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로맨스 / 황제가 사랑한 여인 / 챕터 2431 - 챕터 2440

황제가 사랑한 여인의 모든 챕터: 챕터 2431 - 챕터 2440

2479 챕터

2431장

”그래서 더 고맙게 생각해요. 그리고 앞으로 다시는 이런 비웃음거리가 되는 짓은 하지 않을 거예요.”말을 마친 후 호정은 입가를 말아올려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으며 홀연히 돌아섰다.뒤돌아 두어 걸음 걷다가 그녀는 다시 그 자리에 서서 소만리를 바라보았다.“아 참, 깜빡했네요. 기 선생님이랑 오래오래 행복하시길 바라요.”마지막으로 그녀는 축복의 말을 남기고 뒤도 돌아보지 않고 소탈하게 걸음을 옮겼다.소만리는 멀어지는 호정의 뒷모습을 보며 말했다.“고마워.”소만리는 차를 몰고 집으로 향했다. 그러나 여전히 뭔가 좀 찜찜한 마음이 들었다.호정이 어떻게 갑자기 깨닫게 되었을까?무슨 일이 있었던 게 틀림없다.자신을 미친 듯이 미워하던 사람이 갑자기 태세를 바꾸게 된 데는 그만한 일이 분명히 있을 것이다.무슨 일이 그녀의 심경을 바꿔놓았을까?하지만 소만리는 아무리 생각해도 그 이유를 알 수 없었다.집으로 돌아온 소만리에게 기모진은 어젯밤에 있었던 일을 전했다.“어젯밤에 우리가 밥을 먹고 있었을 때 아마 그 여자는 거실에서 뉴스를 보고 있었던 거 같아.”기모진은 당시를 회상했다.그러나 소만리는 전혀 기억이 없었다.매일 눈앞에서 오가던 호정이었음에도 너무 피곤해서 그녀의 존재를 전혀 신경 쓰지 못했던 것이다.“그때 무슨 뉴스가 나왔는지 기억해?”소만리는 맑고 깨끗한 눈동자를 들어 기모진을 바라보며 물었다.기모진은 소만리의 어깨를 감싸며 자신이 본 상황을 알렸다.“예선이 갇혀 있는 곳에 경찰이 구조하러 간 걸 보도하고 있었던 거 같아.”“그래?”소만리는 예선의 일이 이렇게 빨리 뉴스에 나올 줄은 몰랐다.어제부터 지금까지 그녀는 뉴스에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그래서 뭘 보고 그렇게 깨달은 거야?”소만리는 뉴스를 보며 호정이 무슨 생각을 했을까 짐작하며 아까 주차장에서 그녀가 했던 말을 떠올렸다.“사람의 감정은 강요할 수 있는 게 아니란 걸 알았어요.”기모진은 고개를 가로저으며 말
last update최신 업데이트 : 2023-10-31
더 보기

2432장

강자풍은 단호하게 대답했고 말투도 뭔가 퉁명스럽긴 했지만 지금의 소만리와 기모진은 강자풍의 이런 태도에 익숙해져 있었다.소만리와 기모진은 강자풍이 무슨 불만이나 언짢은 게 있어서 이런 태도를 보이는 게 아니란 걸 잘 안다.다소 퉁명스럽긴 했지만 강자풍도 확실히 많이 성장했다.한때 냉소적이고 안하무인이었던 도련님이 지금은 훨씬 침착하고 착실하게 변했다.이것이 소만리와 기모진이 기여온을 강자풍의 집에 머물게 한 이유였다.“강자풍, 진지하게 말해 봐. 요즘 여온이 어때?”기모진은 진중한 말투로 물었다.그의 가장 큰 관심사는 소중한 딸의 건강 상태였다.강자풍은 다시 핸드폰 화면을 기여온에게 돌렸고 화면에는 기여온의 인형 같은 얼굴이 나타났다.아늑하게 꾸며진 침실에 석양의 보드라운 햇살이 스며들어 기여온의 하얀 얼굴을 오렌지빛으로 조용히 물들이고 있었다.작은 얼굴에 양볼 가득 움푹 패인 보조개가 너무나 예뻤다.소만리는 이것이 모두 강자풍 덕분이라고 생각했다.“강자풍, 여온이 안색 좋아 보여. 우리 딸 잘 돌봐줘서 고마워.”소만리가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그런 말 마. 나 혼자 여온이를 보살핀 것도 아닌데 뭘. 사실 여온이한테 가장 세심하게 보살핀 사람은 내 친구야. 그런데 그 친구는 의사야. 당연히 환자의 상태를 잘 보살펴야 할 책임이 있지. 그러니 고맙다는 말 할 필요 없어.”강자풍은 고맙다는 소만리의 말을 가볍게 넘겼지만 소만리는 기여온의 몸 상태가 이렇게까지 호전된 데는 강자풍의 공이 컸다는 걸 누구보다 잘 안다.“무슨 일 있었어? 딸 안 보고 싶었어? 요 며칠 전화가 없길래 바쁜가 했어. 누나 바빴어?”강자풍이 소만리의 근황을 물었다.소만리는 기여온을 바라보며 강자풍의 물음에 담담하게 대답했다.“응. 요즘 좀 성가신 일이 있었어. 그런데 이제 다 처리됐어.”“아, 그랬구나. 여전히 누난 바쁘네.”강자풍은 갑자기 감탄하는 듯한 말투를 했다.그 모습에 소만리는 예전에 처음 강자풍을 만났던
last update최신 업데이트 : 2023-10-31
더 보기

2433장

기여온의 작은 손에서 전해오는 따스함을 느끼며 강자풍은 묘한 느낌이 들었다.그는 기여온이 그린 그림에 시선을 떨어뜨렸다.키가 크고 마른 남자가 바로 그였다.그림 속 그는 어린 여온의 손을 잡고 유치원처럼 보이는 건물 앞에 서 있었다.강자풍은 순간 기여온이 무슨 말을 하려는 건지 알아차렸다.아이는 유치원에 가고 싶었던 것이다.매일 집에만 갇혀 있다가 나가는 곳이라고는 병원밖에 없었으니 오죽 지루하고 답답했을까.그리고 기여온처럼 어린 아이들은 함께 뛰어노는 것이 무엇보다 큰 배움이자 즐거움이었다.강자풍은 기여온을 유치원에 보내기로 결정했지만 마음이 썩 놓이지는 않았다.기여온의 몸 상태가 아직 완전히 좋은 편도 아니고 아직 말도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그는 혹시라도 기여온이 유치원에서 따돌림이라도 당하지 않을까 걱정되었다.하지만 기여온이 유치원에 가고 싶다고 하니 더는 다른 생각을 하지 않기로 했다.강자풍은 열심히 고르고 고른 후에 자신의 직장과도 가깝고 평도 좋은 유치원으로 기여온을 보내기로 결정했다.입학 수속을 마친 다음날 강자풍은 아침 일찍부터 일어나 기여온에게 가장 예쁘고 깨끗한 원피스를 골라 직접 입혔다.수정처럼 맑고 깨끗한 눈망울을 반짝이며 자신 앞에 서 있는 기여온을 보니 강자풍은 절로 흐뭇한 마음이 들었다.“여온아, 유치원에서 혹시라도 기분 언짢은 일이 있으면 오빠한테 바로 말해야 해. 누군가가 여온이를 괴롭힌다면 우선 선생님한테 바로 말해. 그리고 나한테 꼭 얘기하고, 알았지?”기여온은 힘차게 고개를 끄덕였다.어린 기여온이었지만 강자풍이 무엇을 걱정하는지 아는 듯한 눈치였다.아침 식사를 마친 강자풍은 직접 차를 몰고 기여온을 유치원에 데려다주었다.등원 시간이라 유치원 입구에는 많은 사람들이 있었다.기여온의 손을 꼭 잡고 유치원으로 들어서자 강자풍의 마음속엔 왠지 또 걱정이 스멀스멀 올라왔다.그는 여전히 마음이 놓이지 않았다.강자풍은 몸을 웅크리고 앉아 손을 들어 기여온의 작
last update최신 업데이트 : 2023-10-31
더 보기

2434장

강자풍은 단호하게 부정했고 잘생긴 얼굴에는 난감해하는 기색이 역력했다.선생님은 어리둥절해하면서도 곧바로 상냥하고 다정한 미소를 지었다.“정말 죄송합니다. 전 여온이 부모님인 줄 알고...”“전 여온이 보호자예요. 후견인 같은 거죠. 여온이한테 무슨 일이 있으면 바로 저한테 연락 주세요.”강자풍은 이렇게 말하면서 자신의 명함을 선생님에게 내밀었다.선생님은 명함을 손에 들고 찬찬히 들여다보았다.강자풍은 기여온의 작은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여온아, 선생님이랑 같이 들어가. 유치원 끝나면 오빠가 데리러 올 거야.”기여온은 작은 얼굴을 들고 강자풍을 바라보며 눈을 깜빡였다.강자풍은 입가에 미소를 지으며 손을 뻗어 기여온의 손에 작은 사탕을 쥐여주었고 진지한 표정으로 선생님을 바라보았다.“채 선생님, 우리 여온이 잘 부탁드립니다.”선생님은 얼른 명함을 집어넣고 강자풍을 향해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강 선생님, 걱정하지 마세요. 여온이의 상황은 이미 알고 있어요. 제가 잘 돌보겠습니다.”선생님은 웃으며 말했다.“고맙습니다.”강자풍은 고맙다는 인사를 남겼고 더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돌아섰다.돌아서는 강자풍을 본 뒤 기여온도 발길을 돌려 선생님을 따라 유치원 안으로 들어갔다.강자풍은 차를 몰고 떠나면서도 유치원 입구에서 한참 동안 눈을 떼지 못하다가 결국 자리를 떴다.한편 오랫동안 유치원에 다니지 못했던 기여온은 오랜만에 많은 친구들이 있는 유치원에 오니 기분이 좋았다.친구들과 뛰어노는 기여온의 얼굴에 환한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채수연이라는 이름의 선생님은 기여온에게 어떤 남자아이 옆에 가서 앉으라고 했고 남자아이에게는 새로 온 친구를 다정하게 대해주라며 부탁했다.남자아이는 인형처럼 희고 귀여운 얼굴을 보고 고개를 끄덕였다.친구들이 새로 온 기여온에게 친절하게 대해 주는 것을 본 채수연 선생님은 그제야 안심하고 사무실로 돌아갔다.강자풍은 회사로 돌아와 핸드폰을 들고 새로운 연락처
last update최신 업데이트 : 2023-10-31
더 보기

2435장

채수연 선생님은 조금 쑥스러운 표정으로 케이크를 받아들고 기여온에게 손을 흔들었다.기여온도 얌전하게 웃으며 선생님에게 손을 흔들어 주었다.강자풍은 차에 오르자 시선을 백미러로 돌렸다.“여온아, 오늘 학교 즐거웠어?”기여온은 이 말을 듣고 고개를 끄덕였다.강자풍은 연이어 물었다.“혹시 괴롭히는 친구는 없었어?”기여온이 고개를 저었다. 작은 얼굴에는 이 세상 태초의 순수함이 가득했다.강자풍은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다음 며칠 동안 강자풍은 매일 똑같은 시긴에 기여온을 등원시키고 하원시켰다.그 외의 시간에 그는 회사에 있거나 기여온을 데리고 병원에 가서 정기 검사를 받거나 했다.그의 일정은 극히 단순했고 어떤 모임이나 술자리도 참석하지 않았다.친한 친구들은 여자친구가 없는데도 어딘가에 구속된 듯 그렇게 틀에 박힌 일정을 보내는 그를 놀리기 일쑤였다.그렇다. 구속되긴 했다. 그러나 이런 구속이라면 강자풍은 언제나 환영이었다.그는 소만리와 자신에게 약속했다.기여온을 평생 잘 보살펴주겠다고.그녀가 다 클 때까지, 그녀가 세상에 우뚝 설 수 있을 때까지.그날이 되면 그는 더 이상 자신의 마음을 억누르지 않을 것이다.그날이 올 때까지 그는 기여온에게 계속 자풍 오빠일 것이다.그저 자풍 오빠일 뿐이다.누군가 자신의 옷자락을 당기는 듯한 이끌림이 느껴질 때까지 강자풍의 생각은 미래의 어딘가에서 둥둥 떠다니고 있었다.그는 정신을 차리고 눈을 돌려 보았다.기여온이 연한 미소를 지으며 자그마한 그림책을 가리키고 있었다.강자풍은 그제야 정신이 들어 기여온에게 주려고 산 책에 눈길을 돌렸다.“여온아, 더 갖고 싶은 거 없어? 있으면 자풍 오빠한테 바로 말해 줘.”기여온은 고개를 가로저으며 자신의 배를 가리켰다.“배고파?”기여온은 고개를 끄덕이며 강자풍에게 배가 고프다는 의사를 표시했다.강자풍은 그녀의 손을 잡고 햄버거 가게로 들어갔다.그런데 기여온은 뭔가를 보고 흠칫 놀라며 반
last update최신 업데이트 : 2023-10-31
더 보기

2436장

친구가 감탄해 마지않으며 선망의 눈길을 거두지 못하는 걸 본 채수연은 마음이 놓이는 듯 편안한 미소를 지었다.“저 아이는 강 선생님의 딸이 아니야.”“딸이 아니라고?”친구가 놀라며 말했다.“하지만 저 잘생긴 남자 저 꼬마 아이를 엄청 애지중지하던데.”“보호자니까 그렇지. 보호자라면 당연히 아이를 주의 깊게 살피며 애지중지하게 되지.”채수연이 이렇게 말했다.듣기에는 꽤 신빙성 있는 말로 들렸다.그녀는 햄버거 가게로 들어가는 강자풍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미소를 지었다.“어린아이를 대하는 모습이 굉장히 인내심 있고 애정이 뚝뚝 흘러. 강 선생님이 앞으로 자식을 낳게 되면 엄청 더 예뻐할 거야.”주말이라 강자풍은 기여온과 함께 이곳저곳을 돌아다녔다.해 질 녘이 되자 기여온이 약간 졸린 듯 눈을 껌뻑거렸다.강자풍은 졸려서 눈이 거의 반쯤 감긴 기여온을 조심스럽게 안고 차에 올라탔다.집에 돌아온 강자풍은 다시 기여온을 안고 침실로 데리고 가서 조심스럽게 눕혔다.세상의 모든 순수함을 다 담아놓은 듯한 기여온의 잠든 얼굴을 가만히 들여다보고 있자니 강자풍의 마음은 더할 나위 없이 흐뭇했다.그는 자기 방으로 돌아가서 샤워를 한 뒤 업무상의 자질구레한 일들을 처리한 뒤 마지막으로 F국에서 유일한 친구인 이반에게 전화를 걸었다.그는 기여온의 건강 상태에 대해 이반과 얘기를 했고 전화를 끊을 때쯤 이반이 물었다.“강자풍, 혹시 뭐 문제가 있는 건 아니죠?”“무슨 문제?”강자풍은 무심한 듯 되물었다. 그의 발걸음은 이미 기여온의 침실로 향하고 있었다.그는 시계를 보았고 기여온이 거의 잠들었을 시간이라고 생각했다.“강자풍, 당신은 다 큰 성인이에요. 돈도 많고 잘 생겼고 모든 면에서 우월해요. 하지만 지금까지 한번도 여자친구를 사귄 적은 없어요. 아무리 예쁜 여자들이 다가와도 눈길 한번 주지 않고 매일 여온이 곁에만 맴돌고 있어요. 혹시 그쪽 방면으로 뭔가 문제가 있는 건 아니죠?”이반이 걱정하는 마음을 비치
last update최신 업데이트 : 2023-10-31
더 보기

2437장

하원 시간이 되었고 강자풍은 유치원에서 제일 먼저 나오는 기여온을 보고 달려가 손을 잡았다.아마도 기여온의 건강 상태 때문에 유치원에서 배려해 준 것 같았다.밤이 되자 강자풍은 기여온과 함께 만들기 놀이를 열심히 마무리했다.완성한 후 강자풍은 기여온의 침대 한켠에 잠시 앉았고 그날따라 피곤했는지 그대로 잠이 들고 말았다.다음날 아침에 깨어나고서야 그는 자신이 기여온의 침대 한켠에서 잠이 들었다는 걸 알아차렸다.기여온을 돌보던 아주머니가 방에 들어오는 것을 보고 강자풍은 쑥스러운 듯 슬그머니 일어나 방을 나갔다.아주머니는 이 광경을 보고도 전혀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았다.이 집안에 있는 사람들은 강자풍이 얼마나 기여온을 애지중지하는지 이미 다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오히려 놀란 것은 강자풍 자신이었다.자신이 잠버릇이 어땠을지 혹여나 기여온의 잠을 방해하지는 않았는지 적잖이 걱정되었던 것이다.그러나 다행스럽게도 기여온은 잘 잔 것 같았다.강자풍은 여느 때처럼 기여온을 유치원에 보낸 뒤 회사로 출근했고 출근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채수연에게서 메시지가 왔다.그러나 이번에는 보통 때와는 달리 매우 초조한 듯한 어조였다.“강 선생님, 혹시 지금 빨리 와 주실 수 있으세요? 여온이가 다른 아이를 때렸어요.”강자풍의 마음은 갑자기 초조하고 혼란스러웠다.그의 머릿속엔 온통 여온이가 다른 아이를 때렸다는 말만 계속 맴돌았다.여온이처럼 온순하고 얌전한 아이가 어떻게 다른 친구를 때릴 수가 있을까?강자풍은 아무래도 믿기지가 않았다.헐레벌떡 유치원에 도착한 그는 채수연한테서 자초지종을 듣게 되었다.기여온이 정말로 다른 친구를 때렸고 맞고 운 아이는 남자아이였다.그 남자아이는 지금 자신의 아빠 옆에 서서 울먹이며 하소연했다.“아빠, 쟤가 날 때렸어. 으으으, 아파. 내 손이 너무 아파.”남자아이는 울면서 오른손을 내밀었다.그의 통통한 손등이 벌겋게 부풀어 있는 게 확실하게 보였다.강자풍은 남자아이의 손을
last update최신 업데이트 : 2023-11-01
더 보기

2438장

강자풍의 매서운 눈빛과 엄정한 말투에 남자아이의 아빠는 저절로 몸이 움츠러들었지만 아들이 맞은 걸 떠올리자 다시 기세등등하게 나섰다.“참 이상한 젊은이 다 보겠네. 아빠도 아니면서 왜 여기서 나서요? 얘가 내 아들을 때렸는데 무슨 근거로 이렇게 맞서는 거예요?”남자는 소매를 걷어붙이며 건방진 모습을 보였다.“채 선생님, 내가 이렇게 비싼 돈을 써 가며 내 아들을 여기 보내는데 이렇게밖에 못 하는 거예요? 잘 돌봐줘야지, 안 그래요? 지금 내 아들이 이 쬐끄만 얘한테 맞았는데 제대로 안 할 거예요? 해고당해 봐야 정신 차릴 거냐구요? 예? 제대로 처리하지 않으면 선생님까지도 고소할 거예요!”“뭐라구요? 누굴 보고 쬐끄만 애라는 거예요? 다시 한번 말해 보세요.”강자풍은 순간 화가 치밀어 올랐다.그의 눈은 한겨울 매서운 칼바람처럼 그 남자를 노려보았고 순간 남자는 당황했다.“채 선생님, 걱정하지 마세요. 선생님이 해고당하실 일은 절대 없을 거예요. 교실에 CCTV 있죠? 지금 바로 확인해 보면 일이 어떻게 된 건지 알 수 있을 거예요.”채수연은 남자아이의 아빠가 자신을 위협해 해고할 수 있다고 생각하진 않았지만 강자풍이 자신을 옹호하며 굳게 약속을 하는 모습에 마음이 적잖이 안정되었다.“네, CCTV 있어요. 바로 확인해 볼게요.”채수연은 곧장 안으로 들어갔다.남자아이의 아빠는 이런 상황이 약간 짜증이 나는 모양이었다.“CCTV라니? 아니 지금 눈앞에서 버젓이 그런 사실이 있었는데 무슨 확인이에요! 여기 있는 많은 아이들이 직접 보고 있었는데. 아이들은 거짓말하지 않아요.”그는 옆에서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잠자코 서 있는 기여온을 가리키며 말했다.“얘! 넌 왜 아무 말도 안 하니? 사람을 때리고도 사과를 하지 않다니. 너 뭐 여자라고 가만히 있으면 된다고 생각하는 거야 뭐야? 네가 무슨 짓을 해도 남자가 당연히 받아들여야 한다고 생각하는 거냐구? 어서 빨리 내 아들한테 사과해. 사과하면 이 일은 더 따지지 않을 테
last update최신 업데이트 : 2023-11-01
더 보기

2439장

강자풍은 기여온의 곁으로 가서 손을 뻗어 작고 귀여운 머리를 쓰다듬으며 위로했다.“여온아, 겁내지 마. 오빠가 있으니 아무도 여온이 괴롭히지 못할 거야.”강자풍이 곁에 있을 때 기여온은 두려운 게 하나도 없었다.그녀는 비록 아주 작고 여린 아이였지만 다른 사람을 괴롭히는 사람을 대할 때는 여태껏 두려워한 적이 없었다.처음에 강연이라는 여자를 마주했을 때도 마찬가지였다.그 악마 같은 여자가 자신을 연못에 던졌을 때도 살려달라고 애원하며 구걸한 적이 없었다.이 여린 마음에서 느껴지는 강인함은 소만리의 그것과 완전히 닮았다.그래서 지금 이 순간 남자아이 아빠가 내뱉는 온간 비난에도 기여온은 침묵만 지키고 있을 뿐 눈도 깜짝하지 않은 것이다.채수연은 상황을 목격하고 얼른 강자풍에게 시선을 던졌다.“강 선생님, 왜 그러세...”“맞아요. 제가 사람을 때렸어요. 이 사람은 맞아야 해요.”강자풍은 얼굴색 하나 바꾸지 않고 채수연의 얼굴에 시선을 떨어뜨렸다.“CCTV 확인해 보셨나요?”“네. 사무실로 들어가서 같이 보시면 될 것 같아요.”채수연은 바닥에서 허둥지둥 일어서는 남자를 보고 말했다.“아버님, 괜찮으세요?”“괜찮냐구요? 괜찮아 보여요? 애도 손버릇이 나쁘더니 어른도 마찬가지네요. 당신들 똑똑히 두고 보세요. 내가 당신들 대가를 톡톡히 치르게 만들 테니까!’남자가 노발대발하며 위협했다.“CCTV는 무슨 CCTV예요! 보나 안 보나 뻔하지 뭐! 지금 당장 저 벙어리가 내 아들한테 사과해야 해요. 그리고 이 새파랗게 젊은...”“다른 쪽 얼굴도 맞고 싶어서 그래요? 얼른 CCTV나 보러 갑시다. 만약에 여온이가 당신 아들을 괴롭힌 게 사실이라면 당신 마음대로 처리해도 돼요. 하지만 당신 아들이 먼저 여온이를 건드렸다는 것이 증명된다면 당신 그 남은 반쪽도 성치 않을 테니까 각오해요.”강자풍은 차갑게 내뱉고는 기여온을 안고 문 쪽으로 걸어갔다.남자는 화도 났지만 약간 위축되는 마음을 숨길 수가 없었
last update최신 업데이트 : 2023-11-01
더 보기

2440장

”저...”강자풍의 매서운 눈빛을 보며 남자는 오금이 저렸다.“이놈아! 다 네가 저지른 일이잖아. 어서 사과해!”남자는 옆에 있는 아들에게 호통을 치며 기여온에게 밀어붙였다.“빨리 사과해!”남자가 이렇게 겁에 질렸으니 남자의 아들은 말할 것도 없었다.“아, 미, 미안해, 여온아.”남자아이는 전전긍긍하며 사과했고 기여온을 감히 똑바로 쳐다볼 용기도 나지 않는 것 같았다.그러자 남자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보셨죠. 지금 내 아들이 사과했잖아요. 이제 됐죠?”강자풍은 차갑게 눈을 치켜떴다.“그냥 그 정도면 됐다 싶어요? 당신은요? 당신은 아무 잘못 없어요?”“그...”“부모는 자녀의 가장 가깝고 친근한 선생님이에요. 아들이 이런 행동을 보인 데는 아빠로서 책임이 크다고 할 수 있어요.”“... 네, 아, 네네.”남자는 연신 대답하며 강자풍에게 감히 말도 붙이지 못하다가 더듬거리며 입을 열었다.“당신 말이 맞아요. 아빠로서 책임이 큽니다. 커요.”그는 면목 없는 얼굴로 순순히 기여온에게 사과했다.“꼬마야, 아저씨가 잘못했어. 아저씨가 그런 말을 하면 안 되는 거였는데 기분 나쁘게 했다면 미안해. 마음에 담아두지 마, 미안해. 꼬마야.”사과의 말을 듣고 있던 강자풍의 눈빛이 차갑게 남자의 얼굴을 스쳐 지나갔고 다시 따뜻한 눈빛으로 돌아와 기여온의 작은 얼굴을 바라보았다.“여온아, 어떻게 생각해? 사과 받아줄 수 있겠어?”강자풍은 남자에게 말할 때와는 딴판으로 상냥하기 그지없는 목소리로 물었다.채수연의 눈에는 선망의 빛으로 가득했다.그녀는 어린아이를 대하는 남자의 눈빛이 저렇게 극진하고 사랑스러운 걸 본 적이 없었다.이것은 매우 드문 일이었다.강자풍의 예상대로 기여온은 고개를 끄덕였다.그녀는 그들의 사과를 받아들였다.기여온은 지금까지 온순하고 얌전한 아이였다. 함부로 경거망동하는 아이가 아니었다.만약 다른 사람이 그녀를 괴롭히지 않았다면 어떻게 이 작은 우주가 폭발할 수
last update최신 업데이트 : 2023-11-01
더 보기
이전
1
...
242243244245246
...
248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