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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황제가 사랑한 여인: Chapter 2201 - Chapter 2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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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1장

예선의 말에 사영인은 물론 옆에 있던 소군연도 눈이 동그래졌다.그들은 예선이 끝까지 마음을 열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렇지 않은 것이었다.사영인은 예선의 말에 깜짝 놀라 몇 초 동안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못했다가 조금씩 실감이 나는지 몇 년 동안 그녀의 얼굴에서 보지 못했던 환한 빛이 감돌기 시작했다.“번거롭다니 그게 무슨 말이야. 하나도 번거롭지 않아. 엄마 내일 하나도 바쁘지 않아. 예선아, 넌 내일 일 끝나고 천천히 내려오면 돼. 아무리 늦어도 엄마는 널 기다릴 거야!”사영인의 목소리가 약간 떨리고 있었다. 감출 수 없는 기쁨이 눈에 가득 들어찼다.“그래, 그럼 너희들 일찍 쉬어. 엄마도 이제 갈게. 군연, 예선이 잘 부탁해. 나 먼저 갈게.”“네, 어머니. 안녕히 가세요. 예선이는 저한테 맡겨두세요. 잘 돌볼게요.”소군연은 믿음직스럽게 약속했다.사영인이 이 순간을 얼마나 기뻐하는지 그도 너무나 잘 알 것 같았다.사영인이 돌아서는 뒷모습에서도 그녀가 얼마나 기뻐하는지가 느껴질 정도였다.예선은 그 자리에 서서 사영인의 뒷모습이 사라지는 것을 확인하고서야 비로소 눈을 돌려 조용히 눈시울을 붉혔다.소군연은 예선의 미세한 표정 변화를 감지했고 문을 닫은 뒤 그녀의 어깨를 감싸고 집안으로 돌아왔다.“아까는 정말 당신이 끝까지 어머님한테 차갑게 대하는 줄 알았어. 당신과 어머님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어머님이 당신한테 미안해하시고 당신을 걱정하고 배려하고 계시다는 걸 느낄 수 있었어.”예선은 씁쓸하게 웃으며 말했다.“안타깝게도 그 관심과 배려가 너무 늦었다는 거죠.”소군연은 곤혹스러운 표정을 지었다.“무슨 일이 있었던 건지 말해 줄 수 있겠어?”예선은 소파에 살며시 앉아 잠시 머뭇거린 후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내가 중학생이었을 때 우리 부모님은 성격이 맞지 않아서 갈라섰어요. 엄마는 사업을 하고 싶어 했고 아빠는 엄마가 가정은 돌보지 않고 자신의 일만 생각한다며 무책임하다고 싸우셨죠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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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2장

소군연의 진심 어린 대답을 듣고 나니 예선의 눈에서는 걷잡을 수 없이 눈물이 흘러내렸다.소군연은 안타까운 마음에 손을 들어 그녀의 눈물을 닦아주었다.예선에게 이런 사연이 있었는지 소군연은 전혀 모르고 있었다.이제야 그는 예선이 친어머니에게 왜 그런 반응을 보였는지 완전히 이해가 되었다.왜냐하면 그녀는 너무도 어린 나이에 씻을 수 없는 마음의 상처를 입었기 때문이었다.하지만 이 상처는 언젠가 치유가 될 것이라고 믿는다.소군연은 예선의 곁에서 더 오래 머물고 싶었지만 그녀가 푹 쉬도록 하기 위해서 늦게까지 머물지 않았다.그런데 그가 집으로 돌아와 보니 부모님이 거실에서 그를 기다리고 있는 것이었다.소군연을 보자마자 소군연의 모친은 황급히 그에게 달려와 그를 끌어당겼다.“그 예선이라는 여자가 정말 Y국 갑부 사영인의 딸이란 말이야? 네가 좀 더 일찍 말해 줬더라면 우리가 이런 번거로운 일은 안 했을 거 아니니.”소군연의 모친은 오히려 소군연을 원망하기 시작했다.“예선의 집안 사정을 일찌감치 알려주었으면 나와 네 아버지, 그리고 할아버지는 절대 반대하지 않았을 거야.”소군연은 모친의 말을 듣고 너무나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모친을 바라보며 눈살을 찌푸렸다.“내가 예선과 함께 하고 싶었던 이유는 정말 진심으로 그녀를 사랑했기 때문이에요. 예선의 집안 배경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어요. 그런데 아직도 어머니는 그 이치를 모르시는 거예요?”소군연이 약간 화가 난 것을 보고 소군연의 모친은 서둘러 발뺌을 했다.“아, 아니 네 말이 맞아. 지금은 어떻든 좋아. 이 혼사에 나와 네 아버지는 아무 불만이 없어. 하지만 할아버지가...”할아버지가 자신을 속이기 위해 꾀병을 부리고 영내문과의 약혼을 몰아붙였다는 사실을 소군연은 여전히 마음에 담아 두고 있었다.아무리 할아버지의 뜻이라고 하더라도 이번에는 절대 따르고 싶지 않았다.소군연의 모친이 말끝을 흐리자 소군연이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할아버지가 또 왜요?”“할아버지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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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3장

예선은 컵을 든 채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으로 자신의 길을 막고 있는 두 사람을 쳐다보았다.이 사람들은 사무실에서도 남의 이야기를 하기 좋아하는 사람들이라고 정평이 나 있었다.예선은 그들을 가만히 바라보고 있자니 그들이 왜 자신의 앞길을 막고 서 있는지 알 것 같았다.그러나 그녀는 모른척하고 곤혹스러운 표정으로 물었다.“두 분, 무슨 일이에요? 나랑 차라도 한잔 하시게요?”전은비와 소향은 이 말을 듣자마자 동시에 눈을 반짝이며 맞장구쳤다.“예선 언니만 괜찮다면 우리는 언니와 함께 모닝커피 마시고 싶어요!”“맞아요. 우리도 너무 바라던 바예요. 예선 언니!”전은비와 소향이 자신을 이렇게 부르는 것을 듣고는 예선은 자신의 온몸에 소름이 돋는 것 같았다.그녀는 어색하게 입꼬리를 말아올렸다.“소향 언니, 은비 언니 지금 뭐하는 거예요? 난 언니들보다 입사도 늦고 경력도 짧아요. 그런데 날 언니라고 부르다니, 그건 적절하지 않은 것 같아요.”예선은 말을 마치고는 그녀들을 돌아서 곧장 탕비실로 향했다.전은비와 소향은 서둘러 예선을 따라갔고 이 모습을 본 사무실 사람들은 모두 의아하게 생각했다.“은비 언니와 소향 언니한테 무슨 일이 있었던 거예요? 왜 예선 씨한테 언니라고 부르는 거죠?”마침 상쾌한 발걸음을 이끌며 사무실로 들어서던 나다희는 사무실에서 동료들이 수군거리는 소리를 들었다.그녀는 사뿐사뿐 가벼운 발걸음을 멈추고 탕비실 쪽을 바라보았다.사무실 사람들은 나다희가 오는 것을 보고 더 이상 큰소리로 수군거리기 어려웠는지 입을 다물었다.감히 이 사무실에서 누가 그녀의 기분을 상하게 할 수 있겠는가?무슨 일이 일어나길 원하지 않는다면 말이다.나다희는 동료들의 표정 변화에는 아랑곳하지 않고 바로 탕비실로 향했다.그녀는 전은비와 소향이 예선을 둘러싸고 인터넷에서 떠들어대는 얘기들을 추궁하는 모습을 보았다.“예선 언니, 남자친구가 경도 4대 귀족 중 하나인 소 씨 집안 도련님이었구나. 너무 대단하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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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4장

전은비와 소향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자기 자리로 돌아와 오늘 아침에 찍은 동영상을 다시 스트리밍했다.보면 볼수록 부럽고 질투가 났다.어떻게 예선의 집안 배경은 이렇게 좋을까? 갑부 엄마에, 돈은 또 얼마나 많을 것인가?예선은 커피를 한 잔 마신 후에도 전은비와 소향이 자신에게 관심을 보이는 것에 대해 별 신경을 쓰지 않았다.그녀는 바쁘게 일을 했고 거의 12시가 다 되어가자 낯선 번호로 문자 메시지를 한 통 받았다.짧은 메시지였다.“예선아, 엄마는 밑에 와 있어. 시간 되는 대로 내려와. 엄마는 여기서 기다리고 있을게.”메시지를 보니 예선의 가슴이 두근거렸다.“예선 언니, 점심시간 다 됐는데 같이 먹을래요?”나다희가 다가왔다. 예선은 핸드폰 화면을 닫고 일어났다.“다희 씨, 나 오늘은 약속이 있어요.”“오오, 그 잘생긴 남자친구 맞죠? 아니지, 지금은 약혼자인 거죠.”나다희는 장난스럽게 예선의 약지에 끼워진 반지를 눈짓하며 말했다.예선의 뺨이 살짝 뜨거워진 것은 소군연이 생각났기 때문이다.“아니요. 그 사람이 아니라, 다른 사람이랑 약속이 있어요.”예선이 가방을 들고 나갈 준비를 하며 말했다.“아니라구요? 얼굴 빨개졌는데요.”나다희는 예선의 뒷모습을 향해 소리쳤다.예선은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나다희를 돌아보며 엘리베이터로 발걸음을 옮겼다.그런데 엘리베이터에 들어서자 예선의 심장이 궤도를 이탈해 마구 뛰기 시작했다.잠시 후 만나게 될 친엄마를 어떤 태도로 대해야 할까?그녀는 엘리베이터가 아래층에 도착할 때까지 계속 생각에 잠겼다.식당을 향해 걸어가면서도 예선은 고민에 잠긴 듯 발걸음을 늦추었다가 잠시 머뭇거렸다.식당에 가까워질수록 그녀의 마음속에 점점 긴장감이 엄습해왔다.전에는 이러지 않았다. 아무렇지 않게 자신을 버린 여자와 마주할 수 있었다.하지만 지금 이 순간은 왜 그런지 가슴이 두근거렸고 긴장되었다.복잡한 마음을 안고 예선이 도착해 보니 사영인의 모습은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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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5장

사영인은 예선과의 관계를 좁히려고 애썼지만 예선의 반응은 여전히 냉담했고 예선의 얼굴에는 아무런 표정 변화도 없이 조용히 앞에 놓인 음식을 바라보고만 있었다.예선이 자신에게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자 사영인의 입가에도 웃음이 사라졌다.“예선아...”“유전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갑자기 예선이 입을 열었다.사영인은 멍한 표정으로 예선을 바라보았고 뒤이어 예선이 입을 여는 소리를 들었다.“내가 나중에 아이를 낳았을 때 그 아이는 당신들의 냉혈한 유전자를 물려받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그렇게 어린아이를 버리고 뒤도 돌아보지 않고 떠날 수 있다니.”예선의 말을 듣자마자 사영인의 마음은 순식간에 강력한 펀치를 맞은 듯 먹먹해졌다.하지만 이 충격이 아무리 아프고 무거워도 그녀는 누구를 탓하거나 원망할 수가 없었다.냉정하게 아이를 버리고 간 자신이 아이에게 얼마나 상처를 주었을지 감히 헤아릴 수도 없었다.걱정 없이 행복해야 할 어린 시절은 무책임한 부모에 의해 영원히 산산조각이 난 것이었다.“예선아, 엄마가 너무 잘못했어. 이 사과가 너무 늦었다는 것도 잘 알아. 엄마는 너한테 용서해 달라고 강요하지 않아. 다만 매일 이렇게 얼굴 볼 수 있는 것만으로도 만족해.”사영인은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예선을 바라보며 약간의 관심과 반응을 기대했지만 예선은 여전히 냉담했다.“오늘 오라고 한 건 사실 당신과 식사를 하거나 당신에게 희망을 주기 위해서가 아니라 앞으로 가능한 한 내 앞에 나타나지 마시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서 만나자고 한 거예요.”“...”예선의 대답에 사영인은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뜻밖에도 이것이 예선이 자신을 만나자고 한 이유였다.어젯밤 사영인은 기뻐서 잠을 이루지 못했다.딸이 마침내 자신에게 만회할 기회를 준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하지만 사실 예선은 단지 그녀와의 관계를 명확히 하고 싶었을 뿐이었다.“어젯밤에는 날 도와주셔서 고마웠어요. 오랜 시간 동안 난 부성애와 모성애 없이 혼자 있는 것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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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6장

사영인이 슬픔에 잠겨 괴로워하고 있을 때 갑자기 옆에서 낯선 두 사람이 얼굴을 내밀었다.전은비와 소향이 웃는 얼굴로 환하게 인사를 했다.“안녕하세요. 예선 씨 어머니시죠? 우리는 예선 씨 직장 동료예요.”사영인은 그 말을 듣자마자 티슈를 꺼내 눈가의 눈물을 훔쳐내고 날카로우면서도 예리해 보이는 눈동자를 들어 올렸다.그녀는 전은비와 소향을 한 번 훑어본 후 눈빛이 약간 부드러워졌다.“아, 예선이 직장 동료들이세요?”“네.”전은비와 소향은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우리는 예선 씨와 같은 사무실에서 일해요. 평소에는 점심도 같이 먹고 가끔 회식도 하며 친하게 지내고 있어요. 아까 예선 씨한테 점심때 같이 밥 먹자고 했더니 누구 만날 사람이 있다고 하더라구요. 뜻밖에도 여기서 만나네요. 우리도 마침 옆 테이블에 있었거든요. 들으려고 그런 건 아닌데 어쩌다가 두 분 대화를 듣게 되었지 뭐예요.”“그랬군요.”사영인은 고개를 끄덕였고 그녀는 마음속으로 예선에게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었고 예선의 삶에 대해 단편적이나마 알고 싶었기 때문에 두 사람에게 거리낌 없이 우호적으로 대하며 잠시 앉으라고 권했다.전은비와 소향은 한번 찔러나 보려고 말을 걸었던 건데 생각지도 못하게 같이 착석을 하게 될 줄은 몰랐다.그녀들은 예선이 하고 있는 일에 대해 아는 대로 말을 했고 나머지는 아무렇게나 입에서 나오는 대로 말했다.그러나 사영인은 그 말조차 진지하게 듣고 나서 답례로 그들에게 고급 스파 이용권 두 장을 주었다.자리를 떠나기 전에는 그들에게 고급 음식을 사 주기까지 했다.전은비와 소향은 그런 선물은 받을 수 없다고 겉으로는 한사코 사양했지만 결국 시치미를 뚝 떼고 손에 쥐게 되었다.사영인이 식당을 떠난 후 두 사람은 젓가락을 들고 얼굴 가득 함박웃음을 지은 채 만족스럽게 먹기 시작했다.“돈이 좋긴 좋아. 이십만 원짜리 고급 스파권을 아무렇지도 않게 줄 수 있고 이런 비싼 일식도 턱하니 계산하고 가다니 말이야. 난 한 달에 한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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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7장

예선이 소군연에게 말하자마자 그녀의 머릿속에 팍 떠오르는 인물이 있었다.사영인이었다.그녀가 생각할 수 있는 사람은 사영인뿐이었다.소군연도 순간 똑같은 예상을 했다.“아마 당신 어머니일 거야. 어머니가 정말 당신을 아끼시는 것 같아.”예선은 씁쓸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내가 그들의 관심이 가장 필요로 할 때는 날 버리기로 결심해 놓고 이제 와서 관심을 가져요? 이미 너무 늦었어요. 지금은 더 이상 그들의 늦은 관심 따위 필요하지 않아요.”그녀는 소군연을 향해 부드러운 시선을 보내며 말했다.“난 지금 당신의 관심과 사랑만으로 충분하거든요.”소군연은 예선의 말뜻을 헤아리고 그녀의 손을 꼭 잡았다.눈에는 그녀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가득 차올랐다.그 이후로도 예선은 종종 각종 물건들을 받았고 그럴 때마다 마음속으로 사영인이 준 것이라고 추측했다.그러나 사영인은 어떻게 매번 자신에게 필요한 물건들을 이렇게 정확하게 알 수 있는 건지 예선은 좀 이상한 생각이 들었다.예선은 사영인이 자신의 일거수일투족을 관찰하도록 누군가를 사주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자 마음속에서 바로 거부감이 치솟았다.확실한 증거도 없었고 그렇다고 사영인에게 직접 물어보기도 싫었다.그러나 예선은 옆에서 누군가가 자신을 관찰하는 것 같은 낌새를 슬슬 느끼기 시작했다.유심히 관찰해 본 결과 예선은 전은비와 소향이 최근에 매우 윤택하고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두 사람은 걸핏하면 고급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하고 고급 스파에 가서 마사지를 했다는 둥 하는 얘기를 들은 적도 있었다.게다가 요즘 가장 눈에 띄는 점은 둘 다 명품 가방을 들고 다니기 시작했다는 것이었다.이 가방은 아는 사람이나 연고가 있지 않으면 구할 수 없는 것이었다.이런 여러 정황들로 미루어 본 결과 예선의 마음속에 점점 수렴되는 부분이 있었다.어느 날 예선은 점심시간에 일부러 나가지 않고 탕비실에서 아무거나 꺼내서 음식을 데워 먹었다.나다희는 예선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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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8장

역시 예선의 예상대로 전은비와 소향은 제일 먼저 사영인에게 이 상황을 보고했다.예선이 가장 좋아하는 가방 스타일을 알게 된 사영인은 한 명품 가게의 점장에게 얼른 그 가방을 가져오게 했다.잠시 후 사영인은 사람을 시켜 예선이 근무하는 회사로 보내서 전은비에게 가져가라고 했다.전은비는 다음날 예선이 출근하기 전에 예선의 캐비닛에 넣으라는 지령을 받았다.전은비는 사영인이 주는 사례금을 받고 당연히 지령대로 일을 해 줘야 하지만 그 가방을 손에 넣게 되자 마음이 흔들렸다.그 가방은 정말 너무 예쁘고 질감도 최고였다.무엇보다 이 가방은 아무나 살 수 있는 것이 아닌 한정판이었다.그렇게 생각하면 할수록 전은비의 마음은 흔들렸다.그녀는 가방을 자기 것으로 만들고 싶었다.어차피 나중에 사영인에게는 예선에게 이미 보냈다고 하면 그뿐이다.사영인이 직접 사무실에 와서 확인할 수도 없는 일이었다.결정을 내린 후 전은비는 아무런 내색도 하지 않고 그 가방을 숨겼다.예선은 자신이 가방을 갖고 싶다는 의사를 비추면 이전에 다른 물건들처럼 그 가방이 바로 자신의 눈앞에 나타날 거라고 예상했지만 이번에는 그렇지 않았다.이렇게 되자 예선은 자신이 너무 깊이 생각한 것이 아닌가 의아해하며 그 일을 잊었다.주말이 되어 소군연은 예선을 데리고 고급 레스토랑에 왔다.소군연의 부모는 이미 일찍부터 자리에서 기다리고 있었다.소군연은 이미 예선에게 의향을 물어본 뒤 그녀를 데리고 그의 부모님을 만나러 온 것이었다.자리에 앉은 예선은 소군연의 부모가 자신을 대하는 태도가 예전과는 많이 달라졌다는 것을 느꼈다.그러나 그녀는 조금 아이러니하게 느껴졌다.자신과 소군연의 사랑은 부모님의 인정이 없어도 변함이 없을 것이다.오히려 부모의 명성과 배경이 자신들의 사랑을 좌지우지할 여지를 주게 되어 불편하게 느껴졌다.예선은 비록 마음속으로 그런 생각을 하긴 했지만 겉으로는 전혀 내색하지 않고 미소를 지으며 스스럼없는 태도로 소군연의 부모와 대화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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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9장

예선은 식당 창가 자리에 앉아 있는 누군가를 멀찌감치 바라보다 의자 위에 놓인 가방 위로 시선을 옮겼다.잠시 동안이었지만 예선의 머릿속엔 한 가지 일이 떠올랐다.그녀는 얼버무리며 요즘 인터넷에서 꽤나 핫한 슈크림 버블티를 먹고 싶다고 말하며 소군연에게 좀 사다 달라고 부탁했다.소군연은 왠지 예선이 자신을 멀리 밀어내고 싶어 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지만 더 캐묻지 않고 그녀의 말대로 버블티를 사러 갔다.소군연이 돌아서서 가는 모습을 본 후 예선은 누군가가 앉아 있는 곳을 바라보며 핸드폰을 들어 사영인에게 전화를 걸었다.예선에게 전화가 올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던 사영인은 예선이 자신에게 전화를 한 것을 보고 흥분해서 하마터면 핸드폰을 떨어뜨릴 뻔했다.너무 흥분한 나머지 제대로 핸드폰을 잡을 수가 없었던 것이다.드디어 예선과 다정하게 몇 마디를 나눌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 사영인이 조심스레 전화를 받았고 그녀의 헛된 기대는 바로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예선은 전화가 연결되자마자 단도직입적으로 짧게 말하고는 전화를 끊어버렸다.사영인은 핸드폰을 들고 잠시 멍하니 있다가 서서히 정신을 차렸다.그리고 예선은 전화를 끊은 후 곧장 누군가를 향해 성큼성큼 걸어갔다.가까이 다가서자 예선은 그 누군가가 맞은편에 앉은 남자와 다정하게 대화하는 목소리를 들었다.“임 선생님, 과찬이세요. 전 선생님 말씀처럼 그렇게 대단한 사람 아니에요.”여자는 겸손하고 수줍은 척 가증스럽게 웃고 있었다.예선이 두어 걸음 더 가까이 다가가자 그 여자는 사뭇 진지한 얼굴로 입을 열었다.“남자든 여자든 내 손으로 열심히 일해서 돈을 벌어야 하고 내 능력으로 번 돈으로 내가 좋아하는 것을 사야 만족감과 성취감을 느낄 수 있는 법이죠. 어떤 여자들처럼 선물 사주는 돈줄로 남자친구를 사귀는 건 옳지 않다고 생각해요.”여자가 이런 말을 하자 맞은편에 앉은 남자는 그저 감탄해 마지않는 눈빛으로 여자를 바라보았다.“은비 씨, 말씀 정말 예쁘게 하시네요.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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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10장

”어, 이 가방. 내가 요즘 사고 싶었던 건데 돈이 없어서 못 산 그 가방 아냐? 은비 언니, 최근에 월급 많이 올랐나 봐요? 어떻게 이 비싼 가방을 다 샀어요? 게다가 이 가방 진짜 구하기 어려운 건데. 우리 사장님 동생인 나다희도 이 가방 못 구했다고 하던데. 우와 은비 언니, 정말 언니 능력 대단하네요!”예선은 태어나서 그런 입바른 칭찬은 처음 해 보았다.자신의 능청스러움에 소름이 돋을 정도였다.그러나 예선은 말하는 자신보다도 듣는 전은비가 더 어색하고 불편해한다는 걸 알고 있었다.영문을 모르던 그 남자는 예선이 전은비를 칭찬하고 들자 자신도 덩달아 전은비를 칭찬하기 시작했다.“은비 씨, 정말 대단하시네요. 누구의 힘도 빌리지 않고 이런 걸 살 능력을 갖추시다니 정말 은비 씨 같은 분은 만나기 어려운데. 아무튼 정말 대단하세요.”양쪽에서 이런 칭찬을 들으니 전은비는 마음이 더욱 복잡하고 불편해졌다.그녀는 자신이 계획한 대로 드디어 돈 많은 남자를 차지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예선이 갑자기 나타날 줄은 몰랐다.지금 이 상황에서 전은비는 예선에게 뭔가 들킬까 봐 마음이 조마조마했다.“허, 허허 하하하.”전은비는 억지 미소를 지으며 입꼬리를 끌어당겼고 일부러 예선에게 다가가 목소리를 낮추어 말했다.“예선 씨, 이 가방 짝퉁이에요. 진짜가 아니라구요. 그리고 지금 소개팅하고 있잖아요. 그러니까 할 말이 있거든 나중에 다시 얘기해요.”“소개팅하고 있는 거 알아요. 그래서 당신의 특별함을 이 분한테 자랑하고 싶은 거잖아요!”예선은 아예 전은비 옆에 자리를 차지하고 앉아서 말했다.전은비는 얼떨떨한 표정으로 옆에 앉은 예선을 바라보았다.마음속으로 예선에게 온갖 욕설을 퍼부었고 얼굴 표정도 이미 일그러져 가고 있었다.맞은편에 앉은 남자는 전은비에 대해 더 알고 싶어 하는 눈치였다.이 남자는 확실히 전은비에게 호감이 있는 것 같았다.예선은 원래 전은비의 체면을 구길 마음이 없었지만 이 가방을 보고는 가만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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