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이혼하려고 결혼했습니다: Chapter 811 - Chapter 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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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2화

송근영이 정말 어쩔 수 없다는 눈으로 송영식을 쳐다봤다.“할아버지 지금 진심이셔. 여자 하나 때문에 이렇게까지 해야겠니? 쿠베라의 지원 없이 네가 뭘 얼마나 더 잘 할 수 있을 것 같니?”“내 마음은 이미 정해졌어. 난 누나처럼 사랑하지도 않는 사람이랑 결혼할 생각 눈곱만큼도 없어.”송영식이 씩씩거렸다.송근영의 안색이 확 변했다. 눈에 상처받은 기색이 스치더니 말없이 그대로 자리를 떴다.잠시 그대로 서 있던 송영식도 짜증스럽게 발길을 돌렸다.차에 타자마자 서 전무에게서 전화가 왔다.“회장님, 스킷그룹 매수 건에 실패했습니다.”“어떻게 된 거야? 스킷 매수에만 몇 년을 매달렸잖아?”다시금 화가 불같이 올라왔다. 송영식은 차제에 해외기업인 스킷을 구매해서 샴푸 관련 분야에서 오슬란을 세계적인 기업으로 키울 생각이었던 것이다. 그렇게 하면 굳이 그까짓 SE따위 신경 쓰지 않고 글로벌 시장을 노리면 그만이었다.기업이 성장하려면 제품 라인을 확장해야 한다. 이번에 스킷을 손에 넣으면 순조롭게 모든 것이 해결될 것으로 생각했던 것이다. 서 전무가 씁쓸하게 웃었다.“스킷에서도 우리 오스란에 합병되기를 바라고 있었습니다만 오늘 쿠베라 후계 자격문제가 불거지면서 스킷에서 쿠베라의 지원이 없이는 오슬란의 전망이 밝지 않다고 판단한 것 같습니다. 그래서 지금 A국의 다른 기업을 물색하고 있다고 합니다.”“젠장. 오슬란이 지금 어디 쿠베라에 기대서 먹고사는 줄 알아! 순전히 내 힘으로 키운 회사라고!”오늘은 이상하게 하는 일마다 꼬인다는 생각이 들었다.“회장님, 지금은 우리 오슬란이 국내에서 피부 보호 제품 라인을 안정적으로 가져가야 하는 시기입니다. 지금 업계에서는 임윤서와 SE가 콜라보를 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일단 그쪽에서 제품 라인을 내놓기 시작하면 오슬란은 절벽으로 몰리게 될 겁니다. 업계에서 도태될 가능성도 있어요.”서 전무가 말을 이었다.“지금은 제품 교체 주기가 빨라서 아무래도 실력 있는 조제사가 절실합니다. 이제 쿠베라의 후광이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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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3화

밤 9시 반.하준은 여름의 집 문에 기대어 시시때때로 휴대 전화를 들여다보고 있었다.‘왜 이렇게 늦어? 아직까지 안 들어오고 뭘 하는 거야? 설마 딴 놈이랑 데이트 중인 건 아니겠지? 서인천이 야근이라는 것만 확인 안 했어도 내가 여기서 7시간씩 버티고 있지는 않았지.’하준이 여자를 이렇게 기다려 보기는 처음이었다.이때 엘리베이터에서 ‘띵’하는 소리가 들렸다.경찰 몇 명이 인상을 쓰고 다가왔다.“당신이군.”“????”“갑시다. 집에 가시든지 서로 같이 가시든지.”경찰이 차갑게 뱉었다.“이 댁 주인이 신고하셨습니다. 전 남편이 이혼한 뒤에도 계속 와서 괴롭힌다면서 집에도 못 돌아오신다고요.”“경찰에 신고를 했다고?”하준은 냉소를 지으며 위협적인 아우라를 뿜어냈다. 그 모습을 본 경찰은 하준을 더욱 위험한 인물로 인식했다.“당연히 신고하죠. 아니면 계속 이렇게 괴롭힘을 당해야 한다는 겁니까?”경찰이 훈계하기 시작했다.“선생님처럼 이혼하고 나서도 전처 찾아가는 분 저희도 많이 봤습니다. 하지만 이혼까지 하셨는데 각자 인생 알아서 사셔야지 이렇게 질척거리시면 됩니까?”“알겠습니다.”최하준은 주먹을 쥐고 엘리베이터로 성큼성큼 걸어갔다. 문이 막 닫힐 때쯤 경찰이 하는 소리가 들렸다.“와씨, 더럽게 험악하게 생겼네. 내가 아내라도 이혼해서 벗어나고 싶었을 것 같다.”“……”주차장에 도착한 하준은 쾅 하고 소리 나게 차 문을 닫더니 바로 지룡의 전 당주에게 전화를 걸었다.“당장 강여름 위치 파악해 봐. 지금 어디 있는지 알아야겠어.”얼마 지나지 않아서 당주에게서 주소가 하나 날아왔다.하준의 얼굴이 다소 밝아졌다. 다행히도 다른 남자와 있는 게 아니었다. ----다음 날 새벽.오랜만에 하늘을 데리고 푹 자고 일어난 여름이 아침을 먹는데 집사가 들어왔다.“회장님, 어제 10시 좀 넘어서부터 집 앞에 스포츠카가 한 대 서 있는데 수위 말로는 차 안에 불이 켜져 있고 남자가 하나 타고 있답니다. 알아보니 최하준 회장 소유의 차량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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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4화

아침을 다 먹고 나서 여름은 집을 나섰다.여름이 나오는 것을 보더니 하준이 즉시 차에서 내렸다. 이틀 연속 밤을 새우고 집에도 가지 않아서 셔츠는 온통 구깃구깃하고 얼굴에는 수염이 지저분하게 자랐다. 그러나 그런 것들이 조각 같은 얼굴을 가리지는 못했다. 오히려 최하준 특유의 아우라를 더하는 느낌이었다.“어제 당신이 신고했어?”충혈된 눈으로 하준이 여름을 똑바로 바라보았다.“응. 계속 우리 집 앞에서 안 가고 버티니까 너무 불편하더라고.”여름이 얼음처럼 차갑게 말했다. 일말의 죄책감도 느껴지지 않는 말투였다.“당신….”최하준의 가슴이 들썩였다. 누군가에게 이렇게 대놓고 모욕을 당하기는 처음이었다.“뭐? 내가 뭐 당신이 오라면 오고, 가라면 가야 하는 사람이야? 최하준 씨, 필요하면 날 찾고 살기는 백지안이랑 살겠다는 거야 뭐야?”여름이 가차 없이 지적했다.“분명히 말했을 텐데. 그날 백지안에게 갈 거면 다시는 나 찾아오지 말라고.”자기에게 셀카를 찍어 보내고 곧바로 뽀르르 백지안에게 간 것을 생각하니 여름은 극도의 혐오감을 느꼈다.“그게, 나도 어쩔 수 없었어. 내가 안 오면 치료를 안 받겠다고 병원에서 난동을 부린다잖아. 그래서 내가 가서 확실하게 말하고 왔어. 이거 봐. 내가 이별 통보했다고 나 영식이한테 맞았다니까.”하준이 입가의 상처를 보여주며 불쌍한 척을 했다.“쓰읍, 아직도 너무 아파.”“잘됐네!”여름이 싸늘하게 한 마디 뱉었다.하준은 흠칫하더니 그래도 말을 이었다.“그래. 잘 됐지. 역시 우리 자기가 선견지명이 있더라. 가지 말았어야 했어.”“누가 당신 자기야? 말조심해.”여름은 온몸에 소름이 돋아서 눈을 동그랗게 떴다.그 커다란 눈에 보드랍고 깨끗한 피부, 윤기 나는 입술을 보고 있자니 하준은 머리가 엉망진창이 되어 버렸다. 특히나 그날 여름의 뽀뽀 이모티콘을 떠올리니 두근거리는 심장을 도무지 수습할 수가 없었다.오늘은 그야말로 생떼를 쓰더라도 용서를 받고 그 달콤한 키스를 맛보고야 말아야겠다고 결심했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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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5화

그러나 입술이 닿기 전에 그사이를 가로막는 손이 있었다.“내가 언제 뽀뽀를 빚졌다고 이래?”여름은 어리둥절했다. 최하준의 뻔뻔한 발언에 정말이지 정신이 없었다.“그저께 밤에.”하준이 휴대 전화를 꺼내 여름에게 그날 보낸 이모티콘을 보여주었다.여름은 뽀뽀 이모티콘을 보는 순간 얼굴이 화끈해졌다. 그때는 순전히 최하준을 안달나게 만들 생각에 충동적으로 보낸 것이었는데 아직까지 이렇게 마음에 담아두고 있을 줄은 몰랐던 것이다.“아아, 그거. 생각은 난다. 근데, 내가 내 이모티콘 받고는 바로 백지안한테 달려간 거잖아?”여름이 꼭 집어 말했다.“아니거든.”하준의 얼굴이 약간 굳어지더니 어색하게 답했다.“받고 나서 바로 냉수 샤워하러 갔는데.”“……”하준이 무슨 말을 하는지는 여름도 바로 알아들었다.여름의 동공이 순식간에 확장되더니 귀까지 빨갛게 달아올랐다.‘아니, 그럴 일이냐고? 그냥 흔해빠진 이모티콘이잖아. 그걸 가지고 다 큰 어른이 이렇게까지 흥분할 일이야?’“그간 상대가 없었던 것도 아니면서 이렇게까지 안달 날 일인가?”결국 여름이 중얼거렸다.하준의 귀에는 그 작은 소리도 너무 또렷하게 들렸다. 하준의 눈에 난감한 기색이 스치더니 얇은 입술이 살짝 움찔거렸다. 자신의 몸은 여름에게만 반응이 생긴다고 말하려다가 혹시나 자신이 여름 자체를 좋아하는 게 아니라 다른 목적이 있다고 생각하면 그것도 곤란하기에 그냥 입을 다물었다.“그게 아니라 당신이 나에게 너무 치명적이라서 그런 거지.”여름은 시선을 피했다.“다음에 한 대 쥐어박는 이모티콘을 보내면 그다음에는 쥐어박는 것도 되겠네.”“그럼.”여름의 입술을 바라보는 하준의 눈은 점점 더 강하게 타올랐다. 지금 여름에게 입만 맞출 수 있다면 나중에 한 대 맞는 것쯤은 아무 문제도 아니란 생각이 들었다.“……”‘아주 끝 간 데를 모르는 인간이구먼.’“아직 잠이 좀 덜 깨셨나 보네. 난 바쁜 사람이야. 출근 해야 돼.”여름은 하준은 신경도 안 쓰고 그대로 돌아섰다.“기다려! 내가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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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6화

“안 타. 여름이가 싫다는데 어디다 쓰겠어?”상혁은 당황했다.“하지만 AM 사 걸로 타셔도 되겠습니까? 회장님 지위를 생각하면….”“상관없어. 여름이도 거기 거 타네. 여름이는 하얀색이니까 난 검은 색으로 하면 커플카 같고 딱 좋겠다.”스포츠카 따위 사는 건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 쉽게 말하더니 하준은 바로 전화를 끊어버렸다.여름은 그런데도 아무 말 없이 진지하게 운전만 했다.그러고 한참을 가다가 하준이 마침내 입을 열었다.“이거 화신 가는 길 아니잖아?”“어. 벨레스 가거든. 아직 아버지 해독이 다 되지 않아서 요양하셔야 해서 내가 좀 대신 들여다 보려고.”어제 저녁 서경주가 하는 말을 들으니 서신일이 서유인이 출근하는 데 동의했다고 하니 들여다 봐야겠다 싶었다. 안 그랬다가는 벨레스가 완전히 서유인 부녀의 손에 놀아날 수도 있다.“벨레스에 가다니, 이제 벨레스에도 손 대게? 바빠서 되겠어?”여름의 말을 듣거니 하준은 바로 인상을 찡그렸다.“나랑 연애할 시간이나 있겠나?”“내가 언제 당신이랑 연애한다고 했는데?”여름이 툭 뱉었다.“당신이 동의 안 해도 상관은 없어. 어쨌든 나는 동의했거든.하준이 여름을 바라보며 싱긋 웃었다.여름은 아무 말 없이 하준을 한 번 쳐다보았다.“가서 좀 자야 하는 거 아냐?”“지금 나 신경 써 주는 거야?하준이 눈을 빛냈다.“아니거든요. 지금 당신 다크서클이 무릎까지 내려와서 줄넘기 해도 될 것 같아.”여름이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하준은 갑자기 할 말을 잃었다. 당장 휴대 전화를 꺼내서 제 몰골을 비춰보고 싶었지만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아 꾹 참기로 했다.차가 벨레스 주차장에 멈추자 여름은 내릴 준비를 했다. 하준은 갑자기 여름을 잡더니 잠긴 목소리로 말을 건넸다.“나 다시 위챗 추가해 줘. 그리고 전화번호 차단도 풀어주고. 차단 안 풀어주면 나 계속 자기 따라 다닐 거야.”여름은 한숨을 쉬더니 하준이 보는 앞에서 위챗과 전화번호 차단을 풀었다.“이제 가도 돼?”“응.”하준은 여름과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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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7화

서신일은 회사 일에 간여하지 않은 지 오래였다. 오늘은 어쩌다가 서유인 손에 이끌려 나오긴 했지만 추성호의 말을 듣자니 상당히 혹했다.서신일은 평생 벨레스가 한 손에 꼽히는 대기업이 되지 못한 것이 큰 한 티었다.“어르신, 한 말씀 하시지요. 저희는 어르신의 안목을 믿습니다.”현 전무가 공손하게 말을 건넸다.“지금 서 회장이 편찮으시니 역시 저희는 어르신을 따르겠습니다.”“그렇습니다. 차제에 회사로 돌아오시지요.”몇몇 이사가 권했다.“요 몇 년 벨레스가 아주 커져서 이제는 FTT다음 가는 그룹이 되지 않았습니까? 이런 좋은 기회를 놓칠 수는 없죠.”“맞습니다. 개인적인 원한이야 어떻든 추신과 함께 운영한 전자 상거래 플랫폼 사업이 아니었으면 벨레스가 이렇게 빠르게 성장할 수는 없었죠.”“우리 벨레스의 화려한 미래를 다시 이끌어 주시죠.”다들 열화와 같은 성원을 보내주니 은퇴를 해었던 서신일이지만 우쭐한 마음이 들었다. 예전에 몸이 안 좋아서 은퇴를 하기는 했었지만 요 몇 년 요양을 잘한 덕에 몸도 많이 회복이 되었고 아직 사업적인 야심도 남아 있었다.“솔직히 말입니다.”현 전무가 서신일의 귀에 입을 가져다 댔다.“서경주 회장이 강여름을 후계자로 정했다지만 어쨌든 그 친구야 강 씨 아닙니까? 서 씨의 벨레스를 강 씨에게 넘겨줄 수는 없죠.”그 말을 들은 서신일의 안색이 변했다. 이렇게 지적을 하지 않았더라면 생각도 못해봤을 문제였다.서유인의 얇은 입술이 씩 올라갔다.할아버지, 합자 회사 설립 건은 추신에서 몇 번이나 건의를 했었는데요, 지금 실행 가능성이 아주 높습니다. 투자를 하려는 사람들이 많이 기다리고 있어요. 두 가문이 사돈을 맺지 않았더라면 추신에서 이 좋은 프로젝트에 굳이 벨레스를 최우선 순위로 두고 생각하지는 않았을 거예요. 어마어마한 투자액이 들어오는 일인데 우리는 할아버지 같은 분의 과단성 있게 결단이 필요하다니까요.”서신일이 깊은 한숨을 내쉬더니 책상을 탕 내리쳤다.“그래! 그렇게 하자꾸나.”“그렇게 하시는 거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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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8화

사실 여름은 벨레스와 추신의 합작을 내내 반대해 왔다.“제 생각에는 일단 조금 더 자세히 생각해 보고 결정하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회사를 설립하고 나면 인재는 어느 쪽에서 제공할지, 관리자는 누가 담당하게 할 지 등등을 말이죠. 우리 벨레스는 금융 쪽은 잘 모르잖아요. 이렇게 무턱대고 덤비면….”“무슨 뜻이냐? 내 결정을 못 믿겠다는 말이냐?”서신일의 얼굴이 어두워졌다.“내가 사업만 수십 년을 했는데 너보다 모르겠느냐? 벨레스 일에는 끼어들 필요 없다.”“할아버지를 못 믿어서가 아니에요. 아버지가 회사로 복귀하신 뒤에 다시….”추성호가 묘한 말투로 끼어들었다.“그러니까, 명예 회장님은 회장님보다 안목이 부족하다, 그런 말입니까?”서신일은 그 말을 듣고 나니 기분이 좋지 않았다.“내가 벨레스를 수십 년 경영하면서 나보다 시장을 잘 읽는 사람을 본 적이 없다. 이번 건은 그냥 이렇게 진행하도록 해. 여름이 너는 벨레스는 잘 모르니 함부로 끼어들지 않는 게 좋겠다.”그러더니 서신일이 선언했다.“됐다. 그만 해산.”“할아버지 모셔다드릴게요.”서유인이 바로 일어나 따라 나갔다. 나가면서 의기양양한 눈으로 여름을 흘끗 쳐다봤다.회사 중진이 하나씩 자리를 떴다. 여름을 신경 쓰는 사람은 하나도 없었다.마지막까지 남아 있던 추성호가 다가와 느물느물 우었다.“벨레스 후계자면 뭐하나? 아무도 신경도 안 쓰는데? 원래 있던 자리로나 돌아가시죠?”“추 대표, 난 당신이 정말 벨레스와 협력할 의도 따 따위 없다고 생각해요. 그간 FTT를 손에 넣고 돌리면서 추신의 자금을 거기서 다 빼돌린 거잖아요? 그런 식으로 이제 FTT 다음가는 그룹이 되었으니 이제 곧 1위 자리에 올라서고 싶겠지.”여름이 싸늘하게 추성호를 쏘아 보았다. 솔직히 여름은 추성호를 제대로 알아보지 못했다.추성호와 서유인이 결혼할 때만 해도 여름은 추성호가 바람둥이에 가벼운 인간이라고만 생각했다. 그런 3년 만에 추신은 FTT 다음 가는 그룹이 된 것이다.여름에게는 그런 추신의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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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9화

떠나는 여름이 뒷모습을 바라보며 추성호는 음험한 표정으로 입술을 문질렀다.‘평범하다? 두고 봐라 내가 언젠가는 널 손 봐주겠어.’----사무실.여름은 벨레스의 자료를 잠시 살펴보고 나니 머리가 어지러웠다. 잠시 쉬려고 휴대폰 게임을 열었다.한판 놀고 나니 ‘넌내마음속에’가 함께 플레이 하고 싶다고 신청을 보냈다.여름은 상대를 추가하고 둘이 같이 플레이를 했다.그러나 잠깐 플레이를 해보고 여름은 완전히 당황하고 말았다.‘뭐야? 완전 초보잖아? 떨어진 다음에 어디로 간 거지?’여름은 할 수 없이 음성을 켜고 불렀다.“저기요, 언니. 아무 데나 막 뛰어다니지 말아요. 맵끝까지 가면 죽는다고요.”“저 남자인데요. 그러면 어디로 가야 하죠?”귀에 착 붙는 목소리가 들려왔다.여름은 흠칫했다.‘뭐야, 목소리 너무 좋잖아? 어디서 들어본 것도 같은데?’그러나 게임에 집중하느라 어디서 들었던 목소리인지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오른쪽 위를 보면 맵 있어요. 거길 벗어나면 안 돼요. 제가 있는 쪽으로 오세요.”“알겠어요.”그렇게 대답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상대는 여름이 있는 곳으로 왔다.여름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아주 바보는 아니구나.’그러나 맵이 줄어들고 있었다. 그 속도로는 곧 끝장날 것이 뻔했다.여름은 즉시 지프를 하나 찾아 타고 쏜살같이 상대 쪽으로 접근했다. 그런데 가서 보니 상대는 완전히 맨몸이었다. 어이가 없었다.“저기요, 무기는요? 장비는? 이러고 있다가는 바로 죽어요.”“…장비는 어디 가서 구하는데요?”주저하는 목소리가 들려왔다.여름은 울고 싶었다.“게임 처음 해 봐요? 나는 어떻게 알고 찾아왔담?”“처음이죠. 여자친구랑 놀고 싶어서 하는 중이에요.”남자의 저음이 들려왔다.“그러면 여자친구한테 가지 왜 날 찾아와 가지고….”여름은 다시 상대의 게임명을 확인했다.‘ ‘넌내마음속에’라니 게임명 이렇게 노골적으로 짓는 사람이 있나? 아주 순정파인가 보네.’남자가 잠시 주저하더니 입을 열었다.“…그쪽이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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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0화

“누가 당신 자기야?”여름이 짜증스럽게 말했다.“최하준, 일 안 해요? 그렇게 할 일이 없어? 대낮에 나랑 게임이나 하게?”“돈은 이제 실컷 벌어 놨고, 지금은 여자 친구랑 노는 게 제일 중요하지.”하준이 아주 당당하게 말을 이었다.“여자 친구랑 게임 하는 게 이제 내 역할이야.”여름은 마른 세수를 했다.“내 게임명은 어떻게 알고 찾아왔어?”여름의 게임명은 톡 아이디와도 전혀 상관이 없는 것이었다.“그날 영화관에서 게임 할 때 봐놨지.”하준이 말을 이었다.“게임 처음 해봤어. 예전에는 게임은 인생 낭비라고 생각했는데 이제 보니까 좋아하는 사람이랑 게임 하는 것도 꽤 로맨틱하네.”전화기를 통해서 목소리만 듣는데도 여름은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대체 뭐라고 말을 받아야 좋을 지모 알 수 없었다.“자기 몇 시에 퇴근할 거야? 데리러 갈게.”하준이 계속 부드러운 목소리로 물었다.“나도 운전할 줄 알아.”“알았어. 그러면 김 실장한테 태워달라고 해야겠다. 자기 차에서 기다릴게.여름은 결국 퇴근 시간을 말해줄 수밖에 없었다.----오후.여름은 핸드백을 들고 전용 엘리베이터를 탔다.엘리베이터가 25층에 멈추더니 서유인이 의기양양한 눈빛을 하고 발을 들여놓았다.여름은 그대로 문을 닫아버렸다. 서유인이 가운데 끼었다.“뭐야? 사람 죽일 셈이야?”서유인이 당황해서 소리를 질렀다.“뭐래?”여름은 다시 열림 버튼을 누르더니 서유인을 밀쳤다.“뭐라고 쓰여 있는지 안 보여? ‘회장 전용’ 엘리베이터잖아? 네가 무슨 자격으로 타는 거야?”서유인이 냉소를 지었다.“넌 회장님이 준 후계자라는 허울뿐이지만 난 벨레스의 미래를 책임지고 있는 중요한 인물이라고. 잘 모르나 본데, 할아버지가 이미 재무팀에 내가 추신이랑 합자 회사 세우는데 어마어마한 자금을 지원해 주라고 하셨거든. 생각도 못 했지? 그렇게 나랑 우리 아빠를 쫓아내지 못해 안 달이었는데 우리가 이러게 빨리 복귀할지는 몰랐을 거다.”“요즘 아주 할아버지 할머니에게 어지간히 알랑방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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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1화

스포츠카는 실내 공간이 좁은 편이다.하준은 마침 여름의 위쪽에 위치하고 있어 여름이 고개를 드는 순간 하준이 여름을 쳐다보면서 여름의 촉촉한 입술에 하준의 입술이 닿았다.온 세상이 갑자기 조용해졌다.하준의 목젖이 움찔했다. 한껏 쌓여있던 장작에 불꽃이 튀어 화르륵 타오르는 듯했다.이렇게 가까이에서 여름을 빤히 바라보고 있자니 촉촉한 피부가 너무나 탐스러웠다. 우유처럼 뽀얗던 피부가 빠른 속도로 핑크색으로 물드는 것이 보였다. 너무 아름다워서 눈을 뗄 수가 없었다.“저리 가!”여름이 하준을 밀쳤다.“한 번만 더 해주면 비킬게.”하준은 몸에 힘을 주고 꿈쩍도 하지 않았다. 솜사탕처럼 가벼운 키스였지만 도저히 잊을 수 없는 맛이었다. 평생을 바라왔던 소원이 이루어진 것 같았다.“뭐가 다시야? 방금 그건 그냥 실수로 부딪힌 거거든.”여름은 당황해서 입을 비죽거렸다.“난 그렇게 생각 안 하는데.”하준이 이글거리는 눈으로 여름을 바라보았다.“어쨌든 뽀뽀 안 해주면 못 비켜.”“최하준!”이렇게까지 막무가내로 나올 줄 몰랐다.“어? 저거 좀 봐!”하준이 갑자기 깜짝 놀란 듯 창밖을 가리켰다.여름은 그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아무것도 없다는 것을 확인하고 당했다는 사실을 깨달았지만 하준의 입술은 여름의 입술을 덮었다. 빠르게 키스하고 곧 몸을 뗐지만 하준은 이미 츄르를 한껏 훔쳐먹은 고양이처럼 만족스러운 얼굴이었다.어이가 없었다.‘뭐야? 며칠 전까지 백지안이랑 얽혀있었으면서 처음 키스하는 사람처럼 이래?’하준은 운전석에 자리를 잡고 앉더니 시동을 걸었다.“자기야, 오늘 벨레스에서 어땠어?”“별로였어.”여름이 눈썹이 쓱 올라갔다 내려왔다.“벨레스랑 추신이 합자회사를 설립하기로 했어. 아주 돈을 있는 대로 퍼부어 가면서 야심만만하더라고. 내가 보니까 추신에서 국내 최대 금융사를 차릴 셈인 거야. 아마도 FTT 금융 자회사를 찍어 누를 셈인 것 같더라고.”“우리 삼촌이 열심히 안 해서 요즘 FTT가 금융 쪽에서는 영 힘을 못 쓰고 있지.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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