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하려고 결혼했습니다의 모든 챕터: 챕터 1531 - 챕터 1540

1699 챕터

1532화

강여경이 끄덕이며 대범하게 말했다.“전에는 마음이 너무 괴로웠는데 이제는 다 털어버렸어요. 난 엄마만 있으면 돼요. 아저씨도 엄마가 아버지를 만나는 걸 바라지 않으실 거예요. 아저씨가 엄마한테 그렇게 잘 해주시는데 두 분이 계속 사이가 좋으셨으면 해요. 아버지가 여름이를 딸로 생각해도 상관없어요. 어쨌든 여름이한테는 내가 복수할 테니까요. 아버지한테 사과를 받을 생각은 없어요. 그래봐야 그걸 핑계로 더 질척거리기나 하겠죠.”강신희는 위안이 된다는 듯 끄덕였다. 강여경의 말을 들으니 또 서경주를 만나게 되어도 피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강신희도 차진욱과 갈등을 만들고 싶지 않았다.잠시 뭔가를 생각하더니 강신희는 보조석에 앉은 보디가드에게 말했다.“오늘 일은 회장님에게 굳이 말하지 말아요.”“알겠습니다.”보디가드가 공손하게 고개를 끄덕였다.강여경이 문득 입을 열었다.“엄마는 만나고 싶지 않다고 해도 아버지가 찾아보지 않을까요? 아무래도 엄마에게 아직도 옛정을 품고 있는 것 같던데…. 게다가 아버지는 나름 영향력있는 인사라고요. 혹시라도 조사를 하게 되면 아마도 좀 골치가 아파지지 않을까요? 아저씨 앞에 나타날 지도 모르고요. 사람을 시켜서 도로와 쇼핑몰의 CCTV 녹화 기록을 삭제하는 게 좋을 것 같아요.강신희는 질투가 심한 차진욱의 성격을 떠올리고는 강여경의 말에 동의했다. 바로 보디가드에게 오늘 쇼핑몰과 인근의 CCTV 기록을 삭제하도록 지시했다.******한편 서경주는 멍한 채로 차에 탔다. 기사가 눈치를 살피며 물었다. “아까 가신다던 창고 시찰 가시겠습니까?”“아니, 다음에 갑시다.”서경주는 가까스로 정신을 가다듬고 여름에게 전화를 걸었다.-어디니?-화신 와 있어요.-저녁에 집으로 좀 오렴. 할 얘기가 있다.”서경주가 이토록 심각한 어조로 말하는 걸 들어본 적이 없었던 여름은 일을 마치자마자 벨레스로 서둘러 갔다.널찍한 거실, 소파에 앉은 서경주는 손에 사진 한 장을 들고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었다. 어찌나 집중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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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33화

그러나 여름이 서경주보다는 침착했다.“아버지, 아버지가 보시기에 그 정도로 닮았다면 우리 확인해 봐요. 드라마에서처럼 기억상실일 수도 있잖아요. 정말 살아계신다면 할아버지, 할머니, 어머니가 만드신 회사를 모른 채 하실 리 없어요.”“네 말이 맞다. 신희는 대단한 효녀였어. 만약 살아있었는데도 돌아오지 않았다면 분명 무슨 이유가 있을 거야.”잠시 골똘히 생각하던 서경주가 대답했다.“일단 그 여자분부터 찾아야 해요. 어디서 만나셨어요? CCTV 뒤져봐야죠. 무슨 차였어요? 어디로 가던가요?”서경주의 능력으로 이쯤은 쉽게 알아볼 수 있을 터였다.서경주는 고개를 끄덕이더니 벌떡 일어났다.“쇼핑몰에서 만났다. 쇼핑 중인 것 같았어. 내가지금 당장 그리로 가봐야겠구나.”“저도 같이 가요.”여름이 따라나섰다.서경주는 쇼핑몰 사장에게 연락해 CCTV를 확인할 수 있게 요청했다.그러나 CCTV실로 달려간 서경주와 여름은 직원의 대답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오늘 오후 기록은 모두 삭제됐습니다.”서경주가 다시 물었다.“쇼핑몰 입구 카메라는요?”“다 없습니다.”직원이 고개를 저으며 대답했다.“저도 어찌 된 일인지 모르겠는데 오후 3시에서 5후 사이의 기록이 모두 사라졌습니다.”사장이 눈을 부라리며 호통쳤다.“여기서 일하는 사람이 기록이 삭제됐는데도 어찌 된 건지 모른다니?!”직원은 어쩔 줄 몰라 쩔쩔매고 있었다.“정말 모르겠습니다. 잠시 화장실 다녀와 보니 다 지워졌더라고요.”“혹시 제가 여기 컴퓨터 좀 확인해 봐도 될까요?”여름이 정중하게 예의를 차려 물었다.“예, 그럼요.”직원이 곧 자기 자리를 여름에게 내주었다. 여름은 잠시 시스템 정보를 확인하고는 사장에게 말했다.“저 분 너무 나무라지 마세요. 해커 짓인 것 같습니다. 쇼핑몰 인트라넷에 바이러스를 침투시켜서 CCTV 컴퓨터를 해킹했어요.”쇼핑몰 사장은 깜짝 놀랐다.“설마 해커가 회사 계정까지 침입하는 건 아니겠죠?”“걱정 마세요. 그냥 CCTV 기록만 삭제하려 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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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34화

서경주의 이야기에 여름은 가슴이 찢어지는 듯 아파왔다.예전에 강태환과 이정희를 친부모라 생각했다가 아니란 걸 알게됐을 때도 자신의 어머니가 자신을 버린 건 아니라고 자위했었다.여름이라고 어머니를 간절히 그립지 않았겠는가? 다만 이미 오랫동안 자신에게 어머니라는 자리가 없었다 보니 자신을 원하건 원하지 않건 강요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을 뿐이다.20년 이상을 그렇게 살아왔다. 여름은 또래 아가씨들에 비해 훨씬 강인할 수밖에 없었다.“아버지, 실종된 지 20년이 넘은 분이에요. 1, 2년이 아니잖아요. 20년이면 많은 게 변했을 수 있어요. 결혼하셨을 수도 있고 아이도 있을 수 있겠죠. 보디가드도 있었다면서요. 분명 평범한 신분은 아닐 거예요. 게다가 서울에서 오래 사셨던 아버지가 그동안 마주친 적이 없었다면 아마 해외에 사시다 얼마 전에 들어오신 걸 수도 있어요.”여름은 냉정하게 하나하나 짚어 말하자 서경주는 쓴웃음을 지었다.“네 말이 맞다. 나도 결혼하고 이혼까지 했는데. 네 엄마가 살아 있다면 결혼 안 했을 이유가 없지. 생각해 보니 아까 만났을 때 어떤 아가씨와 함께 있었어. 자세히 보진 않았지만 딸이었을지도 모르지.”“그래요? 그랬다면 분명 딸이겠네요.”여름이 조용히 미소지었다.하지만 속은 편하지만은 않았다.‘나도 어머니가 있다. 하지만, 결혼하셔서 다른 자식이 있으구나...’자신이 갑자기 나타나 ‘어머니’라고 부른다면 불청객 취급을 받게 될 게 뻔했다. “아버지, 그만 두죠. 그분은 과거와는 인연을 끊고 싶으신 걸 수도 있잖아요. 우리가 계속 찾다가 그분 배우자라도 만나게 되면 그쪽에선 어머니에게 아이가 있었다는 걸 싫어할지도 몰라요. 우리 그냥 20년 전에 돌아가신 분이라고 생각해요.” 이렇게 생각하니, 여름은 마음이 좀 편해졌다.하지만 지나치게 사려깊은 딸의 모습에 서경주는 가슴이 아팠다. 여름은 늘 부모에게 짐이 안 되려 애쓰고 있었다. 부모에게 그 무엇도 바라지 않았다. 여름이 그럴수록 서경주는 빚이 늘어가는 기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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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35화

“나도 들었다.”서겨주가 한숨을 내쉬었다.“애초에 그 사람하고 다시 재결합하는 게 아니었는데... 그럼, 이렇게 네가 스트레스 받을 일도 없었을 거 아니냐? 네 팔자도 참....”“아버지, 하준 씨가 그렇게 타깃이 된 건 사실 다 저 때문이에요.”여름은 씁쓸하게 말했다.“FTT가 저 때문에 곤란해진 거예요.” 서경주의 얼굴에 놀란 기색이 역력했다.“네가 어쩌다가 그렇게 어마어마한 사람하고 엮였다는 거냐?”“사촌 강여경요. 예전에 해외로 도망갔었는데 대체 무슨 줄을 잡은 건지 모르겠어요.”“제 생각엔 FTT를 무너뜨리고 나면 그 다음은 저일 것 같아요. 아버지... 아버지도 조심하셔야 해요.”여름이 신신당부했다.“여름아, 애비가 도울 방법을 생각해 보마.”서경주가 잔뜩 긴장하며 대답했다.여름은 고개를 절래절래 저었다.“못 도우실 거예요. VIP까지 뒤에 있어요. 절대 아무것도 하지 마세요. 저랑 엮이시면 안 돼요. 아버지가 가진 거 잘 지키고 계셔야 해요. 버티다가 안 되면 하준 씨랑 같이 Y국으로 가서 살기로 했어요.”서경주가 고개를 끄덕였다.“맞다. 살아있는 것보다 중요한 거 없어. 만약 나가서 새로 창업하게 되면 아버지가 지분을 좀 팔아서 자금을 대주마. 너희 능력이면 어딜 가든 새로 시작할 수 있을 거다.”“고마워요, 아버지. 제 걱정 너무 하지 마세요. 정말 절 위하신다면 이 일에 신경쓰지 마세요, 절대.”여름은 서경주를 안심시키고는 차를 몰아 떠났다.집으로 돌아온 여름은 마음이 무거웠다. 하지만, 하준에게 강신희 일은 입밖에 내지 않았다. 안 그래도 여러 가지 일로 스트레스 받고 바쁜데 자기 일까지 걱정하게 하고 싶지는 않았다.******다음 날.여름은 윤서를 화신으로 불렀다.“무슨 일이야? 갑자기 날 다 오라고 하고?”윤서가 의자를 끌어당겨 여름의 앞에 앉으며 입술을 깨물었다.“FTT 때문이지? 요즘 매일 거기 간다. 듣자니까....”“괜찮아. 너랑 영식 씨가 최선 다한 거 알아.”여름이 말을 끊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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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36화

“됐어. 그런 소리 하지마. 내가 사면 되지....”“저기요, 당신 돈으로 이 큰 회사를 사시겠다고?”여름은 너무나 우스웠다.“순리대로 하자고. 나한테 어머니가 남겨주신 유산인데 너한테 주지 않으면 다 망가질지도 모르잖아. 최소한 네가 갖고 있으면 네가 잘 관리해주겠지, 안 그래?“하지만, 난 경영이라고는 하나도 모르는데.”임윤서가 걱정스러운 얼굴을 했다.“걱정 마. 오 사장한테 이미 다 얘기해놨어. 모르는 부분 있으면 나한테 연락해도 되고. 표면적으로는 물러나지만 뒤에서 코치해줄게.”말을 마친 여름이 잠시 주저하는 듯하더니 뭔가 찝찝하다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하지만... 송 의원님하고 의논해야 하는 거 아니야?”윤서는 잠시 생각하더니 손을 내저었다.“됐어. 그분은... 조심성이 과하셔서 말이지. 의논했다간 동의하신다는 보장이 없지. 하지만, 네 일인데 당연히 내가 도와야지. 하지만 회사가 내 이름을 쓰더라도 매년 네 배당금은 안 건드릴게. 몇 년 후 일이 해결되고 나면, 너한테 모두 돌려줄 거니까.”“고마워, 윤서야.”여름은 진심을 울컥했다.“그치만, 이런 막중한 일을 거저 맡으라고 할 수는 없어. 배당금은 5:5로 하자. 아니면 내가 너무 미안할 것 같아.”“나한테 그만한 돈 없을까 봐?”윤서가 입을 삐죽였다.“너랑 하준 씨야말로 돈이 필요하지. 두 사람 재기하려면 자금 없이 어떡하려고? 아무튼 더 토 달면 안 도와줄 테니까 그런 줄 알아.”여름이 빙긋 웃었다. 이런 친구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이번 생은 더 바랄 게 없단 생각이 들었다.“좋아, 사인해. 우리 회사 샀다고 동네 방네 떠들고 다니는 거 잊지 말고.”“알았어, 알았어.”윤서가 고개를 끄덕이고는 펜을 들었다.그날 오후, 두 사람은 관련 수속을 밟았고 다음 날이 되자 여름의 SNS와 화신그룹의 공식 홈페이지에는 다음과 같은 공시가 떴다. -주주 강여름 씨가 제3자와 주식 양도 계약을 체결하고 주주 변경 신청서를 제출함에 따라, 금일로 강여름 씨는 정식으로 화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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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37화

“하지만, 남자 하나 때문에 힘들게 이룬 사업을 포기하다니, 그렇게까지 해야 할 가치가 있나요?”기자는 사랑 때문에 판단력을 흐리지 말라고 일깨워주고 싶었다.여름은 대범하게 말했다.“개인적으로는 없죠. 하지만, 우리나라의 국익을 생각한다면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화신이야 일개 부동산 회사일 뿐이지만 FTT는 다르니까요. 몇 년 전, 최하준 회장은 천문학적인 자금을 투자해 우리나라 기술로 반도체 칩을 개발해냈습니다.“최하준 회장은 해외에서 선진 전기설비도 들여왔죠. 얼마 전에는 추신을 인수해 더욱 선진적인 상품을 자체 개발하고 있고요. 이렇게 FTT는 IT산업 발전에 앞장서고 있고 우리 나라의 첨단기술산업을 세계 제일의 수준에 올려놓았습니다. 저는 FTT가 이번 위기를 잘 극복했으면 합니다. 이렇게 좋은 기업이 무너지는 일은 없어야 합니다.”기자마저 여름의 말에 뜨거운 피가 솟구치는 것 같았다.“하지만 제가 알기로, FTT 제품이 불합격했다던데....”“어째서 그런 일이 발생했는지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앞서 발표회에서는 테스트에 통과했거든요. 사실 정말 훌륭한 제품입니다.”여름은 마지못해 덧붙였다.“물론, 문제가 있다면 FTT는 조사와 정비에 적극 협조해 더 큰 발전을 이뤄낼 것입니다. 여러분도 무조건 비판하기보다는 FTT에 기회를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야 기술을 연구하고 개발하는 다른 회사도 힘을 받지 않겠습니까?”“맞는 말씀입니다. FTT가 이 난관을 잘 헤쳐나가길 바라겠습니다.”이 인터뷰 영상이 인터넷에 업로드된 후, 다시 한 번 여론이 들끓기 시작했다. FTT에 의구심을 가졌던 대부분의 네티즌이 이제 FTT를 응원하고 있었다.-전 강여름 씨 말 믿어요. 저렇게 똑똑하고 냉철한 분이 그저 남자 한 사람을 위해 자기 회사를 팔았을 리 없어요.-완전 맞는 말이잖아. FTT는 그동안 하이테크놀로지 제품에 어마어마한 투자를 해왔어. 최하준 회장은 우리 나라가 우리만의 첨단기술을 가지길 바랐던 거야.-왜 갑자기 FTT를 조사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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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38화

정말... 너무나 영리한 반격이었다.“회장님, 강여름 씨가 정말 화신을 매각한 겁니까?”최고참인 황보 이사가 흥분된 어조로 물었다.하준은 목구멍에서 낮은 웃음이 터져나오려는 걸 간신히 참으며 말했다.“이사님 같으시면 우리 FTT를 살리기 위해 아내 소유의 회사를 팔게 하시겠습니까?”황보 이사가 머뭇거렸다.“그럴 리 없죠. 여러분 모두 마찬가지일 겁니다.”하준이 일어서며 말했따.“우린 모두 이기적입니다. 우리에겐 가족이 있기 때문이죠. FTT에 모든 걸 걸 수는 없다는 뜻입니다. 그러니, 강여름 씨가 회사를 매각한 자금을 우리 FTT에 투자하리라는 기대는 하지 마십시오. 강 대표가 그러라고 해도 제가 동의하지 않을 겁니다. 회사란 한 사람만의 것은 아니니까요.”이사들은 서로 바라보며 눈만 껌뻑거릴 뿐, 아무도 입을 열지 않았다. 다 맞는 말이었다.하준은 좌중을 돌아보고는 갑자기 화제를 돌렸다.“그러나, 사람들은 강 대표가 진짜로 자금을 FTT에 댈 거라고 생각하겠죠. 따라서, FTT에 대한 신뢰도가 올라갔고 이것이 시가가 반등한 원인일 겁니다. 덕분에 우린 잠시 숨을 돌릴 수 있겠군요.”“강 대표 정말 머리가 비상하다니까요.”황보 이사가 감탄해 마지않았다.“우리 최 회장님, 사람 보는 안목이 있으세요.”하준은 이 아첨에 기분이 제법 괜찮았다. 사람들이 자신을 칭찬할 때는 그렇게 기쁘지 않았지만 말이다.“댓글 보셨습니까? 강 대표 인터뷰가 우리 회사에 대한 시각을 싹 바꿔놓았어요. 우리 회사 제품 문제에 대한 이야기도 쏙 들어갔고요. 오히려 우리 회사를 겨냥한 음모론에 대한 이야기가 더 많습니다.”“맞습니다.” 이사 모두 고개를 끄덕였다. 약간은 화가 나기도 했다.“하지만 우리 제품엔 원래 문제가 없었습니다. 위에서 트집잡은 거죠.” “여론이 우리 편이니, 이걸 돌파구로 삼아 윗선을 압박해 봅시다. 송 의원이 좀 더 빨리 대권을 장악할 수 있으면 더 좋고요.”하준은 바로 폭탄선언을 했다.모두들 놀란 듯했다.하준이 엷게 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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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39화

“아직 뉴스 안 보셨습니까? 지금 온 국민이 다 FTT 편입니다. VIP쪽에서 FTT를 표적 수사하면서 우리나라 기술 발전을 가로막고 있다고 비난하고 있어요. 이러다 할아버지께서 그동안 쌓아올린 명예마저 실추될 판이입니다.”“알았네. 돌아가게. 어르신 잘못은 아니지. 우리가 상대를 과소평가했어.” 차진욱이 귀찮다는 듯 손을 내저었다.“저기....”여경은 조바심이 났다.“어떻게 된 거예요?”강신희의 심기도 불편해 보였다. ‘최하준 하나 역 먹이는 것쯤 식은 죽 먹기라고 생각했는데....’차진욱은 아무 말이 없더가 조의성이 떠나자 아내의 손을 잡고 말했다.“나도 방금 막 들은 걸. 두 사람이 FTT를 너무 얕본 거지. 강여름을 얕봤거나.”차진욱은 벌써 잽싸게 뉴스를 보고 모든 사태를 파악한 후였다.“아빠 말이 맞아요. 계속 강행하다가는 이 나라가 온통 뒤집힐지도 몰라요.”차민우가 말했다.“이 영상 좀 보세요.”클릭해 보니, 영상에 웬 여자가 등장했다.그 사람의 얼굴을 바라보며 강신희는 마음 속에는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이상한 감정이 솟구쳤다.‘이게 강여름이라고? 오빠 딸? 조카딸이 원래 고모를 닮는다고는 하지만, 얜 너무 나랑 닮았잖아! ’“쟤 여우 같은 거 보세요.”강여경의 화난 목소리에 강신희는 정신을 차렸다.“쟨 늘 저런 식이라니까요. 늘 저렇게 미디어를 이용해서 사람들을 오도하곤 하죠. 임윤서는 얘 절친이에요. 보나마자 둘이 짰을 거예요. 이름만 임윤서 명의로 돌리고 뒤에서 지가 조종하려고요. 송 의원한테는 맞서지 못할 거라고 계산했겠죠.”강신희는 그제서야 여름이 기자에게 한 말이 생각났다.“엄마, 화신은 필요없어요. 그동안 얘한테 당한 거 열거하자면 끝도 없지만 그것도 더 따질 생각 없어요. 하지만, 할머니 원수는 갚아야죠.”강여경이 씩씩거리며 말했다.강신희 눈빛이 싸늘해졌다.“걱정하지 마라. 절대 가만 안 둘 테니.”강여경은 그제야 마음이 좀 놓였다.그러나, 강여름과 최하준이 여전히 반격할 여지가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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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40화

“네 말이 맞다.”팔짱을 끼고 대답하는 차진욱의 얼굴엔 화난 기색은 전혀 없었다. 오히려 즐기는 듯했다.‘뻔뻔하게 계속 날 찾아올 줄 알았더니... 이렇게 포기한다고? 화신을 넘겨버렸어? 고것 참.’정말 과감한 판단이였다.더욱 대단한 건 그 와중에도 마지막까지 화신을 매각한 자금으로 FTT의 숨통을 틔웠을 뿐 아니라 FTT의 대국민 이미지까지 제고시켰다는 점이었다.하준은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모든 인맥을 동원해 반격에 나서고 있었다.그러니 VIP 쪽에서도 겁이 났던 것이다.차진욱은 아들이 왜 강여름을 도와주려 했는지 알 것 같았다.능력 있는 사람에게 끌리지 않을 사람은 없다. 강여름이 바로 그런 사람이었다.사실, 차진욱도 차마 계속할 마음이 들지 않았다.“정말 계속 강여름이랑 최하준을 상대로 계속해야 하나요?”차민우는 점점 더 견디기 힘들어졌다. 특히 강여름이 얼마나 똑똑한 사람인지 알게된 후, 점점 호감이 생기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네 엄마 말 못 들었니?”차진욱은 조용히 아들 쪽을 보고는 말을 이었다.“하지만, 걱정이다. VIP쪽에서는 FTT 숨통을 잠시 풀어줄지 몰라도 FTT는 그쪽을 용서하지 않을 것 같거든.”하민우가 깜짝 놀라며 숨을 죽였다.“설마요.”“내일 보면 알겠지.”차진욱이 창밖을 물끄러미 바라보며 말했다.차민우는 머리가 멍해지는 기분이었다.다음 날, 인터넷에는 FTT 뉴스 대신 VIP 집안의 추문으로 온통 뒤덮여 있었다. 탈세에 횡령에 수뢰까지....“.......”온 나라가 들끓었다. 대통령에 대한 수사를 요구하는 목소리까지 터져나왔다.송 의원 쪽에서는 재빠르게 조사단을 소집해 대통령실부터 수색하기 시작했다.이 모든 일이 순식간에 진행되었고 어느새, 이 나라 대통령의 성은 ‘송’ 씨로 바뀌어 있었다.이 모든 상황을 목도하며 차민우는 그저 놀라울 뿐이었다. 결국, 조의성이 찾아와 도움을 청했다.“우리 할아버지를 좀 도와 주십시오. 제발….”조의성은 정말 미칠 것 같았다. CB그룹의 출현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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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41화

“하지만 저희는 어디까지나 CB그룹을 위해서....”차진욱의 싸늘한 시선이 조의성에게 꽂혔다. 그 위압적 기세에 조의성은 말을 끝마칠 수 없었다.차진욱의 몸이 부르르 떨렸다. 한쪽에는 강여경이 넋이 나간 얼굴로 서있었다. 차진욱은 도움을 청하듯 강여경을 바라보았다.“여경 씨, 뭐라고 말 좀 해봐요. 아니... 나 돌아갈 때 지켜줄 보디가드라도 좀 붙여줘요. 최하준 만날까 봐 겁납니다. 알잖아요? 지난 번에 여경 씨 때문에 강여름에게 굴욕줬던 거... 최하준이 보복할 것 같단 말입니다.”강여경은 지금 이 상황이 믿기지 않았다.이해가 가지 않았다. 며칠 전만 해도 강여름에게 댓가를 치르게 할 거라며 큰 소리쳤던 자신이었다. 송영식과 강여름 앞에서 조의성은 더없이 호기로운 사람이었다.겨우 며칠만에 조의성은 이렇게 비굴한 사람이 되어 외출조차 혼자 하지 못하고 있었다.‘최하준과 강여름이 그렇게 대단한 인간들이었어?’“집까지 사람은 좀 붙여줘요.” 강신희가 복잡한 얼굴로 말했다.차진욱이 고개를 끄덕인 뒤 조용히 사람을 불러 조의성의 호위를 지시했다. 그리고는 강신희의 머리칼을 쓰다듬으며 말했다.“잠깐 나갔다 올게요. 이상한 생각하지 말고 일찍 자.”강신희가 고개를 끄덕였다. 조의성 일가의 일을 해결해주러 가는 것이 분명했다.차진욱이 나간 뒤 강여경은 눈물을 글썽이며 강신희의 손을 잡았다.“내일 아무데도 안 나갈래요. 강여름이 분명 사람 풀어 절 찾고 있을 거예요.”잔뜩 겁먹은 강여경을 보며 강신희는 얼굴을 찌푸렸다.“여경아, 넌 내 딸이야. 이렇게 소심해서야 원.”강여경은 당황해 말을 더듬었다.“저... 전 무서워요. 몇 년동안 이리 저리 숨어다니고 얼굴까지 고쳐야 했잖아요.”******그 말에 강신희의 가슴이 미어지는 듯했다.‘하긴, 다 내가 엄마로서 끝까지 책임지지 못했기 때문이야. 복수조차 제대로 못해주고 있다니.’“정말 제 원수를 갚아주실 수 있으세요?”강여경이 실의에 빠진 얼굴로 물었다.“날 못 믿겠니?”강신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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