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의 모든 챕터: 챕터 1191 - 챕터 1200

1359 챕터

제1191장

제시카는 아양을 떨며 웃었다. “어떻게 처리하실 건데요? 굳이 이렇게 복잡하게 만드는 남자들의 사상을 이해할 수가 없네요.”  목정침은 더 이상 더러운 말이 듣기 싫어 차가운 표정으로 일어났다. “대화가 안되니 더 이상 얘기할 필요가 없네요. 내가 어떻게 이 ‘문제’를 해결할지는 곧 알게 될 거예요.” 그리고 그는 뒤도 안 돌아보고 나갔다.  제시카의 뜨거운 눈빛은 그가 멀어질 때까지 계속 이어졌다.  당천이 옆에서 생각에 잠긴듯 보이자 그녀는 웃으며 말했다. “내가 너 앞에서 다른 남자 꼬시려고 하는데도 넌 하나도 질투를 안 하네.”  당천은 입꼬리를 올렸다. “남자가 그렇게 많으신데, 제가 질투할 게 있나요? 저는 그 많은 사람들 중 하나일 뿐이니 그럴 필요가 없어요. 몇 년 동안 만난 정을 생각해서 하는 말이지만, 목정침의 속내가 뭔지 잘 알아내세요. 국내에 있었던 시간도 짧아서 저 사람에 대해서 잘 모르는데, 망하게 할까 봐 두렵지 않아요?”  제시카는 신경쓰지 않았다. “조사해봤어. 18살 때 가족을 다 잃고, 사업계에서는 완전 천재지. 어린 나이에 혼자 독립해서 그동안 목가네에 버팀목이 되었으니까. 근데 그게 뭐? 결국은 사업하는 사람이고, 머리가 아무리 똑똑해도 남자잖아. 바람 안 피는 남자는 없어. 아무리 온연을 사랑해도, 시간이 지나면 지쳐서 신선한 게 필요할 거야. 지금 이미 내 손바닥 안에 있어.”   당천은 혐오하는 눈빛이었지만 순식간에 숨겨서 발견하지 못 했다. “당신이 좋으면 된 거죠, 마음대로 해요. 맞다… 이번에 귀국했을 때 보니까 거기 괜찮더라고요. 저 당분간 거기 좀 있고 싶어요. 마침 반년정도 쉬었고, 영감도 없어서 사람들한테 감 떨어졌다는 얘기 듣기 싫거든요. 가서 기분전환 좀 하고 싶어요.”  제시카는 아무렇지 않게 담배를 재떨이에 털었다. “그래? 단순히 기분 전환이 필요한 거야, 아님 그 여자애가 그리운 거야? 네가 귀국해서 무슨 일을 했는지 내가 모를 거라고 생각하지? 당천아, 너가 내 밑에서 몇 년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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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92장

그는 유명 디자이너라는 명예 호칭이 따라다니는 게 익숙했고, 제시카가 그를 쉽게 망하게 할 수 있는 것도 알고 있었다. 이번엔, 제시카가 혼자 망하거나, 둘이 같이 망하거나, 둘 중 하나였다. 겉 보기에 그는 잘나가는 것처럼 보이지만, 지금의 생활은 그에게 하나도 영감을 주지 않는다는 걸 본인만 알고 있었다. 그는 반년 넘게 좋은 작품을 내지 못 했고, 그는 더욱 자신이 여자에게 기대어 사는 쓸모 없는 사람처럼 느껴졌다.  제시카의 우려대로 그는 귀국해서 서양양을 찾고 싶었다. 이름처럼 따뜻한 햇빛 같은 여자였고, 그녀와 함께 있으면 그는 살아 있는 기분이 들었다. 다시 태어난 것처럼, 반년 동안 멈춰 있던 창작 영감이 다시 생겨났다.  그는 제시카를 없이도 여전히 탑급 디자이너인데다, 아직도 세상을 놀래 킬 작품을 만들 수 있다는 이 한 가지를 증명하고 싶었다. 그는 자신이 의지한 게 제시카가 아닌 자신의 능력이라는 걸 자신에게 증명해 보이고 싶었다.  저녁. 목정침이 묵은 호텔 벨소리가 울렸고, 그는 경호원을 시켜 문을 열었다. 그가 휴식을 취하기 전까지 경호원은 그의 곁에서 조금도 떨어지지 않았다.  문 밖에 있던 사람은 호텔 프론트 직원이었고, 누군가 그에게 서류를 보냈다.  경호원은 그에게 물건을 건넸고, 보기에 서류 봉투는 특별한 게 없었지만, 내용물이 두꺼웠다. 그는 의심을 품고 열어보았다. 그를 의아하게 만든 건, 안에는 제시카가 그동안 만나왔던 남자들과의 은밀한 사진들이었고, 그 안엔 대담하고 노출이 심한 사진도 있었다. 간단하게 훑어봤는데, 안에 당천과 제시카의 사진이 없는 걸 보니 누가 보낸건지 바로 알 수 있었다.  사실 그는 이미 준비를 다 마친 상태였다. 명예부터 무너 트리는 게 가장 좋았지만, 그의 자료는 이 안에 들어 있는 내용물만큼 완벽하지 않았다. 이 서류봉투는 그에게 큰 도움이 되었고, 귀찮은 일을 덜어주었다.  그는 봉투를 잘 간수한 뒤 경호원에게 말했다. “당천 행방 좀 알아봐.” 그의 예상이 틀리지 않았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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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93장

목정침은 이번에 화가 난 채로 전화를 끊지 않고, 서류봉투를 들고 여유롭게 말했다. “그래요? 내가 못 알아내는 거 확실해요?”  제시카는 자신의 비밀 사업에 자신 있었다. “당연하죠, 그래서 만나실 거예요?”  목정침은 차갑게 썩소를 지었다. “만나는 건 필요 없을 것 같고요, 별 일 없으면 끊을게요.” 그는 바로 전화를 끊었고 승부는 이미 결정이 났다.  다음 날, 해외 포털 사이트에 제시카가 여러 남자와 함께 있는 사진들이 올라왔다. 사람들의 이목을 끌기에 충분해서 순식간에 퍼졌고, 국내에서도 이슈가 되었다.  제시카가 직접 나타나 이 기세를 가라 앉히기도 전에 사태의 심각성을 파악한 각 포털 사이트에서는 민감한 정보들을 다 삭제했지만, 아무리 빨리 삭제를 해도 이미 많은 사람들이 알아버렸다.  제시카의 거주지도 다 노출이 되어 기자들이 다 둘러 쌌고, 목정침을 찾으러 가기는커녕 밖으로 나가는 것도 불가능했다.  이런 일은 상승세를 타고 계속 추격하는 게 좋았다. 목정침은 제시카의 비밀 자료들을 다 폭로했고, 몇 년 동안 탈세한 것까지 들켜 상황이 매우 심각해졌다. 이변이 없다면 그녀는 밀린 세금들을 메꿔야 할 뿐 아니라, 엄청난 벌금을 물고 심하면 감옥살이까지 해야 했다.  이 모든 일을 마친 후, 목정침은 귀국하는 비행기표를 끊었다. 그는 제시카가 어떻게 발버둥치는지 까지는 볼 시간도 없고 필요도 없었다.  제시카는 이미 24시간 동안 집에 숨어 있었고, 그녀가 자랑스러워하던 호화로운 자택은 우습게도 그녀의 감옥이 되었다. 그녀는 자신이 꼭꼭 잘 숨긴 걸 목정침에게 들키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지만, 독한 목정침은 조금의 자비도 베풀지 않았다.  지금 그녀의 회사는 이미 조사가 들어갔고, 불법 탈세라는 죄명이 붙으면 그녀는 끝이었다. 그녀는 아무리 생각해도 목정침이 어떻게 증거까지 수집했는지 알 수 없었다. 이때 문득 당천이 자신에게 목정침을 조심하라던 게 생각이나 손을 떨면서 당천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받지 않았다.  그녀는 애써 침착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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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94장

화풀이를 한 뒤, 그녀는 독한 눈빛을 하고 노트북을 켠 뒤 그녀와 당천의 일까지 폭로했다. 어차피 다 끝난 마당에 그녀는 하나 더 알려진다고 두려울 게 없었다.  ......  며칠 후, 해외에서 들려온 바로는 증거가 충분하고 사태가 심각해서 제시카는 3년형을 선고받았다고 했다. 제시카를 위해 일했던 유명한 남자 디자이너들도 그녀와 부적절한 관계를 맺어서 다 보이콧 되었다.  온연도 국내에서 회사 사람들이 당천 얘기하는 걸 듣고 이 모든 걸 알게 되었다.  목정침은 일찍 귀국했지만 디테일한 건 알려주지 않았다. 그저 다 해결되었으니 안심하라고만 말했다.  당천이 갑자기 가버렸을 땐 엄 매니저는 엄청난 인물을 잃어서 아쉬워했지만, 당천이 사건이 터진 걸 알고 엄 매니저는 다시 기분이 좋아졌다. 심지어 회사 전 직원에게 커피를 사며 남의 불행을 보고 극도로 기뻐했다.  온연은 커피를 챙겨 서양양 책상 위에 올려주었다. “자.”  서양양은 정신이 다른데 팔려 있었다. “언니… 저는 커피를 못 마셔서, 언니 드세요.”  온연은 그녀의 어깨를 두들겼다. “당천씨 일 다 알았죠? 아마 제시카씨가 폭로한 것 같은데, 당천씨가 그 여자를 대신해서 몇 년을 희생했지만 결국 끝까지 가만두지 않았네요.”   서양양은 억지로 미소를 지었다. “저는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가 안돼요. 제시카씨는 좋은 여자도 아니고 좋은 사람도 아니지 않아요? 끼리끼리 논다고, 그럼 당천씨도 같은 사람이겠죠?”  온연은 이걸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몰랐다. “생각하지 말아요. 저녁에 샤브샤브 먹으러 갈래요? 우리 애 수유 끊어서 이제 아무거나 먹어도 되거든요.”  서양양은 여전히 기운이 없어 보였다. “나중에요. 오늘은 너무 피곤해서요. 아무래도 잠이 안 깨는 거 같아서 나중에 제가 대접할게요.”  온연은 더 이상 말하지 않고 한숨을 쉰 뒤 자신의 자리로 돌아갔다.  그리고 엄 매니저가 휘파람을 불며 그녀의 앞으로 왔다. “온연씨, 당천씨 일 다 진짜예요? 그런 사람인 줄은 몰랐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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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95장

온연은 벙쪘다가 다시 아무렇지 않아졌다. “그래도 당천씨가 양심이 있네요. 비록 제시카씨를 배신한 건 도박이었지만, 적어도… 자신에게 맞는 선택을 했으니까요.” 그리고 서양양의 마음이 헛되지 않았다는 생각도 들었다.  목정침은 화제를 돌렸다. “당천이 너 데려다 준 적 있는 거 내가 모른다고 생각하지 마. 왜 안도하고 있어? 너 지금 걔가 그 정도로 쓰레기는 아니라고 생각하는 거지?”  온연은 입술을 삐죽거렸다. “설마 대문에 감시 카메라 설치했어요? 유씨 아주머니가 말한 건아닐 것 같은데. 한번 데려다 준 적 있어요. 그땐 그 사람을 잘 모르기도 했고, 물론 지금도 잘 몰라요. 그것도 목적이 있었던 거 아닐까요? 물론 난 다른 생각한 적 없었어요. 게다가 서양양씨가 그 사람을 좋아하고, 둘이 잠깐 만났었는데, 그런 이상한 생각 좀 안 할 수 없어요? 제일 중요한 건, 난 당신 같은 스타일을 좋아해요.”  목정침의 입꼬리가 슬슬 올라갔다. “잘 아네. 나 오늘 저녁에는 야근 안 해도 돼. 당분간 그렇게 안 바쁠 거니까 집에서 너랑 같이 있을 수 있어.”  온연은 창밖에 빠르게 지나가는 풍경을 보면서 ‘응’ 이라고 대답했다. 목정침은 나지막이 “그 ‘응’은 무슨 뜻이야? 내가 옆에 있어주겠다는데 안 기뻐? 내가 괜히 다정한 건가?”  온연은 고개를 돌려 웃으며 그를 노려봤다. “난 그냥 당신이 제시카씨가 탈세한 걸 어떻게 알아냈나 궁금해서요. 거기 오래있다 올 줄 알았는데 이렇게 빨리 올 줄 몰랐어요.”  목정침은 가볍게 말했다. “그런 사람이 이런 짓을 하는 게 이상한가? 난 그냥 그 회사로 가서 가짜 장부를 만들어준 재무팀을 찾아서 협박 좀 하고, 보상으로 유혹했지. 해외에서는 탈세 행위를 신고하면 거액에 보상금을 주는데, 이런 유혹을 눈 앞에 두고 누가 숨겨주겠어? 사람 마음은 안 흔들리는 것 같지만, 가끔은 살짝 바람만 불어도 갈대처럼 흔들려. 그 여자가 사람의 마음을 매수하는 방식이 잘못됐어. 그건 이익과 협박만 있어서 되는 게 아니니까,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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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96장

목정침은 당연히 거절했다. “꿈도 꾸지 마. 내 얼굴은 그런 여성스러운 걸로 망가트리지 못하게 만들 거야.”  그가 거세게 반항할수록 온연은 오기가 생겼다. 그녀는 팩을 꺼낸 뒤 그를 강제로 침대에 눕혔다. “움직이지 마요, 금방 다 될 거예요. 당신도 이 느낌 좋아할 걸요, 하고 나면 얼굴도 촉촉하고 있고 향긋해지는데, 좋은 거 아니에요? 자, 한번 해봐요.”  목정침은 매우 반항적이었고 계속 고개를 저었다. “하지 마!”  팩의 끈적거리는 액체가 몸에 닿자 그는 당황해서 크게 저항할 수 없었다. “치워, 난 이런 거 안 해!”  온연은 그가 세게 저항하지 않자 얼른 재빠르게 팩을 그의 얼굴에 붙였다. “이렇게 말 잘 들으면 얼마나 좋아요? 꼭 머뭇거린다니까.”  갑자기 온연의 핸드폰이 울렸고 어차피 할 일을 마쳤으니 그녀는 전화를 받으러 침대에서 내려가며 잊지 않고 그에게 당부했다. “혼자 팩 좀 피고 있어요, 주름 지면 골고루 안되거든요. 나 전화 좀 받고 올게요.”  전화를 걸어온 건 서양양이었고, 일 얘기를 잠깐 한 뒤 급한 용건은 없었다. 전화를 끊고 고개를 돌리자 목정침은 세심하게 얼굴에 팩을 정리하고 있었다. 그녀는 당연히 그가 팩을 뗐을 줄 알았는데… 벌써 생각이 바뀐건가?  그녀는 웃음을 참지 못 했다. “당신 평소에 얼굴에 신경도 안 쓰는데 피부가 왜 그렇게 좋아요? 30살이 넘었는데 얼굴에 주름 하나도 없네요.”  목정침은 살짝 그녀를 흘겨보면서 그녀가 나이를 언급한 게 언짢았는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팩을 마치고 누운 뒤 목정침은 갑자기 그녀를 안았다. “사실… 문 앞에 감시 카메라 너 때문에 설치한 거야.”  그녀는 2초간 벙쪘다. “어… 그래서요?”  그는 망설였다. “전에 내가 해외에 3년 있었을 때, 너가 집에 제때 들어왔는지 궁금해서 그런 거지 다른 건 없었어. 나 감시 카메라 안 본지 한참 됐는데, 당천이 널 데려다 준 건 유씨 아주머니랑 임집사님이 하시던 얘기 듣고 안 거야.”  온연은 말을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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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97장

그가 굳어 있던 몸에 서서히 힘을 풀자 온연은 마음 편히 꿈나라로 향했다.  ......  봄이라 날씨가 풀리고, 사람들은 두꺼운 겉옷을 벗었다. 콩알이는 점점 더 빨리 기어서 유씨 아주머니의 체력뿐만이 아니라 온연의 체력도 딸렸고, 종종 콩알이 때문에 힘들어서 땀을 흘리곤 했다. 게다가 콩알이는 최근 걸음마를 떼는 움직임을 보이며 가끔씩 벽을 잡고 두 발짝 정도 걷다가 엉덩방아를 찌었지만, 넘어져도 울지 않고 씩씩했다.  진몽요는 벌써 출산 대기를 시작했다. 요즘 매일 온연에게 전화를 걸며 아이를 낳을 때 주의해야 하는 부분이나, 준비해야 할 것들이 있는지, 반복해서 똑같은 질문을 계속 물으며 지나치게 초조해했다.  경소경은 손에 있던 일들을 다 내려놓고 매일 진몽요의 곁에서 한 발자국도 떨어지지 않았다.  예상 출산일이 다가오자 진몽요는 미리 입원을 했다. 원래 순산을 하기로 했고, 신체 조건도 받쳐줬지만 날짜가 다가오니 그녀는 말을 바꾸며 죽어도 제왕절개를 하겠다고 했다.  온연이 병문안을 가서 말했다. “난 순산이 좋을 것 같아. 너 몸도 건강한데 순산 안 하면 아쉽잖아. 수술하면 회복도 더디고, 어차피 아픈 건 똑같은데 왜 생각을 바꿨어?”  진몽요는 요즘 초조해서 먹지도 못 하고 자지도 못 해서 혈색이 안 좋았다. 몇 달 동안 찌웠던 살들이 이제 점점 빠져가는 기미가 보였다. “그게 무서워서 그런 거잖아.”  온연은 이해하지 못 했다. “뭐라고?”  진몽요는 비밀스럽게 그녀의 귓가에 속삭였고 그녀는 순간 민망해졌다. “너도 참… 그런 걸 걱정한다니, 순산하는 사람들이 그렇게 많은데… 다들 큰 문제없지 않아?”  진몽요의 생각은 달랐다. “넌 제왕절개 했으니까 당연히 걱정할 게 없겠지. 난 그러고 싶지 않아. 만약 회복이 안되면 너무 속상하잖아? 난 칼로 배를 째더라도, 그 사람과 나를 위한 선택을 하고 싶어. 순산만 생각하면 무서워…”  온연은 투덜거렸다. “그래 그래, 내가 했던 말들은 안 들은 걸로 해, 너만 좋으면 됐지.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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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98장

“진몽요씨도 곧 출산이죠?”  온연이 고개를 돌려보니 손에 도시락 통을 든 아택이 있었다. 보아하니 진몽요와 비슷한 시기에 임신을 한 안야도 곧 출산이라 입원을 한 것 같았다. 그녀는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요, 안야도 곧이죠?”   아택은 ‘네’ 라고 대답했다. 이때 엘리베이터 문이 열렸고 그는 그 자리에서 서서 온연이 먼저 들어간 다음에 따라 들어갔다.  지금 보니 이전에 안야는 쓸데없이 고생을 한 것 같았다. 아택은 아이의 생부이고, 또 세심한 신사였다. 안야는 이제 이 사람이 있으니 앞으로 고생할 일이 별로 없을 것 같았다.  온연과 아택은 원래도 친하지 않아서 간단하게 두 마디 정도만 나눴다.  하지만 아택과 우연한 만남은 예군작이라는 ‘시한폭탄’을 떠올리게 했고, 그는 언제 터질지 몰랐다.  예가네 저택.  식탁. 예가네 어르신은 국청곡을 잘 챙겨주었고, 식탁 위에는 대부분 임산부를 위한 요리들이 가득했으며 요리를 집는 행동마저도 그녀가 직접 못 하게 했다. 하지만 그녀는 예가네에 시집가면 모든 게 다 완벽할지 몰라도 유일하게 예군작이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 다는 걸 알고 있었다…  어르신이 잘 해줄수록 예군작은 더 선명하게 차가워졌다.  어르신은 늘 예군작이 국청곡을 대하는 태도를 눈뜨고 봐주지 못 했다. “군작아, 청곡이 배가 갈수록 나오는데, 너 다리 회복하는 김에 좀 더 같이 있어줘. 맨날 멍 때리면서 쓸데없는 생각만 하지 말고.”  예군작은 무표정으로 밥을 먹으며 대꾸할 생각이 없어 보였다.  분위기를 풀기 위해 국청곡은 억지로 웃었다. “괜찮아요 할아버지. 군작씨가 다리 때문에 자유로운 생활을 못 해서 기분이 다운되어 있는 것 뿐이에요. 저는 이해할 수 있어요. 저 같은 임산부의 기분도 잘 보살펴 주시듯이 이 사람 기분도 똑같으니까 너무 뭐라고 하지 마세요. 요즘 매일 같이 집에 있잖아요? 제가 보고싶을 때 볼 수 있으니 같이 있는 거나 마찬가지죠.”  국청곡이 철이 들수록 어르신은 못난 예군작을 한심해했다.  예군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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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99장

진몽요의 이름을 듣자 예군작은 인상을 찌푸렸다. “다른 사람 일에 관심 끄고 본인 일이나 잘해요.”  그녀는 물었다. “내가 너무 진몽요씨한테 ‘관심’을 갖을까 봐 무서운 거죠? 걱정 마요, 아무 짓도 안 해요. 난 지금까지 그런 사람도 아니었고, 이 얘기를 하는 건 단지 당신한테 그 여자 상황을 알고 있으라는 거예요. 어차피 내가 말 안 해도 알고 있을 테지만요, 아닌가요?”  예군작은 반박하지 않았다. 그는 진몽요의 모든 걸 주시하고 있었고, 그녀가 지금 출산 대기중이라 입원한 것도 사실도 알고 있었다.  이 순간, 국청곡은 진정으로 자신이 심리적 피로감으로 인해 지친 게 느껴졌다. 예군작은 마치 영원히 뜨거워지지 않을 돌 같았고, 그녀가 아무리 노력해도 마지막에 결국 돌아오는 건 그의 차가움이었다. 가끔 그가 따뜻하게 대해도 결국 다 옆 사람 때문에 보여주는 가식이었다.  그녀는 자신의 남은 임신기간을 우울속에서 보내고 싶지 않았다. 잠시 침묵한 뒤 그녀가 말했다. “내일 그냥 해성으로 돌아가서 태교하는 게 좋겠어요. 여기는 적응이 안되서요.” 적어도 국가네로 돌아가면 그녀는 좀 더 자유로울 수 있었고, 여기서 시시때때로 마음 졸이면서 남의 생각을 신경 쓰고 눈치를 보지 않아도 됐었다.  예군작은 짜증섞인 듯 말했다. “마음대로 해요! 여자들은 다 이렇게 성가셔요? 조금이라도 마음에 안 들면 나간다고 그러고, 이런다고 해서 내가 달라질 줄 알아요?”  국청곡은 최대한 기분을 억눌렀다. “그런 거 아니에요. 나는 그냥 단순히 여기 있는 게 익숙하지도 않고 즐겁지도 않아요. 장기적으로 마음에 부담을 갖으면 아이한테도 안 좋을 거 같아서요. 당신이랑 화내면서 싸울 생각도 없고, 당신이 가식적으로 나를 기쁘게 해주는 건 더더욱 기대하지 않아요. 그러니까 이렇게 할래요…” 말을 한 뒤, 그녀는 뒤돌아 다시 밥을 먹으러 갔다.  어르신은 촉촉한 그녀의 눈가를 보고 물었다. “쟤가 또 너 화나게 했어?”  국청곡은 얼른 고개를 저었다. “아니요! 살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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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00장

어르신은 그녀가 흥분한 걸 보고 한결 부드러운 말투로 “청곡아, 오해야, 할아버지 뜻은 그런 게 아니야. 나도 네가 너희 가족들 앞에서 군작이를 감싸 주는 걸 원치 않아. 걔가 널 어떻게 대하는지 나도 알고 있고 다 걔 잘못이지. 할아버지는 그냥 너희가 갈등 때문에 별거를 하게 되면 문제는 해결도 안되고 더 멀어질까 봐 그래. 만약 정말 돌아가고 싶으면 군작이한테 데려다 달라고 해. 가기 전에 꼭 사이좋게 화해하고, 알겠지?”  국청곡은 어르신의 속셈을 추측하는데 마음을 허비하고 싶지 않았다. 겉과 속이 다른 건지는 더 이상 중요하지 않았고 계속된 추측에 너무 지쳤다. 지금 그녀는 아무것도 신경쓰고 싶지 않았고, 다시 눈치 보고 않고 그저 마음 편히 아이를 낳고 싶었다. “네, 알겠어요.”  밥을 다 먹고 방에 돌아온 온 뒤에서야 그녀는 깨달았다. 어르신이 예군작에게 그녀를 직접 해성으로 데려다 주라고 한데에는 묘한 이치가 숨겨져 있었다. 예군작은 아마 높은 확률로 무시할 것 같았고, 그러니까 어르신의 말은 그녀가 만약 가고 싶다면 예군작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는 의미였다. 만약 예군작이 데려다 주지 않는 다면, 그녀는 떠날 수 없었고, 어르신은 그런 예군작의 성격을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처음부터 어르신은 그녀를 돌려보낼 생각이 없었다.  예군작에 말에 그녀는 깨우쳤다. 그녀는 예가네에게 남일뿐이었고, 어르신이 이전에 그녀에게 잘해주었던 건 정말 마음에 담아둘 필요가 없었다. 목적을 갖고 있는 호의는 어떠한 가치도 없기 때문이다.  이걸 알았음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예군작에게 말했다. “할아버지가 당신 보고 나 해성에 데려다 주래요. 난 그저 돌아가서 태교하고 싶고, 아이 낳으면 다시 돌아올 거예요. 난 해성에서 자랐으니까 여기서의 모든 게 다 낯설어요. 전에는 임신중이 아니었으니 극복하고 참을 수 있었지만, 지금은 임신중이라 익숙하지 않은 느낌이 더 커졌어요. 밥도 못 먹고 잠도 못 자니까 당신이 내 생각도 해줬으면 좋겠어요.”  의외로 예군작은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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