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을 열어보니 안에 녹음이 들어있었다. 방금 정해천이 한 말이었다.“여름 씨 주려고 샀습니다. 안에 녹음이 들어있으니 알아서 처분하십시오.”최하준은 여름을 흘끗 보았다.“그 건으로 나한테 화내지 말아요. 본인이 파일 관리를 허술히 해서 입찰에서 떨어진 거 아닙니까. 교훈이 됐을 겁니다. 직장에서는 누구도 함부로 믿어선 안 돼요.”여름은 복잡한 심경으로 최하준을 바라보았다.최하준과 성 회장이 담합해서 강여경을 이기게 해줬다고 생각했는데 왜 이렇게 자신을 도와주는 건지 알 수가 없었다.강여경이 거짓말을 한 걸까? “뭘 또 멍하고 있습니까?”이쯤이면 감사 인사를 들을 법도 한데 반응이 만족스럽지 않자 최하준은 불만스러웠다.“난⋯. 아무것도 아니에요. 어쨌든 고맙습니다.”여름이 진심으로 인사했다.“당연히 감사해야지요. 하지만 무슨 인사를 입으로만 합니까?”최하준이 놀렸다.“다 나아서 퇴원하면 돼지불고기 만들어 줄게요. 하지만 매일매일 해달라고는 하지 마세요. 너무 많이 먹으면 살이⋯.”“누가 돼지불고기 좋아한답니까? 강여름 씨가 한 음식 중에 그나마 먹을 만 한 게 그거라서 그런 거지.”최하준이 급히 말을 잘랐다.‘나 참, 좋아하는 걸 좋아한다고 말하는 게 그렇게 부끄럽나, 뭐”여름은 웃음을 꾹 참았다. 솔직하지 못한 점이 이해는 안 됐지만 그래도 고개를 끄덕여 주었다.“그래, 내가 잘못했네요. 아 참, 핸드폰 얼마 줬어요? 그리고 간병인은요? 입원비는 얼마나 나올까요? 계산해 드릴게요.”말하다 보니 통장에 겨우 몇십만 원 밖에 없는데 그걸 다 갚을 수는 있을지 자신이 없었다.“됐습니다. 우리 지오를 돌봐준 대가라고 생각합시다.”“그래도⋯.”“그 정도 돈은 있습니다.”최하준이 말을 막았다. “저는 회사에 가봐야 합니다. 내일 퇴원은 간병인에게 부탁했어요. 일찍 가서 지오나 돌봐주십시오.”“네, 그렇게 할게요.”오전 10시.윤서가 부랴부랴 들어왔다.여름의 꼴을 보더니, 분통을 터트렸다.“우리 친구 아니었어? 그
Last Updated : 2024-10-29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