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면 나도 하준이나 영식이처럼 평범한 연애를 할 수 있을지도 몰라.’전화기 저편에 있던 원연수는 경악했다.이주혁은 거짓말을 경멸하는 사람이었다. 채시아와 파혼했다면 그것은 정말일 터였다.원연수의 입에 돌연 비웃음이 서렸다.‘어렸을 때 들었던 말이잖아?’‘나랑 제대로 한번 만나 볼래?’소영은 그 말을 믿었다. 서로에게 자기 몸을 맡기는 너무나 아름다운 시간을 보내고 난 후 소영을 찾아온 것은 싸늘한 버림뿐이었다.그런데 지금 다른 여자에게 똑같은 말을 또 하고 있는 것이었다. 영혼은 소영이지만 겉모습은 완전히 다른 사람, 원연수가 아닌가!‘내가 바보도 아니고, 그런 말에 감동할 줄 알고?’“응? 해보지 않을래?”이주혁의 얼굴에 매혹적인 미소가 떠올랐다. 이주혁은 자신이 있었다.‘원연수, 지금 아주 신나서 난리가 났겠지?’“싫습니다.”원연수는 단칼에 거절했다.“갑자기 소속사 대표가 시아랑 파혼하고 나랑 사귄다는 소문이 퍼지면 사람들이 절 뭐로 보겠습니까? 내가 두 사람을 파탄냈다고 말할 거 아니에요. 연예계에서 그런 일은 최악의 금기 사항이라고요. 저는 정말 이번 영화를 잘 찍고 싶습니다, 대표님.”이주혁의 얼굴은 삽시간에 얼어붙었다.“대외적으로는 비밀로 하면 되지. 그리고, 당신에 대해서 안 좋은 기사가 하나라도 나가면 그런 건 내가 다 해결해 줄 수 있어.”“지금이야 날 따라다니면서 달콤한 말을 실컷 속삭여 주겠죠. 하지만 내가 지겨워지면 그때도 대표님이 날 보호해 줄까요? 배민교가 날 따라다닐 때는 귀가 녹도록 달콤한 말을 얼마나 많이 해줬는지 알아요? 자라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도 놀란다잖아요? 내가 겨우겨우 오늘날 이 자리까지 기어올라왔는데 연애하자고 내 일을 다 망칠 생각은 없다고요. “원연수가 너무 대놓고 그렇게 말을 하니 이주혁은 환장할 지경이었다.“지금 당신 처지를 잘 계산해 보라고. 한번만 더 거절하면 연예계에 발도 못 붙이게 해버리겠어.”“연기를 할 수 없다면 다른 걸 하면 되죠. 내가 연기 밖에 모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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