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의 모든 챕터: 챕터 1201 - 챕터 1210

1359 챕터

제1201장

서양양은 그녀가 장난치는 것 같지 않자 그녀에게 무슨 일이 있는 줄 알고 걱정스럽게 물었다. “언니, 왜 그러세요? 괜찮으세요? 이렇게 다급한 적이 처음이신 거 같아서…”  온연은 몇 번이나 심호흡을 한 뒤 흥분된 기분을 억지로 가라 앉혔다. “친구가 출산한다고 해서요. 지금 기쁘기도 하고 흥분되기도 해요. 당장 가봐야 해서 샘플은 양양씨한테 맡겨야 할 것 같네요. 갔다 오면 밥 살게요!”  서양양은 안도했다. “저번에 같이 밥 먹었던 그 분 맞죠? 몽요언니요. 벌써 출산하실 줄은 몰랐는데 걱정 마시고 얼른 가보세요. 회사 일은 저한테 맡기시고요. 저는 언니한테 무슨 일 생긴 줄 알았어요… 아이가 태어난다는 건 좋은 일이네요.”  아이가 태어난 다는 건 좋은 일이 맞지만, 온연에게는 진몽요의 안전이 더 중요해서 걱정스러운 마음이 컸다.  그녀가 급하게 병원에 도착했을 때 경가네 사람들과 강령이 모두 와 있었다. 다들 수술실 밖을 지키며 긴장해서 얼굴이 창백해졌고, 심지어 경소경은 살짝 떨고 있었지만 벽에 기대어 애써 아무렇지 않은 척했다.  온연도 원래 그들과 같은 마음이었으나 똑같은 표정인 그들을 보자 좀 웃기다고 생각했다. “사실 제왕절개 수술은 안전성이 높아요. 사고 날 확률이 적으니까 다들 너무 긴장 안 하셔도 돼요. 특히 경소경씨, 너무 떨지 마세요.”  경소경은 민망해서 헛기침을 했다. “저… 저 안 떨었어요… 막말 마세요, 저 하나도 긴장 안 했는 걸요. 그냥 애 낳는 거잖아요?”  하람은 이 말을 듣고 긴장된 상황에서도 아들에게 한 마디 했다. “그냥 애 낳는 거? 너가 이런 말을 하고도 사람이야? 몽요는 안에서 힘겹게 수술중인데, 넌 마음이 놓여? 네가 나보다 더 심하게 떨고 있는 것만 안 봤다면 널 팼어야 내 화가 풀렸을 거야.”  여기에 온 뒤에야 온연은 오히려 마음이 놓였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걱정하고 있는데 그녀가 걱정할 게 뭐가 있을까? 진몽요는 전지를 만나고 나서 불행 했을지 모르지만 지금은 진몽요가 가장 행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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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02장

그녀의 말에 사람들은 다 웃었고 온연은 다가가서 말했다. “괜찮아, 나중에 몸 좀 회복되면 둘째 낳아야지. 제왕절개는 한 3년 지나야 다시 임신할 수 있는 거 같던데, 그때면 우리 콩알이가 네 딸보다 4살정도 많을 테니 딱이네. 급하지 않으니까 우선 몸부터 챙겨.”  온연의 말을 듣고 진몽요는 마음편히 잠에 들었다. 그녀가 잠들자 경소경은 깜짝 놀랐다. “의사 선생님! 이 사람 왜 이래요? 이렇게 갑자기 잠들 수 있는 거예요? 기절한 거 아니에요?”  옆에 아직 있던 의사는 눈가가 씰룩거렸다. “아니요… 마취 기운이 아직 남아서 잠드는 게 정상이에요. 수술은 성공적으로 됐으니 혼자 너무 호들갑 떨지 마세요. 산모도 안 놀랐는데 본인이 더 놀라시면 안되죠. 우선 산모부터 편히 쉬실 수 있게 병실로 옮기도록 하죠.”  온연은 경소경의 어깨를 토닥였다. “들었죠? 뭘 그렇게 놀라요? 몽요가 아이를 안 낳았으면 소경씨 간이 이렇게 작은 줄 모를 뻔했네요. 얼른 병실로 옮기죠.”  진몽요가 잠든 시간동안, 병실에서 사람들은 큰 소리로 떠들지 못 했다. 하람은 목소리를 낮춘 채 아이를 소중히 다뤘고, 아이는 태어나자마자 잠만 잤고 잠깐 배가 고파서 울려고만 하면 누군가 바로 젖병을 가져왔다. 진몽요의 수면에 방해될까 봐 아이에게 울 기회를 주지 않았다.  아이는 건강했다. 3.6키로로 태어나 수술실에 우렁찬 울음소리가 퍼졌고, 임신중에 영양분을 충분히 섭취했다는 게 보일 정도로 기운이 넘쳤다.  하늘이 어두워질 때쯤, 진몽요는 슬슬 잠에서 깨어났고 눈을 뜨기도 전에 신음소리를 냈다. ”아파 죽겠네…”  경소경은 다가가서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 “수술한 곳 아파요? 가서 의사 선생님한테 통증 완화할 수 있는 방법 없는지 좀 물어볼게요.”  진몽요는 고개를 저었다. “수술 동의서 쓸 때 의사 선생님이 필요한 약은 다 썼다고 한 말 잊었어요? 특히 진통제는 지금 옆에 걸려 있잖아요. 내가 약발이 잘 안 받나봐요. 사실 엄청 아픈 건 아니고 생리통이랑 비슷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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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03장

차에 탄 후 목정침은 상황을 물었고 온연은 아이 사진을 그에게 보여주었다. “통통한 자식, 3.5키로가 넘어요. 엄청 건강하고 경소경씨랑도 꽤나 닮았어요.”  목정침은 말없이 생각에 잠긴 듯했다. “무슨 생각해요?” 그녀가 물었다.  그는 멈칫하다가 말했다. “진몽요가 애를 낳았으니 예군작이 가만히 안 있을 거 같아서.”  온연의 기쁘던 마음은 깨끗하게 사라졌다. “그러게요, 몽요가 안정적으로 애를 낳게 해준 것도 이미 그 사람 인내심의 한계일 텐데, 어떻게 나올지 모르겠네요. 경소경씨도 속으로 분명 걱정하고 있을 거예요. 예군작이 전지라는 건 조만간 들통나겠죠.”  목정침은 계속해서 돌을 던졌고 그녀의 마음 속엔 파도가 일렁였다. “예군작이 오늘 국청곡을 해성에 데려다줬어. 국청곡도 임신한지 몇 개월 됐는데, 이럴 때 그 여자를 돌려보낸다는 건 분명 어떤 액션을 취하려는 거겠지. 국청곡이 여기 있으면 걸림돌이니까.”  온연은 미간을 찌푸렸다. “국청곡은 왜 해성으로 돌아가겠다고 한 거예요? 그 여자는 지금까지 하나도 의심을 안 한 걸까요? 아니면 예군작이 다른 여자랑 어떻게 되든 상관없는 걸까요? 이제 국청곡이 떠났으니 예군작은 마음대로 할 수 있겠네요.”  목정침은 고개를 저었다. “나도 국청곡이 무슨 생각인지 모르겠어. 증거는 충분히 많이 잡았을 텐데 말이야. 됐어, 우리는 이미 준비된 생각들이 있잖아. 일어나지 않은 일에 쓸데없는 생각하지 말고, 소경이한테만 조심하라고 하자.”  목가네로 돌아온 뒤 온연은 골치거리를 잠시 접어두고 아이에게 집중했다. 콩알이랑 같이 있을 때면 그녀는 마음에 긴장을 풀고 아무런 생각도 안 할 수 있었다.  마침 진락이 밖으로 짐을 옮기고 있었고, 그녀는 아이를 안고 그를 놀렸다. “벌써 나가는 거예요? 앞으로는 두 사람의 생활이 되겠네요. 미리 행복을 빌어요.”  진락은 그녀의 말에 민망해졌다. “사모님… 아직이에요. 벌써 놀리지 마세요, 언제 다시 돌아올지 모르니까요.”  온연은 혀를 찼다. “왜 그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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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04장

목정침은 그녀를 몇 초간 응시했다. “내가 진락한테 뭐 줬는지 안 물어봐?”  온연은 입술을 씰룩거렸다. “물어볼 게 뭐가 있어요? 당연히 돈이겠죠. 당신은 겉으론 차가워 보여도 주변 사람들한테는 잘해주잖아요. 특히 진락, 유씨 아주머니, 임 집사님은 같이 목가네에 오래 있었던 사람들한테요. 지금 진락은 당연히 예전보다 돈도 더 많이 들 테고, 결혼하면 집도 사야해서 다 돈 써야 될 일 밖에 없잖아요. 돈 말고 당신이 뭘 줄 수 있을지 아무리 생각해도 모르겠어요. 이제 반쯤은 가정이 생긴 사람인데, 앞으로 일하는 시간도 조정해줘요. 24시간 대기하게 만들지 말고요.”  목정침은 입꼬리를 올리며 웃었다. “근무시간은 이미 상의했어. 돈 얘기는 너무 평범해 보이잖아. 그리고 돈 줘도 안 받아. 너무 많이 주면 걔가 해고당한다고 느끼는 거 같아. 혼자 스트레스도 많이 받아서 죽어도 안 받으려고 하고, 너무 적게 주자니 또 내가 쪼잔한 거 같잖아. 그래서 집 열쇠로 줬어, 신혼집으로 쓰면서 계속 거기서 살 수 있게. 주는 거라고는 안 했어 안 받을까 봐. 집 호적 얘기는 나중에 하지뭐. 지금 얘기하면 그 성격상 절대 안 받아. 돈보다는 집으로 주는 게 낫지. 그래도 내 밑에서 몇 년 동안 있었는데 집 사는데 돈을 다 쓰게 할 수는 없잖아. 지금 걔한텐 집이 제일 필요할 거야.”  온연은 동의하듯 고개를 끄덕였다. “난 왜 그 생각을 못 했죠? 역시 당신은 생각이 깊네요. 어차피 결혼할 거라면 제일 큰 지출이 집일 텐데, 당신이 바로 집을 사주면 훨씬 수월하겠어요.”  목정침은 갑자기 그녀의 코를 꼬집었다. “내가 마음대로 너랑 상의도 없이 집을 사줬는데, 넌 불만도 없어? 그래도 이건 우리의 공동 재산인데, 넌 그렇게 별 생각이 없는 거야? 그래도 먼저 물어볼 수는 있었잖아?”  아이는 그의 동작을 따라하며 온연의 코를 꼬집었고, 온연은 아이의 손을 치웠다. “비록 우리가 결혼 전에 재산공증은 안 받았지만, 이게 다 당신 돈이고 당신 재산인 거 알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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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05장

서양양이 택시를 타고 왔을 때 목정침은 이미 밥을 다 먹고 콩알이를 데리고 위층에 올라가 있었다. 온연은 거실에서 서양양과 얘기를 나눴고, 서양양이 떠나려 할 때 마침 비가 그쳤다. 공기는 비가 그친 후에 상쾌한 냄새와 빗물의 습기가 섞여 있었다.  온연은 서양양을 택시타는 길까지 데려다 주었다. “내일 봐요.”  서양양은 그녀를 향해 손을 흔들었다. “얼른 들어가세요 언니, 내일 봬요. 맞다, 언니네 집 너무 예뻐요, 역시 비싼 저택 답네요~”  온연은 웃으며 차가 멀어진 뒤에야 집으로 들어갔다.  바쁜 하루를 보내고 서양양은 차에서 긴 한숨을 내쉬었다. 사실 이런 꽉 찬 하루도 나쁘지 않았다. 적어도 가슴 아픈 생각을 할 여유가 없으니 말이다. 하지만 여유가 생기면 그런 생각을 안 할 수 없었다. 마치 지금처럼…  제시카가 감옥에 들어가고, 당천도 연루가 되었으니 당천은 지금 어떻게 됐을까?  생각을 잠겼다가 그녀는 갈수록 창밖 풍경이 낯설어 지는 게 느껴졌다. 자신 같은 젊은 여자 혼자서 이 저녁에 택시를 탔다고 생각하니 그녀는 당황했다. 그녀는 슬쩍 눈 앞에 택시 기사를 보았고, 기사의 얼굴은 차 흔들림 때문에 살결이 떨리고 있었다. 그녀의 마음도 같이 떨렸다.  그녀는 순간 젊은 여성들이 늦은 시간 택시에서 범죄를 당한 뉴스들이 생각나 공포심이 마음을 지배했다. 여기서 그녀의 집까지는 아직 멀리 남은데다가, 이 길은 점점 더 낯설고 외진곳으로 향하고 있으니 그녀는 이빨까지 떨렸다.  그녀는 조심스럽게 핸드폰을 꺼내 아빠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전화기가 꺼져 있었다. 그녀는 그제서야 아빠가 잘 때 핸드폰 전원을 끄고 잔다는 게 생각났고, 이 시간에 부모님은 이미 잠들어 있었다. 그녀는 애써 평정심을 유지했다. 이럴 땐 이성에게 전화해서 만나자고 하는 연기를 하는 게 가장 좋지 않을까?  그녀는 연락처를 뒤지며 당천의 번호에 시선이 멈췄다. 그녀는 귀신에 홀린듯이 전화를 걸었고, 전화가 연결되자 당천이 말을 하기도 전에 얼른 말했다. “어디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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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06장

그녀는 1초간 망설이다가 그를 믿기로 했다. 그녀는 그가 정말로 국내에 있을 줄 몰랐고, 이건 불행 중 다행이었다.  그녀는 전화를 스피커폰으로 켜고 황급히 길을 따라 앞으로 걸어갔다. 가로등 아래 그녀의 그림자가 길게 비춰졌고, 바닥에 닿는 구두소리는 유난히 크게 들려서 그녀의 심장을 울렸다. 그녀는 애써 침착하며 뒤를 돌아보지 않으려 했고 눈에는 눈물이 고여 있었다. “저 걷고 있어요, 어디까지 왔어요…?”  그가 어디까지 왔는지 물어보는 것 외에는 지금 이 관계에서 무슨 얘기를 나눠야 할지 몰랐다.  당천은 운전을 하고 있어서 빠르게 대답했다. “근처요.”  그의 목소리가 핸드폰 너머 들려왔고, 텅빈 저녁에 울려퍼지자 그녀는 왠지 모르게 안심이 됐다. 그녀는 그의 목소리가 이렇게 좋고, 맑고, 매력적인지 그제서야 알았다.  약 10분이 지나고, 그녀가 마음을 졸인 그 10분이 흘러가자 빨간 스포츠카 한 대가 그녀의 곁을 지나갔다. 한참을 멀리 지나친 후에 갑자기 멈춰서 다시 후진했다. “타요.”  서양양은 당천의 목소리를 듣고 차 문을 연 뒤 탔다. 몸은 아직도 주체할 수 없이 떨리고 있었다. “감사해요…”  당천은 대답하지 않고 운전을 하며 계속 주변을 둘러봤다. 잠시 후, 그가 말했다. “저 차가 계속 그쪽 따라다니고 있었어요. 나한테 전화해서 다행이에요.”  서양양은 그의 시선을 따라 밖을 보았고, 역시나 그 차는 그녀가 차에 타는 걸 보고 유턴을 해서 돌아갔다. 그녀는 또 두려움을 느꼈다. 만약 당천이 몇 분이라도 늦었거나, 해외에 있었거나, 그녀를 도와주지 않는 걸 선택했다면, 아마 무서운 일을 당했을 테다.  서양양은 계속 참아왔던 눈물을 그제서야 터트렸다. “앞으로 혼자 택시 못 타겠어요, 너무 무서워요.”  당천은 고개를 돌려 그녀를 보았다. “사실 그렇게 무서울 것도 없어요. 대부분의 택시 기사들은 문제없으니까요. 내가 차 번호 기억해 뒀으니까 무서워하지 말아요. 이제 집에 데려다 줄까요?”  그녀는 코를 훌쩍이며 고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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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07장

당천의 표정엔 장난기가 갑자기 사라졌다. “그쪽도 내가 여자 등쳐 먹는 쓰레기라고 생각하죠?”  서양양은 순간 어떤 대답을 해야할지 몰랐다. 모든 사람이 그렇게 생각하는데 그녀가 단호하게 자신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하면 너무 가식적으로 보일 것 같았다. 2초간 머뭇거리다가 입을 열려던 찰나에 당천이 막았다. “됐어요, 대답 안 해도 돼요. 난 다른 사람 생각 신경쓰지 않아요.”  분위기는 살짝 굳었고, 서양양은 차 안이 답답해서 창문을 열었다. 저녁 바람이 그녀의 머리칼을 스치며 샴푸 향기가 차 안에 퍼져 좋은 느낌을 가져다주었다. 당천이 갑자기 입을 열었다. “머리 묶어요.”  그녀는 어색하게 말했다. “머리끈 없는데…”  그는 마법처럼 머리끈 하나를 그녀에게 건넸다. “자.”  머리끈을 받고 나니 더 어색해졌다. 그건 그녀가 전에 그의 집에서 하룻밤을 보냈을 때 두고 간 거였는데 그가 아직까지 갖고 다닐 줄도 몰랐을뿐더러… 몸에 지니고 다닌다고? 그녀가 이상한 생각을 할 때 당천이 웃었다. “설마 내가 그쪽을 그리워해서 그쪽 물건을 안 버렸다고 생각하는 건 아니겠죠? 버리려고 했는데 계속 시간이 없었어서 주머니에 넣고 다녔을 뿐이에요. 내 옷이랑 같이 이미 몇 번이나 빨았어요.”  그녀는 그 순간 실망했다. “안 버려서 다행이네요. 저 이 머리끈 좋아하거든요.”  거의 집에 도착했을 때 서양양은 가방에서 열쇠를 뒤졌지만 열쇠의 짤랑 거리는 소리가 들리지 않자 심장이 철렁했다. 당천은 그녀의 동작을 보고 물었다. “설마 열쇠 안 챙겨온 건 아니죠?”  그녀는 이를 꽉 깨물었다. “네, 안 챙겼네요. 근데 괜찮아요, 집에 부모님 계셔서 문 열어 달라고 하면 돼요.”  당천은 손목시계를 보다가 그녀의 앞에 들이밀었다. “11시가 넘었는데, 안 혼나는 거 확실해요? 저번에 그랬던 거 같은데, 어머님이 잘 때 누가 깨우면 죽여버릴 정도로 성질이 더럽다고요.”  서양양은 대답을 못 했다. 혼나지 않는 건 불가능했고, 심지어 지금 엄마한테 혼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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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08장

다시 한번 당천의 별장에 들어오자 당천을 자신을 비웃듯이 웃었다. “이 집, 내가 예전에 회사 대표로 나간 대회에서 상 받아서 제시카씨가 준 거예요. 내가 공짜를 좋아해서 이 집을 받은 게 아니라, 내가 그 사람한테 가져다준 이익이 이 집보다 훨씬 커서 부끄럽지 않게 받은 거예요.”  서양양은 소파 앞으로 걸어가 앉았다. “당천씨... 제시카씨 좋아해요?” 그녀는 그와 제시카의 사이를 안 후, 계속 이 질문이 하고 싶었다.  당천은 그녀를 뚫어져라 보았다. “알고싶어요?”  그녀는 그의 시선이 불편했다. “저… 전 그냥 물어본 거예요, 말하기 싫으면 말아요.”  당천은 술장에서 술을 한 병 꺼낸 뒤 그녀에게 한 잔 따라주었다. “말하기 싫을 것도 없고, 말못할 것도 없어요. 한 때는 존경했었죠. 벌써 몇 년이나 됐네요. 젊었을 때 사랑에 환상 없는 사람이 어딨겠어요? 운이 좋은 사람은 자기랑 어울리는 사람을 찾아서 지지고 볶는 연애를 하겠죠. 운이 안 좋은 사람은 희생양이 되는 거고요. 나중에서야 알았어요. 그 사람은 나랑 연애를 하고 싶었던 게 아니었고, 그 사람이 좋아하는 건 많은 남자들한테 둘러 쌓인 그 느낌이라는 걸요. 신선함을 요구하기도 하고요.  나는 그나마 그 사람 곁에서 비교적 오래 머무른 사람이었어요. 그 사람 곁에 있던 남자들은 수도 없이 많이 봤죠. 우리가 연인관계가 아니라는 걸 인정하고, 연인이 될 수 없다는 걸 안 다음엔, 그 존경심이 증오가 되었어요. 아직까지도 그 사람한테는 증오만 남았죠. 나중에 계속 치근덕 댄 것도 결국 다 이익 때문이었겠죠.”  서양양은 살짝 이해가 됐다. “그럼 안 좋아하는 거네요? 저도 제시카씨 만나 봤어요. 분위기 있고 잘 꾸미고 당연히 돈도 많아 보였죠. 그런데 이런 사람일 줄은 몰랐어요… 그 분 욕하는 건 아니고, 그냥 살짝 놀랐어요.”  말을 하면서 그녀는 긴장해서 술을 한 모금 크게 마셨다. 목을 타고 넘어가는 강렬한 맛을 견디기 힘들었지만 어쩔 수 없이 삼켰다. 그녀가 평생 술을 마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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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09장

어제 저녁 당천은 아마 늦게 잠들었는지 그녀가 갈때까지 일어나지 않았다. 그녀는 적어도 간다는 말을 해야 예의가 있는 것 같아 그에게 메모 한 장을 남겼다.  회사에 도착해서 문을 들어서자 그녀는 온연에게 붙잡혔다. “양양씨 어머님 오셨어요. 회사 사람들한테 어제 밤샘근무 했냐고 물으셨는데, 어제 회사에 사람이 없던 걸 알고 엄청 화나신 채로 기다리고 계세요. 어제 저녁에 어디 갔었어요? 택시 타는 거 내가 봤잖아요. 집으로 바로 안 갔어요?”  서양양은 얼굴색이 하얘졌다. “언니… 엄마가 올 줄 몰랐어요, 죄송해요! 저 좀 꼭 도와주세요! 어제 택시 타긴 했는데 택시 기사한테 문제가 좀 있었어요. 저를 외진 곳으로 데려가길래 무서워서 당천씨한테 전화했고 그 분이 절 데리러 와줬어요. 왔다 갔다 하니까 시간도 많이 늦었고 또 열쇠를 안 챙겼는데 저희 부모님은 주무실 때 늘 핸드폰을 꺼놓으시거든요. 그래서 깨우면 안될 거 같아서 당천씨 집으로 갔어요. 엄마한테 제가 남자 집에서 잔 거 걸리면 전 죽음이에요! 언니…”  온연은 인상을 찌푸렸다. “당천씨랑요…?”  서양양은 그녀가 잘못 생각한 걸 알고 얼른 손을 저었다. “아니요, 다른 거 없이 진짜 잠만 잤어요! 사실 진짜 좋은 분이세요. 사람들이 생각하는 거랑 달라요. 어제 그 분 아니었으면 오늘의 생사도 확신할 수 없어요. 언니, 저랑 같이 엄마한테 거짓말 좀 해주시면 안될까요? 다음에는 절대 이럴 일 없을 거예요! 부탁드려요!”  온연은 서양양이 평소에 거짓말을 안 하는 걸 알고 한숨을 쉬었다. “알겠어요, 양양씨가 회사에서 엄마한테 혼나는 모습을 볼 순 없으니까요. 가요, 올라가서 어제 우리집에서 잤다고 하죠. 혼자 보내는 게 아니었는데 무슨 일 없어서 다행이에요. 나 때문에 일어난 일이니까 내가 책임질게요.”  위층 사무실에 도착하자 서양양의 엄마는 서양양 앞을 가로 막았다. “너 어제 어딨었어? 나한테 감히 거짓말까지 하고, 회사에서 야근도 안 했더만. 어쩐지 이상하더라, 어떤 회사에서 밤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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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10장

온연은 마지못해 고개를 저으며 자신의 자리로 돌아왔다. 지금 서양양과 당천의 관계는 일반적이지 않았다. 당천은 이런 일을 당해서 앞 날이 캄캄한데, 그녀는 서양양과 당천의 일을 어떻게 봐야할지 몰랐다. 흘러 가는대로 두는 수밖에.  오후 퇴근 시간. 목정침은 그녀를 데리러 왔고, 두 사람을 과일을 들고 병원으로 향했다. 그녀의 예상대로 진몽요는 아파서 침대에서 내려오지 못 했고, 예전의 그녀보다 더 고통스러워 보였다. 수술 둘째날에는 무조건 침대에서 내려올 수밖에 없었다. 매일 맞는 수액의 양만 봐도 화장실을 몇 번이나 가야했다. 매번 진몽요는 화장실을 갈때마다 처참하게 울었고, 소리를 들으며 부축하는 경소경도 식은땀을 흘렸다.  온연과 목정침이 온 걸 보고 진몽요는 눈물을 글썽이며 울었다. “연아, 이럴 줄 알았으면 네 말 듣고 순산할 걸 그랬어, 아파 죽을 거 같아…”  온연은 그녀를 부축해서 눕힌 뒤 그녀에게 바나나 한 개를 까주었다. “세상에 후회를 치료할 약은 없어. 순산도 아파, 낳는 속도도 느리고. 태동이 느껴지는 순산부터 낳을 때까지 며칠이나 걸리는데, 그 기간 내내 계속 아프니까 제왕절개보다 더 나을 건 없어. 어찌됐든 아픈 건 다 똑같아. 회복을 얼마나 빨리 하느냐의 문제지. 당분간 영양가 있는 거 많이 먹어. 그래야 회복도 빠르고, 한 이틀 지나면 안 아플 거야. 나 믿고 좀만 참아.”  경소경은 세심하게 진몽요의 눈물을 닦아주었다. “울지 말아요, 엄마가 산후조리 할 때는 울면 안된다고 했어요. 후유증 남으면 안되잖아요.”  진몽요는 원망스럽게 그를 보았다. “난 아직까지도 그때 무슨 생각으로 애를 낳겠다고 했는지 모르겠어요. 내가 당신을 얼마나 사랑해야 이 고통을 견딜 수 있는 거죠? 죽었다 다시 살아난 느낌이에요…”  경소경은 그녀의 손을 자신의 입가에 대고 세심하게 어루만졌다. “알아요, 나 다 알아요. 당신 고생 많았어요. 남은생은 내가 더 고생할 테니까 딱 이번만 나 대신 참아줘요.”  목정침은 작은 침대에 있던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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