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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제가 사랑한 여인의 모든 챕터: 챕터 2221 - 챕터 2230

2479 챕터

2221장

나다희는 구체적인 정황을 알고 나서 예선을 위로해 주고 싶었지만 예선이 심각한 표정을 짓고 있는 것을 보고 더 이상 방해하지 않았다.예선은 원래 소만리에게 전화를 걸려고 핸드폰을 꺼냈는데 마침 그때 소만리에게서 전화가 걸려 왔다.전화를 받자마자 저쪽에서 걱정 가득한 소만리의 목소리가 들렸다.“예선아, 너 지금 어디야? 내가 거기로 갈게.”“소만리, 인터넷에서 동영상 봤어?”예선은 소만리가 자신을 걱정하는 것을 알아차렸다.“모진이 알려줘서 알게 되었어. 어떻게 이런 일을 당할 수가 있어?”소만리가 애가 타는 목소리로 말했다.“너 어디야? 내가 너 있는 쪽으로 갈게.”예선은 이 일이 반드시 해결되어야 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고 안 그래도 소만리에게 도움을 청하려던 참이어서 거절하지 않았다.십여 분 후 소만리는 예선의 회사 아래층에 도착했다.예선은 새로 온 상사에게 휴가계를 내고 소만리를 만나러 내려갔다.나다희는 예선이 걱정되어 슬그머니 그녀의 뒤를 따라왔고 예선과 소만리가 회사 옆에 있는 커피숍에 들어가는 것을 보고 자신도 슬그머니 들어가 자리를 찾아 앉았다.나다희는 멀리서 예선과 소만리가 대화하는 것을 보고 호기심 어린 눈으로 관찰했다.“예선 언니랑 같이 있는 저 사람, 왠지 어디서 본 것 같은데.”나다희가 마음속으로 생각하며 고개를 갸우뚱거렸다.그녀는 저 예쁜 얼굴을 어디서 봤는지 생각하다가 예선과 시선을 마주치고 말았다.커피잔을 움켜쥔 나다희는 자신이 들키자 겸연쩍은 표정을 지었다.나다희는 자신을 보고 깜짝 놀란 얼굴을 하고 있는 예선을 향해 걸어갔다.“다희 씨, 어떻게 여기 왔어요?”예선은 의아한 눈빛으로 물었다.“날 따라온 거예요?”“언니가 걱정되어서 따라왔어요.”나다희의 대답을 듣고 예선과 소만리 모두 마음이 따뜻해졌다.소만리는 미소를 지으며 일어나서 자신을 소개했다.“안녕하세요. 전 예선이 친구 소만리예요. 예선이한테 말씀 많이 들었어요. 정말 요즘 보기 드물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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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22장

나다희는 화가 나서 애꿎은 커피잔을 꽉 움켜쥐었다.이런 소인배 같은 사람의 지질한 행동에 격분했다니!“예선 언니, 소만리 언니. 이 일은 해결하려고 들면 그렇게 어렵지 않아요. 동영상 전체 내용만 구하면 예선 언니가 결백하다는 걸 증명할 수 있어요.”나다희는 자신의 생각을 말했다.“예선 언니, 아까 말했을 때 커피를 사다 준 하인이 있었다고 했었죠? 그 하인을 찾으면 가능할 수도 있을 것 같아요.”소만리와 예선도 이 방법이 괜찮겠다고 생각했다.게다가 이런 동영상을 찍어서 예선을 모함하는 데 동참한 하인이라면 얼마든지 돈으로 매수할 수 있을 것이다.돈이 만능은 아니지만 이런 심보 고약한 사람들이 서로 싸우게 만들기에는 충분하다.“소만리, 이 일은 너한테 부탁할 수밖에 없겠어. 난 소군연 선배가 이 일로 날 걱정하게 만들고 싶지 않아. 그리고 영내문과의 개인적인 원한 때문에 회사에 나쁜 영향을 주는 것도 원치 않아. 우선 실시간 검색어와 동영상을 삭제해 주는 것부터 좀 도와주면 좋겠어, 소만리.”예선이 소만리를 찾은 것은 이런 부탁을 하기 위해서였다.소만리는 예선의 마음을 충분히 이해했다.진상을 알지도 못하면서 인터넷에서 이러쿵저러쿵 키보드나 두들기는 불나방 같은 사람들이 마음대로 예선을 공격하는 꼴을 소만리부터가 눈 뜨고 볼 수 없었다.게다가 그 전예진이라는 여자는 인플루언서였고 그녀를 따르는 팔로워들이 수백만이었다.그녀가 이렇게 선동하고 있었으니 예선은 지금 풍랑의 기로에 서 있다고 할 수 있다.네티즌들은 익명의 이름 뒤에 숨어 차마 입에 담지도 못할 욕설을 퍼붓고 있었다.나다희는 실검을 없애는 것도 좋은 방법이긴 하지만 마음속에는 다른 생각이 들기도 했다.“안 돼요, 예선 언니. 실검을 삭제하면 안 될 것 같아요.”나다희가 반대하고 나섰고 그녀의 건의는 소만리가 마음속으로 생각한 것과 일치했다.하지만 소만리는 예선이 네티즌들에게 마구잡이로 욕을 먹고 있는 것이 안타까워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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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23장

영내문은 이 말을 하면서 이를 악물었다.옆에 있던 전예진은 어떻게 하면 인터넷을 더 뜨겁게 달굴 수 있을까 하루 종일 생각했다.이 기회로 자신의 유명세를 더 폭발적으로 끌어올릴 심산이었다.그야말로 그녀는 기회를 엿보고 있는 것이었다.영상 아래 댓글들이 모두 예선에게 퍼붓는 욕설 일색인 것을 본 전예진은 억울하다는 취지로 댓글을 달았다.거의 모든 네티즌들은 지금 영내문을 옹호하는 한편 예선의 행동에 대해 손가락질하고 있었다.그리고 예선은 진상을 알지 못하는 네티즌들에 의해 돈 좀 있다고 안하무인으로 행동하며 다른 사람의 약혼자를 빼앗고 괴롭히는 몹쓸 여자로 매도되고 있었다.여기에 더해 전예진은 예선의 개인 신상 정보를 인터넷에 공개해 버렸다.예선이 예전에 어느 학교를 다녔는지 지금 어디서 일을 하고 있는지 심지어는 지금 어느 아파트에 살고 있는지까지 모든 것이 다 훤하게 드러나게 된 것이었다.전예진은 자신이 폭로한 것으로도 아주 충분하다고 생각했는데 그녀보다 더 집요한 네티즌들이 예선의 예전 학창 시절 정보까지 모조리 다 폭로할 줄은 몰랐다.예선이 소만리와 대학 시절 함께 찍은 사진이 공개되었고 경도 귀족 태자의 아내와 절친한 사이라고 상세히 설명되어 있었다.이 사람들은 네티즌들이 계속 이렇게 예선을 폭로하면 아예 세상에서 사라질 수도 있다며 조롱하듯 말했다.이 댓글을 본 다른 네티즌들은 실시간 검색어에서 예선이 사라진다면 그녀가 비열하고 악독한 사람이라는 사실이 더욱 확실시되는 것이라고 했다.혹자는 소만리도 같이 싸잡아서 욕했다.소만리는 예선을 자신의 부모님 집으로 데려갔다.예선은 인터넷에 올라온 댓글들에 대해 신경 쓰지 않는다면 거짓말이었지만 그래도 깊이 담아 두지 않았다. 영내문이 자신에게 놓아둔 함정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자꾸 이런 상황을 깊이 담아 둔다면 그녀는 질 것이 분명했고 그들이 말하는 것이 사실이 아님을 무엇보다 그녀 자신이 잘 알고 있었다.진실이 밝혀지면 그녀를 매도하고 욕하는 네티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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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24장

기모진은 원래 농담으로 한 말이었는데 예선이 진지하게 말하자 다시 입을 열었다.“오늘 밤 소만리와 같이 잘 거야?”“네, 그러려구요.”예선은 정색을 하고 고개를 끄덕였다.“보셨죠? 지금 네티즌들이 내 개인적인 신상 정보를 다 폭로해 버린 거요? 어떤 사람들은 내가 사는 아파트에서 나를 보겠다고 진을 치고 있는 모양인데 내가 어떻게 집에 들어가겠어요? 그래서 오늘은 소만리를 꼭 껴안고 자려고 했죠.”“...”기모진은 잠시 할 말이 없었지만 이내 빠져나갈 구멍을 찾았다.“소군연은 왜 널 찾으러 오지 않는 거야? 명색이 남자친구라면서. 지금 남자친구 역할을 톡톡히 해야 할 때잖아.”“난 남자친구한테 걱정 끼치고 싶지 않아요. 안 그랬으면 내가 소만리를 따라 여기 왔겠어요?”예선의 말은 충분히 일리가 있었다. 기모진은 갑자기 할 말이 없어졌다.어려운 상황에 있는 친구 옆에 소만리가 있어 주는 건 나무랄 일이 아니었다.기모진은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저 가련한 눈빛으로 소만리를 쳐다보았다.그 모습에 예선은 웃음을 참지 못했다.예전에 그녀가 알던 그 기모진 맞아?분명히 아니었다.예선이 웃는 것을 보고 기모진은 자신이 속았을지도 모른다는 걸 눈치챘지만 그의 기분은 오히려 좋아졌다.보아하니 오늘 밤 홀로 텅 빈 소만리의 자리를 바라보지 않아도 될 모양이었다.예선은 기모진이 지금 무슨 생각하는지를 짐작하고는 소만리를 놀렸다.“소만리, 네 남편 좀 봐. 오늘 밤 너를 못 안고 잘까 봐 얼마나 걱정하는지 말이야. 내가 어떻게 널 사이에 두고 네 남편과 라이벌이 될 수 있겠니?”소만리는 이 말을 듣고 부끄러운 듯 얼굴을 붉혔고 기모진은 무안한지 헛기침을 두어 번 했다.“애들은 잘 준비를 잘 하고 있나, 나 좀 보고 올게. 사이좋은 자매님들 계속 얘기 나누십시오. 혹시 내가 필요한 일이 있으면 언제든지 불러.”기모진은 소만리가 고개를 끄덕이는 것을 본 후 바로 돌아섰다.예선은 그 모습을 보고 감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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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25장

소군연은 걱정 가득한 얼굴을 했고 애가 타는 말투에는 예선이 자신에게 미리 말하지 않은 원망이 섞여 있었다.그는 그녀의 약혼자이고 현재 그녀의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그는 예선이 도움이 필요한 순간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인물이고 싶었다.예선은 소군연의 마음을 알아차린 후 황급히 해명했다.“군연, 난 당신한테 먼저 말하고 싶지 않았어요. 당신이 요즘 프로젝트 때문에 바쁘다는 걸 알고 있었기 때문에 내 일로 당신을 귀찮게 하고 싶지 않았어요. 우선 소만리와 함께 일을 어느 정도 해결하고 나서 나중에 당신한테 말할 생각이었어요.”소군연은 예선의 해명을 듣고 어느 정도 마음이 풀렸는지 바로 소만리에게 고개를 돌렸다.“그럼 지금 어떤 상황인 거야? 해결된 거야? 내가 오기 전에 잠깐 인터넷 봤는데 아직도 예선을 욕하는 글이 점점 더 쏟아지고 있었어.”“걱정하지 마세요. 악플에는 신경 쓰지 않을 거예요. 어차피 나쁜 의도를 품은 사람들이 떠드는 헛소문은 조만간 진실이 밝혀질 거니까요.”예선은 아무렇지도 않게 웃으며 말했다.소군연이 자신을 걱정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였다.“게다가 소만리와 의논한 끝에 이 일을 좀 더 키워 보기로 했어요.”“키운다고?”소군연은 이해가 가지 않는 모양이었다.“어떻게 키운다는 거야?”“상대방이 놀고 싶어 한다면 우리는 끝까지 함께 놀아 줄 거예요. 지금 예선이를 욕하는 만큼 혹독한 대가를 치르게 될 테니까요. 이 일은 결코 가볍게 넘길 수 없어요.”기모진의 목소리가 계단 입구에서 들려왔고 그는 어린 막내를 안고 천천히 걸어왔다.소군연은 고개를 돌아보았고 기모진의 두 눈을 마주하는 순간 두 사람의 눈에는 어떤 적개심도 없이 평온한 빛이 감돌았다.소군연도 기모진이 말한 뜻을 이해했다.배후의 인물이 나중에 더 큰 대가를 치르게 하기 위해 떠들 대로 떠들라고 판을 벌인 것이다.소군연은 아직 이 사건의 경위를 잘 몰랐지만 예선을 믿고 기꺼이 그녀의 편에 서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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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26장

예선은 잠시 머뭇거리다가 핸드폰을 가만히 바라보며 말없이 벨소리를 끄고 헛헛하게 웃었다.“소만리, 아마 너도 잘 알고 있을 거야. 자신이 가장 무력하고 억울할 때 부모가 옆에 있어 주기를 갈망한다는 거. 부모의 따뜻한 사랑을 그토록 갈망하는데도 하늘도 땅도 아무도 도와주는 이 없이 혼자 서 있는 그 차가운 기분을 넌 알 거야. 뜨거운 가슴을 한순간에 얼어붙게 만들지.”예선의 말에 소만리는 마음이 먹먹해졌다.소만리는 그동안 무수히 많은 무력한 순간들을 겪었고 심지어 예선보다 더 많은 고통을 겪었지만 결국 그 고통은 눈앞에서 연기처럼 사라졌다.물론 소만리도 예선에게 드리워진 그림자가 한시라도 빨리 사라지기를 바라지만 이제 더 이상 예선에게 어머니를 이해하고 용서하라고 설득하지 않을 것이다.왜냐하면 이 세상에 남의 감정을 진정으로 완전히 공감하기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소만리는 예선과 함께 끓인 홍차와 디저트를 들고 거실로 나왔다.소군연이 소만리의 막내아들과 놀고 있는 것을 본 예선은 왠지 가슴이 부풀어 오르는 것 같았다.군연도 아이를 예뻐하는구나.군연이 아빠가 된다면 분명 따뜻하고 자상한 아빠가 될 것이다.군연은 좋은 아빠가 될 자질이 충분했다.예선은 마음속으로 묵묵히 생각하며 입가에 잔잔한 미소를 자아냈다.그날 밤 예선은 소만리의 친정에서 밤을 보냈고 소군연도 마음이 놓이지 않아서 예선과 함께 하룻밤을 보냈다.예선은 인터넷에 있는 악풀들을 신경 쓰지 않는다고 말했지만 소군연은 여전히 걱정되었다.하지만 예선은 정말로 마음을 놓고 편안하게 하룻밤을 자고 나니 다음날 정신이 맑아졌다.사영인은 더 이상 전화를 걸지 않았지만 그 대신 예선에게 많은 메시지를 보냈다.예선도 어젯밤 잠들기 전에 사영인에게 자신의 일에 대해 걱정하지 말고 끼어들 생각도 하지 말라고 메시지를 보냈다.비록 감정이 눈에 보이지 않는 문자 메시지였지만 사영인에 대한 예선의 감정이 여전히 거리를 두고 있음을 엿볼 수 있었다.사영인도 방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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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27장

조금 전 소군연의 예감은 역시 틀리지 않았다.그의 마음이 조마조마했던 것은 눈앞에 이런 일이 벌어질까 봐 그랬던 것이다.배불리 먹고 할 일 없는 일부 기자들은 예선의 주변으로 몰려들었다.“맞아요. 그 예선이라는 여자예요!”“정말 그 여자네요. 예쁘게 생겼는데 심보가 이렇게 고약할 줄은 몰랐네!”“그러니까! 우리 예진 아씨의 절친을 그렇게 괴롭히다니! 돈 많으면 다야? 남의 약혼식에서 약혼자를 빼앗고 말이야. 예선, 당신 너무 뻔뻔하다고 생각하지 않아요?”전예진의 팬들이 예선을 향해 차마 입에 담을 수 없는 말들을 퍼부었다.그 옆에는 언론사 기자들이 카메라 플래시를 터뜨리느라 여념이 없었다.“예선 씨, 인터넷에 떠도는 일에 대해 지금 하고 싶은 말없습니까?”“사영인 여사가 정말 당신 어머니 맞으십니까?”“부잣집에 시집가려고 영내문과 소군연의 약혼식장에서 난동을 피웠다던데 정말 그런 일이 있었던 것 맞습니까?”“예선 씨, 질문에 답 좀 해 주세요.”기자들은 끈질기게 추궁했다.예선은 그 사람들을 상대하고 싶지 않아서 얼른 떠나려고 했지만 옆에 있던 소군연은 멈춰 서서 기자들을 향해 화를 냈다.“그만들 하세요.”소군연은 화가 나서 성가시게 구는 사람들을 향해 소리를 질렀다.그의 두 눈썹이 굳게 닫혀 있었다.“기자분들, 보다 나은 사회를 위한 긍정적인 이슈를 취재하는 데에 에너지를 쏟아야지 이런 쓸데없는 가십에 열을 올리면 어떻게 합니까? 당신들이 이런 질문을 던지기 전에 누군가에게 그런 말이 상처가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은 해 본 적 없어요?”기자들은 소군연의 질문을 듣고 모두 멍한 표정을 지었다.하지만 전예진의 팬들은 이 틈을 비집고 들어와 계속 예선을 공격했다.“에휴, 당신이 약혼식에서 약혼자를 버리고 이 여우한테 고개를 돌렸다는 그 찌질한 청혼남이죠?”“소 씨 집안 도련님은 온유하고 점잖은 사람이라고 들었는데 그건 헛소문이었나 봐요. 실제로 보니 완전 찌질한 허깨비잖아!”“찌질남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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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28장

”기왕 날 취재하러 오셨으니 시원하게 말씀드릴게요. 잘 들으세요.”예선은 조금도 두려워하는 기색 없이 당당하게 말했다.“첫째, 나 예선은 결코 선을 기만하고 악을 추종한 적이 없으며 약한 자를 업신여기고 강한 자를 두려워한 적이 없어요. 내가 그날 뜨거운 커피를 영내문에게 뿌렸다고 했는데 그전에 사실 영내문이 먼저 나한테 뜨거운 커피를 뿌렸어요.”“둘째, 사영인은 내 친엄마가 맞지만 난 내가 대단하다고 생각한 적이 없습니다. 그녀가 번 돈은 나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난 내가 가진 돈을 등에 업고 다른 사람을 괴롭힌 적도 없고 앞으로도 그럴 거예요.”“셋째, 난 누구의 남자친구를 빼앗은 적이 없어요. 소군연과는 지금까지 계속 연인으로 사귀어 오고 있었어요. 약혼식 날 일은 영내문이 내 남자친구 할아버지의 심신 안정을 위해 일단 가짜 약혼식을 올리자고 내 남자친구에게 제안을 했던 거예요. 사실 영내문은 이 명분을 빌려 진짜 약혼식으로 삼을 계략을 꾸몄구요.”“마지막으로 이 말을 빌려 내 진심을 말하고 싶군요. 진실은 천천히 올지 모르나 끝끝내 도달한다. 이상이 여러분께 드리는 내 답변입니다. 본인이 정의로운 사람이라 생각한다면 다시는 날 괴롭히지 마세요. 그렇지 않으면 법적 절차를 밟아 그 죄를 추궁할 것입니다.”예선은 청산유수로 말을 하고 난 뒤 의미심장한 미소를 남기고는 소군연의 손을 잡고 사람들을 헤치고 성큼성큼 회사 안으로 들어섰다.여유롭게 집에서 커피를 마시고 있던 영내문은 라이브 방송을 보고 화가 치밀어 올라서 손에 든 커피잔을 바닥에 내리쳤다.옆에 있던 하인은 뜨거운 커피가 자신의 발에 튀는 바람에 끙끙거리며 괴로워했다.“뭐해요! 빨리 치우지 않고!”영내문은 버럭 하고 성질을 부렸다.하인은 깜짝 놀라 벌벌 떨며 얼른 주저앉아 바닥을 치웠다.“아유, 내문아, 왜 그렇게 화를 내?”영내문의 모친이 다가와 타일렀다.“네티즌들이 모두 예선이 그 여자를 욕하고 있잖아? 감히 널 건드리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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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29장

예선은 이 말을 듣고 깜짝 놀라며 눈을 반짝였다.“소만리, 지금 어디야?”“나 지금 전예진이 너한테 의뢰한 집 쪽에 있어.”소만리가 대답했고 예선은 바로 그쪽으로 가겠다고 말하고 전화를 끊었다.전화가 끊길 때쯤 예선은 소만리가 옆의 누군가에게 말하는 소리를 어렴풋이 들었다.소군연은 예선이 소만리를 만나러 간다는 걸 알고 안심했다.예선은 소군연에게 자신의 일은 너무 걱정하지 말고 일하러 가라고 말했고 소군연도 순순히 그 말을 들었다.그런데 소군연과 헤어진 지 얼마 되지 않아 갑자기 전예진한테서 전화가 왔다.전예진은 거만한 투로 말했다.“예선, 오늘은 왜 일하러 안 왔어요? 개인적인 일로 일하러 안 온다면 그건 너무 업무 태만인데요. 만약 오늘 일하러 오지 않는다면 지금 당장 당신 상사한테 이르겠어요.”“당신이 그렇게 말할 줄 알고 있었어요. 상사한테 이르든 말든 마음대로 하세요.”예선은 망설임 없이 대답하고는 전화를 끊으려고 했다.그런데 전화기 너머에서 전예진의 도발하는 목소리가 들렸다.“쯧쯧, 갑부 엄마가 있는 사람은 다르긴 다르군요. 말버릇이 정말 거침이 없네.”전예진은 협박조로 말을 이었다.“하지만 언론 앞에서 엄마의 돈과 당신은 관련이 없다며 당당하게 말하는 걸 들었어요. 아니 그럼 오늘 일하러 안 오면 그 많은 위약금은 어떻게 마련하려고 그래요?”전예진은 또다시 위약금 운운하며 예선에게 경고했다.예선은 나쁜 마음을 품고 자신에게 접근한 전예진을 다시는 상대하고 싶지 않았지만 소만리가 지금 그쪽 동네에 있다는 것을 떠올리고는 한 번 가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어차피 언젠가는 그 추잡스러운 얼굴을 마주하긴 해야 했다.예선은 전예진에게 더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전화를 뚝 끊어 버렸다.전예진은 다시 전화를 걸었지만 예선은 그녀의 전화를 무시하고 꺼 버렸다.십여 분 후 예선은 차를 타고 고급 단지에 도착했고 차에서 내리자마자 소만리의 차가 길가에 주차되어 있는 것을 보았다.차에 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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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30장

많은 사람들이 그녀를 욕하고 헐뜯고 있는 상황에서도 이렇게 낙관적인 정서를 유지하며 담담하게 대처할 수 있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그럼 나도 같이 올라갈래.”소만리는 돌아서서 차 안에 있던 태블릿PC를 꺼내더니 예선의 손을 잡고 곧장 단지 안으로 들어갔다.“소만리, 너까지 이런 일에 연루되어 같이 욕먹으면 어떡해? 너 겁 안 나?”예선도 감탄해하는 눈빛으로 소만리를 바라보았다.소만리의 태도도 매우 담담하고 흔들림이 없었다.“그들이 감히 욕을 하면 같이 욕을 해 줄 거야. 아마도 모진이 직접 그 사람들한테 변호사 서한을 보낼 거니까.”“아유, 남편이 있는 사람은 다르긴 달라.”예선이 농담했다.“너도 있잖아. 너의 모든 걸 걱정하며 아끼는 네 약혼자 말이야.”소만리도 농담으로 예선을 놀리는 듯하면서 그녀를 떠보았다.“사실 또 한 사람이 더 있긴 하지. 그녀도 널 엄청 아끼고 걱정하시지.”“소만리, 너 지금 내 친엄마 말하는 거지?”예선은 웃으며 되물었다. 사실 예선도 마음속으로 다 알면서 되물은 것이다.하지만 그녀의 마음속에서는 여전히 친엄마의 존재를 받아들이기 쉽지 않았다.소만리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고개를 끄덕이며 미소만 지을 뿐이었다.사실 그 대답을 굳이 듣지 않아도 서로 마음으로 잘 알고 있었다.영내문은 지금 전예진과 함께 아파트에서 예선을 기다리고 있었다.그녀들은 기자들이 바깥에서 잠복해 있다는 것도 물론 잘 알고 있었다.영내문은 다소 확신 없는 목소리로 말했다.“예선이 정말 올까요?”“성질이 불같은 여자잖아. 아마 꼭 올 거야.”전예진은 일찌감치 예선의 성격을 간파한 모양이었다.예선은 가식 없이 행동하고 뒤끝 없는 성격이어서 억울함을 계속 안고 화를 속으로 삭히는 타입은 아니었다.영내문이 예선이 정말 올지 의아해하고 있을 때 그녀는 밖에서 한바탕 소란스러운 소리가 나는 것을 들었다.영내문과 전예진은 얼른 문쪽으로 가서 귀를 쫑긋 세우고 바깥에서 나는 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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