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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황제가 사랑한 여인: Chapter 2451 - Chapter 24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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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51장

그러나 강자풍은 그녀에게 관심이 없었고 심지어 그녀를 다른 남자에게 소개하려고 했기 때문에 채수연은 한동안 우울해졌고 자신에게 매력이 그렇게 없었던 것인지 강자풍의 태도가 이해되지 않았다.“수연 씨, 커플끼리 티격태격하는 건 정상이에요. 너무 속상해하지 마세요. 잘 달래 보세요. 그럼 바로 풀릴 거예요. 남자한테 계속 그런 속상한 표정 짓지 말구요.”또 다른 동료가 충고해 주었다.채수연은 잠시 멍하니 있다가 고개를 끄덕였다.“아니요. 그 사람이랑 싸우지 않았어요.”그녀는 약간 수줍은 듯 미소를 지었다.이때 핸드폰에서는 메시지가 왔다는 알림이 울렸고 채수연은 기대에 부풀어 핸드폰 메시지를 보았다.강자풍에게서 온 메시지이긴 했지만 짧은 감사의 말뿐이었다.“채 선생님, 고맙습니다.”채수연은 적잖이 실망했지만 뭐라고 딱히 요구할 수도 없었다.그녀는 강자풍의 여자친구가 아니었다.채수연은 핸드폰을 내려놓고 주의를 돌리려고 했지만 강자풍에 대한 생각이 머릿속에서 떠나질 않았고 그러다가 갑자기 그날 밤 이반이 강자풍에게 한 말이 떠올랐다.“이분이 바로 전에 당신이 말했던 그분이군요. 마음속에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더니.”채수연은 살짝 소름이 끼쳤다. 그제야 알아차린 것이다.강자풍의 마음속에는 이미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는 걸.채수연은 언짢은 표정을 지으며 두 손을 마주 잡았다.쉬는 시간이 거의 끝나갈 무렵 그녀는 교실로 가서 기여온을 불렀다.기여온은 자신에게 다정하게 대해주는 채수연 선생님이 좋았다.그러나 이번에는 약간 느낌이 달랐다.채수연은 기여온을 데리고 화장실로 갔고 세심하게 기여온의 손을 씻어 주었다.그 과정에서 채수연은 계속 기여온에게 말을 걸며 살뜰하게 챙겨주었다.기여온도 고개를 끄덕이며 채수연이 묻는 말에 대답했다.채수연은 그제야 기여온에게 가장 묻고 싶은 말을 던졌다.“여온아, 집에 자풍 오빠랑 둘이 살아? 그러니까 운전기사랑 가사도우미 말고는 너랑 자풍 오빠 둘뿐이냐는 말이야.”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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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52장

채수연은 기여온에게 질문을 하고 보니 자신이 너무 심오한 질문을 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유치원생이 어떻게 남자친구 여자친구의 정의를 이해할 수 있겠는가?역시나 기여온은 여자친구의 뜻이 뭔지 이해하지 못한 듯 의아한 눈빛으로 채수연을 바라보았다.채수연은 더 이상 물어봐야 소용이 없다는 것을 알아차렸다.이때 쉬는 시간이 끝났음을 알리는 종소리가 울렸다.“여온아, 조금 있으면 수업 시작하니까 어서 교실로 돌아가.”기여온은 고개를 끄덕이며 교실로 들어갔다.기여온의 작은 뒷모습을 보며 채수연은 궁금증이 파도처럼 밀려왔다.도대체 강자풍의 마음속에 있는 여자가 누구일까?그녀는 알고 싶어서 조바심이 날 지경이었다.강자풍은 기여온의 하원 시간에 맞춰 나타났다.당연히 채수연과도 마주쳤다.채수연은 변함없이 다정하고 상냥한 미소를 지으며 기여온을 데리고 강자풍에게 다가왔다.강자풍도 시종일관 그녀와의 거리를 두기 위해서 깍듯하게 고맙다는 인사를 했다.이렇게 하면 채수연이 자신의 뜻을 잘 알 거라고 강자풍은 생각했다.그러나 채수연은 이렇게 매일 강자풍을 보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았다.그녀는 여전히 강자풍에 대한 기대를 내려놓지 못했다.모든 면에서 이렇게 훌륭하고 출중한 남자를 놓치고 싶지 않았다.그리고 다음 날 채수연은 마침내 기회를 얻었다.유치원에서 봄 소풍을 가게 되었고 아이들을 데리고 교외로 나가는 일이라 보호자도 동반되었다.채수연은 강자풍이 아무리 바빠도 기여온을 따라 소풍에 올 것이라고 생각했다.역시나 강자풍은 보호자로서 기여온과 함께 봄 소풍에 참석하겠노라고 답했다.채수연은 그로부터 봄 소풍 가는 날만 손꼽았다.봄 소풍날 입고 갈 옷을 사고 며칠 동안 특별히 피부 관리에 힘썼다.소풍날 자신의 모습이 강자풍 앞에서 빛나길 고대하면서 하루하루를 보냈다.한편 강자풍도 소풍날을 대비해 준비에 착수했다.다만 그가 준비한 것은 모두 기여온을 위한 것이었다.강자풍은 거실에서 기여온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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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53장

강자풍은 아침 일찍 일어나 가사도우미가 방금 만든 따끈한 도시락을 보온통에 넣고 필요한 물건을 다시 한번 세심하게 점검했다.준비가 거의 다 되었을 때 기여온도 씻고 내려왔다.그로부터 30분 후 강자풍은 기여온을 데리고 유치원으로 향했다.그들이 도착했을 때 유치원 입구에는 이미 많은 학부모와 아이들로 북적거렸고 다들 상기된 얼굴들이었다.강자풍은 기여온을 안고 들었고 사람들 속에서 채수연의 얼굴을 찾았다.“강 선생님.”채수연이 그들을 먼저 알아보고 강자풍을 향해 손을 흔들었다.강자풍은 눈을 들었고 채수연이 미소를 지으며 그들에게 다가오는 것을 보았다.“선생님, 오늘 아이들 돌보느라 고생하시네요.”“제가 해야 할 일인데요, 뭘.”채수연은 손에 든 종이를 강자풍에게 건네주며 말했다.“봄 소풍 일정과 주의사항이에요. 먼저 한 번 훑어보시고 질문 사항 있으시면 저한테 말씀해 주세요.”채수연은 기여온에게 시선을 돌려 미소 지었다.“여온아, 오늘 우리 좋은 추억 많이 만들자.”기여온은 채수연의 말을 듣고 환하게 미소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채수연은 자신이 건넨 종이를 주의 깊게 읽고 있는 강자풍을 바라보았다.그녀는 더 이상 조바심 내지 않기로 했다.최근 그녀는 여러 정보들을 찾아보았고 그중에는 확실히 일리가 있어 보이는 주장도 있었다.남자를 상대하는 데 때론 밀당이 필요한 법이다.밀당도 일종의 테크닉인 것이다.어쩌면 그동안 자신이 너무 열정적이고 적극적으로 행동했기 때문에 강자풍이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을 수 있다.그러니 이제는 조금 더 무신경한 듯 대할 필요가 있을 것 같았다.잠시 후 각 학급의 보호자들은 모두 자신의 아이를 데리고 전용 버스에 올라탔다.강자풍도 기여온을 데리고 버스에 올랐고 채수연은 강자풍과 기여온이 타는 버스를 힐끔 보고 그들과 같은 버스에 올랐다.차는 곧 시동을 걸었고 천천히 안정적으로 목적지를 향해 출발했다.버스 안의 분위기를 적절히 띄우는 것도 담임으로서 채수연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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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54장

채수연은 그제야 정신을 차리고 고개를 돌려 옆에 있던 동료에게 시선을 돌렸다.동료는 의심이 가득한 표정으로 강자풍 쪽을 바라보고 있었다.“수연 씨. 강 선생님이 수연 씨 남자친구 아니었어요? 왜 계속 다른 여자랑 즐겁게 얘기하고 있는 거예요? 설마 또 싸웠어요?”동료가 궁금한 듯 물었다.이전에 동료가 자신과 강자풍이 연인 사이가 아니냐고 물었을 때 부인도 부정도 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 동료는 강자풍이 채수연과 연인 사이라고 생각하는 모양이었다.그러나 채수연은 지금도 여전히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묵인하는 쪽을 택했다.“아무것도 아니에요. 우리 일단 일부터 하고 나중에 얘기해요.”채수연이 핑계를 대고 그 자리를 떠났다.동료는 더 이상 묻기가 민망해져서 자신도 업무로 돌아갔다.채수연은 일하러 간다고 그 자리를 떠났지만 신경은 온통 강자풍에게 쏠려 있었다.강자풍이 방금 그 젊은 엄마와 웃고 떠드는 것을 보고 채수연은 마음이 너무 불편했다.일부러 그런 건가?채수연은 갑자기 무슨 생각이 떠오른 듯 눈을 치켜떴다.그 젊은 엄마는 이혼녀였다. 싱글이란 뜻이다.설마 강자풍이 마음속으로 짝사랑하는 사람이 저 여자?이런 생각이 들자 채수연의 마음은 더욱더 복잡해졌다.생각하면 할수록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쉽게 마음을 진정시킬 수가 없었다.강자풍이 기여온을 데려다줄 때 이 젊은 엄마랑 알게 되어 둘 사이에 감정이 생겼을지도 모를 일이었다.채수연이 엉뚱한 생각에 온 신경을 쓰고 있을 때 갑자기 누군가 자신의 옷자락을 당기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그녀는 얼른 정신을 차리고 눈을 들어 보았다.뜻밖에도 기여온이 가까이 와 있었다.채수연은 무의식적으로 방금 강자풍이 있던 쪽을 바라보았지만 강자풍은 그 자리에 없었다.채수연은 미소를 지으며 기여온 앞에 쪼그려 아이와 눈높이를 맞추었다.“여온아, 무슨 일이야? 자풍 오빠는 어디 갔어? 왜 혼자 왔어?”기여온은 맑고 큰 눈을 깜빡이며 손에 들고 있던 티라미수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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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55장

순간 채수연은 손에 들고 있던 티라미수 케이크에서 달콤한 향기가 스르르 빠져나가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그녀는 불만스러운 얼굴로 돌아섰고 다른 학부모가 아이를 데리고 와서 간식을 건네주자 미소를 지으며 고맙게 받아들였다.하지만 지금 그녀는 그 음식들을 먹을 기분이 전혀 아니었다.설령 산해진미를 눈앞에 가져다 놓는다고 해도 지금 그녀에게는 오직 강자풍밖에 보이지 않았을 것이다.채수연은 언짢은 표정으로 고개를 숙였다가 다시 고개를 들어 보니 강자풍은 보이지 않았고 눈앞에 그 젊은 엄마가 자신을 향해 걸어오는 것이 보였다.젊은 엄마는 자신의 아들을 데리고 채수연에게 다가와 세련된 얼굴에 예의 바른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채 선생님, 평소 우리 아이 잘 돌봐주셔서 고마워요. 이건 제가 직접 만든 쿠키예요. 한번 드셔 보세요.”채수연은 여자가 건네준 쿠키를 받았는데 가지런하고 정갈하게 포장된 쿠키가 보는 것만으로도 침이 고일 정도로 맛있어 보였다.채수연은 지금 이걸 맛볼 기분은 아니었지만 여전히 미소를 잃지 않으며 화답했다.“어머니, 이렇게 하지 않으셔도 되는데요. 아이를 돌보는 건 제 임무예요. 특별히 이렇게 챙겨주실 필요 없어요. 이 쿠키는 다른 사람에게 나눠주는 게 좋겠어요. 전 다음 행사 때문에 가 봐야 해서 먼저 실례할게요.”채수연이 말을 마치고 돌아섰고 거절당한 젊은 엄마는 아무렇지도 않았지만 어린아이는 못내 서운한 눈치였다.선생님이 자신의 엄마가 건넨 선물을 거절했으니 아이 마음이 좋을 리가 없었다.어린아이는 엄마의 손에 이끌려 맥없이 제자리로 돌아갔고 젊은 엄마의 손에 쿠키 상자가 그대로 들려 있는 것을 본 강자풍은 의아해하며 물었다.“채 선생님이 받지 않으셨어요?”“마음을 전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채 선생님이 다 못 드신다고 다른 사람들 나눠주는 게 좋겠다고 하시네요.”젊은 여자는 사실대로 대답했고 서운해하는 아들을 보며 위로의 말을 건넸다.“아유, 섭섭했어? 기분 나쁘게 생각할 필요 없어.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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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56장

”강 선생님.”채수연이 강자풍의 발걸음을 성큼성큼 따라가며 용기를 내었다.“강 선생님 혹시 제가 싫으신 건 아니죠?”채수연의 질문에 강자풍은 담담한 표정을 지었고 도리어 기여온은 호기심에 눈을 반짝이며 채수연을 바라보았다.하지만 어린아이인 기여온이 무슨 그런 복잡한 생각을 하겠는가.기여온은 채수연을 바라보았던 시선을 거두어 계속해서 산길을 오르는데 여념이 없었다.이때 강자풍이 채수연에게 말했다.“채 선생님, 왜 그렇게 물어보시는 거예요?”강자풍이 마침내 자신을 상대하는 것을 보고 채수연은 마음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고 다소 겸연쩍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별다른 건 아니고 제가 뭔가 잘못한 게 있어서 강 선생님이 말씀이 없으신가 했어요.”“채 선생님은 생각이 많으신 게 틀림없어요. 선생님은 우리 여온이 담임이시고 난 선생님으로 존중할 뿐이에요. 어떻게 제가 싫어하는 마음을 가질 수 있겠어요?”강자풍이 대수롭지 않다는 듯 시원시원하게 대답하자 채수연은 갑자기 맥이 풀렸다.선생님으로 존중할 뿐이라고?그녀는 잠시 멍한 표정을 지었고 이어서 강자풍이 말하는 소리를 들었다.“그리고 여온이가 선생님을 많이 좋아해요. 그래서 오늘 아침에 특별히 티라미수 케이크를 준비해서 선생님께 드린 거예요. 혹시 못 보셨나요? 케이크 상자 안에 여온이가 직접 쓴 카드가 있을 텐데.”“...”채수연의 발걸음이 갑자기 뚝 멈췄다.알고 보니 티라미수 케이크는 강자풍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었던 것이다.오로지 기여온의 마음뿐이었던 것이다.처음부터 끝까지 채수연 자신만의 착각일 뿐이었다.채수연은 이루 말할 수 없는 실망감에 휩싸였고 자신도 모르게 걸음이 느려졌다.그녀가 다시 정신을 차렸을 때 강자풍은 이미 기여온과 함께 그녀를 앞장서 가고 있었다.거의 산 중턱에 다다랐을 때 사람들은 정자 근처에 앉아서 쉬면서 음식도 먹고 물도 마시면서 체력을 보충했다.채수연은 강자풍이 젊은 엄마와 나란히 앉아 서로의 아이를 살뜰히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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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57장

”맞아요. 강 선생님, 커플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더라도 이런 식으로 상대를 힘들게 하면 안 되죠. 채 선생님은 아주 좋은 사람이에요. 집안 형편도 좋고 무엇보다 채 선생님이 강 선생님을 엄청 잘 챙겨주잖아요.”“그날 강 선생님이 경찰서에 조사받으러 갔을 때도 채 선생님이 다급하게 CCTV 화면을 복사해 달라고 부탁해서 부리나케 뛰어간 거예요. 그렇게 해서 강 선생님은 결백을 증명할 수 있었지만 채 선생님은 돌아와서 원장 선생님한테 꾸중 들었어요. 채 선생님이 얼마나 강 선생님을 많이 생각하는지 아셔야 해요.”“강 선생님, 우리가 해 드릴 수 있는 말은 이것뿐이에요. 이렇게 좋은 여자를 힘들게 하지 말았으면 좋겠어요.”강자풍은 두 선생님이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알 것 같았지만 그저 웃음만 나올 뿐이었다.강자풍이 표정을 가다듬고 뭐라고 설명하려고 했을 때 채수연이 당황스러운 표정으로 한달음에 달려왔다.“김 선생님, 이 선생님. 지금 강 선생님이랑 무슨 얘기하신 거예요?”두 선생님은 채수연이 긴장한 표정으로 달려오는 것을 보고 역시나 강자풍과 채수연이 싸운 게 틀림없다고 확신했다.“아무 일도 아니에요, 채 선생님. 그냥 강 선생님이랑 얘기 좀 나눴어요. 그럼 우리 먼저 돌아갈게요. 커플끼리는 많은 말이 필요 없잖아요. 한 마디면 다 풀릴 일이에요. 너무 따지지 말구요.”“...”채수연이 채 묻기도 전에 두 선생님은 발길을 돌렸다.하지만 그들이 남기고 간 말을 듣고 채수연은 지금 무슨 상황이었는지 짐작하고도 남았다.채수연은 동료들이 강자풍을 따로 불러내 태평양처럼 넓은 오지랖을 발휘할 줄은 몰랐다.지금 채수연은 쥐구멍에라도 숨고 싶은 심정이었다.어색하고 민망해서 미칠 것 같았다.“죄, 죄송합니다.”채수연이 얼른 강자풍에게 사과했다.“선생님들이 저와 강 선생님 사이를 오해했나 봐요.”강자풍은 담담하게 웃으며 말했다.“괜찮아요. 다른 사람들이 오해를 하든 말든 저한테는 중요하지 않아요. 제 임무는 여온이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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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58장

강자풍의 목소리에 기여온은 힘겹게 눈을 깜빡였다.기여온의 표정에 나타난 미세한 변화를 강자풍은 한눈에 감지했다.기여온의 몸이 좋지 않다는 것을 확인하자 그의 신경이 바짝 곤두섰다.“여온아, 어디가 아픈지 오빠한테 말해 줄 수 있겠어?”강자풍은 잔뜩 긴장한 얼굴로 물었고 발걸음도 눈에 띄게 빨라졌다.기여온은 작은 손을 들어 명치 위에 놓았다.강자풍은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 느낌이 들었다.그는 품에 안은 기여온을 어찌 해야 할지 몰라 잠시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채수연은 그리 멀지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강자풍과 기여온의 뒷모습을 보며 걸어오고 있었다.그녀는 방금 강자풍과 나눈 대화를 곱씹어 보았다.쓸쓸한 마음을 도저히 지울 수가 없었고 마음 한켠에는 그를 향한 원망이 스멀스멀 올라왔다.그녀는 자신이 뭐가 부족한 것인지 스스로를 뒤돌아보았다.모든 면에서 어디 내놔도 떨어지지 않는 그녀였다.그런데 이 남자에게서는 조금도 관심을 끌지 못했다.도대체 자신의 어디가 못나서 이렇게 된 건지 그녀는 도무지 알 수 없었다.생각하면 할수록 그녀는 강자풍의 마음을 송두리째 사로잡은 그 여자가 누군지 궁금했다.심란한 마음을 안고 생각에 빠져 있던 채수연의 눈에 갑자기 강자풍의 뒷모습이 들어왔다.그는 그 산길을 뛰다시피 하며 내려가고 있었다.그렇게 험한 산은 아니지만 그래도 산길은 산길이었다.게다가 지금 강자풍은 기여온을 안고 달리고 있었다.채수연이 황급히 뒤쫓아갔다.“강 선생님, 강 선생님!”그녀가 소리치며 쫓아오자 옆에 있던 다른 학부모와 아이들이 신기한 듯 쳐다보았다.모든 사람들에게는 다 들리는 채수연의 목소리가 강자풍에게는 들리지 않는지 강자풍은 꿈쩍도 하지 않고 앞만 보고 달리고 있었다.“강 선생님!”채수연이 더욱 발걸음을 재촉하며 뒤쫓아갔다.너무 급하게 달려서 였을까.그녀는 울퉁불퉁하게 튀어나온 돌부리에 발이 걸려 그만 넘어지고 말았다.“아얏!”채수연은 비명을 지르며 그대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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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59장

강자풍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기모진과 소만리에게 기여온을 잘 돌보겠다고 약속한 것에 대한 안도이기도 했지만 그에게는 존재 자체로서 소중한 기여온에 대한 안도이기도 했다.이 아이의 건강과 안정은 그에게 무엇보다 더 중요했다.기여온이 병원에서 검사를 받고 안정을 되찾은 뒤 강자풍은 기여온을 데리고 집으로 갔다.집에 돌아온 그는 가사도우미에게 영양가 있는 간식을 만들어 달라고 부탁하고는 기여온을 안고 침실로 돌아갔다.기여온은 피곤한 듯 맑고 큰 눈을 거불거리며 강자풍을 바라보았다.“여온아, 졸리면 자. 자고 일어나면 오빠가 맛있는 거 줄게.”강자풍의 눈에는 기여온을 향한 애정이 뚝뚝 떨어졌다.기여온은 강자풍이 한 말을 들은 듯 큰 눈을 껌뻑이며 조용히 잠에 빠져들었다.기여온이 편안하게 잠이 드는 모습을 본 강자풍도 마치 안식처를 찾은 듯 마음이 고요해졌다.그가 원하는 것도 이런 평온하고 평화로운 일상이었다.“귀염둥이, 마음 편하게 좀 자. 오빠는 영원히 여온이랑 함께 할 거야.”강자풍은 마음속으로 다짐하듯 되뇌이며 침대 한쪽 끝에 조용히 앉아 있었다.핸드폰을 꺼내 이것저것 뒤적이던 강자풍은 그제야 받지 못했던 부재중 전화를 살펴보았다.대부분 채수연에게서 온 전화였고 그가 본 적 없는 낯선 번호로 온 전화도 몇 개 있었다.하지만 이토록 많은 전화가 온 것을 강자풍은 그동안 하나도 알아차리지 못했다.알고 보니 핸드폰이 무음으로 되어 있었던 것이다.그는 별다른 생각은 하지 않고 채수연에게 기여온을 데리고 병원에 갔던 일을 알려야겠다고 생각했다.아까 기여온이 그의 품에 안겨 숨을 가늘게 쉴 때는 오직 기여온의 건강만 염려되어 다른 생각은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강자풍은 채수연에게 전화를 하려고 핸드폰을 들었다.그때 마침 채수연에게서 전화가 왔다.“강 선생님!”다급하고 초조한 듯한 채수연의 목소리가 들려왔다.“강 선생님, 드디어 받으셨네요.”“죄송해요, 채 선생님. 선생님한테 말씀드린다는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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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60장

강자풍은 동료 선생님의 지적에 약간 억울해하면서도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그러나 강자풍은 동료 선생님과 언쟁을 할 생각이 없었기 때문에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오히려 기여온은 매우 궁금한 듯 큰 눈을 깜빡이며 강자풍을 바라보았다.기여온의 작은 머릿속에 남자친구라는 단어에 대해 깊은 궁금증은 생긴 적은 처음이었다.유치원이 마치는 시간이 되자 어김없이 강자풍은 기여온을 데리러 왔다.이번에는 아침에 만났던 그 선생님이 기여온을 데리고 나왔는데 역시나 언짢은 듯한 표정이 가득했다.“강 선생님, 정말 한가하시네요. 아직도 자기 여자친구한테 찾아가 보지 않다니. 아이한테는 이렇게 지극정성이면서 왜 여자친구한테는 이렇게 소홀한 거예요? 채 선생님은 강 선생님 때문에 병원에 입원한 거라구요.”동료 선생님은 또 한 번 강자풍에게 ‘훈계’를 했다.강자풍은 적잖이 곤혹스러웠다.채수연이 자기 때문에 병원에 입원했다니!그는 더 묻지 않았다.굳이 채수연과의 관계를 바로잡아 이러쿵저러쿵 설명을 하면서 그녀의 체면을 깎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동료 선생님은 강자풍이 자신의 말을 무시하는 것을 보고 기분이 나빴지만 더 이상 뭐라고 말하기가 어려웠다.강자풍은 기여온을 데리고 차에 올랐고 뒷좌석에 앉아 있는 기여온을 돌아보며 다정하게 말했다.“여온아, 우리 지금 병원에 잠깐 들렀다 가자.”기여온은 수정 같은 맑은 눈망울로 강자풍을 바라보았다.마치 병원에는 무슨 일로 가는 거냐고 묻는 것 같았다.혹시 아직도 자신의 몸이 좋지 않은 걸까?강자풍은 기여온이 마음속으로 무슨 생각을 하는지 무슨 말이 하고 싶은지 한눈에 알아보고는 부드러운 눈웃음을 지으며 말했다.“여온이 담임 선생님 보러 가는 거야.”그제야 의혹이 풀린 듯 기여온은 작은 머리를 끄덕였다.그리고 고개를 돌려 옆좌석에 놓여 있는 안개꽃 다발을 바라보았다.안개꽃은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꽃이었다.기여온은 잠자코 창밖에 시선을 돌리며 스쳐 지나가는 풍경을 바라보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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