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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황제가 사랑한 여인: Chapter 2461 - Chapter 24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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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61장

강자풍이 온 것을 본 채수연은 자신의 눈을 믿을 수가 없었다.그녀의 시선에 들어온 준수한 생김새, 온화한 표정, 잘 차려입은 옷차림, 정말로 강자풍이었다.강자풍도 채수연의 얼굴을 바라보았다.그는 예의 바르게 채수연에게 인사를 건넸다.“채 선생님, 괜찮으세요? 선생님이 입원하신 줄은 몰랐어요. 이제야 오게 되어 정말 죄송해요.”채수연은 무슨 말을 할지 몰라 잠시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았다.오히려 옆에 있던 채수연의 엄마는 얼른 분위기를 읽고 입을 열었다.“별말씀을요. 이렇게 찾아와 주신 걸로도 충분해요. 무슨 그런 사과를 하세요. 호호. 어서 여기 좀 앉으세요.”채수연의 엄마는 매우 공손하게 말했고 몸을 구부려 다정한 눈빛으로 기여온을 쳐다보며 물었다.“아유, 너무 이쁘게 생겼네. 이름이 뭐예요?”기여온은 맑고 큰 눈을 깜빡이며 강자풍을 올라다 보았다.“기여온입니다.”“기여온? 여온이? 정말 얼굴만큼이나 예쁜 이름이네요. 여온아, 여기 앉아.”“강 선생님도 여기 앉으세요.”채수연이 그제야 정신을 차린 뒤 입을 열었다.기여온은 채수연에게 다가가 손에 들고 있던 안개꽃 다발을 건넸다.기여온이 건넨 꽃다발을 보고 채수연은 그동안 답답했던 마음이 한순간에 사르르 풀리는 것 같았다.“여온아, 고마워.”채수연은 고맙다는 말과 함께 꽃다발을 받아들었다.채수연의 엄마는 딸의 얼굴에 피어난 미소를 보자 적잖이 안심이 되었다.채수연이 입원한 이후로 지금까지 한 번도 제대로 웃는 얼굴을 본 적이 없었다.“수연아, 그럼 얘기들 나눠. 엄마는 밖에 나가서 뭐 좀 사 올게.”채수연도 강자풍과 단둘이 이야기하고 싶어 얼른 고개를 끄덕였다.병실에는 강자풍과 기여온, 그리고 채수연만이 남게 되었다.강자풍의 갑작스러운 방문에 채수연은 마음이 복잡했다.그녀의 마음속에는 자신도 모르게 일말의 희망이 살며시 피어올랐다.“강 선생님이 어쩐 일로 절 보러 오셨어요?”“전 원래 선생님과 저의 관계를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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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62장

채수연은 그저 멀뚱멀뚱 눈을 깜빡일 뿐이었다.강자풍이 자신에게 하는 부탁이 이런 것일 거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그녀는 갑자기 자신이 너무 순진했음을 깨달았다.분명히 강자풍이 자신에게 아무런 호감이 없다는 걸 알면서도 그녀는 자꾸 덧없는 환상과 기대를 품었던 것이다.강자풍의 마음속에 자신을 향한 감정이 조금은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녀만의 착각이었다.채수연은 마음이 한없이 씁쓸하고 헛헛했지만 겉으로는 태연한 척 담담하게 웃으며 말했다.“아, 그 일에 대해서는 정말 죄송해요. 동료들이 모두 오해하고 있어서. 제가 출근하면 바로 설명할 테니까 그 부분에 대해서는 염려하지 마세요.”“그렇게 해 주신다니 고맙습니다.”강자풍은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고 손을 내밀어 기여온의 손을 잡았다.“여온아, 선생님한테 인사해야지. 우리 이제 집에 가자.”이 말을 들은 채수연의 마음은 더없이 심란해졌다.그녀는 강자풍이 더 오래 머물기를 바랐지만 그에게 더 있으라고 할만한 명분이 없었다.채수연은 아무렇지도 않은 척 기여온을 향해 미소 지었다.“여온아, 선생님 보러 와 줘서 고마워. 조심해서 가.”기여온은 말간 웃음을 보이며 고개를 끄덕였고 채수연을 향해 작은 손을 흔들었다.뒤도 돌아보지 않고 병실을 나서는 강자풍의 뒷모습을 보고 채수연은 온몸에 힘이 빠져나간 듯 그대로 침대에 몸을 기대었다.잠시 후 병실로 돌아온 채수연의 엄마는 강자풍과 기여온이 떠난 것을 알아차렸다.“방금 너 보러 온 그 남자, 그 꼬마 아빠야? 아주 젊어 보이던데 벌써 애 아빠가 된 거야? 넌 뭐 한 거야? 너도 얼른 남자친구 만나서 가정을 꾸려야지, 안 그래? 가정을 꾸려서 안정적으로 가업을 물려받을 생각은 안 하고 유치원 선생은 뭐 하러 자꾸 하려고 그러니? 유치원에 있어 봐야 만나는 사람들이 죄다 이미 결혼한 사람들뿐인데 어디서 남자를 만날 수 있겠어?”모친의 말에 채수연은 맥없이 웃으며 말했다.“만나게 된다고 해도 뭐 어쩌라구? 그 사람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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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63장

”선생님, 변명할 필요없어요. 사실 선생님은 반 학부모와 몰래 연애하고 있잖아요. 지난번 내 아들이 그 애한테 살짝 농담한 거 가지고 여러 사람들 앞에서 내 아들 혼냈잖아요. 그 남자는 나한테 막 뭐라고 훈계했구요.”“그런 지 지금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이번에는 선생님이 내 아들을 다치게 했으니 이런 우연이 어디 있겠어요? 안 그래요? 이건 분명 선생님이 개인적으로 앙심을 품고 저지른 짓이라구요! 학부모와 연애할 수 없는 건 아니지만 이런 선생님 밑에 어떻게 애를 맡기고 보낼 수 있겠어요? 다들 안 그래요?”남자는 다른 사람들을 선동하며 채수연을 더욱 난처하게 만들었다.옆에 서 있던 한 학부모는 남자의 말에 선동되지 않고 오히려 침착하고 이성적으로 채수연에게 물었다.“채 선생님, 정말 학부모와 사귀고 계세요? 상대방은 가정이 있는 사람입니까? 아니면 이혼한 사람입니까?”“우리도 선생님의 사사로운 감정에 간섭하려는 건 아니에요. 하지만 선생님은 아이들 담임이고 우린 학부모로서 아이의 선생님이 바르고 정직한 사람이길 바라요.”“채 선생님 얼른 대답하세요. 우린 선생님이 그런 부도덕한 사람이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그래서 이런 일에 부화뇌동하지 않을 거구요.”대부분의 학부모들은 이성적으로 이 일을 바라보았고 의아한 눈빛으로 남자를 쳐다보았다.남자는 대부분의 학부모들이 이렇게 이성적일 줄은 몰랐다.이렇게 가다가는 자신이 오히려 웃음거리가 될 것 같았다.채수연은 심호흡을 하며 평온한 미소를 유지한 채 말했다.“믿어주셔서 고맙습니다.”채수연은 침착하게 그 남자를 쳐다보았다.“아버님, 교실에는 CCTV가 다 있어요. 제가 개인적인 원한을 품고 일부러 아버님 아들을 괴롭힌 건지 아닌지 확인하실 수 있어요. 하지만 함부로 남을 모욕하진 마세요.”“아니... 내가 언제 모욕을 했다는 겁니까?”남자는 슬슬 화가 치밀어 오르는 것 같았다.“선생님이 그 벙어리 아이 학부모랑 한통속이 아니라고 감히 말할 수 있어요?”그러나 남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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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64장

강자풍의 매서운 눈빛을 보고 있자니 남자는 오금이 저렸고 지난번 일격을 당한 기억이 떠올라 더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남자는 움츠러든 채 고개를 돌려 휙 가버렸고 주변에 있던 학부모들은 이 광경을 묵묵히 지켜보았다.제 발 저려 총총걸음을 하며 떠나는 남자를 보며 사람들은 강자풍의 말을 이해한 듯 채수연을 위로하기 시작했다.“뭐 저런 사람이 다 있어? 채 선생님, 마음 쓰지 마세요.”“그러니까요. 어떻게 저런 학부모가 있을 수 있는지 참 기가 막히네요.”“맞아요. 채 선생님이 아이들을 얼마나 잘 돌봐 주시는데요. 내가 안심이 된다니까요.”학부모들이 칭찬하고 위로해 주는 말에 채수연은 마음이 한결 편안해졌다.그녀는 눈을 들어 강자풍을 쳐다보았고 적시에 그가 나타나 주어서 말할 수 없는 안도와 고마움을 느꼈다.그녀는 강자풍에게 감사의 말을 하려고 입을 떼려는데 마침 강자풍도 기여온을 그녀에게 가까이 데려오며 먼저 입을 열었다.“채 선생님, 이렇게 건강히 다시 오셔서 다행이에요. 여온이 오늘도 잘 부탁드립니다. 고맙습니다.”강자풍은 여느 때처럼 예의 바르게 인사를 했다.채수연은 자신이 너무 다정하게 대하면 어색할까 봐 평정심을 유지하려고 애썼다.“강 선생님, 염려 마세요. 우리 반 아이들 제가 잘 돌볼게요.”채수연이 웃으며 기여온의 손을 잡았다.“여온아, 자풍 오빠한테 인사하고 우린 들어가자.”기여온은 눈을 깜빡였고 귀여운 입을 움찔거리다가 결국 아무 말도 못 하고 강자풍에게 손을 흔들었다.강자풍은 뭔가에 찔린 것처럼 가슴이 저려왔다.여온아, 어떻게 해야 네가 마음의 벽을 뚫고 입을 열 수 있을까? 예전에 나와 얘기하던 청아하고 앳된 너의 목소리, 너무 그리워.강자풍은 마음속으로 묵묵히 기여온의 목소리를 그리며 멍하니 서 있다가 돌아섰다.채수연은 돌아서는 강자풍을 보고 방금 전 그가 보인 쓸쓸한 눈빛을 떠올렸다.그녀는 왜 갑자기 그가 그런 눈빛으로 기여온을 바라보았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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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65장

강자풍은 기여온을 배웅하고 회사로 돌아온 후 일에 집중했다.그는 자신이 직업적으로 좀 더 안정적이어야 기여온을 더 잘 돌볼 수 있고 그녀에게 더 나은 미래를 안겨줄 수 있다는 걸 알고 있다.지금도 그는 여러 방면으로 사람을 물색해 말을 하지 못하는 기여온을 치료하려고 애를 썼지만 아직은 희망이 보이지 않는 것 같았다.강자풍은 핸드폰을 손에 쥐고 앨범을 열었다.앨범에는 기여온과 그의 개인 사진만 있는 폴더가 있었다.그는 이 사진들을 다른 사람에게 보여주고 싶지 않았다.오직 자신만의 소중한 보물처럼 마음속 한켠에 고이 간직하고 싶었기 때문이다.대부분의 사진은 그가 기여온의 일상을 기록한 것이며 물론 그들이 함께 찍은 사진도 많이 있었다.얼마 전 기여온이 아파서 병원에 입원했던 사진을 보았다.기여온의 얼굴이 유독 수척하고 초췌해 보여 강자풍의 마음을 아리게 했다.“여온아, 자풍 오빠가 여온이 더 이상 아프지 않게 해 줄게.”강자풍은 기여온의 사진을 보며 마음속으로 다짐했다.그는 핸드폰을 집어넣고 서류를 손에 든 뒤 회의실로 들어가 회의를 주재했다.바쁜 일과가 거의 끝나갈 무렵 이미 석양이 내일을 기약하며 뉘엿뉘엿 서산으로 넘어가고 있었다.강자풍은 소파에 기대어 다시 앨범을 뒤적였다.동영상 속의 기여온은 환하게 웃고 있었다.희고 여린 얼굴은 방금 껍질을 벗긴 달걀처럼 희고 매끄러웠다.날렵한 눈매에 유리구슬처럼 빛나는 눈동자는 마치 무언의 말을 하고 있는 듯 반짝반짝 빛을 내고 있었다.그녀는 인형 같았다.그렇다, 말을 하지 못하는 인형.강자풍의 눈에서 애정이 뚝뚝 흘렀다.사진을 한참 바라보던 강자풍은 하루의 고단함이 스르르 밀려왔다.잠시 쉬다가 깨어난 강자풍은 기여온의 하원 시간이 이미 지났음을 알고 황급히 일어나 주차장으로 갔다.차에 시동을 걸려는 순간 갑자기 집에서 전화가 걸려왔다.집사는 기여온이 이미 집에 돌아왔다고 전했다.뜻밖이었다.집사가 기여온을 유치원에서 데리고 오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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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66장

강자풍은 눈앞의 광경이 마치 꿈결처럼 느껴졌다.그는 한 걸음 한 걸음 조심스럽게 다가갔다.다가갈수록 점점 더 눈앞의 현실이 실감 났다.배드민턴 라켓을 흔드는 여자아이의 역동적인 모습이 눈앞에 생생했다.여자아이의 뒷모습은 그에게 형언할 수 없는 친근감을 주었다.바로 그때 여자아이와 배드민턴을 치는 남자가 강자풍을 보았다.그의 집에서 오랫동안 일하던 집사였다.그는 강자풍을 보자마자 하던 동작을 멈추고 공손하게 강자풍을 향해 인사를 했다.“도련님 오셨어요.”그 말을 듣자 여자아이도 멈칫했다.그리고 몸을 돌려 강자풍에게 시선을 돌렸다.순간 강자풍은 강렬하게 비치는 석양 사이로 소녀의 밝고 맑은 웃음이 어우러져 이루 말할 수 없는 몽환적인 감정에 휩싸였다.또렷한 윤곽에 오밀조밀 정교하고 아름답게 조각한 공예품처럼 소녀의 얼굴이 눈부시게 빛나고 있었다.그녀는 봄날에 피는 들꽃처럼 청초한 미소를 그에게 안겨 주었다.소녀는 그에게 다가와 작은 입을 벌리며 말했다.“자풍 오빠, 이제 왔어?”자풍 오빠.강자풍의 귀에 들려온 소녀의 목소리는 마치 천상에서 내려온 천사의 그것처럼 아름답고 감미로웠다.강자풍은 아무런 반응도 할 수 없었고 소녀는 그런 강자풍을 향해 달려와 그의 품에 안겼다.따뜻한 온기가 전해지자 강자풍의 가슴이 두근거렸다.분명 낯선 순간이긴 했지만 지금 그가 느끼는 이 촉감, 따스함은 너무나 가슴 벅찬 감동이어서 도저히 거부할 수 없었다.그는 자신도 모르게 손을 들어 소녀를 껴안고 사르르 녹아드는 목소리로 말했다.“알았어, 알았어. 숙제는 다 했어?”“자풍 오빠 나빠. 금요일인데 좀 쉬라고 하면 안 돼?”소녀는 애교스럽게 강자풍의 품에서 나와 방금 놓아둔 배드민턴 라켓을 다시 주웠다.“자풍 오빠, 나랑 배드민턴 치자.”소녀가 고집을 부렸다.아니, 이 정도는 고집을 부리는 것도 아니다.강자풍의 눈은 이미 소녀에게 녹아들고 있었다.그러나 이 생기 넘치는 소녀의 얼굴을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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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67장

강자풍은 비록 정신은 멍했지만 어느새 자신도 모르게 입을 벌리고 있었다.앞에 있던 소녀는 달콤한 미소를 지으며 강자풍의 입에 과일을 넣어주고는 자신의 입에도 과일을 넣으며 맛있게 먹기 시작했다.강자풍은 눈앞의 이 광경을 보면서도 여전히 정신이 아득했다.그러다 자신의 손을 들어 얼굴을 툭툭 쳐 보았다.꿈인가?앗! 정말로 얼굴이 아팠다.잠에 살짝 들었다가 집에 왔을 뿐인데 어떻게 이런 상황이 된 건지 그로서는 도무지 알 수 없었다.“자풍 오빠, 너무 맛있어, 그렇지?”기여온의 감미로운 목소리가 이어졌다.강자풍은 정신을 차리고 기여온에게 성큼성큼 다가갔다.“여온아?”그는 긴가민가하며 말했지만 가까이 다가갔을 때의 그 익숙함에 정말 기여온이라는 것을 확신했다.기여온은 큰 눈을 치켜뜨며 말했다.“자풍 오빠, 왜 그래?”“당연히 여온이지.”기여온은 당혹스러운 듯 강자풍을 바라보며 손을 들어 강자풍의 이마에 손을 대고 체온을 체크하려는 듯하며 말했다.“열은 없는 것 같은데. 자풍 오빠, 바보같이 왜 그런 걸 물어?”“...어떻게 이럴 수 있지?”강자풍은 여전히 얼떨떨했다.기여온은 더욱 의아한 표정을 지으며 눈썹을 치켜떴다.“뭐가 이렇게 될 수 있다는 거야? 자풍 오빠, 요즘 너무 바빠서 많이 피곤한 거 아니야?”“아니야.”강자풍은 고개를 가로저었고 그의 검은 눈동자는 곤혹스러워하는 기여온의 눈을 똑바로 응시했다.“여온아, 언제 이렇게 말을 할 줄 알게 되었어? 너, 너 올해 몇 살이지?”기여온은 눈살을 더욱 찌푸렸다.“나 이미 오래전부터 말할 줄 알지. 그리고 지난달에 벌써 열여덟 번째 생일이었잖아. 오빠가 나한테 생일 선물도 주고. 자풍 오빠, 기억 안 나?”“...”열여덟 살?오래전부터 말할 줄 알았다고?강자풍의 가슴이 쿵쾅쿵쾅 뛰기 시작했다.그는 의심스러운 눈빛으로 눈앞의 작은 얼굴을 보았다.요동치는 그의 가슴이 거의 목구멍에서 튀어나올 지경이었다.그래도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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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68장

”자풍 오빠...”“이게 뭐야? 남학생이 너한테 준 거야?”강자풍이 물었다.말투는 차분하고 온화했지만 그의 미간에 드리워진 불쾌한 기색을 숨길 수는 없었다.강자풍은 기여온 앞에서 도무지 감정을 숨길 수가 없는 모양이었다.그녀는 뭔가 잘못을 한 어린아이처럼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기여온이 고개를 끄덕이자 순간 강자풍의 마음이 갑자기 철렁 내려앉았다.그는 자신의 눈앞에서 반짝반짝 빛을 내는 청춘의 아름다운 얼굴을 지그시 바라보다가 갑자기 뭔가를 깨달았다.기여온이 이만큼 자랐다는 것은 그도 그만큼 늙었다는 것을 의미한다.기여온을 처음 알게 되었을 때 아이는 겨우 다섯 살이었고 그는 겨우 열일곱 살 소년이었다.지금 기여온이 열여덟 살이라면 그 나이가 얼마나 젊고 활기찬 나이인지 강자풍은 너무나 잘 기억한다.그는 이미 아저씨인 것이다.강자풍은 연애편지를 살짝 내려놓고 천천히 일어나 계단을 향했다.기여온은 강자풍의 쓸쓸한 뒷모습을 바라보았다.그가 말없이 계단을 향할 줄은 몰랐던 기여온은 얼른 그를 뒤쫓았다.“자풍 오빠, 왜 아무 말이 없어?”“자풍 오빠, 화났어?”“자풍 오빠, 왜 그래? 왜 못 들은 척하는 거야?”기여온은 걸음을 재촉하여 얼른 강자풍의 앞으로 달려가 그의 앞을 막았다.“자풍 오빠.”그녀는 심각한 표정을 지었고 자신을 무시하는 강자풍을 불렀다.강자풍은 어쩔 수 없이 걸음을 멈추었고 마음을 졸이며 서 있는 소녀를 바라보았다.“여온아, 오빠 혼자 있고 싶어.”“왜?”기여온은 이해가 되지 않았다.“나한테 화났어?”강자풍은 고개를 가로저으며 입가에 부드러운 미소를 띠었다.“무슨 일이 있어도 오빠는 너한테 화내지 않을 거야.”“그럼 왜 그래?”기여온은 이해할 수가 없었다.“그 연애편지 때문이야?”기여온이 연애편지를 언급하자 강자풍의 입가에서 일순 미소가 사라졌다.그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기여온을 돌아서 곧장 서재로 갔다.기여온은 강자풍이 침묵하고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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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69장

”그래, 잘 마실게. 넌 가서 공부해.”“공부는 내가 알아서 해. 그것보다 오빠한테 하고 싶은 말이 있어.”기여온의 표정이 갑자기 진지해졌다.강자풍은 커피잔을 내려놓았고 그녀가 무슨 말을 할지 사뭇 긴장되었다.그는 자신이 듣고 싶지 않은 말을 듣게 될까 봐 걱정되었다.“무슨 말인데? 어서 말해 봐.”“그 연애편지 말이야.”기여온은 바로 주제로 들어갔다.강자풍의 심장이 요동치기 시작했다.“무슨 말을 하고 싶은데?”기여온은 눈살을 찌푸리다 유리처럼 맑고 순수한 눈을 들어 그의 눈을 마주 보았다.“자풍 오빠, 난 오빠가 나한테 한 말 기억하고 있어. 연애하지 말고 공부해야 한다는 말, 나 다 기억해.”강자풍은 갑자기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자신이 그런 말을 했다는 것이 전혀 기억나지 않았던 것이다.여기까지 듣자 강자풍은 기여온이 무슨 말을 하려는지 대충 짐작이 갔다.이 소녀는 자신도 연애를 할 수 있는 나이가 되었고 마음에 드는 사람이 있어서 표현하고 싶은 것이다.그래서 그 연애편지를 받아들인 것이리라.강자풍은 생각에 잠겼다가 순간 자신이 이성적이고 냉철하게 행동해야 한다는 것도 잊어버린 채 말을 툭 내뱉고 말았다.“됐어, 그만해. 오빠 알았어. 알았다구.”“아니야. 나 말해야 해. 왜냐하면 오빤 모르니까.”기여온이 고집을 부렸다.강자풍은 듣고 싶지 않았지만 기여온이 이렇게 고집을 부리는 데는 당해낼 수 없었다.“오빠는 내가 그 연애편지를 받고 걔 마음을 받아들인 줄 알고 가방에 다시 집어넣었겠지만 난 아니야. 다음 주 학교에 가자마자 그 연애편지를 돌려주려고 가방에 넣어두었던 거라구.”기여온의 말에 답답했던 강자풍의 가슴이 후련해졌고 다행히 평정심을 되찾을 수 있었다.그는 의심스러운 눈빛으로 기여온을 바라보다가 점차 빛을 되찾고는 입을 열었다.“너한테 연애편지를 준 남학생을 거절할 거라는 얘기야?”“그래, 맞아.”기여온이 빙긋이 웃으며 말했다.“난 이미 좋아하는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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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70장

강자풍은 유치원에 제시간에 도착했고 기여온도 무사히 유치원에서 나왔다.그는 여전히 자신에게 호감이 가득한 채수연의 눈빛을 선명하게 느낄 수 있었지만 예의 바른 미소만 주었을 뿐 기여온을 데리고 곧바로 유치원을 빠져나왔다.그는 기여온에게 안전벨트를 세심하게 매 주었고 애정 어린 눈빛으로 기여온의 머리를 어루만졌다.눈앞의 작은 얼굴은 여전히 앳되고 천진난만했다.강자풍의 얼굴에 흐뭇한 미소가 번졌고 그는 아까 꾸었던 꿈을 떠올렸다.꿈속에서 보았던 기여온은 훌쩍 자란 숙녀의 모습이었다.그녀는 말을 잘했고 성격도 유난히 밝고 쾌활했다.강자풍이 꿈속에서 가장 위안이 되었던 부분은 기여온이 숙녀로 자랄 때까지 줄곧 그와 한 지붕 아래에서 살면서 그의 보호 아래에서 평안하고 건강하게 자랐다는 것이었다.생각에 깊이 잠긴 탓에 빠져나오는 길을 헤맸던 것일까.강자풍은 누군가 자신의 옷자락을 잡아당기는 듯한 느낌에 화들짝 놀라 정신을 차리고 보니 옆에 기여온이 앉아 있었다.기여온은 그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궁금한 양 그를 빤히 바라보고 있었다.강자풍은 웃음을 터뜨리며 자신의 자리로 앉았다.채수연은 허탈한 심정으로 강자풍의 차를 바라보았다.마음속에 밀려오는 실망감을 좀처럼 감출 수가 없었다.자신도 어디 가면 빠지지 않는데 왜 강자풍은 자신을 쳐다도 보지 않는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채수연은 우울한 마음을 안고 집으로 돌아왔다.채수연의 엄마는 딸의 우울한 얼굴을 보고 주말에 시내로 데리고 나가 여기저기 쇼핑을 했다.한나절 남짓 돌아다니는 동안 채수연은 건성으로 쇼핑을 하는 것 같았다.자신이 좋아하는 브랜드의 가방이나 옷을 보아도 전혀 흥미를 느끼지 못한 것이다.“수연아, 왜 그래?”채수연의 엄마는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물었다.“너 다쳐서 병원에 입원했을 때부터 지금까지 계속 그렇게 시무룩해 있는 거 보니 엄마가 속상해. 혹시 직장에서 무슨 언짢은 일이라도 있었던 거야?”채수연은 고개를 가로저으며 미소를 지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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