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비싼 걸 질러서 쭌이 당연히 화낼 줄 알았어요. 평소 입고 다니는 걸 보면 수수해 보여서요. 아하하, 오해하지 말아요. 나쁘다는 뜻은 아니니까. 튀지 않고 검소한 모습. 난 쭌의 이런 점이 특히 좋아요.”여름은 실수하지 않았나 조심스러워 하며 어색하게 웃었다. 자존심을 건드린 건아닌지 걱정이 되었다.최하준은 어안이 벙벙했다. 여름은 최하준이 싸구려를 입고 다닌다고 생각하는 모양이었다.최하준은 잠시 혼란스러웠다.“명문가 출신인 줄 알았더니 아무것도 모르는군요?”‘뭐가 ‘테일러메이드 수제 양복’인지도 모르는 바보야, 난 원래 세상에 한 벌 뿐인 옷만 입는다고.’여름은 무슨 말인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됐습니다. 나중에 알게 되겠죠.”안됐다는 듯 여름의 머리를 쓰다듬고는 방으로 들어가 버렸다.여름은 혼란스러웠다. ‘내 얼굴은 왜 꼬집고 머리는 또 왜 만지는 거야? 이런 건 애인한테나 하는 행동 아닌가?’정말 알다가도 모를 일이었다.******다음 날, 브라운색 싱글 수트를 입은 최하준을 보고 여름은 기절할 뻔했다. 그동안 최하준이 정장을 입은 모습은 많이 봐 왔지만, 자신이 직접 사다 준 옷을 입은 모습을 보니 묘한 기분이 들었다. 뭔가 더 친밀하고, 더 짜릿하고 더 황홀한 느낌이었다.지금 이 순간 만큼은 최하준이 진짜 남편처럼 느껴졌다.최하준이 힐끗 여름을 쳐다보았다. 자신을 바라보는 여름의 얼굴 표정을 보니 왠지 기분이 좋았다.‘기성복은 별로 내키지 않지만, 저렇게 좋아하니 가끔 입어줘야겠군.’현관문을 나서면서 갑자기 뭔가 생각 난 듯 최하준이 물었다.“어제 강여름 씨 옷은 안 샀습니까?”“안 샀어요. 사랑하는 남편 옷 사려고 나간 거라서.” 여름은 ‘사랑하는 남자의 옷을 직접 구매한 여자’의 행복한 표정을 하고 있었다. “야식 먹으러 나갔던 거 아닙니까?” 최하준이 피식 웃으며 뼈 때리는 말을 날렸다.“아잉~ 무슨 말을 그렇게 해요오~”여름은 궁색함을 감추기 위해 잔뜩 애교 섞인 말투로 대답했다. 최하
최신 업데이트 : 2022-06-30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