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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이혼하려고 결혼했습니다: Chapter 1551 - Chapter 15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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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52화

원연수의 도톰한 입술에서 순식간에 피가 흘러내렸다. 안 그래도 상처 때문에 통증에 시달리던 원연수는 머리가 빙 돌았다. 두 사람의 입술 사이에서 비릿한 피 냄새가 솟구쳤다. 원연수는 울컥 비위가 상했다.‘구역질 나.대체 저 입술로 얼마나 많은 여자들에게 입 맞추었을까?게다가 난 아직 잊지 않았어. 날 감옥에 보낼 때 이주혁이 했던 그 매정하고 잔인한 말.’어디서 그런 힘이 나왔는지 원연수는 이주혁의 입술을 있는 힘껏 깨물었다.살짝 피가 날 정도로 깨문 이주혁과 달리 원연수는 입술을 뜯어낼 기세였다.아무리 참을성이 좋은 이주혁이라고 해도 이 정도로 심하게 물어뜯기고 나자 입술을 아주 잡아 뜯어버리려는 것이 아닌가 싶을 정도였다.어쨌든 이전 같았으면 아무래도 끌리는 마음이 있어서 어느 정도 자극적인 상황이었다면 즐길 수 있었을지 몰라도 이번에는 완전히 경악스러울 따름이었다. 이주혁은 원연수가 전혀 낯선 사람 같았다. 그 얼음송곳 같은 싸늘함과 원한은 마치… 예전에 법정에서 마지막으로 보았던 백소영을 보는 듯했다.당시 백소영은 경찰의 손에 끌려가면서 딱 그런 눈으로 자신을 돌아보았었다.잠깐 넋을 잃은 사이에 원연수는 이주혁의 목에 깊이 손톱을 박아 넣고 있었다.번쩍 정신이 든 이주혁은 원연수를 감싸고 있는 그 원한이라면 정말 자기를 씹어먹어 버릴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있는 힘껏 밀어냈지만 원연수는 죽어라 이주혁의 목을 꽉 끌어안고 끝까지 이주혁의 입술을 깨문 채였다.“죽고 싶어!”분노에 이성을 잃은 이주혁은 원수연을 어떻게든 떼어내기 위해 와락 밀쳤다. 그 바람에 원수연은 협탁에 몸이 부딪히고 말았다. 하필 자창 부위가 부딪혔기 때문에 극심한 통증이 온몸을 관통했다.원연수는 더 버티지 못하고 그대로 기절했다.정신을 차린 이주혁은 기절한 연수와 침대에 얼룩진 피를 보고 완전히 당황했다.금수저로 태어나 늘 갑의 위치였다.자신에게 이렇게까지 저항하는 사람을 본 적이 없었다.게다가 이건 냥 반항도 아니고 완전히 맹수처럼 달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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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53화

이주혁은 이미 오늘 종일 이런저런 일로 분노가 쌓이던 참이었다.그 순간 마침내 그 분노를 터트릴 대상을 찾은 듯했다.이주혁은 원리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 사람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깊이를 알 수 없는 동공 속에서 잔혹한 싸늘함이 터져 나오는 듯했다.전에는 누군가가 자기 앞에서 수작을 부리면 그게 눈에 들어오더라도 일일이 까발리기도 귀찮아서 큰일이 아니면 문제 삼지 않고 넘어가곤 했다. 그러나 시아는 수 차례 경고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과 결혼한다는 것을 빌미로 선을 넘고는 했다.원연수 문제도 증거는 없지만 심증은 충분했다.시아의 얼굴이 빨갛게 되더니 점점 시커멓게 되었다. 이주혁의 손아귀에서 벗어나려고 발버둥을 쳤다. 거의 질식해 죽겠다 싶을 때쯤 이주혁은 갑자기 냅다 시아를 내동댕이쳤다.시아는 커헉거리며 숨을 들이쉬었다. 죽다 살아난 기분이었다.고개를 들어 얼굴에 전혀 표정이 없는 이주혁을 올려다보았다. 마음속에 공포가 솟아올랐다.“나, 나는… 아무 짓도 안 했어요.”시아는 눈물을 뚝뚝 흘렸다. 당황해서 어쩔 줄 몰라 하는 얼굴과 어우러지니 어찌 보면 이루 말할 수 없이 가련해 보였다.“내가 왜 연수를 해치려고 그런 짓을 하겠어?”“채시아, 넌 정말이지 위선자야.”보면 볼수록 역겨웠다.“너의 그런 점이 역겹다고, 알아? 뒷구멍으로 더러운 짓은 하면서 절대로 자기가 한 짓이라고 인정하기는커녕 억울한 척을 한단 말이야.”바로 그 점이 원연수와 달랐다.원연수는 못되고 교활하지만 대놓고 덤비지 결코 자기 뜻을 숨기지 않는다.열 받게 만들기는 해도 그것 때문에 사람이 싫어지지는 않는 것이다.“난 아니야. 내가 했으면 인정하죠.”시아가 큰소리쳤다. 분명 발신자 표시가 제한되도록 걸었으니 누가 걸었는지는 아무도 알 수 없다는 것을 확신했다.“네가 인정 안 하면 내가 방법이 없을 줄 알아?”이주혁이 날카로운 말투로 시아의 속셈을 있는 대로 까발렸다.“주혁 씨, 나한테 이렇게 하면 안 되죠.”시아가 울먹였다.“연수랑 사귀고 싶으면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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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54화

이주혁은 시아의 입을 통해서 뭔가를 얻어낼 수 있을 줄 알았는데 결국 시아는 아는 게 하나도 없었다.“주혁 씨, 여경이를 소개해 줄게요. 여경이 배후의 인물하고 인맥만 터놓으면 주민그룹은 한 단계 더 위로 올라갈 수 있을 거예요.”시아가 용기를 내어 이주혁의 뒤로 다가가 허리를 감았다.이주혁은 가차 없이 시아의 손을 쳐냈다.“채시아, 강여경이 성형수술을 해서 다른 사람인 척하고 하준이 곁에 스며들어 간호했었던 건 알겠지? 강여경이 하준이가 먹는데 약을 타서 병세를 더 악화시켰었다고.”이주혁이 천천히 돌아섰다. 두 눈에서는 조금의 온기도 느껴지지 않았다.“정체가 거의 노출되었을 때 저는 슬쩍 빠져나가면서 무고한 사람을 불 속에 집어넣었어. 그래서 하준이에게 해를 끼친 게 지다빈이고 그 지다빈이 화재로 사망했다고 생각하게 만들었지. 그것만 해도 천인공로할 짓인데, 추동현과 손을 잡고 그 화재 사망사건의 죄를 백소영에게 뒤집어씌운 인간이야.”시아가 덜덜 떨었다.그 사건에 대해서는 그저 조금 들었을 뿐 강여경이 그렇게 깊기 간여되어 있는 줄은 몰랐다. 게다가 백소영에게 죄를 뒤집어씌운 줄은 전혀 몰랐다.더구나 백소영은 알지도 못하는 사람이었다.다만 이주혁을 따라다닌 여자 중 하나로 알고 있었다.그래서 그저 이주혁이 가지고 놀다가 버린 상대 중 하나 정도로만 생각했던 것이다.“백소영이 누구인지 알아?”이주혁의 얼굴이 굳어졌다. 목소리도 점점 싸늘해졌다.“내 첫 여자야.”그 말을 마치더니 이주혁은 시아의 따귀를 올려붙였다.시아는 다리가 풀려서 바닥에 주저앉았다.정신이 혼미해서 온몸이 부들부들 떨렸다.이주혁이 한 걸음씩 걸어왔다. 시아에게는 그 발걸음이 마치 사신의 발걸음처럼 느껴졌다.“내 평생 가장 증오하는 게 바로 강여경이야. 소영이를 내 손으로 감옥에 집어넣도록 날 가지고 놀았다고. 그런데 네가 그런 인간이랑 가깝게 지내? 절친이라고?”이주혁의 입꼬리가 잔인하게 올라가더니 비웃음을 띠었다.“넌 이번에 선을 넘은 정도가 아니라 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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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55화

“똑똑하게 굴어. 네가 내게 주었던 것은 남김없이 가져가도 상관없어. 강여경이 널 도와줄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은 버려. 강여경이 너에게 접근한 건 나랑 결혼할 상대였기 때문이야. 주민 그룹의 작은 사모님이 될 자격이 사라지고 나서도 그 인간이 널 만나줄 거로 생각하는 건 아니겠지?”이주혁은 시아를 뿌리치고 문을 열었다.이제는 시아도 도저히 참을 수 없었다.“나랑 결혼하지 않는다면 나도 어머님께 헌혈해 드릴 수 없어!”짙은 혐오가 이주혁의 눈을 스쳤다. “채시아, 아무리 해도 만족할 줄 모르는 악마 같은 모습 때문에 이제 내가 도저히 널 참을 수 없게 된 거야.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 봐. 그동안 내가 너에게 얼마나 많은 걸 해주었나? 널 최고의 스타로 만들어줬는데도 만족할 줄을 모르고. 여자친구 자리를 차지하고 싶대서 그러라고 했더니, 나중에는 결혼을 하겠다고 하고. 그래서 결혼까지도 허락했지. 나에게 이런 식으로 협박을 한 인간은 없었어. 마지막으로 내게 협박을 했던 인간은 지금은 뼛가루도 남지 않았어. 굳이 당해보고 싶다면 너도 한 번 해봐.”그러더니 뒤도 돌아보지 않고 가버렸다.시아는 휑한 문을 보며 오돌오돌 떨며 멍하니 서 있었다.‘나도 어쩔 수 없었다고.이주혁이랑 결혼하지 못하면 연예계에서 누가 날 그렇게 떠받들고 존중해 주겠어? 난 완전히 우스갯거리가 될 거라고.안 돼. 그렇게는 못 살아.’시아는 주먹을 꽉 쥐었다.절대 이렇게 포기할 수는 없었다.아직은 기회가 있다.시아는 곧 119에 전화를 걸었다. 곧 구급차가 와서 시아를 인근 병원으로 데리고 갔다.******다음날, 시아가 한밤중에 병원으로 실려 갔다는 뉴스가 헤드라인에 걸렸다.시아가 밤새워 기다린 끝에 마침내 휴대 전화가 울렸다.병약한 목소리로 전화를 받았다.“어머님.”“얘야, 어째 갑자기 밤중에 병원에 실려 갔다니? 어디가 안 좋아? 주혁이는 같이 있니?”이주혁의 어머니 류성희의 다정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어머님…”시아는 입술을 깨물고 울먹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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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56화

그러나 시아도 어쩔 수 없었다.이주혁의 집안에 압박을 가할 수 밖에 없었다. 아무래도 이주혁이 파혼하려는 이유가 원연수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전에는 아무리 자기를 싫어했어도 이런 식으로 막 대하지는 않았었다.언제부터인지 이주혁이 자기를 대하는 방식이 점점 더 잔인해지고 있었다.******한편, 잠에서 깬 이주혁도 시아가 입원했다 뉴스를 보았다.눈에 싸늘한 경멸이 스쳤다. 바로 권현규에게 전화했다.“왜 시아가 어젯밤에 입원했다는 얘기를 안 해서 이따위 뉴스가 헤드라인에 걸리게 만들었습니까?”권현규는 당황했다.“저는 시아가 노이즈 마케팅을 하려는 줄 알았습니다만. 종종 쓰던 수법이잖습니까? 평소에는 별말씀 없으셨잖아요?”“난 이제 그 여자랑 결혼 안 합니다. 앞으로 채시아와 관련된 일은 무조건 최우선으로 보고하세요. 다시는 누구도 나에게 이 따위 수작 부리는 꼴 못 봅니다.”그러더니 전화를 끊었다.깨끗한 셔츠와 바지를 갈아입고 병원으로 향했다.이주혁은 사무실로 가지 않고 응급실 당직을 섰던 의사를 찾아갔다.“원연수 환자는요? 어느 병실로 갔죠?”의사가 이상하다는 답했다.“아까 퇴원했는데요.”이주혁의 눈에서 분노가 번뜩였다.“어젯밤에 기절했는데 그 꼴로 퇴원했다고요?”“어찌나 퇴원하겠다고 고집을 부리는지. 저희도 어쩔 수가 없었습니다.”의사가 더듬더듬 말을 이었다.“여기가 병원이지 감옥은 아니지 않습니까? 이미 서류에 다 사인하고 나가겠다고 고집을 부리니 말릴 수가 없더군요.”이주혁의 얼굴이 이상스럽게도 싸늘하게 굳어졌다.응급실 당직의 말도 일리는 있었다.환자가 나가겠다는데 병원에서 강제로 억류를 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다만 어젯밤 쓰러졌을 때의 모습을 떠올리니 가슴에 울컥하는 게 올라오면서 답답했다.‘날 물어서 이 꼴로 만들어 놓고 말 한마디 없이 가버렸다고?원연수, 정말 잘났군.’이주혁은 입을 꾹 다물고 병원에서 나가려고 주차장으로 향했다. 막 시동을 걸려는데 아버지인 이원명에게서 전화가 걸려왔다.“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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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57화

“그러니까… 저는 평생 그 여자한테 매여서 살라는 말씀입니까?”일견 심드렁해 보이는 이주혁의 말은 은근히 싸늘했다.“말씀드렸다시피 채시아가 얌전히만 지난다면 제 아내의 자리에 앉혀도 상관없습니다. 그러나 채시아는 그냥 그 자리만 바라는 게 아닙니다. 결혼을 하고 나면 아이도 가지겠다고 할 것이고, 그 다음에는 제 사랑을 독점하고 싶어할 거라고요. 죄송하지만 그 여자의 피를 다 뽑아버리는 한이 있더라도 협박당하고 싶지 않습니다.”그러더니 전화를 끊어버렸다.그러나 이원명의 전화는 이주혁의 심기에 큰 영향을 미쳤다.다시 권현규에게 전화 걸었다.“채시아의 모든 일정은 다 중지하세요,”권현규가 깜짝 놀랐다.“대체 왜 그러십니까?”“정신을 못 차리면 응당의 처분을 받아야지.”이주혁은 전화를 끊고는 그대로 차를 몰고 원연수의 아파트로 갔다. 문을 아무리 두드려도 안에서 답이 없었다.이주혁은 휴대 전화를 꺼내 매니저인 조현희에게 전화했다.“원연수가 퇴원해서 어디로 갔습니까?”조현희는 깜짝 놀랐다. 연수랑 다투었다는 얘기는 들었지만 이 대표가 직접 자기에게 전화를 할 줄은 생각지도 못했던 것이다.“연수가… 퇴원했나요? 저는 몰랐는데요.”“그러고도 매니저입니까?”이주혁의 싸늘한 말투는 사람을 떨리게 만들었다.“제가 한 번 연락해 보겠습니다.”조현희가 얼른 답했다.3분 뒤 조현희가 아니라 낯선 번호로 전화가 걸려왔다.통화 버튼을 누르자 안에서 원연수의 맑고 싸늘한 목소리가 들려왔다.“괜히 현희 씨 괴롭히지 마세요. 저 지금 서울 아니에요. 엄마 고향에 내려와서 요양 중입니다.”“원연수, 그렇게 심하게 다쳤는데 어딜 싸돌아 다녀? 몸 다 망가지고 싶어?”이주혁이 화난 목소리로 지시했다.“조현희 씨 괴롭히고 싶지 않거든 당장 돌아와요.”“가면? 또 기절시키게요?”원연수가 비웃었다.“이미 일주일을 쉬어서 더는 못 쉽니다. 빨리 나아서 촬영하러 가야 해요.”이주혁은 미간을 문질렀다.“당신이 날 깨물지만 않았으면 내가 그렇게 밀치고 그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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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58화

‘어쩌면 나도 하준이나 영식이처럼 평범한 연애를 할 수 있을지도 몰라.’전화기 저편에 있던 원연수는 경악했다.이주혁은 거짓말을 경멸하는 사람이었다. 채시아와 파혼했다면 그것은 정말일 터였다.원연수의 입에 돌연 비웃음이 서렸다.‘어렸을 때 들었던 말이잖아?’‘나랑 제대로 한번 만나 볼래?’소영은 그 말을 믿었다. 서로에게 자기 몸을 맡기는 너무나 아름다운 시간을 보내고 난 후 소영을 찾아온 것은 싸늘한 버림뿐이었다.그런데 지금 다른 여자에게 똑같은 말을 또 하고 있는 것이었다. 영혼은 소영이지만 겉모습은 완전히 다른 사람, 원연수가 아닌가!‘내가 바보도 아니고, 그런 말에 감동할 줄 알고?’“응? 해보지 않을래?”이주혁의 얼굴에 매혹적인 미소가 떠올랐다. 이주혁은 자신이 있었다.‘원연수, 지금 아주 신나서 난리가 났겠지?’“싫습니다.”원연수는 단칼에 거절했다.“갑자기 소속사 대표가 시아랑 파혼하고 나랑 사귄다는 소문이 퍼지면 사람들이 절 뭐로 보겠습니까? 내가 두 사람을 파탄냈다고 말할 거 아니에요. 연예계에서 그런 일은 최악의 금기 사항이라고요. 저는 정말 이번 영화를 잘 찍고 싶습니다, 대표님.”이주혁의 얼굴은 삽시간에 얼어붙었다.“대외적으로는 비밀로 하면 되지. 그리고, 당신에 대해서 안 좋은 기사가 하나라도 나가면 그런 건 내가 다 해결해 줄 수 있어.”“지금이야 날 따라다니면서 달콤한 말을 실컷 속삭여 주겠죠. 하지만 내가 지겨워지면 그때도 대표님이 날 보호해 줄까요? 배민교가 날 따라다닐 때는 귀가 녹도록 달콤한 말을 얼마나 많이 해줬는지 알아요? 자라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도 놀란다잖아요? 내가 겨우겨우 오늘날 이 자리까지 기어올라왔는데 연애하자고 내 일을 다 망칠 생각은 없다고요. “원연수가 너무 대놓고 그렇게 말을 하니 이주혁은 환장할 지경이었다.“지금 당신 처지를 잘 계산해 보라고. 한번만 더 거절하면 연예계에 발도 못 붙이게 해버리겠어.”“연기를 할 수 없다면 다른 걸 하면 되죠. 내가 연기 밖에 모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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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59화

이주혁이 그렇게 원연수에 대한 마음을 다지고 있을 때였다.송영식에게서 전화가 왔다.“내일 밤에 아버지께서 골드 브라이트 인터내셔널 호텔에서 파티를 여신대. 주민 그룹 초대장은 내가 받아 왔는데 어디 있냐?”이주혁은 의아한 마음이 들었다가 곧 이해했다.송태구가 대통령이 되었으니 친형제인 송윤구가 뒤에서 지지 세력을 모으기 위해 이 타이밍에 파티를 여는 것이었다. 당선을 축하하는 한편 재계의 세력을 다시 하나로 모으려는 뜻이었다.“밖에 있는데….”“병원 출근 안 하냐? 마침 윤서 데리고 산전 검사 가는데, 가는 김에 전해주게.”송영식이 말했다.이주혁은 ‘그래’라고 대답했다******오전 11시, 송영식이 윤서를 데리고 병원으로 왔다. 윤서의 산전 검사에 따라오는 것은 처음이었다. 이번에는 입체 초음파를 본다는데 아기의 얼굴까지 볼 수 있다고 했다. 아기가 자기를 닮았을지 윤서를 닮았을지 너무나 궁금했다.두 사람이 막 엘리베이터에 타려는데 밖에서 한 무리의 사람이 몰려들었다. 그 사람들이 윤서와 부딪히려는 것을 보고 송영식은 바로 윤서 앞을 가로막으며 크게 소리쳤다.“밀지 마세요. 임산부 있습니다.”옆에 있던 아주머니가 송영식을 보며 빙글빙글 웃었다.“거 어지간히 와이프를 아끼는구먼. 이렇게 와이프밖에 모르는 미남을 남편으로 두다니 복도 많네.”구석에서 아주머니의 말을 들은 윤서의 입꼬리가 씰룩거렸다.‘미남이라고?’고개를 들어보니 마침 윤서의 시선이 닿는 곳에 송영식의 섹시한 목젖과 쇄골이 있었다. 송영식은 양 손을 윤서의 머리 위로 짚어 병아리를 보호하는 어미 닭처럼 윤서를 감싸고 있었다.꽤 많은 인원이 밀고 들어왔지만, 송영식은 조금도 동요하지 않고 사람들이 이쪽을 누르지 못하도록 버텨냈다.꽉 찬 엘리베이터에서 윤서가 서 있는 공간만 여유가 있었다.전에는 계속 시어머니 전유미와 보디가드와 함께 왔었다. 남들 보기에는 꽤나 위풍당당하게 보였겠지만, 막상 윤서는 마음이 공허했다.임신 주수가 커지면서 남편이 동행하니 확실히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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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60화

“아, 왜? 놔 봐. 친구가 이 정도 관심도 못 보이냐?”송영식이 소리쳤다.안경 너머로 이주혁의 검은 눈이 점점 더 어두워졌다. 윤서의 입꼬리가 살짝 경련을 일으키더니 얼른 송영식의 손을 잡아당겼다.“안 보여주고 싶은가 본데 굳이 그럴 필요 있어? 남의 이미지도 생각해야지.”송영식은 얼씨구나하고 구경을 할 셈이었지만 왼손에 얹힌 작고 부드러운 손을 보더니 힘이 쭉 빠지고 말았다.‘손이 왜 이렇게 조그맣고 가느다랗지? 게다가 너무나 매끄럽잖아?’송영식이 그 손을 잡으려고 하자 윤서는 얼른 손을 치워 버렸다.송영식은 아쉽다는 듯 쩝하고 입맛을 다셨다. 옆에서 보고 있던 이주혁은 어이가 없었다. ‘아니, 무슨 평생 여자는 만져본 적도 없는 녀석처럼 겨우 손 살짝 댄 걸 가지고 저렇게까지 설렐 일이냐고?’“야, 입은 어쩌다가 다쳤냐?”송영식은 얼른 정신을 차리고 농담하듯 물었다.“설마 여자한테 물렸냐?”“신경 끄시고, 산부인과 다 왔다.”이주혁이 걸음을 멈추었다.송영식은 윤서를 따라 들어가려다가 간호사의 손에 막혔다.“남편 분은 못 들어가세요.”송영식은 할 수 없이 걸음을 멈추었다.윤서가 들어가니 잔뜩 긴장한 송영식을 곁눈질로 보던 이주혁이 물었다.“그렇게 신경이 쓰이냐?”“어쨌든 결혼했잖아? 내 아이까지 가지고 있고. 인제 제대로 성실하게 살고 싶다고.”송영식이 진지하게 답했다.“이제 백지안은 완전히 잊어버렸어?”이주혁이 물었다.송영식의 얼굴이 굳어지더니 잠시 후 거북한 듯 입을 열었다.“백지안은 내가 마음을 쓸 가치도 없어. 예전 짝사랑의 감정 따위 이제 잊어야지. 앞으로는 내 가족을 위해서 책임을 다할 거야. 나랑 윤서 사이에도 사랑을 키워나갈 수 있을 거야. 예전에는 지안이만 쳐다보느라고 다른 사람의 장점 같은 거 눈에도 안 들어왔었는데 지금 보니까 윤서는… 꽤 괜찮은 사람이라고.”‘그냥 좀 사나워서 그렇지. 좀 무서워도 날 두고 바람 피우는 것보다야 훨씬 낫지.’물론 자존심 때문에 마지막 말은 꿀꺽 삼켜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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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61화

“아, 알겠어. 지금 바로 하러 갈게.”송영식은 얼른 카드를 들고 수납하러 갔다. 곧 두 사람은 다시 혈액 검사를 하러 갔다.꽤 많은 피를 뽑는 것을 보더니 송영식은 약간 마음에 안 든다는 듯 말했다.“무슨 검사길래 피를 이렇게 많이 뽑아?”채혈하던 간호사가 친절히 설명했다.“이 시기에는 검사할 항목이 많아서 조금 채혈량이 많아요. 아기랑 산모랑 건강한지 제대로 확인해야죠.”송영식은 민만한 듯 입술을 핥았다. 채혈이 끝나자 진지하게 윤서에게 말했다.“조금 있다가 보양식으로 삼계탕 해줄게. 아니다 인삼은 좀 그런가? 전복 낙지 삼계탕 해줄게.”윤서는 살짝 심란한 듯 송영식을 바라보았다.“고마워. 전복 낙지 삼계탕이라니… 듣고 보니 예전에 시골 갔을 때 동네 할머니들이 ‘니 에미가 전복 낙지 삼계탕을 잘 끓였지’하셨던 게 생각나네.”“……”‘내 말을 듣고 ‘니 에미…’어쩌고 하는 말이 생각났다고?무슨 뜻이야?설마 ‘니미럴’하고 욕하고 싶은 걸 돌려서 말하는 건가?’한창 다정하려던 송영식은 갑자기 얼음물이라도 뒤집어쓴 기분이었다.“그 입 다물어줄래?”“왜 갑자기 입을 다물래?”윤서가 눈을 가늘게 떴다.“아니… 말을 고따위로 하니까 그렇게 남친도 없이 솔로로 지냈지.”송영식이 이죽거렸다.몇 년을 솔로로 지냈던 윤서는 울컥 화가 났다.“나한테 그런 소리 할 자격이나 있어? 당신이야말로 십수 년을 솔로로 지낸 주제에. 난 몇 년을 솔로로 지냈지만 당신은 모태 솔로였잖아!”“내가 당신보다 나이가 많으니까 솔로 기간이 긴 건 당연하잖아!”“어, 나이 많아서 좋으신가 봐요? 이렇게 어리고 예쁜 내가 아내가 되어준 걸 영광으로 여기라고!”윤서는 한 마디도 지지 않았다.간호사가 어이없다는 듯 둘을 보다가 입을 열었다.“저기, 다른 데 가서 해주시겠어요. 여기 다른 분들도 계시니까요.”두 사람은 흠칫하고 돌아보았다. 예닐곱 사람이 둘이 싸우는 꼴을 한창 보고 있었다.어느 나이 지긋한 부인이 빙긋 웃었다.“싸우긴 뭘 싸워. 둘이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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