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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제가 사랑한 여인의 모든 챕터: 챕터 1011 - 챕터 1020

2479 챕터

1011장

강연은 자신이 잘못 들은 줄 알았지만 기모진이 매혹적인 얇은 입술을 오므리고 다시 한번 말하는 것을 똑똑히 들었다.“담배.”담배.그는 그녀에게 담배를 달라고 물어보러 온 것이었다.강연의 두 눈이 번쩍 빛나며 당황스러웠던 빛이 한순간 사라졌다.아무리 참을성 있는 남자라도 독소에 의해 몸과 마음이 파괴되는 고통을 견딜 수는 없는 것이었다.강연은 어슬렁어슬렁 기모진에게 다가가 웃음을 터뜨리며 초췌해 보이는 얼굴을 감상하듯 쳐다보았다.“기모진, 담배는 줄 수 있지만 지금부터 당신이 기꺼이 내 남자가 되어 주어야 해.”강연이 조건을 제시했고 눈 속에는 기모진에 대한 갈망으로 가득했다.기모진은 추악하게 웃는 이 얼굴을 노려보며 말했다.“좋아.”기모진이 승낙하자 강연은 기뻐하며 술기운에 붉어진 눈동자를 반짝이며 기모진을 노려보다가 갑자기 목소리를 낮추었다.“그렇다면 지금 당신의 결심을 증명해 보일 수 있겠어? 당신도 알다시피 전에 당신이 소만리 때문에 나한테 무섭게 굴었잖아. 당신이 지금 나를 위로하고 달래주지 않으면 난 좀 무서워.”그녀가 하는 말이 무엇을 암시하는지 기모진은 명확하게 알아들었다.“호텔, 당신이 골라.”기모진은 명쾌하고 짧게 그녀가 원하는 말을 했다.강연은 너무 기뻤다. 기모진과 함께 밤을 보낼 날이 올 줄은 몰랐다.그녀는 즉시 가까운 호텔을 골라 방을 예약하고 신바람이 나서 앞장서서 그를 이끌었다.방에 들어서자 강연은 얼른 욕실로 들어가 샤워를 서둘러 했다.그녀는 대충 샤워를 마치고 나와 머리를 흔들었다.아까 술집에서 좀 많이 마셔서 약간 어지럽지만 기분은 좋았다.강연은 목욕 타월을 몸에 두르고 욕실 문을 여는 순간 기모진이 피워 놓은 듯한 향초에서 아주 특별한 향기를 느꼈다.그녀는 잠시 어리둥절했지만 오매불망 그리던 남자가 침대 옆에 앉자 강연은 다급하게 이 남자를 향해 달려들었다.하룻밤이 지났다.강연이 몸을 뒤척이며 깨어났을 때 기모진이 침대 옆에서 옷을 입고 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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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2장

소만리는 예선의 말을 조금도 알아들을 수 없었지만 바로 이어서 인터넷에 폭로된 소식을 접했다.기모진이 단발머리 여자와 한밤중에 호텔에 들어갔다가 다음날 아침에서야 헤어졌다고 했다.소만리는 한 달 넘게 기모진의 소식을 듣지 못했다.그런데 그의 근황을 이런 상황으로 알게 될 줄은 상상하지도 못했다.다른 사람은 모르겠지만 소만리는 단발머리 여자가 강연이라는 것을 바로 알아챘다.소만리는 눈앞이 한순간 캄캄해지는 것을 느꼈고 한참 후에야 전화기 너머에서 예선이 그녀의 이름을 부르자 비로소 정신을 차렸다.“소만리, 기모진이 미쳤어? 그 사람 왜 강연하고 같이 있어?”예선은 소만리를 대신해 분개하고 있었다. 소만리는 핸드폰을 움켜쥐며 자신의 감정을 추스른 뒤 말했다.“예선아, 난 그 사람이랑 이미 이혼 수속 마쳤어. 그 사람이 어떤 여자랑 함께 할지는 나와 아무런 상관이 없어.”그녀는 아무렇지도 않게 말하고 전화를 끊었지만 마음은 몹시 혼란스러웠다.모진, 왜? 정말 당신 미친 거야?그녀는 오전 내내 정신이 멍한 채로 보냈다. 경연이 그녀를 데리러 와서 점심을 먹고 나서야 소만리는 어렴풋이 정신을 차리기 시작했다.또 그 식당이었다. 소만리의 시선은 의식적으로 예전에 기모진이 앉았던 창가 자리로 향했다.지금은 어떤 여자가 그곳에 앉아 있는 것을 보았다.소만리는 몸을 옆으로 돌려 앉으려다 실수로 뒤에서 걸어오는 남자와 부딪쳤다.“죄송합니다.”그녀는 얼른 사과했는데 이 순간 마음에 강렬하게 스치는 향기가 났다.그녀는 확신에 차서 눈을 치켜떴다. 그녀의 눈동자에 남자의 당당한 얼굴이 비쳤다.모진?소만리의 마음속에 의아한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기모진은 곧 소만리를 부축한 팔을 놓아주며 가볍게 눈을 마주쳤다.“소만리 씨, 괜찮아요?”소만리 씨.이 얼마나 낯익으면서도 서먹서먹한 호칭인가.소만리는 냉담하게 그의 팔에서 나왔지만 기모진의 말에 대답하지 않았다.기모진도 별말 없이 경연을 향해 빙긋이 웃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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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3장

소만리는 움켜쥔 주먹을 풀고 싸늘한 표정으로 손을 씻었다.그러나 강연은 도발적으로 소만리에게 다가가 말했다.“기모진은 너무 매력적이야. 지금까지 이렇게 즐거웠던 적이 없어. 어쩐지 당신이 결혼할 때 그렇게 기모진한테 비열한 방법을 썼다더니.”강연이 부추기면서 계속 말했다“하지만 난 당신이랑 달라. 소만리, 난 아무 짓도 안 했어. 그냥 기모진이 날 먼저 찾아왔어.”강연은 의기양양하게 말하며 소만리의 표정을 살폈다. 소만리가 여전히 무표정한 얼굴을 하고 있자 강연은 한 걸음 더 나아가 말했다.“소만리, 내가 너에게 거짓말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건 아니지? 날 못 믿겠으면 직접 가서 봐. 기모진의 어깨에 내가 어젯밤에 깨물은 이빨 자국이 있어! 하하...엇?”강연이 활짝 웃고 있는 순간 소만리가 갑자기 손을 뻗어 무섭게 날을 세운 눈빛으로 강연의 목을 졸랐다.“강연, 참는 데도 한계가 있어. 내 아이를 위해서 아직은 널 이성적으로 대하지만 완전히 화가 나게 되면 눈에 아무것도 보이지 않지. 앞으로 내 앞에서 거드름 피우지 않는 게 좋을 거야.”소만리는 기세를 앞세워 말했다.“난 이미 기모진과 이혼했어. 그가 누구와 함께 있든 나와는 상관없어. 네가 그렇게 그를 좋아한다면 보배처럼 여기고 잘 간수해. 나한텐 이미 하찮은 존재니까!”소만리는 강연에게 경고의 말을 던지고 강연에게서 손을 놓았다.강연은 얼굴을 붉히며 기침을 했고 소만리가 준비되지 않은 틈을 타 기습하려 했지만 소만리의 반응은 굉장히 민첩했고 강연의 습격을 피해 과감하게 손을 뻗어 되받아쳤다.그러나 소만리의 손이 허공에 들리자마자 낯익은 손이 그녀의 손을 꽉 쥐었다.이 손의 온기를 그녀는 영원히 잊지 못할 것이다.소만리는 자신의 손목을 꼭 쥔 남자를 보았다. 역시 기모진이었다.강연은 이를 보고 속으로 기뻐하며 일부러 억울한 표정을 지어 기모진에게 다가갔다.“모진, 이 여자가 또 날 괴롭히려고 해.”기모진은 소만리를 똑바로 쳐다보고 입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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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4장

경연은 대충 무슨 일인지 짐작이 가서 메뉴를 내려놓고 소만리를 쫓아갔다.소만리는 지하주차장의 사람 없는 구석에 섰다. 온몸이 심하게 떨리고 가슴이 너무 아팠다.아파서 긴장이 조금도 풀리지 않았다.경연은 구석에 홀로 서서 묵묵히 감정을 추스르고 있는 소만리를 보고 빠른 걸음으로 다가갔다.괴로워하는 그녀의 모습에 경연은 손을 내밀었다.“힘들면 내 품에 안겨도 돼요. 아마도 당신이 가장 기대고 싶은 어깨는 아니겠지만 최소한 바람을 피할 수 있는 도피처는 될 수 있을 거예요.”소만리는 천천히 눈을 들어 눈앞의 부드러운 눈빛을 한 남자를 바라보며 눈물을 흘렸다.경연은 앞으로 나아가 소만리에게 팔을 구부려 그녀를 품에 안으며 위로했다.먼 곳에 서 있던 기모진은 이 광경을 보고 가슴이 먹먹해지는 통증을 느꼈다.그러나 마음 한 편으로는 그녀를 다른 남자에게 양보하는 것이 그가 할 수 있는 인생 최고의 선택이자 유일한 선택임을 너무나 아프고 뼈저리게 일깨워주었다.소만리는 한참을 울다가 차츰 마음을 가라앉혔다.그녀는 차에 앉아 마침내 결심을 하고 기모진에게 메시지를 보냈다.그녀는 사월산 해변에서 그를 만나기로 약속했다.저녁 7시 남자는 제시간에 나타났다.바닷바람이 불어왔다. 그 시절 달콤하고 짭조름한 바다 내음은 온데간데없고 쓸쓸함만이 묻어왔다.“왜 강연이랑 함께 하게 되었는지 묻고 싶은 거지?”기모진은 직접적으로 물었다. 그의 말투는 다소 서먹서먹하고 냉담하게 들렸다.소만리는 평온한 표정을 한 남자를 바라보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기모진은 소만리의 눈에서 그녀가 묻고 싶은 것을 읽었다.그는 웃으며 소만리의 앞으로 다가가 손을 들어 그녀의 뺨을 살짝 들어 올렸다.“소만리, 당신은 내가 이 생에서 가장 사랑하는 유일한 여자지만 우리가 이번 생에서 다시 함께 할 기회는 없잖아. 다시 함께 할 수 없어. 당신이 날 용서한대도 그럴 기회는 없어.”소만리는 이 말을 듣고 나니 더욱 가슴이 아프고 화가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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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5장

소만리는 차를 몰고 훌쩍 떠났다.기모진은 그 자리에 서 있다가 소만리의 차가 백미러로 그를 볼 수 없게 되자 모든 가식을 내려놓고 가늘고 긴 손가락으로 바닥에 버려진 담배를 집어 들었다.이 담배는 특수 제작된 것으로 강연의 담배와 같은 성분이었다.그러나 이 담배는 강연이 준 것이 아니었다.이 담배도 누군가 그를 위해 특별히 만든 것이다. 안에 있는 성분은 체내 확산되는 만성 독소를 억제하는 효능이 있지만 별 소용이 없는 것 같았다.기모진은 소만리가 방금 한 말을 떠올렸다.”당신이 죽더라도 난 당신 때문에 한 치도 아파하지 않을 거야!”기모진은 힘없이 차에 기대어 잘생긴 눈을 어둡게 내렸다.소만리, 어쩌면 그날이 빨리 올지도 몰라.하지만 그때는 당신이 이미 나를 완전히 단념했기를 바래. 그러면 마음이 아프지 않을 거야.사월산을 떠난 후 소만리는 어떤 정신으로 차를 몰고 왔는지 알지 못했다.교차로를 지날 때 그녀는 잠시 딴 데 정신을 팔다가 빨간 불이 켜진 것을 알아채지 못하고 곧장 돌진해 버렸다. 하마터면 정상적으로 운행하던 차와 충돌할 뻔했다.그 차에 탄 사람은 창문을 열고 소만리를 향해 욕설과 저주를 사정없이 퍼붓고 떠났다.소만리는 길가에 차를 세웠다. 눈가를 따라 눈물방울이 얼룩져 흘러내렸다.지난날을 회상해 보았다. 무수히 많은 나날들 중 정말 마음 편하게 즐거웠던 적이 없었다.평생 가장 즐거웠던 시간은 아마도 사월산에서 기모진을 처음 만났을 때였다.기모진, 아마 내 평생의 모든 행운이 그 해 그날 당신과 마주치는 데 다 써버린 것 같아. 그때부터 계속 불행의 연속이었어.소만리는 차창 밖에 어둠이 대지를 적시는 것을 바라보며 손을 들어 눈가의 눈물을 닦았다.모진, 내가 당신 때문에 눈물을 흘리는 건 이번이 마지막이야. 다시는 이러지 않을 거야. 절대...소만리는 집으로 돌아간 후 깊은 잠을 잤다.정신을 차린 뒤 마음을 추스르고 두 아이를 유치원에 보낸 뒤 모 씨 그룹으로 향했다.예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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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6장

이운은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지만 겉으로는 아무렇지도 않은 척 말했다.“내가 뭐가 무서워? 그 여자가 능력 있으면 날 해고해 보라지, 난 지금 월급의 5배는 요구할 수 있다구!”그녀는 일어나서 눈을 희번덕거리며 두 팔짱을 끼고 말했다.“게다가 예전에 매년 자선 파티에서 내가 부서를 대표해서 언론과 같이 움직이며 중요한 부분 중 하나를 담당했었어. 이 부분은 나 말고 아무도 할 수 없어. 이런 날 누가 감히 해고하겠어?”그녀가 말한 사람은 당연히 소만리를 가리켰다.자선 파티의 중요한 부분이라고 말할 때 이운의 얼굴에는 오만함이 하늘을 찌르고 있었다.“예전에 사모님이 계실 때 날 다른 곳에 못 가게 했는데 소만리가 뭘 믿고 그러겠어? 정말 자기가 그룹을 물려받으면 총수가 되는 줄 알아? 너네들 모르지? 예전에 그 여자 감옥살이했던 거...”이운이 목소리를 조금 낮추며 말하는 순간 그녀 앞에 서 있던 여자 동료들은 모두 눈을 동그랗게 뜨고 놀라 이운의 뒤를 바라보았다.그러나 뒤에서 들어오는 소만리를 눈치채지 못한 이운은 점점 더 흥이 나서 말했다.“너네들은 늦게 와서 모를 텐데. 오늘은 내가 복지 차원에서 하나 폭로해 줄게.”“...”“소만리는 너무 멍충이 같아서 친부모까지 소만영이라는 여자한테 사칭 당했대. 사실 난 그 소만영이 소만리보다 훨씬 똑똑하다고 생각해!”“...”“그뿐만 아니라 소만리가 왜 감옥에 갔는지 알아?”이운은 웃으며 뜸을 들였다.동료들이 침을 꿀꺽 삼키며 고개를 저으며 뒤로 물러섰다.이에 더욱 의기양양해던 이운이 입을 열려고 하자 뒤에서 소만리의 목소리가 유유히 들려왔다.“왜 감옥에 갔는지 아세요? 중상모략죄 때문인가? 아니면 명예훼손죄 때문인가?”이운은 그동안 소만리를 몇 번 만났고 회의를 한 적도 있었다.지금 이 목소리를 듣고 그녀는 갑자기 발바닥부터 온몸에 소름이 돋기 시작했다!고개를 돌려 우아하게 앞에 서 있는 소만리를 보고 당황한 이운이 입을 열었다.“사장님,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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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7장

소만리는 그녀처럼 늦은 시간까지 퇴근하지 않은 사람이 있나 싶어 핸드폰 조명을 비춰 다가오는 발자국 소리를 향해 외쳤다.“누구세요?”소만리가 묻자 뒤편 창문이 ‘펑'하고 터지면서 유리 파편이 사방으로 튀었다.그녀는 반사적으로 소리를 질렀고 곧이어 유리가 연속적으로 깨지는 소리를 들었다.“조심해!”남자의 긴장된 목소리가 귓가에 들려왔다.소만리는 누군지 제대로 볼 겨를도 없이 따뜻하고 단단한 품에 안겼고 코끝에는 시원한 흑단 침향목 향기가 스며들었다.이 향은 소만리에게 익숙하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특별히 낯설지도 않았다.한참이 지나서야 유리가 깨지는 소리가 멈췄다. 하지만 빌딩의 조명은 여전히 복구되지 않았다.“소만리, 괜찮아요?”소만리는 목소리를 듣고서야 경연이 눈앞에 있다는 걸 알았다.그녀는 머리를 흔들며 깨진 창틀을 바라보았다.이곳은 28층으로 지금 창문이 다 깨지고 저녁 바람이 거세게 불어와서 일이 보통 심각한 게 아니었다.그런데 멀쩡하던 유리가 왜 깨졌지? 이건 그냥 보통 유리가 아니었다.“당신 손에서 피가 나요. 아마 유리 파편이 튄 것 같아요.”경연이 일깨워준 목소리가 생각에 잠겨 떠내려가던 소만리의 마음을 붙잡아주었다.핸드폰 불빛에 의지해 살펴보니 오른손 손등에 난 상처에서 피가 나오고 있었다.“여기서 잠깐 기다려요.”경연은 작은 약 상자가 놓여 있는 쪽으로 갔다. 얼마 안 있어 다시 돌아온 경연이 말했다.“내가 간단한 조치를 해 드릴게요. 그럼 적어도 더 이상 피는 흘리지 않을 거예요.”그가 하는 말에는 온기가 가득했고 따뜻한 손바닥으로 소만리의 손을 살며시 잡는 솜씨는 능수능란했다.소만리는 고통에 눈썹을 찡그렸지만 아무 소리도 내지 않았다.그러나 경연은 소만리의 아픔을 눈치챈 듯 더 부드럽게 움직이며 말했다.“곧 괜찮아질 거예요.”“네.”소만리는 빙그레 웃으며 호기심에 차서 물었다.“붕대 감는 솜씨가 의사 같아요. 어디서 배워본 적 있어요?”경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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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8장

”고맙다고 할 필요 없어요. 당신이 의지하고 싶을 때 상대가 되어 줄 수 있어 기뻐요.”그의 눈빛은 밤하늘처럼 부드럽고 깊었다.“당신이 위험에 처하거나 도움이 필요할 때 당신이 가장 먼저 떠올리는 사람이 나였으면 좋겠어요.”“...”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잠시 막막했던 소만리는 경연의 눈에서 진심을 보았다.그가 그녀에 대해 지닌 감정은 단순한 호감이 아니었다.그러나 소만리는 자신이 사실 경연에게 적합하지 않다고 느꼈다.그녀에게는 이미 세 명의 아이가 있었고 두 번 결혼했고 두 번 이혼했다.소만리의 난처함을 눈치챈 듯 경연은 미소를 지으며 말을 돌렸다.“저녁 먹으러 가요. 예약해 뒀어요.”소만리는 고개를 끄덕였다. 경연의 자상함이 느껴졌다.한편, 강연은 방금 입수한 사진을 양이응에게 보여줬다.놀란 소만리를 경연이 안고 있는 장면이 양이응의 눈앞에 확대되었다.비록 예전에 기모진한테 거의 타 죽을 뻔했을 때 강연은 겉과 속이 다른 얼간이 양이응을 죽이지 못한 게 한스러웠지만 바보 같은 얼간이라도 이용해 먹어야 할 땐 당연히 이용해야 했다.강연은 담배에 불을 붙이고 연기를 내뿜으며 부추겼다.“봤어? 경연은 사실 소만리와 한통속이었어. 널 좋아한 적도 없었고. 내가 좀 알아봤는데 사실 경연이 예전부터 좋아했던 사람은 소만리였대. 그가 대학에 들어가기 전부터 소만리한테 첫눈에 반했었대.”“뭐라고? 언니가 말한 게 정말이야?”양이응이 가슴 답답해하며 말했다.강연은 대수롭지 않은 듯 눈을 굴리며 말했다.“그럼 넌 경연이 남자가 아닌 줄 알았어? 너도 그런대로 미인이긴 한데 너랑 사귄 지 2년 동안 뽀뽀 한 번 한 적 있어?”“...”“경연은 안 되는 것이 아니라 너한테 관심이 없었던 거야.”“...”“그는 소만리한테 관심이 있었던 거야. 요즘 거의 매일 출퇴근할 때 소만리를 만난대. 그들은 벌써 암암리에 오고 가고 했다구.”“천한 년!”양이응은 화가 나서 탁자를 한 대 쳤다.“난 소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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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9장

경연이 내민 손을 보며 소만리는 자신도 모르게 기모진을 떠올렸다.어떻게 해야 그 남자의 생각을 완전히 없앨 수가 있을까.지금처럼 새로운 감정을 다시 시작하면 될까?“소만리, 그저 순탄한 인생과 감정은 없을 거예요. 스스로에게 다시 시작할 수 있는 기회를 주면 어때요? 그리고 당신을 아끼는 사람에게도 기회를 주세요.”경연은 소만리에게 손을 내밀었다.그러나 그의 손이 소만리의 손에 닿기도 전에 어디선가 비꼬는 소리가 들려왔다.“쯧, 밖에 손님들이 저렇게 많이 기다리고 있는데 소만리는 여기서 남자랑 사랑이나 나누고 있다니. 역시 자선한다는 것은 보여주기 식이군.”소만리와 경연이 동시에 목소리가 들리는 쪽으로 눈을 들어 보니 강연이 섹시한 이브닝드레스를 입고 다가왔다.그녀 옆에 걷고 있는 사람은 기모진이었다.그날 밤 사월산 해변에서 기모진과 헤어지기로 결심한 이후 소만리는 기모진을 본 적이 없었다.지금 강연과 그가 함께 자선 파티에 참석했고 기모진은 강연이 팔짱을 끼도록 내버려 두고 있었다.소만리는 차갑게 시선을 떼며 강연에게 물었다.“주최 측에서 초청장을 안 줬는데 여기 누가 당신더러 들어오라고 했어?”“주최 측에서 강연에게 보낸 건 없지만, 기 씨 그룹은 주최 측에서 보내온 초청장이 있었어.”기모진이 길고 매력적인 눈으로 소만리의 차갑고 아름다운 얼굴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강연은 득의양양하게 입꼬리를 끌어당기며 말했다.“소만리 들었어? 내 남자친구가 주최 측으로부터 초청장을 받았고 난 그의 여자친구로서 함께 온 건데 뭐 문제 있어?”“당연히 문제가 있지.”소만리는 조금도 머뭇거리지 않고 정면으로 그녀를 노려보며 말했다.“여기는 자선 파티 행사야. 말 그대로 여기 오는 사람들은 모두 사랑스럽고 자비로운 마음을 가지고 있지만 당신은 뭐가 있어? 넌 더럽고 불결하고 고약한 심보밖에 없잖아.”“...”강연의 웃음기가 갑자기 흩어졌다. 그녀는 기모진을 향해 애교를 부렸다.“모진, 당신 전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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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0장

소만리는 침착하게 말했다.“뭔가 착오가 있었을 거예요. 내가 지금 가서 알아볼게요. 조급해하지 말아요.”경연이 그녀를 따라서며 말했다.“소만리, 나도 같이 갈게요.”“그래요.”소만리가 돌아섰다. 그녀가 막 걸음을 옮기자 주얼리 부서의 이운이 황급히 달려와 말했다.“큰일 났어요. 사장님! 큰일 났어요!”소만리는 이운이 말하는 일도 돈 문제일 거라 짐작했다.이운이 큰 소리로 외치자 연회장의 모든 사람들이 쳐다보았다.“무슨 일이에요?”누군가가 의아해하며 물었다.소만리는 손님들을 달래려 했지만 이운은 당황한 모습으로 말했다.“사장님, 누군가 자선 모금을 훔쳐 갔어요. 그 중 60억 원이 온데간데없이 사라졌어요.”“뭐? 누가 돈을 훔쳐 갔어?”“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어요?”“누군지 꼭 잡아야지. 감히 자선 모금을 훔치다니. 인간성이 바닥이군!”많은 사람들이 놀랐고 함께 분노했다.기모진이 강연과 함께 연회장에 들어서자마자 바로 이런 모습이 보였다.그는 이미 이것이 소만리를 겨냥한 누군가의 모략이라고 느꼈다.연회장은 어수선해졌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분노했고 소만리는 감독이 부실했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었다.모현과 사화정이 있었다면 이런 문제가 생기지 않았을 거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었다.소만리는 그야말로 신인이나 다름없었고 직위 계승자라는 직함 외에는 이런 중요하고 큰 행사를 책임질만한 역량이 부족하다는 의견도 있었다.여러 질문들에 소만리는 침착하게 말했다.“여러분 안심하세요. 제가 가능한 한 빨리 자금 문제를 조사하여 여러분의 사랑이 불법한 사람의 손에 넘어가지 않도록 하겠습니다.”그녀는 말을 마치고 핸드폰을 들고 경찰에 신고했다.이운은 소만리가 경찰에 신고하려고 하자 말렸다.“사장님, 경찰에 신고하면 안 됩니다.”“왜 신고하면 안 되죠?”소만리가 의아해하며 물었다.“속설에, 집안의 추악한 면을 바깥으로 들추어내서는 안된다는 말이 있어요. 만약에 경찰이 이 일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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