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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제가 사랑한 여인의 모든 챕터: 챕터 241 - 챕터 250

2479 챕터

제241장

육경은 잠시 멈칫하더니 이내 자신의 생각을 말했다.“기묵비는 경도에서 쭉 자신의 회사와 사업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3년 전에 돌연 회사를 내놓았고 F국으로 갔습니다.”“이 3년 동안, 기묵비는 F국에 주로 머물렀고 거의 그곳을 떠나지 않았습니다. 그와 천미랍은 비행기 안에서 서로 첫눈에 반했다고 들었는데 말이죠.”F국.기모진은 천미랍 또한 F국 국적이라고 알고 있었지만 외형상으로는 절대로 순수한 F국 사람은 아닌 것 같았다.전화를 끊고 기모진은 다시 한번 자세히 자료를 꼼꼼히 살펴보았다.천미랍에 관한 자료는 여전히 의심의 여지가 없어 보이지만 기묵비의 자료를 보자 그는 영원히 잊을 수 없는 사건을 발견했다.3년 전 그날, 소만리의 차가운 몸은 그의 품에 안겨 숨이 끊겼고, 영원히 그의 세상에서 떠나 버렸다.그러나 똑같은 날에, 기묵비가 경도를 떠나 F국으로 향한 행적이 그의 출입국 자료에 나타나 있었다.그날 소만리는 죽었고, 기묵비는 아무런 조짐도 없이 경도를 떠났다.우연의 일치인 것일까?그는 궁금증을 안고 기란군을 깨워 씻긴 후 유치원으로 향했다.기모진은 차를 몰면서 백미러를 통해 도통 말을 하지 않는 기란군을 쳐다보며 어젯밤에 소만리가 기란군을 병원에 데리고 가라고 한 말을 떠올렸다.“기란군, 어디 불편한 데 있니?”기모진이 물었다.그러자 고개를 숙이며 책가방을 안고 있던 기란군이 까만 눈동자를 굴리며 천천히 고개를 저어 보였다.기모진이 눈살을 찌푸렸다.그가 알던 기란군은 이렇게 답답한 성격이 아니었다. 기란군은 그 당시에 매일 아빠를 부르며 활발하고 천진난만한 아이였는데 말이다.하지만 언제부터인지 모르게 아이는 아빠를 부르는 일이 없었고, 아이와 점차 멀어지기 시작했다.기모진은 더 이상 물어보지 않았다. 실은 그는 이에 대한 답변을 이미 알고 있었다.그는 자신이 사실 얼마나 소만리를 좋아하는지 알아차린 그날부터, 많은 사람과 일들이 그에게 다른 의미로 다가왔다......기모진은 기란군을 유치원에 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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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2장

기여온이 소만리와 판박이인 눈썹을 들썩이며 그에게 인사했다.그러자 기모진이 허리를 구부리고 손을 들어 조심스럽게 아이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염염아 안녕, 나는 기란군의 아빠야.”“염염이는 기억하고 있어요.”아이는 반짝이는 눈동자를 깜빡이며 물었다.“저랑 놀아주려고 오신 거예요?”기모진이 온화한 미소를 지어 보이며 주머니에서 작은 인형을 꺼냈다.“난 란군이를 유치원에 데려다주려고 왔다가 염염이도 보려고 왔어. 자, 이거 가지렴.””와, 귀여운 토끼다.”염염은 완전히 이 작고 귀여운 인형에 정신이 팔렸다.기모진은 이때를 틈타 염염의 머리에서 머리카락 한 올을 뽑아냈다.눈앞에 있는 천진난만한 얼굴을 보고 있자니 그의 마음속은 너무나 큰 기대와 열망으로 가득 찼다.이루 다 말할 수 없는 심정으로 기모진은 어느 검정기관을 찾았고, 그의 관계를 이용해 절차를 빨리 밟을 수 있었다.직원은 그에게 빠르면 8시간 안에 DNA 검사 결과가 나온다고 말해 주었다.DNA 감정 기관을 나선 후, 기모진은 차를 몰고 기묵비의 회사 로비로 향했다.그는 잠시 주저한 뒤, 결국엔 차를 타고 떠났다.만약 기묵비가 정말 소만리를 숨기는 것을 돕고 있다면 그는 기묵비에게 무엇을 물어도 원하는 답변을 받지 못할 것이다.그는 이 8시간이 몹시 견디기 힘들었다.소만리는 회사 이메일을 받자 회사의 2주년 파티 계획을 세우느라 바쁘게 종일을 보낸 뒤, 염염을 데리러 가려고 나오자 기모진의 차가 입구에서 멈춰 서 있는 것을 발견했다.어제 기모진과의 대화를 생각하자, 소만리는 몇 초 동안 재빨리 자신의 감정을 추슬렀다.“모진 씨? 또 시간이 남아서 절 찾아오신 건가요?”소만리가 옅은 미소를 지으며 물었고, 기모진이 조금 다른 시선으로 자신을 뚫어지게 쳐다보는 것을 느끼자 그녀는 침착하게 그를 바라보며 다시 물었다.“모진 씨, 왜 그렇게 절 보고 있어요? 제 얼굴에 뭐라도 묻었나요?”그러자 기모진이 그녀의 앞으로 다가와 종잡을 수 없는 기운을 내뿜으며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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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3장

휴대폰 너머로 그 말이 들리자, 휴대폰을 쥐고 있던 기모진의 손이 떨려왔다.전화를 끊은 뒤, 그는 재빨리 휴대폰으로 메일에 접속했고, 제일 최근에 온 이메일을 바라보았다.그는 눈동자를 굴리며 손을 휴대폰 액정 위에서 움직이지 않았고, 아무것도 누르지 않았다.“빵빵——”뒤차가 재촉하는 경적소리를 내었고, 신호등은 녹색불로 바뀐 지 오래였다.“모진 씨, 괜찮으세요?”소만리가 그를 쳐다보며 물었다.기모진은 잠금 버튼을 누르고 휴대폰을 아무렇게나 놔둔 뒤 대답했다.“괜찮아요.”그가 엑셀을 다시 밟기 시작했고, 그윽한 눈으로 소만리를 한 번 쳐다 보고는 다시 전방을 주시하며 달렸다.소만리는 원래 기란군에 대해 더 알려고 차를 탔지만 그가 전화를 받고 난 뒤부터 차 안의 분위기가 싸해졌다.차가 유치원 대문 앞에 도착하자, 소만리는 염염을 데리고 왔지만 기란군은 보지 못했고, 선생님은 이미 기란군을 누군가 데려갔다고 말했다.기란군을 보지 못하자 소만리는 왠지 모를 쓸쓸한 기분이 들었다.그녀는 소만영이 기란군을 데려가서 아이에게 허튼짓을 하지 않을까 걱정했다.기모진은 한편에 서서 해질녘의 두 모녀를 바라보며 입술을 깨물었다. 그는 마음속으로 간절히 바라는 것들이 스쳐 지나갔고, 그가 메일을 보지 못하는 것은 보고 싶지 않은 결과를 보게 될까 두려워서였다.3년 전에 어떤 생각지 못한 일이 있었대도 그는 납득할 수 있었다. 그는 단지 이 순간, 눈앞에 있는 그녀가 한 때 그가 알던 그녀이기를 바랄 뿐이다......기모진이 소만리를 바라보며 생각에 잠겨 있는 중에, 차 한 대가 멈춰 섰다.기묵비는 차에서 내려 소만리의 앞으로 가 자연스럽게 그녀 곁에 있는 염염을 안아 들며 서로 몇 마디를 주고받고는 기모진의 앞으로 와 온화하게 웃어 보였다.“모진아, 미랍이를 데려다줘서 고마워.”그러자 기모진이 담담하게 대답했다.“고마워할 거 없어, 그냥 미랍 씨랑 가까워지려고 한 것뿐이니까.”그의 대답은 매우 솔직하면서도 다소 제멋대로였다.기묵비는 다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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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44장

고통밖에 없는 사랑을 하고 나니, 만약 다시 한번 기회가 주어진다면 그녀는 사랑받는 것을 선택하고 싶었다.......기모진은 별장으로 돌아와 휴대폰을 손에 꼭 쥐고 있었고, 거기에는 그가 궁금해하는 답이 있었다.그러나 그가 방에 들어서자 소만영이 주방에서 직원의 도움을 받으며 밥을 하고 있었다.이 장면은 기모진으로 하여금 소만리를 떠올리게 했다.그녀는 매일 밤 그를 위해 항상 저녁밥을 차려 주었지만 그는 전혀 무관심했고, 차라리 외박을 하면서라도 나쁜 여자라고 생각했던 그녀를 마주치고 싶어 하지 않았다.인기척을 느낀 소만영이 고개를 돌려 기모진을 발견하자, 잽싸게 그의 곁으로 뛰어와 말을 건넸다.“모진아, 돌아왔구나. 군이는 내가 데리고 왔어. 오늘 내가 특별히 와서 저녁밥을 만들고 있었어. 나 처음으로 밥 해보는 거야, 네가 좋아했으면 좋겠다.”그녀가 열정 가득한 눈빛을 하며 기모진을 쳐다보았다.“모진아, 오늘 우리 엄마가 Miss l.ady 1주년 파티 초대장을 받았는데 나랑 같이 가주면 안 돼?”그러자 기모진이 눈살을 찌푸리며 대답했다.“시간 없어.”“모진아.”소만영의 웃음기가 점차 사라지마 말을 이어갔다.“아직도 날 용서해 줄 마음이 없는 거야? 그 일이 일어난 지가 언젠데, 그리고 나도 만리한테 당한 건데 왜 이런 사소한 일로 나한테 그러는 거야?”“사소한 일?”이 말을 듣자 기모진은 어이없다는 듯 웃으며 목소리가 냉담해졌다.“하루빨리 시간을 내서 너랑 내가 파혼한 걸 발표해야겠어.”“......”소만영은 기모진의 뒤돌아선 뒷모습을 멍하니 바라보며 황급히 그를 잡아당겼다.“모진아, 제발 그러지 마. 나한테 날 평생 돌봐 주겠다고 약속했잖아!”기모진은 그 해 해변가에서 했던 약속을 떠올리자 미간이 저절로 찌푸려졌다.만약 그때의 정을 떠올리지 않았다면 그는 벌써 짜증이 났을 것이다.몇 초가 흐른 뒤 그는 냉담하게 입을 열었다.“너를 돌봐주겠지만 다시는 결혼 같은 건 안 해.”“......”소만영의 얼굴이 창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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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5장

기모진은 곧 매우 전문적인 분석 데이터를 볼 수 있었고, 대충 훑어보고는 곧바로 맨 마지막 페이지로 넘겼다.결과를 본 그는 1초간 온몸이 굳어졌다.마음속에 있었던 의심과 기대, 그리고 한 줄기 어이없는 희망까지도 모두 순식간에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감정서에 염염과 그는 친자 관계가 아닌 것으로 명기돼 있었다.하지만 이 둘의 염색체는 같은 점이 있었고, 같은 이유는 오직 한 가지뿐이었다. 염염은 정말로 기묵비의 아이였고, 그래서 그의 DNA와 염염의 DNA가 친척 관계로 나온 것이다.기모진의 손가락 사이로 휴대폰이 떨어졌지만, 그는 전혀 알지 못했다.해 질 녘의 노을빛은 아무렇지도 않게 그의 얼굴을 고즈넉하게 비추었고, 한참 후에야 기모진은 입술을 깨물며 나지막이 웃었다.역시, 그저 얼굴만 닮은 거였구나. 그녀는 이미 떠나고 없구나.그는 3년 전 일을 떠올리며 고통스러워했고, 영원히 지울 수도, 빈자리를 채울 수도 없다는 사실에 그는 평생 잠을 이룰 수 없을 것이었다........기모진이 자신을 더 이상 의심하지 않는다는 것을 확신한 소만리는 이틀 뒤에 있을 파티에 전념을 다했다.가장 호화로운 외관을 가진 호텔은 기 씨 그룹 계열의 6성급 호텔이었고, 소만리가 미리 장소 예약을 하고 계약을 위해 출발하려 문을 나서자, 소만영이 문을 향해 걸어오고 있었다.그녀는 정신이 피폐해 보였고, 항상 가냘프고 우울한 얼굴을 하며 공격적인 성격으로 위선적인 면모를 보인 그녀는 사라지고 없었다.소만리를 발견한 그녀는 재빨리 그녀 앞으로 다가가 말을 건넸다.“천미랍 씨, 시간 좀 내줄 수 있나요, 이야기 좀 하고 싶은데요.”소만리는 평정심을 유지하며 눈앞에 있는 가식적인 여자를 차가운 눈빛으로 바라보며 대답했다.“저와 만영 씨 사이에 이야기할 거리가 있나요.”이 말을 하며 떠나려고 하자 소만영이 다시 그녀를 부르며 말했다.“천미랍, 내가 이렇게 빌잖아.”소만영이 그녀를 향해 애원하듯 말했다.“시간 많이 뺏지 않을게요.”소만리가 걸음을 멈추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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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6장

소만영은 그녀의 대답을 듣자 얼굴이 굳어지며 여전히 안쓰러운 얼굴로 금방이라도 울 것 같은 말투를 하며 말했다.“미랍 씨 말은, 굳이 제 약혼자를 꼬시고 정부가 되겠다는 말이죠?”소만리는 여유롭게 말을 받아쳤다.“왜 그쪽 생일날 제가 거울을 선물한 줄 아세요?”“......”소만영의 낯빛이 갑자기 어두워졌다.“소만영 씨는 아직도 자신의 위치가 어디인지 분간을 못한 것 같네요. 기모진 씨가 몇 년 동안 당신과 결혼을 안 한 사실도 이해가 가고요.”소만리는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으며 말을 마치고 일어나 가려고 했다.그러자 소만영이 벌떡 일어나 애써 숨겨왔던 친절함을 잃으며 말했다.“천미랍! 내가 네 낯짝을 생각해 줬는데도 넌 주제도 모르는구나. 좋아! 이렇게 된 이상 딱 기다려. 날 건드린 대가가 어떤 건지 톡톡히 알게 해 줄테니까.하지만 소만리는 차분하게 발길을 돌렸고, 소만영의 분개한 얼굴을 보고 있자니 웃음이 더욱 짙어졌다.“그럼 그날이 오기만을 기다려야겠네요. 너무 기대되는 걸요.”그녀는말하며 손에 있던 휴대폰을 더욱 꽉 쥐었다.그렇다. 그녀는 매우 기대하고 있었다.소만영, 어서 와, 난 받아 줄 준비가 되어 있으니까!소만리가 나가는 것을 보고 소만영은 옆에 있는 별실로 들어갔다.“어때? 다 찍었어?”그녀는 화난 말투로 추궁했다.그 사람은 휴대폰을 만지작거리더니 이내 대답했다.“다 촬영했습니다.”소만영은 그제야 편안해진 듯 독한 눈을 가늘게 떴다.“흥, 천미랍, 내가 널 제대로 망쳐줄게! 그 당시의 소만리와 같은 비극을 맛보게 될 거야!”소만리는 커피숍에서 나온 뒤 곧바로 호텔로 들어섰고, 뜻밖에도 그녀를 접대하는 사람은 기모진이었다.소만리는 기모진이 그녀를 쳐다보는 눈빛이 이전과 다르게 한결 정상적으로 변했다는 것을 느꼈고, 그것은 곧 기묵비의 전략이 대충 통했다는 것이었다.소만리는 당연히 소만영이 자신을 찾아온 일을 언급하지 않았고, 그저 일처리만 열심히 해냈다.다 끝나고 기모진이 그녀에게 물었다.“천미랍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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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47장

기모진의 술에 취한 얼굴에 근심이 보이며 말했다.“그 사람 때문에.”오랜 침묵 끝에 소만리는 그의 대답을 들었다.그녀.그가 줄곧 사랑하는 사람은 그녀, 소만영이었다.소만리는 술잔을 쥔 손가락을 움츠렸다.그녀의 마음속에 있던 증오의 불길이 사그라들었지만, 씁쓸함은 좀처럼 없어지지 않았다.“리야, 난 항상 네 곁에 있을 거야, 내 신부로 맞이해서 널 영원히 지켜줄게......”그해 소년의 약속이 귓가를 스쳤고, 창밖의 스치는 가을바람처럼 멀리 날아가 버렸다.소만리는 잔을 들고 술을 쭉 들이켰다.그녀의 마음은 바늘에 찔린 듯 쑤셔왔다.그녀는 그 당시의 자신을 안타까워했고, 그렇게 순진하게 그의 청혼을 받아들이며 바보같이 그를 기다린 결과는 냉혹하고 무자비한 괴롭힘이었다.소만리의 눈빛이 싸늘해지며 원한으로 가득 찬 눈으로 앞에 있는 그를 바라보았다. 기모진, 나는 네가 단지 우유부단하고 매정하기만 한 줄 알았는데, 넌 그냥 나에게 마음을 준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던 거구나.그해 네가 불렀던 리는 모두 허구일 뿐이었구나.소만영, 그 여자를 사랑한다고?좋아, 내가 마음껏 사랑하도록 해줄게!.......기모진은 자신이 언제 소파에서 잠들었는지도 모른 채 눈이 떠졌고, 소만리도 언제 떠났는지 특실에는 기모진 밖에 남아 있지 않았다.그는 이마를 짚으며 술에 취하기 전 소만리와 한 대화를 생각했다.그는 곧장 주머니에서 조개껍질을 꺼내 손바닥에 조개껍질을 올려 바라보자 그의 생각이 점점 깊어지며 마치 그 해로 돌아간 것 같았다.할아버지의 손에 이끌려 해변으로 휴가를 떠났지만, 그는 조금도 즐겁지 않았다. 그는 또래와 다르게 엄청난 부담감과 스트레스를 받고 있었고, 즐거움이라고는 없었다.이때, 그의 앞에 한 여자아이가 나타났고, 그녀가 자신을 ‘리’라고 불렀다.얼마나 간단한지 절대로 까먹을 수 없는 이름이었다.그는 웃을 때 눈썹이 휘어지는 것과 보조개가 깊숙이 들어가며 눈이 유리처럼 맑고 투명한 그 여자아이의 얼굴을 절대 잊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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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8장

......이틀 뒤, 파티가 다가왔다.Miss l.ady의 브랜드가 커지자 오늘 밤 파티에 참석하는 사람들은 모두 유명인사들이었고, 특히나 알아주는 귀부인들이 많이 참석했다.소만리는 이미 준비를 마쳤지만 오늘 밤 사화정도 참석한다는 걸 알고는 마음이 매우 심란했다.그녀를 낳았지만, 매정하게 버린 어머니였다......본부 사장님의 전화를 받은 소만리는 종종걸음으로 파티장에 들어섰다.들어서자마자 수많은 귀부인들이 모여 담소를 나누고 있었고, 그들이 착용하고 있는 각종 귀중품들과 한정판 액세서리들을 서로 치켜세워주고 있었다.소만리가 들어가자 곧 사람들의 시선이 그녀에게로 쏠렸다.골드빛 롱치마는 그녀의 아름답고 가냘픈 몸매를 더욱 돋보이게 했고, 흑발의 긴 머리카락은 그녀의 백옥 같은 피부를 더욱 희게 해 보였다. 그녀가 지나갈 때마다 그윽하고 옅은 향기를 내뿜었다.“저 여자가 천미랍이라고?”“듣기론 저 여자가 수정로에 1호점을 내서 Miss l.ady 점장까지 됐다고 하던데.”“저 여자가 수정로에 있는 그 Miss l.ady 점장이라고? 예쁘고 능력까지 있네.”“무슨 능력? 듣기론 돈 있는 남자를 꼬셔서 그 자리까지 오른 거래.”“어쩐지, 저렇게 젊은 여자가 어떻게 뒤에서 봐주는 사람 하나 없이 저렇게 잘 될 수가 있겠어. 이번 Miss l.ady 1주년 기념 파티도 경도에서 하는데 저 여자 체면 살려주는 기회겠지.”소만리는 주변에서 의도가 좋지 않은 쓴소리들이 들려오자 담담하게 웃어 보이며 계속해서 걸어갔다.그녀는 곧 Miss l.ady의 총지배인과 디자인 감독을 보았고, 그녀들은 몇 명의 손님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그녀가 잘못 보지 않았다면, 손님 중에 두 사람은 소만영와 사화정이었다.말하던 중에, 지배인과 감독이 소만리를 발견하곤 말을 했다.“여러분, 제가 여러분들께 한 여성분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디자인 감독이 소만리에게로 눈을 돌리자, 사화정과 소만영도 고개를 돌려 그녀를 쳐다보았고, 두 사람은 순식간에 놀라는 기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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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9장

갑자기 나타난 여자가 고막이 찢어질 듯 한 목소리로 욕설을 퍼부으니, 주위 사람들의 눈길을 끄는 건 당연했다.소만리는 눈을 들어 기세등등한 눈앞의 여자의 얼굴을 보고는, 자신이 도둑놈이라고 누명을 썼던 그때가 생각 났다.그날, 그녀는 자신이 중병에 걸렸다는 사실을 알게된 후, 기모진의 지시에 따라 기 씨 네 본가를 찾아가 기모진의 어머니의 생일 파티에 갔었다.하지만 문을 열고 들어가자, 그녀는 바로 눈앞의 이 여자와 부딪쳤고, 그 여자는 사과를 하지 않을뿐더러 소만리에게 질책을 하며 그녀가 자신의 팔찌를 훔쳤다고 주장했다.후에 소만영이 착한 모습을 하고서 소만리를 도와주는 척 접근했지만, 혼란을 틈 타 소만리의 주머니에 팔찌를 넣었다. 그로 인해 당시 세력이 크지 않았던 소만리는 변명을 할 여지도 없이 도둑질한 사람으로 낙인찍히며 질책을 받았다.더욱 재미있는 사실은, 후에 기묵비가 그녀를 도와 결백을 주장할 수 있는 증거를 보내 주었지만, 기모진이 소만영을 사랑했기에 그 증거를 파기하며 소만영의 만행을 감싸 준 것이다.소만리는 잊을 수 없었다, 그 당시 소만영은 이 여자를 “이씨 부인”이라고 친근하게 불렀다.“뭘 보고 있어! 빨리 내 팔찌 돌려주지 못해!”온 몸을 명품으로 두른 이씨 부인은 소만리의 손목을 잡고 악랄하게 경고했다.소만리는 회상을 멈추고 여자의 손을 쏘아보며 말했다.“이 손부터 놓죠.”그녀는 쌀쌀한 말투를 하며 입가에 미소를 머금고 있었지만, 어느새 강한 기세를 보였다.여자는 이 기세에 눌려 어안이 벙벙해져 엉겁결에 약간 느슨해진 듯했지만, 소만리가 이러한 태도를 보이자 곧바로 더욱 세게 그녀의 손목을 붙잡았다.“너 지금 어른을 협박하는 거야?”여자의 태도는 난폭했고, 말을 이어갔다.“주제 파악도 못하고 감히 이런 장소에서 내 물건을 훔쳐!”그녀는 더욱 언성을 높이며 두 눈을 치켜들고 소만리를 훑어보고는 다시 말했다.“쯧쯧, 그동안 얼마나 많은 물건을 훔쳤길래, 아니면 돈 많은 남자 옆에라도 붙었나 보지? 이런 파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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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0장

그때부터 그녀를 질타하는 말이 여기저기서 들려오기 시작했고, 소만영은 환한 미소를 지으며 사화정의 귓가에 무언가를 속삭였다.잠시 뒤, 소만영이 다가와 소만리를 바라보며 탄식했다.“미랍 씨, 만리와 닮은 것도 모자라서 하는 짓까지 이렇게 닮았을 줄은 몰랐네!”소만영이 비웃으며 경멸하는 눈초리로 말을 이어갔다.“이씨 부인 말이 다 맞아요, 그 당시 기 씨 집안에 이런 사람이 당신의 팔찌를 훔쳤어요. 하지만 지금 잡은 이 사람은 그때 그 사람이 아니고 그저 얼굴이 닮은 것 뿐이에요.”“뭐라고? 그 사람이 아니야? 분명 이 얼굴이 맞는데!”여자가 소만리의 얼굴을 가리키며 확신에 찬 말투로 대답했다.“이씨 부인, 확실히 그 사람이 아닙니다.”기씨 부인도 다가오며 똑같이 경멸하는 눈빛으로 소만리를 바라보며 말했다.“천미랍, 난 정말 생각지도 못했다. Miss l.ady의 점주가 되어서 어떻게 고객의 팔찌를 훔칠 수가 있지? 이것도 일종의 병인가?”“도벽이 있는 것도 모자라, 다른 사람의 약혼자까지 훔친다니까요!”사화정이 말을 보태며 소만리에 대한 경멸을 표했다.파티장의 분위기도 같이 바뀌며, 하나같이 의심의 눈초리로 소만리를 쳐다보고 있었다.그러자 이씨 부인은 더욱 화를 내며 소만리의 손목을 거세게 조이며 말했다.“네가 내 팔찌를 훔친 게 맞잖아! 하, 양심도 없는 도둑년 같으니라고. 지금 당장 경찰서로 같이 가!”그녀는 말이 더욱 거칠어지며 동시에 힘껏 소만리를 잡아당겼다.그러자 총지배인과 디자인 감독이 더 이상 보고만 있을 수 없어, 소만리를 도우려고 했다. 하지만 움직이기도 전에 소만리는 그 자리 그대로 서서 여자에게 끌려가지 않고 도리어 여자의 손을 쳐냈다.여자는 잠시 똑바로 서 있지 못하고 비틀거리며 뒤로 물러나며 소만영의 발등을 밟고 말았다.그러자 소만영이 아파서 비명을 지르며 불쾌한 듯 여자를 밀쳤고, 여자는 다시 소만리에게 화살을 겨누며 말했다.“너 이 망할......”“저한테 또 무례하게 대하거나 소란을 피우면 이따 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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