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의 모든 챕터: 챕터 1181 - 챕터 1190

1359 챕터

제1181장

회사에서 문서를 챙긴 뒤 서양양은 재빨리 택시를 잡고 당천의 집으로 향했다. 당천의 집을 한 번 가본 적이 있으니 익숙하진 않아도 낯선 건 아니었다. 당천의 집 문 앞에 도착한 뒤 그녀는 심장이 뛰어서 심호흡을 하고 용기를 내어 초인종을 눌렀다.  당천의 집은 독채 별장이었다. 그녀가 알기론 그는 집에 가정부 따로 없이 혼자 살고 있었다. 지금은 겨우 오전 10시 정도였고 대문 앞에서 한참동안 벨을 눌러도 인기척이 없었다. 당천은 방탕한 야간생활이 있는 사람이니 이 시간에 안 일어나 있는 게 납득이 됐다. 그녀는 그에게 전화를 걸었고 다행히 그가 받은 뒤 그녀가 문 앞에 있는 걸 알고 대문 비밀번호를 알려주고 전화를 끊었다. 목소리를 들어보니 역시 잠 들어 있었던 것 같다.  서양양은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그녀와 당천이 마음대로 대문 비밀번호까지 공유할 정도로 친한 사이가 된 건가? 이 자식은 걱정도 없이 비밀번호를 그녀에게 알려주다니…  대문을 열고 들어가, 집 문 앞에 서서 그녀는 망설이다가 같은 비밀번호를 눌렀고, 정확하게 입력이 됐는지 문이 열렸다.  그녀는 신발을 벗고 조심스럽게 들어갔다. 저번에 왔을 땐 어색하고 정신이 없어서 당천의 집이 어떻게 생겼는지 둘러볼 틈이 없었지만, 오늘 보니 화려한 것 말고도 인테리어가 엄청 특색 있었고 색다른 느낌이 당천과 잘 어울렸다.  당천의 안방 앞까지 걸어와 그녀는 문을 두들겼다. “문서는 어디에 두면 될까요? 매니저님이 직접 전해주라고 하셨는데…”  당천의 비몽사몽한 목소리가 안에서 들려왔다. “들어와요.”  서양양은 인상을 찌푸리고 잠시 망설이다가 문을 열고 들어갔다. 들어가자마자 그녀는 침대에 누워있는 당천이 보였고, 따뜻한 햇빛이 창문을 너머 그를 비추고 있었다. 금색 빛 줄기가 그를 비추고 있으니 잘 생긴 얼굴이 한층 더 몽환적으로 보였다.  그녀는 황급히 시선을 거두고 문서를 그의 침대 옆 서랍 위에 올려놨다. “문서는 여기 둘게요. 그럼 저는 먼저 가보겠습니다!”  그녀가 뒤를 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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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82장

그녀는 일반 여자들과 다를 바 없이 그를 존경하고 설렜던 적이 없었다. 하지만 생각만 할 뿐, 행동으로 보여줄 용기는 없었기에 이렇게 사이가 발전할 줄 몰랐다…  그녀가 반항도 안 하고 아무 말이 없자 당천의 동작이 더 과감해졌다.  서양양은 그제서야 꿈에서 깨어났다. “잠깐…!”  당천은 쉬지 않는 그녀의 입을 막았다. ……  일이 끝나고, 서양양은 정신을 차려 얼른 옷을 입고 도망치려 했지만 뒤에서 당천이 장난스럽게 말했다. “우리 이정도면 정식으로 사귀는 거 맞죠?”  온연을 만나러 가는 길, 서양양의 심장은 진정되지 않았다. 그녀는 자신이 당천과 하면 안되는 짓을 한 걸 믿을 수 없었고, 심지어 황당하기 짝이 없었다.  당천이 그녀와 사귀자고 하다니, 솔직히 그녀는 거절하고 싶지 않았다. 당천 같이 빛을 뿜어내는 남자에게 그녀는 저항할 수 없었고, 머리가 다치는 한이 있어도 그녀는 시도해 보고 싶었다. 당연히 그녀는 연애에 대한 호기심과 갈망도 있었고, 지금 마치 호기심이 많은 아이처럼, 그리고 사춘기에 접어든 소녀처럼 연애에 대한 기쁨을 기대하고 있었으며, 또 결과가 안 좋을까 봐 걱정도 했다.  온연네 무리와 다시 만난 후 그녀는 아무렇지 않은 척했다.  다같이 밥 먹을 식당을 찾고, 모든 게 다 평소와 다름없었다.  온연은 늘 디테일한 사람이었고 그녀는 서양양의 옷이 단추가 잘못 잠긴 걸 보았다. 원래는 멀쩡했던 단추가 풀렸던 게 아니라면 잘못 잠길 일이 없지 않을까? 서양양이 문서를 가져다주던 노선을 생각해보니 시간도 너무 오래걸렸고, 그녀는 무언가 연상이 돼 인상을 찌푸리며 살짝 주의를 주었다. “옷 단추 잘못 잠궜어요.”  서양양은 긴장된 모습으로 다시 단추를 잠궜고, 마치 잘못한 걸 들킨 사람처럼 아무 말도 하지 못 했다.  화장실을 간 틈을 타 온연은 아무 뜻 없이 물었다. “당천씨랑 어떻게 됐어요?”  서양양은 경계심이 낮아서 바로 털어놨다. “사귀자고 했는데 어떻게 거절할지도 모르겠고, 저도… 그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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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83장

서양양은 온연이 자신을 바보 같다고 생각할 줄 알았다. “언니, 저 너무 바보 같고 말도 안되지 않아요? 언니가 저는 그 분이랑 안 어울린다고 했었는데, 정작 저는…”  온연은 한숨을 쉬었다. “뭐라고 해야 할까요? 저희는 친구이자 동료로써 양양씨 사생활 관련해서는 제가 중립적인 의견을 줄 수는 있지만, 어떻게 할 지는 양양씨의 결정이죠. 연애는 본인이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면 주변에서 아무리 말려도 안 들릴 거예요. 본인 생각이 있으니 제가 좌우할 수도 없고, 저는 이미 할 말 다 했어요. 어울리지 않아 보이는 두 사람이지만, 또 잘 맞을 수도 있잖아요. 저도 당천씨를 잘 모르니까, 내 생각 신경쓰지 말고 시도해보고 싶으면 해 봐요. 그리고 제가 자신의 행동과 결정에 책임지라고 조언한 것도 있으니, 잘 생각해 보고요.”  서양양은 견고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어요. 제 결정에 책임질 수 있어요. 결과가 안 좋더라도 다 받아드릴 거예요!”  온연은 더 말을 하지 않고 테이블로 돌아와 진몽요와 하람과 수다를 떨었다. 출산 날이 점점다가오면서, 진몽요도 불안해 보였다. 여자가 첫 출산을 하면서 느끼는 통증이기에 온연도 불안했던 적이 있다. 이럴 땐 아무리 위로해도 소용이 없었고, 어차피 낳아야 하는 사실은 바뀌지 않았다.  하람은 되려 걱정했다. “몽요야, 걱정하지 마. 아이를 낳는 건 여자가 꼭 거쳐야 하는 과정이야. 나랑 연이랑 다 경험자잖아, 두려워할 거 없어. 콩알이 귀여운 거 봤지? 그러니까 마음 편히 먹고 너무 스트레스 받지 마.”  진몽요는 그래도 인상을 찌푸렸다. “내 자신이 컨트롤이 안돼요. 애 낳을 생각만 하면 무섭고, 아무리 괜찮다고 해도 마음속에 공포가 억제가 안돼요. 아이가 딸이든 아들이든 상관없이, 다시는 애 안 낳을 거예요. 너무 괴로워요.”  온연은 웃었다. “너 전에는 만약에 이 애가 아들이면 딸 낳을 때까지 계속 낳을 거라고 하지 않았어? 우리 가족이랑 사돈 맺겠다며? 왜? 벌써 쫄은 거야? 너 답지 않아, 예전엔 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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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84장

온연은 아이가 수유를 끊으면 힘들어서 매일 저녁 울까 봐 원래는 걱정했으나, 예상치 못하게 아이는 분유를 더 맛있게 먹었다. 게다가 분유병에 이미 익숙해져 하나도 까다롭지 않았고, 전혀 수유를 끊은 것 같은 느낌이 없어서 그녀의 상상과는 달랐다.  그녀는 실망하면서도 안도했다. 목정침도 그녀를 생각해서 이렇게 한거였기에 이보다 좋을 수 없었다. 그녀와 콩알이는 마지막 연결고리를 끊었고, 이제 더 이상 수유의 통증을 느끼지 않아도 됐으며, 일을 하면서도 집에 담아둔 모유가 있나 걱정하지 않아도 됐다…  주말이 끝나고, 월요일이 오자 다시 긴장된 상태로 일을 했고, 온연은 수유를 끊은 사실을 생각할 겨를도 없었다.  당천은 거의 11시가 다 돼서 출근했고, 그냥 봤을 땐 그와 서양양은 일반적인 동료였지 특별한 건 없었다. 그래서 온연은 더 이상하고 걱정이 되어 몰래 서양양에게 물었고, 서양양은 당천이 회사에서 공개연애를 하지 않겠다고 부탁했다고 말했다. 그래야 당천에게 귀찮은 일이 안 생길 테니 말이다.  온연은 서양양이 바보라고 생각했다. “그러니까 비밀 연애중이라고요? 그게 믿음직스러워요? 그 사람이 정말 양양씨를 좋아하면 아무것도 상관 없어야 하는 거 아니에요? 그 사람이 디자이너인 것도 맞고, 유명한 것도 맞지만, 여자 팬들이 몰려드는 연예인도 아닌데, 대체 무슨 생각으로 그 사람 말만 듣는 거예요?”  서양양은 쭈뼛거리며 말했다. “사실 다 상관없어요… 저도 막 연애 시작했는데 이 일로 그 분이랑 문제 삼고 싶지 않고요. 뒤에서 저한테 잘 해주면 되죠. 아직까지는 괜찮아요. 어제 그 분이랑 데이트 가서 밥도 먹고 영화도 봤어요. 사실 저한테 되게 괜찮아요…”  온연은 말 문이 막혔다. 지금 서양양은 연애에 빠져 지능이 완전히 떨어졌다.  온연이 자리로 돌아오자 당천은 반쯤 농담식으로 물었다. “목사모님~ 저한테 불만 있으시죠?”  그녀는 담담하게 말했다. “아니요, 제가 무슨 불만이 있겠어요? 하지만 당부하자면, 양양씨는 제가 회사에서 제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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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85장

그녀는 창문을 열고 서양양을 불렀다. “양양씨, 타요. 내가 데려다 줄게요.”  조금 억지스럽긴 해도 서양양은 미소를 지었다.  차 안, 온연은 물었다. “당천씨가 만나자고 안 했어요? 왜 혼자 갔데요?”  서양양은 웃으며 “원래 저녁 같이 먹고 집에 데려다 주기로 했는데, 갑자기 전화가 와서 일이 생겼다길래 먼저 갔어요. 일 문제인 거 같은데 제가 붙잡을 수 없잖아요.”  온연은 다른 말없이 당천이 정말 일 문제로 간 것이길 바랐다.  서양양을 데려다 준 뒤 그녀는 진락에게 목가네로 가자고 했고, 말 나온김에 소개팅 얘기를 물었다. “소개팅 어떻게 됐어요? 꽤 오래 있다 온 거 같은데, 좋은 소식 있겠죠?”  진락에 표정엔 봄바람이 가득했다. “나쁘지 않았어요… 일단 만나보기로 했는데, 만나보고 괜찮으면 고향으로 돌아가서 결혼하고, 안 맞으면 계속 소개팅 해 봐야죠. 제가 평소에 일만 하느라 이성을 만날 시간이 없어서 소개팅 밖에 없어요. 당분간은 여자 쪽에서 이쪽에 와 있으면 만나기 편할 것 같다고 해서, 나가서 월세집 얻어서 살아야 할 것 같아요. 목가네에 살기엔 불편하니까요.”  온연은 좋다고 생각했다. “그래요, 좋네요. 이렇게 큰 경사인데 당연히 본인이 편한대로 해야죠. 이곳에서 오래 살 생각이에요? 그럼 집 하나 사요, 신혼집이라고 생각하고. 그럼 결혼했을 때도 편하고 월세집은 좀 그렇지 않아요?”  진락은 아직 멀리 내다보지 않았다. “좀 더 지켜보려고요. 집 살 돈은 있는데 여자쪽 의견도 들어봐야죠. 원래 결혼이 복잡하잖아요, 번거롭기도 하고요. 자세한 건 듣기 싫으실 수 있으니 굳이 설명은 안 할게요.”  온연은 어쩔 수 없다는 듯 웃었다. 그녀는 진락을 친구라고 생각했지만, 진락은 그녀를 사모님으로만 봤다.  집에 돌아온 뒤 그녀는 목정침이 이미 집에 온 걸 발견했다. 진락이 그녀를 픽업하러 와서 그녀는 목정침이 회사에서 일 때문에 바쁜 줄 알았다.  그녀가 인사를 건네기도 전에 목정침이 먼저 진지한 표정으로 그녀를 방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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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86장

사태를 이해하고 생각을 정리한 뒤 온연이 물었다. “당신 말은, 당천씨가 제시카가 당신한테 복수하려고 나한테 접근하는 사람이라고요?”  목정침은 고개를 끄덕였다. “아니면 다르게 설명할 수 있어? 예전에 너 회사 다닐 때 아무 일도 없었다가 당천이 가자마자 누가 약을 탔잖아.”  온연은 마음이 무거웠다. “그렇긴 해요. 약 탄 술을 마신 그 날 밤, 나랑 서양양씨만 당천이 선물한 그 샴페인을 마셨고, 서양양씨도 같은 증상이었거든요. 원래는 증거가 없어서 당천씨 짓이라고 확신할 수 없었고 물어봤을 때도 인정하지 않았어요. 지금 보니까 다 제시카씨 말 듣고 한 거 같네요. 원래 나만 함정에 빠트리려 했는데, 그 날 내가 말도 없이 가 버렸고, 결국 양양씨만 피해를 봤죠… 웃긴 건 둘이 지금 사귀어요. 아마 안 좋은 의도로 그냥 갖고 노는 거겠지만요.”  예전에 그녀는 자신이 당천과 서양양 사이에 끼어들 자격이 없다고 생각했지만 지금은 달라졌다. 서양양과 당천 일에는 그녀도 책임이 있었고, 만약 서양양이 속은 거라면 그녀도 관련이 없진 않았다. 당천이 목적을 갖고 왔으니, 언젠간 제시카의 곁으로 멀리 외국으로 갈 텐데, 그럼 서양양과의 미래는 없을지도 모른다.  여기까지 생각한 뒤 그녀는 진정할 수 없었다. “얼른 양양씨한테 똑바로 말 해야겠어요. 나 때문에 이렇게 된 거잖아요… 같은 실수를 반복할 수는 없어요!” 그리고 그녀는 서양양에게 전화를 걸었고 입을 떼기도 전에 당천의 목소리가 들렸다. “여보세요, 지금 양양씨 씻고 있는데 무슨 일 있으세요? 이따 다시 전화주라고 할까요?”  온연은 숨을 참았다. 그녀가 방금 집에 데려다 주었는데, 지금 당천이 다시 서양양과 있을 줄은 몰랐다. 그녀는 분노를 애써 참고 “당천씨, 적당히 해요. 나 이미 다 알고 있어요.”  당천은 잠시 침묵하다가 웃으며 물었다. “뭘 알고 계신데요?”  그녀는 낮게 소리쳤다. “제시카씨가 얼마를 줬길래 여기까지 와서 이런 바보 같은 일을 하는 거예요? 당천씨, 내가 당신 망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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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87장

목정침은 자료에서 종이 한 장을 꺼내어 흔들었다. “당천 커리어가 이렇게 순탄하게 잘 된 게, 정말 본인의 힘으로 된 거 같아? 재능이 있는 건 맞아, 하지만 여기까지 올라온 수단이 깨끗하진 않지. 다른 건 몰라도, 제시키랑은 분명 더러운 관계가 있을 거야. 제시카 이 여자, 사생활이 무서울 정도로 문란해. 유명한 사람은 다… 너도 알잖아.”  온연은 그제서야 깨달았다. “그래서, 당신한테 복수하는 것도 당신을 좋아해서 그런다는 말이에요?”  목정침은 대답하지 않았지만 눈빛에서 나타나는 역겨움을 보면, 대답은 ‘예스’ 였고 온연은 등골이 서늘해졌다. 제시카를 처음 봤을 때 사실 예쁘진 않았고 심지어 느끼한 분위기도 있어서, 옷을 아무리 트렌디하게 입었어도 절대 목정침 스타일이 아니라는 걸 느꼈지만 이런 여자한테 눈도장을 찍히니 참 할 말이 없었다.  이 날 저녁, 온연은 잠에 제대로 들지 못했고 심지어 깊은 죄책감이 느껴졌다. 옛날에 진몽요는 그녀로 인해 안 좋은 일을 겪었고, 서양양의 일도 어쩌면 같은 맥락이었다. 보기에는 그녀가 행운아 같지만 그녀를 대신해서 불행을 겪는 건 다 주변 사람들이었다.  다음 날, 그녀는 아침 일찍 회사로 왔고, 서양양과 당천은 또 같이 지각했다. 그녀는 서양양에게 보낸 문자도 답장을 받지 못 했다.  그녀는 당천과 서양양이 조금 늦을 줄 알았는데, 오늘은 평소와 다르게 점심시간이 되도 두 사람은 나타나지 않았다.  엄 매니저는 뒷통수를 맞은 것처럼 기운이 하나도 없어보였다. 그녀가 눈치를 채고 물어본 뒤 당천이 퇴사한 걸 알았다. 그는 올때부터 교활하게 계약서를 쓰지 않았기에 떠날 때도 위약금을 물지 않았다.  당천이 설마 이미 서양양에게 다 털어놓은 건가? 목정침이 귀찮게 할까 봐 도망간 건가?  목정침은 원래 당천을 어떻게 할 생각이 없었다. 지금 그는 너무 바빠서 이런 사소한 일까지 신경 쓸 수 없었고, 그는 근본적인 문제인 제시카를 찾아서 해결하려 했다.  온연은 서양양에게 여러 번 전화를 걸었지만 받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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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88장

목정침은 그녀가 뭘 묻는 건지 알았다. “내일 모레 출국하기로 했어. 내가 해결할게. 제시카 외국에서 꽤 잘 나가는 모양이야. 솔직히 어려운 상대지만, 내가 최대한 평화로운 방식으로 해결할 거야. 정 안되면, 내가 좀 심하게 해도 괜찮아?”  그가 얼마나 잔인한지 온연은 알고 있었다. “상관없어요, 당신이 상황보고 알아서 해요. 지금마음이 너무 복잡해요. 원래는 양양씨랑 상관없었는데, 결국 양양씨만 이유 없이 희생양이 됐잖아요. 이럴 줄 알았으면 그때 제시카씨를 가만두지 않는 건데!”  목정침은 팔을 들어 그녀의 양쪽 어깨를 감쌌다. “그래 그래, 화 그만 내, 내가 알아서 할게. 이 일이 다 네 탓은 아니니까 너무 자책하지 마.”  그의 눈이 피곤해 보이자 온연은 조금 속상했다. “그래요, 얼른 씻고 자요. 그동안 당신 못 쉬었잖아요. 나도 하소연 그만할게요.”  목정침은 그녀의 이마에 입을 맞춘 뒤, 셔츠를 풀며 욕실로 들어갔다. “너도 일찍 자.”  둘째 날, 진락이 온연을 회사로 데려다 주었고 목정침은 아침 일찍 출근했다.  오늘 서양양은 예전처럼 아침 일찍 출근했고, 부지런한 꿀벌처럼 다시 예전으로 돌아왔다. 그녀는 예쁘게 화장을 한 얼굴로 찬란하게 웃었고 옷도 예전과는 달라져 많이 트렌디하게 입은 걸 보니 전혀 큰 일을 겪은 사람같지 않았다.  그녀의 이런 모습에 온연은 마음이 불편했다. “양양씨… 괜찮아요?”  서양양은 달달하게 웃었다. “저 괜찮아요, 언니. 제 걱정 마시라니까요. 저도 성인이고 어린 애가 아니니까 받아들일 수 있어요. 앞으로 계속 잘 지낼 거고 더 재밌게 살 거예요. 정말 괜찮아요. 가서 일 보세요, 도움 필요하면 불러주시고요.”  온연은 서양양이 두꺼운 갑옷을 입고 자신의 나약함을 보이려 하지 않는 게 느껴져 아무 말하지 않았다. 억지로 위로할수록 역효과가 날 수 있었다.  점심을 같이 먹으면서 서양양이 갑자기 물었다. “언니, 남편분이 당천씨랑 그 뒤에서 지시한 사람 가만 안 두겠죠? 목가네가 대단한 집안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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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89장

온연은 서양양이 당천을 향한 진심이 느껴졌다. “걱정 마요. 나도 다 생각이 있어요. 근데 당천씨한테 누가 지시한 건지 알아요? 그리고 그 사람이 당천씨랑 무슨 관계인지 알아요? 생각해 봐요, 당천씨는 돈도 많고 명예도 있는데, 왜 그랬을까요? 왜 다른 사람을 대신해서 모험을 한 걸까요? 양양씨는 아직 너무 순진해서 더러운 사실로 귀를 더럽히고 싶진 않지만… 다 사실이에요.”  서양양은 믿을 수 없다는 눈빛이었다. “다… 알고 계세요? 알려주세요, 저 다 받아드릴 수 있어요.”  온연은 잠시 망설이다가 알아낸 걸 털어놨다. “그 사람이 우리 회사에 오기 전에, 제시카씨 해외지사에서 일했어요, 제시카씨의 개인 디자이너이기도 했고요. 제시카씨는 디자인은 잘 몰라도, 이 업계에 열정적이에요. 당천씨가 이룬 커리어의 큰 일부는 다 제시카씨 ‘덕’이고, 그래서 여기까지 순탄하게 올 수 있었던 거죠.  제시카씨랑 목정침씨 사이에 오해가 생겨서 지금 복수하려는 거고, 이 사람 사생활이 문란하기로 유명해요. 그 회사 남자 직원들이랑 다 부적절한 관계를 맺었고, 당천씨랑 그 여자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을지는 알아서 생각하고요. 당천씨가 귀국해서 며칠 지냈던 그 별장도, 제시카씨가 해준 거예요.”  이건 서양양의 예상을 벗어난 일이었기에 그녀의 얼굴색은 창백해졌다. “그러니까… 당천씨랑 제시카씨가…?”  온연은 고개를 끄덕였다. “다 같은 바닥 사람들이니까 조사해보면 금방 알죠. 저는 누구를 함부로 끌어내리거나 실질적인 증거 없이 막말하지 않아요. 사실 당천씨 같은 사람은 겉모습만 화려하지 부러워할 것도 없어요. 양양씨 같은 깨끗하고 순수한 여자랑은 완전 다른 세계 사람이니까요. 만약 이걸 알았더라면 양양씨한테 접근하게 안했겠죠. 어떤 사람들은 겉모습만 보고 판단하면 안돼요. 겉은 화려해도 속은 더러울지 모르니까요.”  이 사실은 서양양에게 큰 충격을 안겨주었고, 그녀는 한참동안 말이 없었다. 테이블 위에 놓인 요리는 점점 식어 차가워져 먹기가 힘들었다.  온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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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90장

목정침은 경호원과 동행했고, 그의 경호원과 경비원이 충돌이 일어났을 때 당천이 걸어 나왔다. “벌써 심문하러 오신 거예요? 행동이 참 빠르시네요. 제시카씨가 못 들어오게 하라고 막았어요. 그 분이 원한을 갖고 계시거든요. 전에 그쪽 회사에 찾으러 갔을 때 회사 문 앞에서 막으셨잖아요?”  목정침은 경멸하는 눈빛으로 그를 흘겨봤다. “내가 진짜 못 들어갈 거라고 생각하나 보죠?”  당천은 장난스럽게 웃었다. “그 분은 바보지만, 저는 바보가 아니거든요.” 그리고 그는 경비원에게 손을 흔든 뒤, 경비원은 한쪽으로 물러났다.  목정침은 무표정으로 경호원을 데리고 들어갔다. 당천이 제시카의 회사에서 이렇게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걸 보면, 제시카와의 관계가 정당하지 못 할 뿐 아니라, 특별한 것 같았다.  당천은 여유롭게 목정침과 같이 엘리베이터에 탔다. “어쩌시려고요?”  목정침은 차가운 얼굴로 대답하지 않았다.  당천을 혀를 찼다. “진짜 사람을 무시하시네요. 이런 얼음 같으신 분을 온연씨는 어떻게 참는데요?”  그의 말에도 목정침은 관심을 주지 않았고 아예 입을 닫았다.  제시카 사무실 앞에 도착한 후, 목정침은 경호원과 문을 박차고 들어갔고, 거울을 보며 화장을 고치던 제시카는 깜짝 놀았다. 당천과 목정침이 함께 들어오자 그녀는 어떻게 된 일인지 알았기에 꾸짖지 않았다. “빨리 오셨네요. 제가 그 쪽 회사 들어가는 건 그렇게 어려웠는데, 저희 회사는 꽤나 순조롭게 들어오셨네요.”  목정침은 옆에 있던 소파에 앉았고 눈빛은 서늘했다. “어떻게 하고 싶은 거예요?”  제시카는 그의 맞은편 소파에 앉아 눈빛엔 그를 향한 뜨거움을 감추지 않았다. “제가 어떻게 하고 싶은 거 같아요? 제가 원하는 거 잘 아시잖아요. 제가 처음으로 남자한테 거절을 당해서, 갖지 못하니까 더 미치겠더라고요. 저는 그쪽을 좋아해요. 그래서 당신을 어떠한 수단을 동원해서라도 모든 걸 갖고 싶어요. 게다가 목정침씨가 저를 먼저 건드렸잖아요. 그게 오해든 말든, 잘못한 건 책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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