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의 모든 챕터: 챕터 1171 - 챕터 1180

1359 챕터

제1171장

목정침은 그녀가 자고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지 들어오면서 피하지 않고 전화를 하고 있었다. “무슨 수단을 써서라도 날 귀찮게 하겠다면 그렇게 하세요. 전 당신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그런 남자가 아니라서요.”  그의 말투는 차가웠지만 분노가 섞여 있었고, 온연은 펜을 내려놓고 고개 들어 그를 보았다.  두 눈이 마주친 순간 목정침은 표정이 살짝 변하더니 바로 전화를 끊었다. “아직 안 잤어? 거실에서 뭐해?”  그녀는 완성하지 못한 원고를 접어뒀다. “당신 기다렸죠. 누구랑 전화했어요? 되게 화나 보이던데…”  그의 눈에선 피곤함이 보였다. “아무것도 아니야. 나 먼저 샤워할게. 너도 일찍 자.”  온연은 마음이 불편했다. 그의 전화내용을 다 들었고, 직감적으로 전화한 사람이 여자인 걸 알았지만 그는 입을 닫는 걸 선택했다. 그녀는 그저 그를 이해하고 싶었고, 그가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알고 싶었다. 부부 사이는 보통 그런 걸 공유하지 않나? 그녀는 거리감이 싫었다.  목정침이 샤워를 하자 그녀는 욕실 밖에서 기다리며 뭐라도 물어보고 싶었다.  생활 습관은 일부러 알아가지 않으려 해도 알 수 있었다. 같이 오래 살면 자연스럽게 익숙해지고, 그가 샤워하는 시간은 보통 30분정도인데 오늘은 10분이나 더 씼었다. 그래서 그녀는 그가 무슨 고민이 있다는 걸 확신했고, 그가 평소와는 다른 걸 느꼈다.  물소리가 멈추고 욕실 문이 열리자 그녀는 바로 본론부터 꺼냈다. “방금 누구랑 전화했는지 알고싶어요.”  목정침은 당황했다. “너무 늦었는데 이 얘긴 안 하면 안돼? 내일 회사에 또 일 있어서 일찍 자야 돼.”  온연은 인상을 찌푸리며 성질이 났다. 아침까지 그는 저녁을 기다리라고 했지만… 지금은 죽은 물고기 같았다. 이전에는 그가 출장을 가서 두 사람은 거의 보름을 같이 못 있었다. 물론 이 상황에선 당연히 제일 싫은 건 그가 그녀에게 아무것도 말하지 않는 것이었다.  그녀는 차가운 얼굴로 혼자 침대에 누웠다. 가끔 그녀는 그가 상남자라서 그녀를 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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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72장

그녀는 당천이 이 근처에 살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별 생각이 없었다. 만나서 인사까지 해야될 걸 생각하니 귀찮아서 아예 피해갈 생각이었지만 당천이 차에서 내린 뒤 그녀에게 손을 흔들었다. “타세요. 같이 출근 해야죠. 가는 김에 태워다 드릴게요!”  길 하나를 사이에 두고 그녀는 당천의 표정을 볼 수 없었지만 마음이 복잡해졌다. 이 자식 왜 여기서 날 기다린 것 같지?  인사까지 했는데 뭐라고 할 순 없어 그녀는 주춤거리며 차에 탔다. “왜 여기 계세요?”  당천을 그녀를 뚫어져라 보고 웃으며 의미심장하게 웃었다. “제가 만약에 여기서 온연씨 태우려고 기다린 거라고 말하면, 당장 차에서 내릴거죠?”  온연은 차 문 손잡이를 잡았고 당천은 자랑스럽게 눈썹을 치켜 올렸다. “문 잠궈서 못 내려요, 그러니까 얌전히 계세요. 아깐 농담이었어요, 제가 여기에 태우러 온 정도로 한가할까 봐요? 이 근처 살아요. 이 시간에 나오실 것 같아서 같이 가려던 거고요.”  얘기를 듣고 온연은 손을 내렸다. “그럼 다행이고요. 출발하시죠. 아직 회사에 일이 많이 남아서요. 저는 그쪽이랑 다르게 출근 시간이 자유롭지 못 하거든요.”  당천이 물었다. “목 사모님이 먹는 거 입는 거 걱정하실 필요도 없고, 매일 집에서 놀기만 해도 돈이 남아돌 텐데, 왜 회사에서 그 푼돈을 버는 거예요? 일을 하더라도 본인 회사에서 일하는 게 맞지 않아요? 아님 목정침씨가 돈을 안 주나?”  비록 온연은 어젯밤 일을 아직 마음속에 담아두었지만, 목정침을 욕하진 않았다. “아니요, 저한테 잘해줘요. 그 사람한테 기대는 게 싫어서, 알아서 돈 버는 건데, 안되나요? 가만히 죽는 것만 기다리는 인생도 재미없잖아요.”  당천은 그녀의 눈빛에서 심상치 않음을 느꼈다. “진짜 다른 여자들이랑 다르네요. 다른 사람들은 부유한 삶을 원해도 못 갖는데, 온연씨 눈에는 부담처럼 보여요. 맞다, 저녁에 회식 있다는데, 오실 거죠?”  회식? 온연은 처음 듣는 얘기였다. “무슨 회식이요? 회사에 지금까지 그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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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73장

서양양은 늘 거절을 못 하는 편이었고, 온연은 민망하게 하고 싶지 않아 같이 술잔을 들었다. “마시죠.”  당천은 만족스러워하며 두 사람 중간에 앉았다. “이래야죠.”  서양양은 남자랑 이렇게 접촉을 해본 적이 없어 갑자기 온 몸이 불편해졌고, 허리를 꼿꼿하게 핀 뒤 함부로 움직이지 못 했다. 당천은 자연스럽게 서양양의 어깨를 잡았다. “온연씨의 오른팔이라고 들었어요. 근데 옆에 있으면서 내성적인 성격만 배우지 말아요. 과묵한 건 재미없잖아요.”  온연은 강조했다. “양양씨는 제 오른팔이 아니에요. 굳이 말하자면 제 제자이고, 제가 스승이죠. 오른팔은 썩 좋은 말은 아닌 것 같네요. 양양씨는 남자친구도 안 사귀어 봤으니까 너무 다가가지 말아요. 놀라잖아요.”  당천은 그제서야 서양양의 빨개진 얼굴을 보고 서양양 어깨 위에 있던 팔을 들었다. “OK, 제가 실수했네요. 너무 신경쓰지 마세요, 전 원래 이런 사람이라서요.”  서양양이 얼른 대답했다. “괜찮아요… 신경 안 써요…”  분위기에 따라 서양양도 어느정도 편해졌고, 온연을 붙잡고 다른 사람들과 놀았다. 두 사람도 어느정도 술을 들어가자 안주를 적게 먹어서 술 기운이 올라왔다.  잠시 후, 웨이터가 샴페인을 가져왔고 당천이 말했다. “이건 온연씨한테 드리는 거예요. 같은 동료가 될 수 있어서 영광입니다.”  온연은 자신의 주량이 안되는 걸 알았고, 이곳에서 샴페인 한 병을 혼자 다 마신 뒤 취해서 끌려 나가기 싫었다. “다 같이 마셔요.”  예상치 못 하게 그녀가 다른 사람들에게 샴페인을 따라주려 하자 당천이 제지했고, 잘 생긴 얼굴을 들이 밀며 알 수 없는 눈빛을 보였다. “제가 말했잖아요, 이건 온연씨 거라고. 다른 사람들 거는 또 주문하면 돼요.”  어떤 직원이 거들었다. “맞아요, 저희끼리 알아서 시키면 돼요. 당 선생님이 신경써서 드린 건데 사모님 이미지는 좀 내려놓으세요~”  장난이 섞인 말에 온연은 진퇴양난이었고 그녀는 웃으며 “알겠어요, 그럼 감사히 받을게요. 저랑 제 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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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74장

서양양은 혀를 내두르며 물었다. “왜 막으셨어요? 저 사람들이 뒤에서 언니 욕을 하는데 화도 안 나세요? 저는 평소에 나약한 편이지만 언니는 차가워서 다르다고 생각했는데 저랑 같으신 거예요? 무슨 일이라도 날까 봐 두려우신 거예요?”  온연은 옆에 있던 나무에 기댄 뒤 손을 흔들었다. “아니요. 그냥 그럴 필요가 없다고 느꼈을 뿐이에요. 저 사람들은 내가 목 사모인 걸 아는데, 내가 거기서 따지고 싸우게 되면 얼마나 격 떨어져요. 그럼 내 남편 얼굴에 먹칠하는 거잖아요. 저런 사람들은 원래 저러니까 상대하기도 귀찮아요. 선만 넘지 않으면 마음대로 떠들으라고 해요. 너무 화가 나면 나도 가만히 있진 않을 거예요.”  서양양은 허허 웃었다. “그건 또 그래요. 아예 급이 다른데, 저런 사람들이랑 싸우는 것도 격 떨어지긴 하죠. 언니, 저 먼저 택시 타고 갈게요. 언니는 데리러 올 사람 있어요?”  온연은 핸드폰을 꺼내 시간을 보니 9시였다. 목정침이 아직 일이 안 끝났을 수 있으니 그녀는 망설이다 말했다. “나도 택시 타고 가야겠어요. 머리만 좀 어지럽지 취한 건 아니라, 귀찮게 여기까지 데리러 오라고 하지 않아도 될 것 같네요.”  빈 택시 한 대가 오자 온연의 집이 더 머니 서양양은 온연을 먼저 보냈다. 온연은 아이 생각이 나 거절하지 않았다.  온연이 막 떠나자 당천이 따라 나왔고 서양양 혼자 있는 걸 보고 표정이 썩 좋지 않았다. “온연씨는요?”  서양양은 살짝 중심을 잃어 당천의 팔을 잡았다. “방금 전에 가셨어요. 무슨 일 있으세요? 저희 이미 매니저님께 간다고 문자 보내놨는데.”  당천은 멀어지는 차를 보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서양양은 얼굴을 때리며 정신을 차리려 했고, 빈 차가 오자 팔을 내렸다. “들어가서 더 노세요. 저는 택시 타고 먼저 가 볼게요. 내일 봬요.”  당천은 그녀의 손목을 붙잡았다. “내가 데려다 줄 게요.”  그녀는 거절했지만, 당천은 이미 택시를 보내 버렸다.  한편, 온연은 집에 도착하기 전부터 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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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75장

그녀는 대답할 겨를이 없어 황급히 손을 저었다.  목정침은 그녀가 문을 잡으며 들어오자 손에 있던 문서들을 내려놓고 그녀를 부축했다. “누가 술 마시래? 본인 주량도 몰라?”  그녀는 그의 품 안에서 부비적거렸다. “회사에서 회식이 있었는데 안 갈 수가 없어서 좀 마셨어요. 몸이 불편해요. 술 취했을 때랑 다르게 좀 이상해요…”  목정침은 인상을 찌푸리며 그녀의 뜨거운 이마를 만지고 심장이 철렁했다. “너 혼자 왔어?”  온연은 알아듣기 힘들게 중얼거렸다. “혼자 택시 타고 왔어요. 집까지 못 버틸 것 같아서 바로 회사로 온 거예요. 나 더워요, 사무실 난방이 너무 센 거 같은데…”  그녀는 가방을 바닥에 내려놓으며 옷을 풀어헤쳤다.  그녀이 모습을 보고 목정침은 당연히 어떻게 된 일인지 알았다. 누군가 약을 탔다는 걸 모를 수가 없었다! 그는 살짝 후회했다. 바쁘다고 그녀를 안 데리러 가는 게 아니었는데, 만약 무슨 일이라고 생겼다면, 그건 상상도 하기 싫었다…  그는 의심스럽게 물었다. “너 지금 혹시…”  온연은 정말 조금 정신이 있었고, 더워서 빨개진 줄 알았던 얼굴은 바로 더 빨개졌다. “응… 물어보지 말아요, 미안해요…”  그녀의 대답을 듣자 목정침은 누군가 약을 탔다는 걸 확신했다.  그는 더 생각할 것도 없이 그녀를 소파위로 눕혔다.  ......  다음 날 온연은 방 침대 위에서 어리둥절 하며 정신을 차렸다. 그녀는 자신이 어젯밤 어떻게 집에 왔는지 기억나지 않았고, 조금씩 기억을 더듬어 보니 퍼즐들이 맞춰지며 그녀가 어제 저녁 하면 안되는 일을 했다는 사실을 알려주고 있었다. 그녀는 그가 야근을 할 때 그의 회사로 가서 엉겨 붙었다…  그녀는 감히 자세히 생각할 수 없었고, 화장실에서 소리가 들리자 그녀는 목정침이 이미 일어난 걸 알았다. 그녀는 그제서야 잠옷을 입은 자신을 발견했다. 아마 집에 와서 목정침이 씻겨준 것 같다.  콩알이도 이미 깨어 있었고, 아기 침대에서 정신이 멀똥한 채로 멍을 때리고 있었다. 그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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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76장

목정침은 무언가 떠올라 표정이 진지해졌다. “술을 많이 마신 게 아니라, 누가 약을 탄 거야. 지금 깼으니까 잘 생각해 봐, 누가 그랬는지. 너 주변에 속셈을 모르는 사람이 생겼으니 난 이제 마음 놓고 너 회사 못 보내.”  그의 말에 온연도 더 자세히 어젯밤 상황들이 생각났다. 그러게, 술만 마셨으면 온 몸이 뜨거워지진 않고, 이상한 느낌도 없었을 텐데. 그 이상한 느낌에 이끌려 그녀는 회사까지 목정침을 찾으러 갔다…  그녀는 당천이 자신에게 준 그 샴페인이 떠올랐다. 그는 특별히 그녀에게 줘야한다고 강조했고, 다른 사람에게 주는 걸 막았다. 다른 술은 다른 사람들도 마셨고, 모든 사람에게 다 문제가 생겼을 수는 없으니 만약 그 샴페인 문제라면 그럼 당천의 짓인가?  그녀는 바로 결론을 낼 수 없었다. 만약 오해라면? 그녀의 당천 사이에는 원한도 없었고, 두 사람은 안지 얼마 안된데다가 상대가 그녀를 점 찍었어도 이렇게 빨리 움직일 수는 없을 뿐만 아니라 이 방식은 비열했다. 그래도 유명한 디자이너이니 당천 같은 사람에게는 명예가 중요했다.  잠시 생각을 한 뒤 그녀가 말했다. “회사는 가봐야 해요. 가봐야 누가 그랬는지 알죠. 준비 좀할 테니까, 콩알이 아주머니한테 맡겨서 밥 좀 먹어요. 술 마셨으니까 당분간은 수유 안 하는 게 좋겠어요.” 그녀는 회사를 가야했다. 샴페인은 서양양도 마셨고, 정말 샴페인의 문제라면 서양양도 이상한 느낌을 받았을 테다.  목정침은 그녀를 응시하며 “회사엔 내가 데려다줄게. 앞으로 내가 아무리 바빠도 다른 사람 보내서 픽업할 거야. 사실… 콩알이 이제 수유 그만할 때도 됐어. 분유 먹이자. 이렇게 컸는데 모유 먹을 필요 없을 것 같아.”  온연은 그가 왜 갑자기 수유를 끊자는 건지 알 수 없었다. “왜요? 나 아직 모유 남아서 계속 수유할 수 있는데, 분유로 바꿀 필요 없지 않아요?”  그는 눈썹을 치켜 올렸다. “너는 잠깐이라도 자유를 즐기고 싶은 마음은 없는 거야? 난 너가 오랫동안 고생했다고 생각해. 임신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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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77장

그녀는 대담하게 까치발을 들고 그의 목을 잡은 뒤, 볼에 입을 맞추고 황급히 도망쳤다. “퇴근 시간에 꼭 데리러 와요! 야근할 거면 내가 같이 있어 줄게요!”  멀어지는 그녀를 보며 목정침은 손을 들고 그녀가 뽀뽀한 곳을 만지며 입꼬리는 서서히 올라갔다. 오늘은 태양이 서쪽에서 뜬 것 같았다…  차에 돌아온 뒤 어젯밤 누군가 그녀에게 약을 탄 게 생각나 그는 걱정이 되어 그녀에게 문자를 보냈다. ‘조심해, 무슨 일 있으면 전화하고. 혼자 억지로 해결하려고 하지 마, 잘못되면 어차피 내가 처리해요 되고, 그럼 나만 더 귀찮아져.’  문자를 받은 온연은 스마일 이모티콘으로 답장을 보냈다. 그녀는 자신이 어떻게 해야 할지 알고 있었다.  평소엔 서양양은 그녀보다 일찍 출근했는데 오늘은 어쩐 일인지 출근시간이 다 되어도 서양양은 오지 않았다. 당천은 당연히 일찍 출근하지 않았고, 그녀는 마음에 일을 담아두고 있으니 일이 손에 잡히지 않아 책상에 엎드려 멍을 때렸다.  거의 점심시간이 다 되자 당천과 서양양은 그제서야 앞 뒤로 출근을 했다. 온연은 서양양을 한쪽으로 불러냈다. “어제 무슨 일 없었어요?”  서양양은 정신이 딴 데 팔려 있었다. “어… 무슨 일이요? 잘 모르겠어요… 어젯밤에 술을 많이 마셔서 기억이 안 나요.”  온연은 그녀의 목에 있던 키스마크를 보고 순간 심장이 철렁했다. “거짓말하지 말고, 사실대로 말해줘요. 어제 저녁에 누가 술에 약을 탔는데, 그 샴페인이 문제였던 거 같아요. 그 샴페인은 나랑 양양씨만 마셨잖아요.”  서양양은 의아했지만 이내 고개를 숙이고 잠시 침묵했다. “언니… 저 어제 사실 집에 안 들어갔어요. 아직도 무서워서 부모님 전화를 못 받겠어요, 어렸을 때부터 지금까지 한번도 외박한 적이 없었거든요. 어제 언니가 가고 나서 원래 택시 타고 바로 집 가려고 했는데, 갑자기 당천씨가 나와서 데려다 주겠다고 하는 거예요. 가는 길에… 저도 어떻게 된 건지 모르겠지만, 그 분이랑… 자연스럽게 저질러 버렸어요. 제가 깨어났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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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78장

거의 점심시간이 다가오자 회사에는 보는 눈도 많으니 온연은 회사에서 당천과 얘기하지 않고 점심 약속을 잡았다. 당천은 통쾌히 승낙했고, 자발적으로 괜찮은 중식 레스토랑을 소개했다.  식당에서 자리를 잡고 앉자 온연은 본론을 꺼냈다. “어제 저랑 양양씨 술에 누가 약을 탔어요. 그 샴페인 문제 같은데, 어떻게 생각하세요?”  당천은 웃는듯 안 웃는듯 그녀를 보았다. “저를 의심하시는 거예요? 제가 무슨 의도로요? 샴페인을 제가 드린 건 맞고, 온연씨랑 서양양씨만 드셨으니 두 분만 증상이 있었던 것도 맞겠네요. 하지만 샴페인은 처음부터 끝까지 제 손을 거치지 않았고, 저도 의심스럽지만 제가 그랬다는 증거가 없지 않나요?”  온연은 말문이 막혔다. 그녀는 놀라지도 당황하지도 않는 당천의 태도를 알 수 없었다.   잠시 생각을 하다가 그녀는 또 물었다. “서양양씨랑은 그럼 왜 그러신 거예요? 양양씨는 교육자 집안에서 태어나서 보수적이라 남자도 안 사귀어 봤고, 외박도 처음이었는데, 이건 설명이 좀 필요할 것 같은데요.”  당천은 웃기다고 생각했다. “설명이 필요하다고요? 다들 성인인데 자기 행동에 책임을 져야 하는 거 아닌가요? 제가 강제로 그런 것도 아니고, 여자도 많이 만나봤는데, 그 모두에게 책임을 져야 한다면, 집에 남는 자리가 없을 것 같은데요. 온연씨를 생각해서 양양씨랑 사귀어 줄 수는 있지만 그것도 연애일 뿐 결혼할 생각을 없어요.”  온연은 살짝 화가 났다. “양양씨 상태가 이상한 걸 알았을 텐데 그런 행동을 해놓고 모든 책임을 돌리는 건가요? 이런 태도는 좀 너무한 거 아닌가요?”  당천은 신경 안 쓴다는 듯 어깨를 들썩였다. “제가 강조하지만 어제 저녁은 다들 술을 마셨고, 저도 남자라서 자제력에 한계가 있어요. 저랑 양양씨는 서로 원해서 그랬고, 저 혼자 강제로 한 게 아니니까 제대로 알고 말하세요. 저는 그런 누명쓰기 싫거든요. 그때는 그 사람이 약 탄 술을 마신 것도 몰랐고, 지금 얘기를 들어보니 만약 제가 어제 양양씨를 데려다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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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79장

서양양은 그녀의 말에 동의했다. “저도 그 사람이랑 안 어울리는 거 알아요. 매일 그 사람주변을 맴도는 여자가 많을 텐데, 저는 눈에 띄지도 않으니 딱히 기대하지 않았어요.”  온연은 할 말이 없었다. “그런 뜻이 아니에요. 양양씨가 아무리 눈에 안 띄어도 세상에 하나뿐인 존재고 제2의 양양씨는 없어요. 모든 사람은 다 특별하고, 그 존재에 의의가 있는데 왜 안 어울린다고 생각해요? 잔소리 좀 더 하자면, 양양씨는 집안 배경도 깨끗하고 사람도 순진하고 좋으니 더 나은 선택지가 있을 거예요. 당천씨는 비록 각 방면에서 조건이 좋은 남자지만, 사생활 쪽에서는 좀 별로죠. 너무 가벼워요. 안 어울리는 걸로 따지면 그 사람이 양양씨한테 어울리지 못 하는 거예요. 저는 일하러 갈게요. 아마 당천씨가 만나자고 할 거예요.”  서양양이 온연을 보는 눈빛은 더더욱 반짝였고, 누군가에게 인정을 받는 다는 건 좋은 느낌이었다. 어렸을 때부터 부모님의 사랑을 받으며 자라, 사소한 의식주부터 대학교 전공까지 모두 부모님이 원하는 대로 했지 그녀의 의견은 중요하지 않았다. 나중에 졸업을 하고 나서 비록 부모님은 그녀가 좋아하는 일을 하게 해주며 엄격하게 관리하진 않았지만, 오랜시간 감시를 받았던 탓에 그녀는 이제 자신이 주관도 없고 거절할 줄도 모르는 자신감이 부족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온연은 그녀가 특별한 사람이고 유일무이한 존재라는 걸 느끼게 해주며 그녀에게 충분한 확신을 주었다.  어제 일 때문에 서양양은 어떻게 당천을 마주해야 할지 몰랐고, 은근슬쩍 그를 피했다. 그녀는 당천과 확실이 다른 세계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그녀가 아무리 어색하고 민망해도 당천은 아무 일 없었던 사람처럼, 회사에서 할 일을 하고 여직원들과 자발적으로 어울리며, 늘 거절하지 않고 가끔은 야릇한 주제를 던지기도 했다.  그녀가 자신 것과 함께 온연의 차를 타서 책상 앞으로 걸어가자 당천이 갑자기 그녀에게 먼저 말을 걸었다. “괜찮으면 제 것도 한 잔 타주세요.”  서양양은 당천의 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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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80장

온연은 콩알이를 데리고 놀다가 서양양이 걱정되어 문자를 보내 상황을 물었다. 이내 서양양이 빠르게 답장했다. ‘저한테 예상치 못 했던 상황이라고 설명했어요. 마음에 담아두지 말고 아무 일 없었던 것처럼 지내재요. 저한테 사과도 하고 밥도 사주시면서 앞으로 회사에서 언니랑 같이 저를 챙겨주시겠데요. 잘 된 것 같아요, 서로 부담 갖지 않고요. 안 그래도 안지 얼마 안됐는데 사귀는 것도 적절하지 않잖아요. 아까 집에서 어제 외박한 것 때문에 부모님이랑 싸우고 엄청 욕 먹었어요. 사실 말이 싸운거지 저만 일방적으로 혼난 거예요. 걱정 마세요 언니, 전 괜찮아요.’  온연은 한숨을 쉬었다. 이런 결과가 만족스럽진 않지만 어쩌면 최고의 결과이기도 했다.  목정침이 돌아오고 보니 시간은 이미 저녁 11시였다. 온연은 비몽사몽한 채로 잠 들어 있다가 그의 샤워소리에 깼다. 그가 나오자 두 사람은 침대에 기대어 대화를 나눴고, 낮에는 만날 시간이 없으니 이 시간밖에 없었다.  당천 얘기가 나오자 목정침은 의아했다. “당천? 걔가 너네 회사로 갔어? 어떻게 그러지?”  온연은 그의 반응이 이상했다. “회사에서 돈만 잘 주면 안될 것도 없지 않아요?”  목정침은 확신하며 말했다. “그런 작은 회사에서 얼마나 주겠어? 아무리 조건이 좋아도 이상해.”   그녀는 대충 얘기를 꺼낸 거였고 당천 일은 중요하지 않았다. “누가 알겠어요. 신경 안 쓸래요. 난 계속 잘게요, 또 졸려서요.”  무의식적으로 꺼낸 말 이어도 듣는 사람은 달랐다. 목정침은 이 일이 이상하다고 생각했고, 당천이 온연의 회사에 입사한 시간이 의심스러웠다. 설날에 그가 출장을 갔던 이유가 제시카가 복수심리로 그를 건드려서 해외지사에 안 좋은 영향을 끼쳤고, 제시카 성격상 이 일은 이렇게 끝내지 않을 것 같았다.  하필 이럴 때 갑자기 당천이 튀어나와서, 고급 디자이너가 수입도 적은 작은 회사에 들어가다니, 웃긴 거 아닌가? 게다가 온연이 약 탄 술을 마신 걸 생각할수록 당천과 제시카가 관련되었다고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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