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632장

작가: 레몬맛 고양이
last update 최신 업데이트: 2022-08-01 16:30:12
진몽요는 마음속으로 당황했다. 경소경은 오늘 분명 회사에 있는다고 했는데 왜 여기에 나타난 걸까? 게다가… 정말 누구를 데리고 옷을 사러 온 거 같은데, 마침 그녀가 목정침네 회사 브랜드 매장에 가서 앉아 있고 싶었을 때, 그는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녀는 A에게 소리내지 말라고 신호를 보냈고, 눈빛은 경소경에게 고정되어 있었다. 대략 5분정도 지난 뒤 몸매가 좋고 긴 생머리의 여자가 탈의실에서 나왔고, 하얀 원피스를 입고 경소경에게 보여주며 한 바퀴 돌았다.

  경소경은 진몽요를 등지고 있어서 그의 표정을 알 수 없었다. 하지만 그 여자는 분명히 웃고 있었고, 심지어 예뻤다. 거침없는 모습이 마치 하늘에 총애를 받는 공주 같았다.

  “저 사람이 경대표님 약혼녀인가요? 얼굴은 정말 예쁘네요, 몸매도 좋고, 키도 거의 170은 되 보이는 게 꼭 모델 같네요!” 아무것도 모르는 A가 말했다.

  “전혀 아니거든요!” 진몽요의 소리가 입에서 튀어나왔다.

  “뭐야… 왜 이렇게 흥분했어요?” A는 깜짝 놀랐다.

  “아니에요… 그냥… 자기 약혼녀 몰래 밖에서 저러는 게 너무 괘씸해서요…” 진몽요는 그 순간 쇼핑하고 싶은 마음이 싹 사라졌다. 저 여잔 도대체 누굴까? 그녀와 사귄 뒤로 분명 경소경은 성실해졌는데, 설마 다 가짜였던 걸까?

  갑자기, 경소경은 일어나서 여자를 탈의실 쪽으로 밀었고, 그의 큰 몸에 여자는 완전히 가려져 그들이 키스하고 있는지 뭘 하고 있는지 보이지 않았다. 진몽요는 황급히 시선을 피했고, 숨이 제대로 쉬어지지 않았다. “A씨… 나… 몸이 안 좋은 거 같아요. 우리 가요.”

  A는 무슨 일인지 몰라 매장에서 나와 조심스럽게 물었다. “몽요씨 설마 진짜 경대표님 좋아하는 거 아니죠? 다른 여자랑 같이 있는 거 보고, 이러는 거예요…?”

  진몽요는 말하고 싶지 않았고, 해명하고 싶지도 않았다. 그녀는 자신이 우스웠다. 경소경은 그녀가 자신의 마지막 여자라고 믿게 만들었고, 그녀는 자신을 변화시키려고 그와 어울리는 사람이 되려고 노
잠긴 챕터
GoodNovel에서 계속 읽으려면
QR 코드를 스캔하여 앱을 다운로드하세요

관련 챕터

  • 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제633장

    “A랑 쇼핑하고 오는 길에 잠깐 보러 들렀어요. 내가 3시간이나 기다렸는데, 어디 갔다 왔어요?” 진몽요는 아무것도 못 본 척 물었다.  “저… 거래처 좀 만나고 왔어요. 나간 김에 밥 먹고 왔는데, 밥 안 먹었어요? 내가 배달시켜 줄게요.” 경소경은 눈빛을 피했지만 자상하게 그녀가 밥을 먹었는지 물었다.  “됐어요. 그냥 얼굴 보러 왔어요. 이따가 집 가면서 대충 사 먹으면 돼요. 일 해요 그럼.” 말을 하고 진몽요는 바로 등을 돌려 나갔고, 그 순간 눈물이 앞을 가렸다. 그녀는 애써 떨어지려는 눈물을 참았다.  저녁. 경소경은 거래처와 식사가 있다고 경가네 공관을 안 간다고 말한 뒤 그녀에게 저녁을 알아서 챙겨 먹으라고 말했다. 그녀는 알겠다고 했지만 전화를 끊고 눈물을 흘렸다. 지금 온연은 아이를 임신하고 있어서 감정이 격해지면 안되니 온연에게 말할 수 없었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혼자 안고 있어야했다. 참을수록 마음이 아파왔다.  저녁 11시가 다 되자 경소경은 집으로 돌아왔다. 그녀는 침대의 누워서 그가 샤워하는 소리를 듣고 있었고, 그가 침대에 올라오자 그녀는 잠든 척을 했다. 그도 그녀를 깨우지 않고 그냥 끌어안았고, 그녀의 베게가 젖은 걸 발견하지 못 했다.  밤새 진몽요는 잠에 설쳤다. 너무 졸려서 거의 기절할 때쯤에 잠들었고, 또 이유 없이 잠에서 깨기를 반복했다. 머릿속에 여러가지 생각이 지워지지 않았다. 옆에 있는 남자가 잠든 모습을 보며 그를 미워할 수 없었고 그저 자신이 어디가 부족했는지 고민했다. 그는 정말로 바람둥이 기질을 버리지 못하는 걸까?   그녀는 아침까지 뒤척였고 경소경은 7시에 일어나 습관적으로 그녀의 이마에 뽀뽀를 하고 샤워하러 들어갔다.   진몽요는 깨어 있어서 당연히 그의 미동을 느낄 수 있었다. 그녀는 누워서 움직이지 않다가 10분 후에 일어나 기계적으로 옷을 갈아입고, 세수를 하고 문을 나설 때 경소경은 드디어 이상한 낌새를 눈치챘다. “왜 그래요? 눈이 부었는데? 울었어요?”  진몽요는 고개

    최신 업데이트 : 2022-08-01
  • 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제634장

    진몽요는 그를 보았고, 그의 짜증이 눈에 확 보였다. 예전에는 그러지 않았는데… 그는 변한 게 아닐지도 모른다. 그저 그녀의 기분이 좋지 않아 사소한 변화도 크게 받아들인 것일 수 있다. 그녀는 애써 침착했다. “아니에요. 그냥 아이 갖기 싫어서요. 재미없거든요.”  경소경의 표정은 차가워졌고 더 말하지 않고 회사로 다시 출발했다. 문 앞에 도착하자 진몽요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차에서 내렸고 그는 핸들을 내리쳤다. 자동차 경적 소리가 울렸고, 바쁜 아침에 걱정거리 하나가 더 늘었다.  그는 차를 주차장에 주차한 뒤 문자 한 통을 받았다. ‘지금 내가 나가기 곤란해서, 호텔로 아침 좀 갖다줘요.’  저장되어 있지 않은 번호를 보자 그의 표정은 짜증이 섞여 있었고 빠르게 답장했다. ‘시간 없어, 알아서 가.’  그는 문자를 보내지 않고 잠시 고민하더니 삭제하고 다시 주차장에서 차를 끌고 나왔다.  아침을 사고 호텔 앞에 도착한 그는 그 번호로 문자를 보냈다. ‘내려와.’  답장이 빠르게 왔다. ‘곤란하다고 말했는데, 그냥 좀 가져다주면 안돼요? 이왕 사온 거.’  그는 이를 깨물며 아침밥을 들고 호텔 안으로 들어갔다.  한 편, 회사에서 진몽요는 경소경이 회사에 들어오지 않은 걸 보자 의구심이 들었다. 그녀는 엘리베이터에서 그를 기다리진 않았지만, 이쯤 되면 그가 충분히 올라 와있을 시간이었다…  A는 불안한 그녀의 눈빛을 보고 다가가 물었다. “왜 그래요? 눈이 꼭 호두처럼 부어서, 정신은 나가 있고. 어제 일 때문에 그래요? 경대표님한테…?”   진몽요는 그녀를 째려봤다. “왜 이렇게 말이 많아요. 무슨 생각하는 거예요? 얼른 일이나 해요.”   A는 입을 삐죽였다. “그냥 궁금해서 물어본 거예요. 정 그러면 나도 비밀 하나 털어 놓을게요. 내 남자친구가 3달전에 내 친구랑 바람났어요. 거의 죽은 사람처럼 1주일동안 살다가 겨우 정신 차렸어요. 그 사람도 우리 회사 다녀요. 같은 회사는 아니지만. 아 이젠 전남자친구구나.”  진몽요는 의

    최신 업데이트 : 2022-08-01
  • 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제635장

    “내가 경소경 약혼녀예요.”  A는 온몸에 마비라도 된 듯 굳었고, 몇 초 후에 눈이 휘둥그레졌다. “진짜예요? 지금… 장난 치는거죠?”  진몽요는 손을 들어 약지에 낀 반지를 흔들었다. “경소경이 약혼식 날에 직접 끼워준 거예요. 이제 내가 왜 어제 그 사람이 다른 여자랑 같이 있는 걸 보고 그런 반응을 했는지 알겠죠? 비밀 지켜주기로 했으니까 서로 비밀 지켜요. 그쪽 약점도 내 손에 있으니까. 난 사람들이 몰랐으면 좋겠어요.”  A는 그녀의 눈치를 봤다. “그럼… 제가 업무시간에 사모님 앞에서 농땡이 피우면 안되겠네요?”  진몽요는 다시 한번 그녀를 째려봤다. “그러지 말아요. 나도 지금 같이 농땡이 피우고 있잖아요? 회사에서 우리는 동등해요. 나도 그냥 일반 디자이너고 다른 사람들과 다를 게 없어요. 내가 불쌍하다고 생각하지 말아요, 아직 어떻게 된 일인지 모르니까.”  A는 열심히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어요… 우리 둘다 서로보다 나을 게 없네요. 저도 꽤나 재수가 없거든요. 적어도 몽요씨는 경대표님이랑 약혼해서 앞으로 경가네 사모님이라도 되겠지만, 저는 그렇게 당하고 받은 것도 없는데, 동정할 자격이 어딨어요? 슬퍼하지 마세요. 괜찮으면 돈 없는 제가 저녁에 밥 살게요. 먹고 싶은 거 아무거나 괜찮아요. 제 지갑에 있는 돈 한해서요.”  이때, 경소경은 어두운 얼굴로 들어왔고 누가 봐도 오늘 그의 기분은 좋아 보이지 않았다. 직원들도 인사하며 그의 눈치를 봤다.  진몽요와 A는 정직하게 고개를 숙이고 일하고 있었고, 경소경이 진몽요 자리를 지나치면서 손에 있던 도시락을 그녀의 책상에 두고갔다.  진몽요는 그 아침밥을 보고서 마음이 약해졌다. 설마 아침밥 사오느라 이제 회사에 온 건가…?  A는 참지 못하고 제안했다. “우리가 본 그런 상황이 아니었나봐요… 아니면 그냥 터 놓고 얘기해봐요. 만약에 오해한 거면 이럴 필요 없잖아요… 봐요, 경대표님이 직접 나가서 아침까지 사다 주셨는데.”  “일이나 해요.” 진몽요의 표정은 아직 좋지 않

    최신 업데이트 : 2022-08-02
  • 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제636장

    진몽요는 2초간 고민하더니 담담하게 말했다. “난 그런 장점들은 상관없어요. 만약 그 사람이 정말 나를 배신했다면 난 망설이지 않고 떠날 거예요. 여자들이 제일 비참한 게 남자한데 자신의 모든 걸 거는 거예요. 떠나기만 하면 난 더 잘살 수 있는데 말이죠.”  비록 A의 생각에 동의하지 않았지만 사람을 통해 조사해보는 건 좋은 생각이라고 여겨 바로 실행에 옮겼다. 예전에 온연을 도와 뒷조사해본 적이 있어 그녀에게 이런 일은 매우 쉬웠다. 이미 연락을 취했으니 기다릴 일만 남았다.  ......  한편, 안야는 화장실에서 어쩔 줄 모르고 있었다. 그녀가 바닥 청소를 할 때 누군가 일부러 그녀를 칸 안에 가둬놨다. 밖은 물건으로 막혀 있어서 그녀는 아예 나갈 수 없었고, 청소할 때 핸드폰을 잘 챙기지 않는 편이라 누군가 와서 도와줄 때까지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이런 일은 처음이 아니었다. 회사에 온 둘째 날부터 누군가 일부러 찻물로 그녀의 손에 화상을 입게 만들었었다. 평소에 누군가 시키는 일을 하는 건 지금까지 해오던 일이었지만, 차가운 시선과 비웃는 태도들은 견딜 수 없었다. 하지만 그녀는 임립을 곤란하게 만들 수 없어 참고 말하지 않았다.  그녀는 자신이 왜 이런 대우를 받아야 하는지 몰랐다. 그녀의 직업은 그저 청소부일 뿐인데, 사무실에 있는 직원들도 그닥 고상하지 않은 것 같았다.  얼마나 지났는지 모르던 찰나에 문이 드디어 열렸다. 안야와 함께 청소하던 아주머니가 열어줬다. 아주머니는 의아했다. “왜 안에 갇혀 있어요?”  안야는 눈시울을 붉히며 고개를 저었다. “아무것도 아니에요… 실수로 그랬어요. 저 다시 청소하러 가볼게요.”  아주머니는 한숨을 쉬었다. “앞으로 나 도와서 화장실 청소하지 말아요. 내가 할게요. 그쪽은 그냥 사무실쪽만 하면 돼요… 나 돕는다고 안에 갇혀 있을 필요 없어요.”  안야는 억지로 웃었다. “괜찮아요, 시간 나면 도와 드릴게요.”  맡은 일을 다 하고 그녀는 휴게실로 돌아와 쉬면서 물을 마셨다. 말이

    최신 업데이트 : 2022-08-03
  • 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제637장

    안야는 입술을 깨물며 애써 눈물을 참았다. “저는… 제가 잡일을 도와 드리면 배울 수 있는 건 줄 알았어요. 대표님께서… 직원분들 다 좋으신 분들이라고, 따라서 배우다 보면 직원분들 같은 디자이너가 될 수 있다고 하셨어요… 하지만 제가 도와드리는 걸 너무 당연하게 생각하셨네요!”  여자는 콧방귀를 뀌었다. “디자이너요? 당신이 어울린다고 생각해요? 그냥 괴롭히니까 재밌길래 그러는 건데 불만 있어요? 내가 한 말 못 들었어요? 가서 밀크티 사와요!”  안야는 처음으로 거절했다. “제 일은 청소지 당신 심부름 꾼이 아니에요. 직접 가세요. 저는 그런 일을 할 의무가 없어요.” 안야는 힘으로 그 여자의 발 밑에 깔린 밀대를 빼냈다.  여자는 휘청거리면서 넘어질 뻔했고, 화가 나서 안야의 뺨을 때렸다. “당신이 뭐라도 되는 줄 알아? 이미 청소부 아줌마들 있는데, 괜히 끼어 들어서 장난이나 치고. 임대표님은 당신이 불쌍해서 아무 일이나 찾아준거야. 가뜩이나 일도 쉬운데 다른것도 안 하고, 거의 공짜로 월급 받아가는 거 아니야? 만약 여기서 계속 일하고 싶으면 성실하게 심부름꾼이나 해. 아니면 대표님한테 네가 일 열심히 안 한다고, 자르라고 당장 가서 말 할 거야!”  안야의 손에 입은 화상은 아직도 낫지 않아 따가웠고, 마음도 아파왔다. 그녀는 그녀가 만난 모든 사람들이 다 좋은 사람들인 줄만 알았다. 온연과 진몽요, 그리고 임립처럼. 이제서야 그녀는 세상에 나쁜 사람도 많다는 걸 알았다. “그럼 저 자르라고 가서 말하세요. 그만두면 되니까.” 말을 마친 그녀는 다시 휴게실 문을 닫고 옷을 갈아 입으며 이곳을 떠날 준비를 했다.  여자는 어떤 반응을 해야할지 몰랐다. 늘 순종적이던 토끼가 갑자기 반항을 한다? 어차피 거슬리니까 떠나는 것도 나쁘지 않았다. 안야가 떠난다고 말했으니 그녀도 더 이상 괴롭히지 않지 하이힐 소리를 내며 사무실로 돌아왔다. “그 촌년이 일 그만둔데요.”  그 여자와 비슷한 부류의 여자들은 모여서 신나게 토론했다. “우리가 너무 심하

    최신 업데이트 : 2022-08-04
  • 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제638장

    임립은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냥 청소하는 건데 왜 못 하겠는 거예요? 일도 잘하잖아요, 집에서나 회사에서나. 우리 집 들어오고 나서부터 집도 집 같아졌는데, 갑자기 왜 그래요? 무슨 일 있는거죠?”  안야는 자신이 겪은 걸 말하고 싶지 않아 고개를 저었다. “아니에요, 정말 아니에요… 그냥 하기 싫어졌어요. 며칠 안 했으니 월급은 안 받을게요, 그냥 말씀만 드리러 왔어요. 정말… 감사했어요. 이제 짐 싸서 나갈게요.”  임립은 눈썹을 찌푸렸다. 분명 괜찮은 줄 알았어서 그는 더 의외라고 생각했다.  사실 그는 집에 돌아갔을 때 따듯한 밥이 기다리고 있는 그 느낌이 좋았다. 그런데 지금 안야가 굳이 떠나겠다고 그는 말릴 이유가 없었다. “그럼… 나가면 어디서 살 거예요? 진몽요가 나한테 그쪽을 맡겼는데, 내가 책임을 안 질수도 없고, 어디 가는지는 알려주고 가야죠?”  안야는 어디 갈지 생각을 해본 적이 없어 거짓말을 했다. “살 곳 이미 찾았어요, 걱정 마세요. 일 보세요, 저는 먼저 가볼게요.” 안야는 자신의 거짓말이 들킬까 봐 황급히 사무실을 떠났다.  임립은 더 얘기하고 싶었지만 그녀는 이미 멀리 가버렸다.  임립의 집으로 돌아온 안야는 캐리어를 싸고 집을 다시 한번 청소하고 떠났다. 밖으로 나오니 찬 바람이 불었고, 사람들은 급하게 자신의 길을 가고 있었는데, 오직 그녀만 목적지 없이 방황하고 있었다. 마치 이 도시와 어울리지 않는 사람처럼.  그녀는 처음으로 기댈 곳이 없는 느낌을 받았다. 예전에는 아무리 가난해도, 집이 없거나 갈곳이 없었던 적은 없었다. 그녀는 고향을 떠나 이렇게 아무 연고지가 없는 대도시에 온 걸 약간 후회했다. 도시는 컸지만 그녀가 자리잡을 곳은 없어 보였다.  걷다가 지친 그녀는 아무 공원이나 들어가 자리를 잡았다. 오늘은 바람이 유난히 세게 불어서, 발이 얼은 나머지 통증이 느껴졌다. 날이 점점 어두워지자 그녀는 다시 걸었고, 후진 여관에 잠시 머물 생각이었다.  여관 프론트에 아줌마는 해바라기씨는 까면서

    최신 업데이트 : 2022-08-05
  • 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제639장

    안 그래도 놀랐는데, 아줌마가 환불이 안된다고 하자 안야는 망설였지만 그래도 머무르기로 했다.  퇴근하고 집으로 돌아온 임립은 공허한 느낌을 받았다. 집은 청소가 되어 있었고, 너무 깨끗해서 머리카락 한 올도 보이지 않았다. 그리고 안야도 없었다. 그는 마음이 놓이지 않아 진몽요에게 전화를 걸었다. “안야 어딨어요?”  진몽요는 질문에 당황했다. “거기서 출근하는 거 아니었어요? 집도 거기서 살잖아요. 왜 저한테 물어보세요?”  임립은 심호흡을 했다. “거기로 간 거 아니었어요? 낮에 일 그만 두겠다고 하고, 살 곳 찾았다고 그러고 나갔어요. 알고 있는 줄 알았는데, 거기로 안 갔다고요?”  진몽요는 경소경의 일 때문에 머리가 아팠는데, 안야까지 무슨 일이 생기니 미쳐버릴 것 같았다. “도대체 무슨 일이에요? 나한테 연락 없었는데, 난 당연히 거기서 잘 지내고 있는 줄 알았죠. 무슨 상황이에요 이게?”  임립은 머리가 아팠다. “나도 몰라요. 갑자기 일 그만둔다고 해서 이상하게 생각했어요. 분명 지금까지 잘해줬거든요. 사무실 왔을 때 좀 이상해 보였는데 더 묻기 전에 그냥 나가버렸어요. 일단 내가 먼저 전화해 볼게요.” 그는 전화를 끊고 안야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전원이 꺼져 있었다. 그 순간 그는 당황해서 진몽요에게 문자를 보냈다. ‘전화 안 받네요, 직접 찾아봐야 겠어요.’  진몽요는 문자를 확인하고, 작게 욕을 한 뒤 외투를 걸치고 차키를 챙겨 밖으로 나갔다.  다행히 그녀는 야근중이 아니었고, 경소경은 바쁘게 회사에서 일을 하고 있었다. 당장 그녀도 도와줄 사람을 찾을 수 없어 어쩔 수 없이 임립과 둘이 안야를 찾으러 나섰다.  여관. 안야는 배터리가 다 된 핸드폰을 충전하려 했고, 그녀의 핸드폰은 오래돼서 배터리가 나가면 자동으로 전원이 꺼졌다. 하루 종일 제대로 먹지도 못 했는데, 그녀는 아줌마의 경고에 놀라서 혼자 나갈 자신이 없었다. 서랍 위에 놓인 컵라면을 보고 물을 끓여 부었다. 무의식 중에 컵라면 옆에 놓인 듀렉스를 발견했고 그

    최신 업데이트 : 2022-08-06
  • 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제640장

    배를 채우고, 그녀는 욕실을 봤는데 정말 초라했다. 심지어 크기도 작았고, 샤워기를 틀었더니 뜨거운 물이 하나도 나오지 않았다. 그녀는 지금 손에 입은 화상 때문에 샤워를 제대로 할 수가 없었다. 아직도 통증이 있었고, 물에 닿으면 쉽게 감염될 수 있었기 때문에 뜨거운 물이 안 나와도 상관없었다.  그녀는 곰팡이냄새가 나는 침대 위에 누웠다. 아무리 습하고, 절대 따듯해지지 않는 침대였어도 길에서 자는 것보단 나았다. 그녀는 무서워서 자기전에 서랍으로 문 뒤를 막아 놨다. 그럼 누군가 들어오고 싶어도 한번에 문을 열진 못할 테니 말이다.  그렇게 잠이 살짝 들었다가 복도에서 나는 시끄러운 소리에 그녀는 잠에서 깼다. 소리는 술 취한 젊은 사람들 같았고, 목소리가 꽤나 컸다. 그녀는 소리가 없어지기 만을 기다렸고, 그제서야 일어나서 핸드폰을 켰다. 혼자서 밖에 있으니 핸드폰이 켜져 있어야 안전한 느낌이 들었다. 만약 무슨 일이 생기면 바로 신고하기 위한 조치였다.  30초 정도 지나고 낡은 핸드폰이 켜졌다. 눈 앞에 보인 건 수십개의 문자와 전화였고, 다 임립과 진몽요한테서 온 것이었다. 그녀는 깜짝 놀랐다. 그들은 지금 그녀를 찾고 있는건가? 시간을 보니 이미 저녁 9시였고, 그들은 분명히 마음이 급해졌을 것이다!  그녀는 먼저 진몽요에게 전화를 걸었다. “사장님, 왜 전화를 그렇게 많이 거셨어요? 제 핸드폰에 배터리가 없어서 꺼져 있었어요. 이제 막 충전했네요.”  전화 너머 진몽요는 거의 울기 직전이었다. “너 지금 어디야? 어디 간다고 말도 없이! 나랑 임립이랑 얼마나 찾았는 줄 알아? 뭔 핸드폰이 그래? 내일 내가 새거로 바꿔줄게. 내가 금방 갈테니까 주소 불러!”  안야가 대답을 하기도 전에 전화는 끊겼다. 그녀는 진몽요가 늘 불 같은 성격인 걸 알고 그저 웃으며 여관 주소를 보냈다.  한 시간 정도 지나자 진몽요와 임립이 황급히 찾아왔다. 진몽요는 자신의 비싼 옷이 허름한 환경에서 오염될까 봐 걸을 때도 최대한 벽에 붙지 않으려했다. “

    최신 업데이트 : 2022-08-07

최신 챕터

  • 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제1360장

    예군작은 갑자기 흥미가 떨어져 일어나 옷깃을 정리한 뒤, 바로 클럽에서 나왔다.  온 몸에 술냄새를 풍기며 예가네 저택으로 돌아온 뒤, 저택은 너무 불안할 정도로 조용했다. 그는 취했고, 술기운이 너무 올라와서 비틀거리며 위층으로 올라가며 국청곡의 이름을 불렀다.  국청곡은 자고 있다가 놀라서 깼고, 아이가 혹시라도 시끄러워서 깰까 봐 잠옷 원피스를 입고 일어나서 나와봤다. 그가 계단 입구에 앉아 인사불성이 된 걸 보고 그녀는 마음속 분노가 삭으라 들었다. “왜 이렇게 많이 마셨어요? 저녁에 그렇게 시끄럽게 하면 아이가 깰까 봐 걱정도 안돼요? 가요, 방에 가서 쉬게 내가 부축 해줄게요. 술 많이 마셨는데 속은 괜찮아요?”  그녀가 팔을 뻗어 그의 팔을 잡았을 때, 그는 갑자기 일어나서 그녀를 품에 안았고, 예전에는 느껴보지 못했던 힘으로 안았다. 그녀는 살짝 발꿈치를 들었고, 그를 밀어내야 할지 계속 안고 있어야 할지 몰랐다. 그가 분명 사람을 착각한 게 아닐까? 아니면 어떻게 이렇게 평소와 다를 수 있지?  그녀가 여러가지 생각을 하고 있을 때 그가 갑자기 중얼거렸다. “당신은 나중에 다른 사람을 사랑해서 갑작스럽게 나를 떠날 거예요?”  그녀는 살짝 힘으로 그를 밀어냈다. “아니요. 당신 취했어요, 그만해요. 너무 늦었어요.”  그는 그녀의 말을 듣지 않고, 그녀의 턱을 잡은 뒤 강제로 그를 보게 만들었다. “지금 나한테 왜 이렇게 성의가 없어요? 내가 당신이 싫어하는 일을 많이 했었잖아요, 그럼 날 떠날 생각 해본 적 있어요?”  그녀는 술 취한 남자를 상대하기 피곤해서 솔직하게 답했다. “있어요, 됐죠? 난 당신이 완전 체념할 때까지 기다리다가 아이를 데리고 당신을 떠날 거예요.”  그는 침묵했다. 갑작스러운 고요함은 사람을 두렵게 만들었다.  그의 차가운 눈빛을 보고 국청곡은 단호하게 대답한 걸 후회했다. “당신 술 먹고 주정부리면 나 계속 무시할 거예요.”  그는 무섭게 그녀의 입술을 덮쳤다.  그는 강제로 그녀를 안아서 안방으

  • 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제1359장

    목정침은 여유롭게 그를 보았다. “어디서 날 봤는데? 목가네는 절대 아닐 테고. 네 당시 그 신분으로는 목가네에 들어올 자격이 없었잖아.”  예군작은 그가 총구를 겨누는 것 같은 그의 말을 신경 쓰지 않고, 여자들을 다 쫒아 낸 뒤 두 사람만 남았을 때 말했다. “맞아, 목가네는 아니야. 우리 엄마랑 내가 살던 아파트 밑이였지.”  아파트 밑?  목정침은 자세히 회상을 했다. 전에 한번 그가 아버지를 따라서 회사에서 회의를 한 뒤,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한 아파트에 들른 적이 있었다. 아버지는 그에게 오랜 친구를 금방 만나고 올 테니 차에서 기다리라고 했었다.  그는 의구심을 갖지 않고 다른 쪽으로 생각하지 않았었다. 대충 10 여분 정도 기다렸던 것 같은데 아마 그때였던 거 같다. 생각해보니 웃겼다. 아버지는 애인을 만나러 가는 거였는데, 그는 아무것도 모르고 밑에서 기다리고 있었고, 만약 그가 미리 알았더라면 어쩌면 그 후에 일이 벌어지지 않았을 지도 모른다…  이런 일들 때문에, 그는 돌아가신 아버지에 대한 미움이 여전히 남아 있었다. 왜 그가 그런 일을 알게 만든 걸까? 왜 그가 그런 곳에 가게 한 걸까? 아버지는 그를 완전히 바보취급 했었다…  그의 반응을 보며 예군작이 이어서 말했다. “아마 생각났겠지. 그때 나도 밑에서 놀고 있었어. 아버지가 위로 올라가는 걸 보면서, 나도 예전처럼 신나게 따라올라 가려다가 형을 봤어. 그 순간 내 두 다리는 굳어버리고 말았지. 형한테 호기심도 생기고 질투도 나면서, 처음으로 내가 사생아라는 걸 확실히 알게 됐어. 형은 외제차 안에 타고 있고, 제일 좋은 대우를 받고 있었지만, 나는 엄마랑 빛도 안 들어오는 곳에 살면서, 당당하게 아빠랑 나가 보지도 못 했어. 단 한 번도… 나랑 우리 엄마가 아파도, 아버지는 사람을 보내셔서 우리를 병원에 보내주셨지.  난 언제부터 아빠를 싫어했을까…? 거의 기억도 안 나. 근데 갑자기 싫어한 게 된 건 아니고, 시간이 점점 지나면서 감정이 쌓였어. 난 우리 엄마도 싫

  • 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제1358장

    국청곡은 이유를 알 수 없었다. 그가 언제부터 자신이 같이 자주길 원했었나? 예전에는 그녀가 방에서 자는 않는 것은 물론, 집에서 자지 않더라도 그는 절대로 묻지 않았다. 하지만… 그녀는 일부러 그를 피하고 있었다. 그녀는 요즘 자꾸 그가 이상한 생각을 하는 것 같았는데, 그녀는 출산을 하고 상처부위가 아직 회복이 되지 않은 것 같아 마음에 걸렸다. 그는 절대 남은 이해해 주는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회사로 가는 길, 예군작의 얼굴은 매우 어두웠지만, 아택의 얼굴엔 봄바람이 부는 것처럼 기분이 매우 좋아 보였다.  예군작은 아택이 꼴보기 싫었다. “연애라도 시작했어? 아침부터 왜 그렇게 기분이 좋아.”  아택은 정직하게 말했다. “아니요, 그냥 단순히 기분이 좋아서요. 도련님은 왜 아침부터 화가 나셨어요?”  예군작은 국청곡을 떠올리자 화가 났다. “물어보지 마, 말하기 싫어. 오늘은 일찍 퇴근하고 클럽 가서 스트레스 좀 풀자.”  아택은 황급히 말했다. “저는 못 갈 것 같습니다, 도련님 혼자 다녀오세요. 안야씨가 저녁은 집에 와서 먹으라고 해서요.”  예군작은 그의 말에서 눈치를 챘다. “오, 그렇게까지 마음을 쓰는 거야? 이제 놀러도 안 가게? 남자가 그렇게 성실해서 어따 쓰게?”  아택은 사실대로 말했다. “단지 노는 게 지겨워서지, 다른 뜻은 없습니다. 그런 곳에서는 자기자신을 잃기 마련이니 안 가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예군작은 아택을 강요하지 않았고 한 사람이 떠올랐다. 그 사람은 목정침이었다. 목정침과 그런 곳에 가면 재밌지 않을까?  ......  저녁. 목정침은 접대가 있다고 말한 뒤 집에 돌아와서 밥을 먹지 않았다. 온연도 그를 매우 믿었기에 더 묻지 않았다. 만약 그가 예군작에게 끌려가서 논 걸 알게 되면 화가 나서 미쳐 버릴 테다.  목정침은 장소에 도착한 후에서야 예군작이 음란하게 놀려는 걸 알았다. 룸 안에는 야릇한 조명이 켜져 있었고, 여자들은 다리를 훤히 내놓고 여러가지 자세를 취하고 있었으며, 예군

  • 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제1357장

    아택은 어떤 반응을 해야 할지 몰랐다. 예전에 예가네에서 어르신 밑에서 목숨을 받쳐 일하느라 너무 힘들어서 연애를 할 시간도 없었다. 나중엔 예군작 밑에서 일을 하면서, 클럽도 다니고 여자를 만나봤지만, 진짜 연애를 하려니 그는 하지 못 했다. 그는 꼭 찌질한 사내자식처럼 어쩔 줄을 몰라했다.  그가 대꾸를 안 하자 안야는 살짝 실망했다. “대체 이유가 뭐예요? 난 진짜 모르겠어서 그래요, 우리 정상적인 부부처럼 살기로 한 거 아니었어요? 근데… 우리가 지금 부부처럼 살고 있는 게 맞아요?”  아택은 그녀와 처음 자게 되었을 때가 떠올랐고, 그때는 예군작 때문에 임무를 완성해야 한다는 느낌으로 했었다.  그의 목젖이 살짝 움직였다. “가면 되잖아요…”  안야는 그가 매우 원하지 않는 것처럼 느껴졌고, 꼭 그녀가 강요하는 느낌이었다. 그녀는 수치스러워서 입술을 깨물었다. “당신이 싫으면 나도 강요하지 않아요. 어차피 당신도 예군작 같은 사람 밑에서 일하니까 밖에서 많이 해봤을 거 아니에요. 원래 돈 많은 남자들은 다 그렇잖아요, 나 이해해요.”  아택은 머리가 아파왔다. “아니에요, 정말 아니에요. 도련님은 다리를 그렇게 오랫동안 다치셨는데 밖에 나가서 놀 시간이 어딨었겠어요? 이미 성실해지신지 오래 되셨고, 나도 매일 그 분만 따라다니니 혼자서는 더욱 그럴 일이 없어요. 나도… 싫은 거 아니에요. 그냥 시간 좀 필요해서 그래요.”  그가 젓가락을 내려놓자 안야는 빠르게 주방을 정리했다. “당신한데 준비할 시간을 주면 언제까지 시간이 필요할지 모르잖아요. 일단 들어와요.” 그녀는 말을 끝내고 먼저 안방으로 들어갔다.  아택은 어쩔 수 없이 따라 들어갔다.  안야는 갑자기 그를 안았고, 먼저 그에게 키스를 했다.  그녀의 부드러운 입술이 느껴지자, 아택은 숨이 멎었지만 이내 그녀의 허리에 팔을 감쌌다. ……  예군작은 하루종일 일을 하고 집에 돌아왔고, 국청곡이 안방이 아닌 아이방에서 자고 있는 걸 발견했다. 아이 방은 잠겨 있어서

  • 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제1356장

    아택은 침을 삼켰다. “아… 그냥 궁금해서 여쭤봤습니다.”  예군작은 일어나서 시계를 보고 외투를 챙겼다. “나 혼자 운전해서 퇴근할게, 너도 들어가.”  예군작은 대답을 한 뒤, 그를 위해 사무실 문을 열어주었고, 두 사람은 회사 문 앞까지 걸어간 뒤 각자의 길을 갔다.  예군작 밑에서 이렇게 오래 일을 하면서, 아택은 여전히 그의 심리를 알 수 없었다. 그는 어르신보다 더 파악하기 힘들었고, 사람의 마음은 깊기 때문에 한 사람을 파악하지 못 한다는 건 절대적으로 두려운 일이었다.  아택이 집에 돌아왔을 때 안야는 아직 자고 있지 않았고, 그들 대신해서 신발장에서 슬리퍼를 꺼낸 뒤, 또 능숙하게 주방에 들어가 그에게 줄 요리를 했다.  그녀가 바삐 움직이는 모습을 보면서 아택은 왠지 모르게 마음이 놓였다. 아무리 집에 늦게 들어가도 누군가 불을 켜 놓고, 누군가 그를 기다리고, 따뜻한 밥이 준비되어 있는 건 인생에서 가장 편안함을 주는 일이었다.  그는 평소처럼 바로 샤워를 하지 않고, 소매를 걷어 올린 뒤 주방에 들어가 그녀가 요리하는 걸 도왔다. “오늘은 애기가 말 잘 들었어요?”  안야는 고개를 끄덕였다. “말 잘 들었어요, 사실 나 혼자서도 잘 챙길 수 있는데, 아주머니는 안 써도 되지 않을까요? 그러면 매달 소비를 좀 아낄 수 있잖아요. 당신 돈 버는 것도 힘든데, 우리끼리 아껴서 살면 좋잖아요. 당신은 움직이지 말고 좀 쉬어요, 하루종일 일하느라 피곤했을 텐데 이런 건 내가 하면 돼요.”  아택은 그녀에 의해 강제로 옆으로 쫓겨나서 완전히 끼어들 수 없었다. “그런 돈은 아낄 필요없어요. 집안 일도 하고 애도 보는데 당신도 힘들겠죠. 내 일은 엄청 힘든 편은 아니에요. 평소에 대부분은 거의 한가해서요.”  안야는 고개를 돌려 그를 향해 웃었다. “안 힘들면 다행이에요. 사실 내가 봤을 때 예군작씨도 그렇게 나쁜 사람은 아닌 것 같아요, 적어도 당신한테는 잘해주니까요.”  아택은 평소에 뒤에서 예군작의 얘기를 하진 않지만, 이 점은

  • 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제1355장

    진몽요는 억울해했다. “그러게 누가 나한테 장난치래요? 나도 순간 머리가 안 돌아가서 그런 거잖아요. 그래서 손부터 나간 거고요… 내가 잘못했어요. 나도 민망했어요, 당신 부모님이 다 봤잖아요. 지금 심장이 너무 빨리 뛰어서 목구멍 밖으로 튀어나올 거 같고, 진짜 창피한 건 나라고요! 어머님 아버님이 봤을 때 내가 엄청 예의 없는 아이로 보였을 거 아니에요! 근데 내가 방금 식당 입구 봤었는데, 우리 몇 명 밖에 없었어요~”  경소경도 진짜로 화가 난 게 아니었다. 그는 그녀의 생각이 단순한 걸 알았기에, 생각이 짧은 건 정상이었다. “알겠어요, 그만 해명해요. 해명하는 건 감추려는 거고, 감추려는 건 사실이라는 거잖아요. 내가 나이를 이렇게 먹고도 참… 됐어요, 어차피 당신이 맨날 집에서 안 그러는 것도 아니니까요. 우리 엄마 아빠는 당신이 이런 사람인 거 이미 알고 있으시고, 이미 머릿속에 깊이 각인되어 있을 거예요. 이번 생에 그 인식은 달라지지 않을 거니까 걱정하지 말아요.”  진몽요는 호기심에 물었다. “부모님 눈에는 내가 어떤 사람인데요?”  경소경은 입꼬리를 올린 뒤 못된 웃음을 지었다. “생각이 간단하고 사지가 발달된 사람이요.”  이 간단한 한 마디는 당연히 매를 벌었다.  백수완 별장으로 돌아온 후, 진몽요는 시간이 어느정도 됐으니 강령에게 전화를 걸어 상황을 물었다. “엄마, 집에 들어갔어요? 어떻게 됐어요? 말 좀 해줘봐요.”  전화 너머 강령은 너무 웃어서 주름이 졌다. “난 괜찮은 거 같아. 그 분이 나한테 선물도 준비해 주셨더라고, 근데 사람이 많아서 민망해서 바로 못 주셨데, 그래서 차에서 주셨어. 그 분이 그리신 그림이었어, 그럴듯하게 도장도 찍혀 있더라고. 그 분은 짝을 찾아서 안정적으로 삶을 살고 싶다고 하시는데, 다들 알다시피 그분은 불만이 없고, 내가 마음에 든다길래, 내 의견을 물어봐서 나도 괜찮다고 했지. 그 분 얼굴이 너무 빨개지셔서 어둠속에서도 빨개지신 게 보이더라. 난 그저 그 분이랑 공통된 관심사가 없

  • 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제1354장

    강령은 얼굴이 빨개졌다. “네, 좋네요… 제 딸도 샤브샤브를 좋아해서요, 나중에 같이 갈게요.”  진몽요는 이 좋은 소식을 듣고, 이런 자리만 아니었다면 이미 신나게 웃었을 테다. 허영준이 샤브샤브 가게를 갖고 있는 줄은 몰랐고, 이 가게는 정말 그녀의 입맛을 저격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이건 그녀가 앞으로 샤브샤브를 배 터질 때까지 먹을 수 있다는 뜻인가?  허영준은 경성욱처럼 말이 많지 않아서, 식탁에서는 거의 대화가 없었다. 밥을 다 먹고 식당에서 나온 뒤, 허영준은 강령을 보며 물었다. “혼자 사시죠?”  이 말은 첫 맞선 자리에서 묻기엔 조금 이상했고, 마치 다른 사람에게 말하지 못 하는 목적이 있는 것 같았다. 진몽요는 허영준의 바른 모습을 보고 이상한 생각이 들지 않아 강령을 대신해서 대답했다. “엄마는 지금 혼자 살고 계세요. 그래서 제가 자주 보러가요, 어차피 멀지도 않으니까요.”  허영준은 고개를 끄덕였다. “저는 다들 가는 방향이 다르시니, 제가 가는 길이 같아서 데려다 드리고 싶다는 말을 하고 싶었어요. 그러면 다들 왔다 갔다 하실 필요 없잖아요.”  그랬다. 허영준은 그저 말이 별로 없었지만 마음씨는 세심해서 이미 가는 길이 같은지 아닌지도 생각하고 있었기에 진몽요는 웃었다. “네, 그럼 부탁드릴게요, 아저씨.”  강령과 허영준이 차를 타고 멀어지자 하람은 진몽요에게 물었다. “네가 봤을 땐 어떤 거 같아?”  진몽요가 대답을 하기도 전에 경소경이 끼어들었다. “이게 이 사람 맞선도 아닌데, 이 질문을 왜 이 사람한테 하세요? 이 사람 생각은 중요하지 않죠, 어머님 마음에 드셔야 하는 거잖아요.”  하람은 그를 노려봤다. “그럼 네가 봤을 땐 어떤 것 같은데? 너희 생각도 중요하지, 아니면 왜 다같이 밥을 먹었겠어? 그럴거면 그냥 두 사람 따로 만나서 얘기 나누게 했지…”  경소경은 생각을 하다가 말했다. “사람은 괜찮은 거 같아요, 성실하고, 근데 말은 잘 못 하시네요.”  진몽요는 경소경의 피드백이 너무 일반적이라고

  • 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제1353장

    진몽요는 이런 일을 참고 있을 수 없어서, 경가네 공관에서 나오자마자 강령에서 살짝 얘기를 흘렸다. 강령의 태도는 사람을 본 다음에 다시 얘기해보자는 느낌이었고, 이미 한번의 실패를 통해서 조금 더 현명해졌기 때문에, 이번에는 제대로 상대를 봐야 했다.  순식간에 주말이 다가왔고, 진몽요는 원래 온연이랑 놀러 나가기로 했던 약속을 취소했다. 온연은 진몽요가 엄마에게 맞선을 주선하려는 걸 알고 의아해하지 않았다. 사람은 늘 그런 것 같았다. 나이가 젊든 많든, 다들 짝이 있어야 했다. 사람은 원래부터 무리지어 사는 동물이니 그 누구도 혼자 외롭게 살고싶어 하지 않았다.  백수완 레스토랑에 예약한 룸에 경소경은 요리를 배치한 뒤, 모든 게 준비가 다 되어 있었고, 이제 봄바람만 불어오면 됐다. 그 ‘봄바람’은 아직 오지 않았다.  강령은 잘 관리한 얼굴에 홍조를 띄웠다. “사돈, 그 분 만나 뵌 적 있으시죠? 좀 웃기실 것 같지만, 저 조금 긴장되네요. 이런 일까지 다들 출동해주시니 조금 죄송해서요.”  하람은 웃었다. “만난 적 있어요, 저희 집 사람보다 더 바르게 생겼으니 걱정 마세요. 마음이나 겉모습이나 다 이 사람보다 나으니까요.”  경성욱은 옆에서 감히 반박하진 못 했다. 그의 동문이 어디가 더 낫단 말인가? 그가 그렇게 후졌나?  사람들이 거의 30분정도 기다린 뒤, ‘봄바람’이 도착했다. 얼굴엔 비록 세월의 흔적이 묻어 있었지만, 여전히 젊었을 때의 풍채가 보였다. 유유상종이라는 말이 있듯이, 경성욱의 동문은 여러 방면에서 못난 게 없었다. 젊은 사람을 사이에 있어도 경소경처럼 인기가 많았고, 이 나이를 먹었어도 여전히 잘생긴 아저씨였다.  “오래 기다리게 해서 죄송합니다. 제가 나올 때 근처에서 차가 막혀서, 마음은 급했는데 방법이 없었어서요. 제가 사죄의 의미로 이번 식사 대접하겠습니다.”  경성욱이 말수가 적은 걸 알고 분위기를 살리는 일은 다 하람이 했다. “괜찮아요 허씨, 저희가 남도 아닌데요 뭘.” 말을 하면서 그녀는 강령의

  • 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제1352장

    경소경은 경성욱이 아이를 안고 싶어하는 걸 알고 바로 아이를 건네주었다. “한번 보세요.”  경성욱은 기쁘게 아이를 받은 한번 살펴보았다. 사실 기저귀는 갈은지 얼마 안돼서 깨끗했다.  경소경이 한가한 걸 보자 진몽요는 그를 째려봤고 경소경은 눈물없이 울고 있었다. 그는 아이를 안기 싫은 게 아니라 기회가 없었던 거였다.  식사 시간. 아이는 유모차 안에서 분유를 먹고 있었고, 유모차는 하람 옆에 있어서 하람은 밥을 먹으면서도 아이를 놀아주었다.  진몽요는 하람은 완전 존경했다. 처음에 그녀는 하람이 아이에 대한 열정이 한 순간일 줄 알았고, 시간이 지나면 아이를 귀찮아 할 줄 알았다. 그런데 이렇게 오랜 시간이 지났는데도, 그녀의 모습은 여전했고, 늘 손에서 놓지 않으려는 모습을 보니 하람에게 아이를 맡겨서 그녀도 안심이 되었다.  갑자기, 하람은 그녀를 보며 물었다. “요즘 내가 애 보느라 사돈이랑 쇼핑할 시간도 없었고, 연락할 새도 없었는데, 넌 사돈이 혼자 계시는데 걱정 안되니?”  진몽요는 걱정이 없는 편이라, 많은 생각을 하지 않았어서 대답했다. “걱정할 게 뭐 있어요? 집에 대문 보안도 최고로 설치해 두었으니 괜찮아요. 제가 엄마 집에 가기도 해요, 시간만 있으면 가거든요.”  하람은 헛기침을 두 번 했다. “그… 사돈한테 새 짝 찾아드릴 생각은 없어? 너도 이제 시집왔고, 사돈도 계속 혼자 계시면 심심하시잖아, 나중에 나이 들었을 때 짝이 있으면 좋잖아. 지금은 비록 젊으셔서 마음대로 노실 수 있어도 혼자면 있으면 외롭기 마련이니까…”  중매하는 일은 하람도 처음이라 어떻게 얘기를 꺼내야 할지 몰랐고, 진몽요가 신경쓸까 봐 더 걱정했다.  진몽요는 그제서야 하람의 뜻을 이해하고 문득 깨달아서 말했다. “아아아… 그 일은 저도 생각 했었어요. 엄마도 예전에 스스로 노력해보셨는데, 적절한 사람을 못 찾았어요, 다 이상하고 못 미더운 사람들이었거든요. 저도 지금은 거기까지 신경 쓸 여력이 없어서, 제가 생각을 많이 못 해드린 거 같아요

앱에서 읽으려면 QR 코드를 스캔하세요.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