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의 모든 챕터: 챕터 631 - 챕터 640

1359 챕터

제631장

진몽요는 그제서야 계단 앞에 누군가 어두운 표정으로 서있는 걸 발견했다. 그녀는 왜 오늘이 주말이라 목정침이 집에 있는 걸 까먹은 걸까?그녀는 무안한 상황을 피하기 위해 그를 일부러 노려봤다. “내가 맞는 말 한 거 아닌가, 들었으면 오히려 잘 된거죠!”  목정침은 그녀에게 따지지 않고, 온연에게 걸어가 그녀의 이마를 쓰다 듬었다. “옷 좀 많이 껴입어. 감기 걸리지 말고. 이틀 후에 검사하러 가자.”  온연은 그의 관심이 적응되지 않았고, 불편한 듯 고개를 숙였다. “응…”  진몽요는 손목시계롤 시간을 확인했다. “연아, 나 가봐야겠다. 동료랑 쇼핑 가기로 약속해서. 너 뭐 갖고 싶은 거 없어? 내가 사다줄게.”  온연은 고개를 저었다. “없어. 얼른 가 봐.”  진몽요는 웃으며 온연의 뱃속에 아이한테 인사했다. “안녕, 다음에 또 보러올게~”  목가네에서 나온 뒤, 그녀는 차를 타고 A와의 약속 장소로 향했다. 그녀가 탄 건 집에 원래 있었던 아우디였고, 감히 경소경의 차를 탈 수 없었다. 만약 자랑이라도 한다면, 그 동료와 즐겁게 쇼핑할 수가 없었다.   A와 만나자, A는 그녀를 데리고 핸드폰 매장으로 향했다. “몽요씨, 나 핸드폰 바꾸고 싶었는데 이 브랜드 괜찮아요? 몽요씨도 이 브랜드 쓰길래요.”  진몽요는 가슴을 두들기며 보장했다. “당연하죠. 전 계속 이 브랜드만 썼어요. 걱정 말고 사요. 이따 점심 때 같이 밥 먹어요. 좋은 곳 데려가 줄게요.”   A는 물었다. “인당 2만원 넘는 곳이에요? 넘으면 말고요. 제 월급으로는 부족해서 그 정도는 더치페이도 못 해요. 그냥 아무거나 먹어도 돼요.”  진몽요는 이미 경소경네 가게에 가기로 마음을 먹었다. 오늘 경소경은 회사에서 일하고, 디자인 부서는 휴가라서 그녀는 할 일이 없었다. “아이고, 내가 살게요. 진짜 쪼잔하네. 얼른 사요. 핸드폰 다 사고 나 겨울 옷 좀 사러 가야 해요. 사 놓은 건 이미 유행이 지나서 촌스럽더라고요. 우리 같은 일하는 사람들은 유행에 뒤쳐지면 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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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2장

진몽요는 마음속으로 당황했다. 경소경은 오늘 분명 회사에 있는다고 했는데 왜 여기에 나타난 걸까? 게다가… 정말 누구를 데리고 옷을 사러 온 거 같은데, 마침 그녀가 목정침네 회사 브랜드 매장에 가서 앉아 있고 싶었을 때, 그는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녀는 A에게 소리내지 말라고 신호를 보냈고, 눈빛은 경소경에게 고정되어 있었다. 대략 5분정도 지난 뒤 몸매가 좋고 긴 생머리의 여자가 탈의실에서 나왔고, 하얀 원피스를 입고 경소경에게 보여주며 한 바퀴 돌았다.  경소경은 진몽요를 등지고 있어서 그의 표정을 알 수 없었다. 하지만 그 여자는 분명히 웃고 있었고, 심지어 예뻤다. 거침없는 모습이 마치 하늘에 총애를 받는 공주 같았다.  “저 사람이 경대표님 약혼녀인가요? 얼굴은 정말 예쁘네요, 몸매도 좋고, 키도 거의 170은 되 보이는 게 꼭 모델 같네요!” 아무것도 모르는 A가 말했다.  “전혀 아니거든요!” 진몽요의 소리가 입에서 튀어나왔다.  “뭐야… 왜 이렇게 흥분했어요?” A는 깜짝 놀랐다.  “아니에요… 그냥… 자기 약혼녀 몰래 밖에서 저러는 게 너무 괘씸해서요…” 진몽요는 그 순간 쇼핑하고 싶은 마음이 싹 사라졌다. 저 여잔 도대체 누굴까? 그녀와 사귄 뒤로 분명 경소경은 성실해졌는데, 설마 다 가짜였던 걸까?  갑자기, 경소경은 일어나서 여자를 탈의실 쪽으로 밀었고, 그의 큰 몸에 여자는 완전히 가려져 그들이 키스하고 있는지 뭘 하고 있는지 보이지 않았다. 진몽요는 황급히 시선을 피했고, 숨이 제대로 쉬어지지 않았다. “A씨… 나… 몸이 안 좋은 거 같아요. 우리 가요.”  A는 무슨 일인지 몰라 매장에서 나와 조심스럽게 물었다. “몽요씨 설마 진짜 경대표님 좋아하는 거 아니죠? 다른 여자랑 같이 있는 거 보고, 이러는 거예요…?”  진몽요는 말하고 싶지 않았고, 해명하고 싶지도 않았다. 그녀는 자신이 우스웠다. 경소경은 그녀가 자신의 마지막 여자라고 믿게 만들었고, 그녀는 자신을 변화시키려고 그와 어울리는 사람이 되려고 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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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3장

“A랑 쇼핑하고 오는 길에 잠깐 보러 들렀어요. 내가 3시간이나 기다렸는데, 어디 갔다 왔어요?” 진몽요는 아무것도 못 본 척 물었다.  “저… 거래처 좀 만나고 왔어요. 나간 김에 밥 먹고 왔는데, 밥 안 먹었어요? 내가 배달시켜 줄게요.” 경소경은 눈빛을 피했지만 자상하게 그녀가 밥을 먹었는지 물었다.  “됐어요. 그냥 얼굴 보러 왔어요. 이따가 집 가면서 대충 사 먹으면 돼요. 일 해요 그럼.” 말을 하고 진몽요는 바로 등을 돌려 나갔고, 그 순간 눈물이 앞을 가렸다. 그녀는 애써 떨어지려는 눈물을 참았다.  저녁. 경소경은 거래처와 식사가 있다고 경가네 공관을 안 간다고 말한 뒤 그녀에게 저녁을 알아서 챙겨 먹으라고 말했다. 그녀는 알겠다고 했지만 전화를 끊고 눈물을 흘렸다. 지금 온연은 아이를 임신하고 있어서 감정이 격해지면 안되니 온연에게 말할 수 없었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혼자 안고 있어야했다. 참을수록 마음이 아파왔다.  저녁 11시가 다 되자 경소경은 집으로 돌아왔다. 그녀는 침대의 누워서 그가 샤워하는 소리를 듣고 있었고, 그가 침대에 올라오자 그녀는 잠든 척을 했다. 그도 그녀를 깨우지 않고 그냥 끌어안았고, 그녀의 베게가 젖은 걸 발견하지 못 했다.  밤새 진몽요는 잠에 설쳤다. 너무 졸려서 거의 기절할 때쯤에 잠들었고, 또 이유 없이 잠에서 깨기를 반복했다. 머릿속에 여러가지 생각이 지워지지 않았다. 옆에 있는 남자가 잠든 모습을 보며 그를 미워할 수 없었고 그저 자신이 어디가 부족했는지 고민했다. 그는 정말로 바람둥이 기질을 버리지 못하는 걸까?   그녀는 아침까지 뒤척였고 경소경은 7시에 일어나 습관적으로 그녀의 이마에 뽀뽀를 하고 샤워하러 들어갔다.   진몽요는 깨어 있어서 당연히 그의 미동을 느낄 수 있었다. 그녀는 누워서 움직이지 않다가 10분 후에 일어나 기계적으로 옷을 갈아입고, 세수를 하고 문을 나설 때 경소경은 드디어 이상한 낌새를 눈치챘다. “왜 그래요? 눈이 부었는데? 울었어요?”  진몽요는 고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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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4장

진몽요는 그를 보았고, 그의 짜증이 눈에 확 보였다. 예전에는 그러지 않았는데… 그는 변한 게 아닐지도 모른다. 그저 그녀의 기분이 좋지 않아 사소한 변화도 크게 받아들인 것일 수 있다. 그녀는 애써 침착했다. “아니에요. 그냥 아이 갖기 싫어서요. 재미없거든요.”  경소경의 표정은 차가워졌고 더 말하지 않고 회사로 다시 출발했다. 문 앞에 도착하자 진몽요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차에서 내렸고 그는 핸들을 내리쳤다. 자동차 경적 소리가 울렸고, 바쁜 아침에 걱정거리 하나가 더 늘었다.  그는 차를 주차장에 주차한 뒤 문자 한 통을 받았다. ‘지금 내가 나가기 곤란해서, 호텔로 아침 좀 갖다줘요.’  저장되어 있지 않은 번호를 보자 그의 표정은 짜증이 섞여 있었고 빠르게 답장했다. ‘시간 없어, 알아서 가.’  그는 문자를 보내지 않고 잠시 고민하더니 삭제하고 다시 주차장에서 차를 끌고 나왔다.  아침을 사고 호텔 앞에 도착한 그는 그 번호로 문자를 보냈다. ‘내려와.’  답장이 빠르게 왔다. ‘곤란하다고 말했는데, 그냥 좀 가져다주면 안돼요? 이왕 사온 거.’  그는 이를 깨물며 아침밥을 들고 호텔 안으로 들어갔다.  한 편, 회사에서 진몽요는 경소경이 회사에 들어오지 않은 걸 보자 의구심이 들었다. 그녀는 엘리베이터에서 그를 기다리진 않았지만, 이쯤 되면 그가 충분히 올라 와있을 시간이었다…  A는 불안한 그녀의 눈빛을 보고 다가가 물었다. “왜 그래요? 눈이 꼭 호두처럼 부어서, 정신은 나가 있고. 어제 일 때문에 그래요? 경대표님한테…?”   진몽요는 그녀를 째려봤다. “왜 이렇게 말이 많아요. 무슨 생각하는 거예요? 얼른 일이나 해요.”   A는 입을 삐죽였다. “그냥 궁금해서 물어본 거예요. 정 그러면 나도 비밀 하나 털어 놓을게요. 내 남자친구가 3달전에 내 친구랑 바람났어요. 거의 죽은 사람처럼 1주일동안 살다가 겨우 정신 차렸어요. 그 사람도 우리 회사 다녀요. 같은 회사는 아니지만. 아 이젠 전남자친구구나.”  진몽요는 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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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5장

“내가 경소경 약혼녀예요.”  A는 온몸에 마비라도 된 듯 굳었고, 몇 초 후에 눈이 휘둥그레졌다. “진짜예요? 지금… 장난 치는거죠?”  진몽요는 손을 들어 약지에 낀 반지를 흔들었다. “경소경이 약혼식 날에 직접 끼워준 거예요. 이제 내가 왜 어제 그 사람이 다른 여자랑 같이 있는 걸 보고 그런 반응을 했는지 알겠죠? 비밀 지켜주기로 했으니까 서로 비밀 지켜요. 그쪽 약점도 내 손에 있으니까. 난 사람들이 몰랐으면 좋겠어요.”  A는 그녀의 눈치를 봤다. “그럼… 제가 업무시간에 사모님 앞에서 농땡이 피우면 안되겠네요?”  진몽요는 다시 한번 그녀를 째려봤다. “그러지 말아요. 나도 지금 같이 농땡이 피우고 있잖아요? 회사에서 우리는 동등해요. 나도 그냥 일반 디자이너고 다른 사람들과 다를 게 없어요. 내가 불쌍하다고 생각하지 말아요, 아직 어떻게 된 일인지 모르니까.”  A는 열심히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어요… 우리 둘다 서로보다 나을 게 없네요. 저도 꽤나 재수가 없거든요. 적어도 몽요씨는 경대표님이랑 약혼해서 앞으로 경가네 사모님이라도 되겠지만, 저는 그렇게 당하고 받은 것도 없는데, 동정할 자격이 어딨어요? 슬퍼하지 마세요. 괜찮으면 돈 없는 제가 저녁에 밥 살게요. 먹고 싶은 거 아무거나 괜찮아요. 제 지갑에 있는 돈 한해서요.”  이때, 경소경은 어두운 얼굴로 들어왔고 누가 봐도 오늘 그의 기분은 좋아 보이지 않았다. 직원들도 인사하며 그의 눈치를 봤다.  진몽요와 A는 정직하게 고개를 숙이고 일하고 있었고, 경소경이 진몽요 자리를 지나치면서 손에 있던 도시락을 그녀의 책상에 두고갔다.  진몽요는 그 아침밥을 보고서 마음이 약해졌다. 설마 아침밥 사오느라 이제 회사에 온 건가…?  A는 참지 못하고 제안했다. “우리가 본 그런 상황이 아니었나봐요… 아니면 그냥 터 놓고 얘기해봐요. 만약에 오해한 거면 이럴 필요 없잖아요… 봐요, 경대표님이 직접 나가서 아침까지 사다 주셨는데.”  “일이나 해요.” 진몽요의 표정은 아직 좋지 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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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6장

진몽요는 2초간 고민하더니 담담하게 말했다. “난 그런 장점들은 상관없어요. 만약 그 사람이 정말 나를 배신했다면 난 망설이지 않고 떠날 거예요. 여자들이 제일 비참한 게 남자한데 자신의 모든 걸 거는 거예요. 떠나기만 하면 난 더 잘살 수 있는데 말이죠.”  비록 A의 생각에 동의하지 않았지만 사람을 통해 조사해보는 건 좋은 생각이라고 여겨 바로 실행에 옮겼다. 예전에 온연을 도와 뒷조사해본 적이 있어 그녀에게 이런 일은 매우 쉬웠다. 이미 연락을 취했으니 기다릴 일만 남았다.  ......  한편, 안야는 화장실에서 어쩔 줄 모르고 있었다. 그녀가 바닥 청소를 할 때 누군가 일부러 그녀를 칸 안에 가둬놨다. 밖은 물건으로 막혀 있어서 그녀는 아예 나갈 수 없었고, 청소할 때 핸드폰을 잘 챙기지 않는 편이라 누군가 와서 도와줄 때까지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이런 일은 처음이 아니었다. 회사에 온 둘째 날부터 누군가 일부러 찻물로 그녀의 손에 화상을 입게 만들었었다. 평소에 누군가 시키는 일을 하는 건 지금까지 해오던 일이었지만, 차가운 시선과 비웃는 태도들은 견딜 수 없었다. 하지만 그녀는 임립을 곤란하게 만들 수 없어 참고 말하지 않았다.  그녀는 자신이 왜 이런 대우를 받아야 하는지 몰랐다. 그녀의 직업은 그저 청소부일 뿐인데, 사무실에 있는 직원들도 그닥 고상하지 않은 것 같았다.  얼마나 지났는지 모르던 찰나에 문이 드디어 열렸다. 안야와 함께 청소하던 아주머니가 열어줬다. 아주머니는 의아했다. “왜 안에 갇혀 있어요?”  안야는 눈시울을 붉히며 고개를 저었다. “아무것도 아니에요… 실수로 그랬어요. 저 다시 청소하러 가볼게요.”  아주머니는 한숨을 쉬었다. “앞으로 나 도와서 화장실 청소하지 말아요. 내가 할게요. 그쪽은 그냥 사무실쪽만 하면 돼요… 나 돕는다고 안에 갇혀 있을 필요 없어요.”  안야는 억지로 웃었다. “괜찮아요, 시간 나면 도와 드릴게요.”  맡은 일을 다 하고 그녀는 휴게실로 돌아와 쉬면서 물을 마셨다. 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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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7장

안야는 입술을 깨물며 애써 눈물을 참았다. “저는… 제가 잡일을 도와 드리면 배울 수 있는 건 줄 알았어요. 대표님께서… 직원분들 다 좋으신 분들이라고, 따라서 배우다 보면 직원분들 같은 디자이너가 될 수 있다고 하셨어요… 하지만 제가 도와드리는 걸 너무 당연하게 생각하셨네요!”  여자는 콧방귀를 뀌었다. “디자이너요? 당신이 어울린다고 생각해요? 그냥 괴롭히니까 재밌길래 그러는 건데 불만 있어요? 내가 한 말 못 들었어요? 가서 밀크티 사와요!”  안야는 처음으로 거절했다. “제 일은 청소지 당신 심부름 꾼이 아니에요. 직접 가세요. 저는 그런 일을 할 의무가 없어요.” 안야는 힘으로 그 여자의 발 밑에 깔린 밀대를 빼냈다.  여자는 휘청거리면서 넘어질 뻔했고, 화가 나서 안야의 뺨을 때렸다. “당신이 뭐라도 되는 줄 알아? 이미 청소부 아줌마들 있는데, 괜히 끼어 들어서 장난이나 치고. 임대표님은 당신이 불쌍해서 아무 일이나 찾아준거야. 가뜩이나 일도 쉬운데 다른것도 안 하고, 거의 공짜로 월급 받아가는 거 아니야? 만약 여기서 계속 일하고 싶으면 성실하게 심부름꾼이나 해. 아니면 대표님한테 네가 일 열심히 안 한다고, 자르라고 당장 가서 말 할 거야!”  안야의 손에 입은 화상은 아직도 낫지 않아 따가웠고, 마음도 아파왔다. 그녀는 그녀가 만난 모든 사람들이 다 좋은 사람들인 줄만 알았다. 온연과 진몽요, 그리고 임립처럼. 이제서야 그녀는 세상에 나쁜 사람도 많다는 걸 알았다. “그럼 저 자르라고 가서 말하세요. 그만두면 되니까.” 말을 마친 그녀는 다시 휴게실 문을 닫고 옷을 갈아 입으며 이곳을 떠날 준비를 했다.  여자는 어떤 반응을 해야할지 몰랐다. 늘 순종적이던 토끼가 갑자기 반항을 한다? 어차피 거슬리니까 떠나는 것도 나쁘지 않았다. 안야가 떠난다고 말했으니 그녀도 더 이상 괴롭히지 않지 하이힐 소리를 내며 사무실로 돌아왔다. “그 촌년이 일 그만둔데요.”  그 여자와 비슷한 부류의 여자들은 모여서 신나게 토론했다. “우리가 너무 심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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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8장

임립은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냥 청소하는 건데 왜 못 하겠는 거예요? 일도 잘하잖아요, 집에서나 회사에서나. 우리 집 들어오고 나서부터 집도 집 같아졌는데, 갑자기 왜 그래요? 무슨 일 있는거죠?”  안야는 자신이 겪은 걸 말하고 싶지 않아 고개를 저었다. “아니에요, 정말 아니에요… 그냥 하기 싫어졌어요. 며칠 안 했으니 월급은 안 받을게요, 그냥 말씀만 드리러 왔어요. 정말… 감사했어요. 이제 짐 싸서 나갈게요.”  임립은 눈썹을 찌푸렸다. 분명 괜찮은 줄 알았어서 그는 더 의외라고 생각했다.  사실 그는 집에 돌아갔을 때 따듯한 밥이 기다리고 있는 그 느낌이 좋았다. 그런데 지금 안야가 굳이 떠나겠다고 그는 말릴 이유가 없었다. “그럼… 나가면 어디서 살 거예요? 진몽요가 나한테 그쪽을 맡겼는데, 내가 책임을 안 질수도 없고, 어디 가는지는 알려주고 가야죠?”  안야는 어디 갈지 생각을 해본 적이 없어 거짓말을 했다. “살 곳 이미 찾았어요, 걱정 마세요. 일 보세요, 저는 먼저 가볼게요.” 안야는 자신의 거짓말이 들킬까 봐 황급히 사무실을 떠났다.  임립은 더 얘기하고 싶었지만 그녀는 이미 멀리 가버렸다.  임립의 집으로 돌아온 안야는 캐리어를 싸고 집을 다시 한번 청소하고 떠났다. 밖으로 나오니 찬 바람이 불었고, 사람들은 급하게 자신의 길을 가고 있었는데, 오직 그녀만 목적지 없이 방황하고 있었다. 마치 이 도시와 어울리지 않는 사람처럼.  그녀는 처음으로 기댈 곳이 없는 느낌을 받았다. 예전에는 아무리 가난해도, 집이 없거나 갈곳이 없었던 적은 없었다. 그녀는 고향을 떠나 이렇게 아무 연고지가 없는 대도시에 온 걸 약간 후회했다. 도시는 컸지만 그녀가 자리잡을 곳은 없어 보였다.  걷다가 지친 그녀는 아무 공원이나 들어가 자리를 잡았다. 오늘은 바람이 유난히 세게 불어서, 발이 얼은 나머지 통증이 느껴졌다. 날이 점점 어두워지자 그녀는 다시 걸었고, 후진 여관에 잠시 머물 생각이었다.  여관 프론트에 아줌마는 해바라기씨는 까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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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9장

안 그래도 놀랐는데, 아줌마가 환불이 안된다고 하자 안야는 망설였지만 그래도 머무르기로 했다.  퇴근하고 집으로 돌아온 임립은 공허한 느낌을 받았다. 집은 청소가 되어 있었고, 너무 깨끗해서 머리카락 한 올도 보이지 않았다. 그리고 안야도 없었다. 그는 마음이 놓이지 않아 진몽요에게 전화를 걸었다. “안야 어딨어요?”  진몽요는 질문에 당황했다. “거기서 출근하는 거 아니었어요? 집도 거기서 살잖아요. 왜 저한테 물어보세요?”  임립은 심호흡을 했다. “거기로 간 거 아니었어요? 낮에 일 그만 두겠다고 하고, 살 곳 찾았다고 그러고 나갔어요. 알고 있는 줄 알았는데, 거기로 안 갔다고요?”  진몽요는 경소경의 일 때문에 머리가 아팠는데, 안야까지 무슨 일이 생기니 미쳐버릴 것 같았다. “도대체 무슨 일이에요? 나한테 연락 없었는데, 난 당연히 거기서 잘 지내고 있는 줄 알았죠. 무슨 상황이에요 이게?”  임립은 머리가 아팠다. “나도 몰라요. 갑자기 일 그만둔다고 해서 이상하게 생각했어요. 분명 지금까지 잘해줬거든요. 사무실 왔을 때 좀 이상해 보였는데 더 묻기 전에 그냥 나가버렸어요. 일단 내가 먼저 전화해 볼게요.” 그는 전화를 끊고 안야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전원이 꺼져 있었다. 그 순간 그는 당황해서 진몽요에게 문자를 보냈다. ‘전화 안 받네요, 직접 찾아봐야 겠어요.’  진몽요는 문자를 확인하고, 작게 욕을 한 뒤 외투를 걸치고 차키를 챙겨 밖으로 나갔다.  다행히 그녀는 야근중이 아니었고, 경소경은 바쁘게 회사에서 일을 하고 있었다. 당장 그녀도 도와줄 사람을 찾을 수 없어 어쩔 수 없이 임립과 둘이 안야를 찾으러 나섰다.  여관. 안야는 배터리가 다 된 핸드폰을 충전하려 했고, 그녀의 핸드폰은 오래돼서 배터리가 나가면 자동으로 전원이 꺼졌다. 하루 종일 제대로 먹지도 못 했는데, 그녀는 아줌마의 경고에 놀라서 혼자 나갈 자신이 없었다. 서랍 위에 놓인 컵라면을 보고 물을 끓여 부었다. 무의식 중에 컵라면 옆에 놓인 듀렉스를 발견했고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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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40장

배를 채우고, 그녀는 욕실을 봤는데 정말 초라했다. 심지어 크기도 작았고, 샤워기를 틀었더니 뜨거운 물이 하나도 나오지 않았다. 그녀는 지금 손에 입은 화상 때문에 샤워를 제대로 할 수가 없었다. 아직도 통증이 있었고, 물에 닿으면 쉽게 감염될 수 있었기 때문에 뜨거운 물이 안 나와도 상관없었다.  그녀는 곰팡이냄새가 나는 침대 위에 누웠다. 아무리 습하고, 절대 따듯해지지 않는 침대였어도 길에서 자는 것보단 나았다. 그녀는 무서워서 자기전에 서랍으로 문 뒤를 막아 놨다. 그럼 누군가 들어오고 싶어도 한번에 문을 열진 못할 테니 말이다.  그렇게 잠이 살짝 들었다가 복도에서 나는 시끄러운 소리에 그녀는 잠에서 깼다. 소리는 술 취한 젊은 사람들 같았고, 목소리가 꽤나 컸다. 그녀는 소리가 없어지기 만을 기다렸고, 그제서야 일어나서 핸드폰을 켰다. 혼자서 밖에 있으니 핸드폰이 켜져 있어야 안전한 느낌이 들었다. 만약 무슨 일이 생기면 바로 신고하기 위한 조치였다.  30초 정도 지나고 낡은 핸드폰이 켜졌다. 눈 앞에 보인 건 수십개의 문자와 전화였고, 다 임립과 진몽요한테서 온 것이었다. 그녀는 깜짝 놀랐다. 그들은 지금 그녀를 찾고 있는건가? 시간을 보니 이미 저녁 9시였고, 그들은 분명히 마음이 급해졌을 것이다!  그녀는 먼저 진몽요에게 전화를 걸었다. “사장님, 왜 전화를 그렇게 많이 거셨어요? 제 핸드폰에 배터리가 없어서 꺼져 있었어요. 이제 막 충전했네요.”  전화 너머 진몽요는 거의 울기 직전이었다. “너 지금 어디야? 어디 간다고 말도 없이! 나랑 임립이랑 얼마나 찾았는 줄 알아? 뭔 핸드폰이 그래? 내일 내가 새거로 바꿔줄게. 내가 금방 갈테니까 주소 불러!”  안야가 대답을 하기도 전에 전화는 끊겼다. 그녀는 진몽요가 늘 불 같은 성격인 걸 알고 그저 웃으며 여관 주소를 보냈다.  한 시간 정도 지나자 진몽요와 임립이 황급히 찾아왔다. 진몽요는 자신의 비싼 옷이 허름한 환경에서 오염될까 봐 걸을 때도 최대한 벽에 붙지 않으려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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