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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제가 사랑한 여인의 모든 챕터: 챕터 2391 - 챕터 2400

2479 챕터

2391장

예선은 나익현의 눈을 쳐다보았다.나익현이 자신을 위해 일부러 그런 말을 한 것 같았다.그녀는 예기욱의 제안을 거절하려고 고개를 돌렸는데 예기욱이 먼저 입을 열었다.“그래요? 아, 친구와 약속이 잡혀 있었구나. 그것참 아쉽네. 오늘 네 엄마 생일이어서 우리 가족이 오랜만에 이렇게 다 모여서 단란하게 밥 한 끼 할 수 있을까 했거든.”이 말을 들은 예선은 거절하려던 말이 목구멍에서 딱 걸려 버렸다.“예선아, 괜찮다면...”예기욱은 그래도 예선을 잡고 싶은 모양이었다.그러나 그는 말을 꺼내다가 잠시 머뭇거린 뒤 갑자기 태도를 바꿨다.“아니야. 약속을 했으니 지켜야지. 어서 가 봐. 네 엄마랑 둘이 먹어도 되니까.”“괜찮으시다면 저도 낄 수 있을까요? 교수님?”나익현은 농담반 진담반으로 웃으며 말했다.그러나 예기욱은 나익현의 농담을 덥석 물었다.“아, 자네만 괜찮다면 얼마든지 같이 해도 돼.”예기욱의 말을 듣고 나익현은 흔쾌히 손짓을 하며 그를 안내했다.“그럼 가시죠. 제 차가 이미 앞에 세워져 있어요.”“운전할 필요 없어. 여기 바로 뒤에 있는 아파트인걸 뭐. 걸어서 가면 몇 분밖에 안 걸려. 애 엄마가 직접 음식을 만들고 있어. 마침 자네와 얘기하고 싶은 것도 있었는데 잘 됐군. 우리 천천히 먹으면서 얘기하자구.”예기욱은 말을 마치며 예선을 향해 자애로운 미소를 지어 보였다.“예선아, 친구 왔는지 전화해 봐. 아빠는 네가 친구 만나는 거 보고 갈 테니까.”예기욱은 못내 마음이 놓이지 않는 듯했다.예기욱의 다정한 미소를 바라보니 예선의 마음이 갑자기 좋지 않았다.비록 거절을 하긴 했지만 예기욱의 말을 듣고 있자니 왠지 그녀의 마음이 흔들렸다.예선의 마음이 갈팡질팡하던 그때 그녀의 핸드폰에서 알림음이 울렸다.소군연의 메시지였다.“예선, 지금 집에 급한 일이 있어서 지금 바로 들어가 봐야 해. 정말 미안한데 오늘은 데리러 갈 수 없을 것 같아. 정말 미안해.”소군연의 메시지를 본 예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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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92장

사영인은 상기되어 있는 예기욱의 얼굴을 보고 잠시 의아해하다가 문 쪽으로 두어 걸음 걸어갔다.사영인의 얼굴이 순식간에 굳어졌다.“예, 예선아?”사영인은 믿을 수 없다는 듯 문 앞에 서 있는 예선을 멀뚱멀뚱 바라보았다.예선은 옅은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열었다.“생신 축하드려요.”그녀는 손에 든 카네이션 꽃다발을 사영인에게 건넸다.사영인은 또 한 번 얼어붙었다. 눈물이 왈칵 쏟아질 것 같았다.그녀가 감히 상상도 해 보지 못했던 순간이 온 것이다.예기욱은 눈시울이 붉어지는 사영인을 보며 어색한 침묵을 깨뜨려 보려고 입을 열었다.“이거, 무슨 맛있는 냄새가 나는데. 뭘 만들고 있었던 거야? 밖에까지 맛있는 냄새가 진동을 하네.”예기욱의 말을 듣고 사영인은 얼른 정신을 차리고 예선을 집 안으로 불러들였다.“예선아, 어서 들어와. 여긴 원래 네 집이야. 언제든지 와도 돼. 이 집 문은 너한테 항상 열려 있어.”사영인은 꽃다발을 받아들고 함박웃음을 보였고 나익현에게 시선을 돌리며 말했다.“나익현 씨도 어서 들어와요. 손님을 초대하는 게 서툴러요. 이해해 주세요.”“별말씀을요. 오늘은 여사님 생신이잖아요. 저 너무 신경 쓰지 마세요.”이윽고 나익현은 축하의 말을 덧붙였다.“제가 케이크 말고 다른 선물은 준비를 못 했어요. 죄송해요. 그렇지만 오늘 생신을 맞이해 온 가족이 모이신 거 정말 진심으로 축하드려요.”“고마워요. 정말.”사영인의 얼굴에 웃음이 가시질 않았다.그녀는 지금 이 순간 정말 세상에 부러울 것이 없었다.예선이 자신의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꽃다발을 들고 올 것이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한 그녀였으니 하늘을 나는 기분일 것이다.집으로 돌아온 사영인은 얼른 꽃병을 가져와 꽃을 다듬은 다음 우아하게 꽃병에 꽂았다.예선은 사영인의 행동 하나하나를 눈여겨보았다.사영인이 지금 이 순간 얼마나 행복해하는지 충분히 알 수 있었다.그러면서 어쩌면 이것이 오랫동안 사영인이 꿈꿔 왔던 행복일지도 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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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93장

”무슨 소원 빌었어?”예기욱이 농담하듯 넌지시 물었다.사영인은 그저 포근하고 다정한 미소를 지으며 예선을 바라보았다.“말을 하면 이뤄지지 않을지도 몰라. 난 내 소원이 곧 이뤄질 거라 믿어.”예기욱은 사영인의 말뜻을 알아차렸다.두 사람의 모습을 보고 있던 예선과 나익현도 대강은 눈치를 챘다.굳이 말하지 않아도 서로 마음으로 전해지는 것 같았다.“자, 음식들 들어요. 맛이 어떤지 한번 드셔 보세요. 이 두 접시는 예선이 직접 만든 거라 나도 궁금하네.”사영인은 웃으며 분위기를 환기시켰다.이 말에 동조하듯 예기욱과 나익현은 젓가락을 들어 예선이 만든 음식을 맛보았다.맛을 본 두 사람의 평가는 모두 똑같았다.“예선 씨 요리 솜씨가 이 정도일 줄은 정말 몰랐는데요. 너무 맛있어요. 아주 훌륭해요. 정말.”나익현이 감탄하며 칭찬을 늘어놓았다.예기욱도 고개를 끄덕이며 이에 동의했다.영민하게 생긴 그의 얼굴에 자랑스러운 미소가 떠올랐다.“물론이지. 내 딸은 뭘 해도 아주 특출나다니까.”별다른 생각 없이 말을 내뱉은 예기욱은 갑자기 자기가 말을 잘못한 것 같다고 느꼈고 긴장한 표정으로 예선을 쳐다보았다.그러나 예선은 아무런 표정 변화 없이 조용히 콜라를 마시며 음식을 들었고 그제야 예기욱도 비로소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사영인이 보기에는 딸을 향한 자신과 예기욱의 애정 표현에 예선도 조금씩 마음의 문을 여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식사 후 사영인은 예선, 예기욱, 나익현에게 케이크를 가져왔다.네 사람은 거실에 앉아 케이크를 먹었다.그러나 누구 하나 입을 열지 않아 조용한 정적만이 네 사람을 맴돌았다.그러다 결국 예기욱이 정적을 깨며 입을 열었다.“자네, 사진 좀 찍어주겠나?”예기욱이 나익현에게 부탁했고 나익현은 즉시 대답하며 일어나 핸드폰을 꺼내 사진을 찍으려고 했다.사영인은 약간 조마조마해하며 예기욱을 힐끔 쳐다보았고 뒤이어 조심스레 예선에게 물었다.“예선아, 괜찮아?”예선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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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94장

예선은 현관 문 앞에 서 있는 영내문의 모친을 의아한 눈으로 바라보았다.영내문의 모친이 여기서 얼마나 오래 기다렸는지 그녀로서는 가늠하기 어려웠다.영내문의 모친은 예선과 함께 서 있는 나익현을 보고 한껏 비꼬며 웃음을 터뜨렸다.“하하, 예선. 내가 정말 널 얕잡아 봤었네. 아니 모두가 당신을 과소평가했어.”예선은 옅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아, 그래요? 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뜸 들이지 말고 어서 얘기해요.”예선의 도도한 태도를 보고 영내문의 모친은 극도로 기분이 상했지만 일부러 침착한 척하며 차갑게 입을 열었다.“네가 내 딸을 모독하고 헐뜯는 바람에 사람들은 내 딸이 여우같이 악랄하고 사악한 여자라고 생각해. 모든 사람들이 우리 내문이가 신중하지 못한 사람이라고 말하지. 그런데 네가 뭔데 내 딸을 그렇게 모독할 수 있어? 무슨 자격으로? 넌 소군연을 꼬셔서 내 딸한테서 빼앗더니 지금은 또 나익현이랑 바람을 피우고 있는 거야? 그런 네가 무슨 자격으로 내 딸을 욕하냐구? 넌 얼마나 결백하길래?”“부인, 우리 두 집안이 서로 알고 지내는 사이란 걸 굳이 따지진 않겠어요. 하지만 입에서 나오는 대로 그렇게 함부로 말하지 마세요. 나와 예선 씨는 그런 관계가 아니에요. 부인한테 그런 모욕을 받을 만한 사이가 아니라구요. 그냥 가는 길에 예선 씨를 데려다준 것뿐이에요.”나익현이 언짢은 표정으로 말했다.영내문의 모친은 당연히 그의 말을 믿지 않았다.“사장님이 한밤중에 직원을 아파트 현관문 앞까지 바래다준다구요? 지나가던 강아지가 웃을 일이네요. 난 절대 안 믿어요!”“사장님 말이 맞아요. 사장님이 가는 길에 집에 바래다준 게 뭐가 어떻다는 거예요? 당신이 믿거나 말거나 나랑은 아무 상관없어요. 다시는 내 집까지 와서 날 귀찮게 하지 마세요. 다음에 또 이런 짓을 한다면 그땐 경찰에 신고할 거예요!”예선은 엄중하게 경고하며 고개를 돌려 나익현을 향해 다정하게 미소를 지었다.“사장님, 오늘은 정말 고마웠습니다. 데려다주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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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95장

예선은 집으로 들어간 후 얼른 샤워를 하고 이불 속으로 들어갔다.그녀는 습관적으로 소군연에게 메시지를 보냈고 답장을 기다리는 동안 나익현한테서 온 메시지를 보았다.나익현은 방금 영내문의 모친이 또 찾아와서 예선이 무서워할까 봐 염려되어서 일부러 안부 메시지를 보낸 것이었다.예선은 나익현의 다정함을 고맙게 여기며 그에게 답장을 보냈다.그녀는 그와의 대화창을 보면서 문득 아까 그가 자신에게 보낸 사진에 눈길이 갔다. 가족사진이라고 할 수 있는 사진이었다.사진 속 사영인과 예기욱의 눈에는 예선을 향한 감출 수 없는 기쁨이 가득 들어 있었다.그것은 지난 세월 그들의 가족이 잃어버린 기쁨이었고 어쩌면 그토록 바라왔던 세 사람의 모습이었다.하지만 그렇게 자식을 아끼는 사람들이 그땐 왜 그리도 매몰차게 자식을 버렸을까?예선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아무리 곰곰이 생각해 보아도 그녀는 도무지 답을 찾을 수 없었다.그녀는 우울하고 무거운 마음으로 사진을 바라보았다.그때 나익현이 사진을 두 장 더 보내왔다.이번에는 네 명이서 같이 찍은 사진이었다.“사장님이 여기 있으니 좀 이상해.”예선이 혼잣말로 중얼거렸다.하지만 생각해 보니 나익현은 예기욱과 친분이 있는 사람이었고 친분이 있는 사람의 가족 생일을 축하하는 자리에서 함께 사진을 찍은 일이 그리 이상할 것까진 없는 것 같았다.예선은 소리 없이 나직이 웃었다.그러다 갑자기 소군연에게서 아직 답장이 오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었다.그녀는 왠지 걱정이 되었고 결국 소군연에게 전화를 걸어 무슨 일이 있는지 물어보려고 생각했다.그때 마침 소군연에게서 소식이 왔다.“미안해, 예선. 내가 바빠서 이제야 여유가 생겼어. 오늘은 일단 쉬어. 나도 씻고 자야겠어.”소군연이 보내온 답장을 읽고 또 읽다 보니 예선의 마음속에선 예상치 못한 상실감이 밀려왔다.메시지에서 왠지 모를 서먹함도 느껴졌다.하지만 어쩔 수 없었다. 기억을 잃은 그가 아니던가.기억을 잃었음에도 여전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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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96장

이 말을 들은 예선은 그제야 사람들이 왜 그런 시선으로 자신을 쳐다보았는지 알 것 같았다.알고 보니 자신과 나익현의 관계가 왜곡되어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게 된 것이었다.그리고 누가 그런 동영상을 올렸는지 생각해 보고 말 것도 없었다.“쉿, 그만해. 당사자가 여기 탔어.”누가 주의를 줬는지 갑자기 수군거리던 말소리가 뚝 끊겼다.예선은 어색하고 불편해서 그 자리에 서 있기가 몹시 곤란했다.그러나 그녀는 그 자리에서 해명하려고 애쓰지 않았다.상황이 지금 이런데 자신이 해명을 한다고 해서 사람들이 믿어 줄까?그녀가 답답한 마음을 끌어안고 괴로워하던 중 갑자기 그녀의 핸드폰이 울리기 시작했다.나다희였다.마침 엘리베이터가 사무실에 도착하자 예선은 얼른 핸드폰을 들고 엘리베이터를 빠져나왔다.그녀는 자신이 엘리베이터를 빠져나오자마자 엘리베이터에 있는 사람들이 기다렸다는 듯이 자신에 대해 왈가왈부하는 소리를 들었다.예선은 심호흡을 하며 마음을 가라앉혔고 나다희의 전화를 받으려고 했다.그런데 이미 사무실 안쪽에서 사람들이 웅성대는 시끄러운 소리가 들렸다.그녀는 직감적으로 자신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음을 느끼고는 얼른 사무실 안으로 들어갔다.그녀가 사무실에 발을 들여놓는 순간 갑자기 반대편에서 사람이 튀어나왔다.그 사람은 다짜고짜 예선의 팔을 잡고 한쪽으로 데려갔다.예선은 이 사람의 숨결이 익숙하다고 생각해서 갑작스러운 행동에도 저항하지 않고 그 사람의 얼굴을 올려다보았다.나익현이었다.“사장님, 도대체 무슨 상황이에요? 사무실에 무슨 일이 일어난 거예요?”나익현의 표정이 좋지 않았다.“우선 다른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갑시다.”그녀는 계속해서 울리는 핸드폰을 바라보며 왜 나다희가 자신에게 계속 전화를 하는지 대충 짐작이 갔다.필경 사무실에 무슨 일이 생긴 것이다.아래층 로비에 도착한 예선은 출근하는 사람들의 얼굴에서 자신을 향한 따가운 눈초리를 느꼈다.그녀는 그제야 핸드폰을 열어 인터넷에서 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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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97장

나익현은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그런 엄마 밑에 그런 딸이 나온 거죠. 그런 엄마가 딸을 제대로 교육시켰을 거라고 생각해요?”“아니요.”예선은 입술을 오므리고 헛헛한 미소를 짓다가 갑자기 미안한 생각이 들었다.“죄송합니다, 사장님. 영내문의 엄마가 겨냥한 사람은 저인데 뜻밖에 사장님까지 끌어들여서 피해를 끼치게 되었어요. 죄송해요.”“그렇게 말하지 마세요. 우리가 마음에 한 점 부끄럼이 없으면 됐죠. 원래 나쁜 마음을 가진 사람들은 예측이 잘 안 되는 법이에요. 스스로 잘 하고 잘 보호하는 수밖에 없어요. 그걸로 충분해요.”나익현의 대답을 듣고 나니 예선의 마음이 왠지 든든했다.예선이야 원래 잘 흔들리지 않는 성격이라 그렇다 쳐도 나익현이 이렇게 담담하고 털털할 줄은 몰랐다.그러나 곰곰이 생각해 보니 그도 그럴 것이 사업을 하면서 온갖 경험을 겪었을 테니 이런 사소하고 하찮은 일들은 애초에 고민거리도 되지 않을 만했다.“사장님, 사무실에서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예요? 사람들이 수군거리던데요.”예선이 궁금해하며 물었다.나익현은 부드러운 시선으로 예선을 바라보며 말했다.“아마도 그 여자가 또 찾아온 모양이에요. 예선 씨를 찾아 또 행패를 부리려 했던 것 같아요. 내가 이미 사람을 시켜서 다 처리했어요.”나익현은 점점 표정이 굳어지며 말을 이었다.“예선 씨, 당분간은 조심하는 게 좋을 것 같아요. 며칠 전에 영내문의 엄마가 예선 씨 아파트 입구에서 기다리는 걸 보고 뭔가 또 행패를 부리겠구나 싶었어요. 정상적인 사람이라면 이렇게 사람을 괴롭히진 않아요.”나익현은 걱정스러운 마음에 예선에게 조언했다.예선도 나익현의 말이 일리가 있다고 생각했다.“안 그래도 당분간 친구 집에 가서 지낼 생각이에요. 그러면 좀 안심이 될 것 같아요.”나익현이 머뭇거리며 물었다.“그 친구 집이라는 게 소군연의 집을 말하는 거예요?”“아니요.”예선이 바로 부정했다.“내 친구 소만리요. 사장님도 아시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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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98장

소만리가 이렇게 묻자 예선의 마음속에 뭔가 불길한 예감이 스멀스멀 밀려왔다.“소만리, 왜 그래? 왜 그렇게 물어?”예선은 밀려오는 불안감에 목소리가 떨리기 시작했다.“나 어젯밤에 군연이랑 연락했어. 이거 봐.”예선은 긴장된 표정으로 소만리에게 핸드폰을 건네주었다.“분명히 어젯밤까지만 해도 나랑 연락했는데 갑자기 무슨 일이라도 생긴 거야?”소만리는 급히 예선의 마음을 달래며 말했다.“예선아, 긴장하지 말고 그거 나 좀 보여줘.”소만리는 예선의 핸드폰을 받아들고 소군연이 어젯밤에 예선에게 보낸 메시지를 보았다.“예선아, 최근에 소군연 선배랑 통화한 적 있어?”“없어.”예선은 고개를 가로저었고 그녀의 얼굴에는 점점 더 불안한 긴장감이 감돌기 시작했다.“소만리, 도대체 무슨 일이 생긴 거야? 군연에게 무슨 일이 생긴 거냐고?”소만리는 타들어가는 듯한 예선의 눈을 보며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예선아, 진정하고 내 말 좀 들어봐. 소군연 선배가... 실종됐어. 그렇지만 아무 일 없을 거야.”예선은 소만리에게서 핸드폰을 받아들고 바로 소군연에게 전화를 걸었다.그러나 여전히 아무도 응답하지 않았다.예선은 두 번 더 전화를 걸었지만 여전히 소군연과는 연결되지 않았다.그러나 잠시 후 소군연에게서 메시지가 왔다.“예선, 내가 지금 일이 좀 있어서 나중에 연락할게.”말투로 보아 이것은 진짜 소군연이 보낸 답장 같았다.“예선아, 알았다고 얼른 답장해 줘.”소만리가 옆에서 예선을 재촉했다.예선은 마음이 혼란스러웠지만 소만리의 말에 얼른 답장을 보냈다.그러나 그 후 그쪽에서는 아무런 메시지도 보내오지 않았다.예선은 도대체 지금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건지 알 수가 없었다.정신없이 소만리를 따라 그녀의 사무실로 들어온 예선은 기모진이 누군가와 통화를 하는 것을 보았다.기모진의 표정이 매우 냉랭하게 가라앉아 있었다.기모진은 소만리와 눈을 마주친 후 전화를 마무리하고 끊었다.“모진,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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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99장

”이게 사실이야?”예선은 눈앞의 메시지를 보고도 믿을 수 없었고 납치범이 왜 소만리에게 몸값을 요구했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이게 사실인지 아닌지 나도 잘 모르겠어. 하지만 지금 모진한테 이 번호를 추적해 보라고 했는데 확실히 뭔가 문제가 생기긴 한 것 같아.”소만리의 말을 들은 예선은 더욱더 불안해졌다.“안 돼. 지금 바로 군연의 집에 가 봐야겠어. 군연이 정말 납치당했는지 직접 확인해야겠어!”예선은 말을 마치자마자 급히 돌아섰다.“예선아, 나랑 같이 가.”소만리가 예선을 뒤따랐다.기모진도 말 없이 그들을 따라갔다.지금 이 상황에서 소만리가 눈앞에서 벗어나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놓이지 않는 그였다.이 납치범은 소만리에게 돈을 요구했다. 이상한 일이 아닐 수 없었다.얼마 지나지 않아 세 사람은 소군연의 집 앞에 도착했다.예선은 얼른 차에서 내려 대문 쪽으로 달려갔다.마침 소군연의 모친이 안에서 급하게 뛰쳐나오고 있었다.그녀는 예선을 보자마자 안색이 싸늘하게 변했다.“예선, 군연이 널 만나러 간 거 아니었어? 어제 오후에 분명히 널 만나러 나갔다고 했는데 지금까지 안 돌아왔어.”소군연의 모친은 예선을 보자마자 험악한 표정으로 다짜고짜 물었다.“도대체 군연이가 왜 너 같은 여자를 좋아하는지 모르겠어!”소군연의 모친은 예선에게 모진 말을 내뱉고서야 소만리와 기모진도 함께 왔다는 것을 깨달았고 갑자기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오늘 무슨 바람이 불었길래 두 분이 이렇게 오셨어요?”“부인, 우린 당신과 말싸움하려고 온 게 아니에요. 우리도 소군연 선배를 만나러 온 거예요.”소만리가 찾아온 이유를 설명했다.소군연의 모친은 차가운 미소를 지었다.“어젯밤 군연이 이 여자를 데리러 나가서 밤새 돌아오지 않았어요. 전화도 안 받고 아무 소식도 없어요. 그런데 당신들은 지금 다짜고짜 내 아들을 만나겠다고 찾아왔으니, 이거 원 영문을 모르겠네요. 지금 농담하는 거예요?”다소 흥분한 소군연의 모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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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0장

기모진의 제안을 듣고도 예선은 잘 이해가 되지 않았다.“왜 지금 영내문의 집으로 가면 안 된다는 거예요? 바로 가서 그 미치광이를 잡아야 하지 않을까요? 시간이 지날수록 군연에겐 더 많은 위험이 따를 수 있어요.”“하지만 만약 정말로 영내문의 엄마가 소군연을 납치했다면 네가 영내문의 엄마를 만나는 게 소군연을 더 위험에 빠뜨릴 수 있어.”기모진은 자신이 만류한 이유를 설명했다.“그런데 정말 영내문의 엄마가 사람을 시켜 소군연을 납치한 걸까?”소만리가 마음속에 품었던 의혹을 털어놓았다.“영내문이 소군연을 그렇게 좋아했는데 어떻게 딸이 가장 사랑하는 사람을 해칠 수가 있어?”“내 것이 될 수 없다면 다른 사람도 갖지 못하게 망쳐버리는 거지. 영내문 같은 이기적인 사람은 그런 일을 할 수 있어.”예선은 조용히 두 주먹을 불끈 쥐었다.군연, 제발 무사해야 해.예선은 마음속으로 묵묵히 기도했다.기모진의 말이 일리가 있긴 했지만 소군연이 지금 직면한 위험을 생각하니 예선은 쉽게 결정할 수가 없었다.그녀는 소만리와 기모진을 따라 일단 기 씨 그룹으로 돌아갔지만 어떻게 해야 할지 마음을 정할 수가 없었다.소만리와 기모진이 사무실에서 이야기를 나누는 것을 본 예선은 화장실에 간다는 핑계를 대고 결국 그 길로 바로 영내문의 엄마를 만나러 갔다.그러나 예선은 기모진의 말을 떠올리며 최대한 주의를 기울였다.그녀는 영내문의 집으로 바로 쳐들어가지 않고 그 근처에서 내린 후 줄곧 은밀히 영내문의 집 앞에서 동정을 살폈다.그 시각 소만리는 시간이 한참 지나도록 예선이 화장실에서 나오지 않자 예선에게 전화를 걸었다.예선은 지금 기분이 매우 혼란스러워 혼자 밖에 나와 바람을 쐬고 있다고 했다.소만리가 당장 예선이 있는 곳으로 오겠다고 하자 예선은 급히 만류하며 전화를 끊어 버렸다.바로 그때 예선은 영내문의 모친이 대문에서 나오는 모습을 보았다.부잣집 부인들은 으레 운전기사가 목적지로 태워다 주는 것이 보통인데 영내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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