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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제가 사랑한 여인의 모든 챕터: 챕터 2211 - 챕터 2220

2479 챕터

2211장

예선은 전은비가 이 가방을 손에 넣게 된 것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고 전은비의 인격에도 문제가 있다고 확신했다.이렇게 되자 전은비는 어쩔 줄을 모르며 바로 불같이 버럭 화를 냈다.“예선 씨, 일부러 이러는 거죠!”맞은편 남자도 못마땅해하며 예선을 비난했다.“너무 한 거 아니에요? 같은 직장 동료들끼리 평소에 의견이 좀 맞지 않은 것은 아주 다반사인데 그걸 회사 밖에서까지 이렇게 앙심을 품고 그래요? 나랑 은비 씨가 소개팅하고 있는 걸 뻔히 알고서도 이렇게 굳이 끼어들어 언짢게 만드는 거 예의가 아니잖아요? 게다가 은비 씨는 충분히 능력이 있는 여자예요. 그까짓 가방 하나인데 그거 못 사겠어요?”남자는 전은비의 번지르르한 겉모습에 호감을 느꼈는지 계속 전은비 편을 들며 말했다.예선은 아무것도 모르고 속고 있는 남자가 자신에게 하는 말은 귀담아듣지 않았다.오히려 예선은 화가 나서 얼굴이 새파랗게 질려 있는 전은비를 담담하게 바라볼 뿐이었다.“전은비 씨, 나 당신이랑 언쟁하고 싶지 않아요. 진실은 거짓을 이기는 법이니까요.”예선은 더는 쓸데없는 말을 하고 싶지 않았다.전은비는 예선의 말뜻을 이해하지 못했다.그러나 그때 식당 입구에서 다급하게 다가오는 발소리가 들렸다.전은비는 고개를 번쩍 들어 사영인을 보았고 순식간에 얼굴이 하얗게 질린 채 그 자리에 얼어붙고 말았다.“예선아!”사영인은 예선이 말한 주소대로 얼른 달려왔고 예선을 보고 기뻐하는 것도 잠시 난처한 표정과 조마조마한 얼굴로 옆에 서 있는 전은비를 의심스러운 눈길로 쳐다보았다.사영인은 자신이 전은비와 약속한 일이 들킨 줄 알고 예선이 화를 낼까 봐 얼른 부드러운 어조로 사과했다.“예선아, 너, 뭔가 알고 있는 거야?”예선은 사영인의 시선을 곁눈으로 바라보며 말했다.“당신이 이렇게 물어보는 걸 보니, 내 짐작이 맞나 보군요.”“그게...”“당신은 이 여자와 소향이라는 여자를 매수해서 회사에서 내 일거수일투족을 보고받고 있었죠. 이 여자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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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12장

예선은 말을 마치고 단호하게 발길을 돌렸다.“예선아!”사영인은 황급히 뒤돌아 쫓아가려고 하다가 방향을 틀어 다시 휙 뒤돌아서서 노기 어린 눈빛으로 전은비를 노려보았다.“사실 당신 같은 사람이 무슨 목적과 속셈을 가지고 있는지는 한눈에 보여요. 예선이 어떻게 지내는지 좀 더 알기 위해서가 아니었더라면 당신 같은 사람은 감히 나한테 말할 기회조차 없을 거예요. 그런데 이제 보니 이렇게 비싼 가방을 중간에서 가로챌 정도로 당신은 대담한 사람이었군요. 잘 들어요. 이 일은 법적으로 처리할 테니 경찰에서 찾아올 때까지 딱 기다려요.”사영인이 말을 마치고는 식당을 떠나 바로 예선을 뒤쫓았다.전은비는 놀라서 잠시 멍하니 앉아 있었고 남자의 화난 목소리가 귓가에 들려오자 겨우 정신을 차렸다.“전은비 씨, 이제 보니까 당신 동료가 당신을 모함한 게 아니었네요. 어떻게 다른 사람의 물건에 손을 댈 수가 있어요? 그래 놓고 버젓이 자신의 돈으로 샀다고 말을 해요? 난 정말 당신이 괜찮은 여자여서 사귀어 볼 만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속까지 완전히 썩어 있는 사람일 줄은 몰랐어요! 다시는 연락하지 마세요. 당신 같은 사람을 알았다는 것 자체로도 굉장히 역겨워요.”“...”전은비는 남자에게 한바탕 욕을 먹었고 반박하고 싶었지만 한 마디도 할 수 없었다.방금 사영인이 법적 절차를 밟겠다고 한 것을 떠올리며 전은비는 당혹스러워하며 얼른 가방을 들고 식당을 나가려고 했지만 입구에서 식당 종업원이 그녀를 가로막았다.아직 음식값이 계산되지 않았다는 것이다.그 남자는 떠났고 전은비는 어쩔 수 없이 음식값을 다 계산했다.원래는 맛있는 음식을 좀 얻어먹을 요량으로 일부러 고급 식당을 선택한 것이었는데 오히려 자신이 옴팡 뒤집어쓴 것이었다.전은비가 식당을 나와 보니 사영인도 예선도 누구도 보이지 않았다.예선은 소군연에게 연락을 한 후 그를 만나 방금 일어난 일에 대해 설명했다.소군연은 사영인이 뭔가 방법을 강구해서 예선에게 물건을 보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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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13장

두 명의 경찰이 들어오는 것을 본 전은비는 얼굴이 하얗게 질려 있었다.사영인이 정말 경찰에 신고한 것이다!무슨 상황인지 도무지 알 길이 없던 사무실 동료들은 모두 의아한 눈빛으로 바라보았지만 아마도 경찰이 전은비를 찾으러 왔을 거라는 것은 알아차렸다.“전은비 씨가 누구세요?”경찰은 날카로운 눈빛으로 눈앞에 있는 사람들을 수색했고 곧 당황해하는 한 사람을 보고 전은비임을 알아차렸다.“당신이 전은비입니까?”전은비가 어찌 감히 경찰 앞에서 거짓말을 하겠는가, 그녀는 가만히 고개만 끄덕거렸다.전은비가 자신임을 인정하자 경찰은 곧장 그녀 앞으로 다가갔다.“전은비, 당신은 다른 사람의 재산을 훔친 혐의로 고소되었어요. 즉시 경찰서로 가서 조사에 협조해 주십시오.”“뭐? 은비 언니가 남의 물건을 훔쳤다고? 설마 그 가방?”“전은비가 평소 남의 이야기하는 걸 좋아하는 건 알았지만 남의 물건에 손까지 대다니!”“평소 허영심이 많았으니 그럴 수도 있겠네요.”“어쩐지 그녀가 방금 예선한테 그런 말을 하더라니. 가방은 원래 예선이 것이었는데 전은비가 훔친 거였어?”주변의 몇몇 여자 동료들이 수군거렸고 전은비는 그 말을 듣고 더욱 난감해졌다.“훔친 거 아니에요! 경찰관님, 오해가 있었던 것뿐이라구요.”전은비는 변명을 늘어놓으며 고개를 돌려 예선을 바라보았다.“예선 씨, 정말 아무 설명 안 해 줄 거예요? 당신 모녀의 관계를 풀어 주고 싶었을 뿐인데 내가 뭘 잘못했어요? 이 가방은 당신 어머니가 억지로 나한테 준 거라고요. 사실 받고 싶지도 않았어요. 그러니 지금 돌려주면 되는 거 아니에요!”전은비가 사실을 왜곡하며 말하자 예선은 천천히 그녀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해명을 하려거든 경찰한테 하세요. 당신이 억울한지 아닌지는 그들이 낱낱이 조사해 줄 거니까요.”“정말, 예선...”예선의 태도가 이렇게 단호할 줄은 몰랐다.전은비는 화가 나고 초조했지만 어쩔 수가 없었다.결국 그녀는 많은 동료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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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14장

”예선아, 잠깐만 기다려. 내 말부터 들어봐. 네가 무슨 말을 하려는지 알아. 먼저 진정하고 엄마 말부터 좀 들어봐 줄래?”사영인은 예선 앞으로 다가와 우선 예선이 흥분하지 않도록 진정시켰다.사영인이 말을 끊었음에도 예선은 불만스러운 기색을 보이지는 않았고 차분하게 사영인을 바라보았다.“알았어요. 그럼 말씀해 보세요.”예선이 일단 화를 내지 않자 사영인은 말없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그녀도 마음을 한 번 더 가다듬은 후 천천히 입을 열었다.“예선아, 엄마는 네가 날 아주 싫어한다는 걸 알아. 엄마는 어떤 변명도 핑계도 대고 싶지 않아. 백 번 말해도 엄마가 잘못한 거야. 하지만 예선아, 우리는 결국 모녀지간이야. 넌 결국 내 몸에서 나온 내 딸이라고. 엄마는 정말 이런 상태로 너와 연이 끊기는 게 너무 안타까워.”사영인은 말을 하면서 어느새 흐느껴 울기 시작했고 눈시울이 점점 붉어졌다.“예선아, 제발 엄마한테 만회할 기회를 주면 안 되겠니?”사영인은 조심스럽게 간청했다.주머니 속에 감춰진 예선의 두 손에 자신도 모르게 힘이 들어갔다.사영인의 눈에 이루 헤아릴 수 없는 후회와 기대가 담겨 있는 것이 예선의 눈에도 보였다.하지만 예선은 사영인이 자신을 두고 가버린 그때 자신이 얼마나 절망스러웠는지 그 순간을 잊을 수가 없었다.“예선.”예선이 침묵을 지키며 무슨 말을 해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하고 막막해하고 있을 때 어디서 왔는지 소군연이 나타나 그녀의 이름을 불렀다.“어머니도 계셨네요.”소군연은 예의 바르게 사영인에게 인사했다.사영인도 방긋 웃으며 소군연에게 화답했다.그러고 나니 경직되었던 그녀의 마음이 조금은 풀리는 듯했다.소군연은 웃으며 예선의 주머니에서 손을 꺼내어 자신의 손과 마주 잡았다.예선의 손가락이 희미하게 떨리는 것이 느껴졌다.그는 따뜻하게 그녀의 손을 잡고 깍지를 끼웠다.자신의 온기가 조금이나마 예선의 얼어버린 마음을 녹일 수 있다면 더 바랄 게 없었다.“어머니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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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15장

나다희에게 호되게 욕을 먹고 난 후 전은비는 이를 악물며 나다희와 예선을 매섭게 노려보았다.“예선, 당신 정말 음흉한 사람이네요. 앞으로 누가 감히 당신과 동료가 되려고 하겠어요? 당신과 동료가 되면 이렇게 모함당해서 전과를 남기게 될 텐데 말이에요. 당신 같은 사람은 반드시 죗값을 받을 거예요!”전은비는 예선을 향해 한바탕 저주를 퍼붓고 나서 돌아섰다.나다희는 전은비가 떠나는 쪽을 바라보며 경멸하는 눈빛으로 냉소를 날렸다.“무슨 저런 사람이 다 있어? 예선 언니의 물건을 훔친 도둑이 무슨 할 말이 있다고 저런 저주를 퍼붓는 거야! 정말 성격뿐만 아니라 머리에 문제가 있는 사람이야.”나다희는 투덜거리면서 고개를 돌려 예선을 위로했다.“예선 언니, 저런 사람 상대하지 말아요. 심보가 고약해서 다른 사람 물건에 손을 댄 자신을 탓해야지 어디서 아무 상관없는 언니를 야단쳐요, 야단치길!”“다희 씨, 고마워요.”예선은 웃으며 감사의 말을 전했다.사실 그녀는 전은비가 떠드는 말은 조금도 마음에 담아두지 않았다.사무실에 있던 다른 직원들은 아무도 감히 말을 하지 못했고 모두 조용히 자기 자리로 돌아가 일을 했다.그러나 쉬는 시간에 나다희와 예선이 자리를 비우자 그들은 서로 약속이나 한 듯 수군거리기 시작했다.그리고 소향은 예선의 엄마인 사영인이 자발적으로 자신과 전은비에게 선물을 주었다고 강조하며 목에 핏대를 세웠고 사무실 사람들에게 자신은 그 사건과 아무 관계가 없다는 것을 설명하느라 바빴다.사무실로 돌아왔을 때 예선은 사람들이 자신을 바라보는 눈빛이 이상해졌다는 걸 알아차렸다.예선도 바보가 아닌 이상 무슨 일이 있었는지 대충 짐작이 가는 터였다.하지만 예선은 그다지 신경 쓰지 않았다.원래 이 세상 모든 사람들한테서 이해받기란 불가능한 일이다.그녀는 그들을 신경 쓰고 싶지 않았다. 오직 자기 자신만 신경 쓰기로 했다.그리고 나다희가 예상한 대로 예선이 디자인팀 매니저로 승진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옳다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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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16장

예선은 사람들이 일부러 자신에게 들으라고 하는 말임을 알고 고개를 들어 입을 열었다.“이런 일은 팔자가 좋아서 되는 게 아니에요. 능력이 없으면 그만한 자리에 앉지 못해요.”“그건 꼭 그렇지만은 않아요.”소향이 반박했다.“왜 꼭 그렇지만은 않다는 거죠?”예선은 날카로운 시선을 들어 소향에게 돌렸다.소향의 뭐라고 말하려다 갑자기 입을 꾹 다물었다.마침 나익현이 말끔한 차림을 하고 세련되어 보이는 여성을 데리고 사무실로 들어오는 것이 보였기 때문이다.“여러분, 잠시 하던 일을 멈추어 주세요.”나익현은 목소리를 내어 누군가를 소개하기 시작했다.“이 분은 디자인팀에 새로 오신 주 매니저님입니다. 앞으로 디자인팀의 크고 작은 일은 이 분이 다 관리할 거예요. 무슨 문제가 있으면 언제든지 이 분에게 말씀드리세요.”나익현의 소개가 끝난 후 예선을 제외한 모든 사람들은 모두 멍한 표정을 지었다.나다희도 당황스럽긴 마찬가지였다.그녀는 분명 예선이 그 자리에 앉을 거라고 들었는데 왜 갑자기 사람이 바뀐 거지?“여러분, 좋은 아침입니다. 새로 온 매니저로서 열심히 일하겠습니다. 앞으로 업무와 관련된 일이 있으면 언제든지 절 찾아주세요.”그 여자는 미소를 지으며 자기소개를 했고 디자인팀 매니저 자리는 그녀 자신의 자리임을 분명히 밝혔다.소향과 다른 동료들은 모두 당황하고 의아한 눈으로 예선을 바라보았지만 예선은 유난히 침착한 모습을 보였다.잠시 후 나익현이 새로 온 매니저와 자리를 떠나자 사무실은 그야말로 발칵 뒤집어졌다.“예선 언니, 어떻게 된 일이에요? 회사에서 언니를 승진시키겠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며칠 전에 사장님한테 불려갔었잖아요? 그때 승진 얘기 안 했어요?”나다희는 회사에서는 철저하게 자신의 친오빠를 사장님으로 부르고 있었다.나다희의 말에 주위 사람들도 호기심에 귀를 쫑긋 세우고 예선의 대답을 기대하고 있었다.예선은 나다희를 향해 빙긋 웃으며 말했다.“이 일에 관해 말씀하셨지만 거절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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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17장

”디자이너 분께서 도착하셨습니다.”예선의 옆에 있던 남자는 앞에 서 있는 여자에게 공손하게 통보하고는 다시 고개를 돌려 예선에게 알렸다.“예선 씨, 이 분은 이 집의 주인이신 전예진 씨입니다.”예선은 인터넷에서 유명한 인플루언서가 재벌 2세 전예진일 줄은 몰랐다.그러나 예선을 놀라게 한 사람은 이 인플루언서가 아니라 그 옆에 서 있는 여자 영내문이었다.일이었기 때문에 예선은 사적인 일은 접어두고 예의 바르고 상냥하게 미소 지으며 의뢰인에게 다가갔다.“안녕하세요, 저는 이번 인테리어 디자인을 맡게 된 디자이너...”“자기소개할 필요 없어요. 당신이 누군지 아니까요.”전예진은 예선의 말을 끊고 짙은 화장을 한 얼굴에 오만불손한 표정을 지으며 예선을 향해 말했다.“다른 사람 약혼식장에서 소란을 피우고 다른 사람의 약혼자를 빼앗아간 여우 같은 여자, 예선이죠?”전예진의 대답에 옆에 있던 영내문은 낄낄대며 뭔가 재미난 구경이라도 난 듯 흥미로운 얼굴을 했다.“예선, 친한 언니가 돈을 주고 고용한 인테리어 디자이너가 당신일 줄은 몰랐네요. 세상 참 좁아요. 아니면 원수는 외나무다리에서 만나는 뭐 그런 건가?”예선은 침착한 표정으로 두 여자가 던지는 냉소적이고 모욕적인 언사를 듣고 유유히 입을 열었다.“세상이 너무 좁은 게 아니라 다른 속셈이 있는 소인배들이 일부러 우연한 만남을 가장한 것 같은데요. 그 소인배가 누구인지는 당신이 가장 잘 알 거라 생각해요.”“...”득의양양했던 영내문의 얼굴이 한순간에 일그러졌다.흔들리지 않고 담담한 예선의 모습을 보고 영내문은 가만히 있을 수가 없었다.그러나 영내문은 자신의 기분을 노골적으로 드러내지도 함부로 일을 저지르지도 않고 가만히 곁에 있던 전예진에게 곁눈질을 했다.전예진은 영내문의 눈짓을 알아차리고는 뭔가 트집을 잡으려고 일 얘기를 시작했다.“예선 씨, 이런 쓸데없는 말은 그만하고 디자인에 대해 이야기합시다.”“내 디자인이 아무리 완벽하다고 해도 의뢰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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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18장

”뭐라고요? 원하는 디자인을 보여달라고요?”전예진은 놀란 표정을 지었다.“아니 어떻게 당신은 일을 이렇게 쉽게 하려고 해요? 지금 남의 디자인을 베끼자는 거예요? 너무 쉽게 돈 벌려고 하는 거 아니에요?”예선은 전예진이 고의로 자신의 말을 왜곡하고 있다는 걸 알았지만 여전히 침착하게 설명했다.“고객님, 원하는 디자인을 보여달라고 한 것은 고객님이 어떤 디자인 스타일과 취향을 좋아하는지 알고 싶어서에요.”“아, 그런 뜻이었구나.”전예진은 그제야 예선의 말뜻을 이해하였고 입가에 여전히 언짢은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그럼 이제부턴 내 친한 동생인 내문이와 얘기하세요. 이 집은 내가 사서 내문이한테 주는 거니까 내문이가 좋아하는 대로 꾸미게 해 주세요. 어서 내문이 의견 들어보세요.”예선이 아무 눈치도 없는 바보도 아니고 이쯤 되자 영내문이 자신을 골탕 먹이려고 이런 자리를 마련했음을 확실하게 깨달았다.영내문은 거만한 눈빛으로 예선을 흘겨보면서 앞으로 어떻게 골탕을 먹여 볼까 하는 표정이 얼굴 가득 들어차 있었다.그녀는 예선의 엄마가 Y국 최고 갑부라는 것을 알고 있었고 재정적인 면에서는 자신과 비교할 수도 없는 경지이며 소군연이 지금 예선을 얼마나 총애하고 사랑하는지도 잘 알고 있었다.이 모든 사실을 바꿀 수는 없었다.하지만 약혼식에서 호되게 구긴 체면과 억울함을 이번 기회에 꼭 예선에게 돌려주고야 말 것이다!예선은 자신의 일을 방해하려는 그들의 수작에 걸려들었음을 알고도 여전히 전문가다운 텐션을 유지하며 영내문에게 실내 디자인에 관련된 내용을 설명하기 시작했다.하지만 영내문은 별로 듣고 싶지 않아서 예선이 몇 마디 하자마자 바로 그녀의 말을 끊고 같은 질문을 하고 또 하며 예선을 계속 골탕 먹였다.그러나 예선의 얼굴에는 불쾌한 기색 하나 없었고 시종일관 침착하게 자신의 할 일을 할 뿐이었다.일 얘기는 거의 두 시간 동안 이어졌고 영내문은 피곤한지 사람을 시켜 커피와 간식거리를 좀 사 오라고 했다.예선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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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19장

예선은 말을 마치자마자 재빨리 손을 뻗어 전예진이 들고 있던 커피를 빼앗아 주저 없이 영내문의 몸에 뿌렸다.영내문은 바로 비명을 질렀다.“앗!”그녀는 당황한 표정을 하며 황급히 뒤로 두어 걸음 뒷걸음질쳤다.하지만 입가에는 예선을 조롱하는 듯한 웃음이 스쳐 지나갔다.“예선! 당신 미쳤어요! 어떻게 내문이한테 커피를 뿌릴 수가 있어요!”전예진은 영내문을 살피며 예선을 향해 역정을 내었다.“어쩜 이렇게 심보가 고약해요. 엄마가 Y국 갑부면 이래도 되는 거예요? 그렇게 대단해요? 어떻게 사람을 이렇게 괴롭힐 수가 있어요? 저번에는 내문이의 약혼자를 많은 사람들 앞에서 빼앗더니 오늘은 이런 식으로 내문이를 골탕 먹이다니. 내문이가 성격이 너무 착해서 당신이 자꾸 내문이를 이렇게 무시하는 거예요?”정의의 사도처럼 말하는 전예진의 말에 영내문은 더욱 애처롭고 상처 가득한 표정을 지었다.“됐어요. 예진 언니. 그만하세요. 우리 엄마 아빠가 아직 예선의 엄마와 사업을 하고 있어요. 나 때문에 아빠 사업이 잘 안 되면 너무 미안하잖아요.”영내문은 여리디여린 여자처럼 힘없이 말하며 가련한 척하기 시작했다.하지만 예선은 이 말을 듣고 너무나 가소롭게 느껴져서 손에 들고 있던 빈 커피잔을 영내문의 발에 던졌다.예선은 역겨워하는 눈빛으로 위선적인 영내문을 바라보며 말했다.“맞아요. 잘 기억하세요. 우리 엄마는 Y국 갑부예요. 당신 아버지 사업이 잘 성사되길 원한다면 날 건드리지 않는 게 좋을 거예요. 그렇지 않으면 앞으로 당신은 더 곤란해질 거예요.”“예선. 당신 정말 대단하군요. 감히 어떻게 우리 내문이를 협박할 수가 있어요? 정말로 당신 엄마가 그렇게 대단하다고 생각해요? 갑부면 다예요? 갑부의 딸이면 사람을 이렇게 괴롭혀도 된답니까? 예선, 스스로를 너무 대단하게 여기는 거 아니에요?”전예진은 계속해서 영내문을 옹호하며 감쌌다.예선은 아무렇지도 않은 듯 입꼬리를 잡아당기며 냉소를 날렸다.“맞아요. 난 아주 대단한 사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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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20장

영내문과 전예진 두 사람은 예선이 문을 나서자 갑자기 음흉한 웃음을 터뜨렸다.예선은 차를 몰고 떠났다.마음이 어느 정도 진정되었지만 생각하면 할수록 영내문의 행실에 문제가 많다는 생각이 들었다.그녀도 자신이 조금 흥분한 나머지 충동적으로 반격을 가했다는 걸 알고 있다.하지만 사실 오랜 세월 동안 그녀의 성격은 그랬었다.다만 소군연을 만나 많이 수그러들었던 것이다.예전에 소만리가 기모진 때문에 힘들어했을 때 예선은 한 번도 기모진을 나무라는데 두려워한 적이 없었다.그녀는 줄곧 무슨 일이든 하고 싶은 말은 하고 살았고 마음속에 화가 나는 것을 억지로 참지 않았다.이번에 영내문과 전예진이 미리 계략을 짜고 그녀에게 디자인을 맡긴 것은 분명 그녀에게 복수를 하기 위해서이다.회사에 돌아온 후에도 예선은 이 사실을 소군연을 비롯한 다른 누구에게도 알리지 않고 묵묵히 자신의 일에 몰두했다.얼마 지나지 않아 새로 온 담당 매니저가 예선을 자신의 사무실로 불렀다.매니저는 방금 전예진의 전화를 받았는데 고객이 완전히 화가 나서 예선을 고소하고 계약을 해지하겠다고 했다는 말을 전했다.게다가 회사는 반드시 그들에게 손해 배상을 해야 한다고 엄포를 놓았다고 했다.매니저는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는지 예선에게 물었다.예선은 아침에 일어난 일을 매니저에게 상세하게 보고했다.전예진의 친구인 영내문은 자신에게 개인적인 원한이 있고 이런 불필요한 번거로움을 피하기 위해 이 계약을 철회해도 된다고 말했지만 전예진이 요구한 보상은 가당치도 않은 것이라고 예선은 말했다.매니저는 예선의 말을 믿어 주었고 자신이 직접 전예진과 소통하겠다고 말했다.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인터넷에는 예선의 이름이 각종 사이트 상단에 인기 검색어로 올랐다.예선도 이 소식을 나다희에게서 전해 듣고 직접 인터넷에 들어가서 확인해 보니 역시나 자신이 그들과 충돌한 동영상이 떠 있었다.영상 속 예선은 카메라를 향해 커피를 들고 영내문을 향해 뿌리는가 하면 오만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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