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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제가 사랑한 여인의 모든 챕터: 챕터 2371 - 챕터 2380

2479 챕터

2371장

소만리는 감히 예선의 안위를 두고 모험을 할 수 없었다.그녀는 주변을 둘러보았다.오가는 차량이 있었지만 행인은 별로 없었다.행인이 있더라도 그녀가 도움을 청하기는 어려워 보였다.소만리는 남자의 뒤를 따라 길 반대편으로 갔고 그제야 어제 자신이 예선에게 빌려준 차가 그곳에 주차되어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이 남자는 이 차를 몰고 기란군의 학교 근처까지 그녀를 미행한 것이었다.그가 불과 하루 만에 자신의 동선을 알아낼 수 있었다니, 이건 분명 누군가의 조력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었다.누군가 알려준 것이 틀림없었다.그리고 그 누군가는 영내문일 것이다. 다른 누군가는 있을 수 없었다.병원.영내문은 편안한 얼굴로 침대에 누워 있었다.사실 그녀의 몸에는 아무 문제가 없었다.약간의 찰과상을 제외하고는 거의 다치지 않았다고도 볼 수 있었지만 그녀에게 부딪친 여자는 아직 의식을 되찾지 못한 채 중환자실에 누워 있었다.그녀는 예비로 들고 다니는 핸드폰을 들고 어디론가 전화를 하려고 했다.그때 그녀의 모친이 긴장한 표정으로 병실에 들어왔다.“무슨 일인데 이렇게 긴장한 얼굴을 하고 그래?”영내문의 모친은 점점 얼굴이 창백해졌고 당황해하는 기색이 역력했다.“죽었어, 내문아. 그 여자가 죽었어!”영내문의 표정이 굳어졌다.“뭐? 지금 뭐라고 했어? 누가 죽었다고?”“그 여자 말이야. 너한테 치인 그 여자. 방금 죽었대!”“...”영내문은 갑자기 말문이 막혀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다.당황한 나머지 버벅거리며 입을 열었다.“이, 이번 교통사고는 그냥 사고였어. 나와는 직접적인 관계가 없다구. 죽으면 죽은 거지 나랑 그게 무슨 상관이야? 보상금 좀 내면 되는 거 가지고. 설마 우리 집에서 그 정도도 못 내겠어?”영내문이 못내 대수롭지 않은 척했다. 그러나 영내문의 모친은 불안해서 심장이 벌렁벌렁거렸다.“듣자 하니까 그쪽 가족도 돈이 궁한 처지가 아니어서 널 고소하려고 한대!”“뭐? 날 고소해? 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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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72장

예선은 갑자기 얼굴빛이 변했고 힘겹게 소만리의 어깨를 툭 쳤다.“소만리, 이 남자는 날 어떻게 하지는 못할 거야. 그러니 넌 어서 빨리 가!”“여기 온 이상 아무도 나갈 수 없어. 나갈 생각하지 않는 게 좋을 거야.”남자의 사악한 목소리가 소만리의 등 뒤에서 들려왔다.소만리는 손을 들어 예선의 얼굴에 묻은 얼룩을 부드럽게 닦아 주며 일어섰다.그녀는 화를 억누르며 엄중한 목소리로 말했다.“당신이 이런 짓을 한 이유는 돈 때문이잖아요. 그럼 나랑 거래를 하는 게 어때요?”남자는 비꼬듯 한 쪽 입꼬리를 올리며 소만리를 쳐다보았다.“소만리, 당신은 지금 내 인질이야. 몸값을 갈취하는 데 가장 관건은 인질의 가치야. 그런데 왜 당신은 나한테 조건을 말하는 거야?”“당신이 이렇게 말하는 건 바라는 게 돈이기 때문이잖아요. 난 살고 싶어요. 그래서 내 친구를 데리고 무사히 여기나 나가고 싶은 마음뿐이에요. 나와 내 친구를 풀어준다면 난 더 높은 가격을 치를 마음이 있다는 걸 말하는 거예요.”남자는 원래 소만리가 시간을 끌기 위해 일부러 수작을 부리는 거라고 생각했지만 진지하게 말하는 소만리의 모습을 보고 약간 동요하기 시작했다.솔직히 말해서 이 남자같이 제대로 사회생활도 하지 못하는 사람이 어디서 그만한 돈을 만져 보겠는가.그러니 돈을 많이 주는 사람이면 누구든 도와줄 수 있는 것이다.다른 조건은 아무것도 필요하지 않았다.“소만리, 지금 그 말 진심이야?”“내가 내 목숨 가지고 장난할 것 같아요?”소만리가 정색을 하고 되물었다.남자는 소만리의 말이 일리가 있다고 생각했다.다시 생각해 보니 소만리 같은 대단한 집안에서 돈은 숫자일 뿐이다.숫자 하나 때문에 사람의 목숨까지 잃을 필요는 없는 것이다.남자의 시선은 갑자기 탐욕스럽게 타올랐다.“그럼 얼마나 줄 수 있는데?”“상대방이 당신에게 우리 목숨 값으로 주는 돈의 딱 두 배 줄게요. 하지만 누가 당신에게 이런 일을 시켰는지 알려준다면 당신이 원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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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73장

”소만리, 당신의 고운 살갗이 엉망이 되는 걸 원하진 않겠지? 그렇다면 순순히 협조해.”만약의 경우를 대비해 소만리까지 묶어두겠다는 뜻이었다.“소만리, 저 남자 말 듣지 마. 저런 남자는 신용 따위 공기보다 더 가볍게 생각할 거니까.”예선은 소만리까지 이 일에 연루될까 봐 걱정되었다.소만리는 예선에게 안심하라는 듯 미소를 지어 보였다.“예선아, 나까지 왔으니 우리 둘이 함께 나가야지. 걱정하지 마. 지금 이 순간뿐만 아니라 우리가 지금 직면한 문제들을 돈이 다 해결해 줄 거라 믿어.”소만리는 단호하게 남자에게 손을 내밀었다.“역시 기모진의 여인답게 담력이 아주 빵빵하시구만.”남자는 감탄하듯 내뱉고는 소만리의 손에 밧줄을 묶었다.다 묶고 나자 마침 그때 남자의 핸드폰이 울렸다.그는 소만리와 예선의 몸에 단단히 묶여 있는 밧줄을 한 번 더 확인하더니 안심이 되는지 전화를 받으며 밖으로 나갔다.예선은 답답한 듯 한숨을 내쉬었다.“소만리, 어떻게 된 거야? 왜 너까지 잡혀온 거냐구?”“거의 네가 잡혀온 방법과 같다고 볼 수 있지. 갑자기 누가 문을 두드려서 미처 대응을 할 수가 없었어.”소만리는 예선에게 솔직하게 말할 수가 없었다.자신이 어쩔 수 없이 자기 발로 남자의 차를 타고 왔다는 걸 예선이 알면 분명 미안해하고 걱정할 것이기 때문이다.“아이 참.”예선은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나와 영내문 사이의 원한이 너한테까지 불똥이 튈 줄은 몰랐어.”“너랑은 상관없어. 영내문의 머리에 문제가 있는 거지.”소만리는 문밖을 쳐다보았다. 남자가 누군가와 통화하는 모습이 보였다.분명 영내문과 통화를 하고 있을 것이다.소만리의 예상대로 영내문은 경찰과 차에 치여 죽은 여자의 가족들이 오지 않는 틈을 타서 몰래 화장실로 들어가 남자에게 전화를 걸었다.남자가 소만리까지 잡아서 예선과 함께 버려진 공장에 있다는 사실을 알고 그녀는 답답했던 체증이 확 내려가는 것 같았다.영내문은 일이 이렇게 된 김에 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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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74장

영내문의 발걸음이 멈칫했다.화가 나서 병실에 들이닥친 남자는 그녀가 전혀 알지 못하는 사람이었다.“누구세요? 왜 이렇게 호들갑스럽게 내 이름을 불러요?”영내문이 시큰둥하게 물었다.남자는 영내문의 표정을 보고 갑자기 얼굴을 돌렸다.영내문의 도도한 얼굴에 매서운 남자의 시선이 떨어졌다.남자의 눈빛에 움찔 놀란 영내문이 정신을 가다듬으려고 했을 때 남자는 그녀에게 득달같이 달려들어 힘차게 손을 내리쳤다.“퍽!”“앗!”영내문은 고통스럽게 비명을 지르며 손을 들어 뺨을 감싸쥐었고 놀란 눈으로 남자를 바라보며 두어 걸음 물러섰다.“누, 누구세요? 무슨 이유로 날 때려요! 간호사! 간호사! 어떻게 감히 VIP 병동에 아무나 출입하도록 내버려두는 거예요? 간호사!”영내문이 병실 문밖을 향해 소리쳤다.“내문아? 왜? 왜? 무슨 일이야?”영내문의 모친이 돌아와 급히 영내문의 곁으로 달려와 사나운 눈빛으로 남자를 쳐다보았다.“당신, 당신 누구야? 왜 내 딸 병실에 들어와서 행패를 부리는 거야?”영내문의 모친 말에 남자는 격앙되었다.“당신이 영내문의 엄마였군! 그럼 당신도 한 대 맞아!”그러자 남자는 영내문의 모친을 때리려고 손을 높이 들었다.영내문의 모친은 놀라서 비명을 지르며 영내문을 끌고 뒤로 물러갔다.하지만 남자는 티 테이블 위에 놓인 과일 칼을 들고 영내문과 영내문의 모친을 향해 쫓아갔다.“앗! 사람 살려요! 빨리 좀 와 줘요! 사람을 죽이려고 해요! 사람 살려요!”영내문의 모친이 소리를 질렀다.남자가 칼을 휘두르려 하자 누군가가 문을 밀고 뛰어 들어왔다.사람들이 들어와 그 남자를 제압했다.영내문의 모친과 영내문은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자신들을 쫓아온 남자를 보았다.영내문은 화가 치밀어 올라 흰자위가 드러나도록 눈을 부릅뜨며 말했다.“어떻게 된 거야? 어디서 이런 미친놈이 나와 난동을 부리는 거냐구!”영내문은 자신의 얼얼한 얼굴을 만지작거리며 사람들에게 제압당한 남자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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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75장

영내문은 욱신거리는 뺨을 만지며 이를 갈았다.“예선, 이건 다 당신이 날 건드렸기 때문이야. 죽었어야 할 사람은 당신이었어! 당신 때문에 내가 겪지 않아도 될 수모를 겪고 있다구! 절대 가만 안 둬!”기 씨 그룹.기모진은 며칠 동안 쉼 없이 계속 예선의 행방을 수소문했지만 단서는커녕 갑자기 소만리마저 연락이 끊기게 되었다.그는 계속해서 소만리에게 전화를 걸어 보았지만 도통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기모진은 걱정이 되었고 결국 위치를 추적해 소만리의 위치를 찾았는데 뜻밖에도 소만리의 차가 기란군 학교 근처 길가에 주차되어 있었다.그러나 문은 제대로 닫혀 있지 않았고 운전석에는 소만리의 핸드폰과 평소 착용하던 액세서리만 덩그러니 놓여 있었다.사실 소만리의 차로 오는 길에 기모진은 소만리가 곤경에 처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은 했다.그러나 눈앞에서 상황을 확인하자 침착했던 기모진의 심장 박동이 불안하게 요동치기 시작했다.기모진은 얼른 블랙박스를 켰고 소만리의 차가 이곳에 주차된 지 얼마 되지 않아 한 남자의 목소리가 들리는 것을 확인했다.분명한 것은 이 남자의 목소리가 예선을 납치한 그 납치범의 목소리와 같았다는 것이다.기모진은 소만리도 이 남자에게 납치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이런 일이 일어날 줄은 생각지도 못한 그였다.납치범은 뜻밖에도 예선을 납치할 때와 같은 방식으로 소만리를 납치해 간 것이다.대담하기 짝이 없는 행동이었다.기모진은 안절부절못하며 납치범의 전화를 기다렸다.그러나 납치범에게서 전화는 걸려오지 않았다.경찰은 기모진이 제공한 단서를 바탕으로 추적하기 시작했고 추가 인력도 파견했다.한편 기모진은 직접 영내문이 입원해 있는 병원으로 가서 병동 근처에서 몰래 영내문의 움직임을 관찰하기 시작했다.비록 지금 영내문은 그저 수상한 정도로만 보이지만 기모진은 확실할 수 있었다.영내문은 이 사건에서 절대 빠져나올 수 없는 관계에 있다는 사실을 말이다.기모진의 예상대로 영내문은 이때도 화장실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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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76장

외곽의 폐공장.창밖은 이미 희뿌연 어둠으로 뒤덮였고 석양은 꼬리를 감춘 채 내일로 멀어져 갔다.소만리는 옆에 있던 예선을 쳐다보았다.예선은 매우 초췌해 보였다.“예선아.”소만리가 예선을 불렀다.“예선아, 배 안 고파?”예선은 힘겹게 눈꺼풀을 움직이며 매우 지친 듯 소만리의 어깨에 머리를 살짝 기댔다.“소만리, 나 너무 배고프고 졸려. 그 남자 우리한테 줄 먹을거리 사러 간 거 아니야? 왜 이렇게 안 오는 거지?”“그놈은 아마 어디선가 딴짓을 하고 있을지도 몰라.”소만리가 짐작했다.“소만리, 정말 그 남자랑 거래를 할 거야? 너 그 남자 믿어?”예선은 자조적으로 웃으며 말을 이었다.“아유, 난 소만영 같은 여자가 세상에서 제일 미친 사람인 줄 알았는데 그보다 더한 사람도 다 있어. 세상 참.”소만리도 따라 웃으며 말했다.“자신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양심을 파는 사람들은 어디에나 있어. 하지만 난 그런 사람들 결국은 다 응당한 벌을 받을 거라고 믿어.”예선은 입꼬리를 구부리며 웃었다.“그런 인과응보가 빨리 왔으면 좋겠다. 하느님이 빨리 와서 영내문을 막 혼내줬으면 좋겠어. 그런 여자는 천벌을 받아야 해.”“흥.”예선의 말이 떨어지는 순간 갑자기 입구에서 경멸하는 듯한 콧방귀 소리가 들렸다.소만리와 예선이 누군지 알아차릴 새도 없이 여자의 거만하고 오만한 목소리가 들려왔다.“어쩌죠? 당신이 실망할 것 같아서 말이에요. 왜냐하면 당신이 바라는 그런 날은 오지 않을 거거든요.”예선은 여자의 목소리를 듣고 눈을 번쩍 뜨더니 고개를 들고 몸을 꼿꼿이 세웠다.소만리와 예선은 영내문이 거들먹거리며 의기양양하게 입구에서 들어오는 것을 보았다.폐공장이라 공장 안은 매우 어두웠다.영내문은 마치 온몸에 음침한 기운을 휘감은 마녀 같았다.그녀는 밧줄로 묶인 채 폐공장에 갇혀 있는 예선을 매서운 눈빛으로 바라보았다.“영내문.”예선은 영내문을 바라보며 눈을 번쩍이고는 곁눈질로 소만리와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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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77장

”어유, 어쩌나. 두 사람의 두터운 우정, 눈물 나서 못 보겠네. 내가 다 마음이 아프네요.”영내문이 비아냥거렸다.“하지만 안심하세요. 그럴 줄 알고 당신 혼자 길을 떠나게 하지 않을 테니까요.”예선은 남아 있는 힘을 다 짜내어 움직여 보려고 애를 써 보았지만 도무지 일어설 수가 없었다.“영내문, 당신 사람을 죽일 필요는 없잖아요? 나와 당신 사이에 도대체 무슨 원한이 그렇게 깊은 거예요?”영내문은 예선이 한 말이 가소로운지 옅은 미소를 지으며 옆에 있던 의자에 털썩 앉았다.“예선, 당신 지금 나랑 무슨 원한이 이렇게 깊냐고 물었어요? 이것 참.”영내문은 갑자기 매서운 눈빛으로 발을 들어 예선의 어깨를 힘껏 걷어찼다.예선은 거의 이틀 동안 아무것도 먹지 못해서 영내문의 발길질에 나가떨어졌다.예선은 고통스럽게 신음 소리를 내며 소만리 옆으로 나동그라졌다.“예선아! 예선아!”소만리는 걱정스러운 목소리로 예선에게 다가갔지만 그녀를 일으켜 세울 방법이 없었다.이런 모습을 보니 영내문은 더없이 통쾌했다.“예선, 이제 슬슬 겁이 나요?”영내문이 일어서며 물었고 예선 앞에 가서 쪼그리고 앉더니 갑자기 손을 뻗어 예선의 멱살을 움켜쥐었다.그녀의 눈은 마치 사나운 맹수처럼 예선을 집어삼키려고 했다.“왜 내 남자를 빼앗았어요? 내가 군연 오빠를 얼마나 오랫동안 좋아했는지 알기나 해요? 당신만 나타나지 않았더라면 나와 군연 오빠는 아무 일 없이 순조롭게 결혼했을 거라구요. 이렇게 예상치도 못한 많은 일이 일어나지도 않았을 거라구요!”“영내문, 사람의 감정은 강요할 수 없는 거예요. 왜 소군연 선배가 당연히 당신과 결혼할 거라고 생각했어요?”소만리가 예선을 대신해 화를 내었다.“얼른 그 손부터 놔요!”“소만리, 입 닥쳐요!”영내문은 고개를 돌려 매섭게 소만리를 노려보았다.“당신이 무슨 자격으로 그런 말을 하는 거예요? 예전에 기모진은 당신한테 관심도 없었고 사랑하지도 않았는데 당신이 끈질기게 매달리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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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78장

영내문은 마치 사탄의 악마처럼 미친 듯이 웃기 시작했다.소만리와 예선은 마주 보며 서로의 눈을 바라보았다.“예선아, 너 괜찮아?”예선은 입꼬리를 구부리며 옅은 미소를 지었다.“소만리, 걱정하지 마. 나 아직 버틸 수 있어.”이 말을 들은 영내문은 웃음을 뚝 멈추더니 순간적으로 야수같이 사나운 표정으로 말했다.“버텨? 뭘 어떻게 버틸 건데요?”예선은 이런 사악한 여자에게 약한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았다.“내가 지금은 갇혀 있지만 날 사랑하는 사람이 내가 무사히 돌아오기를 기다리고 있다는 걸 난 알아요. 영내문, 당신은 이해하기 어렵겠지만 이것이 사랑하는 사람만이 가질 수 있는 믿음이에요.”“아직도 무사히 돌아갈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거예요? 정말 웃기는군요.”영내문은 냉소적으로 비꼬며 라이터를 켰다.라이터의 불꽃은 작았지만 만약 영내문이 정말로 그들을 불태울 마음이 있다면 폐공장 전체를 태우기에 충분했다.“예선, 이전에 두 번이나 운명을 피해 갈 수 있었지만 이번에는 안 될 거예요. 다시는 눈앞에서 당신이 살아날 기회를 주지 않을 거거든요.”영내문은 갑자기 이전의 일을 꺼냈다.소만리는 이전의 일을 떠올리며 날카로운 눈빛으로 영내문을 노려보았다.“영내문, 당신 소군연 선배의 집 앞에서 일어난 교통사고를 고의로 저질렀다고 인정하는 거예요? 그 차를 운전한 사람이 예선인 줄 알고 일부러 부딪힌 거 맞죠? 일부러 예선을 차에 치어 죽이려고 한 거 맞죠?”영내문은 아무렇지도 않은 듯 시큰둥한 눈으로 소만리를 힐끗 쳐다보았다.“네, 그래요. 내가 일부러 부딪혔어요. 왜냐하면 그 차를 운전하고 있던 사람이 저 천한 여자인 줄 알았거든요! 그래서 속도를 내었고 그 자리에서 바로 저 여자를 죽이려고 했어요!”“하지만 생각지도 못했어요. 예선, 당신은 정말 억세게 운 좋은 여자예요. 매번 누군가가 당신을 대신해 재난을 막아주니 말이에요.”영내문은 갑자기 질투심이 가득 끓어오르는지 라이터를 끄고 화난 얼굴로 손을 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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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79장

”소만리, 당신도 이 천한 여자만큼 싫어!”영내문은 흉악한 얼굴을 보고도 소만리는 오히려 차분하게 미소를 지었다.“그래, 싫어? 난 당신이랑 아무 상관도 없는 사람인데 왜 날 싫어하지?”“감히 나한테 그걸 물어?”영내문은 소만리를 향해 성큼성큼 다가왔다.솟구치는 분노를 주체할 수 없는 모양새였다.“감히 날 함정에 빠뜨리려 하다니. 하마터면 감옥에 갈 뻔했잖아!”“어? 내가 언제 그랬어?”소만리는 아무것도 모르는 듯한 얼굴로 되물었다.“영내문, 뭐 잘못 알고 있는 거 아냐?”“내가 뭘 틀려? 난 절대 틀리지 않았어.”영내문이 이를 악물며 말했다.“그때 당신과 당신 남편 기모진이 이 천한 여자가 사는 아파트 주차장에서 일부러 날 끌어들이려고 연기했잖아. 다행히 내가 똑똑해서 상황을 모면하긴 했지만. 설마 잊었어?”화가 치밀어 오른 영내문의 목소리에 소만리는 여전히 침착하게 빙긋이 웃으며 말했다.“잊지 않았지. 하지만 당신이 잘못 알고 있는 게 있어. 상황을 잘 모면한 사람은 당신이 아니라 예선이지. 브레이크가 고장 난 차, 소군연 선배가 운전하지 않았더라면 사고를 당한 사람은 예선이 되었겠지. 경찰은 결국 당신의 죄를 묻지 못했어. 그건 당신이 상황을 모면한 게 아니라 돈으로 사람을 사서 당신을 도와준 사람을 배신한 대가로 얻은 것이지. 진짜 차에 손을 댄 사람은 당신이거든.”소만리의 말이 끝나자 영내문은 뒤통수를 한 대 맞은 듯 멍했다.몇 초가 지난 후에야 비로소 영내문은 천천히 음산한 미소를 지었다.그녀의 눈빛마저 서늘한 한기가 감돌았다.“소만리, 당신은 정말 머리가 비상하게 돌아가는군.”영내문의 말은 얼핏 소만리를 칭찬하는 듯 보였다.소만리와 예선은 영내문이 스스로 인정하는 것을 가만히 듣고 있었다.“맞아, 내가 그랬어. 내가 예선의 차에 손을 댔지!”영내문은 마침내 자신의 입으로 인정했지만 그녀의 얼굴에는 아무런 죄의식을 찾아볼 수 없었고 오히려 득의만만한 기세만이 가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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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80장

”앗!”영내문이 쓰라린 비명을 질렀다.그녀의 손에서 라이터가 떨어졌다.그녀는 이 상황이 믿기지가 않았고 피가 줄줄 흐르는 자신의 손을 보며 비참한 표정을 지었고 놀라서 믿을 수 없다는 듯이 두 눈이 휘둥그레졌다.아직 눈앞에 어떤 상황이 펼쳐졌는지 도무지 파악할 수 없었다.그러나 곧이어 그녀의 눈에 경찰들이 총을 겨누고 자신을 향해 달려오는 모습이 들어왔다.더욱 놀라운 것은 그 안에 기모진도 함께 있었다는 것이었다.하지만 기모진이 향한 곳은 영내문이 아니었다.그녀는 원망이 가득 서린 눈빛으로 그를 뚫어져라 쳐다보았다.그는 얼른 소만리 곁으로 가서 그녀를 묶어 놓았던 밧줄을 풀어 주었다.소만리는 밧줄이 풀리자 얼른 몸을 돌려 예선에게 다가가 그녀를 부축했다.예선은 이미 기력이 다해서 쓰러져 있었다.“예선아! 예선아!”소만리는 예선을 애타게 불렀다.“예선!”갑자기 소군연이 황급히 모습을 드러내었고 정신을 잃은 예선을 덥석 안아 올렸다.“군연 오빠...”헐레벌떡 달려온 소군연이 예선을 껴안으면서 옆에 있는 자신은 투명인간 취급하는 것을 두 눈으로 확인하고도 영내문은 도저히 납득할 수가 없었다.그녀는 손바닥이 아파서 온몸을 부들부들 떨었고 소군연이 예선을 안고 홀연히 떠나는 뒷모습을 그저 지켜보아야만 했다.“영내문, 당신은 두 건의 심각한 형사 사건에 연루된 혐의를 받고 있어요. 당신이 말한 모든 것은 법정에서 증거로 쓰일 수 있습니다.”“...”경찰의 말을 들은 영내문은 갑자기 심장이 불안하게 뛰기 시작했다.전에 없던 서늘한 기운이 온몸에 스며들었다.그녀는 눈을 지그시 감았다.방금 자신이 의기양양하게 내뱉은 말들을 생각하자 갑자기 웃음이 나왔다.“하하, 하하하하...”영내문은 웃다가 갑자기 이를 악물며 눈이 벌겋게 달아올랐다.“알고 보니 이게 또 함정이었군... 소만리, 또 당신이야?”영내문은 분노로 벌겋게 달아오른 눈으로 소만리를 노려보았다.“내가 이런 방법을 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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