차라리 저에게 벌을 줘요!”목정침은 정장으로 갈아입고 시계를 내려다보고는 말했다.“2분 줄 테니 날 설득해. 그런 허튼소리 하지 말고.”온연은 마음을 졸이며 말했다.“전 더 이상 입양됐던 어린애가 아니에요, 당신의 부인이라구요! 어쨌든 지금의 관계가 되었고 우리가 일을 처리하는 방식은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해요.”목정침이 그런 그녀를 담담히 쳐다보았다.“그럼, 먼저 아내다운 모습을 보여야하는 거 아닌가? 밤늦게 돌아오는 건 좋은 습관이 아닌 것 같은데?”그 말을 들은 온연은 바람 빠진 고무공처럼 어깨가 축 쳐졌다.“그건… 제가 잘못했어요.”목정침은 단호한 목소리로 말했다.“너, 일을 처리하는 방식을 바꿔야한다고 했지. 네 어릴 때 잘못 배운 방식으로 일 해결하려 하지 마.”그렇게 말하며 발은 이미 문을 나서고 있었다. 그녀는 다급히 그의 앞을 막고 까치발로 서서 그의 뺨에 입술을 살짝 맞대었다.“제가 잘못 했다니까요… 이제 그만 화 푸세요?”순간 그의 몸이 경직되었고 그녀의 행동에 의아함을 느꼈다. 온연은 방금 자신의 행동이 강연연이 그에게 애교를 부릴 때와 비슷하다고 생각했고 자신은 싫어하는 행동이지만, 의식적으로 그가 이런 말투를 좋아한다고 생각했다.온연은 그의
#전화기 너머 목정침은 파트너와 계약을 맺던 상황이었다. 전화 벨소리에 방해가 되어 불쾌해진 목정침은 발신자를 확인하지도 않고 핸드폰을 꺼버렸다.계약을 마친 후, 호텔로 돌아와서야 그는 핸드폰을 다시 켰고, 온연의 부재중 전화를 마주한 그는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온연은 일반적으로 그에게 전화를 잘 걸어오지 않았었다. 급히 다시 전화를 걸었으나 긴 수신음 끝에 차가운 여성의 목소리만 흘러나왔다.‘연결이 되지 않아, 음성 사서함으로 연결되며……’이내 저택으로 전화를 다시 걸었고, 전화를 받은 것은 유씨 아주머니였다.“온연은?”유씨 아주머니는 위층을 힐끗 보더니 대답했다.“사모님께서 요 며칠 상태가 좋지 않으세요. 어젯밤에도 밤새 방에 불이 켜져 있었으니 아마 제대로 못 주무신 듯해요. 방금 막 잠드셨어요.”목정침은 무의식 중에 한숨을 흘렸다.“그래, 일어나면 나한테 연락하라고 전해줘.”전화를 끊자마자 또 다시 벨소리가 울려왔다. 발신자는 강연연이었다. 그는 업무로 인한 피곤함에 그녀를 대할 겨를이 없어 오는 전화를 닥치는 대로 끊었지만, 단념하지 않는 듯 곧 다시 전화가 걸려왔다. 그는 짜증이 나 잠시 망설이다가 이내 수신 버튼을 누르고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전화기에서는 강연연의 억울한 듯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오빠, 왜 전화 끊었어? 누구랑 통화했는데? 출장에서는 언제 돌아오는 거야? 보고싶어~”싫증 날 정도로 아양 떠는 목소리를 듣자 그의 눈에 혐오감이 내비쳤고, 목소리에는 아무런 감정도 담기지 않았다.“내가 어딘지, 뭐하는지 일일이 너한테 보고해야 하나? 강연연, 네 위치가 어딘지 잘 생각해. 넌 그저 온연의 이복동생일 뿐, 그 의외에는 아무것도 아니야. 알아들어?”강연연은 자신의 귀를 의심했다.“지금… 지금 뭐라고? 오늘 일이 잘 안 풀렸어? 그럼 내가 방해 안 할게, 화 내지 마……”그는 인정사정도 없이 관계를 깨끗이 정리했다.“난 여태껏 너한테 분명히 말해왔어, 네가 부풀려 생각했을 뿐이
#강연연은 가뜩이나 마음이 답답했는데, 온연의 편을 드는 진함의 말에 더욱 화가 치밀었다. “지난번엔 걔를 위한다고 날 때리더니, 욕하는 것조차 허락 안된다 이거야? 개가 내다버린 쓰레기밖에 더 돼? 딸이라고 할 수도 없잖아! 걔를 감싸서 뭐하는데? 양심의 가책이라도 느껴서 그래? 엄마 노릇 하기에는 이미 늦지 않았나? 뭘 그렇게 능청을 부려?!”진함의 안색이 확연히 어두워졌다.“강연연, 너 한 번만 더 다시 그런 말 지껄이면, 그때부턴 내 딸도 아니야!”온연 때문에 다투는 것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었다. 더 이상 진함과 다투는 것이 귀찮게 느껴질 지경이었다.“그래, 난 당신 딸 아니야. 걔야말로 당신 딸인 거야! 됐지?!”진함은 싸늘한 표정으로 발걸음을 돌렸고, 이내 강연연을 침실에 둔 채 문을 잠궈버렸다.“너 가라앉으면 그 때 열어줄 줄 알아. 다시는 나 화나게 하지 마!”목가네 저택, 온연이 잠에서 깨어났을 때는 이미 날이 어두워진 후였다. 안색이 안 좋아 보이는 온연을 함부로 깨울 수가 없었다. 그저 깨어난 온연에게 따뜻한 죽을 건네 줄 뿐이었다. 온연은 죽에서 나는 해산물 냄새에 입맛을 잃어버렸다.“아주머니, 저 못 먹겠어요… 비린내 안나는 걸로 바꿀 수 있을까요? 목정침은 언제 돌아온다는 얘기 없었나요?”“응, 그런 얘긴 없었는데, 너 일어나면 전화 하라고 하시더라.” 온연이 놀라 급히 핸드폰을 보았다. 역시나 부재중 전화가 찍혀 있었다. 급히 그에게 다시 전화를 걸었다. 그 무렵, 목정침은 식사 자리에서 울리는 전화에 조심스레 화면을 확인하였고, 온연임을 확인한 목정침은 사람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밖으로 나가 전화를 받았다.“무슨 일이지?’온연은 혹시나 그가 바쁜 상황일까 싶어 쓸데없는 말은 하지 않기로 했다.“출장 중 이시죠? 언제 돌아오세요?”목정침은 룸 안을 슬쩍 보고는 말했다.“모레쯤, 큰 사업이 있을 거야. 별 일 아니면 기다리고, 중요한 거면 직접 찾아오도록 해.”온연은 머뭇거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