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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하려고 결혼했습니다의 모든 챕터: 챕터 1511 - 챕터 1520

1699 챕터

1512화

“하준 씨는 자기 친구이기도 하잖아? 강여경은 최하준도 상대하려고 한다고. 이러고 눈 뻔히 뜨고 앉아서 친구가 당하는 꼴을 보고 있겠다는 거야?”윤서가 되물었다.송영식은 순간 할 말을 잃고 말았다.윤서가 부엌으로 가서 밥을 먹고 나자 결국 송영식이 어쩔 수 없다는 듯 입을 열었다.“가는 건 좋은데, 나도 따라가야겠어.”윤서는 송영식을 물끄러미 보다가 결국 고개를 끄덕였다.*****40분 후, 여름의 차가 송영식 집 앞에 멈췄다.차에 올라 송영식이 미간을 찌푸렸다.“왜 혼자 왔어요? 하준이는요?”“FTT에 또 사람들이 들이닥쳐서 서류를 내가고 있어서 지금 정신이 하나도 없어요. 걱정할까 봐 준에게는 말도 안 꺼냈어요.”여름이 답했다.“말도 안 하고 갔다가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더 걱정할 텐데.”송영식이 걱정스러운 듯 말했다.“영식 씨 내외 있잖아요?”여름이 빙긋 웃었다.“강여경이 아무리 정신이 나갔어도 설마하니 송영식 씨를 건드릴 정도는 아닐 거예요. 게다가 그렇게 오래 숨어 있다가 돌아왔으니 아마도 날 심연으로 밀어 넣어 서서히 말려 죽이고 싶을 거예요. 단숨에 적을 처치하고 나면 재미가 없잖아요.”송영식은 심란한 얼굴로 여름을 바라보았다.아무래도 여름이 점점 하준을 닮아가는 것 같았다. 점점 더 속을 알기 어렵고 남의 심리를 날카롭게 파악해 내고는 했다.뉴아쥬 클럽에 도착하자 송영식이 회원 카드를 내밀었다. 여러 차례의 보안 감사를 거쳐 엘리베이터를 타고 위로 올라갈 수 있었다.“여긴 처음 와보는데 보안이 너무 지나지네.”윤서가 송영식에게 부루퉁하게 말했다.“당신이 운영하는 클럽도 있잖아? 그런데 여기처럼 삼엄하지는 않은 느낌인데.”송영식이 복잡한 심경으로 말했다.“여기는 사장이 보통 사람이 아니야.”“누군데요?”여름이 궁금한 듯 물었다.“조의성이라고, VIP의 손자죠.”송영식이 답했다.“나보다 두 살 어린데 보통이 아니에요. 원래는 걔가 우리 삼촌하고 대선에서 맞붙을까도 했었는데 아직 나이가 너무 어려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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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13화

다들 뻔히 쳐다보고 있는 가운데 친밀하게 안긴 것이 불편했지만 윤서는 송영식이 연기를 하는 것을 눈치채고 대충 맞춰주기로 했다.“어머나, 사모님을 무척 아껴주시나 봐요.”눈치 빠른 매니저가 생긋 웃었다.“정말 행복하시겠어요.”윤서는 빙긋 웃을 뿐, 달리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다들 송영식과 백지안의 일을 알고 이는데도 그렇게 입에 발린 말을 해주니 윤서는 그냥 둘 뿐이었다.“아, 오다가 보니까 조 대표 차가 있던데. 모처럼 왔는데 인사라도 해야지. 지금 조 대표 어디 있나요?”송영식은 은근슬쩍 거짓말을 했다. 사실 들어오면서 송영식은 조의성의 차 같은 것은 보지도 못했다. 그저 해본 말이었다.매니저가 웃었다.“마침 친구분이 오셔서 그쪽에 가 계세요.”“잘됐네. 조 대표가 아는 사람이라면 내가 아는 사람일지도 모르죠.”송영식이 웃었다.여름이 갑자기 작은 소리로 끼어들었다.“그래도… 괜히 방해하는 거면….”“맞아.”윤서도 작은 소리로 덧붙였다.“난 그냥 구경하러 온 건데.”“당신이 잘 몰라서 그래. 이렇게 하는 게 예의야.”송영식이 툭 뱉었다.“조 대표가 누군데, VIP의 손자라고.”윤서는 깜짝 놀란 얼굴을 했다.“그러면 인사해야겠네.”매니저는 잠시 생각해 보더니 끄덕였다.“위층에 계세요. 제가 모시겠습니다.”그러더니 안내했다.뒤에서 송영식이 티 나지 않게 윤서의 귀여 속삭였다.“우리 둘이 짜지도 않았는데 연기에 죽이 착착 맞는데?”윤서의 허리에 손을 감은 채로 귀에 속삭이니 사뭇 야했다.윤서는 간지러워서 빠져나오려고 했지만 송영식이 꽉 잡고 놓아주지 않았다.“어허, 사이좋은 척하지 않으면 의심 산다고.”윤서가 남몰래 송영식을 흘겨보았다.왜 클럽 같은 데를 와서 뭔가 적진에 잠입하는 스파이마냥 사이좋은 척을 해야 하는지 알 수 없었다. 곧 매이저가 송영식 일행을 데리고 어느 룸 앞에 멈추더니 가볍게 노크했다.곧 보디가드 같은 사람이 문을 열었다.“누구를 찾으십니까?”“조 대표를 좀 볼까 하고. 친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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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14화

“어, 송 대표님께서 어쩐 일로 뉴아쥬를 다 들리셨습니까?”조의성이 웃으며 송영식의 어깨를 두드리며 사뭇 친한 모양새를 연출했다.“아무래도 송 대표님과 사모님이 날 찾아오신 것같은데.”강여경이 입꼬리를 올린 채 강여름을 향해 와인잔을 들어 보였다.“내가 여기 있는지 어떻게 알았는지 궁금하네.”조의성의 얼굴이 굳어지더니 의심스러운 얼굴로 송영식을 보았다.“아니, 대표님. 이게….”“자네 친구분과 내 와이프가 아는 사이인가 보군.”송영식은 짐짓 모른 척 놀란 얼굴을 해 보였다.“모르는 척하지 마시죠. 그냥 아는 정도가 아니라 아주 깊게 얽힌 사이잖아요?”강여경은 위선을 떨기도 귀찮다는 듯 대놓고 지껄였다.“우리 사촌, 지난번에 남긴 메시지는 잘 봤어?”“봤지. 자기 고모 묘소까지 파헤칠 정도로 막장인지는 정말 몰랐다.”여름이 한 걸음씩 강여경을 향해 다가가더니 씩 웃었다.“어디 나가서 사는 동안 못된 것만 배웠나 봐?”조의성의 안색이 어두워지더니 소리쳤다.“말씀 조심해 주시죠.”여름이 미간을 찌푸렸다. 송영식이 바로 지원에 나섰다.“무슨 일이야? 저 여자가 자네 여자 친구인가?”“제 여자친구였으면 좋겠네요.”조의성이 아무 표정 없이 입만 웃는 모양을 지었다.“그러니까 말씀들 조심해 주십시오.”그 말을 듣더니 강여경이 의기양양하게 웃었다. 신아영도 피식 웃었다.“아직도 여경이가 예전처럼 함부로 해도 되는 사람인 줄 아나 봐요? 조 대표님, 정말 여경이랑 사귀고 싶으면 오늘 저 강여름 대표 제대로 좀 대접해 주셔야겠어요. 저 여자가 아니었으면 우리 여경이가 애초에 외국까지 나갈 필요가 없었거든요.”강여경은 그저 미소만 지은 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러나 가만히 있었다는 것은 신아영의 말을 인정한 것이나 다름없었다.조의성이 싱긋 웃었다.“그야 말 한마디면 해결될 일을.”그러더니 갑자기 싸늘한 소리로 사람을 불렀다.“들어와!”“네!”바로 보디가드 몇 명이 우르르 들어왔다.조의성이 아래턱으로 여름을 가리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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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15화

최하준은 조의성도 몇 번 만나 봤지만 대단한 인물이었다.특히나 요즘 전광석화와 같은 속도로 추신을 무너트리기도 했다.원래 그분이 최하준을 처리해달라고 했을 때 할아버지는 찬성하지 않았다. FTT가 우리나라 경제에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 알았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그분은 보통 분이 아닌지라 조의성의 할아버지도 결국 찬성할 수밖에 없었다.그러나 최하준이 일을 얼마나 철저히 처리하는지 이틀을 뒤졌는데도 건질만한 게 하나도 없었다.그리고 FTT의 배후에는 지룡이 있기 때문에 자기가 정말 최하준의 여자친구를 건드렸다가는 안 그래도 솜씨가 매서운 최하준이 함께 죽을 각오로 결사적으로 덤벼들까 봐 걱정되었다.물론 그 분이 말씀을 하신 이상 FTT가 망하는 것은 시간문제일 뿐이었다. 그러나 당장은 자기도 함부로 날뛸 수 없었다.송영식이 틈을 노려 한 마디 했다.“그리고 우리를 없는 사람 취급하는 것 같군. 자네 할아버지께서 퇴임하실 텐데, 자네도 야심이 있는 사람 아닌가? 그 야심을 펼칠 수 있을 때까지는 버텨야 할 텐데.”조의성은 입을 꾹 다물었다. 안색이 매우 좋지 않았다.송영식과 강여름이 너무 날뛰는 바람에 강여경 앞에서 체면을 구기게 생긴 것이다.“오빠, 서두르지 말아요.”강여경이 생긋 웃으며 나서주었다.“이렇게 바로 죽여버리면 그것도 재미없지. 새장에 가둬두고 조금씩 조금씩 죽고 싶도록 괴롭혀야 재미있지 않겠어?”신아영도 덩달아 임윤서를 노려보았다.“차기 대통령 딸의 친구라고 대단한 줄 아나 본데 우리 여경이는 너희들 따위 말 한마디로 다 죽여버릴 수 있다고. 솔직히 강여름, 내가 당신이라면 지금 바로 여기서 무릎 꿇고 빌 거야. 그러면 최하준의 목숨 정도는 간신히 건질 수 있을지도 모르지.”“신아영, 너 이러는 거 윤상원이 알긴 하니?”윤서가 싸늘하게 웃었다.신아영이 비웃었다.“차기 대통령 딸이라고 그만 거들먹거리시지. 말이야 바른말이지, 친딸도 아니잖아? 여경이 뒤를 받치고 계신 분은 언니네 양부모 따위가 함부로 건드릴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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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16화

조의성도 최하준, 이주혁에 댈 실력은 아니었지만, 송영식과는 싸워볼 만했다.옆에 있던 보디가드는 차마 끼어들지 못했다. 어쨌거나 송영식도 보통 사람은 아니므로 보디가드가 조의성과 함께 떼로 송영식을 패다가는 뒷일을 감당할 수 없을 터였다.임윤서는 옆에서 보고 있다가 두 눈이 휘둥그레졌다.“어머 어머, 평소에는 그렇게 말랑하더니 싸움을 꽤 하잖아?”그러나 그 정도 실력도 없는 사람이 어찌 최하준과 어울리겠는가?여름은 둘의 실력이 비등비등해서 승부가 나지 않으리라는 점을 예리하게 파악해냈다.역시나 한참을 붙어서 싸우던 송영식과 조의성은 헐떡거리며 떨어졌다. 둘 다 얼굴이 온통 상처투성이였다.여름은 이제 더 일을 크게 만들고 싶지 않았다. 천천히 강여경에게 다가갔다. “뭐, 마침 잘 돌아왔어. 안 그래도 내가 널 엄청나게 찾고 있었거든. 예전의 빚은 내가 하나하나 천천히 갚아줄 생각이야.”그러고 돌아섰다. 나가려는 순간 내내 가만히 있기만 했던 시아가 눈에 들어왔다.“주혁 씨가 오늘 너 여기 있는 거 아는지 모르겠다?”그러더니 안색이 확 바뀌는 시아는 못 본 척하고 그대로 나가버렸다.강여경은 여름의 경고따위는 안중에도 없었다. 자기 생각에 지금은 그 누구도 자신의 적수가 되지 못한다. 차진욱과 강신희라는 백은 실로 엄청나게 강했다. 대통령의 손자마저도 자기 비위를 맞추려고 들 정도로….“미안.”조의성이 매우 미안한 듯 얼른 다가왔다.“내 클럽에서 당신 친구들 잘 대접해 주려고 했던 건데….”“대체 쟤들이 여길 어떻게 알고 온 거야?”강여경이 갑자기 의심에 찬 눈으로 시아와 신아영을 돌아보았다.“자기들 올 때 미행당했어?”“아닐걸”신아영과 시아는 심장이 쪼그라드는 것만 같았다.“뭐, 상관없어. 알면 아는 거지. 어쨌든 언젠가는 마주쳐야 했을 테니까.”강여경은 대수롭지 않다는 듯 말했다. 아니, 실은 내내 강여름과 만나기를 고대하고 있었다.시아는 여름이 가기 전에 했던 말을 생각하니 골치가 아팠다. ‘가서 주혁 씨에게 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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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17화

‘그러게….강여경이 대체 누굴 잡은 거지?’여름도 딱히 짚이는 게 없었다.‘무슨 드라마에서처럼 헤어진 지 수십 년 된 친부모를 만난 것도 아닐 거 아냐? 강여경의 친부모는 외삼촌인데.’“일단 병원부터 가죠.”결국 여름은 그렇게 말했다.여름은 송영식을 이주혁의 병원으로 데려갔다.윤서가 말했다.“넌 가서 하준 씨에게 오늘 일을 얘기해 줘. 이쪽은 내가 데려가서 봐주면 되니까.”“그래요. 여름 씨는 하준이한테 가 봐요. 우리는 이따가 기사를 부르면 되니까.”송영식도 덧붙였다.여름은 고개를 끄덕였다. 확실히 마음에 걸리는 것이 있어서 고맙다는 말을 하고 얼른 빠져나갔다.응급실. 흰 가운을 입은 이주혁이 들어오더니 막 상처를 싸매는 송영식을 보았다. 그리고 옆에 모처럼 함께 있는 윤서를 흘끗 쳐다봤다.“설마 가정 폭력은 아니겠지?”윤서가 어이없다는 듯 이주혁을 흘겨보았다.“임산부가 사람을 이 꼴로 만들 수나 있겠어요? 어떻게 된 일인지는 그쪽 약혼녀가 아주 잘 아니까 직접 물어봐요.”시아를 언급하자 이주혁의 얼굴이 무거워졌다.“어떻게 된 겁니까?”“조의성 자식에게 맞았어. 하지만 그 자식도 적잖이 나한테 맞았지.”송영식이 볼때기의 아픔을 참으며 씩씩거렸다.“요즘 하준이가 조사받고 있잖아? 우리도 나름 조사를 하다 보니까 여름 씨의 사촌 동생인 강여경과 관계가 있겠구나 하는 것까지는 알아냈단 말이지. 오늘 뉴아쥬 클럽에 나타났다는 말을 들었거든. 갔더니 글쎄 조의성이 강여경, 시아랑 같이 있더라고. 강여경 그건 아주 기고만장하더라. 조의성도 걔 앞에서 알랑거리느라고 정신을 못 차리더구먼.”들을수록 경악스러운 말이었다.FTT가 조사를 받는 게 VIP 쪽에서 말이 들어간 거라 보통 일이 아니라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거기에 조의성에 강여경까지 관련이 있을 줄은 몰랐던 것이다.이주혁도 강여경은 알았다. 3년 전 지다빈으로 분장하고 하준 곁을 맴돌다가 진짜 지다빈은 죽여버렸다. 그리고 그 죄는 백소영에게 뒤집어씌워 소영이를 사망에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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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18화

송영식은 입을 달싹거리더니 잠시 멈추었다가 다시 말했다.“자꾸 고맙다고 하지 마. 아까도 말했잖아.”윤서는 고집부리지 않고 입을 다물었다. 송영식과 결혼을 했으니 이제는 동지나 마찬가지고, 더는 원수처럼 굴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여름은 원래 FTT로 가려고 했으나 전화해보고 하준이 이미 퇴근해서 집으로 갔다는 것을 알았다.집에 도착해서 보니 여울과 하늘이는 할머니와 놀러로 갔고 하준이 혼자서 라면을 먹고 있었다.그러나 기분이 안 좋아서인지 입맛도 없었다.여름이 돌아온 것을 보고 젓가락을 내려놓았다.“어디 갔었어? 이모님이 당신 저녁 먹자마자 나갔다고 하던데.”“뭐 좀 알아보러.”여름이 앉아서 저녁에 있었던 일을 말해주었다.여름의 말을 들은 하준은 얼굴이 굳어졌다. 화도 났다.“자기야, 그렇게 큰일을 나랑 상의도 안 하고.”“당신 바쁠까 봐 그랬지.”여름이 커다란 눈을 깜빡였다. 누구라도 넘어갈 듯 사랑스러웠다.그러나 하준은 정말 화가 났다.“당신은 조의성이 얼마나 무서운 녀석인지 몰라서 그래. 영식이도 그래. 그런 일은 나한테 귀띔도 안 해주고. 당신이 어떻게 될지도 모르는데 말이야.”“내가 갈 용기를 냈을 때는 무사히 빠져나올 계산도 다 있었던 거야.”그렇게 말하고 여름은 어쩔 수 없다는 듯 어깨를 으쓱해 보였다.“거기 안 갔으면 이 일이 강여경하고 관련이 있다는 사실을 어떻게 알았겠어?”“지룡 애들 시켜서 조의성을 지켜봤으면 될 것을. 조의성은 강여경 배후의 인물이 누군지 아니까 그렇게 강여경에게 잘 보이려고 애썼을 거야. 그게 누군지는 차차 알아내면 되지.”하준이 싸늘하게 말했다.하준은 FTT가 조사받는 것은 두렵지 않았다. 상대가 누군지를 모른다는 사실이 두려웠다.“정말 해결할 수 있겠어?”여름이 걱정스럽게 물었다.하준은 몇 초 동안 입을 꾹 다물고 있다가 겨우 말을 꺼냈다.“만약 내가 해결하지 못할 것 같으면 당신은 바로 애들 데리고 외국으로 나가.”여름은 심장이 저릿했다.늘 그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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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19화

차민우는 전화벨이 한참을 울리고 나서야 받았다.의외라는 듯 전화를 받은 차민우는 목소리를 한껏 낮추어 전화를 받았다. “오, 먼저 전화할 줄은 몰랐는데.”“혹시 데이트라도 방해했어?”예민한 여름은 차민우가 지금 전화 받기 좋은 상황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챘다.“데이트는 아닌데 식구들끼리 얘기를 좀 하고 있어서.”차민우가 웃음을 띠고 답했다.“여자친구는 없다고 얘기했었는데.”“부모님이 다들 서울에 오셨어?”여름은 살짝 놀랐다.‘어쩐지 요즘 연락이 뜸하더라니.’전에는 집 알아봐야 한다느니, 서울 여기저기에 대한 걸 물어본다느니 하면서 연락이 자주 왔었다.“며칠 전에 오셨어.”여름도 FTT일로 마침 정신이 없기는 했었다.“내일 같이 밥 먹을 시간 있니? 물어보고 싶은 게 있어서.”“어쩐 일이야? 내내 내 쪽에서만 졸라댔는데.”차민우가 농담을 던졌다.“시간 있니? 시간 없으면….”“있어. 내일 점심!”차민우는 즉답해버렸다.******전화를 끊고 나서 발코니에 선 차민우는 심란했다. ‘이런 때 전화라니, 강여름이 뭔가 알아낸 건 아니겠지? 그동안 엄청 조심했는데.아마도 나한테 뭐 부탁할 일이 있는 거겠지. FTT 관련해서 말이야.’“누구랑 그렇게 비밀스럽게 전화를 하니?”강신희가 거실에서 차민우에게 손짓했다.“어서 와. 네 동생이 야식을 가져왔는데 너무 맛있다.”“친구가 추천해준 집인데 엄마 매운 거 좋아하시잖아요. 나도 매운 거 잘 먹거든요. 그래서 한 그릇 사 왔죠.”강여경이 생글생글 웃었다.“역시 딸이 좋구나.강신희가 아들을 흘끗 보며 말했다.차민우는 억울했다.“내가 엄마한테 너무 다정하게 하면 아빠가 질투한다고요. 두 분 사이에 끼어든다면서.”차진욱이 콧방귀를 뀌었다.“난 그렇게 쩨쩨하지 않거든.”차민우는 속으로 비웃었다.‘세상에 아빠처럼 쩨쩨한 사람도 없거든.’“아유, 부자지간에 뭘 그런 걸로 싸워?”강신희가 두 사람을 흘겨보더니 강여경에게 다정하게 물었다.“오늘 조의성이랑 가서 뭘 했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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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20화

강여경은 움찔했다. CB 그룹의 파워는 자기가 상상했던 것보다 훨씬 거대한 듯했다.그러나 치민우는 아빠의 그런 모습을 보니 골치가 아팠다.“아, 됐어요. 우리 CB 그룹이 힘이 있다고는 해도 여기는 나와바리가 아니라고요. 지금 FTT에 손을 대고 있는데 이 나라 대통령까지 흠집 내려고요? 이 두 집안이 지금 이 나라의 핵심 가문이란 말이에요. 그 두 집안을 한꺼번에 상대하려면 아무리 우리 CB가 힘이 있다고 해도 우리 인원을 직접 투입할 수는 없어요. 나중에 여기서 출국금지 당할 수도 있어요.”“흥, 혼내 주고 싶은 놈이 있을 때는 내가 누구 눈치를 본 적이 없다.”차진욱은 와이프 앞에서 체면이 상하자 부루퉁해서 말했다.“됐어요. 민우 말에도 일리는 있어요.”강신희는 그래도 이성적이었다.“나도 그냥 화가 나서 해본 말이지, 진짜 조금 화 났다고 일일이 다 패가망신시킬 생각은 없어요.”차진욱은 곧 입을 다물었다.강여경은 정말로 임윤서에게 본때를 보여주고 싶었다. 그러나 강신희가 그렇게 말을 하니 바로 부화뇌동했다.“엄마 말씀이 맞아요. 사실 조 대표가 몇 대 맞기는 했지만 저쪽도 적잖이 맞았거든요.”“어쨌거나 조 대표 정도 되는 사람이 맞았으니 쉽게 넘어가지는 않겠구나.”강신희가 갑자기 물었다.“그런데 강여름이 너는 어떻게 찾아냈다니?”“저도 잘 모르겠어요.”강여경이 모르겠다는 얼굴을 했다.“아직 따끔하게 가르치질 못했나 보구나.”강산희가 언짢은 듯 차민우에게 말했다.“이틀이나 지났는데 어째 FTT쪽에서는 뭐 나오는 게 없다니?”“최하준이 워낙 조심스러워서 아무리 뒤져도 이거다 싶은 게 나오지 않나 봐요.”차민우가 해명했다.“하지만 걱정하지 마세요. 내가 얘기해 놨으니 FTT가 무너지는 건 시간문제예요. 강여름은 며칠 더 발딱거리고 뛰어다니게 두죠. 그래봐야 며칠 못 버틸 거예요.”강신희는 그제야 만족스럽게 끄덕이더니 강여경에게 말을 건넸다.“내가 보니까 조 대표가 너한테 생각이 있는 것 같던데.”강여경은 바로 얼굴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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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21화

“알아요. 조사받고 있죠.”차민우는 가볍게 차를 한 모금 마시더니 입을 다물어 버렸다.여름은 가만히 차민우를 뜯어보았다. 자기보다 몇 살 어리다 보니 전에는 늘 차민우를 어린애로 보았는데 지금 보니 확실히 머리도 똑똑하고 보통내기가 아니었다.“저기, 실은….”여름이 잔을 꽉 쥐었다. 꼴사납기는 하지만 그래도 말하지 않을 수 없다.“내 생각인데 너는 아무래도 보통 사람이 아닌 것 같더라. 혹시… 네 인맥을 좀 동원해서 FTT를 좀 도와줄 수 있나 해서. 너도 대충 알겠지만 FTT는 사실 전망이 아주 좋은 그룹이거든. 지금 발전 속도도 가공할 만하고 최 회장 능력도 충분해서 몇 년 안에 분명 손에 꼽는 글로벌 기업이 될 거야. 이번에 한 번 도와주면 나중에 너희랑 우리가 서로 도우면서 사업을 발전시켜 나간다면 발전 가능성도 굉장히 클 거고.”그렇게 말하는데 여름은 민망해서 뺨이 붉어졌다.차민우는 이상하다는 듯 눈썹을 치켜세웠다.“우리 집안이 보통이 아닌 건 맞지만 지금 FTT를 조사하는 건 이쪽 정부잖아요? 우리는 해외에서 사업을 해서 이쪽 사정은 잘 모르는데.”여름은 그것이 완곡한 거절의 뜻이라는 것을 바로 알아들었다.차민우의 말도 일리는 있었다. 이제 막 남의 나라에 온 외국인이 대체 뭘 어떻게 도와주겠는가? 게다가 차민우가 FTT를 도와야 할 이유도 없었다.그저 이 상황이 너무 막막해서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차민우를 불러본 것이다. 위에서 압력을 행사하는 사람은 이 나라의 VIP도 함부로 시키는 일을 거부할 수 없을 정도의 파워를 가진 사람이다.“네 말이 맞다. 내가 너무 무모했지?”여름은 억지로 웃어 보였다.가만히 보니 차민우는 여름이 최근 심하게 스트레스를 받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밤에 잘 못 잤는지 눈 아래 생긴 다크서클을 화장으로 간신히 가려 보았지만 모두 감출 수는 없었다. 차민우는 마음이 아파서 저도 모르게 입을 열었다.“아니, 최하준이랑 이혼했잖아요? FTT 따위 망하면 망하는 거지, 이렇게까지 하는 이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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