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사람이 신부야?”사내아이는 소만리를 보고 의아해하며 물었다.소만리는 옅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안녕, 꼬마야.”그러나 소만리가 인사를 하자마자 그 사내아이는 경멸하는 표정을 지으며 소리쳤다.“신부 목소리 너무 싫어!”주변에 있던 하객들은 사내아이의 말을 듣고 얼굴빛이 살짝 일그러졌다.소만리의 목소리가 그들에게도 허스키하고 거칠게 들렸던 건 사실이었기 때문이었다.안나는 속으로 쾌재를 불렀고 고승겸의 얼굴빛이 변하는 것은 눈치채지 못한 채 사내아이의 손을 슬쩍 밀었다.사내아이는 안나의 의중을 알아채고는 작은 얼굴을 들고 소만리의 얼굴을 바라보았다.“신부 얼굴 보고 싶어.”사내아이는 입을 삐죽 내밀며 말했다.“신부가 정말 예쁘다는데, 나도 신부 얼굴 보고 싶어. 보고 싶다고!”고승겸은 웃는 듯 마는 듯 입꼬리를 잡아당기며 말했다.“그렇게 보고 싶다면 웨딩드레스 숍에 가면 돼. 얼마든지 많이 볼 수 있어.”고승겸은 말을 마치자마자 소만리의 손을 잡고 그에게서 흔치 않은 다정한 미소를 지었다.“당신이랑 방에 가서 좀 쉬어야겠어.”소만리도 그의 뜻을 따르는 척하며 고개를 끄덕였다.“그래요.”소만리가 이렇게 자리를 떠나게 내버려 둘 안나가 아니지 않는가?그녀는 품에 안긴 사내아이에게 다그쳤다.“한정판 변신 로봇 갖고 싶지 않아? 갖고 싶으면 어서 빨리 내가 말한 대로 해!”안나는 낮은 목소리로 말하고 난 후 사내아이를 품에서 내려놓았다.비록 사내아이는 어렸지만 영악해서 자신이 무엇을 해야 무엇을 얻을 수 있는지 다 알고 있었다.게다가 그 사내아이는 영악하기로 소문난 말썽꾸러기였다.“신부님, 가지 마세요!”소만리는 뒤에서 쫓아오는 아이의 목소리를 들었다. 그 아이의 목소리는 매우 애처롭게 들렸다.소만리는 모성이 강한 엄마였다.아이가 이렇게 애처롭게 부르자 마음이 약해져서 발걸음을 멈추고 돌아보았다.“꼬마야, 천천히 뛰어. 넘어지지 않게 조심해.”소만리는
Last Updated : 2023-03-27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